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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을 아우르는 군신의 모든 챕터: 챕터 1341 - 챕터 1350

1716 챕터

제1341화

“화내지 마세요, 선배님. 제가 잘못했어요.”서현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선배님,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선배님이 가르쳐 주신 이 모든 공법을 완전히 익히고 싶어요.”“흠!”서현우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저에게는 주재경에 달하는 아주 무서운 적이 있는데, 제가 이곳에 오게 된 것도 적에게 쫓긴 것입니다.”반이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깟 주재경, 네가 만약 피의 강에서 살생법을 익히면 비슷해. 거기에 내가 가르쳐준 기술까지 더하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야! 나가면 내가 또 다른 비경을 짚어줄게. 거기엔 온갖 규칙의 힘이 있어서, 들어가면 진정으로 주재경에 도달할 수 있을 거야. 그때면 압도적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건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야.”“선배님 말씀이 맞아요.”서현우는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러니 지금 선배님께서 가르쳐준 공법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선배님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기 위해서요.”그러면서 서현우는 진지한 표정을 보였다.“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선배님의 위대한 이름을 온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무수한 세월 떨어져 있어도 선배님은 여전히 천하를 호령하는 무적의 강자이며, 어리석은 무자도 신의 경지에 오르게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습니다!”이 말을 들은 반이산은 한결 누그러진 어투로 말했다.“네 생각이 그렇다면 이 노인이 평생 배운 모든 것을 너에게 가르친 것이 헛되지 않았구나. 그러면 조금만 더 기다릴 테니 수련에 매진하거라.”“선배님, 감사합니다! 제가 꼭 목표를 이루어 선배님을 구해 드리고, 화려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그래.”반이산은 짧게 대꾸한 후 더 말이 없었다.양쪽 모두 마음속으로는 서로가 약아빠진 여우라고 욕하고 있었다.그러나 두 사람 모두 암묵적으로 배신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반이산은 마음속으로 서현우가 어떤 방법으로 시간을 끌더라도, 이곳에서 빠져나가기만 하면 그를 끝장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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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2화

“상대방에게 정말 영혼이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면, 가장 막아야 할 것은 상대방의 탈사다.”서현우는 생각에 잠긴 채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나의 의식에 살의가 가득 차 있는 지금, 상대방이 탈사를 하게 되면 이 살의는 방해가 아닌 조력자가 될 것이다.”“신념이 진무법의 힘을 모아 가장 중요한 중심을 단단히 지키면, 상대의 탈사 성공률이 많이 줄어든다.”“하지만 그래도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서현우의 얼굴에 기쁜 기색은 사라지고 다시 굳어진 표정으로 돌아왔다.“아직 부족해, 부족하다고! 온령주를 제련해서 그 힘을 신념으로 다듬어보는 건?”서현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실현 가능성을 신중하게 고민했다.절대적인 확신은 없었지만 서현우는 살아남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시도해 봐야 했다.그는 다시 한번 눈을 감았다.미간 한가운데 가만히 있던 온령주가 떨렸다.서현우가 손을 뻗어 눈썹 중앙을 누르자 균열이 생겼다.갈라진 틈으로 피가 흘러나왔다.그의 피로 얼룩진 온령주가 서현우의 손바닥에 잡혔다.이윽고 그는 세게 눌렀다.달칵-미세한 소리와 함께 온령주가 깨졌다.만약 다른 무자가 서현우의 행동을 봤다면, 흐르는 피를 안타까워하며 망할 자식이라고 욕설을 퍼부었을 것이다.온령주 같은 진귀한 보물은 누구든 손에 넣으면 무척 조심스레 다루는데, 서현우는 그것을 파괴하고 있었다.서현우는 다시 힘을 주었다.온령주가 달칵 소리를 내면서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다.부서진 온령주에서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한 줄기 기류가 솟아오르더니 서서히 사라졌다.서현우는 즉시 신념을 발동해 이 보이지 않는 기류를 감싸서 이마에 난 균열 쪽으로 옮겼다.무형의 기류가 머릿속으로 들어가기 전, 서현우는 대지를 뒤흔드는 천둥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온몸이 심하게 떨리고 각 기관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극심한 고통에 서현우는 거의 기절할 뻔했다.그는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해 신념을 발동시켰다.사람의 형태로 변한 신념은 핏빛 바다를 휩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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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3화

