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Bab 1171 - Bab 1180

1716 Bab

제1171화

“후!” 백수천랑의 허상이 하늘을 향해 포효한 후 날아와 진아람의 몸에 녹아들었다. 바로 그 순간, 남요부 제자의 심장이 긴장으로 요동쳤다. 진아람의 눈빛이 사람을 잡아먹는 흉수의 그것으로 변했다. “너…….” 그가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진아람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쿵! 귀를 찢는 듯한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격투장 관중들은 철탑 같이 서있던 남요부 제자의 거대한 몸이 순식간에 땅에서 솟아 높이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곧이어 진아람이 그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진아람의 손이 보이지도 않았는데, 남요부의 제자가 마치 포탄처럼 세게 지면으로 떨어졌다. 콰콰광! 무서운 충격의 여파가 격투장 전체로 퍼져나갔다. 발밑에서는 파도처럼 전해지는 진동을 누구나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멍하니 격투장을 보고 있었다. 진아람의 공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남요부의 제자의 크고 우람한 체구에 비해 진아람은 체구는 매우 여리고 작았다. 하지만 그녀는 한 손으로 남요부의 제자의 목을 잡고 그를 들어 올려 다시 허공으로 던졌다.퍽퍽퍽 퍽 퍽……. 둔탁한 소리가 계속 흘러나왔다. 움직이는 진아람의 속도가 너무 빨라 보통 사람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수많은 잔상이 생기더니 마치 수십에서 수백 개의 진아람이 남요부의 제자를 에워싼 것 같았다. 남요부의 제자는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허공에서 그저 모래주머니처럼 이리저리 두들겨 맞았다. 진아람의 일방적인 구타는 2분 동안 지속되었다. 쿵……. 남요부의 제자가 땅에 떨어졌을 때, 온몸에는 이미 피가 흥건했고, 그의 정신은 이미 혼미했다. 진아람은 조금 지친 듯 호흡이 거칠었지만 눈빛 만은 여전히 흉수처럼 차갑고 매서웠다. “넌 내 상대가 못 돼.” 가슴이 싸늘한 이 한마디와 함께 진아람은 돌아서 걸어갔다. 격투장에서 진아람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운집한 수만 명의 사람들 사이엔 적막함만이 흐를 뿐이었다. 그렇게 찰나와 같은 시간이 흘렀다. 사람들이 하나하나 정신을 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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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진아람이 전음부를 받자 중년 남자는 나갔다. 잠시 후, 생물 갑옷의 외형을 평범한 긴치마로 바꾼 진아람은 격투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서현우와 합류했다. 아무도 진아람이 격투장에서 이변을 일으킨 신비한 여자 무사임을 알아채지 못했다. 진아람이 서현우의 팔짱을 끼고, 두 사람은 점점 격투장에서 멀어졌다. 한참 뒤에 진아람이 물었다. “미행하는 사람이 있었어?” “아니.” 서현우는 고개를 저었다. “넌 드디어 입도경의 경지에 들었어. 비록 전투 방식이 좀 특이하긴 하지만, 특수 공법의 연체무자라고 말할 수 있겠어. 그렇다고 연심부가 들썩할 정도는 아직 아니야.” “지금 나를 무시하는 거야?” 진아람은 불만스러운 듯 서현우를 노려보았다. 서현우는 웃었다. “성국의 역사는 깊고, 연심부의 힘은 매우 강하지. 저 정도 실력자는 한 명 더 많든 적든 티도 안나. 인정하기 싫어도 그게 사실이야.” 진아람은 정색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화 안 났어?” “내가 그렇게 소심한 여자로 보여?” 진아람은 서현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열심히 정진할게.” “그래, 내가 있으니 걱정 마.” 진아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거 알아? 난 언제나 너와 함께 할 거야. 그게 어떤 일이 됐든, 어떤 위험이든.”서현우는 진아람의 손을 꽉 쥐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을 잘 알고 있었다. 백수천랑의 융합을 성공하여 도경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실력을 가졌을 때, 진아람은 매우 기뻐했고, 마침내 자신이 서현우와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국에 온 후, 그녀는 자신이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현우의 적은 너무 강했다. 진아경, 그것은 그녀에게 아직 먼 경지였다. 목명훈과 싸울 때도, 연심부에서 온 두 명의 강자와 싸울 때도, 진아람은 멀리서 바라만 볼 뿐, 서현우를 조금도 도울 수 없었다. 서현우에게 그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아람은 여전히 자신이 그에게 쓸모없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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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도망갔다!” “쫓아!” “거기 서!” 