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이 지난 후... 황보희월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운서는 황보희월의 몇 마디 말에 큰 충격을 받았고 더없이 혼란스러웠다.임동현의 아이를 가질 수 없다니, 운서는 도저히 이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한편 운서의 엄마는 이런 사정도 모르고 서둘러 그들이 아이를 갖길 희망했다.어쩐지 임동현과 함께 지낸 시간이 꽤 됐지만 아이가 생길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니...요즘 들어 그들의 캠퍼스에서는 혼전임신 때문에 급히 혼인신고를 하거나 휴학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었다.만약 운서가 이런 이슈들에 호기심이나 관심을 두고 있었다면 남녀 사이의 밤일에 눈을 뜰 수도 있었겠지만, 운서는 보기 드문 순수한 여자였다. TV를 보다가 키스하는 장면만 보아도 얼굴이 후끈 달아올라 어쩔 바를 모르는 그런 순수한 여자였다. 그 때문에 이런 쪽으로는 숙맥이나 다름없었다.그녀는 임동현과 함께라면 언젠가 자연스럽게 그의 아이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당연하게 여겨왔다.하지만 조금 전 황보희월의 말을 들은 운서는 머리에 방망이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임동현과의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임동현의 눈에 서린 아쉬움과 헛헛함을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았다. 게다가 그가 무심결에 보인 행동들을 조합해 보니, 황보희월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한참 지난 뒤, 운서가 입을 열었다.“희월 언니, 그럼... 난 동현 씨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죠?”“운서 씨, 운서 씨는 일반인이고 동현이는 점점 일반인의 범주를 뛰어넘고 있어. 그래서 이런 문제가 생긴 거고... 하지만 성인인 운서 씨가 이제 와서 무도가가 되려고 노력하기엔 너무 늦었어.”황보희월이 말했다.“나는 평생 동현 씨의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뜻인가요?”운서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묻고 나서 어깨가 축 처진 채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운서는 이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임동현의 아이를 낳고 싶었다. 될 수만 있다면 힘이 닿는 대로 더 많은 아이들을 낳고 싶었다.“운서 씨, 울지 마, 다른 방법이 있으니까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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