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81 - 챕터 1290

1347 챕터

제1281화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익숙한 모습은 전서안이었다.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서안의 얼굴이 창백했다. 잠든 그 모습이 너무 평온하고 얌전해 마음이 이상했다.팔다리는 침대 네 쪽에 비단으로 꽁꽁 묶여있었다.강연은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이건 서안이 스스로 요구한 것이라는 걸 강연은 알고 있었다. 서안은 행여나 자신이 조종당해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을 방지하고 싶었을 것이다.늘 오만하고 천하 무인이던 서안이 범죄자처럼 이곳에 손발이 묶여 자유를 잃게 된다니.이런 상황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예상이 되지 않았다.강연은 전정해가 점점 더 원망스러웠다.자신의 집념에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아파하는가?서안의 부모님을 죽이고, 서안의 어린 시절을 망쳐버리고, 서훈이 홀로 모든 짐을 짊어지게 했다.이런 화를 부른 전정해는 반드시 가장 가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강연은 창가에 앉아 젖은 물수건으로 천천히 서안의 얼굴을 닦았다.늘 깔끔하던 서안이 이런 환경에서 이렇게 지낸다는 건 지옥과 다름없을 것이다.서안이 무슨 마음가짐으로 버텼을지를 생각하면 강연은 눈물이 흘렀다. 서안의 손목을 조심스레 닦는데 누군가 강연의 손목을 잡았다.“서안 오빠?”잠에서 깬 남자는 강연을 확인하고 잠시 당황해하다 눈시울을 붉혔다.“깼어요?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요?”서안은 강연의 얼굴을 바라만 보아도 만족한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다 고개를 저었다.“난 괜찮으니까 울지마.”서안의 목소리는 잠긴 듯 갈라졌다.강연은 빠르게 옆 텀블러의 따뜻한 물을 따라 서안이 물을 넘길 수 있도록 도왔다.야윈 서안의 얼굴을 보며 강연은 할 말이 많았지만, 한마디도 쉽게 꺼내지 못했다.그러나 서안은 이런 강연을 보며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뭘 웃어요?”강연은 어이없어 되물었다.“이 방에 아기 고양이가 몰래 들어온 것 같아서.”“...”강연은 서안을 살짝 노려보며 말했다.“지금 이 몰골을 하고도 웃음이 나와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릴 걱정하고 있는지 알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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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2화

“그렇다면 서안 도련님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제 동생을 이만 불러내야겠네요.”“그만하시지요.”티격태격하던 서훈과 제훈이 어느새 싸움으로 번지려던 참이었다.옆을 지키던 전씨 가문 부하들은 감히 말리지도 못하고 난처해했다.각자의 위치에서 크게 한몫하는 남정네들이 유치하게 다투는 모습이 참 볼품없었다.점점 싸움이 커지려는데 지하실 문이 안에서 벌컥 열리고 강연이 걸어 나왔다.“셋째 오빠, 서안 오빠가 들어오래요!”강연은 천천히 눈앞의 두 사람의 상태를 살피며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지금... 두 사람 뭐 하는 거예요?”제훈이 바로 몸을 바로 세우고 허리를 꼿꼿이 폈다.주먹 쥔 손으로 입을 가리고 마른기침을 연신 해대던 제훈이 말했다.“서안 씨가 잠에서 깬 거야? 나를 찾는다고?”마찬가지로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은 서훈이 물었다.“강연 씨, 서안이가 저를 찾는 게 아니라요?”‘내가 친형인데?’“큼큼... 제훈 오빠를 찾는 게 맞아요.”서훈의 얼굴이 확연하게 굳어졌다.제훈은 더 당당하고 오만하게 고개를 쳐들었다.“강연아, 넌 밖에 있어. 내가 안으로 들어가 볼게.”그리고 제훈은 뒷짐을 척지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이 마치 싸움에서 이긴 어린아이 같았다.