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Chapter 281 - Chapter 290

916 Chapters

제281화

싸늘하게 식어간 눈빛은 오금이 저릴 지경이며, 한 마디 한 마디가 살기로 가득했다.“만약 진짜 이도하 그 자식이 한 짓이라면 당장 없애버릴 거야.”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한 이성준의 모습에 약간의 기대로 차올랐던 백아영은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졌다.이는 그녀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격한 반응이었다.아니나 다를까 이런 일을 이해해주는 남자는 없었다.백아영은 시무룩한 얼굴로 물러났고, 이내 클럽을 떠나려고 했다.이때, 이성준이 그녀의 팔을 붙잡고 마치 잡아먹을 것처럼 살벌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 자식 때문에 상처받았으니 복수는 해줄 테지만, 고작 이따위 핑계로 날 거절할 생각은 하지 마.”이성준은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만약 이도하가 신경 쓰인다면 앞으로 다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도록 할게.”백아영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순간 코끝이 찡했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니 울컥한 마음에 눈물이 차올랐다.그는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조마조마하던 가슴도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고, 걱정 대신 설렘으로 가득 채워졌다. 그녀는 손을 뻗어 이성준의 손등을 붙잡았다.“성준아, 사실 나...”쨍그랑!이때, 이성준의 등 뒤로 갑자기 술병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무의식중으로 고개를 돌린 백아영은 체크 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가 시커먼 과일칼을 손에 들고 험상궂은 얼굴로 이성준의 등을 찌르려는 걸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조심해!”백아영은 잔뜩 긴장한 채 재빨리 이성준을 밀쳤고,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칼을 피할 수 있었다.그와 동시에 좌석 주변으로 칼을 든 남자가 여러 명 나타났고, 너나 할 것 없이 백아영과 이성준을 향해 뛰어들었는데 흉악한 표정으로 치명타를 날렸다.백아영은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상대방은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암살을 계획했다.하필이면 이때 경호원도 곁에 없다니!“내가 있는 한 아무도 널 다치게 할 수 없어.”이성준의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백아영을 등 뒤로 끌어당겨 당당하게 혼자서 그 무리를 마주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11
Read more

제282화

그가 이도하에게 눈짓하자 이도하는 재빨리 백승구를 안고 차에 올라탔다.백아영도 서둘러 차에 탔고, 백승구 옆에 앉아 손을 부들부들 떨며 아이의 손목을 잡고 맥박을 짚었다.그러나 손이 너무 떨려서 여태껏 처음으로 맥박도 제대로 짚지 못했다.이를 본 이성준은 가슴이 미어지는 듯싶었다.곧바로 눈이 부을 정도로 울고 있는 이현무를 안아 들고 차에 올라타 기사한테 제일 가까운 병원으로 출발하라고 했다.그리고 능수능란하게 구급상자를 꺼내 백승구의 상처를 치료해줬다.이현무는 옆에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승구 형은 저를 구하기 위해 다쳤어요. 다 제 탓이에요, 엉엉...”백아영도 속상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작 세 살인 백승구는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한데 이현무를 구하려고 기꺼이 나서지 않았는가?그동안은 최면에 걸려서 나쁜 짓을 했더라면 지금은 정의롭고 착하기만 했다.왜냐하면 이게 바로 그의 본모습이니까!백아영은 이현무의 손을 잡고 흐느끼며 말했다.“현무 탓 아니야. 형아는 괜찮을 거야.”‘괜찮고말고...’백아영은 속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위로했다.차는 제일 빠른 속도로 달려 병원에 도착했다. 백승구가 수술실에 들어가는 순간 백아영은 탈진해서 까무러칠 뻔했다.이성준이 잽싸게 그녀를 부축하며 나지막이 말했다.“승구를 다치게 한 사람을 모조리 붙잡아서 죄를 갚게 할 거야.”백아영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수술실 문만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지금은 범인이 누구인지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백승구가 크게 다친 건 아닌지 가슴을 졸였을 뿐이다.신경이 잔뜩 곤두서서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그녀의 모습을 보자 이성준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일부러 목청을 높여서 이도하에게 물었다.“네가 여기 왜 있어?”이도하가 백승구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있고, 백아영은 그날 밤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마음이 간절했기에 이도하를 언급하면 반응이 있을 줄 알았다.하지만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백아영은 여전히 수술실 문에 시선을 고정했다.이도하는 백승구를 구해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11
Read more

