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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Chapter 1311 - Chapter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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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1화

제단으로 만들어진 백골은 참담하고 삼엄하지만, 한 골격의 부피는 매우 크다.도대체 어떤 거대한 생물이 이런 방대한 골격을 가지고 있는지 서현우는 상상조차하기 힘들었다.백골 제단 주위에 피로 물든 강이 감돌고 있다.짙은 피비린내는 바로 이 강에서 흘러나온 것이다.방대한 공간에는 여전히 혈살의 힘이 짙게 풍기고 있다.서현우는 백골로 된 제단 위에 시선을 두었는데, 그곳에는 검은 묘비가 하나 있다.그리고 묘비 중심 부분에는 불규칙적인 핏빛 흔적이 있다.이에 서현우는 누군가 검은 묘비에 피를 토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여긴 도대체 뭐하는 곳인 거야?”서현우는 나지막이 속삭였다.피로 물든 강에서 용솟음치는 혈악의 힘은 서현우의 마음을 흔들리게 했다.당장이라도 들어가서 모든 걸 삼켜버리고 흡수하고 싶었다.그러나 머릿속에는 시시각각 서현우에게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고 일깨워주는 소리가 울리고 있다.이곳은 평온해 보이지만, 실은 너무 많은 미지의 변고를 가지고 있다.제단의 역할은 무엇일까?피로 물든 강은 왜 존재하는 걸까?이 모든 건 언제 만들어진 걸까?이 모든 건 누구의 작품일까?모든 것이 미지로 남아 있었다.쾅쾅-갑자기 공간 전체가 떨리기 시작했다.제단을 둘러싼 핏빛 강물이 끓어오르며 끓는 물처럼 부르르 거품이 일었다.서현우는 놀라운 힘이 제단의 중심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그러나 곧이어 피로 물든 강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거의 액체로 변할 정도로 짙은 혈살의 힘은 고풍스러운 부문을 새긴 장검으로 응집되어 규칙적이지 못한 묘비 위의 핏빛 자국에 매섭게 찔렸다.그러자 순식간에 모든 떨림이 멈추게 되었다.서현우는 멍하니 그 장검을 보고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동안 서현우는 잘못 알고 있었다.이 장검은 결코 혈악의 힘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규칙이었다.살육 규칙.극치에 달하는 살벌한 힘이 끝없는 생명을 삼켜 만든 살육 규칙이다.이 세상에서 어둠의 규칙, 죽음의 규칙과 함께 3대 극악무도한 규칙의 힘으로 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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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2화

알 수 없는 존재의 입에서 듣도 보도 못한 어휘가 하나 더 나왔다.서현우가 침묵하고 있을 때 이 사람은 다시 입을 열었다.“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구나. 그럼, 지금은 신력 어느 해가 되느냐?”“신력…….”이는 또 다른 낯선 단어이다.“설마 신력이 무엇인지 모르는 게냐? 그럴 리가 없다.”다소 놀라워 마지 못하는 말투로 서현우에게 거듭 물었다.그러자 서현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네, 그게 무엇인지 전 모릅니다.”“그…….”이 사람은 또다시 다급하게 물었다.“녀석, 그럼, 지금이 도대체 무슨 해인 게냐?”“지구상의 대부분 국가의 정상적인 계산법에 따른다면, 우리는 지금 신력 원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성국 쪽에는 연도를 따로 계산하지 않은 것 같지만, 제군이 새로 부임할 때마다 원년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가장 가까운 성국 제군이 성국에 오른 지 25년째 되는 해입니다.”서현우의 말을 듣고 이 사람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렇게 한참 지나서 서현우가 물었다.“선배님, 저에게 물어볼 것이 더 남아 있습니까?”“녀석, 너…… 네가 알고 있는 가장 오래된 시대를 말해 보거라.”이 말에 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 말에 내포되어 있는 뜻은 무섭기 그지없다.서현우는 무거운 소리로 운을 떼기 시작했다.“제가 알기로는 성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바로 만여 년 전입니다. 불도 두 종이 갑자기 실종되면서…….”다행히 서현우는 성국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책을 읽었다.하여 성국의 현존하는 역사 문헌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다.서현우는 지금 숨기는 거 없이 전부 다 말했고 실은 숨길 필요도 없었다.양측의 정보 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자기가 모든 걸 말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알 리가 없을 것으로 추측했다.과연 서현우가 말을 마치고 나니 또다시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크하하하하…….”한참 동안, 이 사람은 갑자기 미친 듯이 히스테리의 큰 웃음소리를 냈다.이 웃음소리에는 슬픔, 황당무계함, 우스꽝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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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3화

