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 Chapter 1151 - Chapter 1160

1347 Chapters

제1151화

강연은 절대 개의치 않고 곧장 촬영장으로 향했다.며칠 동안의 휴가로 강연의 컨디션은 별로 좋지 않았는데 다행히 상대역인 도하경의 컨디션도 좋지 않아 몇 번의 촬영 끝에 휴식 시간을 가졌다. 조감독은 그들더러 잠시 휴식을 취하라고 당부하며 다른 씬을 먼저 촬영했다.조감독은 아주 젠틀했다. 별로 나무라지도 않았지만, 강연은 자꾸 신경이 쓰여 거울 앞에 자리를 잡고 반복 연습을 했다.“강연아.”그녀를 부르는 목소리에 강연이 고개를 돌렸고, 하경이 극본을 들고 피곤한 얼굴로 들어서는 게 보였다.“지금 시간 괜찮아? 대사 한번 맞춰보는 게 어때?”하경의 물음에 강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나도 연습하고 싶었어.”두 사람은 짧게 대사를 맞춰보았고 드디어 호흡이 얼추 맞춰갔다. 인상을 찌푸렸던 강연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수고했어, 고마워.”강연이 하경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고 하경도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얼굴이 조금 굳어있었다.“강연아, 전서안 씨랑 친해? 전에 물었을 땐 잘 모른다고 했잖아.”강연이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그저 그런 사이야.”강연은 하경의 질문이 불편했다. 비록 전에 친구 사이였다고 해도 이런 사적인 일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하지는 않았었다.그리고 강연은 하경의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너 왜 그래?”하경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왠지 날 피하는 것 같은데?”강연이 입술을 매만지며 말했다.“아니야. 그냥 이런 질문받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래.”“그래? 그럼 묻지 않을게.”하경이 바로 말을 이었다.“우리 예전처럼 편한 사이로 돌아가면 안 될까? 그게 촬영에도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래.”강연은 이상한 눈길로 하경을 쳐다보았다.진지하게 이런 말을 한다니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은 해야 했으니, 강연은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예의상 미소를 지었다.“그래.”하경은 드디어 미소를 되찾으며 예전의 상태로 돌아왔다.“오늘 저녁 시간 돼? 저녁 같이 먹으면서 대본 맞춰보고 싶은데.”강연
Read more

제1152화

사진 속 강연은 아직 애티가 났다.파란색 계열의 교복을 입고 정면을 바라보는 강연의 얼굴에는 활기가 넘쳤다.이건 3년 전 사진이 아니었다. 솔직히 말한다면 강연 스스로조차 정확히 어느 해였던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더 분명한 건, 이 시절의 그녀는 전서안을 모른다는 것이었다.‘서안 오빠가 왜 내 옛날 사진을 갖고 있는 거지?’강연이 사진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리자, 서안이 방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아직 드라마 속 교복 차림에 메이크업도 지우지 않은 상태라 텔레비전에서 막 뛰쳐나온 것 같았다.“나 젊은 동학들, 풍채와 재질이 한창 피어나고, 서생의 기개 줄기차게 떨칠 때라.”강연은 더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눈꼬리를 예쁘게 접었다.“내 남자 친구 너무 멋있다!”서안은 살짝 득의양양해진 모습으로 강연에게 걸어갔다. 그러나 강연의 손에 들린 사진을 확인하고 조금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너...”“왜 이 사진을 갖고 있냐고 묻고 싶은 거죠?”강연이 손을 휘휘 저으며 물었다.“솔직하게 말해요. 이 사진 어디서 난 거예요?”서안은 아무 말없이 침을 꿀꺽 넘겼다.그는 더 이상 앞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제자리에 멈춰 조용히 주먹을 꼭 쥐었다.“왜 그래요? 왜 그렇게까지 긴장하는 거예요?”강연이 조금 놀란 듯 물었다.“설마 훨씬 전부터 날 좋아했던 거예요?”서안은 여전히 말이 없었고 얼굴이 창백해졌다.“아니죠? 에이 설마.”강연은 사진을 손에 쥐고 천천히 다가가 서안의 앞으로 얼굴을 내밀었다.“전서안 도련님, 대체 언제부터 날 마음에 품었던 거예요? 이거 정말...”강연은 잠시 뜸을 들였다. 어떤 수식어로 지금 마음을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두 주먹을 꽉 쥔 서안은 고개를 푹 숙였고 가슴이 따끔거리며 아파졌다.‘강연은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이거 정말 어떻다는 거지?’‘무서워?’‘변태 같아?’‘아니면 역겨워?’서안은 가슴이 아파오고 마음속 짐승도 덩달아 불안해졌다.그녀의 입에서 어
Read more

