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의 모든 챕터: 챕터 71 - 챕터 80

916 챕터

제71화

“오빠, 고마워요.”여자아이는 신이 나서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꽃을 사면 서비스로 사진을 찍어 드려요. 언니랑 오빠같이 앉으면 제가 사진 찍어 드릴게요.”사진이 정말 필요 없었던 백아영은 어색한 마음에 거절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이성준이 그녀의 옆으로 자리를 옮겨 앉으며 장미꽃 한 다발을 그녀의 품속에 넣었다.향기로운 꽃향기는 코를 찔렀고 이와 함께 느껴지는 남자의 차가운 분위기가 그녀의 신경을 자극해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여자친구인데 협조해야지.”이성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고 너무 가까이 앉은 탓에 호흡 소리마저 생생하게 느껴졌다. 백아영은 몸이 굳은 채 뻣뻣하게 앉아 있었다. 완벽한 사진 구도에 로맨틱한 분위기는 그대로 연출됐고 이성준도 훤칠하고 잘생겼다. 오직 백아영만이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언니, 오빠 너무 잘 어울려요. 앞으로도 행복하게 이쁜 아이 낳아서 서로 사랑하며 백년해로하세요!”여자아이는 사진 두 장을 뽑아 한 사람당 한 장씩 건네줬다.백아영은 ‘커플 사진’을 힐끗 보고선 그대로 테이블에 덮어놓았다.“난 여기가 이런 곳인 줄 정말 몰랐어. 사진 줘, 내가 버리고 올게.”이성준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사진을 지갑에 넣었다.“내가 알아서 처리할게.”알아서 처리한다는 말에 백아영도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분위기는 여전히 어색하게 느껴졌고 음식이 나오자,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먹는 데만 집중했다. 그녀는 최대한 빨리 먹어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갑자기 어디선가 종업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와, 별똥별이다!”백아영은 재빨리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고 별로 가득 찬 밤하늘에 별똥별 하나가 기다란 꼬리를 그리며 눈부시게 빛났다.‘얼른 소원 빌어야지!’그녀는 두 손을 모아 눈을 감더니 마음속으로 묵묵히 빌었다. 아기가 건강하기를, 부모님을 만날 수 있기를, 더 이상의 슬픔과 고통 없이 앞으로 행복하기를...이성준은 별똥별을 힐끗 보고선 시선을 저도 모르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0
더 보기

제72화

다음 날 오후, 백아영은 이성준한테서 온 문자를 받았다.「준비하고 있어, 이따가 데리러 갈게.」편지 받으러 백씨 일가로 간다는 생각에 백아영은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차 서둘러 가방을 챙겨 외출 준비를 했다.그 순간 가방에서 사진 한 장이 떨어져 나왔고 바로 어젯밤 이성준과 함께 찍은 ‘커플 사진’이었다.어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잠을 잔 그녀는 사진을 버린다는 걸 깜빡했다.휴지통에 버리려 했지만, 이성준의 잘생긴 얼굴을 보고선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결국 핸드폰 케이스에 사진을 숨겼고 자리에 앉아 이성준을 기다렸다.그런데 금방 온다던 사람은 한 시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이성준은 평소 시간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거나 길에서 사고가 났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 백아영은 초조해하며 전화를 걸었다.통화 연결음이 오랫동안 울렸지만, 누구도 받지 않았고 위정조차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교통사고를 당한 게 틀림없다는 생각에 백아영은 더욱 조마조마해졌고, 급히 택시를 잡아 이성 그룹으로 향했다.이성준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회사 비서가 제일 먼저 알게 된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가영을 찾아갔다.그녀는 백아영한테 조금의 호감도 없었다. 처음에 백아영을 내연녀라고 오해해 못마땅하게 여겼고, 나중에 그녀가 사장님의 부인이라는 걸 알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한 모습에 백아영도 문제가 있다며 단정 지었다. 그녀의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가영은 싸늘하게 답했다.“사장님 병원에 계세요.”그 말에 백아영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왜요? 무슨 일 있어요?”“그건 그쪽이 직접 가서 확인하세요. 성안 병원이요.”“감사합니다.”백아영은 서둘러 성안 병원을 향해 달렸다.가는 동안 그녀는 이성준이 병원에 갔을 온갖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며 안절부절못했다. 가족이나 친구 병문안 갔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로 몸이 아파서...가 됐든 백아영은 지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조마조마했다.그녀는 이성준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걸 원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0
더 보기