“선배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말 그대로다.”이 사람은 담담하게 덧붙였다.“이곳은 극락이 노부를 가두기 위해 세운 곳이기 때문에 들어올 수는 있으나 나갈 수는 없다. 끝없는 세월 동안 혈살의 힘이 적지 않게 소모되었지만, 너 같은 진아경의 수라가 뚫고 나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서현우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가라앉았다.‘정말 그렇다면, 여기 계속 갇혀 있어야 하는 건가?’“허허, 하지만 그리 조급해 할 것 없다. 이미 오랜 세월이 지나갔고 봉신 혈굴은 그동안 소모도 많았을 것이다. 네가 무사하게 들어올 수 있었던 이상 노부가 널 무사히 내보낼 수도 있다.”“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서현우는 겉으로는 크게 기뻐했지만, 속으로는 경계하기 시작했다.선배라고 강자라고 해서 선량한 사람은 아니다.반대로 끝없는 세월을 봉인된 이런 사람은 한때 선량했더라도 끝없는 오랜 봉인에 시달려 마음이 비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이 사람이 서현우한테 풀어달라고 하면 서현우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끝없는 세월이 지나고 나서 봉신 혈굴에 온 사람도 수라족 사람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늙은 목소리에는 창연함이 묻어 있었다.“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녀석, 혈지 중의 혈살의 힘과 살육의 규칙을 흡수하거라. 일단 주재경에 도달하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노부도 곤경에서 벗어날 것이다. 이 잔념이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세상이 도대체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 다시 한 번 보고 싶구나.”‘역시.’서현우는 속으로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선배님, 저는 감히 선배님을 풀어드릴 수 없습니다.”“왜? 노부가 너 같은 어린 녀석한테 다른 계략이라도 꾸미고 있을까 봐 그러는게냐?”이 사람은 약간 노기를 띠고 있다.“황당하구나! 노부가 천지를 종횡무진할 때, 그 누구도 감히 노부에게 이리 대할 수 없었다. 넌 이곳을 왜 봉신 혈굴이라고 부르는지 알고 있느냐? 그건 바로 노부가 곧 신이기 때문이다.”“노부의 전성기에, 너 같은 녀석은 노부의 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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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4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를 쌓는 것은 원래 어려운 일이다.특히 신분과 지위, 사상 등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는 더더욱 힘들다.봉신혈굴에 봉인된 번산은 누구에게 봉인되었던지를 막론하고 이곳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서현우가 경계하고 꺼릴 만하다.서현우는 항상 진실을 말하고 있지만 떠보려는 생각도 있었다.번산이 말한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한동안 판단할 수 없었다.이런 전제하에 서현우는 확실한 한 가지를 명심할 수밖에 없었다.어찌 됐든 번산을 풀어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그러나 아쉽게도 서현우는 이곳을 떠날 길을 찾지 못했다.그렇다면 번산이 말한 것 같은 그런 상황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서현우의 실력으로는 부족하다.혈악의 힘이 널리 분포되어 있고 많은 살육규칙이 넘치는 이곳에서 서현우에게 있어서 사실 “고향”으로 돌아온 것과 같다.이곳은 서현우의 홈 그라운드이어야 했다.하지만 번산의 존재 때문에 감히 흡수할 수 없다.이로써 양측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서현우는 번산을 신뢰할 수 없고 번산 역시 사실 자신이 무엇을 하든 서현우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한마디로 부재의 증명이었다.그래서 지금 서현우가 하고는 제의는 다르게 말해 미끼를 던지고 있다고 해도 좋았다.번산이 이 미끼를 먹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번산은 무척이나 급하고 서현우가 급한지 아닌지도 모른다.급한 사람이 먼저 타협하는게 세상이다.이는 신분과 지위, 실력의 강약과는 무관하다.“녀석, 이 부분에서는 극락과 비슷하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거지.”이에 서현우는 멍해졌다.“선배님 시절에도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말이 있었습니까?”“그럼?”번산의 말투에는 약간 놀리는 맛이 있었다.“내가 있던 그 시대는 털을 빨아들이고 피를 마시며 아직 교화되지 않은 야만인의 시대인 줄 아느냐?”“그런 뜻은 아닙니다.”“쓸데없는 소리 작작 해라, 노부가 너한테 수련을 가르쳐 주면 되는 거 아니야? 가르쳐주마.”“선배님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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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5화

