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Chapter 1171 - Chapter 1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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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1화

전서안이 온 힘을 다해 정신을 집중하자 눈동자 초점이 다시 잡히고 점차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서안의 얼굴은 여전히 찬바람이 감돌았다.“지금은요?”그 말에 김성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스스로 제어할 수 있었다.약물의 작용이든, 강연의 덕분이든 감정 제어가 힘들어졌다가 빠르게 이성을 되찾을 수 있게 된 건 큰 돌파였다.김성재의 얼굴이 많이 풀어졌다.“도씨 그룹은 현재 전씨 가문의 공격에 상황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갑자기 힘을 보탠다면 강연 씨와 연관이있다는 걸 숨길 수가 없을 겁니다.”서안은 입술을 매만졌고 눈시울은 여전히 시뻘겠다.“도씨 가문을 건드리는 건 눈에 띌지 몰라도 도하경을 묻어버리는 건 간단하지 않겠어요?”김성재가 나지막이 말했다.“도하경.”서안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묻어버리세요. 그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곳에 던져버려 강연이 그 존재를 아예 잊어버릴 수 있게 해주세요.”“네, 도련님.”대답하는 김성재는 한 치의 고민도 없었다.서안 손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김성재는 방문을 나섰고, 서안은 서재의 약병을 손에 쥐었다.약병을 쥔 손에 힘을 주자 방금 치료를 마쳐 감아놓은 붕대에서 다시 피가 새어 나왔다. 서안의 눈에는 차가운 빛이 섬뜩하였고 피가 흘러나와도 힘을 절대 풀지 않았다.“도하경...”부득부득 이를 간 서안의 주변에 살기가 넘쳤다.이튿날.잠에서 깨어난 강연은 창밖의 쏟아지는 햇살을 보며 나른하게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카펫 위로 요가 매트를 깔고 아침 운동을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땀방울이 강연의 이마에 송골송골 배어 나왔고, 강연의 눈에는 여전히 초롱초롱 활기가 넘쳤다.운동을 마치자 마침 7시 30분이 되었다.방문 밖으로 노크 소리와 나이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연아, 아침 먹어.”“응.”강연은 옷을 갈아입고 주방으로 나갔고, 깔끔한 아침 식사가 준비된 것을 확인했다.강연의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와! 완전 향기로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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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어젯밤 도씨 그룹에 문제가 생겨 파산 직전까지 갔잖아.”송예은은 뜸을 들이지 않고 바로 입을 열었다.“거기에 도하경은 실종된 것 같대. 아마 회사 주주들에게 공격받아 해외로 치료받으러 간 것 같다던데. 아니면 숨겨진 세력의 표적이 되어 암흑 지대에 유배되었다는 소문도 있고. 정확한 건 나도 모르겠지만 이건 거의 소문일 뿐이야.”“어! 나도 봤어!”핸드폰을 꺼내 들고 검색하던 나이란도 소리를 질렀다.“촬영팀에서 공고를 올렸는데 도하경은 앞으로 촬영에 참가하지 않는대.”“왜?”강연은 인상을 살짝 찌푸렸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세윤 오빠가 이렇게 독한 사람이었나?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텐데.’도씨 가문과 도하경에게 교훈을 줄 수는 있어도 심하게 괴롭히거나 인신 안전에 위협을 줄 사람은 아니었다.‘혹시 잘못된 소문인 걸까?’“도하경 촬영을 종료한다면 전에 찍었던 분량은 정상대로 방송이 가능한 거야?”강연이 물었다.전에 찍었던 촬영분이 방송되지 않는다면 하경에게 정말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었다.나이란이 고개를 저었다.“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촬영팀에서 거기까지 통보를 내리지는 않았어.”“강연아, 둘째 오빠한테 전화 걸어서 자세한 걸 물어보는 게 어때?” 어때?”송예은이 물었다.“비록 너희 가문에 비하면 도씨 가문은 별 볼 일 없지만 도하경이 연기 생활을 몇 년 하면서 팬층도 생겼고, 너한테 안 좋은 불똥이 튈까 걱정이 돼서 그래.”강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강연도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걱정된 마음에서 비롯된 건 아니었다. 다만 하경의 일은 조금 예상 밖의 일이었다. 마치 궤도를 벗어난 기차가 달리는 것처럼 조금 어긋나있었다.세윤에게 전화를 걸기도 전에 강연의 핸드폰이 울렸다.“쳇, 벌써 깨 볶으러 왔네.”“솔로들은 다 얼어 죽으란 소리네.”송예은과 나이란이 주고받는 말에 강연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통화 수락을 누르자 바로 서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런 아침 좋아하는 거야?”