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Chapter 41 - Chapter 50

916 Chapters

제41화

그녀는 어금니를 깨물며 또박또박 말했다.“백채영, 절대 가만 안 둘 거야.”가진 것이 없다 하더라도, 이미 평판이 나빠질 대로 나빠졌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반드시 복수를 하리라 다짐했다.증오로 새빨갛게 달아오른 백아영의 눈을 보더니 백채영은 문뜩 겁이 나기 시작했다.백아영은 벼랑 끝에 몰린 토끼처럼 당장이라도 뛰어들 것 같았다.‘하지만 네가 그래봤자 토끼지, 나에게 대미지를 입히지 못할 거라고!’백채영은 다시 진정을 되찾더니 고개를 높게 쳐들고는 경멸이 깃든 눈빛으로 백아영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금테두리가 새긴 청첩장을 꺼내면서 입꼬리를 씩 올렸다.“날 가만 안 둘 거라고? 네가 그럴 자격이 있어?”“이건 나랑 성준 씨의 결혼식 청첩장이야. 다음 달 30일, 나랑 성준 씨는 남원에서 가장 럭셔리한 호텔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릴 거야. 난 가장 우아한 신부가 될 거라고.”백채영은 청첩장을 백아영 얼굴에 내던지며 말을 이어갔다.“그때면 사람들은 경악하겠지, 성준 씨 전처가 얼마나 악독하고 저질스러운 사람이었는지를. 성준 씨가 너랑 이혼하고 나랑 결혼한 건 정말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거야.”청첩장은 뾰족한 송곳처럼 백아영의 가슴을 푹푹 찔렀다.쓸쓸한 그녀의 마음은 시린 바람 타고 초라하게 나부꼈다.백아영은 백채영이 왜 지금 자신이 감옥살이했던 일을 폭로했는지 드디어 알게 되었다.백채영은 그녀의 아픔을 처참히 짓밟고는 자신의 무결함을 드러냄으로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했다.백아영은 분노가 끓어올라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녀는 당장이라도 백채영을 죽여버리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결국 그 선을 넘을 수 없었다. 백채영이 떠날 때까지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반짝반짝 빛나는 청첩장을 보고는 코끝이 찡했다.착잡한 마음에 그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백아영...”민우진은 한참 수소문한 끝에 백아영이 있는 곳을 알아내고는 다급하게 찾아왔다.그는 계단 복도에서 백채영과 백아영의 대화를 모두 듣게 되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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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오도연은 오재문에게 여자친구가 있는 걸 알면서도 백아영을 도발하는 듯이 당당하게오재문에게 찝쩍댔다.그러다가 오도연은 재수 없게 무너진 가로등에 맞아 의식을 잃었다.그녀는 워낙 많은 피를 흘렸고 언제든지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백아영은 개인적인 원한을 뒤로하고 최선을 다해 응급처치를 하고 그녀의 목숨을 지켜냈다.하지만 오도연은 의식을 되찾은 후 백아영이 ‘작정하고 팔을 못 쓰게 만들었다’ 는 소식을 듣고 백아영을 뼈에 사무치도록 증오했다.오도연은 손해배상금을 모두 거부하고 백아영이 감옥살이를 하게 만들었다.백아영이 감옥살이를 하게 된 것도 오도연과 떼내려야 떼낼 수가 없는 관계가 있었다.두 사람 사이에 갈등과 원한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오도연이 아무리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도 백아영은 그녀를 불쌍하게 여기지 않을 생각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당에서 일하고 있던 오도연의 얼굴을 보고 백아영은 흠칫하더니 입만 벌리고 있었다.2년 전 기고만장하던 모습과는 달리 그녀는 지금 앙상하게 말랐고 얼굴도 혈색 없이 새하얗게 질렸다. 오랫동안 영양 부족과 과로에 시달리고 있는 듯했다.그녀는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는데 유일하게 남은 한쪽 손으로 음식이 담겨있는 커다란 접시를 빠르게 손님이 있는 테이블에 옮겼다.그러고는 다시 종종걸음으로 주방에 가고는 다음 음식을 내오곤 했다.그녀는 이마에 땀이 나도록 분주했는데 여전히 식당 사장에게 혼나야 했다.“오도연 씨, 한 번에 접시 하나밖에 나를 수밖에 없는 탓에 이미 다른 사람보다 느린데 빨리라도 뛰어야 하지 않겠어요? 지금 잘리고 싶어서 그렇게 늦게 뛰는 거예요?”“오도연 씨가 불쌍하기도 하고 일당도 3분의 1만 요구하니 내가 쓰는 것이지, 아니면 오도연 씨를 왜 쓰겠어요?”“더 빨리 뛰어요! 조금이라도 늦게 달린다면 곧바로 잘릴 줄 알아요.”이렇게 혼나면서도 오도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연신 사과를 하며 사장의 말대로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문밖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백아영은 마음이 착잡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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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오도연을 충격을 받은 듯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백아영, 이거 가짜 맞지? 