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훈의 시선이 신인아에게 고정되었다. 그녀가 교묘하게 카드 한 장을 교체한 것을 확인한 순간, 윤도훈이 웃으며 말했다.“이 카드 말이야. 아까 당신이 교묘한 손놀림으로 다른 카드와 바꿨지?”신인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비록 그녀의 행동은 은밀했지만, 윤도훈의 예리한 눈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말을 마친 윤도훈은 갑자기 손을 뻗었다.쫘악-신인아의 상의가 단숨에 찢겨 나가며, 한 장의 스페이드 6이 신인아의 가슴 위에 붙어 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이 순간, 모든 것이 명백해졌다.“아가씨, 이제 뭐라고 변명하려고?”윤도훈은 신인아의 오른손을 도박대 위에 억세게 누르며 냉소적으로 물었다. 당황한 그녀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초반의 여유롭고 장난기 가득했던 표정은 사라지고, 공포만이 그녀의 얼굴을 채웠다.“제가 정신이 나갔었어요! 미안해요.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제가 잠깐 실수한 거였어요. 도훈 오빠, 이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제가 어떻게든 보답할게요.”처음에는 윤도훈을 단순한 먹잇감으로 보고 손쉽게 조종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완전히 뒤집힌 상황이었다. 자신이 이 상황을 전혀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에 신인아는 두렴움을 느꼈다. 눈앞의 이 남자에게 완전히 지배당하고 있는 것 같았다.“어떻게든 보답하겠다고?”윤도훈은 냉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내 요구는 간단해. 부정행위를 했으니, 손을 잘라야지.”그가 신인아의 손을 억세게 누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안 돼요!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절 다치게 할 수 없어요. 전 허용천의 사람이라고요!”신인아는 윤도훈의 싸늘한 눈빛에 압도당해 사실대로 말했다. 그녀는 그가 정말로 행동으로 옮길 거라고 생각했다.“허용천? 하늘의 용이라 해도 소용없어.”윤도훈은 거만한 웃으며 말했다. 마치 세상을 제 손바닥 안에 두고 있는 악랄한 재벌가의 자식 같았다. 그때였다.“젊은이, 내 배 위에서 이렇게 나를 무시하는 건, 좀 과한 것 같은데요?”어디선가 낮고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훈은 일월문의 고수들을 대동하고 허용천과 함께 한 별도의 선실로 들어섰다. 그리고 자리를 떠나기 전, 일월문의 한 고수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한편, 허용천은 신인아를 끌고 왔고, 그와 함께 은둔 윤씨 가문에서 보낸 고수 몇 명도 동행했다. 선실 내부는 매우 넓고 호화로웠다. 이곳은 분명 그의 개인 공간이었다. 그리고 중앙에는 이미 도박대가 놓여 있었다.“도훈 도련님, 뭘로 놀아볼까요?”“윤도훈 씨가 저를 이기면 신인아는 그쪽 마음대로 처분해요. 하지만 지면 신인아 씨를 저에게 넘기세요.”허용천은 웃으며 물었다. 그러자 윤도훈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물었다.“당신이 바로 그 허용천인가요?”“네? 물론이죠. 그런데 왜요?”허용천은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이번에 주석훈이 저를 배에 태운 건 사실 당신에게 메시지를 전하라는 이유도 있었거든요. 그러니 당신이 정말로 허용천이 맞는지 확실히 해야겠네요.”윤도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메시지라뇨? 무슨 메시지인데요?”허용천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물었다.“은둔 윤씨 가문에 관한 거예요.”윤도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단어 하나하나를 신중히 발음하며 말했다. 한편, 이 말을 들은 허용천의 표정은 순간 굳어졌다. 그의 곁에 있던 고수들도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어떤 일이든 말해 보세요. 제가 바로 그 허용천이니까요.”허용천은 눈빛을 번뜩이며 말했다. 동시에 그는 곁에 있던 고수들에게 은밀하게 경계의 손짓을 보냈다.‘은둔 윤씨 가문에 관련된 일이라니?’허용천은 속으로 의문을 품었다. 허용천, 주석훈 같은 인물들은 공적인 신분을 가지고 있었기에 은둔 윤씨 가문과 관련된 일은 철저히 비밀로 다뤄야만 했다. 그런데 주석훈이 어째서 이런 비밀을 외부인에게 전달하도록 했는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한편, 윤도훈은 허용천의 미묘한 행동을 눈치챘지만,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이 상황을 완벽히 장악할 자신이 있었다. 이곳에 따로 들어온 것도 배에 있는 다