무자의 수련에는 세월이 존재하지 않았다.서현우 같은 진아경 무자는 보통 사람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8백 년의 수명을 지녔다.백, 2백 년도 상관없는데 몇 개월 정도는 더 아무것도 아니었다.서현우가 봉신 혈굴에 들어온 지도 1년 3개월이 지났다.그는 천천히 눈을 뜨고 숨을 내쉬었다.정신에 전에 없던 장엄한 기운이 감돌았다.진아람이 스스로 창조한 환월과 신안, 두 가지 영력 수련 공법을 서현우는 두 달 반 만에 지진 단계에 도달했다.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서현우 본인이 강한 정신력을 지닌 데다, 진무법과 규칙 원천의 힘까지 더해진 덕분이었다.다른 무자들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아무리 영력에 특화되고, 타고난 재능이 있는 무자라 해도 두 달 반 만에 신안의 지층 공법을 대성까지 수련할 수 있을 리는 만무했다.지진은 그렇게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렇다면 반이산이 탈사할 가능성은 최대 40%를 넘지 않을 거야.”서현우는 속으로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반이산은 그가 지금까지 수련하면서 만났던 그 어떤 상대보다도 무서운 존재였다.그에게서 무사히 빠져나오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도움이 되기를 바라야지.”서현우는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의 눈이 총기로 번뜩였다.벌써 1년이 넘었다.그는 더 이상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반이산을 풀어주는 것은 곧 자신을 풀어주는 것이기도 했다.상대를 풀어준 후 죽느냐, 사느냐는 자신이 준비한 것이 쓸모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그가 정말 강하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그땐 서현우도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서현우는 걸음을 옮겨 홀로 돌아왔다.그는 덤덤하게 제단으로 시선을 돌렸다.“얘야, 준비됐니?”반이산의 목소리가 조금은 갈라져 있었다.서현우는 감출 수 없는 그의 설렘을 분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오랜 세월 봉인되어 있다가 드디어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본다면 그 누구라도 이럴 것이다.“준비됐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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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4화

콰르릉-서현우의 머릿속에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큰 소리가 들렸다.그는 조금도 현기증을 느끼지 않았다.불편함이나 고통도 전혀 없었다.기묘한 느낌이다.마치 자신의 손으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것 같았다!이 세계에서 그는 절대적인 통제권을 가졌다.이것이 바로 영역이다!서현우 자신만의 영역!그리고 지금, 이 영역은 천천히 회전하고 있었다.핏빛으로 물든 환영의 세계는 마치 피로 그려진 유화처럼 보였다.서현우는 마음만 먹으면 이 핏빛 세상을 완전히 드러낼 수 있을 것 같았다.온 세상이 그의 영역이었다!수라 지옥!보통 무자들은 규칙을 인지하고 자신만의 영역을 압축할 땐 숨길 수 없다.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영역이라 낯설고 숙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하지만 서현우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반유곡에 들어갔을 때 서현우는 열반귀진법에서 이미 주재경에 발을 들여놓았다.비록 열반귀진법의 시뮬레이션일 뿐이었지만, 실제로 영역을 응축하고 주재경으로 들어가는 것과는 전혀 다르지 않았다!그리하여 서현우는 영역이 형성되는 순간, 그간의 경험에 따라 영역을 통제하고 단전에 모아서 완전히 숨겼다.비석에 봉인되어 있던 반이산은 눈치채지 못했다.한편으로는 그의 힘이 심하게 약화되고, 게다가 봉인되어 있었기에 지각력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다른 한편으로, 그의 모든 관심이 임박한 탈출에 집중되어 있어 서현우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쿵쿵쿵-콰르릉-피의 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순간, 봉신 혈굴 전체가 요동쳤다.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았다.서현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수라로 변신하며, 온몸을 핏빛 갑옷으로 무장한 채 머리 위로 돌진했다.쿠릉-서현우의 힘으로는 뚫을 수 없었던 천장이 지금은 그 효력을 잃은 듯 보였다.커다란 구멍이 뚫렸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재빨리 핏빛을 번쩍이며 튀어나왔다.핏빛 소용돌이는 회전을 멈췄다.서현우가 뛰쳐나오자 곧바로 햇빛이 그를 비췄다.그 순간 서현우는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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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화

