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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Chapter 1331 - Chapter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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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1화

상천랑이라는 이름에 서나영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이 남몰래 동요했다.그녀는 무심하게 말했다.“나는 상천랑이라는 사람을 모른다. 무자라면 그냥 보내.”“네.”양원은 속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양원은 서나영이 생명에 대해 냉담하고 차가우며, 무자비한 수라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누구든 항복하지 않으면 죽는다.서나영이 누군가를 그냥 보내라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여러 가지 추측을 염두에 두며 양원은 정중히 물러났다.수라문 문밖에서 상천랑은 손발이 묶인 채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상천랑은 자신을 괴롭히던 인영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다렸다.그때 양원이 다가왔다.“문주님은 상천랑 당신을 모른답니다.” 양원은 무심하게 말했다.“풀어서 보내줘.”“네.”두 수라가 다가가 상천랑의 손과 발에 묶인 결박을 풀어주었다.“말도 안 돼!”상천랑은 즉시 일어나서 소리쳤다.“나영아! 나영아! 나 상천랑이야! 얼른 날 만나러 나와! 내가 너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나와! 나한테 숨김없이 다 말해줘! 난…….”“어딜 감히!”양원이 화를 내며 휙 손을 움직이자 상천랑은 뒤로 날아가 바닥에 풀썩 엎어졌다.“꺼져! 또다시 무모한 짓을 하면 그땐 반드시 죽인다!”그러나 상천랑은 그를 무시한 채 바닥에서 일어나 붉어진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서나영, 너 나와! 하루도 빠짐없이 널 찾고 있었어! 왜 나를 만나주지 않는 거야! 무슨 일이든 내가…….”쾅-주먹이 상천랑의 가슴을 움푹 팰 정도로 내리쳤다.상천랑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큰 나무 몇 그루를 넘어뜨리면서 멈췄지만, 곧바로 다시 일어나 소리쳤다.“나한테 무슨 짓을 하든 괜찮으니까 만나기만 해 줘! 좀 나와줘, 나영아!”양원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상대방의 실력은 아마 생사경 수준일 텐데, 다른 생사경 무자였다면 이 정도 일격을 당하고 죽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하지만 상천랑은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타격에 대한 저항력이 너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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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시간은 하루하루 흘러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또 보름이 지났다.때때로 수라문 안에서 통곡 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러다 사흘 만에 다시 고요함을 되찾았다.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답답한 분위기였다.이곳 15000킬로미터 안의 무자들은 모두 붙잡혀 항복하거나 죽었다.항복한 자는 서나영의 피를 삼켜 수라 신도가 되고, 성공한 자는 살고 실패한 자는 죽었다.8천 명이었던 수라 신도는 만 명으로 확장되었다.천명 씩 한 개 군단으로, 총 10개 군단이 매일 훈련받고 있었다.서나영은 이들을 무자비한 살인 기계로 훈련시켰다.산문 밖에서 상천랑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었다.보름 동안 상천랑은 하루에 다섯 번 이상 매를 맞았다.번번이 버려지고, 다치고, 회복하고, 그러다 멍하니 다가가면, 또다시 맞아서 쓰러지고 던져지길 반복했다.끝없는 되풀이였다.차갑고 잔인한 수라 신도들은 이미 잔뜩 짜증이 난 상태였다.상천랑은 걸어 다니는 시체 같았다.“그만해.”상천랑이 다시 한번 앞으로 나섰고, 수라 신도들이 아무 말 없이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서나영이 나타났다.“존경하는 문주님께 인사드립니다.”수라 신도들은 무릎을 꿇었다.눈이 텅 비어 무감각해진 상천랑은, 붉은색 긴 원피스를 입은 인영을 바라보며 흠칫 몸을 떨었다.“나영아…….”상천랑은 갈라진 목소리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그의 마음과 눈동자에는 가녀린 모습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나영아, 드디어 날 보러 왔구나.”서나영은 모든 감정을 마음속에 감춘 채, 극도로 차가운 두 눈을 하고 있었다.그녀가 무심하게 손짓하자, 무릎을 꿇고 있던 수라 신도들은 곧바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서나영은 담담하게 말했다. “상천랑, 서나영은 이미 죽었어. 나는 수라문의 문주야.”“나영아…….”“이 몸은 서나영이 아니야!”