서재 안, 이영철은 화가 난 나머지 찻잔을 쾅 내리치며 호통을 쳤다.“백채영은 대체 뭐 하는 거야? 결혼을 앞둔 사람이 이렇게 큰 말썽을 부려? 내가 화 나서 죽는 꼴 보고 싶어?! 정수야, 목걸이 건네주기 전에 얼른 다시 가져와.”오정수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를 마치고 얼굴을 찡그리더니 이내 실망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회장님, 선우 일가에서 이미 목걸이를 받았다고 합니다.”이는 사실 백아영한테서 훔친 목걸이인데 선우 일가를 상징하는 징표였다. 따라서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목걸이를 선물함으로써 선우 일가에서 백채영을 인정하게끔 할 작정이었는데, 지금은...띠리링!이때, 이영철의 개인 휴대폰에 모르는 번호가 떴다. 개인 연락처까지 아는 사람이 극히 드물기에 하필이면 타이밍까지 공교로워 누군지 굳이 짐작할 필요도 없었다.이영철은 순식간에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그냥 모른 척 전화를 끊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안 그래도 만나기 힘든 선우 일가를 이번에 연락이 닿은 것만으로도 행운이므로 지금 전화를 끊게 된다면 다시 접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결국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이영철 씨? 안녕하세요, 전 선우소훈이라고 합니다.”휴대폰 너머로 부드러우면서도 다급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영철 씨께서 보내주신 목걸이를 잘 받았습니다. 저희 손녀딸의 목걸이가 확실한데, 혹시 지금 이영철 씨랑 같이 있나요?”이영철은 가슴이 벌렁거렸지만, 목소리만큼은 차분하고 여유가 넘쳤다.“맞아요.”“이름이 뭐예요?”이영철이 느긋하게 말했다.“선우소훈 씨, 어린 손녀딸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어서 보고 싶기는 한데 어색하기도 하죠? 지금 그녀에 대해 알려준다고 해도 보여주기식 정보에 불과할 뿐, 선우소훈 씨께서 직접 남원에 오셔서 손녀딸을 만나는 것보다 못하지 않겠어요?”사실 그는 선우 일가 사람을 남원으로 불러들일 작정이었다. 왜냐하면 눈앞에서 상봉하게 해야만 어떤 상황은 통제하기 훨씬 더 수월했기 때문이다.다만 이제는
Last Updated : 2023-08-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