허용천은 입가에 피를 머금은 채 단단히 제압당한 모습이었다. 또한, 그의 얼굴에는 두려움과 충격이 가득했다.“너희 대체 뭐하는 놈들이냐?”허용천은 진심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 곁의 네 명의 금단 강자들이 이들 앞에서 전혀 저항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에 그는 경악했다.‘이래서 저 섬에 눈독을 들인 건가?’“우리 정체가 뭔지는 알 필요 없어요. 당신이 할 일은 단 하나에요. 우리를 그 섬으로 데려갈 수 있느냐 없느냐 문제죠.”윤도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너희를 데려간다면, 날 살려줄 건가?”허용천은 침을 꿀꺽 삼키며 겁먹은 태도를 보였다.“맞아요. 허용천 씨에게 선택지는 두 개에요. 하나는 여기서 죽어서 나머지와 함께 가는 거고, 다른 하나는 우리를 섬으로 데려가고 우리 문파에 들어오는 거죠.”윤도훈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그리고 우리는 은둔 윤씨 가문에 결코 뒤지지 않는 세력을 가지고 있으니, 가문의 보복을 걱정할 필요 없어요.”그때, 낮고 깊은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화교 장로가 일월문의 나머지 고수들과 함께 들어섰다. 그리고 곧장 허용천에게 조건을 제시했다. 그도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좋아. 내가 너희를 데려갈게. 단, 너희가 한 말을 지킨다면 말이야.”윤도훈은 허용천을 바라보며 속으로 의아해했다.‘이렇게 쉽게 굴복한다고? 은둔 윤씨 가문을 위해 일하는 놈들이 이렇게 약한 거였나? 아니면 주석훈처럼 은둔 윤씨 가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 충성심이 떨어진 건가?’윤도훈은 다른 가능성도 생각했다.‘어쩌면 이 녀석, 섬에 은둔 윤씨 가문의 고수들이 많이 주둔하고 있다고 믿고, 우리를 그곳으로 끌어들여 자신이 구원받을 기회를 노리는 건지도 모르지.’그러나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허용천이 그들을 섬으로 데려가 주기만 하면 충분했다.그날 하루 동안, 겉보기에 호화 유람선은 아무 일도 없었다. 다른 승객들은 여전히 유흥과 쾌락에 빠져 있었고, 그들만의 세상에서 즐기고 있었다. 밤이
새벽 2시.모터보트에 탄 이들이 멀리서 섬을 발견했다. 점점 가까워지며 윤도훈은 이 섬의 면적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좌우 해안선의 길이가 30~40km에 달했고, 섬의 면적은 최소 수백 제곱킬로미터에 달할 정도였다.‘이렇게 큰 섬을 지금까지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니, 뭔가 이상하군.’섬 방향에는 등대가 하나 있었고, 등대의 불빛이 주변 바다를 비추고 있었다.‘은둔 윤씨 가문이 이 섬에서 이미 기초 공사를 시작한 것 같군.’모터보트는 바다 위를 항해하며 등대의 불빛에 노출되었다.그때, 등대의 경비병이 곧바로 통신기를 꺼내 말했다.“배 한 척이 섬 쪽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그러자 통신기 너머로 놀란 반응이 들려왔다.[섬으로 배가 오다니? 대체 무슨 일이야?]외부인이 섬에 접근하고 있다는 소식은 곧바로 섬에 주둔한 은둔 윤씨 가문의 책임자들에게 전달되었다.몇 분 후, 모터보트는 섬의 해변에 도착했다. 허용천이 가장 앞장서 걸어갔고, 그 뒤로 윤도훈, 화교 장로, 그리고 일월문의 고수들이 따랐다. 그렇게 그들이 해변에 발을 디디자마자, 무장한 일행이 이들 앞을 가로막았다.“멈춰! 너희는 누구냐? 이 섬은 사유지다. 누가 너희에게 상륙을 허락했지?”이 일행의 선두에는 금단 강자 수준의 은둔 윤씨 가문 매니저, 구필승이 서 있었다. 그는 허용천을 알아보고는 물었다.“허용천? 또 무슨 일이야?”구필승은 허용천 뒤의 일행을 살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 중에는 자신의 실력과 비슷한 이들이 여럿 있었고,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강자들도 보였다.그러자 허용천이 웃으며 말했다.“가문에서 이분들을 섬으로 데려오라고 했어. 이번엔 섬을 접수하러 왔다고 하더군.”“뭐라고? 이 섬은 은둔 윤씨 가문의 소유다. 누구 마음대로 접수하겠다는 거냐?”그러자 은둔 윤씨 가문의 구필승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의 뒤에 서있던 일행들도 적대적인 시선을 보냈다.“건방진 놈, 무례를 저질러?”이때, 화교 장로가 나서며 말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손