서나영의 눈이 격렬한 광채로 번쩍였다. “너와 서나영 사이는 끝났어, 더 이상 귀찮게 굴면 죽여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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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상천랑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던 서나영은 백옥 같은 손을 뻗어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순간, 핏빛 장막 속에서 상천랑은 사방에서 온몸을 누르는 엄청난 압력을 느꼈다.투두둑-그의 몸속 뼈들이 뒤틀리는 소리가 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두개골을 포함한 온몸의 뼈와, 몸에 박혀 뼈를 대신하던 특수 금속 기계에 균열이 생겼다.“윽…….”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극심한 통증에 상천랑은 비참한 비명을 내뱉었다.“천천히 즐겨.”서나영은 차갑게 말하며 돌아섰다.“하하하하하…….”귀를 찌르는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끝없이 울려 퍼졌다.……성국의 동남쪽, 검은 숲.큰 나무들은 모두 유령이나 그림자처럼 비뚤어져 있었다.사나운 짐승들의 포효가 끊이지 않았다.홍성과 진아람, 소예원은 흉수 떼에 둘러싸여 있었다.300여 마리의 흉수들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5급이었고 6급 흉수 단 두 마리가 밖에서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다.원래라면 진아람은 8급 흉수 백수 천랑의 기운을 방출하는 것만으로도 흉수 떼를 겁에 질려 도망가게 할 수 있었다.하지만 진아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세 사람 모두 성장하기 위해 전투가 필요했다.훅-피가 튀었다.흉수 한 마리가 동공에 빛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졌다.이윽고 부엉이 같은 또 다른 흉수가 순식간에 달려들었다.홍성은 최선을 다해 피했지만 완전히 피해 갈 수는 없었다.갈고리처럼 날카로운 발톱이 생물 갑옷을 할퀴고, 몸에서 살점 하나를 떼어냈다.순식간에 피가 흘러나와 생물 갑옷을 붉게 물들이다 금세 흡수되었다.올빼미 흉수는 단맛을 맛보고는 흥분한 듯 크게 짖으며 다시 날아올랐다.허공에서 갑자기 발톱 자국이 나타나 짐승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홍성! 괜찮아?”진아람이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괜찮아요…….”홍성은 고개를 저었지만 마음속에는 씁쓸함과 분노가 가득했다.한때 홍성은 세 사람 중 가장 강했다.그리고 자신에게 다른 두 사람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고 늘 믿어왔다.하지만 지금 진아람과 소예원이 보여주는 힘이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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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4화

홍성의 손에는 금이 간 깨진 나무판이 들려 있었다.온전하게 새겨진 ‘벽’ 글자와, 반쯤 드러난 ‘류’가 보였다.“어디 봐요.”소예원은 손을 뻗어 목판을 가져가더니 한숨을 쉬었다.“이건 신원패인데, 재질을 보니 패의 주인 신분이 평범하지 않네요. 벽류성의 최정상 인물 같아요.”진아람이 물었다.“죽은 거야?”소예원은 고개를 끄덕였다.“죽었겠죠, 신분패에 기운이 남아있지 않아요.”홍성이 말했다.“그럼 벽류성은 이미 사라졌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벽류성의 중요한 인물 신분패가 여기 망가진 채 떨어져 있겠어.”“성국은 곳곳에 위험투성이예요. 도시가 망하고 사람이 죽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재해가 닥치면 곳곳이 폐허가 되는데, 벽류성이 사라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죠.”홍성이 물었다.“우린 계속 벽류성으로 가는 겁니까?”소예원은 진아람을 바라보았다.세 사람 중 소예원과 진아람은 성국에 가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소예원은 당연히 진아람에게 선택권을 넘겼다.진아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어차피 아무 단서도 없으니까 일단 정해진 길을 따라가죠. 여기서 성국 중심까지 멀었고, 우리 속도대로라면 전속력으로 달려도 한두 달은 걸릴 것 같은데, 경로를 다시 돌리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고기 다 구워졌어요. 먹고 좀 쉬었다가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해요.”“그래요.”세 여인은 구운 고기를 먹은 후 각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시간이 지나자 황야는 고요해졌다.가끔 산들바람이 불고 모닥불이 지직거리며 타는 소리가 들려올 뿐이다.곧 하늘이 밝아졌다.동이 트기 전 가장 어두운 시간은 지났다.진아람이 가장 먼저 눈을 뜨고 일어났다.이윽고 홍성과 소예원도 동시에 눈을 떴다.“출발하죠. 벽류성에 가서 확인해 봐야겠어요. 만약 벽류성이 아직 있으면 소식 좀 알아보고, 없으면 정해진 길을 따라 계속 가요. 언제든 살아있는 사람을 만나면 물어보자고요.”“좋아요.”세 사람은 가볍게 씻고 출발했다.30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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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5화