“선배님, 절 보내주신다고 했어요.” 서현우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반이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보내준다고? 그래, 보내줄게. 하지만 네 영혼만 놓아주는 거야. 네 몸은 내가 써야겠어.”서현우의 머리카락이 쭈뼛 서며 망설임 없이 자신의 영역을 사용했다.순식간에 핏빛 세상이 그의 뒤로 떠올랐다.발밑으로 선명한 붉은 기운이 솟아올랐다.하지만 서현우의 눈빛은 점점 더 절박해졌다.자신의 영역은 상대방에게 전혀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그는 여전히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반이산은 살짝 놀란 기색을 드러냈다.“감히 조용히 주재경에 발을 들여놓았다니, 피의 강에 있는 살생 규칙으로 주재경에 들어가긴 한참 부족할 텐데…… 그런데도 진아경 중기와 비슷하구나…… 대체 어떻게 한 거냐? 내가 있던 시대에도 너처럼 이상한 놈은 없었어.”“자식, 너의 몸에는 아직 비밀이 더 있는 것 같구나, 참으로 놀라워.”“당신 도대체 누구야?”서현우는 이를 악물고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졌지만, 절망감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양측은 절대 대등한 상대가 아니었다.주재경의 경지에 오른 서현우는 이 세상에서 무적의 강자가 되어야 마땅했다.그런데 반이산이 나타났다.그에 비하면 서현우는 개미와 다름없었다.수많은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주재경도 전혀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다.“서두를 것 없어, 얘기할 시간은 충분해.”반이산은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미소를 지었다.그 순간 사람 전체가 빛으로 변해 서현우의 몸속으로 사라졌다.“헉!”서현우의 입에서 한 줌의 피가 튀어나왔다.반이산이 그대로 의식을 뚫고 들어오는 것을 생경하게 느꼈다.허공에 다리를 꼬고 앉은 서현우는 방어 진법을 만들 겨를도 없이 몸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의식 속에서 작게 축소된 서현우는 마치 죽어 있는 마왕처럼 보이는 형상을 응시했다.반이산, 그가 의식의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그의 발아래에는 끊임없이 물결치는 피의 바다가 있었다.“꼬마야, 넌 저항할 수 없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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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6화

서현우는 원치 않았다.누구도 죽고 싶지 않을 것이다.그것은 생존을 위한 생명체의 본능이었다.하지만 무의미한 바람이다.반이산의 목소리가 허공에서 울려 퍼졌다.“내가 왜 너에게 수라 왕족의 4대 핵심 기술을 가르쳤는지 아느냐?” 서현우의 신념이 일그러져 대답할 수 없었다.“그래야만 네 몸이 내 탈사를 견디고 무너지지 않을 테니까…….”“근본적으로 넌 너무 약해. 내가 조심하지 않으면 네 몸이 견디지 못해 터질까 봐 걱정되는군.”“완벽한 껍데기를 낭비할 수는 없지.”반이산이 말을 하면 할수록 그는 더욱 흥분하고 사악해졌다.서현우의 신념은 고통 속에 피의 바다를 뒹굴었다.현실 세계에 있는 그의 몸도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켰다.몸의 모공 사이로 구슬 같은 피가 흘러나왔다.그는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해 보였다.모든 것을 초월하는 고통이 서현우를 죽고 싶게 만들었다.하지만 지금 당장 자살할 수도 없었다.“탈사하기 전에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나? 분명히 수라인데, 왜 봉신 혈굴에 봉인된 거지?”서현우는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신념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여 대화할 수 있었다.반이산은 큰 소리로 웃었다. “이젠 숨길 필요가 없지. 나는 극락이다.”극락!서현우는 믿을 수가 없었다.반이산이 말한 극락은 과거 수라족의 왕이었다.이른바 은하계 지존에 가장 가까운 존재였다!극락이 자신을 봉인했다는 반이산의 주장은 그 사실 여부가 무의미했다.하지만 서현우는 반이산의 말 속에 담긴 진심 어린 증오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스스로 자신을 봉인했다고?스스로 자신에 대한 지독한 증오를 키운다고?이런 일이 가능한가?“나는 극락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반이산은 덤덤하게 말했다.“나는 극락의 의식에서 태어났으니 극락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극락 본래의 의식체가 아니니 극락이 아니기도 해. 나는 그의 살기다.”“그게 무슨 뜻이죠?”“극락은 감히 은하계 지존경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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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7화

