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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Chapter 1231 - Chapter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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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1화

“권세검, 남들은 너를 두려워할지 몰라도 우리는 아니야! 굳이 다친 몸으로 우리 넷을 도발하겠다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아. 우리를 원망하지 마라!”네 사람에게서 강력한 기운이 솟구쳤다.반유곡 밖 공터에 있던 사람들은 이리저리 흩어지면서 뒤로 물러났다.일부는 당황했고, 일부는 환호했다.진아경 강자들의 전투는 흔한 일이 아니었다.특히 당사자 중 한 명이 수백 년 동안 명성을 떨쳐온 산수 강자 권세검이었으니 더욱 그랬다.모두가 보는 앞에서 능씨 가문의 능송학을 죽인 그가 이제 진아경 강자 네 명과 싸우게 됐다.사람들은 몰아붙이는 권세검이 대단하다며 감탄했다.너무 단단해서 부러지는 게 두렵지 않은 걸까?권세검은 겁이 없었다. 검의 칼날이 서늘하게 번뜩이며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덤벼라.”검술, 앞으로만 나아가는 무적의 존재.그러나 주저하고 후퇴하면 검술의 의도와는 반대로 정신 상태가 흐트러져져 힘을 키우기가 매우 어려워진다.즉 검술은 대부분 마구잡이로, 이길 수 있으면 싸우고, 이길 수 없어도 도망치지 말고 싸워야 했다.적이 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무조건 싸워야 하며, 절대 도망쳐서는 안 된다.검술이 무섭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진정한 검술을 연마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검도 고수가 많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검을 사용하는 무자라고 해서 다 검술인 것은 아니었다.무자들이 검을 쓰는 건, 단순히 검을 무기로만 사용하는 것이다.진정한 검술은 검을 목숨처럼 여긴다.마치 권세검처럼.막 검술의 길에 들어섰을 때 너무 가난했던 그는, 대장간에서 머슴으로 일하던 중 대장간 주인으로부터 철검을 받았다.그때부터 이 철검은 수백 년 동안 그와 함께했다.범무경 애송이에서 지금의 진아경 강자가 되기까지, 철검도, 검의 마음과 뜻도, 권세검도 변하지 않았다.누구는 검술을 멍청하다고 한다, 불에 타 재조차 남지 않을 것이라고.좋든, 나쁘든 검술이 그러하다.칼을 한번 휘두르면 죽을 때까지 후회는 없다.네 사람은 두피가 저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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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진아경 강자의 눈에 천열문은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하수구에 득실거리는 쥐 떼에 지나지 않은 그것들은, 건드리지 않으면 그나마 괜찮았지만 도발하면 바로 쓸어버릴 수 있는 존재였다.권세검이나 네 일행은 언젠가 그런 쥐새끼들에게 자신들의 권력을 빼앗길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그들의 살기는 분노나 울화가 치밀어서가 아니라, 체면을 잃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능송학이 어떤 좋은 물건을 손에 쥐고 있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어리둥절한 상황에서 다섯 사람은 더 이상 싸움을 계속할 생각이 없었다.더군다나 그들을 쫓아가며 괜한 시간을 낭비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반유곡에는 아직 많은 기회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만 년에 걸쳐 쌓아놓은 보물이 있는 그곳은, 지금 고작 스무 명 안팎의 진아경이 있었고, 그들이 단기간에 안에 있는 모든 보물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권세검 일행이 연이어 반유곡에 재입성하자 군중들은 안도하며 수군거렸다.가장 많이 회자된 것은 능송학을 죽인 것과 권세검의 강인함, 그리고 진아경 강자 5인 앞에서 감히 도둑질을 한 천열문의 인물이었다.많은 사람들은 천열문의 군천열이라고 생각했다.모두가 이 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흔적도 남기지 않고 죽어간 군천열이 하늘에 살아 있다면, 기가 막혀 다시 살아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다.수백 리 떨어진 숲 한가운데.남아있던 작은 환영들이 다시 모여서 남자의 몸을 형성했다.남자는 비틀거리다가 모자를 벗고 입으로 피를 토했다.그 창백한 얼굴은 꽤나 잘생겼다.서현우가 여기 있었다면, 이 남자가 다름 아닌 그가 평생 이를 갈았던 영지호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챘을 것이다.콰르릉-땅이 흔들리는 것과 동시에 작은 소리가 들렸다.갑옷을 입은 흉수가 땅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영지호는 가볍게 도약하며 이 흉수의 머리 위에 앉았다.그가 머리를 쓰다듬자 흉수는 날렵하게 몸을 돌려 땅속으로 파고들었다.