구필승이 놀란듯 물었다. 방금까지 얼굴에 가득했던 분노는 온데간데없고, 대신 의심과 불안이 자리 잡았다.“이제 알겠어? 은둔 윤씨 가문은 상고 윤씨 가문의 한 분파일 뿐이야. 너희 은둔 윤씨 가문 사람들은 우리 상고 윤씨 가문의 개일 뿐이지.”화교 장로가 거만하게 말했다.“네 따위가 감히 나한테 큰소리칠 자격이 있나? 내가 너를 죽인다고 해도, 은둔 윤씨 가문의 가주 윤현산도 아무 말 못 할걸?”윤현산은 은둔 윤씨 가문의 현 가주이다. 한편, 이 말을 들은 구필승와 그의 직원들은 분노로 가득 찬 표정을 지었지만, 감히 대들지는 못했다.‘우리 은둔 윤씨 가문 사람들이 상고 윤씨 가문의 개라니?’그 말은 너무나 굴욕적이었지만, 상대가 상고 윤씨 가문이라면 그들은 어쩔 수 없었다.“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이 섬에서 누가 책임자인지 데려와. 이 섬의 영맥은 우리 상고 윤씨 가문이 차지한다.”화교 장로는 거만하게 손을 휘저으며 구필승에게 길을 안내하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그는 망설이다가 마침내 순순히 대답했다.“알겠습니다.”잠시 후, 섬 한가운데 임시로 지어진 돌 성채 안으로 구필승이 허용천과 윤도훈, 그리고 일월문의 고수들을 데리고 들어갔다. 성채의 정문 앞에서는 호랑이처럼 등치가 크고 우람한 어르신이 몇몇 사람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누군가의 방문 소식을 들은 듯 준비를 하고 있었다.윤도훈도 일월문의 20여 명의 고수들 사이에 섞여 멀리서 그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그때, 그의 눈빛이 순간 반짝였다.‘저 사람, 윤금강?’윤금강은 예전에 무구지와 싸웠던 은둔 윤씨 가문의 태상 장로였다. 그는 과거 코브라 조직의 수장이었던 윤화강의 할아버지였다.‘설마 여기서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손자가 죽어서 바람 쐬러 나온 건가?’윤도훈은 속으로 중얼거렸다.윤금강은 윤도훈 일행을 마중 나온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다. 그의 눈빛은 날카롭게 화교 장로와 그의 부하들을 살폈다. 그는 원영 후기의 강자로서, 상고
원영 후기에 도달한 두 강자, 화교 장로와 윤금강의 대결은 한 치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았다. 화교 장로는 윤금강을 전혀 가볍게 보지 않았기에, 기습을 통해 그를 중상 입히고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려 했다.그러나 화교 장로는 힘은 강했지만, 계략 면에서는 부족했다. 윤금강은 처음부터 그들을 의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상고 윤씨 가문이 영맥이 있는 이 섬에 관심을 가질 수는 있어도, 허용천 같은 하찮은 자를 통해 사람을 보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적어도 은둔 윤씨 가문의 중요한 인물이 동행했어야 했다.윤금강이 이러한 의심을 품고 있었기에, 화교 장로가 공격을 시도하자 즉시 반응했다. 화교 장로가 양손에 망치를 소환해 내리치자, 윤금강도 두꺼운 등날 검을 꺼내 들었다.쨍그랑-거대한 금속 충돌음과 함께, 두 원영 강자의 공격이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그 여파로 인해 주변의 공간이 크게 진동했다. 주변에 있던 금단 강자들조차 그 충격으로 기혈이 뒤흔들렸고, 가벼운 내상을 입었다.“이 자식들, 대체 뭐하는 놈들이냐? 감히 은둔 윤씨 가문의 땅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죽고 싶은 거야!”윤금강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이 섬은 아직 너희 은둔 윤씨 가문의 것이 아니다.”그러자 화교 장로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모두 죽여! 우리 편이 아닌 자들은 남기지 말고 전부 처리해!”화교 장로의 명령이 떨어지자, 일월문의 고수들과 은둔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얽히며 대규모 전투가 시작되었다. 결단 경지는 사실상 희생양에 불과했고, 금단 강자 이상의 경지에서 본격적인 싸움이 벌어졌다.그리고 화교 장로와 윤금강은 서로의 공격 범위를 벗어나기 위해 거리를 두고 맞붙었다. 일월문의 네 명의 원영 강자들도 은둔 윤씨 가문의 두 원영 강자를 상대로 각각 2:1로 싸움을 걸었다. 전투 초기부터 일월문은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섬의 원영 강자는 윤금강을 포함해 단 세 명이었지만, 일월문은 화교 장로를 포함해 다섯 명의 원영 강자를 보냈다. 그중 한 명은 원영
