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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Chapter 1201 - Chapter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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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1화

서현우에게 모든 시선이 집중되었다.의심하는 사람도 있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어릿광대를 보는 것처럼 거들떠보지 않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목소리를 높여 막아서는 이는 없었다.어떤 이는 선지자가 되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모두를 대신해서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했지만, 그들은 그 이유를 알아낼 수 없었다.서현우의 발걸음은 몹시 차분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으며, 도리어 고개를 들고 가슴을 펴고 표정을 굳게 지으며 걸었다.그는 이미 이 불경 소리가 결코 사람들을 위협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권면하려는 의도라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금강경, 본래 서명은 『금강반야바라밀경』이다. 금용국사의 노주지는 일찍이 금강경의 신비는 우리를 온 마음으로 이해하게 한다고 말했다.이해하고 깊어지면, 사람의 삶은 갑작스레 명확해지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버릴 수 있게 된다.그래서 방금 그 독경 소리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첫째, 이 독경 소리를 들은 사람이 더 이상 집념을 가지지 말고 내려놓고 버릴 줄 알게 하여 자신의 마음을 탁 트이고 참신한 자세로 자신의 인생을 직면하게 하는 것이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진아경의 강자들은 모두 이미 자신의 집념을 깨닫고 집념을 영혼 속에 깊이 새겨 넣은 존재들이다.집념을 내려놓고, 집념을 버리는 것은 ‘진아’에 대한 일종의 불신과 부정이다.진아경의 강자를 기다리는 것은 가볍게는 온몸의 힘을 잃고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심하게는 몸과 도가 사라지는 것이다.이것은 농담이 아닐까?누가 내려놓으려고 하겠는가?그래서 많은 진아경의 강자들이 온갖 추태를 부리는 장면이 생겼다.그들은 내려놓을 수도 없고, 내려놓을 필요도 없다.두 번째 목적은 모든 사람에게 반야곡에 오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더 이상 들어가려고 생각하지 않아야 하고, 내려놓을 줄 알고, 버릴 줄 알고, 목숨을 잃지 않도록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 알리는 것이다.만약 취신전의 혼현수를 위해서가 다면, 음양 물고기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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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쏴!서현우가 내디딘 발걸음은 마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다.눈앞은 온통 숲이다.울창하고 오래된 큰 나무가 널리 분포되어 있고 무수한 줄기가 드리워져 있으며 용과 같은 나무뿌리와 뒤엉켜져서 장관이다.하늘까지 거의 가려버릴 기세였으니 말이다.이름 모를 많은 화초가 무성하게 자라 드문드문 반짝이고 있다.그것은 소중한 약초이며 생장 연수는 적어도 수천 년에 달한다.서현우는 약초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성국에서 찾아볼 수도 없고 고서적에만 기록되어 있는 사라진 약초도 많았다.의사에게 있어서 이곳은 천국이나 다름없는 곳이다.신념을 펼쳐 보니 화초와 나무 외에는 살아있는 생물이 없다.하여 서현우는 전혀 사양하지 않고 즉시 약초를 따기 시작했다.그렇게 두 시간 넘게 바쁘게 움직이고 나니 시선이 닿는 곳에 있는 소중한 약초는 모두 그의 손에 들어왔다.