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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Chapter 1201 - Chapter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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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1화

윤설의 손에는 칼이 쥐여있었고 동영상을 찍으면서 소파에 칼자국을 냈다. 가죽 소파는 칼에 찢겼다.그리곤 아직 성에 안차다는 듯이 다시 거실로 달려가 다른 것을 베려 했다.원유희는 급해서 몸을 돌려 거실을 지나 문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아무리 문을 열려고 해도 문은 계속 닫혀 있었고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원유희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베란다로 돌아갔다.“윤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당장 그만둬! 윤설!”하지만 원유희가 아무리 불러도 윤설의 대답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탕탕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베란다에서 깨진 물건을 보자 원유희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았다.‘대체 어느 정도로 망친 거야? 어떻게 이럴 수가…….’“왜 불러? 소리 좀 낮춰. 듣고 있어. 나 엄청나게 바빴잖아. 봐봐, 여기저기 가꿔놓으니까 이쁘지?”윤설은 핸드폰 속의 영상을 확대했고 원유희가 혹시라도 못 볼까 봐 핸드폰을 가드레일 밖으로 힘껏 내밀었다.비록 거리가 좀 있지만, 원유희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영상은 칼로 처참해진 소파로 시작되었다. 소파 곳곳에는 칼자국으로 가득했다. 윤설은 심지어 소파 속의 거위 털을 빼냈는데 공중에서 휘날리는 거위 털을 하얀 눈과 같았고 윤설의 득의양양한 웃음소리는 멈추지 않았다.진열대 위에 놓인 술은 다 바닥에 떨어졌고 레드 와인은 깨진 병 밖으로 나왔다. 레드 와인인지 빨간 피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바닥에는 붉은 액체로 가득했다.불과 몇 분 만에 온 집안은 엉망진창으로 되었고 심지어 쓰레기통도 무사하지 못했다.원유희는 동영상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눈물이 뚝 뚝 떨어졌고 가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팠다.‘아빠가 사준 집인데 왜 굳이 망치는 건데? 대체 왜?’“울어? 아이고 딱해라! 근데 어쩌지? 난 네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너무 좋은걸!”윤설은 원유희가 이곳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느낀 불쾌함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 같았다.“왜 울고만 있어, 날 때리고 싶지 않아? 아, 맞다. 너 지금 못 나오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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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송욱은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누워있는 원유희를 보았고 깜짝 놀라 다급하게 가서 원유희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원유희가 숨을 쉬는 것을 발견하고 한숨을 돌렸다.하지만 곧 원유희의 손가락에 난 상처를 보았고 다섯 손가락 중 세 손가락의 손톱이 다 깨졌고 피가 나고 있었다.송욱이 원유희의 손가락을 살짝 건드리지 원유희는 눈을 천천히 떴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송욱을 바라보았다.“손가락은 왜 이래요?”원유희의 눈은 빛을 잃었다.“매일 올 필요 없는데요. 제 얼굴은 이미 다 나았어요.”송욱은 원유희의 얼굴은 다 나아도 다른 곳은 계속 아프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원유희가 예전에 자기 몸에 상처를 낸 일이 떠올랐다.“또 자해했어요?”원유희는 자기 손가락을 보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얘기했다.“네, 빨갛고 예쁘죠?”“원유희 씨 다른 해결 방법을 찾을 수도 있어요. 자기 몸에 상처를 내는 게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고요!”송욱은 눈살을 찌푸렸고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송욱은 원유희가 이렇게 되길 바라지 않았다.모든 정신적인 상처가 다 완치된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알려줘요, 네?”“김 선생님에게 연락한 적이 있어요?”원유희는 시선을 떨구고 말하지 않았다.“전화해서 잘못을 인정하는 게 그렇게도 어려운 일인가요? 평생 여기에 갇혀 살고 싶어요?”원유희는 피로 물든 손가락을 보며 말했다.“나쁘지 않죠. 적어도 그 사람을 볼 필요는 없잖아요…….”송욱은 입을 열었다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얘기했다.“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죠. 애들은 어떡해요? 애들은 엄마를 못 본 지 오래됐잖아요? 애들을 생각해야죠.”“전 항상 아이들을 생각하고 있죠, 근데 김신걸은요? 아버지가 돼서 애들을 위해 생각한 적이 있었나요?”아이 얘기를 듣자 흥분한 원유희는 벌떡 일어서서 얘기했다.“제가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한다고 얘기하면 다 해결될 것 같아요? 전 제가 싫어하는 사람이랑 같이 못 살아요! 떠날 거라고요! 이혼할 거예요! 숨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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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화