시야의 끝자락에서 선홍색이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갔다.저 멀리 있는 것 같았지만 실은 거세게 밀려오는 파도였다.진아람이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고, 세 사람은 함께 뒤돌아 미친 듯이 달렸다.동시에 귀청을 찢는 호각 소리가 벽류성 안에 울려 퍼졌다.색이 시시각각 변하는 해자 진법이 찬란하게 빛났다.성벽 위의 한 호위 장수는 대지를 뒤덮은 붉은 수조를 바라보며, 공포에 온몸의 힘까지 풀려버렸다.벽류성 안에서 빛이 번쩍거리더니 건장한 사내 한 명이 날아와 성벽위에 안착했고, 그의 얼굴은 험상궂게 일그러져 있었다.“젠장! 어떻게 수조가 나타났지?”우르릉-귀를 의심케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땅이 끝없이 흔들렸다.더 가까이, 훨씬 더 가까이 다가왔다.성벽의 경비병들은 이미 핏빛 수조의 기운과 함께 밀려오는,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짙은 혈악의 힘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쿵-핏빛 수조가 밀려오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벽류성 해자 진법에 부딪혔다.눈 깜짝할 사이에 수많은 핏빛 흉수들이 산산조각나며 피와 살을 사방에 흩뿌렸다.하지만 뒤쪽의 흉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계속해서 충격을 가했다.해자 진법은 파문을 일으키며 흔들렸다.성벽까지 흔들린다.많은 경비병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해했다.“공격! 빨리 공격하라!”충격과 분노의 고함 소리가 울려 퍼졌다.수많은 화살과 도검의 기운, 칼날이 야수 떼를 향해 미친 듯이 쏟아졌다.피비린내가 공기를 가득 채웠다.벽류성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진아람 일행은 성을 공격해 오는 무시무시한 수조에, 멈춰서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쉬지 않고 계속 질주했다.“저게 뭐죠?”홍성은 심장이 거칠게 뛰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핏빛 수조…… 현우 씨와 함께 본 적이 있어. 허나운이 있는 허씨 가문은 성국 최고의 세력으로, 13 가문의…….”“벽류성보다 훨씬 큰 원황성도 핏빛 수조에 의해 멸망했어.”“이 흉수들은 보통의 흉수들과는 달리 공격당해 눈에 보이는 상처를 남기면, 바이러스와 비슷한 끔찍한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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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6화

소예원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가족을 모두 잃고 중연시에서 귀양살이를 하던 소예원은 짐승 같은 부부를 만나 수모를 당한 적이 있었다.한때는 이 망할 세상을 다 부숴버리고 싶을 정도로 절망에 빠져 있었다.그런 소예원에게 한 줄기 온기를 준 건 서나영이었다.무엇보다 오재훈은 소예원에게 어른의 사랑을 느끼게 해줬다.뒤틀린 마음과, 낮은 자존감에 그녀는 비천한 목숨, 죽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진아람과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서현우를 오빠라고 부르고, 진아람을 언니라고 불렀지만, 정작 스스로는 그렇게 부를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진아람은 생사의 기로에 선 그녀를 위해 기꺼이 남아서 함께하려 했다.일종의 인정이었다.소예원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저는 그럴 가치가 없어요! 저는 죽을 수 있지만 언니가 죽으면 오빠는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해요.”“언니가 죽으면 나영이도 평생을 슬퍼할 거고, 저도 마찬가지예요.”진아람은 미소를 지으며 소예원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우린 자매야.”소예원은 감동에 말을 잇지 못했다.사람들은 함께 살고, 함께 죽고, 함께 부귀영화를 나누자고 말한다.하지만 생사의 기로에서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그토록 고귀한 존재인 진아람이 지금 그러했다.소예원은 여기서 죽어도 전혀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그럼 함께 싸워요.”홍성은 핏빛 쌍검을 들고 두 사람 옆에 섰다.그리고 세 사람은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함께 싸우자!”콰르릉-땅이 흔들리고 핏빛 흉수가 달려들었다.수천 마리는 되었다!모두 4급이나 5급이었고, 6급도 몇 마리 있었다.가장 무서운 건 날아다니는 조류 흉수들도 꽤 많다는 것이었다.소예원은 홀로 도망치면 살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러면 진아람과 홍성은 분명 죽게 될 것이다.흉수들은 함께 살고 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그들은 이미 야성으로 가득 차 있었고, 사악한 기운의 침식 속에서 아는 것이라곤 살생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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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7화