강연은 이런 제훈을 부러워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서훈을 보며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제훈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그렇게 문은 다시 닫혔다.서훈의 얼굴은 정말 볼품없이 구겨졌다.부하들은 아예 몸을 돌렸고 감히 그곳을 바라보지 못했다. 이어 서훈은 벽을 향해 주먹을 세게 내리쳤다.“젠장.”부하들은 몰래 몸을 부르르 떨었다.‘우리가 대표님의 이런 모습을 봤다고 우릴 혼내지는 않겠지?’하지만 빠르게 이성을 되찾은 서훈은 주먹을 빠르게 내리고 다시 오만한 자태로 돌아왔다. 어느새 대가문 가주의 모습으로 회복한 듯싶었다.아까 욕을 뱉은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는 듯 모른 척 행동했다.그리고 다시 지하실 안에서.침대에 사지가 묶인 서안은 여전히 평온한 모습이었고 제훈은 눈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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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제훈의 눈빛은 차갑고 위험했지만, 서안은 여전히 침착하고 덤덤했다.서안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죄송합니다. 강씨 가문의 비밀을 염탐할 의도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강연이 어린 시절 가문 밖에서 지낸 사유를 찾다 보니 무심코 알게 되었습니다.”“전정해가 제 몸에 칩을 심었다는 걸 알아차리고 바로 사모님의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니 저희 두 가문은 모두 피해자이지요. 저뿐만 아니라, 강연이 어머님, 그리고 앞으로 또다시 이러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린 손잡고 뿌리째로 뽑아내야만 합니다.”제훈은 한참을 서안을 노려보다가 천천히 경계를 풀었다.“조사를 한지는 꽤 된 것 같은데 새롭게 얻은 단서는 있는가?”“네!”서안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전정해가 제 몸을 조종하려 시도할 때 배후 사람들과 연락하던 단서를 찾아냈습니다.”“그런 단서들을 찾아냈다면 스스로 조사를 할 것이지, 아니 전 대표한테 부탁해도 될 텐데 왜 굳이 강씨 가문과 손을 잡으려고 하는가?”제훈이 다시 차갑게 말을 뱉었다.“의도가 뭔가?”제훈이 이토록 경계 태세인 건 대가문의 비밀은 절대 밖으로 새어 나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다른 외부인이 알게 된 지금 서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의심을 거두지 못한 제훈을 보며 서안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이 정보는 이틀 전에 알아낸 겁니다. 제훈 도련님은 알고 계시겠지만 상대는 제가 뭘 찾아냈는지 곧 눈치채게 됩니다. 조사를 마치고 형에게 말하기도 전에 잠에 들어버렸죠.”“지금 강연과 도련님을 만난 이 시간은 제가 하루 중 얼마되지 않은 맨정신인 순간입니다.”그 말에 제훈의 얼굴이 조금 풀어졌고 마음이 동요한 게 느껴졌다.제훈은 늘 서안을 강력한 라이벌로 생각했었다. 강하고 교활한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서안 역시 칩의 피해자였다. 칩의 피해자는 자신을 제대로 조종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했다.의지가 강했던 어머니가 조종당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을 감으면 선했다. 그렇게 강하던 아버지도 속수무책이었다.그러니 고작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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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망했다, 망했어. 설마 제훈 오빠 단단히 화가 난 거야?’강연이 고개를 돌리자 잔망스러운 서안과 마주쳤다. 서안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나 잘했어?”강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제훈 오빠가 서안 오빠를 미워할 거예요.”불필요한 동정은 오히려 화를 부른다.‘내가 왜 서안 오빠가 참 바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지?’