서안은 강연이 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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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보충해야 할 분량이 있대.”전서안은 두루뭉술하게 답했다.“지금 데리러 갈게. 현장에 오면 알게 될 거야.”“네네, 알겠어요.”강연은 꼬치꼬치 물어보는 대신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통화를 종료한 강연의 표정이 어딘가 이상했다.“분량이 추가된다고? 너무 잘됐다!”나이란은 겨우 몇 마디 말을 듣고 흥분하기 시작했다.“네 캐릭터가 사람들의 예쁨을 얼마나 많이 받는데. 분량이 늘어나면 팬층이 바로 생길 거야!”송예은도 고개를 끄덕였다.“분량이 늘어난다는 건 네 몸값이 올라간다는 것과 같아. 앞으로 연기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거야. 아니면 설마 전서안 씨가 힘쓴 건가?”강연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서안 오빠는 내 의사를 먼저 물어보고 그랬을 거야.”하지만 강연의 직감은 이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걸 알려주었다. 도하경이 갑자기 종적을 감추게 된 일과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또 혹은 증가한 분량은 도하경 대신 추가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강연은 불안한 마음에 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고 둘째 오빠 세윤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 기다림 끝에 세윤이 전화를 받았다.핸드폰 넘어 북적북적 인기척이 느껴졌다.그러다가 세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송이야! 안 그래도 연락하려고 했어! 너 바른대로 말해. 언제 귀국한 거야? 내가 아주 크게 당해버렸잖아!”절규하듯 외치는 세윤에 강연은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오르고 작은 죄책감이 찾아왔다.‘아, 그 일을 잊어버렸네.’‘둘째 오빠한테 귀국했다는 사실을 아직 숨기고 있었잖아.’“그래요? 하하... 오늘 날씨는 좀 어때요?”강연이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둘째 오빠 많이 바빠요? 오빠 쪽이 너무 소란스럽고 신호도 잘 안 잡혀서 우리 다음에 얘기해요! 안녕!”“여보세요? 잠깐만! 끊지 말아봐!”띡-강연은 거의 필사적으로 통화를 종료했다.송예은과 나이란이 의아한 눈빛을 보내왔고 강연이 헤헤 웃어 보였다.“큼, 미안. 안 좋은 꼴을 보였네.”송예은과 나이란이 시선을 주고받으며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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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핸드폰 화면에 뜬 수신자는 강연의 언니, 수아였다.강연이 귀국하고 수아는 아주 드물게 강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부분 상황에서 둘은 톡으로 소통했다.하지만 이런 대낮에, 세윤이 자신의 귀국 사실을 안 지금 전화가 걸려 왔다는 건 계획 들통 위기에 놓였을지도 몰랐다.강연은 조금 불안한 마음으로 핸드폰을 들었다.“여보세요? 언니.”“강연 씨! 이제 신호 잘 잡히나 봐요?”이를 부득부득 갈며 말하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쾌하고 매력적인 목소리는 아주 익숙했다. 바로 강연이 가장 사랑하고 가장 많이 투덕거리는 둘째 오빠, 세윤이였다.깜짝 놀란 것도 잠시 강연은 바로 울상을 지었다.“둘째 오빠 진짜 너무해. 베를린까지 쫓아오다니!”수아의 핸드폰으로 연락을 걸어왔다는 건 세윤이 바로 수아의 옆에 있다는 걸 의미했다.그리고 수아는 죄책감에 핸드폰을 넘겨버렸을 것이고.‘어휴.’강연은 절로 한숨이 나갔다.“너희 자매 정말 대단해.”세윤이 여전히 이를 갈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자 강연은 머리카락이 쭈뼛 세워졌다.“둘이 합심해서 오빠들을 속인 것도 모라자 내 로봇을 훔쳐? 감히 내 프로그램을 해킹해서 베를린으로 보내다니, 내 직원들이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하마터면 형한테 바로 고백하려고 했었대! 강연아, 너 좀 컸다고 벌써 이 둘째 오빠를 쥐락펴락하려고 드네? 나 하마터면 내일의 해를 보지 못할 뻔했다고, 알아?”강연은 목을 수그리고 세윤이 화를 마음껏 풀 수 있도록 얌전히 듣고만 있었다. 그러다가 세윤이 하는 말에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로봇을 훔쳐서 실험실 직원을 놀라게 한다니?? 하마터면 큰오빠한테 고백할 뻔했다는 것까지. 이게 대체 무슨 말이지?’강연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오빠... 혹시 사람 잘못 찾은 거 아니에요? 저는 모르는 일인데요.”“네가 그런다고 내가 쉽게 넘어갈 것 같아? 네 오빠 그렇게 바보 아니다! 네가 발뺌할 줄 이미 예상했다고!”세윤이 흥-하며 말을 이었다.“네가 귀국한 사실을 형에게 밝힐까 봐 나랑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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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세윤은 할말을 잃었고 나이란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강연! 