제73화

“법은 임산부에게 관용을 베풀어도 죗값에 대해서는 그런 게 아니거든요. 이 일은 제가 끝까지 지켜볼 거예요!”말을 마친 그녀는 재빨리 돌아섰다.그녀는 자신이 무너질까 봐 이 숨 막히는 곳에서 일초도 머물 수 없었다.이성준이 무사하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더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백아영.”이성준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말 못 할 착잡함과 심란함을 느꼈고 별생각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성준 씨!”백채영은 흥분하여 큰소리로 이성준을 불렀으나 그는 전혀 신경도 안 쓴 채 병실을 나섰다.그녀는 급히 뒤쫓아가려 했으나 몸이 연약해서 그런지 일어나자마자 넘어질 뻔했다.“채영아, 움직이지 마.”박라희는 황급히 그녀를 부축했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너 지금 완벽하게 회복한 게 아니잖아. 유산할 위험도 있으니까 얼른 누워.”백채영은 초조해하며 말을 이었다.“그런데 성준 씨가 백아영 따라 나갔잖아요. 왜 이렇게까지 아영이를 신경 쓰는 거죠? 성준 씨를 빼앗기면 어떡해요?”“그럴 리 없어!”박라희는 차분하게 답했다.“너 지금 성준이 아이를 임신했잖아. 성준이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어서 이 상황에 아영이랑 어떻게 하지는 않을 거야.”“그런데...”백채영은 아랫배를 감싸며 불안에 떨었다.“성준 씨는 절 거절한 적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 사람 후회할까 봐 걱정돼요. 게다가 이 애도 성준 씨 아이가 아니니까...”백아영 배 속에 있는 아이야말로 이성준의 핏줄이라는 생각에 더욱 불안했다.왜 백아영은 이성준의 아이를 임신할수 있고 자신은 쓰레기 같은 인간의 아이를 임신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우리가 잘 숨기기만 한다면 성준이는 영원히 모를 거야!”박라희는 침착하게 그녀를 달랬다.“채영아, 넌 지금 아이라는 무기가 있으니까 이제 죄를 벗을 방법만 생각하면 돼. 성준이한테 네가 결백하다는 걸 증명만 한다면 전처럼 널 사랑해 줄 거야. 백아영은 신경 쓰지 마. 설사 둘 사이에 뭔가 있어도 절대 널 이기지는 못해.”이성준은 병원 입구까지 백아영을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0
더 보기

제74화

병원에서 나온 뒤로 백아영과 이성준은 서로 연락을 끊었다.그녀는 이틀 동안 앓아누웠고 사흘째 되던 날에는 의사의 본분을 지키며 약초를 달여 이성준의 회사로 향했다.비록 개인적인 원한 관계로 이성준과 어떠한 일로도 엮이고 싶지 않았지만, 회사에 도착해서는 평소대로 행동했다.그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공교롭게도 대표사무실 앞에서 비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백채영이 보였다.백아영을 발견한 그녀의 정교하게 화장한 얼굴에 경계심이 드러났다.“백아영, 네가 여긴 무슨 일이야?”집주인처럼 묻는 듯한 그녀의 말투에 가슴이 막혀오며 기분 잡쳤지만,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여유롭게 답했다.“침 놔주러...”“그 보온병은 뭐야? 설마 음식 싸서 온 거야?”백채영은 그녀의 말을 끊으며 날카로운 말투로 밀어붙였다.“백아영, 넌 정말 뻔뻔하구나! 나랑 성준 씨 사이에는 애가 있고 우리 곧 결혼할 사이인데 왜 아직도 매달리는 거야?”말을 하며 백채영은 성큼성큼 그녀를 향해 다가갔고 보온병을 빼앗더니 바닥에 내동댕이쳤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보온병이 깨졌고 안에 있던 액체들은 바닥에 쏟아졌다.“백아영, 네가 아무리 염치없게 굴어도 매달릴 기회조차 주지 않을 거야. 성준 씨는 내 남자니까 그 사람한테 손댈 생각 마.”백채영은 비서들을 보며 명령했다.“뭘 보고만 있어, 얼른 내쫓아! 이제부터 백아영은 이성 그룹에 한 발짝도 들여서는 안 돼. 들어오는 순간 무조건 내쫓아!”가영을 포함한 네 비서는 이미 백채영이 사장의 부인인 걸 알아챘고 아이까지 임신했으니, 전부인 백아연보다 더 위엄이 있을 거로 판단됐다.그들은 지금 누구 편에 서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가영이 앞장서자, 비서 네 명이 백아영을 둘러쌓더니 서슴없이 그녀를 엘리베이터로 끌고 갔다.가영은 길고 날카로운 손톱으로 힘껏 그녀를 끌었고 피부가 긁혀버린 백아영은 아파하며 무의식적으로 발버둥 치며 피했다.“이거 놔.”혼자서 네 명을 상대하기엔 한없이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0
더 보기