제283화

이성준의 안색이 돌변했다.“금방 갈게!”고개를 돌려 백아영에게 말하려는 순간 패닉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는 그녀의 모습에 괜히 이현무 때문에 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결국 그는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급한 일 때문에 가봐야 하니까 내가 올 때까지 기다려.”백아영은 아무 말도 없이 수술실 문만 뚫어지라 쳐다봤다.이성준은 굳은 표정으로 몇몇 경호원한테 백아영을 잘 돌봐달라고 부탁했고, 동시에 이도하에게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집적대지 마.”“날 두고 가게?”이도하는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했다.“형이랑 같이 갈래.”이성준은 딱 잘라 말했다.“할 말 있으면 이따가 해. 아니면 집어치우든가.”말을 마치고 나서 성큼성큼 걸어갔다.이성준은 제일 빠른 속도로 이씨 가문 개인 병원에 도착했다.가는 도중에 교통사고가 어떻게 났는지도 알게 되었는데, 대형 화물차 한 대가 브레이크 고장 때문에 그대로 차량을 들이받았다고 했다.화물차 기사는 즉사했고 경호원들도 전부 중상을 입게 되었다.이현무가 탄 차량은 전복되어 저 멀리 굴러떨어졌고, 오일 탱크에서 기름이 흘러나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지만 이현무는 차에 갇혀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위험천만한 순간에 마침 사고 현장을 지나치던 백채영이 뛰어와서 전력을 다해 이현무를 구해줬다.그러자 차량도 마침 폭발했다.백채영은 이현무를 지켜주기 위해 온몸으로 폭발의 여파를 막았다.결국 그녀도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이성준의 목소리가 한껏 가라앉았다.“백채영이 이현무를 구해줬다고?”그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이기적인 여자가 그동안 얼마나 잔인하고 매정하게 이현무를 대했는지 뻔히 알고 있었다.경호원이 대답했다.“어쩌면 백채영 씨가 반성해서 개과천선했을지도 모르죠. 어쨌거나 현무 도련님은 친아들이지 않겠습니까?”“그래?”이성준은 미심쩍은 눈빛으로 말했다.“교통사고 현장에는 왜 나타난 거지?”경호원이 말했다.“이미 조사했는데 마침 쇼핑몰에 쇼핑하러 가는 길에 우연히 지나쳤대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12
Read more

제284화

이성준은 입을 꾹 닫았다.“몸조리 잘해.”비록 원하는 대답이 아니라서 백채영은 서운했지만, 그래도 꾹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성준 씨, 그럼 난 병실로 돌아가서 쉴 테니까 나중에 다시 현무 보러 올게.”그녀는 숨이 가쁜 듯 목소리에 힘이 없었고, 이미 한계치가 온 것 같았다.곧이어 손으로 문틀을 짚고 떠나려는 순간 갑자기 바닥에 털썩 쓰러지더니 등에 난 상처가 터져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그녀는 너무 아픈 나머지 저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이성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비록 걱정이 전혀 안 되었고, 쓰러졌다 한들 관심이 없었지만...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입구로 성큼성큼 걸어갔다.“다친 몸으로 괜히 싸돌아다니지 마. 병실까지 데려다줄게.”그는 허리를 숙여 백채영을 부축해 일으켰다.남자의 커다란 손바닥이 고스란히 느껴지자 백채영은 설레는 마음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이성준과 스킨십할 수 있는 얼마나 드문 기회인가!그러나 얼굴만큼은 죄책감으로 가득했다.“성준 씨,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괜히 민폐만 끼쳤네.”예전과 180도 달라진 백채영의 모습에 그는 긴가민가했다.이성준은 미심쩍은 눈빛으로 그녀를 병실까지 데려다줬다....굳게 닫힌 수술실 문이 드디어 열렸다.의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백승구와 함께 걸어 나왔다.백아영이 서둘러 다가갔다.“선생님, 우리 승구 괜찮아요?”“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고, 외상도 치료하고 해독도 했지만...”의사의 얼굴이 사뭇 진지했다.“이런 독은 저도 처음 봅니다. 아마도 급성 백혈병을 유발한 것 같은데...”백아영은 흠칫 놀라면서 비틀거리더니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잠시나마 품었던 희망은 한순간에 소멸했다.백승구가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맥박이 이상하다 싶었는데 당시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그러나 지금은...절망에 빠진 그녀는 백승구 때문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나이도 어린데 어찌 이런 고통을 견뎌낼 수 있겠는가?의사는 한숨을 내쉬더니 안타까운 얼굴로 위로를 건넸다.“급성 백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12
Read more