너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나이란은 부끄럽기도 화가 나기도 해서 바로 강연의 핸드폰을 뺏어 들었다.강연은 도망가고 싶었으나 나이란의 품에 안겨 참지 못하고 ‘푸흐흐’ 웃음을 터뜨렸다.송예은은 이 광경에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면서도 미소를 지었다.“쯧쯧, 너무 무서운 장면이네. 이런 두 여인을 내가 상대할 수는 없지.”핸드폰 너머 세윤은 어느새 화가 가신 듯 평소처럼 여유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통화를 종료하고 아침밥을 마저 먹고 나니 전서안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이번에도 김성재가 운전하고 서안과 강연은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서안의 잘생긴 얼굴을 보며 강연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서안 오빠, 혹시 나한테 숨긴 거 있어요?”간만에 진지해 보이는 강연의 모습에 서안은 조금 당황한 기색이었다.‘설마 도하경 일을 이미 알아버린 걸까?’무릎 위로 올려둔 두 손에 어느새 땀이 새어 나왔고 침을 꿀꺽 넘긴 서안이 말했다.“무슨... 무슨 일?”“지금 기회를 주고 있잖아요.”강연이 말했다.“빨리 바른대로 말해요. 날 속이지 말고요.”서안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지었다. 다행히 뒷좌석 창문은 짙게 썬팅을 해둔 터라 햇빛이 비춰 들지 않아 강연은 이러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서안은 대답하는 대신 침묵을 유지했고 차 안의 분위기는 점점 얼어붙어 갔다.“왜 말하지 않는 거예요? 표정은 또 왜 이렇게 진지하고?”강연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내가 화낼까 봐 두려워서 그래요?”서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강연의 손을 잡았고 목이 멘 소리로 말했다.“너... 화낼 거야?”서안에게 사실 차갑고 음침한 모습이 있으며, 뼛속까지 차갑고 늘 이기적이고 악독하고 계산적이라는 걸 강연이 알게 된다면... 강연은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할 수가 없었다.“당연히 화가 나죠!”강연이 얼굴을 굳히며 말하자 서안은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졌다.그리고 강연이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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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전서안의 기분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기복이 심했고 착잡했다.서안은 강연의 말이 진심으로 와닿았다. 강연에게 있어 가족이 어떤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강연은 본인도 그만큼 소중하다고 말해주었다.감출 수 없는 환희가 찾아와 온몸의 세포가 깨어나는 것 같았다.하지만 다른 한편 걷잡을 수 없는 불안이 함께 동반되었다.강연이 서안에 잘해줄수록, 서안은 제 내면의 어둡고 더러운 감정에 열등감을 느꼈다.그래서 서안은 늘 불안함에 몸을 떨어야 했다. 행여나 강연이 제 진짜 잔혹한 모습을 알게 될까, 행여나 발병한 모습을 발견할까 전전긍긍했다.진상을 알게 된 강연의 얼굴이 믿음과 사랑에서 어떻게 변할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서안은 착잡한 마음에 긴 한숨을 내쉬며 불안함에 날뛰는 심장을 가라앉혔다.‘안돼. 절대 들켜서는 안 돼.’도하경은 단지 도화선에 불과했다. 어쩌면 앞으로 들킬 일은 수만 가지이며 서안은 자신이 시한폭탄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그래서 서안은 촬영장으로 향하는 내내 침묵 속에서 대책을 세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촬영장에 도착했다.강연의 배역이 늘어나면서 강연은 많이 바빠졌다. 서안은 강연을 바래다주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바로 표정을 굳혔다.“도하경 쪽은 어떻게 됐어?”서안이 묻자, 김성재는 조금 멈칫하다가 대답했다.“어제 손과 다리 각각 한쪽을 망가뜨렸고, 말씀하셨던 지정된 곳에 버려뒀습니다. 도씨 가문에게도 미리 말을 해둔 터라 도하경을 찾지 않을 겁니다. 적어도 당분간은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할 거예요.”서안이 어깨를 으쓱거리다가 손가락 스트레칭을 하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그만 놔줘요.”서안은 이 말만 남겨두고 대기실 방향으로 걸어갔다.김성재는 당황한 기색이 가득한 채로 서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무언가 알아차린 듯 강연을 한번 돌아보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도련님이 강연 씨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어.’