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사건이 일어났다.겹겹이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 중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고, 누군가 공포에 질려 비명을 내질렀다.그러나 표정은 잔뜩 흥분에 겨워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과 영상을 찍어댔다.깡패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뜬 채 그대로 쓰러졌다.서현우가 석궁에 다시 화살을 끼우자 일행은 황급히 도망쳤다.누구도 다음 희생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진아람은 멍하니 서현우를 바라보다가, 재빨리 달려가 서현우의 손에서 석궁을 빼앗고는, 손잡이와 시위를 수건으로 열심히 닦은 뒤 자신의 손에 쥐었다.서현우는 진아람이 자신의 죄를 뒤집어쓰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고, 사진과 영상까지 있었다.진아람은 괜한 짓을 한 것이다.사이렌이 울리고, 임진이 왔다.그녀는 한참 동안 말없이 멍한 표정으로 서현우를 바라봤다.서현우는 침착했고, 그의 두 손에는 수갑이 채워진 채 휠체어와 함께 조사받으러 끌려갔다.차에 타는 순간, 빤히 진아람을 바라보는 서현우의 눈빛에는 미련이 가득 담겨 있었다.털썩-진아람이 바닥에 쓰러졌다.서현우는 멍하니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그는 히스테릭하게 소리를 지르며 큰 소리로 꺽꺽 울었다.하지만 그래도 끌려가는 건 변함이 없었다.임진은 응급조치를 하고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현장에 남았다.경찰서에 도착한 서현우는 취조실의 차가운 의자에 앉아 취조받고 있었다.서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철컥-취조실 문이 열렸다.임진이 들어왔다.서현우는 불안한 표정으로 돌아보며 손짓했다.“아람이는 어때요?”임진은 감히 서현우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진아람 씨, 돌아가셨습니다.”서현우는 그대로 굳어버렸다.“아아아악…….”그는 죽어가는 짐승처럼 미친 듯이 쉿 소리를 냈다.그리고 기절했다.“이번 생에 다시는 깨어나지 않길…….”서현우는 속으로 중얼거렸다.하지만 그는 깨어났다.새하얀 천장, 새하얀 벽, 새하얀 침대 시트, 새하얀 햇빛.임진이 말했다.“서현우 씨, 불쌍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