왜 가짜 내역을 만들어 날 속이려고 하는 거야?”“오도훈이 어떤 사람인지는 네가 나보다 더 잘 알잖아.”백아영은 웃음이 피식 터져 나왔다.오도훈은 돈만 밝히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부모를 일찍 여읜 탓에 오도훈은 오빠로서 어린 여동생을 보살펴야 했었는데 그는 이웃들이 종종 보내온 음식을 뺏어 먹으면서 동생인 오도연을 굶기곤 했다.나중에 오도연이 의대에 합격하고 대성할 것 같으니 오도훈은 그제야 오도연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그녀를 따뜻하게 대하곤 했다.그래서인지 오도연은 그래도 오빠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과연 좋은 사람이 맞는지 이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학교를 다니는 동안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했다.감기에 걸려도 오도훈은 그녀에게 따뜻한 물을 건네주며 관심을 보였지, 돈이 아까워 약 한 번 사주질 않았다.그런 반면, 오도훈은 종종 여자친구를 데리고 고급 레스토랑으로 가곤 했다.그녀가 사고 나고 팔이 절단된 후, 오도훈은 그녀가 다신 의사가 될 수 없는걸 알고 갑작스럽게 태도가 급변했다.상처 때문에 극심한 고통이 밀려와도 그는 처치하는 일절 도와주지 않았다.심지어 상처가 제대로 낫기도 전에 그녀더러 돈을 벌어오라며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도연은 단 한 번도 오빠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그녀 몰래 배상금을 받고 그녀가 번 돈까지 받아 가며 말이다.“쿵!”오도연은 넋을 잃은 채로 의자에 주저앉았다.아무래도 충격이 큰 모양이다.백아영이 여전히 차분하게 말했다.“백채영과 내가 어떤 사이인지 너도 잘 알잖아. 걔는 내가 평생 감옥살이를 할 것을 원할 거야. 하지만 왜 네 오빠에게 배상금을 줬겠어?”“정말 그 돈이 배상금이라고 생각해? 그 뒤에 어떤 거래가 오갔을 수도 있잖아.”백아영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며 상황을 유도했다.“네가 정신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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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2년 전 그날, 내 팔을 못 쓰게 만든 사람은 백아영이 아니라 백채영이었지?”오도연은 어금니를 깨물며 물었다.“네가 그걸 목격해서 백채영한테 돈을 받은 거지?”그 누구도 모르는 사실을 오도연이 알고 있으니 오도훈은 가슴이 철렁했다.게다가 이체 내역까지 있으니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다.“오도연, 그 입 다물지 못해? 백채영 돈을 받은 건 맞아. 하지만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너 다른 사람한테 이 일을 뻥긋하기만 해봐. 그랬다가는 내 손에 죽을 줄 알아.”오도연은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내가 지금 이 지경으로 되었는데 죽는 걸 두려워할 줄 알아?”“오늘 이 일을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이 이체 내역을 언론사에 보낼 거야. 너랑 백채영이 날 이렇게 만들었다고 말이야.”“짝!”분노에 차오른 오도훈은 오도연에게 귀싸대기를 날렸다.“X발, 너 미친 거야?”오도훈은 힘을 잔뜩 실었기에 오도연의 입가에는 피까지 났다.하지만 이는 오도연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다.그녀는 휴대폰으로 이체 내역을 사진 찍고는 언론사에게 당장이라도 메시지를 전송할 기세였다.“제대로 말할래, 말 안 할래?”오도훈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그래, 말할게.”그는 바닥에 침을 한 번 뱉고는 말을 이어갔다.“네가 다친 그날, 내가 사건 현장에서 백채영을 봤어. 내게 돈을 주며 자기를 본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 했어.”오도연이 따져 물었다.“그냥 사건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 왜 돈을 몇 번이나 보내줘? 날 해치는 걸 너도 봤지?““아니야! 난 아무것도 못 봤어. 그런데 왜 굳이 숨기려는지 나도 몰라. 아무튼 돈 주니까 그냥 주는 대로 받았어.”“그런데 1억 가지고 뭘 할 수 있어? 그래서 또 찾아가서 겁을 줬지. 돈 안 주면 모든 걸 다 밝힌다고. 그래서 백채영이 계속 나한테 돈을 보냈던 거야.”“돈 주는 대로 받았다고?”오도연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백채영이 아무 짓도 안 했다면 왜 계속 너한테 협박을 당한 건데? 내가 팔을 못 쓰게 된 게 백채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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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성유비는 바로 휴대폰을 백채영에게 건네고는 말했다.“언니, 이 기사 봐봐요. 