가장 일반적인 약재라도 최소 천년의 생장을 거쳐 모두 희세의 보물이 되었다.서현우는 기뻐해 마지 못했다.그에게는 쓸모없는 약초라고 하더라도 일단 성국으로 가져가면 모두 유용지물이 된다.공가운과 최명 두 명의 7급 의존에게 약초를 드리면 진귀한 7급 단약을 제련할 수 있으니 말이다.흐뭇한 마음을 안고 서현우는 앞으로 계속 나아갔다.이 삼림이 얼마나 넓은지 걸으면서 약초를 딴지 4시간이 넘도록 나가지 못했다.게다가 저장 반지는 이미 가득 차 공간이 없었다.서현우는 가치가 낮은 약초를 교체하기 시작했다.비록 피가 뚝뚝 떨어질 정도로 가슴이 아팠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반야곡에 귀한 약재가 이렇게 많은 줄 누가 알았겠는가.수십, 수백 개의 사물 반지를 가지고 올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낮이 꼬박 지나가고 어둠이 찾아왔다.서현우는 마침내 곳곳에 보물이 있는 삼림에서 벗어났다.그러자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지금 서현우의 눈앞에는 폭포가 있다.폭포가 까마득히 높은 곳에서 세차게 떨어지고 있고 원천은 보이지도 않는다.거대한 물줄기의 아래에는 둥글고 매끄러운 큰 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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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화

날이 밝을 때까지 저장 반지에 있는 성무석은 이미 작은 산처럼 쌓였다.성무석 하나하나 모두 부드러운 광택을 띠고 있다.서현우는 하늘을 우러러 미친 듯이 웃고 싶었다.무수한 성무석의 힘을 빌려 영역을 연마하여 주재경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반야곡은 정말 명당이야!’‘역시 지존경 강자가 떨어진 곳이야.’곳곳에 보물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이곳의 부유함을 형용하기에 부족하다.서현우는 설렘을 참으며 근처에 은밀한 곳을 찾아 방어진을 친 뒤 지체 없이 성무석을 손에 쥐고 흡수에 나섰다.순수한 에너지는 그렇게 서현우의 몸으로 모조리 들어갔다.그 느낌은 마치 마약 중독자가 마약을 하는 것처럼 마음이 경쾌해지는 것과 같다.서현우는 이성을 잃을 정도로 즐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혼돈의 규칙의 힘도 서현우의 몸으로 들어갔다.비록 눈을 감았지만, 눈앞은 이미 더 이상 캄캄하지 않았다.색상이 다른 선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여러 가지 색상의 선이 종횡으로 교차하여 영원히 풀 수 없는 매듭처럼 보였다.서현우는 신념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붉은 선을 건드렸는데, 온몸이 가볍게 떨리며 타는 느낌이 들었다.이것은 바로 불의 규칙이다.검은 선은 물, 녹색 선은 나무, 금색 선은 금, 갈색 산은 흙, 청색 선은 바람, 보라색 선은 천둥…….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규칙의 힘을 구성하는 것이 그의 눈앞에서 낱낱이 드러났다.서현우는 선마다 건드리고 시도했는데, 신념은 마치 각종 고문을 당한 것처럼 위축되었다.쏴-서현우의 눈앞에 그려졌던 각종 선은 모두 사라지고 다시 어둠으로 돌아왔다.그는 천천히 눈을 떴는데, 눈에 핏발이 서려 몹시 피곤해 보였다.신념으로 규칙의 힘을 감응하는 것은 손실이 매우 큰 일이다.잠시 쉬고는 용어 한 마리를 굽기 시작했고 비늘도 버리기 아까웠다.이는 신병이나 신갑을 정제하는 진귀한 재료이기 때문이다.용어의 고기를 입에 넣었는데, 부드럽고 녹아내리는 듯이 세상의 모든 산해진미를 초월하는 것 같았다.10여 근의 용어를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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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99개 검푸른 계단의 끝에는 닫아 놓은 사문이 있다.서현우는 한 걸음씩 올라갈 생각이 없어 발밑을 툭툭거리더니 바로 문 앞으로 섰다.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손을 뻗어 사문을 밀고 눈보라 속에 우뚝 솟은 절에 발을 들여놓았다.