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집착하는 짐승을 길들이는 법: Chapter 201 - Chapter 210

916 Chapters

제201화

이성준은 순식간에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의미심장하게 백아영을 바라봤고 치킨을 뜯고 있던 백아영은 그대로 얼어붙었다.‘엄마’라는 두 글자는 전류처럼 그녀의 심장을 찔렀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현무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욕심이 생겼다.‘내 아들이면 얼마나 좋을까.’“이현무,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네 엄마는 나야!”분노에 찬 백채영이 화를 내며 다가오더니 바닥에 앉아있던 이현무를 단번에 끌어올렸다. “너 바보야? 어떻게 엄마를 바꾸려고 해?”백채영을 보자 이현무의 얼굴에 있던 미소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얼굴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긴장한 채로 움직이지 못했다.그는 정자세로 꼿꼿이 서서 잘못을 빌고 있었다.“제가 잘못했어요...”백채영은 그를 꾸짖고 싶었지만, 이성준이 보고 있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분노를 억누르더니 곧바로 애교를 부리며 그를 바라봤다.“성준 씨, 봐봐. 세식구가 함께하는 피크닉에 날 안 부르니까 현무가 오해하잖아. 하마터면 다른 여자한테 엄마라고 할 뻔했어.”이성준의 눈빛은 싸늘하게 변했고 웃음기 사라진 이현무는 긴장한 채 입술만 뜯었다.백아영은 옆에 뻣뻣하게 앉아 있었고 백채영이 내뱉은 말은 그녀의 가슴을 후벼팠다.방금 전에 했던 착각이 우스울 정도로 이제야 정신을 차렸다. 이현무가 아무리 귀엽고 따른다고 해도 결국은 백채영의 아들이며 그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이성준과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세 식구고 백아영은 그저 외부인에 불과했다.입 안에 남은 치킨이 순식간에 쓴맛으로 변한 그녀는 당장 자리를 뜨고 싶었지만 이대로 순순히 보내줄 백채영이 아니었다.백채영은 이현무 손에 들린 치킨을 버리더니 역겹다는 듯이 아이의 손을 닦아주며 백아영을 바라봤다.“당신이 제갈 일가에서 보냈다던 그 여자예요? 내 아들이랑 남편한테 접근한 목적이 뭐예요?”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다시 백채영과 마주했지만, 그녀에 대한 혐오감과 증오심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고 바라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질투의 감정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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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그 말을 들은 백아영은 기분이 언짢았다. 아이가 치킨을 좋아하는데 엄마라는 인간이 고작 닦기 힘들다는 이유로 못 먹게 하다니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말투에는 역겨움이 그대로 드러났고 현무가 음식을 한입씩 먹는 게 백채영이 가르친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정말로 백채영이 교육한 게 맞다면 왜 이런 짓을 한 거지?’백아영은 우울한 기분과 함께 의혹을 품은 채 점점 멀어졌다.이현무가 손 씻으러 간 틈을 타 백채영은 이성준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고 몸을 그에게 기댔다.“성준 씨, 너무 보고싶었어...”그녀의 몸이 다가간 순간 이성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백채영은 초라하게 카펫에 그대로 넘어졌다.“성준 씨...”표정이 얼어붙은 백채영을 신경조차 안 쓴 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옷차림을 정리하며 싸늘하게 말했다.“현무 이제 배부르니까 그만하자.”말을 마친 그는 긴 다리로 별장을 향해 걸어갔다.‘세 식구’라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기려고 부랴부랴 이곳까지 달려왔는데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버렸다.백채영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지만, 감히 이성준 앞에서 분노를 드러내지는 못했다.짜증이 난 백채영은 내키지 않은 듯 곧바로 이성준을 뒤따라갔다.“성준 씨, 현무 부상이 아직 완전히 나은 것도 아니고...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을까? 며칠만이라도 현무 옆에 있고 싶어.”행여나 이성준이 거절할까 봐 재빨리 말을 덧붙였다.“다른 여자한테 엄마라고 한 거 보면 현무도 내가 많이 보고 싶은가 봐.”결혼식 이후로 이성준은 자신이 백채영에 대한 마음이 조금도 없다는 걸 깨달았고 그녀의 탐욕과 사악함으로 인해 이성준의 인내심과 그녀에게 남아있던 일말의 감정마저 모조리 사라져 버렸다.결혼식을 취소한 이성준은 백채영에게 분명히 말했다.이성준은 아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면서 그녀에게도 경제적인 보상을 주기로 약속했고 그 약속 덕분에 백씨 일가는 대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게 되었다.