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두 무리의 사람들은 싸움이 붙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된 채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그들을 신경조차 쓰지 않은 이성준은 고개를 들어 산 중턱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분명 백아영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하지만 나무가 너무 많은 탓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요란한 싸움 소리 사이로 환청이 들렸다고 생각했다.“위정, 사람 데리고 나 따라와.”말을 마친 그는 앞장서서 산 중턱을 향해 걸어갔다.울창한 숲에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이성준의 모습에 그녀는 다시 희망을 품은 채, 아랑곳하지 않고 전력 질주했다.그녀가 제갈연준에게 잡히지 않고 빨리 달려서 이성준과 만나게 된다면 모든 게 괜찮아진다...“아영 씨, 숨바꼭질은 이제 끝났어요.”제갈연준은 여전히 큰 나무에 우아하게 기댄 채 입을 열었고 마치 말 안 듣는 애완동물을 보는 것처럼 백아영을 바라봤다.그가 말을 마치자, 여덟 명의 건장한 남자가 앞쪽 산길로 달려 나와 백아영의 앞을 막았다.1대8, 독 안의 든 쥐가 분명했다.제갈연준은 그제야 느릿느릿 여유롭게 걸어왔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백아영의 턱을 잡았다.“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요, 어떻게 하면 당신을 길들일 수 있을까요?”제갈연준의 손에 잡힐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 백아영은 온 힘을 다해 몸부림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이성준! 나 여기 있어. 여기... 웁!”그는 단번에 백아영의 입을 막아버렸다.그 시각 이성준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깊은 눈으로 산을 올려다보았다.“사장님, 왜 그러십니까?”위정이 의아해서 묻자, 이성준은 숨길 수 없는 절박함으로 입을 열었다.“방금 백아영 목소리 들리지 않았어?”위정은 근처에서 싸우는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아니요.”“내가 들었어. 분명히 산에 있을 거야.”이성준의 말투는 단호했고 그는 속도 높여 산을 향해 달렸다.위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근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고, 백아영이 걱정된 나머지 환청까지 듣는 그의 모습이 안타까웠다.“사
Last Updated : 2023-09-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