흉수가 파놓은 구멍은 서서히 원상태로 회복되어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땅속에서 갑옷을 입은 듯한 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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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반유곡 어딘가.서현우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먼저 주변을 감지한 그는 위험이 없다는 걸 확인한 다음 안도하며 무릎을 꿇고 앉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았다.기혈이 왕성하고, 정신이 안정적이라 이상한 점은 없었다.그러나 사실상 혈악의 힘이 진무법을 따라 천천히 흐르면서 둘레의 여러 구멍을 형성하고 있었다.내공이 혈악의 힘으로 바뀌는 것 같았다.진무법도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 혈악의 힘을 묵인하며 그 힘이 쉬지 않고 움직이도록 부추겼다.서현우는 그대로 굳어버렸다.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후 자신의 몸을 살필 겨를도 없이 쫓기듯 도망쳤다.잔꾀를 부려 진아경을 따돌린 후 다시 석굴로 돌아와 불신 불상에 대해 알게 되었다.남들은 불신 불상을 두려워했지만 서현우는 그렇지 않았다.그가 생각하기에 불신 불상은 여각이 숨겨놓은 일종의 기회일 뿐이었다.소위 말하는 대응도 당연히 제한적인 조건에서 이루어졌다.서현우는 음양 물고기를 찾고 싶었기에 시도를 한 것이다.그런데 불신 불상에 무시무시한 힘이 남아 있다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그는 자신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상속 향로를 자극했다.그 힘은 상속 향로에 삼켜졌지만 서현우에게도 큰 피해를 줬고, 그 때문에 그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깨어난 후 제일 먼저 자신의 몸을 살펴본 그는 달라진 자신을 발견했다.혈악의 힘이란 대체 무엇일까?사실 그건 결국 살육의 힘이었다.잔인함과 살육으로 가득 차 있는 힘.하지만 요즘은 그 혈악의 힘이 품고 있던 살기가 강하지 않았다.전보다 기운이 옅어진 것 같았다.지극히 순수한 기운은 내공을 대체하는 동시에 진무법과 융합되고 있었다.서현우는 자신의 몸속에 있는 혈악의 힘이 아직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 한참을 고민했다.이런 변화는 축복일까, 저주일까?굳이 단정 지어 말할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까지 서현우에게 전해지는 느낌은 좋았다.혈악의 힘은 훨씬 유순해졌고, 그의 마음속에 숨어 있던 살기도 많이 사라졌다.의지에 대한 충격도 자연스레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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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그런 서현우의 모습을 본 7인의 가슴이 조여왔다.진아경도 각각의 실력은 저마다 달랐다.여섯 명은 초기, 한 명은 중기인데, 서현우처럼 목숨을 걸고 싸우는 중기를 상대하는 것은 참으로 골치 아픈 일이었다.아무도 죽는 걸 원하지 않았다.7인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거의 없었고, 순전히 일시적으로 힘을 합친 것뿐이었다.서현우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모연수와 원지유를 처리한 후 그들끼리 싸워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여러분, 겁내지 말고 두 명씩 나눠서 저놈을 막고 나머지는 최대한 빨리 이 둘을 처리한다면, 저들이 뭘 할 수 있겠습니까?”진아경 중기인 노인이 현명하게 말했다.그러자 나머지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았다.“당신이 저 사람과 같은 경지에 있으니 그쪽이 가서 막아요.”“…….”노인은 얼굴에 경련을 일으키더니 말없이 뒤돌아 도망쳤다.마음이 맞지 않았던 그들은 모연수와 원지유를 공격할 때도 저마다 움직였는데, 더군다나 진아경 중기에 오른 서현우와 맞설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더 이상 자금바리를 무너뜨리는 것도 불가능했기 때문에 차라리 먼저 떠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시비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다른 이득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중기 영역의 노인이 도망친 것을 본 나머지 여섯 명의 초기 영역 강자들도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잃고 물러났다.생사를 넘나들던 위기는 서현우의 등장만으로 순식간에 타파했다.모연수와 원지유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자금바리의 보호막이 사라지자 두 사람은 서현우를 향해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허리를 굽혔다.“현우 도련님, 감사합니다.”“천만에요, 우린 동맹했잖아요. 이미 함께 진격하고, 함께 후퇴하기로 하지 않았나요?”서현우가 미소를 지었다.두 사람의 얼굴에 감격스러운 표정이 번졌다.원지유는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손에 든 자금바리를 서현우에게 건넸다.“이 보물은 방어력이 매우 강한데, 현우 도련님이 가져가세요.”