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시타 아카이시는 단단한 나무 판자와 10여 센티미터 길이의 강철 못을 바라보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손으로 강철 못을 박는 것은 사실 그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윤도훈처럼 뾰족한 끝을 손으로 치는 것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왜 그러지? 영도의 무사라면서, 설마 겁쟁이인가? 그리고 내가 당신들 방식대로 했으니, 이제 당신도 내가 한 방식을 따라 해야지. 못 하겠다면, 그건 당신들이 겁쟁이라는 뜻이잖아.”윤도훈은 냉소를 머금고 조롱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주변에 있던 관중들은 모두 고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크게 웃었다.“맞아! 너희의 무사도 정신은 어디 갔어!”“하하하, 봐라! 이 작은 영도 녀석들, 벌써 겁먹었잖아!”“염하 무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제 알겠지? 괜히 허세 부리다가 망신만 당하잖아!”“우리 염하의 진짜 고수 앞에서 영도 애들 그냥 바보 된 거지!”“와, 이 청년 진짜 멋지다. 손으로 강철 못을 박다니, 드라마에서 보던 장면보다 더 대단하네!”염하의 관중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마치 자신들이 직접 이긴 것처럼 기뻐했다.이윽고 윤도훈이 무대 위에서 내려가기 전,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던졌다.“겁먹었으면, 영도 무술이 그냥 서커스라고 인정해. 아니면, 내가 한 대로 똑같이 하든가.”그는 경멸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또한, 표정 역시 상대방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X친! 우리 영도의 무사는 절대 물러서지 않아!”이나시타 아카이시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하지만 용감하다고 해서 어리석다는 뜻은 아니야! 염하 놈, 속임수를 쓴거지? 네 손은 분명 합금으로 만든 의수일 거야!”그리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덧붙였다.“뭐, 네가 그렇게 비겁하다면 나도 굳이 상대하지 않겠어. 너와 네 여자는 여기서 당장 꺼져!”그러자 관중석에서 일제히 야유가 나왔다.“엄마, 저 사람 진짜 비겁해요. 흥! 아빠, 제가 가서 혼내줘도 돼요?”윤시율이 화난 얼굴로 물었다.“시율아, 걱정하지 마. 아빠가 알아서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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