두 사람은 그 후에도 한참 동안 얘기를 주고받았으나 갑자기 서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자기야, 이만 나가줄래? 너무 피곤해서 좀 쉬어야겠어.”“피곤해요? 어디 아픈 데는 없고요?”강연이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괜찮아.”서안이 고개를 저으며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자기야, 이만 나가줘. 우리 형이랑 제훈 도련님이 아직도 싸우는지도 확인해 봐. 우리 형 다치지는 않았겠지?”“알겠어요.”강연이 서안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어디 불편한 데 있으면 바로 날 불러요. 옆에 있어 줄게요.”“그래, 알겠어.”강연이 방을 나서는 순간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으나 문이 닫히는 순간 표정을 굳혔다.다른 사람이 의식하기도 전에 강연은 다시 몸을 돌려 철문에 몸을 붙였다. 강연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늘 웃는 얼굴의 서안이었지만 단 한 순간 긴장을 풀지 않는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서안의 팔다리를 잡고 있던 비단이 어느새 팽팽해졌다.서안은 온 힘을 다해 참고 있었다.두꺼운 철문 뒤로 강연도 서안의 헐떡이는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강연은 조급해졌다. 그래서 전씨 가문 경호원들을 향해 빠르게 말했다.“전 대표님은요? 빨리 전 대표님과 제훈 오빠를 불러오세요!”경호원도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채고 빠르게 움직였다.다른 경호원이 옆의 철문을 확인하고 얼굴을 굳혔다.“강연 씨, 전정해가 깨어났습니다.”강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역시 이럴 줄 알았어!’‘전정해! 이 개 같은 자식!’강연이 얼굴을 굳히고 전정해의 철문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문 열어요.”“하지만...”경호원이 머뭇거리자, 강연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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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5화

“아이야, 난 네가 이곳에 올 줄 알았단다.”전정해는 강연을 보며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온몸의 상처가 당겨진 건지 더 기괴해진 얼굴의 전정해가 고통에 몸부림쳤다.소름 돋는 움직임 소리가 텅 빈 지하실에 울렸다.강연은 차갑게 전정해를 바라보다 물었다.“다 웃었어요?”“그럴 리가! 난 끝까지 웃을 거야!”전정해는 음습한 눈빛으로 강연을 주시했다.“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마음 아파 날 찾아온 거지? 그런데 어쩌나? 그 아이의 목숨은 나한테 달렸고 내가 죽으라고 하면 바로 죽어버릴 수도 있지. 그러니 나한테 비는 게 좋을 거야. 기분 좋아지면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죽여버릴지도 모르지.”그 말을 듣고 있는 강연은 옷소매 속에서 주먹을 꽉 쥐었다.강연은 애써 평정심을 유지했다. 지금 전정해는 감금되었고 자신을 절대 다치게 할 수 없었다.길게 숨을 들이켠 강연이 코웃음 쳤다.“지금 배후의 사람을 너무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게 아닌가요? 아직도 칩을 뺄 방법이 있다는 걸 모르나 보군요.”“그럴 리가? 날 속일 생각 마!”“왜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나요? 제 어머니도 칩의 조종을 받았으나 얼마 뒤 칩을 빼내는 데 성공했고 지금도 아주 건강하게 아버지랑 여행을 다니고 계세요.”강연이 무표정으로 말하다가 전정해를 동정한다는 말투로 말했다.“내가 여기까지 찾아와 당신한테 구걸한다고 생각했나 보네요. 정말 딱하기도 해라. 난 진실을 말해주러 온 것뿐인데.”“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거짓말인 게 분명해!”전정해가 기괴한 웃음소리를 터뜨렸다.“야 꼬마야, 네 연기가 완벽하다고 생각해? 어떻게 칩을 빼낼 수 있겠어, 말도 안 되지. 제 어미를 저주하다니 전서안 그 녀석한테 참 지독하게 빠졌나 보구나. 날 풀어준다면 그 사랑에 감동한 내가 너희를 응원해 줄게. 어때?”“우리는 당신의 응원 따위 필요 없어요. 아직도 내 말을 믿지 못한다니 정말 불쌍한 사람이군요.”강연이 차갑게 조소했다.“불쌍한 사람. 하지만 절대 용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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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6화