절에 들어서는 순간 휘몰아치던 매서운 바람이 사라졌다.정원에도 흩날리며 떨어지는 눈송이가 없었다.넓은 정원에 하늘을 찌를 듯한 보리수 한 그루가 있다.보리수 옆에는 오래된 우물이 있는데 우물에는 물결이 없다.보리수 나뭇잎이 너울너울 떨어지자, 우물에는 작은 파문이 일었다.선운은 이대로 자욱하다.서현우는 신념을 펼쳐 살폈지만, 살아있는 생물을 발견하지 못했다.앞으로 천천히 걷다가 서현우는 보리수 뒤쪽에 돌 탁자 하나, 돌걸상 두 개가 있는 것을 보았다.돌상 위에 바둑판이 놓여 있고 흑 백자가 무수히 놓여 있다.한 번 흘겨보았는데, 아직 채 끝나지 않은 판국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누가 바둑을 놓았는지, 얼마나 많은 세월을 겪었는지 모르겠지만, 티끌 하나 묻지 않았다.판국은 결코 어렵지 않지만, 어려운 것은 누가 먼저 바둑을 놓아야 하는 것이다.흰 바둑을 놓으면 검은 바둑이 지고 반대로 검은 바둑이 놓으면 흰 바둑이 진다.서현우는 한참 동안 침묵하며 이 판국을 건드리지 않았다.옛 정취가 흐르는 정문을 지나자 거대한 불상이 시야로 들어왔다.불상은 일곱 잎이 있는 연대에 앉아 한 손은 무릎 위에, 다른 한 손은 난초 모양을 하고 있다.서현우는 서서히 위로 시선을 옮기자 깜짝 놀라며 이 불상은 얼굴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게다가 아주 매끄럽다는 느낌도 들었다.한 걸음 더 나아가자, 거울처럼 매끄러운 부처의 얼굴에 서현우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다.두 눈에는 피처럼 붉은빛이 나타나고 얼굴에는 무수한 혈선이 사람을 두근거리게 하는 도안으로 그려져 있다.이로 하여 이 불상은 이상한 기운이 뿜어지기 시작했다.서현우는 이에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서자 서현우의 모습이 불상의 얼굴에서 사라졌다.이상한 기운도 사라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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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5화

“아미타불.”서현우가 미친 듯이 웃고 있을 때 장엄하고 웅장한 소리가 들려왔다.“누구세요?”서현우는 순식간에 반응하며 손에 혈도를 응집하여 혈살의 힘을 폭발하더니 수라 지옥이 나타나 오래된 사찰을 대체해 버렸다.그러고 나서 그제야 맞은편에 흰색 일반 승복을 입은 스님이 보였다.스님은 아주 젊은 모습으로 대략 18살이나 19살쯤 되어 보였고 준수하게 생긴 것이 미소년이 따로 없다.그는 맨발로 서서 두 손을 모으고 있다.목에는 불주가 걸려 있고 머리에는 향을 피운 여섯 개의 흉터인 계파가 있다.온몸에 은은한 금빛이 감돌고 있는데, 마치 신불과도 같다.“당신은…….”서현우는 눈빛이 움츠러들었다.“불교 지존경 강자!”스님은 대답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아미타불, 시주는 왜 아직도 잘못을 고집하고 깨닫지 못하고 계시는 겁니까?”그의 일거수일투족 글자마다 짙은 선의가 내포되어 있어 사람들로 하여금 무의식적으로 접근하고 싶고 신임하고 싶게끔 한다.하지만 서현우의 눈빛은 오히려 해졌다.“실례지만 정신적 의지가 부족하십니까?”연심부는 죽은 지 7천 년 된 지존경 강자가 남아 있는 정신적 의지를 가질 수 있어 지존경 강자가 철저히 처치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래서 이 스님이 귀적하고 나서 정신적 의지가 남아 있다는 것도 말이 된다.스님이 입을 열었다.“희노애구애악욕은 인간의 7가지 감정입니다. 그러나 모든 고통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시주께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불문에 입문하신다면, 육근이 청정해지실 겁니다.”“주재경 후기의 실력에 수라 혈맥까지 더하면 의지가 결핍한 당신을 대항할 수 있을 지 한번 보고 싶습니다.”서현우는 거리낌 없이 하늘을 찌를 듯한 살의를 털어놓았고 피로 물든 바다와 산처럼 쌓은 시체를 떠올랐다.그리고 손을 흔들며 단칼에 내리쳤다.수라참!이 칼날은 허공을 완전히 찢어 버렸다.칼날이 지나간 곳에는 칠흑의 흔적이 남아 모든 것을 삼키는 무서운 힘이 남아 있었다.그러나 이 스님이 손가락 하나만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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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6화

