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영은 길가에 모여 노는 아이들을 보고 웃으며 배를 만졌다.“아가야, 네가 뱃속에서 나오면 현무랑 같이 놀아.”임신 기간 내내 현무를 볼 수도 없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그녀는 애가 보고 싶어 속이 갑갑했다.“이모, 이모 너무 예뻐요.”한 어린 여자아이가 갑자기 백아영한테 달려와 그녀한테 작은 들꽃 한 송이를 건넸다.“이거 이모 줄게요.”두 갈래의 말총머리를 한 여자아이는 얼굴이 작고 통통해서 매우 귀여웠다.백아영은 문득 배 속의 아이도 여자애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만 되면 아들과 딸을 다 가지는 셈이니까 말이다.그러면 현무한테도 여동생이 생기는 거다.“고마워, 꼬마야. 넌 이름이 뭐야?”백아영은 기분이 좋아서 그 여자애를 보며 쪼그려 앉았는데, 이때 어떤 30대 중반의 여자가 성급하게 다가와 어린 소녀를 힘세게 끌어당겨 데려갔다.그 여자가 백아영을 보는 눈빛은 경계심, 심지어 혐오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바보야, 아무하고 말 섞지 말랬지? 돌아가서 어디 가만 놔두나 보자!”“아무나가 아니고 예쁜 언닌데...”“이런 예쁜 여자 때문에 요즘 세상이 어지러운 거야. 생김새만 믿고 몸을 팔아 남한테 내연녀, 정부 노릇이나 하면서. 애도 어디 꼭꼭 숨어서 낳질 않나, 나중에 이런 여자 절대 따라 하면 안 돼!”“그렇게 나빠요? 그럼 난 절대 안 따라 할게요!”백아영의 미소가 입가에서 조금씩 굳어졌다.띠링! 띠링!그녀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선우철을 비록 따돌렸지만, 연락을 두절하진 않았다. 그녀는 매일 잊지 않고 선우경진한테 안부를 전하고, 선우경진은 그녀가 따라다니면서 보호해 주는 걸 원치 않다고 태도가 견결하니 더는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또 선우경진한테서 연락이 온 줄 알았는데 현무의 영상통화였다.귀여운 아들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 백아영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현무야, 엄마가 보고 싶었어?”“네, 보고 싶어요!”아이가 단호하게 대답하며 큰 눈망울에서는 눈물이 글썽였다.“엄마, 언제 돌아오세요?
Last Updated : 2024-01-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