“수라변은 수라족의 가장 중요한 공법이다. 지금 너에게 구결을 가르쳐 주겠다…… 천원대기, 기혈무탁, 열공입목, 피아홉현…….”서현우는 아주 열심히 들었다.번산이 수라변의 구결을 말할 때까지 서현우는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구결에 따라 수라의 혈맥을 재촉했다.그러자 선혈이 용솟음치는데 그 기세가 드넓고 웅장하기 그지없었다.서현우의 몸에서 혈악의 힘이 솟구쳤고 봉인된 번산은 이를 보고 생각했다.‘이 녀석의 수라 혈맥이 왜 이토록 이상한 것이지…….’그렇게 꼬박 두 시간이 지나고 나서 서현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두 눈의 동공은 혈색으로 변했고 동공의 가장자리에는 옅은 광선이 발산되는 것 같았다.마치 렌즈를 낀 것처럼 말이다.숨을 크게 내쉬자 동공이 다시 검은색으로 바뀌었고, 눈 밑에는 흥분된 빛이 역력했다.공법 구결에는 문제가 없었다.수라변!역시 수라의 가장 핵심적인 공법이 아닐 수 없었다.이때 번산의 목소리가 울렸다.“터득했느냐?”“선배님 감사합니다.”서현우는 이번엔 성심성의껏 포권하며 인사를 했다.전수의 은혜는 스승과 같다.그러나 이는 상호간에 이루어진 거래였기에 서현우는 상대방을 공가연과 동등한 위치에 두지는 않았다.“한 시간 만에 터득한 걸 보니 타고난 자질이 괜찮은 것 같구나. 어디 한 번 펼쳐보거라.”“네.”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수라변의 구결을 묵독하자 서현우의 몸에는 짙은 피안개가 용솟음쳤다.이 혈무는 빠르게 응고되고 다시 수축하여 서현우 몸에 붙어 핏빛 결정체를 형성했다.이 핏빛 결정체들은 마치 살아있는 물건처럼 서현우의 온몸을 감싸고 있다.핏빛이 찬란하나 순식간에 흩어졌다.눈앞의 서현우는 이미 모습이 변했다.머리에 핏빛 투구를 쓰고 투구 양쪽이 날카로운 칼날처럼 올라가 알 수 없는 룬이 신비한 무늬를 그려냈다.귀, 코, 입은 모두 투구에 가려져 있었고, 선홍색의 두 눈동자만 밖에 드러나 있다.몸에는 핏빛 갑옷이 한 벌 있고 마찬가지로 신비한 무늬가 있었으며 은은한 붉은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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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6화

꼬박 24시간 동안 서현우는 번산이 말한 수라족의 네 가지 핵심 공법을 배웠다.수라무상법, 수라 연혈술, 수라노, 수라변.굳이 게임의 논리로 분석한다면, 수라변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큰 기술이다. 폭발 시간이 끊기고 능력의 증가폭이 크며 쿨타임이 길다.수라 연혈술은 패시브스러운 기술로 수라노와 연계되어 먼저 피를 태워야 노하여 일격을 가할 수 있다.수라노의 공격은 수라참보다 한없이 강하다.쌍방은 전혀 같은 체급이 아니며 마치 천원과 백만 원 차이와 같다.물론 이것은 두루뭉술한 말일 뿐이며, 실제로 초래된 파괴성은 적의 조작과 반응 능력에 근거하여 계산해야 한다.그리고 수라 무상법은 보조 기술이며 무상이란 중생이 본 진상 외에 모든 것이 무상이다.무릇 모든 상은 허망한 것이니 모든 상이 상이 아닌 것을 깨달으면 여래를 볼 수 있다.이 말은 불교의 가장 유명한 교리 중의 하나이다.서현우는 수라와 같은 죽이기 위해 태어난 종족이 왜 자비를 베풀어 천하를 건넌 불교와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수라무상법은 정말 강했다.수라 동곤에 맞추면 거의 모든 적의 허점을 찾아낸 후 피로 물들어 수라노를 더해 일파만파로 가져올 수 있다.도저히 데려갈 수 없다면 수라변을 열어 강제로 데려가면 그만이다.서현우는 이 네 가지 공법을 배운 후 감격해 마지않았다.실전 연습을 할 사람을 찾고 싶어 안달이 날 지경이다.“네가 기뻐하는 모든 것은 노부에게 전혀 언급할 가치가 조차 없다. 이제 우리 둘 사이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 아느냐?”번산이 묻고 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가지 공법을 번산에게 배운 만큼 뭐라고 해도 다 옳다.“네 녀석은 큰 이득을 본 셈이다. 이 네 가지 공법은 수라족 중에서도 누구나 배울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수라 왕족의 핵심 구성원만이 자격이 있다.”“수라 왕족이요?”서현우는 의아해했다.“선배님, 수라족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번산은 3초 동안 침묵했다.“너는 수라로서 수라족에 대해 일절 모르고 있는거냐? 혹시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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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7화

