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싶지 않았다.“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며칠 뒤에 밝혀질 거야. 어차피 당신한테 붙잡힌 이상 만약 며칠 뒤에도 백아영을 못 찾으면 그때 다시 죄를 물어도 늦지 않았잖아?”백아영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제갈연준이 절대로 그녀가 이성준 곁에 머물도록 놔둘 리가 없으니 무조건 사람을 보내 그녀를 데려갈 거로 확신했다.며칠 뒤면 이성준이 제갈연준을 붙잡든지 제갈연준이 그녀를 구출하든지 할 테지만, 어쨌거나 일단은 심문을 피할 수 있었다.이성준은 싸늘한 시선으로 그녀를 훑어보더니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는데, 그녀의 말을 믿었는지 알 수 없었다.곧이어 이성준이 방에서 나갔다.홀로 남은 백아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지친 몸을 이끈 채 침대에 누웠다.마음을 졸인 하루가 드디어 지났고, 이현무가 제때 치료를 받아서 천만다행이었다....한밤중, 이현무가 갑자기 두 눈을 번쩍 떴다.아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듯 얼굴이 창백했지만, 눈빛만큼은 생기가 넘쳤다. 곁에서 잠든 오미란을 확인하자 살며시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왔다.비록 할머니가 스파이 누나랑 가까이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는 백아영이 보고 싶었다.방에서 나온 이현무는 이미 알아본 대로 백아영이 갇힌 방으로 걸어가 미리 준비한 키로 방문을 열었다.30분 뒤, 비몽사몽 잠에서 깬 오미란은 잠결에 이현무에게 이불을 덮어주려고 하다가 손을 뻗는 순간 침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현무야?!”그녀는 아연실색하며 순식간에 잠에서 깼다. 이내 벌떡 일어나 이현무를 찾았지만, 방안을 샅샅이 뒤져도 코빼기가 보이지 않았다.“성준아, 현무가 사라졌어!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여.”“밖에 경호원이 지키고 있으니 나가지는 않았을 거예요. 우선 CCTV부터 확인해보죠.”이성준은 침착함을 유지한 채 오미란을 데리고 CCTV를 확인하러 갔다.이내 복도 CCTV에서 스스로 문을 열고 백아영이 갇힌 방을 향해 걸어가는 이현무의 모습이 나타났다.“현무가 왜
최신 업데이트 : 2023-09-2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