그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던 백채영은 경제적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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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순식간에 식욕이 없어진 백아영은 그대로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하지만 그건 현재의 스타일과 맞지 않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다가가 비웃으며 말했다.“남자가 야근하면서까지 잠자리를 피하는 건 채영 씨한테 문제 있는 거 아닌가요?”연기를 하고 있었던 건 맞지만, 아픈 구석을 찌른 그녀의 말에 백채영은 표정이 변하더니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뭐라고요?!”백아영은 그녀를 무시한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멀어지는 백아영의 뒷모습에는 그녀에 대한 경멸과 조롱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성준에게 쫓겨난 건 둘째치고 수감자마저 자신을 무시하는 모습에 화를 참을 수 없어 욕설을 퍼부었다.“당신이 뭔데 함부로 말해요? 수감자인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그리고 당신같이 사악하고 더러운 인간은 성준 씨 침대에 발가벗고 누워도 눈길 한번 받지 못하고 쫓겨날 거예요.”그녀의 말에 백아영은 순간 움찔했다. 백채영 외에 다른 여자한테는 손조차 대지않으니 이성준은 정말 좋은 남자다.백아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입술을 깨물더니 더 이상 악을 쓰는 백채영을 거들떠보지 않고 계속 걸어갔다.펀치를 날렸지만 솜을 내려친 듯한 허탈한 느낌에 화가 풀리지 않았던 백채영은 답답한 마음을 안고 몸을 돌려 이현무의 방으로 향했다.몸이 회복되지 않은 채 낮에 신나게 놀았더니 엄청난 체력 소모에 피곤이 밀려온 이현무는 깊고 달콤한 잠을 자고 있었다.편안하게 잠이든 이현무의 얼굴을 바라본 그녀의 눈에는 사악함이 가득했고 곧바로 다가가 툭툭 치며 잠자고 있던 아이를 깨웠다.깜짝 놀라 잠에서 깬 이현무는 백채영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무서운 듯 침대에 웅크린 채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예전에도 여러 번 한밤중에 깨운 적이 있었다. 백채영은 기분이 안 좋을 때마다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그를 괴롭혔다.“일어나. 나가자.”백채영의 명령에 이현무의 두 눈은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 반항한 적도 있었지만 더 큰 벌이 내려졌고 잊을 수 없던 그날의 아픈 기억에 이제는 감히 반항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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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백채영은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너 연날리기 좋아하잖아. 가서 직접 만들어.”낮에 이성준이 아이와 함께 연을 날렸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현무와 함께 있으면 이성준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내일도 연을 날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현무가 즐거워하는 걸 지켜볼 수 없었던 백채영은 스스로 연을 만들게 시켰다. 그것도 밤새 내내!앞으로 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두렵게 그에게 트라우마를 주고 싶었다.이현무는 테이블에 놓인 도구들을 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저 할 줄 몰라요...”“모르면 배워. 할 수 있을 때까지 배우란 말이야. 오늘 밤에 다섯 개 만들지 못하면...”백채영은 핸드백에서 가느다란 바늘을 꺼내더니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오십번 찌를 거야!”가느다란 바늘을 보자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이현무는 두려움에 몸을 벌벌 떨었다.“안 돼요, 찌르지 마요. 지금... 바로 만들게요.”겁에 질린 이현무의 모습을 보고 비로소 기분이 상쾌해진 백채영은 바늘을 테이블 위에 놓은 채 여유롭게 자리에 앉았고 경멸하듯 중얼거렸다.“이것도 못 해, 저것도 못 해.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이렇게 멍청하니까 네 아빠가 널 안 좋아하는 거야. 너 때문에 아빠가 매일 집에 안 들어오잖아. 너 같은 애는 살아서 뭐 하니? 네가 직접 말해봐. 차라리 그냥 죽어.”이현무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그저 옆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가 말을 알아들을 때부터 백채영은 줄곧 이런 말만 했다.자신이 말 안 듣는 나쁜 아이라서 아빠가 싫어한다며 자책하면서 자라왔고, 그래서 가끔 이성준을 만나면 주눅이 들어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그런데...”이현무는 손을 잡아당기며 백채영의 말에 반박했다.“아빠가 오늘 저랑 놀아줬어요. 절 좋아하는 것 같아요...”