천지가 진동하고 천둥소리가 요동쳤다.성국을 포함한 지구의 모든 나라에서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하늘의 구름층이 금방이라도 뚫릴 것만 같았습니다.마치 천상의 존재가 이 세상에 내려올 것만 같았다.영혼에서 비롯된 떨림이 모든 사람을 떨게 만들었다.“그만 외쳐!”서현우의 의식 속에서 신념은 큰 타격을 입었다.여기저기 금이 갔다.허몸도 마찬가지였다. 허공에서 피가 한 방울씩 떨어졌다.영혼의 힘이 빠져나가고 있었다.하지만 서현우보다 더 심각한 것은 반이산이었다.서현우의 신념에서 격하게 뛰쳐나온 그의 몸은 마치 촛불이 깜빡이는 것처럼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았다.슬픔과 고통에 완전히 뒤틀렸다.“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히스테릭한 포효가 울려 퍼졌고 반이산은 공포에 질렸다.“노…….”“아아악, 그만!”반이산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울부짖었다.그는 무서웠다.개미처럼 작은 이 녀석은 도대체 어떤 존재를 부르짖고 있는 걸까?그는 서현우의 의식에서 이리저리 끌려다녔다.하지만 반이산의 영혼의 힘이 너무 강해서 저승의 금지된 힘이 반이산을 주로 공격하고 있었다!그는 전혀 저항할 수 없었다!마치 서현우가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그만! 그만! 그만해! 서현우, 탈사하지 않을게! 내 이름으로 생사의 언약을 맺는다, 맺어!”핏빛이 번뜩이며 피어올랐다.서현우의 환영에 싸여 있던 신념의 몸이 눈을 떴다.그리고 히죽거리며 웃었다.현실 세계에서 서현우의 몸은 곧장 아래로 떨어졌다.첨벙 소리와 함께 물에 부딪히며 파문이 겹겹이 일었다.……“서현우!”절정 검파의 폐관지 어딘가, 번쩍 뜬 진아람의 두 눈엔 당혹스러움이 가득했다.소예원과 홍성은 곧바로 달려와 물었다.“언니, 무슨 일이야?”“현우 씨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 분명히 무슨 일이 있어…….”진아람은 흐느끼는 목소리로 말했다.“피투성이가 된 채로 나한테 작별 인사를 하는 걸 봤어! 무슨 일이 생긴 거야!”소예원과 홍성도 흠칫 심장이 철렁하며 다급하게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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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8화

댕댕댕-절정 검파 본당 위, 맑은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열한 번 울렸다.즉시 수백 명의 절정 검파 제자들이 잔뜩 놀란 채로 본당에 모여들었다.종을 열한 번 친다는 것은 곧 누군가 절정곡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했다.300여 년 동안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었다.“도대체 누가 절정곡에 들어오는 거지?”“혹시 도리 언니 아닐까? 우리 종파에서 백년에 한 번 나올 천재잖아.”“달이 동생일 가능성이 높지 않나. 종주님께서 달이가 개교조사와 같은 특별한 체질을 가졌으니 그 유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이라고 하셨잖아…….”“달이 후배 입문한 지 얼마나 되었지? 이제 막 들어왔는데 설마…….”절정 검파 제자들은 의견이 분분했다.여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저마다 수군거리면서 열띤 분위기를 형성했다.만약 그 가운데 남자가 있었다면 마치 꽃밭에 있는 것처럼 행복할 것이다.안타깝게도 이곳은 남성에게 금지된 장소였기 때문에, 단 한 명의 남자도 조용히 이곳에 올 수 없었다.잠시 후 절정 검파 고위층 인물이 왔다.고소정은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수천 년 동안 절정곡에 들어온 자가 없었는데, 오늘 종소리가 울렸다는 건 우리에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장로님, 도대체 누가 절정곡에 들어온다는 겁니까?”고소정의 온화한 성품 탓에 제자들은 모두 그녀와 매우 가깝게 지냈고, 딱히 망설일 것 없이 호기심 어린 질문을 던졌다.고소정의 시선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진아람에게 향했다.곧바로 진아람이 앞으로 나섰다.소예원과 홍홍은 반쯤 뒤에 선 채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와, 저 사람들이네!”“저 셋은 누구지? 우리 검파 사람은 아니겠지?”“아니야. 장로님이 수조에서 구해준 사람들이야.”세 사람의 정체를 알고 있던 한 제자가 설명했다.수많은 여자 제자들이 일제히 탄성을 질렀고, 그들 중 적지 않은 자들은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주제 파악이 안 되네.”“죽음을 자초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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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9화