그 시각, 다른 한편.드넓은 바다 위, 한 척의 호화 유람선이 바다 위를 유유히 항해하며 어느새 이 섬에서 몇십 해리 떨어진 지역까지 다다랐다.갑판 위에는 흑기 대인을 중심으로 신다 군과 여러 명의 영도 고수들이 함께 서 있었다. 멀리서 섬의 윤곽이 밤하늘 아래 희미하게 보였다.“바로 이 섬입니다.”흑기 대인의 옆에 있던 영도 고수 중 한 명이 눈을 반짝이며 섬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 영도 고수의 겉모습은 그저 평범한 부유한 상인이었지만, 그의 또 다른 정체는 바로 천조문에서 배출한 강자였다.지난번 허용천이 이 섬에 발을 디뎠을 때도, 이 영도 고수가 섬의 비범함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이를 천조문에 전달했었다. 흥미로운 점은 지금 이 호화 유람선이 이미 흑기 대인과 영도 고수들에게 완전히 장악되었다는 사실이다. 배 위에 있던 손님들과 허용천의 부하들은 저항하다 죽임을 당하거나 쫓겨났고, 운이 좋은사람들만 배에 있는 작은 쾌속정을 타고 간신히 도망쳤다. 그러나 생사가 운에 맡겨진 상황이었다. 그들이 유람선을 점령한 방식은 매우 잔혹했다. 그리고 이번 유람선에 탑승했던 손님들은 참으로 불운한 사람들이었다. 평소엔 최악의 경우 재산을 모두 잃는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목숨까지 잃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도박이란 원래 운을 가져다주는 일이 아닌 법이지! 좋아! 이 섬은 이제 우리 영도의 것이 될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천조문의 중요한 거점이 될 거야. 천조문은 이곳에서 더 많은 강자를 양성하며 계속 성장할 것이다.”흑기 대인은 자신만만한 태도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확고한 자신감과 필연적인 승리에 대한 믿음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는 주변의 소리를 민감하게 캐치했다.“음? 이건 무슨 소리지? 섬 위에서 누군가 싸우고 있는 것 같은데?”흑기 대인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을 품었다. 이 말을 들은 신다 군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귀를 기울였고, 섬에서 전해지는 치열한 싸움 소리를
윤도훈은 대지와 하늘의 영기가 가장 진한 방향을 따라 섬의 북서쪽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은둔 윤씨 가문의 고수들이 끊임없이 석보탑 쪽으로 몰려가 전투를 지원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공격해 오는 자들은 그의 손에 가차 없이 목숨을 잃었다.애초에 상대가 먼저 공격해 왔으니 윤도훈은 수선자의 처벌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었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울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그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은둔 윤씨 가문이 지은 우물과 비슷한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윤도훈은 망설임 없이 그 안으로 뛰어들었다. 예상대로, 거대한 수정 아래에는 이 섬의 영맥이 자리 잡고 있었다. 우물 아래는 마치 또 다른 세상 같았다. 바닥에 파인 웅덩이에는 이미 소량의 영액이 응집되어 있었다. 비록 양은 많지 않았지만, 이 영맥에서 흘러나오는 영기가 얼마나 풍부한지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단지 외부로 흘러나온 영기를 은둔 윤씨 가문의 진법 대가들이 모아 영액으로 만든 것이었다.영맥 자체는 영옥과 영석, 그리고 다양한 천재지보 같은 자원을 생산하는 장소였다.윤도훈은 주저하지 않고 커다란 옥호리병을 꺼내 영액을 담기 시작했다. 이 옥호리병은 윤도훈의 사부인 단만산이 준 보관용 주머니에 있던 것이었다. 그 보관용 주머니는 하란파에서 얻은 보관 주머니보다 훨씬 고급이며, 내부 공간도 훨씬 넓었다.지난번 상고 하씨 가문에게 추적당했던 일을 겪은 뒤, 윤도훈은 깃털과 보물 지도가 자신에게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음을 깨닫고, 그것들을 완전히 기운을 차단하는 이 주머니에 보관해 두었다. 