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젠장, 저 주석훈이라는 자 완전히 미친 모양이네. 이 일에 날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군! 비록 나씨 가문을 등에 업고 있지만, 성씨 가문도 쉽게 당할 상대가 아니니까.”전우현은 비열하게 웃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꼬여가니, 살짝 조작만 하면 이진희와 성시아의 협력은 무산될지도 몰라.”전우현의 얼굴에 서늘한 미소가 떠올랐다.병원, 수술실 앞.P시의 최고 부자이자 성씨 그룹의 수장이며 성시아의 아버지인 성조현은 복도를 왔다 갔다 하며 무겁고도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주변에는 P시 상업계의 유력 인사들과 성조현의 사업 파트너, 그리고 친구들이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몰려들었다.“조현 회장님, 시아는 어때요?”“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죠?”“사고 책임자와 범인은 잡았습니까?”“시아는 그때 누구와 함께 있었죠?”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던지며 관심을 표했다. 그러나 성조현은 이들에게 일일이 답할 기분이 아니었고,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한편, 이진희는 한쪽에서 멍한 표정으로 서서 계속 전화를 걸었다. 곁에는 양유나를 비롯한 그린 제약회사의 직원들이 함께 병원에 도착하여 이진희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전화가 몇 번이나 연결이 되지 않던 끝에, 마침내 전화가 연결되었다.[여보, 무슨 일이야? 이거 참, 우린 참 잘 통하네. 막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전화가 오다니. 하하.]전화기 너머 윤도훈은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러자 이진희도 쓴웃음을 지으며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잘 통하다니, 내가 얼마나 전화를 했는데.’그러나 이상하게도 윤도훈의 목소리를 들으니, 이진희의 불안한 마음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도훈 씨, 큰일이 났어요!”이진희가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큰일이라니? 무슨 일인데? 여보, 괜찮아?]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급히 물으며 몹시 걱정스러워하는 목소리를 냈다.윤도훈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으니, 이진희는 내심 안도감과 감동을 느꼈다.“난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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