강연은 바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서안이 혀를 깨물 수 있다는 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마음속으로 후회가 밀려왔다. 자기 행동에 서안이 잘못되기라도 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제야 무서워졌다.빠르게 수건을 건네받은 서훈이 강제로 서안의 입을 벌렸다. 벌써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서안아, 수건을 물어!”서훈이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서안은 여전히 발버둥만 칠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서안 오빠! 서안 오빠!”강연이 급한 마음에 서안의 두 뺨을 내리쳐 정신을 차리도록 했다.“서안 오빠 말 들어요. 무서워하지 말고 수건을 물어요! 금방 지나갈 거예요.”강연의 말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이성을 잃은 상황에서도 서안이 조금 입을 벌리는 게 보였다.서훈이 빠르게 수건을 입안으로 넣었다.강연이 안도하며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제훈은 이 광경에 마음이 복잡했다.조종당한 사람에게는 조금의 이성이라도 존재할 수 없었다.‘그러니 당시의 어머니가 칼을 들고 세윤의 침대 앞에 서 있었겠지.’하지만 현재 서안은 강연의 말을 듣고 있었다.서안이 송이를 향한 마음이 얼마나 큰지 감히 쉽게 상상할 수 없었다.제훈은 몰래 방을 나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아버지, 아버지의 도움이 필요해요.”그리고 지구 반대편에서 아들의 전화를 받은 강현석이 의아하다는 듯 눈썹을 찡그렸다. 이에 도예나도 그쪽으로 주의를 돌렸다.“무슨 일이에요?”예나가 조심스레 물었다.“제훈이 도움을 요청하고 있어.”현석이 낮은 소리로 예나의 물음에 답했다.예나는 더 깜짝 놀랐다.어릴 때부터 진중하고 성숙했던 제훈은 단 한 번도 부모님에게 도움을 구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제훈이 스스로 전화를 걸어오다니.태양이 서쪽에서 뜬 건가?현석이 스피커로 전환했다.제훈의 말을 듣던 두 사람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통화 종료 후 예나가 현석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말했다.“여보, 우리 한국으로 돌아가요. 이 일은 우리가 나서야 할 것 같아요.”현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예나를 품에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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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7화

전정해가 혼수상태에 빠져야만 서안도 당분간 편안해질 수 있었다.“전정해를 따라 잠에 들게 하면 안 돼요.”제훈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서안이 맨정신으로 멀쩡하게 전정해를 만나게 해야 해요.”전정해에게 칩은 사실 거짓이라는 걸 믿게 해야만 심리적 방어선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배후를 파헤칠 수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서안은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견뎌야 할지 모른다.그 말에 서훈과 강연 모두 침묵했다.침대에 몸이 묶이기 전부터 서안은 이미 많이 피폐해졌다. 그런데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전정해의 앞에 나타날 수 있겠는가?이건 불가능했다.“천천히 해요. 일단은 두고 보도록 하죠.”서훈은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서안은 두 날 동안 너무 힘들어했어요. 