“안 돼! 이러면 안 돼!”진아람은 만문 방패가 계속 수축하자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거대한 문 세 개가 세 사람을 둘러싸며 삼각형의 방패를 형성했다.소예원은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짐승만 죽이면 되니 잠시는 위험에서 벗어났다.하지만 진아람은 기껏해야 몇 분만 더 버틸 수 있고, 만문 방패는 에너지 공급이 끊기면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홍성은 자폭을 멈췄다.만문 방패로 세 사람을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폭해도 밖에 있는 흉수를 해칠 수는 없었고, 대신 진아람과 소예원이 다칠 수 있었다.소예원은 한 손을 진아람의 등에 갖다 대며, 만문 방패가 계속 존재하도록 자신의 힘을 진아람에게로 변환시켰다.휙휙휙--수백 마리의 흉수들이 세 사람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었다.발톱과 주먹으로 요란한 굉음을 내며 만문 방패를 함께 내리치자 진아람의 몸도 심하게 떨렸다.진아람은 씁쓸하게 말했다.“우리 여기서 죽겠네…….”홍성은 눈물을 흘렸다.“나만 나가게 해주면 두 사람은 살 수 있을지도 몰라요.”진아람은 홍성의 손을 잡았다. “우리가 혼자만 살아남으려고 할 것 같아? 우리 중 한 명이라도 없어서는 안 돼!”소예원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맞아요.”만문 방패는 점점 더 심하게 떨렸다.진아람과 소예원 모두 기력이 다 떨어지기 직전이었다.6급의 사나운 유인원 세 마리가 세 사람에게 큰 압박을 가했다.그들만 없었어도 해볼 만했을 텐데.소예원은 웃으며 말했다.“여기서 죽을지는 몰랐는데…… 하지만 후회하지 않아요.”홍성은 진지하게 말했다.“다음 생에는 내가 두 사람 지켜줄게요.”진아람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잠시 후 진아람이 말했다.“자폭하자.”“당연하죠. 흉수에게 잡아먹히거나 변으로 변하거나, 좀비처럼 감염되는 건 원하지 않아요…….”세 여자는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각자 경맥을 역순환 하기 시작했다.그러나 그 순간 장엄한 압력이 느껴졌다.“초마 진법, 죽여라!”세 여인의 귓가에 얼음처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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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8화

진아람은 상대방이 초대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깜짝 놀랐다.잠시 망설이던 진아람이 말했다.“저희끼리 잠깐 상의해도 될까요, 선배님?”“당연하죠. 걱정하지 마요. 당신들을 해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절정 검파는 악한 세력이 아닙니다.”“감사합니다, 선배님.”진아람은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을 표한 뒤, 홍성과 소예원을 옆으로 데려갔다.“너희들 생각은 어때?” 소예원은 고개를 저었다.“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은 상대가 나쁜 마음을 품고 있지 않아도, 사람 마음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거니까요. 성국에서는 불필요한 위험은 모두 피하면서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홍성이 말했다. “나는 성국에 대해 잘 모르니 두 사람이 결정해요.”진아람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가도 될 것 같아. 선배님은 우리를 절정 검파에 합류시키고 싶은 것 같은데, 이 기회에 정보도 알아볼 수 있고, 합류하기 싫어도 강요하지 않을 것 같아.”소예원은 입을 벙긋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종종 사람을 악의적인 쪽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하지만 진아람에게는 나름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여차하면 죽으면 그만이었다.어차피 지금 한번 죽은 거나 마찬가지였다.절정 검파가 구하러 오지 않았다면 도망칠 방법이 없었다.“그럼 일단 가서 살펴보죠.”“좋아.”소예원과 홍성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진아람은 두 사람을 이끌고 다시 고소정에게 다가가서 말했다.“선배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희도 가 보고 싶어요.”고소정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좋아요, 절정 검파는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감사합니다.”진아람 일행은 고소정과 절정 검파 제자들을 따라 절정 검파에 도착했다.가는 동안 고소정은 세 사람에게 절정 검파에 대해 많은 것을 소개했다.그녀의 말에 따르면 절정 검파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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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9화