“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채영은 혐오감이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아빠는 심심해서 너랑 연을 날린 것뿐이야. 정말 널 좋아하는 줄 알아? 멍청하게 줄 놓아버려서 널 더 싫어할 수도 있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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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그러나 그 생각은 잠시뿐이었다.백채영이 친모가 아니었다면 이씨 가문에 발조차 붙일 수 없다는 생각에 쓴웃음을 지었다.아이를 어떻게 다루던 그건 엄마의 자유였고 아무리 마음이 불편해도 간섭할 자격은 없었다. 결국 그녀는 남일 뿐이다.쓸데없이 참견했다가 백채영이 화가 나 이현무에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다.그녀는 답답한 듯 주먹을 불끈 쥐며 울분을 참았고 그렇게 일분일초가 흘러 어느덧 한 시간이 지났다.이현무는 마침내 연 하나를 만들었고 보물을 바치 듯 다급하게 백채영의 앞으로 가져갔다.“엄마, 연 만들었어요.”백채영은 연을 힐끗 쳐다보더니 바닥에 던진 후 하이힐로 밟으며 부숴버렸다.“왜 이렇게 못생긴 걸 만들었어. 꼴 보기 싫은 게 너처럼 못생겼네! 다시 해!”욕을 퍼붓는 그녀의 모습에 백아영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다시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이현무가 만든 연이 완벽하게 예쁜 건 아니었지만 세 살짜리 꼬마가 처음 만든 것치고는 너무 훌륭했고 칭찬받아 마땅한 수준이었다.백채영은 아이의 자존감을 무자비하게 짓밟았고 그 성과를 처참하게 무너뜨렸다.아무리 요구가 높더라도 아이를 이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백아영은 화가 난 채로 꽃방 입구를 향해 걸어갔고 마침 핸드폰이 울린 백채영은 전화를 받으며 급히 떠났다.그렇게 둘은 엇갈렸다.백아영이 꽃방으로 들어갔을 때 안에는 이현무밖에 없었다.“스파이 누나?”백아영을 발견한 그는 깜짝 놀라더니 재빨리 자신이 만들고 있던 연을 숨겼다.백채영은 자신이 시킨 일을 절대 다른 사람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고 말하는 순간 더 심한 벌을 내릴 거라며 위협했다.겁에 질린 이현무의 모습을 바라보며 백아영은 가슴이 아팠다.“현무야, 연 그만 만들고 누나랑 같이 자러 가자.”졸려서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로 억지로 버티고 있던 이현무는 고개를 저었다.“아직 못 만들었으니까 자면 안 돼요. 엄마가 혼낼 거예요.”“누나가 있는 한, 엄마는 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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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싸늘한 모습은 그녀가 기억하던 이성준의 모습이었다.백아영은 짜증을 내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이성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현무와 관련된 일이야.”방안은 한동안 정적이 흘렀고 이성준이 들여보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던 그때 갑자기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렸다.이성준은 검은색의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고 넓은 어깨에 잘록한 허리까지 더해지자 옷태가 살았다. V넥 밑으로 은은하게 드러난 복근은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백아영은 저도 모르게 몸이 불타올랐고 4년이 지난 지금도 이성준은 여전히 멋있었다.그러나 방금 마주쳤던 백채영의 모습과 목에 난 붉은 자국이 떠오른 그녀는 마치 찬물을 끼얹은 듯 순식간에 차분해졌고 나아가 메스꺼움을 느꼈다.‘이 옷을 입고 백채영과 함께 침대를 굴렀다니...’“그쪽은 자기 기분만 신경 쓰고 아들한테는 전혀 관심이 없나 봐?”의미심장한 말을 이해할 수 없었던 이성준은 마지막 말을 되물었다.“현무가 왜?”“현무가 백채영한테 학대당하고 있는데 전혀 신경을 안 쓰네?”이성준은 의심의 눈초리로 백아영을 바라봤고 그녀도 이성준이 단번에 믿으리라고는 기대도 안 했다.“백채영이 현무를 잠도 못 자게 만들고 꽃방으로 데려가 연 다섯 개 만들도록 강요했어.”백아영은 자신이 꽃방에서 목격한 모든 것들을 이성준에게 말했다.“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현무를 학대하고 있었던 건 확실해.”이성준은 백아영을 훑어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이간질하는 게 당신이 준비한 새로운 수법인가?”이성준의 반응에 깜짝 놀란 백아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봤다.“날 못 믿는 거야?”백아영을 못 믿는 건지 백채영을 너무 믿고 있는 건지 조금의 의심도 없었다.이성준의 말투는 한없이 차가웠다.“현무가 낮에 엄마라고 불렀다고 사모님 자리가 탐나나 봐? 백채영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대신하고 싶은 거야? 제갈미연, 이런 방법은 수준이 너무 떨어지네!”눈앞에 있는 이 여자를 믿지 못하는 게 분명했다.솔직히 제갈 일가의 사람인 데다 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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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한번 알아볼게. 