제1153화

전서안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눈가가 시큰거리는 게 느껴졌고 조용히 물었다.“이런 날 원망해?”“변태처럼 몰래 훔쳐보고 네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 지켜봤잖아.”“이런 날 떠올리면 무섭지 않겠어?”전서안의 말을 들으며 강연은 살짝 인상을 찌푸리다가 진지하고 정중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이 물음이 전서안에게 있어 일생일대의 중요한 일인 것처럼.강연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물었다.“내 몰카 자주 찍었어요?”전서안은 고개를 저었다.행여나 강연의 일상에 피해를 줄까 두려워 그냥 멀리서 묵묵히 응원만 했었다. 그 사진은 서안이 병에 걸려 정신이 피폐해질 때 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김성재가 몰래 사람을 시켜 찍어온 것이었다.그러나 그 사진은 그날 이후로 언제나 서안의 옆을 지켰고 절대 버릴 수가 없었다.강연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또 한 번 물었다.“내 물건을 수집한 적은 있어요?”서안은 또 고개를 저었다.“내 인생에 멋대로 개입한 적은요?”서안은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저었다.“날 다치게 한적은요?”서안은 당차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내가 어떻게 너를 다치게 하겠어. 차라리 내가 죽고 말지.’강연은 손가락 하나하나 접으며 말했다.“봐요, 첫째 내 인생에 멋대로 개입한 적 없어요. 둘째, 듣기에 거북한 취미도 없고. 셋째, 날 다치게 한 적도 없는데 날 구해준 적은 있어요. 이렇게 보면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요?”“누구한테 첫사랑은 있는 법이에요. 멀리서 바라만보고 묵묵히 지켜주고, 조심스럽게 짝사랑하면서 매너 있게 선은 한 번도 넘지 않았잖아요.”“그런데 왜 내가 서안 오빠를 원망할 거라고 생각해요? 왜 스스로를 변태라고 생각하냐고요?”강연은 진지한 얼굴로 서안을 바라보며 말했다. 강연은 서안의 모든 걸 품으며 서안을 조심스레 저만의 세상에서 끌어내 오려 했다.며칠 전 수아가 서안의 병을 말해준 뒤로 강연은 더 마음을 썼다.강연은 서안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졌고 진정한 의미로 그를 살리고 싶어졌다.순수하지만 당차고, 부드럽
Read more