‘두 사람이 앞으로도 함께한다면 도련님은 어둠의 속박에서 벗어나 정상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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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그러니까 정말 놀라워. 얼굴을 봐서는 진짜 착하고 순진해 보였는데 옆에만 있어도 재수 옴 붙는 사람이었다니!”“저기요! 당신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당장 그 입 다무세요!”나이란은 화가 나 얼굴이 시뻘게졌다.“어떻게 달린 입이라고 그렇게 아무 소리나 다 할 수 있는 겁니까? 이렇게 가십거리를 즐겨서는 어떻게 배우를 하겠어요? 루머는 모두 이렇게 생기는 거예요. 이럴 거면 배우 때려치우고 인터넷에 글이나 싸지르면서 사시던가요!”나이란은 다짜고짜 시비를 걸었고 상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참지 못한 한 사람이 일어섰다.“누가 아무 소리나 했다고 그래요? 모두 사실이잖아요. 이 촬영장에서 강연이랑 엮인 사람은 모두 재수가 없다고요. 저번에는 원정희, 이번에는 도하경. 그다음에는 누가 될지 어떻게 알죠? 그 다음이 되고 싶은 사람 여기 있어요?”“맞아요! 주변 사람들에게 안 좋은 운을 가져다주는 사람인 건지, 아니면 뒤로 꿍꿍이가 있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좀 밉보였다고 바로 뒤에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해코지했잖아요!”“지금도 그렇잖아요. 매니저가 이렇게 열을 올리는데 강연은 몰래 뒤에서 무고한 척하고 정말 역겹네요.”한 사람이 멀지 않은 곳에 있던 강연을 가리키며 경멸을 표했다.그 손길을 따라 사람들은 강연을 바라보았고, 진짜 강연을 확인하는 순간 조금 겸연쩍어졌다.뒷담화가 앞담화가 되는 건 조금 민망한 일이었다.원정희와 도하경의 사건이 강연과 연관이 있다, 없다를 떠나서 전서안과 함께한 뒤로 강연은 배역이 늘어났고, 예쁜 얼굴로 앞으로 얼마나 유명해질지는 예견된 결과였다.그러니 사람들은 괜스레 강연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았다.“그만해요. 모두 오해일 거예요.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누군가 말리기도 했다.하지만 먼저 말을 꺼낸 여자는 멈출 생각이 없는 듯싶었다. 강연을 짝사랑하던 도하경을 짝사랑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도하경이 이런 봉변을 당하자, 강연을 쉽게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무슨 오해요? 사실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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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여자들의 서열 싸움은 흔한 일이었는데 말다툼은 더욱 사소한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일에 변호사까지 동원된다면 아무리 연예인이라고 해도 과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그러나 나이란은 강연의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잘했어.”나이란이 입을 열었다.“질투와 원한은 모두 말에서 시작되고, 작은 시비를 무시하면 더 큰 시비가 붙을 거야. 작은 불씨를 바로 끄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그리고...”나이란이 잠시 멈칫하다가 말했다.“너 전서안 씨 걱정돼서 그러는 거지?”조금 전 대화에서 나이란과 강연도 걸리는 게 있었다.원정희, 그리고 도하경, 모두 촬영장에서 강연과 시비가 생겼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과 아예 연관이 없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설마 서안 오빠가 나를 지키려고...’촬영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긴장하던 서안의 모습과 둘째 오빠를 완벽하게 이용해 계획을 이행하는 것까지...강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설마 모두 서안 오빠가?’‘내가 알던 서안 오빠가 아닌 것 같아.’‘전에 언니가 말해줬던 감정 제어 장애, 극단적인 감정 이런 건가?’‘서안 오빠가 자꾸 말이 없고 자신이 없어 보였던 이유가 설마?’강연은 비록 나이가 어렸지만, 재벌가에서 태어난 막내딸로, 가장 좋은 교육을 받아 다양한 경험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남달랐다. 그래서 작은 증거로 대체적인 사건의 전말을 예측할 수가 있었다.하지만 정말 우습게도, 원정희와 도하경이 서안과 연관이 있다는 의심이 생기고, 그 둘의 처지에 동정을 표하기보다는 서안의 건강이 더 걱정되었다.‘서안 오빠도 사실 이렇게 하고 싶지 않았을 거야.’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하면 상태는 점점 나빠질 거고, 정신적인 소모가 커 감정 기복이 더 커질 것이다.심리적으로 느끼는 부담이 클수록 상태는 점점 엉망이 되어갈 것이며 장기적으로 된다면 서안은 견딜 수가 없을 것이다.강연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수아에게 전화를 걸었다.