제285화

“도련님, 혹시 골수 이식 수술 검사받아보시면 안 될까요?”이도하는 백아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의혹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왜 나한테 얘기하는 거지?”백승구가 수술실에 있을 때부터 남아서 기다리라고 하더니 마치 다른 계획이라도 있는 듯싶었다.하지만 그에게 백아영은 생판 모르는 남남에 불과했는데 생뚱맞게 자신을 찾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백아영은 씁쓸한 마음에 주먹을 꼭 움켜쥐었다.“검사를 마치고 나면 이유를 알려줄게요.”그날 밤은 백아영에게 수치를 안겨 줬기에 그녀가 스스로 털어놓은 사람은 오직 이성준뿐이었다.만약 이도하가 장본인이 아니라면 굳이 언급할 생각이 없었다.이도하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눈썹을 까딱이며 흥미진진하게 말했다.“검사해 보는 거야, 뭐.”이도하의 혈액을 채취한 후 의사는 전용 실험실에 가서 혈액 검사를 했다.기기를 작동하는 순간 창문 틈새로 하얀 안개가 새어 들어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는 의식을 잃고 말았다.방문이 열리면서 노경우가 걸어 들어왔는데 미리 준비한 자신의 혈액으로 이도하 거랑 바꿔치기했다.이도하는 멀지 않은 곳에 서서 팔짱을 끼고 무심한 얼굴로 비아냥거렸다.“제갈연준이 너 같은 놈을 부려먹을 정도로 전락한 거야?”정곡을 찔린 노경우는 발끈하며 되받아쳤다.“도도하기로 소문난 도련님께서는 어쩌다 제갈 일가의 앞잡이가 된 거죠? 부르자마자 달려와서 능청스럽게 아이를 구하는 연극까지 가담하다니?”이도하는 안색이 돌변하면서 노경우의 멱살을 움켜쥐었다.“죽고 싶어?”“날 죽일 수는 있고? 백승구의 생부는 저예요. 골수 이식을 받기 위해서는 내가 필요할 텐데, 그래야만 도련님도 이 연극을 이어가지 않겠어요?”노경우는 믿는 구석이 있는 듯 건방지게 이도하의 손을 뿌리쳤다.“도련님, 만약 임무에 실패한다면 꿈속의 여인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골수가 일치한 지는 적어도 3일이 지나야 결과를 알 수 있었다.백아영은 백승구의 병상 앞을 지키며 안절부절못한 채 시간이 다가오기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12
Read more

제286화

백아영은 어딘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차마 말을 잇지 못했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평안 병원에서 나온 이성준은 이현무를 돌보기 위해 곧장 이씨 가문의 개인병원으로 향했고 그가 도착했을 때 오미란은 병상 옆 소파에 기대어 졸고 있었다.인기척이 느껴져 뒤척이던 오미란은 팅팅 부은 두 눈을 떴다.“성준아, 네가 여긴 웬일이야? 현무는 내가 돌보면 돼.”이성준은 나지막하게 말했다.“엄마,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현무는 제가 챙길게요.”지금 이 병원에는 이현무뿐만 아니라 백채영도 있었기에 옆 병실에 있는 그녀가 신경 쓰여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입을 열려던 오미란은 단호한 이성준의 태도를 보고 말을 거두었고 몇 마디 당부 후 병실을 나섰다.그렇게 밖으로 나온 오미란은 마침 옆 병실에서 나온 백채영과 마주쳤다.환자복을 입고 있었는데 얼굴은 창백하고 매우 초췌해 보였다.그동안 백채영이 저지른 일 때문에 줄곧 역겨움을 느껴 그녀를 싫어했지만 이번에 이현무를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는 소식에 또 아픈 모습이 더해지자 마음이 약해졌다.“채영아, 안 쉬고 있었어?”백채영은 가는 목소리로 답했다.“걱정돼서 잠이 잘 안 오네요. 현무 보고 싶어요.”아이가 걱정되어 잠을 설치는 건 엄마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오미란은 거기에 마음이 흔들려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현무는 잘 자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너도 많이 다친 것 같은데 얼른 들어가서 쉬고 내일 현무 보러가.”“네...”백채영은 연약하게 답하고선 다시 병실로 돌아왔고 이성준과 오미란 앞에서 불쌍한 척한 게 먹혔다는 생각에 순간 표정이 바뀌더니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비록 리사가 제안한 방법이 몸을 해쳤지만, 위험을 감수한 효과는 역시 대단했고 이대로만 계속된다면 다시 사모님의 자리에 앉을 수 있다.이제 백아영이 사라지는 일만 남았다. 셋째 날 아침 골수 의식 결과가 나왔다.골수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은 백아영은 다시 희망을 얻었다.‘승구 이제 살 수 있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12
Read more