진아름의 얼굴을 보는 순간 서현우의 머릿속에는 무수한 화면이 분분히 떠올랐다.그러자 머리가 깨질 듯이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다.“어…….”서현우는 두 손으로 머리를 꼭 끌어안고 고통스러운 고함을 질렀다.“엄마, 저 아저씨 왜 저래요? 어디 아픈 거 아니에요?”남자아이의 목소리가 서현우의 귀에 들어왔다.그는 발버둥 치며 고개를 들었는데, 그제야 진아름 옆에 여섯 살 정도의 어린 남자아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서현우가 자기를 보자 남자아이는 무서워서 몇 걸음 뒤로 움츠러들었다.그는 진아름 뒤로 숨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약간 당황한 기색으로 서현우를 훑어보았다.“저기요……, 괜찮아요?”진아름도 한걸음 물러서서 오른손을 뒤로 조심스럽게 남자아이를 감쌌다.“우…….”서현우는 입을 열려고 했지만, 한 마디도 뱉지 못했다.온 힘을 다해 입을 열려고 했지만, 흐느끼며 울기만 했다.“엄마, 저 아저씨 너무 불쌍해요. 제 돈 다 줄게요.”남자아이는 손에 동전 몇 개가 더 있어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가 동전을 모두 깨진 그릇에 던지고 나서 황급히 진아름 뒤로 물러났다.“우리 아들, 마음씨도 참 좋아.”진아름은 어린 소년의 머리를 만지며 그의 손을 잡고 멀어졌다.“흑흑…….”서현우는 입을 크게 벌리고 소리를 지르려고 했다.미친 듯이 쫓아가고 싶었다.하지만 두 다리의 존재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두 손도 나른 해져서 기어가는 것을 지탱하기에 힘이 턱 없이 부족했다.“아아아아아…….”서현우는 히스테리를 부리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주먹으로 땅을 세차게 내리치자, 피부가 찢어져 선혈이 흘러나왔다.주위를 지나가던 사람들은 서현우를 미친 사람처럼 쳐다보며 싫어서 빙빙 둘러 지나갔다.마침내 서현우는 모든 힘을 다 써서 죽은 개처럼 엎드렸다.서서히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인파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선량한 사람은 만두를 사서 가여운 서현우 앞으로 던지기도 했다.하지만 서현우는 캄캄한 하늘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눈동자가 흩어졌다.그렇게 시간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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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화

중년 남자는 서현우를 안고 7층으로 올라갔다.우해미가 열쇠를 꺼내 문을 열자 중년 남자는 서현우를 집으로 안고 들어가 낡은 소파에 놓았다.방안은 아주 깨끗하고 연분홍색의 커튼이 하늘거리고 있다.베란다에는 예쁘게 키운 화초들도 가지런히 놓여 있다.“아저씨, 수고하셨어요.”우해미는 중년 남자에게 2만 원을 건네고 물었다.“아저씨, 물 좀 드실래요?”“네, 좀 만 주세요.”중년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기저기 훑어보더니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아가씨 혼자 사시나 봐요?”정수기 옆으로 몸을 돌려 물을 받던 우해미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대답했다.“네.”순간 서현우는 중년 남자의 눈빛이 변했음을 알아차렸다.탐욕이 짙고 악의가 똑똑히 그려져 있는 눈빛이다.아저씨는 고개를 돌려 방문을 살짝 닫고 그대로 잠가버렸다.찰칵거리는 소리가 물 받는 소리에 가려졌다.“우우우…….”서현우는 크게 소리를 치며 두 손으로 소파를 힘껏 끌어당겨 일어나려 했지만, 균형을 잃고 소파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테이블에 이마가 부딪혀 눈앞이 캄캄해졌다.우해미는 얼른 물을 끄고 달려와 서현우의 상황을 살폈다.“괜찮아요? 함부로 움직이지 마요. 현우 씨…… 아!”갑자기 중년 남자가 뒤에서 우해미를 껴안았다.우해미가 비명을 지르자, 그는 주머니에서 지저분한 장갑을 꺼내 우해미의 입에 꾸겨 넣었다.