이 소식은 성국 곳곳에 퍼졌고, 딱히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었다.진아람은 일부러 알아보지 않아도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우해미와 수라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든지, 우해미와 수라가 세기를 아우르는 연인이었다든지 등등 말이다.이 때문에 서현우는 백골단을 여러 개 먹기도 했다.하지만 다행히 그는 진아람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고, 진아람도 막무가내로 질투하는 여자가 아니었기에 서현우를 믿었다.서현우에게 벌을 준 건, 단지 그녀의 애교 섞인 투정이었다.홍성은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랐다. “수라라면 설마…….”그녀는 차마 뒷말을 잇지 못했다.어쨌든 더 얘기할 수 없는 주제였다.고소정은 문득 이렇게 말했다.“바로 앞이 절정 검파 거처입니다.”세 사람은 일제히 바라보았다.얇은 구름 사이로 아름다운 산봉우리가 솟아 있었는데, 멀리서 보면 마치 장검을 든 여인처럼 보였다.고소정이 말했다. “이곳은 절정의 봉우리로, 남자는 어떤 이유로도 출입이 금지되어 있으며, 한 번 들어가면 가차 없이 죽여야 합니다.”진아람은 생각에 잠겨 고개를 끄덕였다.콰르릉-가까이 다가가자 우렁찬 폭포 소리가 들렸다.산 중턱에서 하얀 비단이 드리워진 듯, 빽빽한 물안개가 사방으로 퍼졌다.폭포 아래에는 맑고 차가운 웅덩이가 있었다.그곳에는 속옷만 입은 여성들이 목욕하며 물장난을 치고 있었다.이 아름다운 장면을 그 어떤 남자도 감상할 수 없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산 정상 위로 붉은 노을이 쏟아져 내렸다.그 안에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주택 단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초목이 무성한 게 꼭 허공에 떠 있는 정원 같았다.본채는 검 모양이었고, 칼자루에는 절정 검파 네 글자가 크게 쓰여 있었다.한 획마다 검의 예리한 기운이 담겨 있어 사람의 마음을 섬뜩하게 만들었다.실력이 부족하면 오래 지켜봐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눈이 멀 테니까.고소정은 세 사람을 데리고 바닥에 착지하고, 손을 흔들며 다른 제자들을 물러가게 한 뒤, 자신은 일행을 이끌고 절정 검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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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0화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우해미였다.검은색 긴 셔츠에 폭포수 같은 긴 생머리.별빛을 닮은 눈, 높은 코, 분홍빛 입술,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이목구비에,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온 듯 서늘한 기운이 더해져 사람들을 순식간에 매료시켰다.어떤 남자가 그녀를 봐도 감히 모독할 수 없는 고귀함과 신성함을 느꼈을 것이다.정진처럼 병적으로 오만한 남자는 예외였다.홍성은 한참 동안 멍하니 우해미를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린 뒤 진아람을 바라보며 속으로 감탄했다.“이 세상에 진아람과 견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하지만 소예원은 우해미가 달라졌음을 느낀다.예전에는 따스한 온기를 품은 선녀 같은 우해미였지만, 지금은 녹지 않는 빙산처럼 차가워진 기운이 느껴졌다.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해서 매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사람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여신의 아우라를 지니게 되었다.우해미는 소예원을 힐끗 쳐다보면서 그 목소리가 익숙하다고 느꼈지만, 일순간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그리고 변신 후 현재 소예원의 외모는 매우 평범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신경 쓰이는 건 오히려 진아람이었다.우해미는 다시 한번 눈여겨봤다.진아람의 변장 후 외모와 몸매 역시 평범했다.하지만 별처럼 반짝이는 두 눈은 숨길 수 없었다.“장로님,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고소정이 서둘러 인사를 했다.소예원은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장로님?”혹시 우해미가 절정 검파에 들어온 것일까?그럴 리가 없다.우해미는 청우전의 초대 전수였고, 한때 청우전을 물려받을 가장 유력한 후계자였다.게다가 우씨 가문의 미래를 책임질 외동딸이었다.그런 신분에 절정 검파는 애초에 어울리지 않았다.“장로님, 오랜만입니다. 종주님을 뵈러 왔습니다.” 우해미는 담담하게 말했다.그녀에게는 가까이할 수 없는 차가움이 있었다.그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하지만 고소정은 그런 그녀의 말투에 아랑곳하지 않고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돌파했어요?”우해미는 살짝 고개를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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