이 외에도 용형 옥패 같은 귀중한 물건들도 마찬가지로 여기에 보관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윤도훈은 이곳에 있던 모든 영액을 옥호리병에 담았다. 은둔 윤씨 가문이 이 섬을 차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맥 밖에서 영액을 모은 시간도 길지 않았다. 그래서 얼마 없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다음, 윤도훈은 아래로 더 이어지는 통로를 발견했다. 그곳이야말로 영맥의 깊숙한 곳일 터였다.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
흡혈귀 황제 마리는 자신에게 가장 강력했던 흡혈귀 일족의 일원 중 한 명이, 그저 눈앞에서 윤도훈에게 직접 살해당하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마리의 마음 속에는 깊은 슬픔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또한, 흡혈귀 일족의 영역 전체를 바라보니, 이곳저곳에 흡혈귀 일족 구성원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그 모습에 마리는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윤도훈은 마리의 공격을 막아내며, 거리낌 없이 흡혈귀 일족을 학살했다. 대공급의 강자조차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즉결당하는 것을 본 후, 마리는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윤도훈이 마리의 흡혈귀 일족을 모두 죽이고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것인가, 아니면 그녀가 먼저 그를 죽일 것인가? 이 문제의 답은 이미 정해진 듯했다.“멈춰요! 염하에서 온 윤도훈 씨. 제발 멈춰주세요!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지금 모두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 바로 당신의 장모님을 데려오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그만해 주세요!”결국, 흡혈귀 황제 마리는 깊은 무력감과 내면의 증오와 슬픔을 억누르며, 자신의 붉은색 긴 채찍을 거두고 윤도훈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처음부터 그렇게 했다면 좋았을걸.”마리는 이를 꽉 악물고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여왕다운 오만함을 내려놓고는 평등한 태도로 윤도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대는 스스로를 증명하셨습니다. 이제 그대와 어떤 조건이든 대화할 자격이 있음을 말입니다.”흡혈귀 황제로서,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마리는 오랜 세월 동안 절대적인 권력을 누려왔다. 그녀는 자신이 모든 존재, 심지어 생명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느꼈다.따라서 자신의 명령은 곧 타인이 따라야 할 신성한 명령서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처음부터 윤도훈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특히, 윤도훈이 혈족의 인질을 잡은 채 마리 앞에 나타났을 때는 더더욱 그랬다.윤도훈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든, 처음에 마리가 그에
펑-그 순간, 윤도훈은 발끝으로 바닥을 강하게 딛으며, 거대한 깊은 구멍을 남기고 공중으로 튕겨 올랐다. 그는 반공중에서 가장 인파가 밀집된 곳을 향해 단숨에 뛰어들었다.웅-동시에, 강력한 인력이 윤도훈의 몸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잠시 후, 그의 주변 50미터 범위 내에 있는 공중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이 통제력을 잃고 그쪽으로 끌려갔다.한편, 윤도훈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진기를 폭발시켰다. 강력하고, 무겁고, 폭발적인 진기가 사방으로 확산되는 기벽처럼 퍼져나가며, 그쪽으로 끌려온 흡혈귀 일족 강자들에게 충돌했다.잠시 후, 흡혈귀 일족 대전당 내부에는 잔혹하고도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극도로 시각적 충격을 주는 장면이었다.