제287화

백아영은 두려움에 몇 걸음 뒤로 물러섰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도하를 바라봤다.“지금 농담하시는 거죠?!”이도하는 웃으며 답했다.“농담 아니야. 이성준이 여자한테 이렇게 목숨 거는 건 처음 봤어. 그러니까 당연히... 내가 뺏어야지!”백아영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 전혀 다른 이도하의 모습에 귀를 의심했다.“당신 이성준 동생이잖아요. 사이 좋은 거 아니었어요? 줄곧 옆에서 일 도와주고 있었잖아요? 갑자기 왜 이래요?”이도하의 입가에 있던 미소는 조금씩 사라지더니 눈빛이 어두워지고 음흉해졌다. 마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의 어둠이 풀려난 것 같다.“영원히 그림자가 되는 걸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이씨 가문 자식인데 줄곧 2인자의 자리에 있는 건 말이 안 되잖아?”이도하는 백아영의 목을 조르더니 독사처럼 사악한 눈빛으로 노려봤다.“그동안 너무 강해서 약점을 못 찾았는데 이제 찾았네? 내가 널 뺏으면 이성준이 얼마나 조마조마하며 신경이 쓰일까? 널 위해서 내가 원하는 건 다 포기하고 넘겨줄지도...”백아영은 두려움에 오한이 느껴졌지만 단호하게 말했다.“날 이용해서 이성준 공격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요!”“싫어?”이도하가 힘을 주자 백아영은 턱이 찢어질 듯 아팠다.“난 상관없어. 그럼 골수 기증할 다른 사람 알아보던지!”“그래도 당신 자식인데 죽어가는 걸 그냥 지켜만 본다고요?”백아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으나 그녀의 이런 관심은 이도하에게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그는 조금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아무런 동정심도 보이지 않았다.“갖고 싶으면 언제든지 가질 수 있는 게 자식이야. 세상에서 백승구를 걱정하고 아끼는 사람은 너 한 명밖에 없어!”이도하는 비웃으며 그녀의 턱을 내던졌다.“내가 말한 조건은 천천히 생각해 봐. 어차피 난 급하지 않으니까 상관없어.”그와 달리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되는 백승구 때문에 백아영은 마음이 급했다.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진 그녀는 병상에 그대로 주저앉았고 잠든 백승구의 얼굴을 보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13
Read more

제288화

이성준은 도시락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선 자연스럽게 그녀의 옆에 앉았다.“백아영,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다 해결해 줄게.”백아영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이성준은 줄곧 그녀에게 안도감을 가져다주었는데 이 일은...만약 이성준이 알게 된다면 이도하가 또 다시 골수 이식으로 그를 협박할 가능성이 크게 되고 백아영은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았다.“오늘 맛있는 거 뭐 갖고 왔어?”백아영은 도시락을 열며 말했다.“냄새 맡으니까 갑자기 배가 고프네.”말을 돌리는 그녀의 모습에 이성준은 눈빛이 어두워졌다.식사가 끝난 후 이성준은 진지한 표정으로 병실을 나섰고 곧바로 이도하를 찾아갔다.그는 커피숍에서 이성준을 기다리고 있었고 맞은편에 앉은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아까 병실에서 백아영이랑 무슨 말 했어?”이도하는 흥미로운 듯 물었다.“얘기 안 했어? 하긴 말하기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내가 말할게.”이도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DNA 친자확인 해봤는데 나랑 백승구 부자 관계 맞대. 아이도 컸으니까 내가 책임져야지. 백아영이랑 결혼할 생각이야.”순간 분위기가 싸늘해지더니 커피숍 전체가 남극이 된 것처럼 오한이 느껴졌다.이성준은 이를 악물며 간신히 몇 글자를 내뱉었다.“다시 한번 말해 봐!”“형이 백아영을 좋아하는 건 나도 알고 있는데, 우리 사이에는 애가...”퍽!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의 주먹은 이도하의 얼굴을 내리쳤고 두 사람은 순식간에 맞붙어 싸웠다.종업원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며 구석에 숨어서 감히 다가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커피숍의 테이블과 의자는 순식간에 뒤집어졌고 주먹 소리만 현장에 가득했다.10분 후, 그는 이도하의 멱살을 잡고 테이블 위로 눕히더니 강력한 주먹을 날렸고 몸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이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은 채 도발적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형, 나 때린다고 뭐가 달라져? 우리 이제 성인이니까 이성적으로 행동하자.”그의 주먹은 이도하의 얼굴 앞에서 멈췄고 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13
Read more