그런데 서안을 또 몰아세울 수는 없어요.”그리고 몰아세운다고 가능한 일도 아니었다.조종을 받는 사람은 이성을 유지하기도 어려웠는데 연기를 하는 건 더 불가능했다.“서안의 컴퓨터는 어디 있나요?”제훈이 물었다.“단서를 찾았다고 했는데 아직 전 대표에게 말하지 못했다고 했어요.”그 말에 잠시 고민하던 서훈이 말했다.“무슨 자료인지 알 것 같아요. 서안이 저한테 보냈었는데 설명하기도 전에 쓰러져버렸거든요. 하지만 자료에 걸린 비밀번호를 아직 풀지 못한 상태입니다. 유명한 해커에게 의뢰했지만, 아직 풀지 못했어요.”“내가 해볼게요.”제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난 할 수 있어요.”서훈은 그제야 제훈의 직업을 떠올리고 눈을 반짝였다.“그래요! 왜 이 사실을 잊어버렸지! 기다리세요. 바로 가져다드릴게요.”“나랑 같이 가요.”제훈이 강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송이야... 넌 여기에서 서안의 옆을 지켜. 방금까지 많은 고생을 했으니 잠시 쉴 수 있게 해.”오빠의 응원과 이해의 눈빛을 읽은 강연의 눈가가 촉촉해졌다.“제훈 오빠 고마워요.”제훈이 고개를 끄덕이고 별말 없이 서훈과 방을 나섰다.방을 나선 서훈이 바로 제훈을 향해 비꼬듯 말했다.“인간 세상의 고통을 전혀 이해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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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세상에 그걸 잊어버리고 있었다니...”잔뜩 당황한 강연을 보며 전서훈이 다급하게 물었다.“그게 누군데요? 대체 누가 또 강연 씨와 서안의 교제를 반대하나요? 저한테 말만 하세요. 제가 다 알아서 할게요.”“전 대표님, 그건 좀 힘들 것 같아요.”강연의 어깨가 축 처졌다.“그분은 제 아버지이거든요.”“아버지요?”이전 세대 비즈니스 전설 강현석?서훈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장모님과 장인어른의 허락은 서안이 회복한 후에 차차 고민해 봐야 했다.방금까지 기고만장하던 서훈이 얌전히 꼬리를 내렸다.얼마 뒤 제훈은 서안의 자료를 거의 대부분 얻어내는 데에 성공했다.위치는 아메리카의 어느 소도시였다.높은 이익을 얻기 위해 사람을 해치는 칩 전문 연구팀이 있는 것 같았다.도예나의 사건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완전히 소멸하지 않았고, 간신히 연명한 연구팀은 또 다른 재앙을 만들어갔다.전정해가 대체 어떻게 이 노선을 타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거액을 주고 칩을 산 건 틀림없었다.약품 제조사, 거래처 등 모든 사슬에 연결된 인원은 얼마든지 잡을 수 있었다.가장 큰 문제라면 전정해가 대체 어떻게 배후의 사람을 알게 되었느냐였다.그게 아니라면 누군가 전정해를 지시해 이러한 방법으로 전씨 가문을 상대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이 배후는 몸을 아주 꼭꼭 숨겨 단 하나의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서훈은 이 사람이 전씨 가문과 잘 알고 있는 사이라는 직감이 들었다.모든 준비를 마쳤으나 마지막 남은 의문만 해결되지 않았다.전씨 가문과 강씨 가문이 힘을 합쳐 진행하자 모든 게 수월했다. 정신을 차린 서안이 이 계획을 듣고 입을 열었다.“그럼 전정해를 계속 자극해야겠네요. 제가 자극해 볼게요.”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모두가 알아들었다.전정해의 앞에서 조종을 받지 않는 모습으로 그를 자극하는 일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이로써 전정해의 마지막 방어선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그 말에 서훈은 바로 반대표를 던졌다.“안돼! 절대 안 돼!”서훈은 방안을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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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제훈의 목소리에 모든 사람이 관심을 보였다.서훈이 가장 먼저 몸을 일으켜 물었다.“무슨 방법인데요?”강연도 다급한 모습이었다. 감정 변화가 드물던 서안 역시 간절한 눈치를 보냈다.“큰 형에게 전화가 왔어요.”제훈이 입을 열었다.“부모님이 그동안 칩에 대해 연구하고 계셨대요.”