제1154화

강연과 전서안은 식사를 마치고 대기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서안은 옆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고, 강연은 서안의 싱글 침대에 누워 익숙한 체향을 맡으며 몰래 얼굴을 붉혔다.하지만 서안은 이런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 듯 진지한 얼굴로 조용히 키보드만 두드렸다.노트북 밝기가 서안의 얼굴에 반사되고 차갑고 잘생긴 얼굴이 드러났으며 강연은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드디어 시선을 느낀 서안이 고개를 돌려왔다.“왜? 잠이 안 와?”강연은 바보 같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서안이 자신을 향한 시선이 부드럽다는 걸 의식한 후로는 바보 같은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이에 서안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고 노트북을 내려놓고 고개를 돌렸다.“왜? 안아줄까? 그럼 잠에 들 수 있겠어?”강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얼굴만 붉혔다.“아니요!”그리고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은 강연은 부끄러움에 몸부림쳤다.서안은 풋-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부드러운 표정을 한 서안이 말했다.“착하지, 잠시 눈 좀 붙여. 그럼 오후 컨디션이 좋아질 거야.”강연은 이불속에서 고개를 끄덕였고 몸을 작게 웅크린 뒤 잠에 들 준비를 했다.서안은 빠르게 업무를 마치고 전씨 가문 비서에게 이메일로 내용을 전송했다.노트북을 내려놓은 서안은 침대 옆으로 다가가 털썩 앉았다.강연은 이미 깊은 잠이 든 뒤였고 복슬복슬한 작은 머리가 이불속에서 쏙 나와 있었다. 백설처럼 하얀 피부와 오뚝한 코, 꼭 감은 두 눈과 길고 가지런한 속눈썹, 그리고 균일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몸.서안은 절로 숨이 가빠지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 키스를 한 서안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했다.그때 핸드폰이 갑작스레 울렸고 서안은 강연을 먼저 살피고 깨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뒤에야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김성재가 보내온 메시지였으며 약을 먹는 시간임을 알려주었다.서안은 메시지를 무시하고 핸드폰을 내려두었다.세상 모든 약은 헛수고였다. 오직 강연만이 서안의 해독제였다.그리고 강연만 옆에 있다면 병은 반드시
Read more

제1155화

“나이란 씨, 이쪽으로 와서 기다리세요. 전서안 씨와 강연 씨는 곧 나올 겁니다.”김성재가 말했다.나이란은 김성재를 확인하고 또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김, 김성재 씨!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제, 제가 알아서 기다리겠습니다!”김성재는 매니저 계의 신이었다. 일반 연예인들도 김성재에게 말을 붙이기 어려워했는데 나이란처럼 어린 매니저는 더더욱 기회가 없었다.나이란은 복권이라도 당첨된 듯 미소 가득 지으며 옆자리에 앉아 기다렸다.김성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굳게 닫힌 대기실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금색테 안경 너머 김성재의 눈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방금 도련님의 상태는 아주 좋아 보였어. 이제 약물로 억제 치료할 필요는 없어 보여.’이건 전씨 가문에 있어 아주 좋은 소식이었다. 드디어 새로운 한 줄기 빛이 보인듯싶었다.김성재는 조금 고민하다가 핸드폰을 꺼내 들고 “진 대표”라는 사람에게 간단하게 보고했다.상대는 빠르게 답장했다.[방심하지 말고 잘 지켜봐. 이쪽 일만 끝내고 직접 한국으로 돌아가 만나볼 테니까.]김성재는 이 소식을 보고 표정을 점차 굳혔다.이어 대기실 문이 다시 열리고 얼굴이 살짝 붉은 강연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나이란은 강연을 보고 빠르게 다가갔다.“강연아! 괜찮아?”긴장한 모습이 마치 제 딸이 납치되었다가 돌아온 부모 같아 보였다.김성재는 마른기침으로 나이란에게 주의를 주었다.나이란이 다른 말을 하기도 전에 서안도 걸어 나왔고 짙은 눈동자가 나이란을 향했다. 아무 말없이 강렬한 시선에 나이란은 온몸에 전기가 통한 것처럼 찌릿찌릿했다.“난 괜찮아. 방금 한숨 푹 잤어.”강연은 방금 잠에서 일어난 후 서안이 제 머리를 빗겨주던 모습을 떠올리며 또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다. 얼굴을 뜨거웠지만 입안은 달콤했고 수줍음에 몸은 배배 꼬였다.강연은 마치 신혼부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전, 전서안 님! 김, 김성재 씨!”나이란은 허리를 꾸벅이며 말을 더듬었다.“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감사했습
Read more