서현우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들었다.수라족이 번산의 그 시대부터 지금까지 전승 된다는 건 사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는 필연이 아닐 수 없었다.수라는 살육을 가장 잘하는 존재이자 생존의 법칙에 가장 부합하는 존재이다.이것은 모순적인 양극단이었는데, 또 미묘하게 하나의 순환을 이루었다.“수라의 혈맥을 각성하고 나서 줄곧 살의에 시달렸습니다. 선배님, 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서현우가 물었다.“해결?”번산은 조롱하며 웃었다. “왜 해결해야 하느냐? 수라의 혈맥에 담긴 살의는 천혜의 숫돌이자 물경천택의 구현이다.”“살의가 시도 때도 없이 침습하는 수라의 길을 견딜 수 있어야만 진정한 수라이며, 살의로 정신이 파괴된 수라들은 도태 되어 마땅하다.”서현우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번산의 다른 말 중에 가짜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이 말은 진짜다.“나 때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수라와 같은 천혜의 존재를 부러워했는지 모른다. 약자만이 두려워할 수 있고 진정으로 용감한 사람은 모든 압력을 무릅썼었다. 마치 봉황이 열반하는 것처럼 말이다.”“선배님 감사합니다.”서현우는 숨을 내쉬었다.“이제 노부를 믿을 수 있겠느냐?”번산이 물었다.그러자 서현우는 웃으며 말했다.“선배님 서두르지 마십시오. 아직 더 듣고 싶습니다.”“듣기 뭘 들어, 미친XXXX…….”묘비에 봉인된 허황된 그림자가 히스테리를 부렸다.물론 소리는 전해지지 않았고 서현우에게 들리지 않았다.오랫동안 침묵한 번산은 담담한 말투로 물었다.“또 무엇을 알고 싶은 것이냐?”서현우는 눈썹을 들썩이며 웃었다.“선배님이 계신 그 시대는 어떤 파란만장한 일들이 있었습니까?”“참으로 찬란한 시대였는데…….”번산의 늙은 목소리는 이야기를 하기에 특히 적합하여 서현우에게 깊은 몰입감을 가져다 주었다.마치 그 파란만장한 시대에 들어선 것만 같았으니 말이다.만천신불을 목격하고 무수한 천재의 궐기를 목격하였고 무수한 강대한 쇠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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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8화

“기분 참, 별로지?”번산은 고소해하며 입을 열었다.서현우는 번산을 상대하지 않고 땅바닥에 한참 엎드리고 나서야 통각이 천천히 사라졌다.“지금 네 실력으로는 나갈 수 없다.”번산은 담담하게 말했다.“주재경에 이르러야 만 가능하다. 녀석, 그냥 나를 풀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너한테 해가 될 건 하나도 없다.”“제가 확실히 매우 겁이 많은 사람입니다. 영문도 모른 채 죽고 싶지 않습니다. 선배님을 풀어줘도 되는데, 제가 어떻게 선배님을 믿어야 하는 겁니까?”“노부는 이미 수라왕족만이 수련할 수 있는 핵심 공법 네 가지를 남김없이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도 너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 것이냐?”서현우는 고개를 저었다.“선배님께서 저에게 네 가지 공법을 가르쳐 주신 점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거래의 방식일 뿐이고, 게다가 선배님은 곤경에서 벗어난 후에 충분히 저를 죽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 선배님의 적수가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그러자 번산은 노발대발하며 소리쳤다.“몇 번이나 말했듯이 나에게는 한 가닥의 잔류 사념만 남아 있어 너에게 전혀 위협을 가할 수 없다.”“믿을 수 없습니다.”“교활한 녀석,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믿을 수 있겠느냐? 심마로 맹세해도 안 되는 것이냐?”“듣고 싶지 않습니다.”“너…….”서현우처럼 무뚝뚝한 녀석을 상대로 번산은 한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노부가 분명히 말하는데, 네가 혈하 속의 혈살의 힘과 살육의 규칙을 흡수하지 않는 한 주재경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고, 이곳을 떠날 수 없다. 믿기지 않는다면 어디 계속 시도해보거라. 노부는 이곳에 끝없는 세월 동안 봉인되어 있었고, 더 있는다고 해도 두렵지 않다.”“다만 젊은 나이에 천부적인 네 재능이 아까울 따름이다. 한창 좋은 나이에 이곳에 갇혀 있어야 하니 말이다.”서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네 현재 수준으로 혼자하는 수련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왜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을 낭비하고, 나와 함께 죽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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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9화