절정곡 안은 텅 비었다.풀 한 포기 보이지 않았다.누런 흙벽과 짙은 갈색 도로가 무한대로 펼쳐져 있는 것 같았다.공기 속에는 특별한 힘이 내포되어 있었는데, 강렬한 증오, 가슴이 찢기는 듯한 아픔, 끝없는 고통까지 있었다.“여기 너무 이상하지 않아? 어떤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고, 적막 속에서 계속 걸어야 한다고?”“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이렇게 걷는 것뿐이라면, 절정 검술 달인의 유산은 이미 오래전에 얻었을 거야.”“괜히 짜증이 나네.”홍성이 미간을 찌푸렸다.“나도 여기 기운이 내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게 느껴져.” “나도.”소예원 역시 마음이 불편하고 왠지 모르게 화를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반대로 맨 앞에서 걷던 진아람은 걸음을 멈추고 담담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확실히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무언가가 있어. 두 사람은 나가. 나는 백전 신념도 있고, 정신 수련 공법도 터득했으니 괜찮을 거야.”“언니가 여기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그러죠. 걱정 좀 그만 시키면 안 돼요?”홍성이 원망 섞인 말을 뱉었다.그 말을 하자마자 그녀 본인도 깜짝 놀랐다.“그런 뜻이 아니라, 저는…….”홍성은 약간 당황했다.왜 이런 생각을 했지?이상해!이건 뭔가 잘못됐어!“됐어, 됐어. 언니가 제일 약하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나가, 언니는 내가 지킬 테니까. 내가 여기서 제일 강해도 둘을 동시에 지키는 건 힘에 부칠 거야.”소예원도 말을 하며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표정이 확 바뀌었다.“이것 봐.”진아람은 어깨를 으쓱했다.“그게 바로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거야. 자기도 모르게 계속 짜증이 날 거야. 이러다 진짜 위험해지니까 얼른 나가. 나 혼자 할 수 있어.”“언니…….”“날 믿어. 이건 내가 가야 할 길이야.” 진아람은 두 사람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그 미소에는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었다.두 사람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고,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계속 가자.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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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화

다시 절정곡에 접어든 진아람은 홀로 걸음을 다그쳤다.곧 소예원과 홍성이 무너지던 곳에 도착했다.절정곡은 전투력이 아닌, 마음을 시험하는 곳이라 진아람은 짐작했다.실력은 소예원이 가장 강할지 몰라도, 그녀가 살아온 인생을 보면 마음은 제일 약할 것이다.홍성은 그보다 조금 나은 편이었다. 나름 서현우를 따라 남강 전장에서 수많은 생사를 넘나들었기에 강인한 심장을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그로 인해 한편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거기다 소예원의 공격으로 다치면서 정신력도 흔들렸기에 홍성도 더 버티지 못했다.반면 진아람은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이곳에서 느껴지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들은 진아람에게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 정도였다.백전 신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진아람은 홍진길에서 겪었던 모든 경험을 기억하고 있었다.그 경험들은 진아람의 마음과 정신력을 바위처럼 갈고 닦는 최고의 숫돌이었다.서현우만이 그녀의 유일한 약점이었다.잠시 침묵이 흐른 후, 진아람은 자신의 길을 계속 걸었다.혼자만의 여정은 외로울 수밖에 없었다.시간이 흐르고 진아람은 거의 세 시간 가까이 걸은 것 같았다.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거의 500킬로미터를 걸어온 셈이다.협곡은 결코 그렇게 길지 않았다.그래서 진아람은 절정곡이 일종의 환진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신념을 펼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그러다 얼마 후 깜짝 놀랐다.환진이라면 그녀의 백전 신념이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했다.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 절정곡은 환진처럼 보이지 않았다.“혹시 마음가짐의 영향을 받은 건가?”진아람은 속으로 짐작했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지난 천 년 동안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더니, 역시 남다르군.”진아람은 심호흡을 하며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이곳은 이미 부정적인 기운이 극도로 진해지고 있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벌써 쓰러져 미쳐버렸을 테지만, 진아람은 아직까지 지나칠 수 있었다.그녀는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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