주루 사람들은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부랴부랴 쫓아 나왔다. 서현우는 이미 진아람과 저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두 사람이 도망하는 동안 사람들은 깜짝 놀라 그저 쳐다볼 뿐이었다. 한참 후에야 강가에서 서현우는 도망을 멈췄다. 진아람은 거친 숨을 크게 내쉬었다. 사실 그녀의 현재 체력은 이렇게 오래 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달려도 땀 하나도 안 흘릴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가 이런 모습을 보인 연유는 역시 경험하지 못한 일에 대한 짜릿함 때문일 것이다. 진아람은 어릴 때부터 순종적인 여인이었고, 집안 형편도 좋으니 당연히 무전취식 할 이유가 없었다. 그 후 모함 때문에 6년 동안 솔이를 데리고 지옥 같은 생활을 했어도, 그녀는 자존심과 선을 지키며 다른 사람의 이익을 해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이런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것도 서현우와 함께. 달리는 동안, 진아람은 자신이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저 어리고 순수한 여자아이가 깡패 같은 남자아이와 황당하지만 추억할 만한 경험을 했다. “어때? 재미있었어?” 서현우가 씩 웃으며 물었다. 진아람이 서현우의 명치를 가볍게 치며 말했다. “용국 사람들도 자신들의 남제가 무전취식을 한걸 알았다면 기절할 거야.” “하하하…….”서현우는 그저 해맑게 웃었다. 사실 그는 음식 값을 치렀다. 진아람이 음식을 먹는 도중, 그는 음식 주문을 핑계로 나가서 이미 계산을 했다. 그리고 주루 사람에게 일부러 이렇게 하겠다고 말했을 뿐이다. 주루 사람들은 그때 서현우를 보는 눈빛이 마치 정신병자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돈을 주자 그들은 마지못해 연기를 했고, 얼렁뚱땅 쫓아오는 시늉을 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밤바람에 진아람의 머리가 흐트러졌다. 그녀는 고개를 젖히고, 눈을 감고, 이 순간의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만끽했다. 그리고 서현우의 옆에 서서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두 사람은 이렇게 가볍게 껴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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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서현우의 표정이 너무 진지했는지도 모른다. 청년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다가 나중에는 의심하듯 물었다. “정말입니까?” “정말입니다.” 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청년은 계산대에서 일어나 서현우 앞에 서서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5만 중 무석이 있기는 한 겁니까?” 서현우가 손을 가볍게 흔들자, 저장 반지에서 5만 개의 중무석이 쏟아져 나와 우르르 쌓였다. 청년의 눈동자가 커지며 빛이 나더니 이윽고 미묘하게 바뀌었다. “왜요? 이제는 못 맞겠어요?” 서현우가 물었다. 청년은 고개를 양 옆으로 흔들며, 털썩 무릎을 꿇고, 서현우를 향해 세 번 연거푸 머리를 조아리며 절을 했다. “이게 무슨 짓이죠? 전 죽은 사람이 아닌데요?” “아니, 한 대 얻어맞는 것만으로 5만 중무석 가지고 가는 게 좀 송구스럽다고 생각해서 세 번 절을 드린 겁니다.” “…….” 진아람은 뒤에서 입을 막고 겨우 웃음을 막았다. 서현우는 다시 손을 흔들었고, 번쩍이는 5만 중무석을 거둬들였다. 그러자 청년은 펄쩍 뛰며 얼굴이 빨개진 채 말했다. “사장님, 이제 와서 설마 말을 번복하시는 건 아니겠죠? 저는 이미 머리를 바닥에 세 번이나 조아렸습니다.” 서현우가 말했다. “이 상점 좀 보여 주세요.” “말만 번복 안 하시면 상점이 문제겠습니까? 제 엉덩이도 보여드리지요.” “피식…….”진아람은 기어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청년은 진아람을 옆으로 돌아보더니, 그녀가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나이 또래인 것을 보고는, 별 신경 쓰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계속 서현우를 바라보았다. 서현우는 그의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 “아니면 먼저 한 대 때릴까요?” 그 말에 청년은 두말없이 땅바닥에 벌렁 드러누운 채 눈을 감았다. “자.” 서현우도 이렇게 독특한 녀석을 어찌할 수 없었다. 왠지 누구와 비슷한 것이……. 그래, 기억났다. 상천랑처럼 천진난만한 녀석. “헛소리 말고 안내나 하세요.” “예. 사장님!” 죽을 것 같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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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그래서 샀다고?” “좋아, 그럼 계획을 바꿔서 무기점을 차릴까? 