제75화

이 말을 듣고 난 비서들은 백아영이 두 달 동안 사모님이 된 이유가 모두 백채영한테서 훔친 것임을 깨닫고선 그녀를 경멸했다.백아영은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었고 추운지 으슬으슬 떨고 있는 모습은 몹시 안타까워 보였다.잘못된 결혼에 대해 전혀 해명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 백채영이 명백한 사모님이었다.“고작 그게 네가 사람을 내쫓고 밀친 이유야?”이성준은 싸늘한 얼굴로 그녀를 질책했다.“백아영은 날 치료해 주러 온 거야. 네가 쏟은 국이 내 약이라고!”그 말에 백채영은 놀라서 어리둥절해졌고 순식간에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쏟은 게 약이라는 죄책감보다 사람들 앞에서 전혀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는 게 더 컸다.그의 말과 태도 전부 백아영을 감싸주고 있다...그녀는 당황해하며 내키지 않는다는 듯 반박했다.“약 뿐만 아니라 분명히 다른 목적이 있어서 성준 씨한테 접근하는...”“백채영!”이성준은 호통을 치며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근거도 없이 함부로 남을 의심하고 모함하는 게 너란 사람이야?”백채영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어쩔 줄 몰라 당황하며 말을 이었다.“아니야...”“이렇게 권력에 취해 제멋대로 행동하라고 사모님 권한 주는 게 아니야.”이성준은 비서한테도 싸늘하게 말했다.“앞으로 백채영의 명령을 듣는 사람은 바로 이성 그룹에서 쫓아낼 거야.”이 말인즉 그녀의 모든 권한을 빼앗는 거나 다름없었다.얼굴이 하얗게 질린 백채영은 난처하고 당황해하며 이성준이 화나서 저번처럼 결혼을 취소할까 봐 두려웠다.“성준 씨...”연약한 척하며 애원하려는 그녀의 모습에 이성준은 고개를 돌렸고 백아영을 보며 부드럽고 상냥하게 말했다.“약은 다시 만들어야겠다. 별장으로 가자.”백아영은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며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이런 상황에서 이성준이 자신을 감싸고 편들어 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순간 뭔지 모를 감정이 밀려왔고 쓰라리면서도 혼란스러웠다.함께 떠나려는 이들을 보며 불안에 떨던 백채영은 그대로 자리에 털썩 주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1
더 보기

제76화

분명 한 일 없이 그냥 밖에 나갔다 왔을 뿐인데 백아영은 마치 전쟁을 치른 듯 힘이 쭉 빠지고 삭신이 쑤셨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만 하염없이 바라봤다.한참 지나서 날은 어두워졌다.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고서야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배달음식을 주문했다.그리고 또 침대에 누워 멍 때리며 배달 음식을 기다리곤 했다.30분 후.리미티드 풀옵션 마이바흐 한 대가 백아영의 집 아래에 멈춰섰다.운전석에서 내린 이성준은 5층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고는 백아영의 집 밖에 서 있었다.하지만 그는 그저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있었을 뿐, 문을 두드리지는 않았다.단호하고 과감하기만 하던 그는 지금 그 누구보다도 주저하고 있었다.몇 분 후, 한 배달원이 계단 위로 올라왔다.그는 배달 음식을 들고 백아영의 집 밖에 도착하고는 의문스러운 얼굴로 이성준을 보며 물었다.“혹시 여기 사세요?”이성준은 입을 꾹 다물고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배달원을 바라봤다.배달원은 곧바로 설명했다.“저 배달하러 왔어요. 여기 사시는 게 아니면 저 문 두드립니다?”이성준은 그의 손에 들린 배달 음식을 보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혼자 산다고 배달 음식만 먹어?’“나 줘요.”그는 배달 음식을 건네받고는 차가운 얼굴로 문을 두드렸다.“갑니다, 가요!”백아영은 배달 음식이 도착한 줄 알고 다급하게 달려와 문을 열었다.하지만 문을 열자마자 배달 음식을 손에 든 이성준을 보고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한참 지나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성준아, 네가 여긴 웬일이야?”“매일 배달 음식만 먹어?”이성준이 따져 물었다.“네 뱃속에 아이가 있다는 걸 잊었어?”보통 사람들도 배달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곤 하는데 음식을 특별히 가려서 먹어야 하는 임산부는 더더욱 배달 음식을 먹으면 안 되지 않는가?백아영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나... 보통은 죽 끓여 먹어."죽?이성준은 헛웃음만 지었다.문뜩 그녀가 죽 끓이고 면 삶는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1
더 보기