바깥 하늘은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황혼이 사라지고 화려한 불빛이 하나하나 켜지기 시작했다. 저승의 문이 열리는 것 같은 분위기는 원유희를 모골이 송연하게 했다.송욱이 떠난 후부터 원유희는 줄곧 여기에 멍하니 앉아 저녁도 먹지 않았다. 송욱이 김신걸에게 무슨 얘기를 할 까 계속 생각해보았는데 손가락이 다친 일빼곤 없는 것 같았다.‘다쳤다고 날 놔줄까? 이미 날 다치게 한 적도 있는데 이런 이유로 과연 날 풀어줄까…….’원유희는 움직이지 않았고 두 눈으로 거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문이 보이지 않았지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원유희는 갑자기 수상함을 느꼈다. 원유희가 영원히 잊지 못할, 가장 익숙한 차가운 압박감이었다.원유희의 손가락은 소파 가장자리를 꽉 잡고 있었고 손가락이 다친 일을 깜빡한 듯 아픔을 느끼는 것으로 억지로 정신을 차렸다.단단한 신발 밑창이 바닥을 밟는 소리는 마치 지옥에서 온 소리처럼 무서웠다.원유희는 거실로 들어오는 긴 검은 그림자를 보았을 때 눈동자가 흔들렸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굳어진 몸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김신걸을 바라보았다.며칠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신걸은 그녀 앞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검은 눈동자으론 김신걸의 속을 차마 헤아릴 수가 없었고 알 수 없는 위험이 느껴졌다.원유희는 그런 것까지 다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얼른 일어서서 옆집을 가리키며 말했다.“윤설이 내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놨어. 우리 아빠가 준 집인데 저기 좀 봐봐, 난장판으로 됐다고…….”김신걸은 말하지 않고 다친 원유희의 손을 정확하게 들어 올렸다. 핑크 빛을 내던 예쁜 손톱은 이미 핏자국으로 물들여졌고 똑바로 바라보기 힘들 정도였다.“이 와중에 집을 신경 쓸 힘도 있어?”김신걸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고 분위기는 엄청나게 썰렁해졌다.아차 싶은 원유희는 손가락에 통증이 전해져오자 김신걸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다. 김신걸은 분명히 힘을 별로 쓰지 않은 것 같았지만 원유희는 아무리 힘을 써도 그의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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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다 된 듯 싶자 김신걸은 그릇과 젓가락을 식판에 올려놓았다.원유희는 배부른지, 아니면 아직 부족하지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밥 먹는 것조차 김신걸이 다 결정하는 것 같았다.김신걸은 옆에 있는 냅킨을 들고 원유희의 입을 닦아주었다. 원유희는 악마에게 이런 대접을 받으니 따뜻함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싹한 기분만 들었다. 하지만 원유희는 거절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여기 가만히 있어. 더 이상 나를 화나게 하지 마. 너한테 좋을 게 없어." 김신걸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협박했다. 이 말을 듣자 원유희의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김신걸은 원유희의 입을 닦아주고 그 말을 마치자 바로 한 손으로 식판을 들고 일어나 떠났다.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자 원유희는 비로소 고개를 들었다. 문을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맑은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원유희는 무기력하게 침대에 앉아 있었고, 방 안은 절망적인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저녁은 송욱이 가져왔다.방에 들어간 후 침대에 누워 아무런 생기도 없는 원유희를 보고 마음속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송욱은 걸어가서 도시락을 열어 물었다."배고프세요?”“이게 바로 당신이 날 도와 말을 한 결과죠.”원유희는 멍하니 창문을 보며 말했다.“죄송해요, 이럴 줄 정말 몰랐어요…….”“당연히 몰랐겠죠. 제가 너무 순진했어요. 어떻게 김신걸이 내가 다쳤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약해질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원유희는 슬프게 자조했다.송욱도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원유희를 빼내기는커녕 더 힘들게 만들었다.송욱은 앞으로 가서 원유희의 손을 잡고 밴드를 떼고 상처를 확인한 후, 연고를 발라주었다.“선생님은 유희 씨가 또 자해할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원유희는 돌아서서 송욱을 보고 무표정하게 물었다."정말 그렇게 생각해요?송욱은 마치 오랫동안 태양에 비치지 않은 듯한 창백한 원유희의 얼굴을 보고 말을 잃었다.“그죠, 걱정하겠죠. 제가 죽으면 괴롭힐 사람이 없잖아요.”원유희는 시선을 떨구고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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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5화