마침 천하상회에서 산 무기가 꽤 많으니까.” 그녀는 약간 비꼬듯이 물었다. 서현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약방이 낳겠어. 그 무기들은 내놓을 수 없으니 제가 직접 단약을 만들어서 겉만 그럴싸하게 꾸미면 되지.” 진아람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도 진짜 여기서 상점을 내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일단 목적만 달성하면, 언제든지 떠나려고 했으니까. 서현우와 진아람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편, 서현우에게 무기점을 판 부영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수십 분을 걸어 어느 경치가 수려한 산에 올랐다. 산에는 인적도 없고 들풀만이 무성했다. 그는 키 만한 잡초를 헤집으며 산속으로 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냇물 옆에 이르렀다. 그곳에는 초라한 초가집 한 채와, 그 옆에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묘지 하나가 있었다. 부영호는 냇물에서 세수를 하고, 무덤 옆에서 저장반지 안의 제물을 꺼내 흉포한 삼계의 흉수 돼지머리와 함께 놓고 술을 따르며 걸터앉았다. “아버지, 무기 상점은 제가 팔았습니다.” 부영호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만약 제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나시면 무덤에서 나오시든가요? 나오시면 제가 아버지 대신 기꺼이 들어가지요.”“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형님은 여전히 행방불명입니다.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보시다시피 제 실력이 도경에 달하고, 가산을 다 탕진해도 연심부 같은 거물에 대항할 수 없네요.” “저는 큰형이 불효자라고 생각해요. 아버지가 죽어도 모르고, 다행히 어머니가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저를 낳아서 이렇게나마 임종을 지켰네요.” “근 몇 년 동안 피나는 노력을 했지만, 아무래도 저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들로서 아버지의 원수를 갚지 못하는 저도 불효자입니다. 차라리 진작에 아버지와 부자 관계를 끊었다면 제가 아버지의 원한을 짊어질 필요가 없었을 텐데…….” “애초에 가문을 저보고 맡으라고 하셨을 때 무슨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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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성국의 하늘은 어두웠지만 검은 접시 위의 옥구슬처럼 별들은 빛났고, 꿈처럼 환상적이었다.서현우는 성국의 환경이나 공기 등이 용국과 비교가 안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아마도 이것이 기술을 발전시키지 않은 곳의 장점일 것이다.그러나 무사 간의 대결은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특히 높은 경지 무사의 대결일수록 산봉우리가 무너지고 땅이 갈리고 강이 뒤집히는 등의 일이 적지 않다.그들의 대결로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가히 파괴적이라 할 수 있다.그래서 어느 것이 좋고 어느 것이 나쁜지 말할 수 없었다.밤인데도 성심성은 사람들로 시끌벅쩍했다.곳곳에는 등불이 환하게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격투장은 여전히 사람들로 붐볐다.내기에서 이겨 무석을 벌지 않더라도, 싸우는 것을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심심한 마음을 달래기 충분했다.일반인이나 하급 무사의 경우 격투장에서 격투기를 무사들을 보며 더 높은 경지를 향해 가려는 의지를 다질 수 있다.본 실력을 감출 수 있을 만큼 대단하다면? 그래도 구경 온 사람들의 성의를 생각해서 어느 정도 실력은 보여야 했다.일부에서는 격투를 보는 이유가 강자의 접전으로부터 전투 경험을 배워 실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있다.사실 실력을 증진하는데 강자의 교전을 보는 것도 필요하다.실력이 더는 늘지 않던 무사가 우연히 강자의 싸움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막힌 벽을 돌파하는 경우도 있다.실제로 이런 일이 셀 수 없이 많았다.이런 이유들로 모인 사람들이 지금 격투장을 뜨겁게 달궜다.서현우는 진아람 때문이 아니라면 아예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다.그의 경지에 비하면 이곳은 어린이 놀이터와 같아서 전혀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괜찮은 기재들도 있었지만 서현우의 눈에는 그저 평범할 뿐이었다.그래서 아무리 정교하고 강력한 수법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서현우는 눈을 감고 쉬려했지만,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그것도 힘들었다. 드디어 진아람이 등장했다.“안월! 안월! 안월!”사람들의 고함소리가 귓전을 때렸다.