그리고 우해미의 두 손을 뒤로 묶어버렸다.“우우우!”서현우는 발버둥 치며 미친 듯이 소리쳤다.하지만 우해미가 발버둥 치는 소리보다 크지 않았다.중년 남자의 눈은 이미 약간 빨개져서 마치 악마에 빙의된 것처럼 보인다.그의 힘에 우해미는 전혀 벗어날 수 없었다.그러고 나서 그는 위해미를 방으로 끌어들였다.키득거리는 소리가 나자 우해미의 고통스러운 소리와 널빤지 침대가 흔들리는 삐걱삐걱 소리가 이어졌다.서현우는 힘없이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세게 부딪쳤다.이마가 깨져 선혈이 흐를 정도로 말이다.하지만 그 어떠한 쓸모도 없다.“죽여! 죽여! 죽여!”마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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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8화

서현우가 차에 앉아 있었고, 창밖에는 비가 내렸다.도로 양쪽의 풍경이 꿈결처럼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서현우는 차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어렴풋이 보았다.수척한 얼굴, 입가에 거뭇한 수염 자국이 있었다.눈빛과 안색이 서현우가 지금 얼마나 괴로운지 말해주고 있었다.옆에는 정장을 입은 한 여섯 살짜리 남자아이가 크고 동그란 눈으로 서현우를 호기심 가득 바라보고 있었다.진아람의 아들이었다.서현우는 받아들이기가 꺼려졌다.어렴풋이 자신이 진아람의 남편이고, 아들이 아니라 귀엽고 이해심 많은 딸이 있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다만 딸의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았다.한 시간 가까이 달리다 차가 멈췄다.서현우는 기억 속에서 아주 익숙한 저택을 보았다.진씨 가문 저택.왼쪽에 작고 하얀 건물이 있었다.서현우에게도 익숙한 건물이었다.하지만 깊게 생각해 보려 하니 머릿속을 바늘로 찌르는 것 같았다.몸까지 떨리게 하는 고통이 영혼 깊숙이 파고들었다.경호원이 우산을 들고 다가오자, 진아람은 차 문을 열고 우산을 펼친 다음 아들을 데리고 하얀색 건물로 향했다.경호원은 우산을 서현우의 머리에 씌워주며, 그가 타고 있는 휠체어를 끌고 진아람의 뒤를 따라갔다.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경호원들은 자리를 떴다.얇은 파자마를 입은 한 남자가 계단을 내려왔다.아이는 곧바로 아빠라고 부르며 남자에게 달려갔다.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어린 소년을 안아 들고 빙글빙글 돌았다.아이는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이 장면 또한 서현우에게 익숙하게 느껴졌다.자신의 딸에게도 똑같이 해줬던 것 같았다.그런데…….서현우는 머리가 쪼개질 듯이 아파지며 안색이 창백해졌다.“괜찮아?”진아람이 물었다.남자는 아이를 내려놓고 다가와 서현우를 살피며 다소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여보, 이 자식은 왜 데려왔어?”“많이 불쌍하잖아.”진아람이 말했다.남자는 불만이 가득했다.“애초에 이놈이 한 바보 같은 짓 때문에 당신 평판이 나빠질 뻔했는데, 아직도 이놈을 동정해?”“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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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9화

며칠이 지나면서 서현우에 대한 괴롭힘은 더욱 심해졌다.진원은 서현우에게 개의 배설물까지 뿌렸다.골머리를 앓던 진아람은 어쩔 수 없이 가족들을 불러다 함께 상의했다.결국 그녀는 서현우를 다시 요양원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서현우는 덤덤했다.입을 벌려 의미 없는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도 멈췄다.요양원에서의 나날들은 꽤나 평화로웠다.그는 이제 모든 것에 무감각해졌다.그렇게 2년이 지나고, 서현우의 머릿속에 있던 이상한 기억들은 거의 사라졌다.그는 매일 책을 읽었다.온갖 종류의 책을 다 읽었다.그러던 어느 날, 진아람이 다시 나타났다.서현우는 진아람에 대한 깊은 사랑을 마음속에 묻어두고 내색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평범한 옷차림을 한 진아람은 눈이 살짝 충혈되어 있었다.