수작을 부린 거라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성준은 무덤덤하게 문을 닫았다. 이성준이 철저하게 조사한다면 이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는 생각에 백아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가 정말 좋은 아빠라면 이현무가 괴롭힘을 당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다.옷을 갈아입은 이성준은 곧바로 꽃방으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테이블 위에는 연 만드는 물건들이 놓여 있었고 바닥에는 백아영의 말처럼 짓밟힌 연이 떨어져 있었다.그의 눈에는 싸늘한 눈빛이 스쳐 지나갔고 뒤따라오던 위정도 깜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제갈미연 씨가 말했던 게 사실이었네요. 설마 채영 씨가 현무를...”위정은 차마 말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모든 일은 뜻밖이었고 엄마인 백채영이 이현무에게 이런 짓을 할 줄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사장님, 백채영 씨 모셔 올까요?”이성준은 무거운 눈빛으로 바닥에 놓인 연을 바라봤고 분노가 가득한 채로 입술을 깨물더니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허리 굽혀 바닥에 떨어진 연을 주었고 말투는 한없이 싸늘했다.“이건 현무가 만든 게 아니야. 현무가 아무리 똑똑한 아이라고 해도 결국 세 살짜리 꼬마에 불과하고 그런 정확도와 힘으로 만든 연은 한눈에 봐도 티가 나. 그런데 이건 짓밟혔는데도 매우 섬세하게 만들어졌다는 걸 알 수 있어.”위정 역시 그와 같은 문제를 발견하고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어떻게 된 일인 거죠?”“CCTV 돌려봐.”위정은 재빨리 태블릿을 꺼내 꽃방의 CCTV를 돌려봤다.이곳에 가장 많이 드나드는 사람은 도우미들이었기에 CCTV는 크게 관리되지 않았고 오랫동안 수리하지 않아 꽃방 안의 CCTV는 이미 모두 고장 나서 밖에 있던 한 대만 정상 작동이 가능했다.그곳에는 오늘 밤에 일어난 모든 일들이 기록되어 있었고 백아영이 말한 것과는 달랐다. CCTV에는 백채영이 혼자 꽃방에 들어갔고 그녀가 떠나고 나서야 백아영이 꽃방으로 들어간 모습이 찍혔다...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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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이씨 아줌마의 편집까지 더해지니 완벽하게 백아영에게 누명을 씌울 수 있었다.‘성준 씨는 거짓말하는 걸 제일 싫어하는데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다시는 현무 이용해서 성준 씨한테 잘 보일 생각하지 마!’이씨 아줌마가 입을 열었다.“사모님, 이번 일은 무사히 넘겼지만 성준 도련님은 현명한 사람이라서 의심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기 어려워요. 당분간은 조심하는 게 좋겠습니다.”“알아요.”이번 일은 이성준 주위에서 이현무를 괴롭히면 안 된다는 걸 상기시켰다.“내일부터는 그 녀석한테 잘해야겠어요.”…다음날 아침, 잠을 자고 있던 이현무를 백채영이 또다시 깨웠다.침대 옆에 있는 사람이 백채영인 걸 본 이현무는 깜짝 놀라 온몸을 떨었고 얼굴빛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어젯밤 연 다섯 개 못 만들어서 날 혼내러 온 건가?’무서워서 겁에 질린 이현무의 모습은 늘 백채영에게 통쾌함을 가져다주었고 계속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당장이라도 바늘로 그를 수십번 찌르고 싶었다.하지만 이제는 참아야만 한다.백채영은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현무야, 왜 이렇게 무서워하는 거야. 네가 그러면 엄마가 기분이 안 좋잖니.”기분이 안 좋다는 백채영의 말에 더욱 겁에 질려 몸을 떨었다. 다른 아이라면 대성통곡하며 울었을 텐데 이현무는 그럴 수조차도 없었다.“엄마랑 게임 하나 할까?”백채영은 가방에서 바늘을 꺼내 이현무의 앞에서 흔들었고 두려움에 몸을 벌벌 떠는 모습을 보고서야 말을 이었다.“이제부터 아빠 앞에서 내 말 잘 듣고 날 안아주면서 이쁜 말 하면 안 찌를 거야. 어때?”바늘이 살을 찔렀을 때의 고통은 이현무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었고 백채영의 말에 거역할 수 없었던 이현무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백채영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바늘을 거뒀다.“준비하고 나와. 아빠랑 같이 아침 먹자.”평소라면 거절했을 텐데 현무 앞에서 좋은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가끔 함께 아침을 먹었고 이건 백채영한테 절호의 기회였다.백아영은 4년 동안 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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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이성준의 시선은 싸늘했고 마치 수천 개의 날카로운 가시가 날아와 그녀의 몸을 찌르는 것 같았다.