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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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이 정도 방어는 서현우라면 쉽게 뚫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진아람에게는 아직 무리였다. 그녀의 실력이 한 단계 더 올라가지 않는 한. 그러나 곧 서현우는 진아람의 몸이 순간 번쩍이는 것을 보았다. 평범한 무술인이라면 이미 진아람의 모습을 볼 수 없을 터였다. 반면에 서현우의 눈에는 진아람의 움직임이 느린 듯 보였다. 특이한 지점에서 그녀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 지점에는 흔적이 남았다. 두 번의 호흡, 30여 개의 지점. 서현우는 문득 깨달았다. 진아람이 환월의 방법을 써서 공격하려고 한다는 것을. 윙……. 귀에 거슬리는 윙윙 소리가 갑자기 크게 들려왔다. 격투장의 눈부신 백색광. 이 흰 빛은 밤하늘 아래에서 유난히 눈부시게 빛났다. 이 빛에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들이 눈을 떴을 때, 남요부의 제자가 바닥에 누워 혼수상태에 빠진 것을 발견했다. 진아람도 곧 쓰러질 듯 비틀거렸다. 그녀는 엄살을 떠는 것이 아니었다. 영력을 사용해 공격하는 것은 진아람에게 매우 쉬운 일이었다. 이 영력을 사용하는 순간, 진아람은 3초 동안 남요부의 제자를 200번 이상 공격했다. 그리고 공격하는 부위는 모두 머리 위에 위치해 있었다. 남요부의 제자는 정신 방어력이 거의 전무했다. 정신력 공격을 받은 그는 전혀 방어할 수 없었다. 진아람의 직접적인 공격은 여전히 그의 방어를 뚫을 수 없지만, 공간을 타격해 그의 뇌에 직접 공격할 수 있었다. 이것이 남요부의 제자가 혼수상태에 빠진 이유였다. 즉, 진아람이 힘 조절하지 않았다면, 그는 이미 죽을 수 도 있었다.서현우는 환하게 웃었다. 진아람의 실전 대응 능력, 전투 상황 분석 능력은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 까다로울 줄 알았던 상대가 결국 그녀에게 당했다. 서현우는 비틀거리는 진아람을 바라보며 무술계의 샛별이 떠오름을 느꼈다. 격투장 안은 다시 적막해졌다. “젠장,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안월이 어떻게 이겼는지 보신 분?” “이건 속임수? 가짜 시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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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격투장은 단연 성심성 안의 무인들의 피를 끓어오르게 하는 곳이다. 하지만 또 다른 피를 끓게 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천향각일 것이다. 천향각은 성심성 동쪽의 주요 도로에 위치하고 있으며 10,000 무의 면적을 자랑했다. 낮이든 밤이든 문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경탄할 만한 시와 악곡들이 이곳에서 탄생했고, 천교기재들이 기녀들과 나눈 이야기도 이곳에서 전해진 것이었다. 어둠 속의 천향각은 활짝 핀 한 송이 꽃 같았다. 각양각색의 불빛은 현대 도시의 네온사인의 느낌을 그대로 본뜬 것 같았다. 심지어 아름다움에서는 그것을 뛰어넘었다. 서현우는 천향각이라는 이름만 알고 정작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괜찮다. 가는 길에 아무에게나 물어보면 남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천향각에 잘 도착하도록 열성적으로 안내할 테니. 천향각 입구에서 서현우는 강한 향기를 맡았다. 답답하거나 메스껍지 않고, 남자의 감정을 더 자극하고 꿈틀거리게 하며 자제력을 잃게 만드는 그런 향기가 진하게 났다. 신약진에 있을 때, 서현우는 화루에 간 적이 있었다. 하지만 천향각은 화루보다 훨씬 고급스러웠다. 속이 보일 듯 말 듯한 옷을 입은 여자가 일부러 요염하게 손짓을 했다. 부잣집 귀수, 금지옥엽 같은 소녀, 종문의 성녀처럼 하나같이 고급스럽고 고결하게 입었다. 자태가 모두 매우 아름답고, 행동에 절도가 있으며, 교양이 넘쳤다. 그 자연스럽게 풍기는 도도함은 남자들의 마음으로 하여금 정복의 충동을 느끼게 했다. 서현우가 천향각에 들어서자 듣기 좋은 비단 대나무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대당 안에는 사람이 많아 의자가 많이 놓여 있음에도 거의 자리가 꽉 찼다. 손님 접대를 하는 붉은 소매의 아름다운 여성은 우아하고 여유로웠다. 부잣집 도련님의 차림새에도, 문인의 차림새에도, 호들갑 없이 조용하게 자리에 앉아 춤을 감상하게 하거나 위층으로 안내했다. “손님, 천향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서현우가 입구에서 두리번거릴 때 하얀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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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이것은 단지 우연히 벌어진 일이었다.서현우를 위층으로 안내하던 아가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얼른 서현우를 향해 말했다. “안대인, 이리로.”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해서 아가씨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며 무심코 물었다. “저 칠공자는 누구입니까?”