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나온 뒤로 백아영과 이성준은 서로 연락을 끊었다.그녀는 이틀 동안 앓아누웠고 사흘째 되던 날에는 의사의 본분을 지키며 약초를 달여 이성준의 회사로 향했다.비록 개인적인 원한 관계로 이성준과 어떠한 일로도 엮이고 싶지 않았지만, 회사에 도착해서는 평소대로 행동했다.그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공교롭게도 대표사무실 앞에서 비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백채영이 보였다.백아영을 발견한 그녀의 정교하게 화장한 얼굴에 경계심이 드러났다.“백아영, 네가 여긴 무슨 일이야?”집주인처럼 묻는 듯한 그녀의 말투에 가슴이 막혀오며 기분 잡쳤지만,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여유롭게 답했다.“침 놔주러...”“그 보온병은 뭐야? 설마 음식 싸서 온 거야?”백채영은 그녀의 말을 끊으며 날카로운 말투로 밀어붙였다.“백아영, 넌 정말 뻔뻔하구나! 나랑 성준 씨 사이에는 애가 있고 우리 곧 결혼할 사이인데 왜 아직도 매달리는 거야?”말을 하며 백채영은 성큼성큼 그녀를 향해 다가갔고 보온병을 빼앗더니 바닥에 내동댕이쳤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보온병이 깨졌고 안에 있던 액체들은 바닥에 쏟아졌다.“백아영, 네가 아무리 염치없게 굴어도 매달릴 기회조차 주지 않을 거야. 성준 씨는 내 남자니까 그 사람한테 손댈 생각 마.”백채영은 비서들을 보며 명령했다.“뭘 보고만 있어, 얼른 내쫓아! 이제부터 백아영은 이성 그룹에 한 발짝도 들여서는 안 돼. 들어오는 순간 무조건 내쫓아!”가영을 포함한 네 비서는 이미 백채영이 사장의 부인인 걸 알아챘고 아이까지 임신했으니, 전부인 백아연보다 더 위엄이 있을 거로 판단됐다.그들은 지금 누구 편에 서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가영이 앞장서자, 비서 네 명이 백아영을 둘러쌓더니 서슴없이 그녀를 엘리베이터로 끌고 갔다.가영은 길고 날카로운 손톱으로 힘껏 그녀를 끌었고 피부가 긁혀버린 백아영은 아파하며 무의식적으로 발버둥 치며 피했다.“이거 놔.”혼자서 네 명을 상대하기엔 한없이
최신 업데이트 : 2023-08-2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