서현우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원지유를 바라보았고, 그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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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많은 사람들이 이 제안에 동의했다.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아무리 높은 가격을 제시해도 보물의 가격을 감당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합니까?”평화로운 해결책을 제안한 노인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그럼 보물을 경매에 내놓고 수익금을 우리 열일곱 명이 똑같이 나누자고요.”“경매에 내놓는 건 좋지만 누가 챙길 건가요?”사람들은 또다시 침묵에 빠졌다.노인이 다시 말했다.“여러분, 누가 챙기든 상관없습니다. 보물을 가져간 사람이 혼자서만 독식한다면 영원히 심연에 갇힐 것이라는 피의 맹세를 하면 됩니다!”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나쁘지 않네, 그렇게 합시다!”“그게 최선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보물을 찾기 위해 여기 모였으니 더 이상 맹목적으로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좋아요.”사람들이 상의를 마친 끝에 노인이 손가락을 튕겼다.잔디밭을 덮고 있는 금기 어딘가에 점 하나가 나타났다.“여러분, 모두 전력으로 같은 곳을 공격해서 겉면을 깨뜨리세요!”“좋아요!”순식간에 장엄하고 광활한 기운이 솟아오르며 퍼져나갔다.열일곱 명의 진아경 강자들은 모두 최강의 공격력을 응축했다.“공격!”노인이 큰 소리로 외치자, 축적된 공격력이 순식간에 방출되어 노인이 가리킨 지점을 향해 일제히 공격했다.콰르릉-귀가 찢어질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무시무시한 내공의 파도가 휩쓸고 지나갔다.서현우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무시무시한 힘에 튕겨 나갔다.동시에 달칵 소리가 들렸다.오두막을 감싸고 있던 구속이 열일곱 명의 강력한 공격에 균열이 생겼다.그러나 오두막은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았다.“깨졌다!”사람들의 눈에 열기가 들끓었다.누구나 가장 먼저 오두막으로 달려가고 싶어 했다.누군가 손을 쓰려는데, 조금 전 제안한 노인이 다시 한번 외쳤다.“여러분 모두 서로를 공격해서는 안 됩니다. 규칙을 어긴 사람은 함께 처단합시다!”움직이려던 사람들은 애써 욕망을 억누르고 있었다.다행히도 이 오두막은 충분히 넓었다.열일곱 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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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곧바로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서현우에게 향했다.차가운 눈빛, 못마땅한 눈빛, 구경거리가 생긴 듯 각각 조롱과 호기심이 담긴 눈빛도 있었다.서현우는 차갑게 웃었다.그들이 추측이 맞았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혈악의 힘은 진무법과의 융합으로 인해 기운에 변화가 생겼다.이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서현우 자신마저 수라 혈통이 더 이상 순수하지 않은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다.말을 꺼낸 중년 남자는 온전히 사람들을 자극해 서현우와 대치하게 만들고, 함께 그를 공격해 보물을 빼앗으려는 의도였다.그는 서현우가 보리수 아래 오랫동안 앉아 있을 때 울려 퍼지던 종소리를 계속 염두에 두고 있었다.서현우는 뭔가 특별한 것을 얻은 게 분명했다.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 기회였다.사람들을 자극해 함께 힘을 합쳐 상대하도록 만들지 못하면 혼자서는 감히 서현우를 상대할 수 없었다.“수라라는 증거가 있나?”조금 전 경매 진행자였던 노인이 물었다.“그게 무슨 증거가 필요한가?”다른 노인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우리가 봤어. 보리수 밑에 앉아 있을 때 주위에 붉은 안개가 자욱하고, 온몸엔 혈악의 기운이 감돌며 두 눈에는 선홍빛이 가득했는데, 수라 말고도 그런 사람이 또 있나?”이 노인이 바로 여섯 명과 함께 모연수와 원지유를 포위하고 있을 때 서현우가 나타나면서 도망쳤던 진아경 중기 강자였다.“맞아요! 수라가 틀림없습니다. 감히 우리들 사이에 섞여 들어올 정도로 대담한 놈이죠. 동료분들, 사악한 귀신을 죽일 때가 왔습니다. 놈을 놓치면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체면도 사라지고 용국의 웃음거리가 될 겁니다!”“그렇습니다! 만약 그가 장차 피와 시체로 산과 바다를 뒤덮게 만든다면, 지금의 우리가 미래의 대역 죄인이 되는 것입니다!”강자들이 차례로 입을 열었고, 그들의 표정과 어투는 모두 극도로 암울했다.“당신들 헛소리 그만해요!”모연수가 소리쳤다.