녹음에서 들린 얘기는 언니를 모함하는 거죠? 사실 아니죠?”기사를 빠르게 읽은 백채영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오도훈이 내가 돈을 줬다는 사실을 얘기했어? 그것도 녹음되어 사람들이 다 알게 되었잖아!’“언니, 지금 사람들이 모두 오도연을 해친 사람이 언니라고 말하고 있어요. 이거 모함 맞죠?”성유비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언니는 워낙 착한 사람이라 절대 그런 일은 하지 않았을 거잖아요. 맞죠?”백채영은 찔린 마음에 휴대폰을 움켜쥐었다.당시 그녀는 백아영이 구조 대원을 데리러 간 틈을 타 몰래 오도연이 다친 부분에 손을 썼다. 그러면 백아영은 고의 상해죄의 죄명을 덮어쓰게 될 것이니 말이다.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리자 바로 오도훈을 발견했다.오도훈이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고 생각해 그녀는 다급한 마음에 오도훈을 이끌고 현장을 떠났다. 그리고 그에게 1억 원을 주고는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비밀을 지켜달라고 했다.돈에 눈이 먼 오도훈은 바로 승낙했다. 나중에 경찰이 조사할 때도 이에 대해 일체 함구했다.‘그 병신은 왜 오도연에게 지금 말한 거야? 그래도 내가 오도연을 해쳤다고 말을 안 했으니 다행이지. 혐의만 받고 있는 셈이네...’“어머님, 유비 씨, 제발 나 믿어줘요. 정말 내가 한 일이 아니에요. 아무 원한도 없는 사람에게 제가 왜 그랬겠어요?”백채영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오도훈 씨에게 돈을 줬던 건 사실이에요. 그들은 백아영의 배상금을 일체 거절했단 말이에요. 도연이가 팔을 잃은 게 너무 불쌍해서 오도훈 씨에게 돈을 줬어요. 그런데 오도훈 씨가 왜 이 얘기를 꺼냈는지 모르겠네요.”이윽고 백채영은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마치 불쌍한 마음에 선행을 베풀었는데 배신당한 사람처럼 말이다.성유비는 워낙 백채영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는 의심 없이 백채영을 믿었다.“오도훈이라는 사람이 정말 배은망덕한 거네요. 언니, 울지 말아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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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역시 이성그룹 다웠다. 그들은 빠르게 기사를 내렸다.하지만 하루가 지나도 각 매체와 여론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사장님, 아무래도 민우진 씨가 뒤에서 소식을 퍼뜨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기사를 내려도 열기가 식지 않습니다.”위정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기사를 더 내려도 의미 없습니다. 백채영 씨가 사장님과 결혼을 해도 반드시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람 있을 겁니다.”“지금 여론이 완전히 잠잠해지게 만드는 방법은 해명밖에 없습니다.”서류를 들여다보고 있던 이성준은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말했다.“그럼 해명하라고 해.”“지금 해명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바로 2년 전 당사자의 담당의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2차적 피해가 없었다는 걸 증명하게 되면 백채영 씨는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위정은 한참 주저하더니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담당의가 고 선생님이시라... 아시잖아요, 만만치 않은 분이시라는걸...”고 선생님은 명문 가문 출신이라 냉철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이었다.그에게서 2년 전의 병력서를 얻어내는 건 하늘의 별 따기와 마찬가지로 힘들었다.하지만 이씨 가문과는 어느 정도 인연이 있었기에 이성준이 직접 가서 부탁한다면 고 선생님은 그 부탁을 들어줄 수도 있었다.이성준은 조금씩 짜증이 몰려왔다.그는 시간을 이 일에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곧 백채영과 결혼하게 되니 스캔들은 막아야 했고...이씨 가문의 명성을 위해서라도 그는 꼭 가야만 했다....민우진 때문에 백채영의 일은 열기가 식지 않았다.같은 시각, 백아영은 고 선생님을 찾아갔다.2년 전 오도연의 진단서가 나오자마자 백아영은 용의자로 선정되어 바도 경찰서로 향했다. 숨돌릴 틈도 없이 그녀는 심문을 당하고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다.그래서 그녀는 백채영이 도대체 오도연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백채영이 한 짓을 알아내는 건 그녀의 계획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하지만 병원에 들어서고 진단서 요청을 하자마자 그녀는 고 선생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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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그녀의 앞길을 막아버린 간호사를 보고 백아영은 문뜩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성준아!”