유리 조각을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고 진아람은 의자에 앉아 멍해졌다.서현우는 떠나기 전에 잠깐 볼 일이 있다고 했었다.하지만 벌써 한 달 반이 지났다.서태훈과 솔이 등은 서현우가 어디로 갔는지 물어본 적이 있지만, 진아람은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며 얼버무렸다.그리고 등장에게 거듭 연락해서 서현우의 행방을 물었지만, 등장은 늘 모른다고 대답했었다.진아람은 등장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서현우에게 틀림없이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확신했다.설령 서현우가 성국에 간다 하더라도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지 않을 리가 없다.“큰일은 아닐 거야. 분명 번거로운 일이 있어서 당분간 돌아올 수 없는 것뿐이야…….”진아람은 끊임없이 자신을 암시했다.서현우의 실력으로 험난한 성국에서도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이 외부에서 서현우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겠는가?“맞아, 분명히 무슨 일 때문에 한동안 몸을 뺄 수 없는 거야.”진아람은 이렇게 말하면서 다시 한번 무의식 중에 서현우가 준 전음석을 꺼냈다.신념을 넣고 진아람은 서현우의 이름을 불렀다.하지만 전음석은 예전과 다름없이 침묵하며 대답하지 않았다.진아람은 일어서서 심호흡하며 이런 식으로 마음의 불안을 달래고 싶었다.“조금만…… 조금만 기다리자, 일 처리가 끝나면 돌아올 거야…….”진아람은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반대편, 지구 서쪽.대재앙 속에 죽은 사람이 너무 많고 파괴된 도시도 무수히 많다.바다가 삼킨 땅도 무수히 많으며 고공에서 내려다보면 세계지도의 그림자를 다시 보기 어렵다.A나라와 P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이미 소멸하였다.특히 수련자가 나타난 뒤로 성정과 암흑의회는 빠르게 궐기하여 서방의 양대산맥이 되었다.A나라와 P나라도 그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성정과 암흑 의회는 한때 상대방을 소멸시키고 드넓은 서방 강역을 독점하려는 야심만만한 꿈을 꾸었다.그러나 일련의 대전 후에 서로를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빛과 어둠은 함께 존재할 수밖에 없기에 동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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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0화

회의실을 가득 채워 어디까지고 계속될 것 같던 웅장한 힘이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성정과 어둠 의회의 거물들은 겁에 잔뜩 질려 이 검은 로브를 입은 사람을 보고 있다.이 검은 로브가 그들을 죽이려 한다면, 생각 한 번 하는 사이에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자랑으로 여겼던 강대한 실력은 이 검은 로 앞에서 하찮은 개미처럼 처량할 정도로 보잘 것 없었다.“각하께서는 누구십니까?”성정의 빨간 금테 로브를 입은 노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나를 등불이라고 부르면 된다.”검은 로브가 담담하게 말했다.“난 길을 안내하는 등불이요. 너희를 인도할 자이니라. 만약 너희들이 원한다면 나를 메시아라 불러도 좋다. 원한다면 사탄이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내가 어떤 존재이기를 원하면 그 존재로 부르면 된다.”“당신…….”모두 가슴이 부들부들 떨렸다.하지만 누군가는 억제할 수 없는 분노를 드러냈다.그들은 이 사람이 자신의 신앙을 모독했다고 생각했다.“허…….”검은 로브를 입은 인물이 가볍게 웃자 그 몸이 변하기 시작했다.“빛이 있으라!”그러자 그곳에 찬란한 휘광이 있었다.모든 사람의 시선이 이 빛에 가려져 사물을 볼 수 없을 정도였다.잠시 후, 눈부신 빛이 점점 사라졌고 손을 내려놓고 다시 보았을 때 다들 멍해졌다.눈앞에 검은 로브를 입었던 사람은 온데간데 없었다.지금 보이는 건 흰색 로브를 입고있는 맨발의 노인이었다.머리 위에는 흰색 헤일로가, 흰색 헤일로 아래에는 녹색 가시 면류관이 있었다.왼손에는 성경 한 권, 오른손에는 지팡이 한 자루, 몸에는 후광이 번쩍였다.“신이시여…….”성정의 거두들은 무의식중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그들은 매우 흥분해 마지 못했다.“내가 정말 신일까?”그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내가 왜 지옥에 악마들을 만들었을까?”쏴-이번에는 검은빛이 홀 전체를 휩쓸었다.온통 칠흑 같은 어둠이었지만, 이 또한 갑자기 물러갔다.뭇사람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어둠에 휩싸인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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