제1156화

“강연아, 전서안 씨와는 어떻게 된 거야? 둘이 사귀는 건 아니지?”“저번에는 아무 사이 아니라고 그러더니 거짓말한 거지??”“전서안 씨 배를 타다니 앞으로 연예계는 강연이 네 것이야. 뜨고 나서 나 잊으면 안 돼!”한 무리 사람들이 강연을 에워싸고 이러쿵저러쿵 입방아를 찧었고 다들 부러움과 질투 가득한 시선으로 강연을 바라보았다.이런 시선에 강연은 조금 불편해졌고 나이란은 목숨을 걸고 그들의 공격에서 벗어나려고 했다.“죄송하지만 길 좀 비켜주겠어요! 강연 씨 바로 촬영이 있어서 죄송하지만 지나갈게요. 스타일링 받으러 가셔야 해요.”“풉. 벌써 연예인 병이라도 걸린 거야? 전서안에게 꼬리 치더니 벌써 겉멋이 들어서.”어떤 여자가 참지 못하고 비아냥거렸다.그 소리에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바로 굳어버렸다.연예계 이 바닥에서는 적을 두지 않는 게 아주 중요했다.한창 잘되고 있는 강연에게 사람들은 부러움보다 질투를 느낄 것이고, 누군가의 선동에 바로 악의와 적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나이란의 표정이 굳어가고 무어라 말하려 했지만, 강연이 나이란의 손을 잡아당겼다.강연은 그 여배우를 향해 걸어가 침착하지만 당당한 얼굴로 말했다.“이시아 씨, 제가 전서안 씨에게 꼬리 치는 거 본 적 있으세요? 또 어느 부분이 제가 겉멋이 들어서 연예인 병에 걸린 행세를 했다고 생각하시는 거죠?”캐슬에 살 법한 공주의 얼굴을 한 강연은 평소 절대 살기가 없어 보였지만, 굳은 얼굴의 강연은 상류층의 위압과 기세를 뿜어내 지켜보는 사람의 기가 죽었다.특히 맑은 두 눈은 위장된 모든 겉모습을 꿰뚫어 보고 가장 안쪽의 더러움을 직시하는 것 같았다.일대일로 질문을 받은 이시아는 바로 강연의 기세에 어깨가 움츠러들고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 주변 사람들도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그래, 강연은 늘 열심히 촬영만 했었어. 전서안 씨에게 먼저 다가간 적도 없었는데 꼬리 쳤다는 건 너무 했어.”“그리고 매니저가 말한 것도 모두 사실이잖아. 촬영 전 스타일링을 받으러 가는 건 당
Read more

제1157화

“맞아, 전서안 씨 팬을 잊으면 안 되지. 아이고, 우리 강연이 몸조심해!”강연은 얼굴을 붉히며 미소를 지었고, 장난이 가득한 소리를 뒤로 하고 대기실로 돌아와 스타일링을 받았다.촬영 전 강연은 나이란을 불러 낮은 소리로 말했다.“촬영장 사람들을 잘 지켜봐 줘.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이 물 흐리지 못하도록.”나이란이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강연이 말을 이었다.“둘째 오빠한테 연락해서 여기 소식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도움을 요청해. 이러다가 큰오빠랑 셋째 오빠가 알게 되면 난 정말 끝이야.”나이란은 다시 세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 언니가 다 알아서 할게!”강연은 드디어 생각을 정리하고 촬영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오후의 씬은 도하경과의 촬영이었지만 하경이 갑자기 휴가를 신청한 탓에 다른 배우로 교체가 되었다.강연은 별생각 없이 묵묵히 자신의 배역을 연기했다.저녁 시간이 다 되어서야 두 팀 모두 촬영을 마쳤다.촬영이 끝나자마자 강연은 서안이 보내온 연락을 받았고 그와의 저녁 약속을 위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강연아!”강연의 뒤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고개를 돌리자, 오후 내내 사라졌었던 하경이 갑자기 나타나 걸어오고 있었다.“나 찾아?”하경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어?”강연은 멈칫하다가 고개를 저었다.“미안, 오후에 촬영장에 없는걸 보고 바로 답변을 하지 못했어.”오전 시간에 하경은 강연에게 함께 대본을 보자는 약속을 잡았었다.강연은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고 하경이 보이지 않자 약속은 자연스레 흐지부지해진 줄만 알았다.그런데 하경이 다시 나타났다.“나 기다린 거 아니면 전서안 씨 기다린 거야?”하경의 얼굴에 뜻 모를 표정이 선뜩였지만, 강연은 알아차리지 못했다.강연은 부인하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미안. 그리고 앞으로 우리 둘의 씬은 별로 없기도 하고 거의 마무리되어 가니까 따로 맞춰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아쉽지 않겠어?”하경은 강연을
Read more