백아영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을 떨었고 그제야 자신이 방금 어떤 행동을 했는지 깨달았다.겁에 질려 무의식으로 도망치고 싶었지만 지금 도망치는 순간 오만방자한 제갈미연의 캐릭터가 무너진다는 생각에 마지못해 자리에 서서 입을 열었다.“그쪽은 현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눈이 멀었네. 당신도 그저 백채영과 같은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네!”말을 하면 할수록 분노가 치밀어오른 백아영은 두려운 것도 잊은 채 이성준을 노려봤다.당당한 그녀의 모습에 이성준은 자신이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순간 그런 생각이 우습게 느껴졌다.이성준은 눈앞에 있는 여자한테 철저하게 속았다. 본성은 착한 사람이고 이현무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진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게 연기에 불과했다!“제갈미연, 당신이 지금 어떤 신분인지 잊은 것 같네.”자리에서 일어선 이성준은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며 백아영을 향해 걸어갔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움켜쥐며 경고했다.“수감자인 주제에 남의 가정사에 참견하지 마. 다음에 또 이러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그는 혐오감에 손을 내던졌다.백아영은 저도 모르게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고 턱에서 느껴지는 따끔함보다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허탈함이 더 고통스러웠다.그녀가 아무리 이현무를 아끼고, 아무리 많은 증거를 내밀어도 이성준한테는 그저 잔머리 굴리면서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남이었다.그들이야말로 절대 갈라질 수 없는 진정한 가족이었다.“이 사람 끌어내요. 다시는 현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세요.”이성준은 하얀 손수건으로 방금 백아영에 닿았던 손을 닦으며 싸늘하게 명령했다.도우미 몇 명이 백아영을 끌었고 저항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던 그녀는 그저 시야에서 멀어져가는 이성준을 바라보며 마치 둘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다....그렇게 2, 3일 동안은 이현무에게 침을 놓을 때를 제외하고 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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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말 잘 들으면 스파이 누나 만날 수 있겠지?’창밖에서 대화를 엿듣고 있던 백아영은 의아했고 왠지 모르게 가슴이 미어졌다.그제야 며칠 동안의 ‘화목함’은 그저 백채영이 이성준에게 보여주기 위해 준비했던 게임에 불과했다는 걸 알아챘다.자식을 아끼기는커녕 여전히 이현무를 괴롭히고 있었다.기대에 가득 찬 얼굴로 방안에 갇혀있는 순진한 아이를 바라보던 백아영은 가슴이 아파졌고 더 이상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만약 그녀가 여기에 없었다면 이현무는 계속하여 백채영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것이다.떠나기 전 반드시 백채영의 정체를 폭로하리라고 마음을 다잡았다!같은 시각 제갈 일가의 기지, CCTV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리사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곧바로 백채영에게 이 소식을 알리려고 핸드폰을 들었다.그런데 전화를 걸자마자 누군가가 핸드폰을 빼앗았다.제갈연준은 핸드폰에 찍힌 번호를 보며 눈빛이 음산하게 변하더니 입가에는 싸늘한 웃음을 띠었다.“리사야, 간이 크네. 감히 나 몰래 수작까지 부리고?”백채영에게 정보를 전달해 주는 건 제갈연준 몰래 했던 일이었기에 순식간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리사는 서둘러 변명했다.“도련님,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런 일을 하겠어요. 전 그저 백아영에게 속임수를 쓸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 이성준과의 관계가 좋아진다면 우리한테도 불리하잖아요.”“누가 그래? 불리하다고?”제갈연준은 연결된 전화를 끊고 싸늘한 눈빛으로 리사를 노려봤다.“리사야, 네가 모든 일을 망칠 뻔했어.”그의 말에 충격을 받은 리사는 믿기지 않는 듯 다시 물었다.“도련님, 설마 다른 계획이라도 있으신 거예요?”제갈연준은 핸드폰을 쓰레기통에 버리며 답했다.“네가 직접 벌 받아.”리사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을 떨었다.제갈 일가의 처벌은 매우 잔인하다고 소문이 났다. 제갈연준의 곁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했음에도 불구하고 말만 들어도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지만 다행히 아직 처벌받은 적은 없었다.하지만 지금은...겁이 났지만 감히 용서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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