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인은 순간 멍해졌다.그리고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뜻이야? 너 나 알아?”가면인의 목소리는 마치 맨홀 안에서 나는 소리 같아 듣기 불편했다.임건우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정말 당신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반하나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임건우에게 물었다.“저 사람을 알아?”가면인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수작 부리지 마, 네가 어떻게 날 알아?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야, 꺼질 거야 말 거야? 더 꺼지지 않으면, 영원히 여기에 남아 있어. 내년 오늘이 네 기일이 될 거야.”뜻밖에도 임건우는 반하나도 극도로 놀란 말을 한마디 내뱉었다.“도대체 누가 수작을 부리는 겁니까? 가면을 쓰고, 목소리를 바꾸면, 내가 당신을 알아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세요, 아버지?”“아-”반하나는 바로 경악하며 소리를 질렀다.“저, 저 사람이 아빠라고? 설마?”반하나는 당연히 믿지 않았고,믿으려 하지도 않았다.황원길은 반하나의 마음속에서 비중이 아주 컸다. 방금도 가족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아빠도 일찍이 나를 친딸로 생각하고, 내 친정이라고 했어. 게다가 이렇게 상냥한 얼굴에 국수도 맛있게 요리하는 멋쟁이가, 어떻게 길을 막고 남을 강탈하는 악당일 수 있어?’“아니야!”“안 믿어. 저 사람이 아빠일 리가 없어!”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나도 믿기 싫지만, 사실이예요!”가면인은 화를 내며 말했다.“아빠고 친아빠고 헛소리 그만해. 친척은 함부로 맺는 게 아니야. 난 너희 같은 아들딸이 없어. 셋까지 셀 테니까, 너 이 자식 계속 안 가면, 정말 못 가게 될 거야! 하나, 둘.”임건우는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가면인이 아무리 변명하더라도 소용없었다.임건우가 가면인이 바로 아버지라고 주장한 것은 용모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소유한 신비로운 구슬의 진동으로 감지한 결과이다. 방금 국숫집에서 황원길의 특이함을 느꼈기 때문에, 이런 감각은 단 한순간에 다른 어떠한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수 없었다.“셋!”가면인은 입을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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