제1158화

“네가? 네가 뭐라고 감히? 정말 배짱도 크지. 뚫린 입이라고 못 하는 말이 없어!”옆에 선 나이란은 도하경의 말을 듣고 바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가슴 앞으로 팔짱을 척 끼고 나이란은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허우대 멀쩡하고 집안도 반반하다고 들었어. 그런데 그 명문가에서 네 가정 교육은 이따위로 시키디? 감히 너랑 전서안 씨를 비교해? 너 같은데 감히 우리 강연을 노리다니 가당키나 하냐고!”강연도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나이란의 말에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정말 어이가 없긴 한데 속이 다 시원하네.’강연은 몰래 웃음을 참고 있는데 하경의 얼굴은 시뻘게져 갔다.하경 역시 오냐오냐, 예쁨만 받고 자란 자식이라 감히 나어린 매니저의 비아냥을 가만히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무엇보다 좋아하는 강연의 앞에서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하경은 너무 화가 나 나이란에서 손찌검하고 싶어졌지만 얼마 남지 않은 이성이 그의 분노를 잠재웠다.“강연아, 네 얼굴을 봐서라도 이 일은 굳이 따지지 않을게. 우린 다 문명한 사람이니까 올바른 방식으로 대화하자.”“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완전히 이해할 수 있어. 그건 나도 도와줄 수 있다니까? 네가 전서안한테서 얻지 못한 이득 내가 준다고.”하경은 말을 계속 이어했다.“그리고 이건 몰랐겠지만, 나 드라마 투자자와 인연이 좀 있어. 내 인맥을 이용하면 넌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배역에서 단숨에 조연으로 될 수 있다고. 나랑 사귀면 네 미래는 창창해!”“너...”나이란이 계속해서 욕을 퍼부으려는데 강연이 이를 저지했다.강연은 화가 나기는커녕 재미난 구경이라도 본 듯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물었다.“도하경, 대체 무슨 일로 네가 이렇게 달라진 건지 궁금해. 그전까지 매너는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친구가 될 뻔했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본색을 드러내게 된 계기가 뭐야? 넌 대체 왜 내가 권력에 빌붙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지?”“그러면 아니야?”하경은 그 말에 다시 흥분했고 분노를 머금은 목소리로 되물었다.하경은 강연이 연
Read more