그러자 아가씨는 비밀이라도 들킨 듯 조심히 대답했다.“안 대인께서는 모르셔도 됩니다.”“어? 그럼 그 사람 신분이 보통이 아닌가 보군요?”이 아가씨는 걸음을 멈추고 서현우를 돌아보았다. “안 대인…….”서현우가 당황했다.그녀는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네, 알았어요. 묻지 않겠습니다.”서현우는 계속 묻기를 포기했다.“안 대인은 좋은 분이십니다.”서현우는 멋쩍은 듯 무의식적으로 코를 만졌다.갑자기 좋은 사람이란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하지만 이 아가씨가 만약 서현우가 수라라는 것을 안다면, 감히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2층은 훨씬 편안한 분위기였고, 3층과 4층은 더욱 조용했다.은은한 단향목 향으로 가득 차서 절로 마음이 평온해졌다.이 아가씨는 서현우를 데리고 한 방 앞에서 멈춰 섰다. 아무 말없이 서현우에게 혼자 들어가라고만 하고, 몸을 숙여 절을 하더니 돌아갔다.서현우가 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안에서 모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서현우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모루가 낮은 탁자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것이 한눈에 보였고, 멀지 않은 곳에 역시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한 여자가 얇은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손에 비파를 들고 조각품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않아 있었다. “안 대인 오셨군요. 앉으시지요.” 모루는 서현우가 오자 웃으며 일어나 서현우에게 맞은편에 앉으라고 권했다. 서현우는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아예 책상다리를 하고 편하게 앉았다. 모루는 천으로 얼굴을 가린 그 여자를 향해 고개를 옆으로 끄덕였다. 조각처럼 않아 있던 여자는 다시 살아난 듯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비파의 현을 살며시 건드렸다. 비파 소리가 가볍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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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뭐 별일은 아니고 그저 아래층에서 칠공자라는 이름을 듣고 흥미가 생겨서요.” 서현우가 대답했다. 본래 이런 말을 쉽게 믿는 사람이 아닌 모루는 서현우의 말을 헤아려 답했다. “칠공자는 취신전의 전수자입니다.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 취신전의 전주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연심부와 취신전 사이에는 이미 협력관계가 성립되어 있습니다…….” 칠전 중 하나인 취신전이라면 서현우도 알고 있었다. 취신결이라는 특수한 공법이 유명했다. 그것은 술과 관련이 있었다. 그래서 취신전의 제자들은 모두 주정뱅이라고 할 수 있다. 취신전은 일찍이 칠전의 수장 청우전에 버금가는 실력을 가졌었다. 지금 어떤지 모르겠지만. 취신전의 전수자로서 취신전의 차기 전주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 이 칠 공자 역시 믿는 구석이 있을 것이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이 늦었으니 오늘은 먼저 가보겠습니다.” “안 대인, 뭐 이리 조급하십니까! 술이 곧 올 나올 테니 함께 술도 마시고, 편히 더 계셔야 제 사죄의 뜻이 잘 전달되지요.” 모루가 말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서현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돌아섰다. “그럼 안 대인을 배웅하겠습니다.” 서현우도 굳이 사양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4층에서 내려왔을 때 모루가 말했다. “안 대인, 사실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편히 말하세요.” “제가 연심부를 대표합니다만…….” 쾅!모루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폭발음이 났다. 2층 복도에서 연기와 먼지가 피어 사방으로 퍼졌다. 사람들의 놀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쓱쓱쓱쓱……. 일련의 인영들이 순식간에 나타나 2층을 겹겹이 에워쌌다. 그들은 모두 수수한 검은색 장삼에 금빛 연꽃 한 송이를 가슴에 새기고 있었다. 펑! 또다시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그러더니 한 인영이 비틀거리며 나왔다. 잡아라! 차가운 음성이 들렸다. 통일된 복장을 한 이 인영들은 요란한 소리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 얼마 되지 않은 때, 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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