제77화

백채영이 임신했기에 백아영은 이성준이 백씨 일가의 편이라고 생각했고 더는 그녀에게 편지를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의 생각과는 달리 이성준은 편지를 가지고 직접 찾아왔다.그 편지는 백아영의 부모에 관한 유일한 단서였다!“고마워!”“얼른 열어봐.”백아영은 봉투를 열어보니 만년필로 예쁘게 쓰인 편지가 있었다.아마 그녀의 어머니가 직접 쓴 글인 듯하다.편지에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사랑과 기대가 가득 담겨져 있었다.백아영은 이 편지를 쓴 어머니가 얼마나 따뜻하고 자애로운 분이신지 상상이 되었다.감격에 겨운 백아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부모님은 정말 나를 버린 게 아니었어! 나를 엄청 사랑하신 거였어! 나에게도 나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네. 꼭 그분들을 찾아야겠어!’백아영은 영문, KNHospital에 시선을 돌렸다. 편지에서 이 병원은 특별히 그녀만을 위해 지어졌다고 쓰여있었다.KN은 Kindness의 약자였는데 백아영이 선량하고 마음씨가 예쁜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부모의 염원과 사랑이 담겨 있었다.아마 이 병원이 바로 박라희가 언급했었던 병원인 듯하다.백아영은 인터넷으로 검색하자 바로 병원 주소를 알아냈다.KNHospital은 금성에 위치한 작은 병원이었다....이튿날 아침, 백아영은 바로 금성으로 향했다.이어서 백채영은 백아영이 떠났다는 소식을 받게 되었다.그녀는 병상에 누워있었지만 안색은 더없이 좋았다. 그리고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백아영이 부모님 찾으러 갔대요. 부모님을 찾으면 더는 돌아오지 않겠죠?”박라희가 깎은 사과를 백채영에 건네주며 말했다.“이제 좀 마음이 놓이지? 더는 성준이를 뺏길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앞으로 백아영을 볼 일은 거의 없을 거야.”“넌 아이만 건강하게 지켜내면 돼. 성준이에게 시집가면 너는 남원에서 제일 우아한 사모님으로 거듭날 거야!”백채영의 입꼬리는 귀에 걸려 내려올 줄을 몰랐다.이때, 누군가가 밖에서 문을 두드렸다. 이영철이었다.이영철을 보자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1
더 보기

제78화

이영철은 목걸이를 백채영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이씨 일가가 선우 일가와 인연을 맺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지. 앞으로 이 목걸이는 네 거야. 너야말로 선우 일가의 정통 아가씨라고.”“며칠 지나면 선우 일가에서 널 찾으러 올거야.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겠지?”이영철은 백채영이 백아영의 신분을 꿰차길 바랐다. 그럼 백채영은 선우 일가의 아가씨라는 고귀한 신분을 가지게 될 것이다.백채영이 이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박라희는 그녀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하지만 백아영은 이미 편지를 들고 부모님 찾으러 금성으로 갔는데...”이영철이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무슨 편지요?”백채영의 꿈은 박라희에 의해 한순간에 산산조각 났다.이영철은 백채영이 선우 일가의 아가씨로 가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성준과의 결혼을 허락한 것이다. 만약 백채영이 그 역할을 할 수 없다면 아마 이 혼사는 파탄날 듯싶다.“이럴 줄 알았으면 백아영한테 그 편지를 안 줄 걸 그랬어요. 괜히 편지를 줘서 상황이 복잡해졌어요. 어떻게 하죠? 이제 어떻게 해야 돼요?”백채영은 다급한 마음에 머리를 쥐어잡았다.이 사실을 알게 된 이영철의 안색은 한껏 어두워졌고 백채영에 대한 불만도 점점 커져만 갔다.만약 백채영이 이성준의 아이를 임신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절대 백채영에게 선우 일가의 아가씨로 가장하라며 부탁하지 않았을 것이다.이영철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편지 하나 만으로 선우 일가에서 절대 백아영을 아가씨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야. 목걸이는 네가 가지고 있으니 얼른 선우 일가로 가봐. 일말의 기회라도 있으면 잡아야지 않겠어?”백아영을 막아야 백채영은 그토록 꿈꾸던 미래를 이룰 수 있었다.백채영은 다급하게 침대에서 일어서고는 말했다.“지금 바로 갈게요!”...금성에서.KNHospital 앞에 도착한 백아영은 차에서 내렸다.KNHospital는 아주 작은 규모의 병원이었는데 두 개의 상가밖에 차지하지 않았다.인테리어도 워낙 간단했고 병원 안에는 환자 한두명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1
더 보기