제1159화

나이란도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세상에! 모두 강연이 네 사진이잖아!”강연이 고개를 들어 도하경을 경계하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이런 변태 같은 자식! 감히 우리 강연이를 스토킹해? 안 되겠어, 너 같은 녀석은 경찰에 당장 신고해야지. 정말 제정신이 아닌 놈이었네! 프라이버시도 침해하고 초상권도 침해했어!”강연은 사진을 하나하나 살펴보았고, 촬영팀에 들어간 후 찍힌 사진들임을 확인했다.그동안 둘째 오빠인 세윤을 만나고, 직원 혹은 지나가는 모르는 이와 대화를 주고받은 사진 역시 생생하게 담겨있었다.그중 강연과 하경이 쉬는 시간에 찍힌 사진도 있었는데, 실수로 넘어질 뻔한 강연을 부축한 장면으로, 얼핏 보면 남다른 관계 같아 보이기도 했다.강연은 차가운 얼굴로 나이란의 팔목을 잡고 하경을 노려보았다.“누가 너한테 보낸 거야?”방금 전 대화와 이 많은 사진 속 하경의 사진도 찍힌 걸 보아 하경이 사주한 일이 아님은 알 수 있었다. 누군가, 강연을 노리는 다른 누군가가 존재했다.“사진의 출처에 대해 알 필요는 없어. 다만 이 사진이 공개되느냐 안 되느냐고 모두 내 손에 달렸다는 것만 알아둬.”하경이 강연을 바라보며 협박했다. 잘생긴 얼굴에 그늘이 진 모습이 조금 기괴해 보였다.“네까짓 게 감히! 이딴 사진에 우리가 무서워할 것 같아? 똑바로 말해두는데 이걸 공개하면 죽는 건 너 하나야!”나이란이 분노에 소리를 질렀다.나이란은 강연의 진짜 신분을 잘 몰랐지만, 강연의 큰 오빠와 둘째 오빠를 만나본 적이 있었고, 그런 남다른 아우라를 뽐내는 가족은 절대 하경 따위가 건드릴 수가 없음을 알았다!더구나 강연에게는 강연을 애지중지 아끼는 전서안도 있었다!감히 서안의 여자를 건드리다니. 겨우 몇 장의 사진을 들고 협박하는 꼴이 제 발로 앞길을 무너뜨리는 길이었다.나이란은 아주 당당하게 맞섰지만, 강연은 오히려 시선을 내리깔고 마치 두려움을 느낀 듯 낮은 소리로 물었다.“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데?”하경의 얼굴은 점점 득의양양해
Read more

제1160화

“강연아, 누구한테 전화 거는 거야?”나이란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강연의 가문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으므로 나이란이 눈을 반짝이며 다가왔다.“혹시 우주 최강 잘생긴 오빠한테 전화 거는 거야?”나이란은 세훈을 만난 뒤로 잘생긴 그 얼굴을 잊어버릴 수가 없었다. 떠올릴 때마다 나이란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아니거든.”강연이 웃음을 터뜨리며 혀를 내둘렀다.방금 하경과 맞서지 않은 이유는 하경이 홧김에 사진을 공개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큰 오빠에게 귀국한 사실과 연예계 일을 들킬 게 뻔했다.그거야말로 제일 끔찍한 일이었다.하경의 위협 따위는 겁낼게 하나도 없었다.“그래.”나이란은 조금 실망한 눈치였지만 여전히 귀를 쫑긋 세우고 조금 더 다가왔다.“혹시 우리 큰 오빠한테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강연이 깜짝 놀라 물었다.“나 새 언니도 있어!”“새 언니?”나이란의 눈이 더 반짝였다.“첫사랑이 다시 이어진 거야? 세상에 잘돼서 너무 다행이야! 잘생기고 예쁜 커플 보는 게 제일 행복해!”“그래.”강연은 헛된 짐작임을 깨달았다.나이란은 잘생긴 얼굴을 좋아하는 얼빠일 뿐이였다. 사랑 이야기는 나이란과 거리가 멀었다.“둘째 오빠한테 전화 거는 거야.”강연이 말했다.“이번 일 해결해달라고 부탁하려고.”“둘째 오빠?”나이란이 눈을 깜빡였다.“그 엄청 엄청 잘생겼지만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가지 않은 그 사람? 강연아, 그 오빠가 문제 해결해줄 수 있는 거 맞아? 괜히 일만 커지는 거 아니야?”나이란의 진심 어린 표정에 강연은 웃음이 터졌다.“우리 둘째 오빠 그런 사람 아니야. 이런 일에 있어 얼마나 믿음직스럽다고.”강연이 눈꼬리를 예쁘게 접으며 말했다.“우리 오빠는 자유로운 걸 좋아해 속박을 싫어할 뿐이야.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자유롭게 산다고 생각하면 돼.”나이란이 입을 삐죽였다.“그래? 몰라봤네.”나이란의 눈에 세윤은 철없는 재벌 2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강연은 계속해
Read more
PREV
1
...
114115116117118
...
135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