제289화

영상은 짧았지만 장면 하나하나가 전부 충격적이었다.지난 며칠 동안의 병원 복도가 찍힌 장면이다. 이성준은 여러 차례 그녀의 병실을 드나들었고 심지어 환자복을 입은 백채영을 껴안으며 들어가는 모습도 있었다.곧이어 백채영이 문자를 보냈다.「다친 며칠 동안 성준 씨가 날 돌봐줬어. 백아영, 지금은 네가 이긴 것 같지? 나랑 성준 씨 관계에는 평생 떼어놓을 수 없는 아이가 있어. 내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 내 곁에 있을 건데 넌 어때? 네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성준 씨가 곁에 있었어? 이런 상황 이번이 처음이지만 절대 마지막은 아닐 거야.」백아영은 그제서야 이성준이 며칠 동안 무슨 일로 바빴는지, 왜 얼마 되지 않아 서둘러 자리를 떴는지 깨달았다.알고 보니... 백채영을 돌보러 갔었다.이성준이 이렇게 한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백아영의 마음속은 여전히 뭔가가 짓눌린 것처럼 숨쉬기 힘들었다.직접 말해도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회사로 간다며 거짓말을 했고, 백아영도 그가 협박받을까 봐 백승구의 병을 숨겼다.둘은 서로 좋아하지만 항상 많은 일들이 담벼락처럼 그들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생각하던 중 병상에서 백승구의 허약한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엄마...”곧바로 고개를 든 백아영은 백승구의 코에서 두 줄기의 붉은 피가 흘러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승구야!”그녀는 황급히 달려가 휴지로 코피를 닦아냈고 그의 피부에 닿은 후에야 몸이 놀라울 정도로 뜨겁다는 걸 알아챘다.감염되어 열이 나는 게 확실했다!발열이 시작됐다는 건 그의 상태가 다시 악화된 걸 의미했고, 더 이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탓에 가능한 빨리 골수 이식을 해야만 한다.“엄마, 너무 힘들어요. 이러다 죽는 건 아니겠죠...”백승구는 두려움에 떨면서 그녀의 옷깃을 잡았고, 그의 작은 행동에 백아영은 마음이 약해져 안쓰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급성 백혈병은 하루마다 병세가 악화되는 병이기에 더는 지체하면 안 된다.그녀는 백승구를 꼭 껴안았다. 마음속으로 몸부림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13
Read more

제290화

백승구를 살리고 싶은 마음은 가득했지만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결코 이성준을 공격하는 날카로운 칼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건...“다 알고 있잖아?”백아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매정한 모습을 보였다.“이도하는 승구 아빠야. 아이를 책임질 의향이 있다니까 완벽한 가정을 이뤄서 승구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이성준은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백아영, 너한테 난 뭐야?”“성준아, 너에게 호감이 있었던 건 인정하는데 우리 둘 사이를 가로막는 것들이 너무 많아. 서로에게 솔직할 수도, 집중할 수도 없고 행복하는 건 너무 어려울 것 같아. 그래서 지금껏 너에게 다가가지 않으려고 했어.”등 뒤로 숨긴 손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손톱이 살을 파고들 정도로 힘을 주어 아팠다.“이도하는 달라. 아이의 아빠니까 결혼한다면 진정한 세 식구가 되겠지. 아무런 응어리 없이 서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훌륭한 남자니까 나도 언젠가 사랑하게 된다면 행복한 생활을 보낼 거라고 생각해.”백아영의 말은 이성적이고 냉철하며 현실적이었다.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처럼 ‘올바른 선택’을 내렸다.그녀의 말은 바늘처럼 이성준을 찔렀고 상처투성이가 된 그는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백아영을 노려봤다.“백아영, 넌 내 사람이고 그 누구도 널 뺏을 수 없다고 말했었지. 네가 생각하는 결혼 생활? 절대 없을 거야!”그의 고집에 백아영은 심장이 무언가에 눌리는 듯한 느낌에 터질 것처럼 아팠다.이성준에게 모질고 상처 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가 내뱉은 말들은 그녀의 마음을 괴롭혔다.하얗게 질린 얼굴로 잠이 든 백승구와 무자비하고 악랄한 이도하의 모습을 떠올리면 마치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같았지만 뛰어내리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난 태어날 때부터 떠돌이 생활을 했었고 아무도 날 사랑해 주지 않았어. 단 하루도 마음 편히 보낸 적 없고 삶은 나한테 지옥과도 같아. 내 유일한 소원이 행복하게 사는 거야.”백아영은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바라봤다.“성준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13
Read more
PREV
1
...
2728293031
...
92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