“그리고 그 연구는 초보적인 결과를 얻었고, 서안의 몸에 심어진 칩을 꺼낼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하셨대요.”그 말에 서훈의 얼굴이 감정에 북받쳐 빨갛게 물들었다.“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요? 다시 한번 말해보세요. 서안의 몸에 심어진 칩을 꺼낼 수 있을 것 같다고요?”“제훈 오빠 사실이에요?”강연도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두 사람에 비하면 서안은 덤덤한 얼굴이었지만 눈빛을 보면 촉촉이 젖어있는 게 보였다.침착한 서안이 두 사람을 위로하며 말했다.“셋째 도련님께서는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확신은 말고 시도를 해보는 게 좋겠어요.”그 말에 서훈과 강연은 조금 실망한 기색이었다.제훈은 이런 서안을 대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고개를 끄덕인 제훈이 말을 이었다.“서안의 말이 맞아요. 시도를 해볼 수는 있지만 너무 큰 기대를 품지 않는 게 좋아요. 뭐든지 차근차근히 해야 실패하지 않는 법이니까요. 너무 큰 기대를 품었다가 실패하면 또 좌절할 수도 있잖아요.”서훈도 빠르게 이성을 되찾았다. 전씨 가문의 가주다운 냉철함을 보였다.“이 프로젝트는 강현석 대표님과 사모님이 직접 연구했다는 말씀이죠? 하지만 아직 임상 실험을 해 본 적은 없고요. 서안이 첫 번째 상대라면 리스크가 있지는 않을까요?”“뭐든지 확실한 건 없어요. 아무도 이 실험이 완벽하다고 확신을 내릴 수는 없어요.”제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제 형의 말을 따르면 2년 전 성공 확률이 60%를 넘겼다고 했어요. 부모님이 귀국하시면 더 자세한 내용에 대해 알 수 있을 겁니다.”“네, 그러면 일단 저희 쪽에서도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두 분이 돌아오시면 제가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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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0화

“송이야 울지마. 아빠가 뭐든지 해결해 줄게. 우리 공주님은 고민 없이 행복하기만 해.”강현석은 강연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마음 아파했다.강연은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데 이만 뚝 그치자, 송이야.”도예나가 다정하게 강연을 토닥였다.“우리 송이 얼룩 고양이가 되어버렸네.”강연은 그제야 주위의 많은 시선을 느꼈다.얼굴을 붉힌 강연이 예나의 품에서 나오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옆으로는 말끔하게 정돈을 마친 서안이 다가와 예의 바르게 말했다.“안녕하세요. 강 대표님, 그리고 사모님!”부드럽던 강현석의 시선이 순식간에 날카로워졌다. 무게가 실린 목소리로 강현석이 물었다.“자네가 전서안인가?”서안은 강현석과 마주한 채로 올곧게 대답했다.“네, 그렇습니다. 강 대표님.”“저번에 우리 송이를 사건에 휘말리게 해 언어 장애까지 걸리게 한 건 사실인가?”강현석의 목소리는 무덤덤했지만, 무언의 압도감에 보는 이까지 마음 졸이게 했다.너무 날카롭게 핵심을 찌른 강현석에 서안도 피할 공간이 없었다.서안이 “네”, 혹은 “아니요”라고 답을 한다고 해도 정답이 없었다.현장 사람들이 서안을 보며 마음을 졸였다.안택은 서안을 향해 동정의 눈빛을 보냈다. 둘은 피차 같은 사정의 사람들이었다.강현석은 안택과의 첫 만남에 이렇게 물었다.“내 딸이 먼저 프러포즈했다더군?”그 말에 안택은 다리의 힘이 풀렸었다.안택이 화를 잠시 피할 수 있었던 건 서안 쪽 상황이 급박했기 때문이었고 당분간 장인어른의 주의력을 돌릴 수 있었다.이번에는 화살이 서안을 향했다.강현석의 위엄 넘치는 얼굴을 마주한 서안은 고개를 들어 덤덤하게 말했다.“네.”그 대답에 강현석의 얼굴이 확연하게 굳어졌다.“내 딸아이에게 이렇게 큰 위험을 가져다주고도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말인가?”“가정사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감히 내 딸을 아프게 하다니, 자네와 자네 가문은 대체 무슨 정신인가?”강현석의 호통에 주변은 조용해졌다.하지만 모두 강현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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