제79화

겨우 부모님에 대한 단서를 얻게 되었고, 이제는 일가족이 한자리에 모두 모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변수가 생길 줄이야?백아영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선생님, 혹시 전화번호라도 어떻게 받을 수 없을까요? 제가 알아서 연락할...”“이미 번호 바꿨을 거예요.”말을 마친 남자는 백아영의 바로 뒤에 있는 환자를 보며 말했다.“다음 분이요.”더는 백아영의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뒤에 있던 환자는 바로 백아영의 옆자리에 앉아 자기 증상을 말하기 시작했다.백아영은 부모님에 대한 정보를 더 물어보려고 해도 더는 기회가 없었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켜 멍하니 옆에 서 있었는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바로 이때, 낯색이 어둡고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환자가 병원에 들어왔다.그는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몸을 가누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는데 이어서 온몸에 경련이 일어났다.그의 아내는 다급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구 선생님, 우리 남편 좀 살려주세요. 갑자기 병이 발작하더니 이렇게 됐어요.”구승호는 바로 일어서더니 환자 옆으로 가서 맥을 짚어보고는 얼굴이 한껏 어두워졌다.그리고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저는 환자분을 살려낼 수 없습니다.”여자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고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그러더니 남편을 부축하면서 다른 병원을 찾아가려고 했다.하지만 남자의 경련 증상은 점점 더 심해졌기에 여자는 남편을 일으킬 수조차 없었다.심지어 남자는 피를 토하면 눈까지 뒤집었다.구승호는 앞으로 한걸음 걸어가더니 그저 주먹만 꽉 쥐고 있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남자가 불쌍해 보였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참고 가만히 있어야 했다. 심지어 고개를 돌려 애써 그 남자를 보지 않으려고 했다.남자는 점점 더 많은 피를 토했고 경련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다.병원에는 여자의 처참한 울음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곡을 하고있는 것처럼 말이다.백아영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앞으로 걸어가고는 여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2
더 보기

제80화

하지만 백채영이 그녀를 모함한 후로부터는 다른 의미로 학교에서 더 유명해졌다.구승호는 한참 동안 백아영을 훑어보더니 전에 차갑던 태도와는 달리 한껏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옛 원장님은 왜 찾는 거예요? 이유를 잘 설명해주면 제가 도와줄 수도 있어요.”백아영은 눈을 반짝였다. 절호의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바로 편지를 꺼냈다.“저는 고아예요. 이건 부모님께서 남겨주신 편지인데 편지 내용이 맞다면 이 병원의 옛 원장님은 아마 제 부모님이실 거예요.”그 말을 들은 구승호는 눈을 크게 떴다.“제가 한 번 봐도 될까요?”편지를 보여야 상대방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아 백아영은 편지를 그에게 건넸다.구승호는 편지를 보더니 감격에 겨워 손까지 떨고 있었다.“이건 고모 글씨체인데요. 당신이 고모의 아이였어요? 어쩐지 의술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더라니.”“고모요?”백아영은 눈앞의 젊은 의사가 자기 사촌일 줄은 전혀 몰랐다.그녀도 기쁜 마음에 눈시울을 붉혔다.“그럼 고모분은 어디 계세요? 제가 만나뵈도 될까요?”하지만 구승호는 잠깐 망설였다. 그는 겨우 감정을 추스르며 흥분을 진정시켰다.“편지 하나만으로 당신이 고모의 아이라고 확정지을 수 없어요. 모든 게 확실해지면 그때 소식을 알려줄게요.”구승호가 부드러운 얼굴로 말했다.“조금만 기다려줄 수 있어요? 집에 이 소식을 알리면 바로 신분 확인을 하러 사람을 보낼 거예요.”“네, 좋아요.”백아영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드디어 가족을 찾았으니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기뻤다.구승호는 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전화를 끊고는 흥분된 목소리로 백아영에게 말했다.“마침 잘 됐네요. 할아버지께서 남원으로 가려던 참이셨는데 당신이 여기에 있다는 소식에 바로 오고 계시대요. 한 시간 뒤면 도착하실 거예요!”구승호의 할아버지는 그녀의 외할아버지이기도 했다.백아영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곧 외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감정이 벅차올랐다.할아버지를 기다릴 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2
더 보기
이전
1
...
678910
...
92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