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하게 식어간 눈빛은 오금이 저릴 지경이며, 한 마디 한 마디가 살기로 가득했다.“만약 진짜 이도하 그 자식이 한 짓이라면 당장 없애버릴 거야.”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한 이성준의 모습에 약간의 기대로 차올랐던 백아영은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졌다.이는 그녀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격한 반응이었다.아니나 다를까 이런 일을 이해해주는 남자는 없었다.백아영은 시무룩한 얼굴로 물러났고, 이내 클럽을 떠나려고 했다.이때, 이성준이 그녀의 팔을 붙잡고 마치 잡아먹을 것처럼 살벌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 자식 때문에 상처받았으니 복수는 해줄 테지만, 고작 이따위 핑계로 날 거절할 생각은 하지 마.”이성준은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만약 이도하가 신경 쓰인다면 앞으로 다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도록 할게.”백아영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순간 코끝이 찡했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니 울컥한 마음에 눈물이 차올랐다.그는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조마조마하던 가슴도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고, 걱정 대신 설렘으로 가득 채워졌다. 그녀는 손을 뻗어 이성준의 손등을 붙잡았다.“성준아, 사실 나...”쨍그랑!이때, 이성준의 등 뒤로 갑자기 술병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무의식중으로 고개를 돌린 백아영은 체크 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가 시커먼 과일칼을 손에 들고 험상궂은 얼굴로 이성준의 등을 찌르려는 걸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조심해!”백아영은 잔뜩 긴장한 채 재빨리 이성준을 밀쳤고,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칼을 피할 수 있었다.그와 동시에 좌석 주변으로 칼을 든 남자가 여러 명 나타났고, 너나 할 것 없이 백아영과 이성준을 향해 뛰어들었는데 흉악한 표정으로 치명타를 날렸다.백아영은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상대방은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암살을 계획했다.하필이면 이때 경호원도 곁에 없다니!“내가 있는 한 아무도 널 다치게 할 수 없어.”이성준의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백아영을 등 뒤로 끌어당겨 당당하게 혼자서 그 무리를 마주했다.
Last Updated : 2023-10-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