그녀는 서현우에게 진씨 가문이 부도가 났다고 전했다.진개산 네 식구는 모두 빚더미에 올라앉아 각자 흔적도 없이 도망쳤다.남편은 아들을 데리고 떠난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녀는 당연히 서현우의 요양원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안 되었다.서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그는 진아람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진아람은 눈물을 흘리며 목 놓아 울었다.한참 후 감정을 추스른 그녀가 서현우에게 물었다.“나랑 같이 살래요? 내가 정성껏 돌봐줄게요.”서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마음속으로 환희를 느꼈다.암울한 삶에 진아람의 존재는 유일한 빛이었다.날이 어두워지자 진아람은 휠체어에 앉은 서현우를 밀며 요양원 밖으로 나갔다.옷 몇 벌 빼고 짐도 없었다.두 사람은 석양 속으로 걸어 나갔다.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소화 거리.진아람은 마지막 남은 돈으로 낡은 집에 세 들었다.월 24만원에, 수도세와 전기세, 가스비는 직접 내야 했다.관리비가 없는 게 다행이었다.진아람은 이제 막 자리를 잡은지 얼마 안 되어 큰일을 당하고 말았다.여전히 아름다운 얼굴과 완벽한 몸매가 원흉이었다.서현우의 눈에는 처음으로 두려움이 스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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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화

서현우의 마음속 살기가 증폭되며 필사적으로 기고 또 기었다.그러다 누군가 그의 다리를 잡고 수십 미터 뒤로 끌고 가서 내려놓았다.그는 다시 앞으로 기어갔다.진아람은 몸부림치며 울면서 서현우의 이름을 불렀다.서현우는 온 힘을 다해 앞으로 기어갔다.음침한 남자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위기의 순간, 사이렌이 울렸다.순찰 차량 두 대가 다가왔고, 임진이 부하들과 함께 도착해 서현우가 이를 갈던 상대들을 체포했다.임진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 이렇게 말했다.“정의를 믿어요. 정의는 영원히 존재하니까”서현우는 큰 소리로 미친 듯이 웃었다.웃음소리가 꼭 지옥에서 온 악마 같았다.이번엔 운이 좋았지만 다음엔?정의는 매번 제때 찾아오지 않는다.윤 아주머니는 병원으로 이송되고, 서현우와 진아람도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의사는 두 사람에게 윤 아주머니가 가망이 없다며, 마지막 만남을 준비하라고 했다.진아람은 주체할 수 없이 흐느끼다 기절했다.서현우는 눈앞이 흐려지며 문득 아련한 꿈을 다시 떠올렸다.“그게 꿈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저 악한 사람들을 다 죽일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윤 아주머니는 산소마스크를 쓴 채 머리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다.스며 나온 피가 보는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윤 아주머니는 진아람과 서현우에게 집을 넘겼다고 했다.임진이 제3자로 증인 노릇을 했다.삐-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진다.모니터에 물결치던 선이 일직선으로 바뀌었다.눈을 감은 윤 아주머니는 그렇게 영원히 잠들었다.진아람의 히스테릭한 울음소리가 병원 전체에 퍼졌다.무기력함과 고통, 체념과 원망이 한 번에 밀려왔다.윤 아주머니는 독거노인이었다.그녀의 남편과 아들은 모두 전쟁터에서 죽었다.윤 아주머니의 장례와 화장은 전부 나라에서 지원해 주었다.크게 다치지 않은 진아람은 묵묵히 서현우를 밀면서, 임진의 배웅을 받으며 소화 거리로 돌아왔다.임진은 진아람에게 소화 거리는 리모델링이 꼭 필요하니, 하루빨리 지원금을 마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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