“수라 말고도 혈사 공법을 수련하는 혈사파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공법을 수련하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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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염정인의 행방에 대한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았고, 서현우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염정인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다. 염정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염씨 가문 역시 존재할 필요가 없었다.염씨 가문을 멸망시키는 것은 이미 서현우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이제 좋은 핑계가 생겼다.“그렇다면 조금 두렵긴 하네. 염씨 가문의 체면을 봐서 지금은 놓아주지. 대신 내가 직접 염씨 가문에 찾아갈 테니, 그때 가문에서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길 바라.”그렇게 말하며 서현우의 부풀어 오른 몸이 서서히 가라앉고 원래대로 돌아왔다.그는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이를 꽉 깨문 안길의 눈동자에 증오심이 번뜩였다.그가 낮게 말했다.“감히 염씨 가문으로 온다면, 무사히 돌아가지 못할 거야!”모연수와 원지유는 서현우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활짝 웃었다.서현우는 손짓을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세 사람은 함께 자리를 떠났다.아무도 감히 앞을 막아서지 못했다.서현우의 기운이 자신들에게 쏠려 한순간에 자폭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세 사람은 더 이상 아무런 장애물도 없이 순조롭게 반유곡을 빠져나갔다.“나왔다, 나왔다!”반유곡 밖에서 많은 무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가운데, 십여 명의 진아경 강자가 차례로 나왔다.어떤 이들은 환희에 찬 표정을 지었고, 어떤 이들은 슬픈 표정을 지었다.취신전의 진우연과 안씨 가문의 안수연은 곧바로 부하들을 이끌고 달려왔다.“안 선배님, 괜찮아요?” 진우연은 안도하는 표정이었다.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진우연은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 단봉을 찾았는지가 아니라, 서현우가 괜찮은지 먼저 물었다.겉으로 보이는 모습뿐인지, 아니면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항상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안수연은 고개만 숙일 뿐 말을 하지 않았다.원지유는 전씨 집안 사람들이 서두르는 것을 보고 서현우와 모연수를 향해 공손하게 인사했다.“현우 도련님, 모연수 씨, 반유곡 여정 내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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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안금성 상공은 온통 자줏빛 장막으로 뒤덮이더니 해자 진법이 열렸다.성안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지만, 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종소리로 인해 인심이 흉흉하며 매점들은 일찍 문을 닫고 행인들은 황급히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기회를 틈타 소란은 피우는 이가 없도록 갑옷을 입고 제식 무기를 든 수위가 안금성을 물 샐 틈없이 지키고 있다.마음이 초조한 안수연도 재빠르게 안금성으로 들어섰다.성문에서 수위 장군은 안수연을 보자 즉시 한쪽 무릎을 꿇었다.“말장 유홍준, 아가씨를 뵈옵소서.”“유홍준 장군, 혹시 강적이 침입했습니까?”다급한 목소리로 안수연이 물었다.그러자 장군은 무거운 소리로 답했다.“아가씨께 아룁니다. 강적의 침입은 없었지만, 얼마 전 구유전에서 많은 강자들이 찾아왔습니다. 안씨 가문 어르신께서 직접 그분들을 접대했습니다.”“구유전!”안수연은 이를 악물고 서현우와 모연수를 돌아보며 몸을 굽혀 인사했다.“셋째 할아버지, 연수 할머니, 저 좀 도와주세요!”셋째 할아버지라는 소리에 서현우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성을 지키고 있던 장군들도 놀라워 마지 못하며 저도 모르게 서현우를 바라보았는데,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하지만 서현우는 금방 깨달았다.지금 대외적인 신분은 당시 안씨 가문을 배반한 천재 강자로 되어 있다.하여 안수연의 항렬로 계산하면 셋째 할아버지라고 해도 틀린 것이 아니다.“여러 해 동안 돌아오지 않았지만, 안씨 가문의 일원으로서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정색하며 서현우가 말했다.“수연 씨, 시간 낭비 그만하시고 어서 가시죠.”모연수가 옆에서 재촉했다.“네, 셋째 할아버지, 연수 할머니,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안수연도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모르고 있다.하지만 구유전에서 강자가 달려왔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을 때, 상대하기 쉽지 않음을 알고 애간장이 타들어 갔었다.무릇 대가문이라면 족속의 자제도 꼭 빠지지 않는다.