윤도훈의 폭발적인 진기가 백작급 흡혈귀 일족 강자들을 즉시 폭살시키며, 피의 안개로 변하게 만들었다. 공작급 강자들조차 몸이 산산조각 나며 파편이 흩어졌다. 마치 공중에서 거대한 피의 불꽃이 터지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안 돼!”이 광경을 본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얼굴 근육까지 떨며, 깊은 분노와 비탄이 섞인 절규를 내질렀다. 나머지 흡혈귀 일족 강자들, 특히 네 명의 대공들조차도 가슴 깊은 곳에서 공포감이 솟구쳤다.“내 장모를 내놔! 그렇지 않으면 학살은 계속 될 거야!”윤도훈은 땅에 착지하며, 흡혈귀 황제 마리의 분노에 찬 공격을 정면으로 받았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단 한 번도 찡그려지지 않았다. 윤도훈의 목소리는 오히려 냉혹하고 오만했다.“도망쳐! 흡혈귀 일족 소속 모두, 당장 이곳에서 도망쳐! 그리고 윤도훈은 나에게 맡겨!”흡혈귀 황제 마리는 절규하듯 외쳤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수많은 흡혈귀 일족 강자들이 마치 구원을 받은 듯이 급히 대전당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종말을 피하려는 듯, 서로 앞다투어 흡혈귀 일족 영지의 바깥으로 도망쳤다.“네 졸개들을 도망치게 하는 건가? 네 졸개들이 나보다 빨리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하하하. 죽어! 네가 내 장모를 넘길 때까지 전부 죽
웅!이 순간, 윤도훈의 몸에서 진기가 거세게 쏟아져 나왔고, 보호 진기를 형성함과 동시에 공격에 더욱 강력한 진기가 깃들었다.쨍쨍쨍쨍-윤도훈이 손에 쥔 금속 장봉과 흡혈귀 황제 마리가 휘두르는 붉은색 채찍이 끊임없이 부딪혔다.윤도훈의 진기에는 후토지력과 뇌전지력이 섞여 있어 공격은 무겁고도 폭발적이었다. 동시에, 뇌전지력은 붉은색 채찍을 타고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속으로 침투해 그녀의 몸을 마비시키는 듯한 효과를 가져왔다. 양측은 마치 부정적인 상태를 서로 주고받는 듯한 싸움을 벌였다.그러는 와중에, 윤도훈은 금속 장봉을 마치 칼처럼 사용하며, 채찍의 그림자를 흩트리는 동시에 비밀리에 열공비홍의 공격력을 중첩시켰다. 열공비홍 9식은 단독으로 사용할 때와 연속으로 사용할 때의 위력이 완전히 다르다.슉슉슉-흡혈귀 황제 마리가 공격에 집중하자, 네 명의 대공급 강자들은 잠시 물러났다. 그러나 그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해서 윤도훈에게 원거리 공격을 퍼부었다.한 줄기씩 뿜어져 나오는 기혈의 힘이 윤도훈의 몸에 닿아 마리를 도와 그에게 더 큰 혼란을 주려 했다. 그 외에도 백작과 공작급 강자들 또한 이 광경을 보고 앞다투어 원거리 공격을 시도하며 윤도훈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순간,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마치 흡혈귀 황제의 지휘 아래 모든 흡혈귀 일족이 하나의 보스를 상대로 총공격을 펼치는 장면과 같았다.팍-마침내, 윤도훈은 한 대공급 강자의 공격을 맞은 후 약간 휘청거렸다. 이때, 흡혈귀 황제 마리의 붉은색 채찍이 그의 허리를 정통으로 가격했다.흡혈귀 일족의 최강자인 흡혈귀 황제 마리의 전투력은 원영 후기의 절정 강자에 필적했다. 따라서 그녀의 이 한 방은 윤도훈의 허리에 깊고 선명한 상처를 남겼다. 이윽고 피부와 살점이 뒤집히며 선혈이 윤도훈의 옷을 붉게 물들였다.잠시 후, 윤도훈은 낮게 신음했고, 그의 선명한 윤곽의 얼굴에는 고통과 분노, 그리고 살기가 서려 있었다.한편, 그 모습을 본 흡혈귀 황제 마리는 자신이 공격에 성공
대공급 흡혈귀 강자는 종합 전투력이 원영 중기에 필적한다. 그러나 윤도훈과의 정면 충돌에서, 결국 한 주먹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윤도훈과 부딪혔던 오른팔은 육안으로도 뚜렷이 보일 정도로 굽어버렸고, 뼈는 부러지고 힘줄이 끊어졌다. 심지어 팔꿈치 부근에서는 피로 물든 뼈의 단면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이 흡혈귀 대공은 순간적으로 비명을 질렀고, 급히 몸을 뒤로 물렸다. 이런 부상은 흡혈귀에게 있어 심각한 부상이라 보기 어렵다. 그러나 단 한 번의 교전에서 보여진 이 엄청난 실력 차이는, 모든 흡혈귀의 마음을 경악하게 만들었다.‘설마, 대공마저도 윤도훈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인가. 심지어 압도당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인가?’