그녀는 다급하게 이성준에게 달려가며 말했다.이성준은 흠칫했지만 여전히 덤덤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야?”싸늘한 태도에 백아영은 말문이 막혔다.하지만 고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이성준에게 부탁했다.“성준아, 나도 고 선생님을 찾으러 왔어. 중요한 일로 물어볼 게 있는데 혹시 나까지 데리고 올라가면 안 돼?”기대에 찬 백아영의 눈빛을 보면서 이성준은 싸늘하게 대답했다.“안돼.”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엘리베이터로 향했다.백아영은 멍하니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이성준의 말은 그녀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이혼하더니 왜 저렇게 인정머리가 없어졌어!’이성준이 엘리베이터로 들어가자 가까 그 간호사는 또 그녀에게 다가왔다.백아영은 급한 마음에 재빨리 엘리베이터 안으로 달아갔다.너무 빨리 뛴 나머지 하마터면 이성준과 부딪칠 뻔했고 이성준은 저도 모르게 그녀를 부축하려고 했다.익숙한 향기가 코끝에 스치자 이성준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미, 미안해.”백아영은 다급하게 뒤로 물러서고는 연신 사과했다.“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거의 닫혔던 엘리베이터 문은 다시 급하게 달려온 간호사에 의해 열렸다.간호사는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백아영을 보며 말했다.“이봐요, 올라가면 안 된다니까요. 이제 그만 나와주시죠, 아니면 저 경비원 부를 거예요.”간호사는 엘리베이터로 들어와 백아영을 끌어내려고 했다.지금 쫓겨난다면 백아영은 고 선생님을 만나 뵙기는커녕, 다시 병원 안으로 들어오기도 힘들어질 것이다.그녀는 본능적으로 이성준의 팔을 붙잡았다.“성준아, 나 진짜 엄청 중요한 일로 고 선생님에게 여쭤봐야 해. 내 앞날이 걸린 문제야. 제발 나 이번 한 번만 도와줘, 부탁할게.”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이성준은 그녀의 생각보다도 더 냉정한 사람이었다.이혼하면 두 사람은 남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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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이성준은 백아영과 함께 고 선생님의 사무실로 향했다.고 선생님은 환한 얼굴로 이성준을 맞이했으나, 백아영을 본 순간 얼굴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당신은 왜 여기까지 올라온 거예요? 당장 나가요!”고 선생님이 또 그녀를 쫓아내려고 하자 백아영은 다급히 설명하려고 했다.하지만 이때, 이성준의 여유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저씨, 저도 마찬가지로 2년 전 오도연 씨의 진단서 때문에 찾아왔어요. 같은 일로 왔으니 이 사람도 듣게 해주세요.”“성준아, 하지만 나는 절대 진단서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아.”이성준이 씩 웃으며 말했다.“아버님, 이 일은 미래 이씨 가문 사모님의 명예가 달려있습니다. 한 번만 봐주십시오.”고 선생님도 최근 이슈가 된 백채영 기사에 대해 알고 있었고, 또 이성준과 백채영이 곧 한 달 뒤에 결혼식을 올릴 걸 알고 있었다.이씨 가문에서는 미래 며느리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고씨 집안은 이씨 집안에 신세를 진 적도 있고, 또 이성준이 직접 찾아오기까지 했으니 고 선생님은 어쩔 수 없이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이번 한 번뿐이야!”고 선생님은 얼굴이 굳은 채로 진단서를 가지러 갔다.결국 이성준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래도 원하던 바를 이뤘으니 백아영은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10분 후, 고 선생님은 서류 봉투를 하나 들고 오고는 안에 들어있는 자료를 그들에게 보여줬다.“1차적 피해를 제외하고는 침구 치료를 받은 흔적밖에 없어. 덕분에 출혈을 막고 환자 상태가 안정되었으나...”고 선생님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백아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침을 놓은 자리를 바꿨기에 환자는 팔을 하나 잃어야 했어.”“젊은 나이에 의술도 뛰어난 것 같은데 왜 하필이면 작정하고 사람을 해치려 마음을 먹었을까?”백아영은 진단서를 보더니 바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그녀는 바로 백채영이 그녀가 침 놓은 자리를 바꿔버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백채영은 침구 요법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그녀는 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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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그녀가 쇼핑하러 갈 때, 길 가던 사람이나 백화점 직원들은 모두 의심의 눈초리로 그녀를 쳐다보곤 했고 그녀의 친구마저 하나둘씩 전화로 상황을 물어보곤 했다.