다행히도 세윤이 아닌 수아 본인이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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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강연은 가족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전부 반대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가장 부드럽고 관대하던 언니가 반대하는데, 오빠들이 알게 되면 또 얼마나 거세게 반대하게 될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서안 오빠가 걱정하는 것도 아마 이 문제겠지.’오늘 차 안에서 서안의 행동을 생각하며 강연은 코끝이 시려왔다.지금 가장 크게 느껴지는 감정은 바로 서안을 향한 애틋함이었다.정말 서안에게 빠져나올 구멍은 없는듯싶었다.“언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난 서안 오빠랑 함께 맞설 거예요.”강연이 단호하게 말했다.“너!”수아는 화가 나서 호흡이 빨라졌다.“정말 미쳤어?”“언니, 나 잘 알잖아요.”강연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어릴 때부터 난 내가 하고 싶은 잎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어요.”“강연!”수아는 너무 화가 나 강연 이름 두 글자를 뱉었다.“너 정말 이렇게 막무가내로 굴래?”“언니...”화를 내는 수아를 보며 강연도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언니, 나는 이미 성인이고 결과를 감당할 능력이 있어요. 그러니까 제발 저 한 번만 믿어주면 안 돼요? 저 좀 도와주세요.”지금 서안과 잘되어가고 있는 건 모두 수아의 도움 덕분이었다.강연은 수아의 도움이 절실했다.“언니, 일단 가족들한테만 숨겨줘요. 제가 유명한 정신과 의사를 찾아 서안 오빠랑 같이 가볼 게요. 그러면 안 될까요?”강연이 말을 이었다.“직접 의사랑 상담하고, 서안 오빠가 나아질 수 있도록 책임 질게요. 이 일은 가족들뿐만 아니라 서안 오빠도 몰랐으면 해요.”서안이 강연에게 알리지 않았기에 강연은 모르는 척해야 서안의 마음속 부담을 덜어줄 수 있었다.그리고 강연은 두 사람이 함께라면 모든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었다.“의사는 내가 찾아줄게. 하지만 오빠들 쪽은...”수아가 뜸을 들이다가 차갑게 말했다.“나도 모르겠으니까 네가 알아서 잘해봐.”그리고 수아는 통화를 종료했다.찾아온 정적에 강연은 눈시울을 붉혔다.태어나서 지금까지 수아가 진심으로 자신에게 화를 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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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둘... 둘째 오빠.”수아는 심장이 떨어질 것처럼 깜짝 놀랐다.세윤이 언제부터 자신의 뒤에 서있었는지, 강연과의 대화 내용을 얼마나 들었는지 예상이 가지 않았다.수아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져갔다. 수아는 강연을 돕고 싶지 않았으나, 강씨 형제들이 강연과 서안의 일을 알게 된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했고 강연이 많이 속상해할게 눈에 선했다.“둘째 오빠...”“서안이 누군데?”평소의 철없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차가운 얼굴만이 남은 세윤이 물었다.“송이와 그 사람은 언제부터 사귄 거고? 그놈은 대체 어떻게 송이를 속인 거야?”수아는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수아야, 아까 전씨 가문이라고 그러던데, 그 가문이 꽁꽁 숨기고 있던 도련님을 말하는 거야?”세윤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고 거대한 그림자가 수아의 얼굴에 드리워졌다.“3년 전 송이의 사건 당시 그 전씨 가문 도련님이 송이를 구한 거라고 들었는데. 대체 그 녀석은 언제부터 우리 송이를 노리고 있었던 거야?”“그게... 나도 잘 몰라.”수아는 입술을 깨물며 겨우 한마디를 뱉었다.“송이 말에 의하면 서안이 송이를 구한 사실을 모른척했대. 송이가 먼저 고백해서 사귀게 됐다던데 먼저 노린 건 아닌 것 같아.”“뭐라고? 그 녀석이 감히 우리 송이가 먼저 고백하게 만든 거야?”세윤은 화가 나서 옷소매를 척척 걷으며 말했다.“이 세상이 무서운 줄 모르는 녀석을 내가 아주 혼쭐을 내야겠어! 이 세상에 저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있다는 걸 제대로 알려주겠다고!”수아는 어이가 없어졌다.세윤의 팔목을 잡으며 수아가 말했다.“둘째 오빠, 일단 침착해.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이게 아니면 뭐가 중요한데?”세윤이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무언가 깨달은 듯 말했다.“그래! 대체 무슨 상황인지 한번 제대로 말해줘 봐. 지금 무슨 상황인 거야? 송이는 언제부터 연애를 시작했고 난 왜 하나도 몰랐던 건지?”수아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세윤의 관심사를 이곳으로 돌린 게 후회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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