그 순간, 대공급 강자는 몸을 뒤로 물리면서, 오른팔의 상처를 복구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곧 자신의 회복 능력이 어떤 힘에 의해 억제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것은 바로 윤도훈의 공격에 담겨 있던 죽음의 힘이었다. 이 죽음의 힘은 모든 곳으로 침투할 수 있는 힘으로, 생명을 빠르게 파괴하며 죽음을 상징하는 힘이었다.또한, 이 힘은 생사에 관여하는 법칙 중 하나로, 천지간에서 가장 강력한 법칙 중 하나로 여겨진다. 윤도훈이 깨우친 이 힘의 초기 형태만으로도 그의 비범함은 짐작이 가능했다.이 힘은 적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뿐만 아니라, 아직 죽지 않은 상대의 생명력을 끊임없이 침식할 수 있었다. 특히 흡혈귀처럼 회복력이 뛰어난 적에게는 천적이나 다름없었다.그 순간, 나머지 세 명의 대공급 강자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곧바로 합세했다. 윤도훈이 몰아붙여 이 대공급 강자의 생명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윤도훈과 정면으로 충돌하지 마. 원거리 공격으로 상대해!”뒤로 물러난 흡혈귀 대공은 등 뒤의 육체 날개를 활짝 펼치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러면서 윤도훈을 향해 두 줄기의 기혈의 힘을 발산했다.펑-, 펑-이렇게 윤도훈은 대공급 강자 세 명과 홀로 싸우고 있었다. 다른 상황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한
그러나 이 말을 들은 윤도훈의 얼굴에는 오히려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보아하니 너희는 두 번째 선택을 한 모양이군.”윤도훈이 조용히 말했다.“좋아! 그럼 죽어라!”말을 마친 윤도훈은 발을 세차게 내디디며 먼저 공격을 감행했다.흡혈귀 황제 마리가 오거스를 이용한 협박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윤도훈은 이미 자신의 선택을 확고히 했다. 유일한 방법은 절대적인 힘으로 흡혈귀 황제 마리뿐만 아니라 흡혈귀 일족 전체를 굴복시키는 것이었다.물론 이 일에 대해 백 퍼센트 확신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감은 충분했다. 이곳에 모인 흡혈귀 일족 강자들 중 흡혈귀 황제 마리만이 약간의 위협을 줄 수 있을 뿐, 나머지 흡혈귀 일족 강자들은 한눈에 그들의 수준이 드러날 정도였다.흡혈귀 일족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윤도훈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마치 오거스의 어둠의 영역이 그랬듯이, 아무리 신비롭더라도 절대적인 힘으로 부서질 뿐이었다.붕-윤도훈이 움직이는 순간, 그의 몸에서 강력한 파동이 퍼져 나왔다.후토불멸체가 바로 발동되었다.윤도훈의 몸을 감싸는 진기는 강렬하게 요동쳤으며, 그의 주변에는 보호막이 형성되었다. 그 진기 속에는 후토의 강력함과 뇌전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섞여 있었고, 윤도훈의 모습은 흙빛과 번개의 빛이 어우러져 눈부시게 빛났다. 한편, 윤도훈의 압도적인 기운은 대전에 있는 모든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주목을 끌었다.높은 자리에 앉아 있던 흡혈귀 황제 마리조차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봤으며, 바닥에 쓰러져 있던 오거스도 눈이 휘둥그레졌다.오거스는 그제야 깨달았다. 윤도훈은 지금까지 그들과 싸울 때, 자신의 진정한 힘을 전혀 발휘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퍽-한 흡혈귀 일족 백작이 흡혈귀 황제 마리 앞에서 공을 세우려는 욕심에 윤도훈에게 먼저 돌진했지만, 그의 주먹 한방에 바로 공중으로 날아갔다.그리고 그 백작의 몸은 공중에서 폭발하듯 산산조각 났다. 그의 강력한 회복 능력도 이런 강도 앞에서는 아무 소
윤도훈은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흡혈귀 황제 마리에게 말했다.“내 장모님을 이리 데려오라고 명령해!”윤도훈의 말이 끝나자마자, 거대한 기운들이 파도처럼 그에게 몰아쳤다. 이곳에 모여 있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은 모두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었고, 일반인이라면 이 압력만으로도 죽을 지경이었다.이때, 높은 자리에 앉아 있던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에서 붉은 살기가 피어오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건방진 놈, 지금 나에게 명령이라도 하는 것이냐?”