백채영은 마음이 켕기기도 했고 잇따라 걸려온 전화에 짜증이 나기도 했다.이성준이 신경을 안 써준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기사가 아직 없어지지 않았던 건 민우진 때문이었다.민우진과 백아영은 가까운 사이였기에 이번 일은 백아영이 주도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백채영은 임현석을 매수한 뒤로 어느 정도 안심하고 있었지만 백아영이 오도훈을 찾아갔을 줄은 전혀 몰랐다.‘여론의 힘으로 나를 끌어내리려고 하다니, 백아영 대단하네!’오도훈은 워낙 겁 많은 사람이라 어쩌면 백아영은 민우진의 도움으로 더 많은 것을 알아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는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그녀는 바로 오도훈에게 연락했는데 오도훈은 전화를 받자마자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선 전화를 끊어버렸다.다시 한번 전화해 보니 오도훈의 휴대폰은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도둑이 제 발 저린 것 좀 봐!’백채영은 화가 나고, 또 불안한 마음에 바로 사람더러 오도훈의 거처를 알아보라고 했다.그녀는 오도훈을 직접 찾아갈 생각이었다.백채영이 오도훈에게 전화했다는 소식은 이미 민우진에게 전해졌다.그는 기쁜 미소를 지은 채로 백아영에게 말했다.“아영 씨, 예상대로 백채영이 걸려들었네요.”백채영은 분명 당황한 게 맞았다.이제 그들은 백채영이 오도훈을 찾아가기 전 먼저 오도훈과 얘기를 나눠 백채영의 약점을 노리면 되었다.백아영과 민우진은 함께 오도훈의 집으로 향했다.같은 시각, 이성준에게도 소식이 전해졌다.“사장님, 여론이 식지 않으니 채영 씨가 조급해졌는지 사람을 시켜 오도훈의 거처를 알아보라고 했답니다. 아무래도 직접 찾아갈 모양입니다.”위정이 제법 엄숙한 얼굴로 이성준에게 보고했다.“오도훈 때문에 누명을 쓰게 되었으니 어쩌면 오도훈과 다툼이 생겨 상황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고 선생님의 도움으로 스캔들을 해명하고 백채영의 명예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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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백아영이 씩 웃으며 말했다.“오도훈 씨, 저는 오도훈 씨를 도우러 왔어요. 우린 서로를 도와야 해요.”“백채영에 대해서는 아예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백채영은 절대 자기가 오도연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인정하지 않을 거예요. 인정해버린 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이씨 가문에게 버림받게 될 테니까요.”“하지만 이씨 가문의 도움이 없다면 백채영은 오도훈 씨를 어떻게 할 수도 없겠죠.”백아영은 민우진의 4억 짜리 수표를 내밀면서 말했다.“일이 성공적으로 끝나게 되면 이 수표는 오도훈 씨 거예요.”수표를 본 오도훈은 잠깐 흔들렸다.하지만 그는 곧 이성의 끈을 붙잡고는 말했다.“그날 백채영이 현장에 있는 걸 본 게 다예요. 도연이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는 정말 몰라요.”“하지만 어느 정도 추측이 할 수는 있잖아요.”백아영이 단정 지었다.오도훈은 아무것도 못 봤지만 백채영이 돈을 건네니 그도 당연히 의심은 들었다.두 번째로 백채영에게 돈을 요구했을 때 그는 일부러 모든 걸 알고 있는 척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백채영은 순순히 돈을 내놓았다.“추측은 추측일 뿐, 나는 아무것도 못 봤어요. 백채영과 양자 대면을 하면 바로 제가 거짓말했다는 게 티가 날 거예요.”오도훈과 백채영이 서로 알고 있는 정보가 다르다는 백아영의 예상이 역시 맞았다.백채영은 오도훈이 모든 걸 지켜봤다고 생각해 약점 잡힌 줄 알고서도 모든 걸 꾹 참고 오도훈에게 돈을 보낸 것이었다.하지만 오도훈은 사실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오도훈 씨는 그저 백채영이 은침을 뽑고 다시 오도연의 몸에 꽂아 넣은 것을 봤다고 하면 돼요. 그럼 백채영은 오도훈 씨가 모든 걸 봤다고 생각할 거예요.”‘뭐야? 백채영이 은침을 움직였었던 거야?’오도훈은 바로 사실을 눈치채고는 4억짜리 수표를 확 뺏어왔다.“그래요, 당신과 손을 잡을게요.”이어서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다.백아영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밖으로 걸어나가려던 그때, 멀리서 이성준이 경호원들을 이끈 채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것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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