지금 안금성 성주부 중심 광장에는 안씨 가문의 본맥과 분맥이 모두 모여 천 명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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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노파는 안지문의 말을 듣고 눈빛이 살짝 번쩍이며 입꼬리가 올라갔다.“노파의 이름을 아는 이가 있다니 세상 희한합니다.”안지문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만약 성국의 역사에서 천재가 부지기수로 많다면, 구유희는 틀림없이 그중의 한 명이다.듣기로는 구유희가 태어나던 그날에 하늘에서 단비가 내리고 허령 성체로 먼지도 일으키지 않았다고 한다.열다섯 살에 입도경에 들어서고 스무 살에 생사경을 넘나들었으며 스물두 살에 진아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이토록 무서운 수련 속도는 그 시대를 짓눌러 버렸었다.구유희 시대에서 그 어떤 천재도 빛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구유희에게 구애하는 청년도 수없이 많아 문턱이 닳을 지경이었다.당시 진아경 수위로 제군의 자리를 물려받지 못한 이태화조차도 구유희를 추구한 적이 있다.그러나 구유전에서 구유희는 오로지 무도의 길을 닦으면서 그 누구와도 혼인을 맺지 않을 것이라며 거절했었다.모든 사람은 구유희가 적어도 주재경을 이루고 성국의 절대강자가 될 것으로 생각했었다.그러나 구유희는 진아경에 이르고 나서 수련하러 집을 나섰는데, 20여 년 가까이 실종되었다.구유전은 미친 듯이 찾아다녔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20년이 지나고 나서 구유희는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초췌하고 피곤하기 그지없어 보였고 허령 성체는 이미 가뭇없이 사라졌다.이렇게 큰 변화는 그 당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었다.그 후로 구유희는 구유전 안에서 나오지 않았고 시간이 좀 흐르고 나서 구유전은 구유희가 병마와 싸우다가 숨을 거두었다고 공언했다.지금으로부터 800년 전에 있었던 일인데, 이미 죽은 지 몇백 년이나 된 사람이 버젓이 살아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만약 가면이 아니었다면, 게다가 스스로 구유전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다면, 안지문은 절대 그 당시 절세의 천재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구유희의 이름이 성국을 뒤흔들었을 때, 안지문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알아차렸다.“노파 살날이 얼마 안 됩니다.”구유희는 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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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소란 피우지 말고 어서 들어가!”안지문은 엄하게 소리쳤다.“할아버지…….”안수연은 고집스럽게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말도 하지 않았다.이에 안지문은 크게 노여워했다.“수연이 너…….”구유희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후배들도 결국 성장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보호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우리 안씨 가문 일이니 구유희 선배께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차가운 목소리로 안지문은 단번에 반박했다.안수연은 안지문이 가장 아끼는 손녀일 뿐만 아니라 안씨 가문 젊은 세대 가운데서 천부적인 자질이 가장 높기도 하다.안씨 가문 미래의 기둥으로서 그 어떠한 사고도 있어서는 안 된다.구유전에서 나쁜 마음으로 찾아온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그들의 말대로 실력을 겨루든 아니면 이를 핑계로 다른 일을 하려고 하든 안지문은 태도가 단호하다.안씨 가문 손실이 막심할지언정 심지어 가문 전체가 없어진다고 해도 안수연만은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안씨 가문의 보물 창고는 매우 깊이 숨겨져 있고 또한 창고를 열 수 있는 열쇠도 안수연에게 있다.하여 설령 안씨 가문이 없어진다고 해도 안수연이 있는 한 안씨 가문은 다시 일떠설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는다.“할아버지!”안수연은 바로 무릎을 꿇었고, 예쁜 눈동자에는 애원의 빛이 가득했다.구유전의 윤민수를 안수연도 알고 있다.천부적인 재능을 갖추고 태어난 사람 중에서 윤민수는 5위 안에 든다.유암 성체까지 품고 있어 구유전 극비 전승 공법인 구유결에 매우 부합되는 일인으로 지금은 생경 강자이다.그러나 안수연도 만만치 않게 강한 인물이고 같은 생경 경지라 꼭 진다는 것도 아니다.“망할 X!”안지문은 화가 치밀어 올라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자기 손녀가 어떤 실력인지 잘 알고 있고 전에는 손녀가 매우 자랑스러웠다.하지만 절대 윤민수의 적수가 아니라는 것도 명확히 알고 있다.만약 싸우는 중에 윤민수가 살의를 일으키고 구유희까지 있다면, 막을 겨를도 없을 것이다.“형님, 조급해하지 마세요.”바로 이때 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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