“죽고 싶은 건가? 마리 여왕님를 보고도 아직 절을 하지 않다니!”“여왕님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다니, 넌 피 웅덩이에 던져져 썩은 피에 부식되어 죽어야 마땅하다.”“무릎을 꿇어라!”흡혈귀 일족의 고수들이 하나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윤도훈을 꾸짖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질책과 위압을 전혀 신적 경지 쓰지 않고, 오직 마리만을 바라보며 말했다.“명령이라니? 단순한 거래일 뿐이다.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면야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네 이 잘생긴 장난감 오거스를 살리고 싶다면, 당장 내 장모님을 이리로 데려와!” 윤도훈의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의 요염하지만 사악한 얼굴에 냉소가 떠올랐다.“날 협박하려는 것인가? 내가 저 놈의 목숨에 연연할 거라 생각하는 건가? 우리 흡혈귀 일족엔 잘생긴 남자가 많아. 죽이고 싶다면 죽여. 하지만 그 댓가로 너도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네가 오거스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해서 내가 두려워할 것 같애?”마리의 말에 윤도훈은 실눈을 뜬 채 말했다.“아니, 넌 오해하고 있어. 난 오거스를 인질로 삼은 이유가 내 장모님을 되찾기 위해서일 뿐이지, 너희가 나를 공격할까 두려워서가 아니다.”말을 마친 윤도훈을 오거스를 쓰레기를 버리듯 흡혈귀 황제 마리에게 던졌다.퍽-오거스는 마리의 발치에 떨어졌다. 그녀는 윤도훈의 이 행동에 잠시 놀란 듯 실눈을 뜬 채 바라봤다. 흡혈귀 일족 고수들도 모두 어리둥절해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흡혈귀 일족의 영지
윤도훈은 죽은 개처럼 질질 끌려가는 오거스를 손에 들고 성으로 향했다.사유지 경고 표지판 앞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한 명의 흡혈귀 일족 경비원이 윤도훈의 앞을 막아서며 차갑게 경고했다.“여긴 사유지다. 너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썩 물러...”그러나 경비원은 말을 마치지 못했다. 경비원의 눈길이 윤도훈의 손에 들려 있는 오거스를 보자, 그의 표정은 즉시 경악으로 물들었다.“오거스 백작님, 이게. 이게.”경비원은 말을 잇지 못했고, 윤도훈을 경계하며 물었다.“넌 누구냐? 오거스님께 무슨 짓을 한 거냐?”이때 오거스가 약한 목소리로 말했다.“흡혈귀 황제께 보고해. 우리 흡혈귀 일족에게 귀한 손님이 왔다고. 어서 가.”흡혈귀 일족 경비원은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윤도훈을 한 번 더 쳐다본 뒤, 몸을 날려 성으로 빠르게 달려갔다.윤도훈은 조용히 코웃음을 치며 그를 막거나 신적 경지 쓰지 않고, 여전히 오거스를 손에 들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잠시 후, 날개를 펄럭이며 빠르게 날아오는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번에 온 이는 분명히 흡혈귀 일족 내에서도 백작 이상의 고수였다.달빛 아래에서 이 장면을 누군가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 인터넷에 올렸다면, 틀림없이 큰 논란을 일으켰을 것이다. 그러나 윤도훈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긴 머리를 가진 흡혈귀 백작은 땅에 내려서자마자 윤도훈의 손에 들린, 사지가 부러진 오거스를 보고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곧바로 냉랭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여봐, 네 용기가 대단하군. 오거스 백작을 이런 꼴로 만들어 놓고도, 감히 이곳에 데려오다니! 목적이 뭐지?”긴 머리를 가진 흡혈귀 백작의 말이 끝나자, 윤도훈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쓸데없는 말은 그만 하고, 여기서 결정권을 가진 자를 데려와!”오거스도 힘없이 말했다.“우리를 흡혈귀 황제께 데려가라.”그러자 긴 머리의 백작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럼 따라오시든지.”긴 머리 백작은 윤도훈을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