원유희는 자기에게 닥쳐올 미래가 무엇인지 아예 짐작이 가지 않았다.원유희는 거의 계속 눈을 뜨고 창문 저쪽을 보고 있었다.마지막에 눈꺼풀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잠들었다.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아 날이 밝기 시작했다.원유희가 깨어났을 때 김신걸은 이미 갔다. 온 적이 없는 것처럼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그러나 밤이 되자 김신걸은 다시 잠을 자러 왔고 아침에 떠났다. 이틀째 같은 루틴이었다.‘도대체 뭐 하려는 거야?’아무것도 하지 않은 김신걸은 오히려 원유희를 불안하게 했다.낮에는 여전히 송욱이 와서 먹을 것을 챙겨주었고 겸사겸사 원유희의 상처 회복을 검사하고 멘탈 상황을 확인했다. 심지어 원유희더러 굽히는 것을 선택하라고 원유희를 설득하기도 했다.원유희는 아무 표정도 없이 듣기만 했다. 너무 오래 갇혀 있어서 투지를 잃었는 지 원유희는 침묵을 지켰다.낮에 혼자 있을 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멍만 때렸고 밤이 되면 또 제시간에 잠을 잤다.한밤중에 나타난 김신걸은 계속 원유희를 품에 안고 잤지만 원유희를 풀어준다는 얘기를 종래로 하지 않았다.잠을 자려고 여기에 온 것 같았다.오후에 원유희는 침대 머리에 기대어 창문을 바라보았다. 창밖에는 하늘만 있었다. 짙푸른 하늘은 아무것도 변한 것 같지 않았고 시간은 마치 멈춘 것 같았다.그러다가 누가 원유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원유희! 원유희? 아직 살아있어? 죽어서 시체에서 악취 나는 거 아니야?”지난번에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떠난 후 며칠을 기다린 윤설은 김신걸이 자기에게 화를 내지 않은 것을 확인하자 또 왔다.방안에는 지난번에 떠났을 때 그대로였다. 바닥에는 유리 조각으로 가득했고 의자는 쓰러져있었다. 베란다도 그대로였다. 옆집에서 날아온 화분이 있었고 의자는 역시 쓰러져 있었다.윤설는 가드레일 옆에 서서 저쪽을 향해 소리쳤다."원유희, 네가 안에 있다는 거 다 알아. 죽은 척해도 소용없어!”옆집이 김신걸의 어머니 집만 아니었다면, 윤설은 정말 술병을 그쪽으로 던지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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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6화

“…… 내가 그런거 맞아. 근데…… 아!”김신걸은 윤설을 밖으로 더 밀었다. 김신걸이 손을 놓기만 하면 윤설은 줄 끊어진 연처럼 바닥으로 추락할 것이다.“신걸 씨, 날 올려줘! 올려달라고! 떨어질 것 같아! 나 다 당신을 위해서 이런 거야! 원유희가 당신한테 한 짓을 생각해 봐, 당신 이렇게 화낼 필요 없어…… 신걸 씨, 이러지 마. 당신이 싫다면 다신 안 그럴게. 신걸 씨, 옛정을 생각해서 날 끌어올려 줘! 나 죽기 싫단 말이야…….”김신걸은 윤설의 목을 조르고 안쪽 바닥으로 던졌다.“아!" 윤설은 바닥에 낭패한 자세로 엎드려 있었고 혼비백산이 되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김신걸은 윤설을 내려다보았다.“3일 내로 원래대로 복구해. 네 손으로 직접. 아니면 여기서 널 던져 죽일 테니까.”김신걸은 말을 마치고 곧장 떠났다.윤설은 말을 하지 못했고 김신걸이 떠나는 것을 보고 일어났다.팔꿈치와 무릎 모두 상처 자국이었다. 윤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방금 김신걸은 정말로 자기를 죽이려 했고 하마터면 그대로 죽을 뻔했다.윤설은 처참하게 죽은 장미선의 모습을 떠올리더니 겁이 나기 시작했다.‘왜 날 갑자기 죽이려고 했을까? 예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고 엄청나게 잘해주고 보살펴 줬는데. 심지어 날 위해 원유희를 다치게 했는데. 그러면 나 신걸 씨한테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는 얘기잖아. 근데 왜 이렇게…….’윤설은 갑자기 임민정에게 맡긴 약이 생각났다.‘그래, 약 때문이네. 약 때문이 아니라면 신걸 씨는 절대 날 이렇게 대하지 않았을 거야.’이렇게 생각하자 윤설은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임민정이랑 약을 그만 넣으라고 말할까? 아니지, 약은 효과 있을 때 더 많이 써야 하는 법이지.’윤설은 원유희를 죽이기 전에는 약을 멈추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윤설은 일어서서 화분 조각을 밟았다.집안의 물건을 모두 혼자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화가 나서 의자를 힘껏 걷어찼다. 그러자 무릎의 상처가 너무 아파 이를 악물었다.예쁜 메이크업도 예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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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화

방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고개를 돌려 복도 끝 벽에 있는 민이령의 초상화를 보았다.원유희는 민이령을 쳐다보았고 그러다가 눈물을 흘렸다.“왜 죽었어요? 왜 옥상으로 올라가서 그렇게 죽었어요? 당신만 죽지 않았다면 우리 엄마는 그 사람이랑 결혼하지 않을 거고 저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예요. 당신 아들이 한 짓을 좀 보라고요. 또라이고 미친 사람이에요! 왜 좀 더 살지 그랬어요? 그러면 적어도 정상적인 사람으로 컸을 텐데!”초상화 속의 사람은 여전히 여유 있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원유희는 감각이 없는 것처럼 민이령을 집중해서 바라보며 유일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찾은 것 같았다.“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요. 애들이랑 같이 있고 싶어서 바람피우는 것도 다 참아줬다고요.”원유희는 마음속의 상처를 억누르며 물었다.“당신도 그때 이런 상황이었어요? 남편, 아이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겠죠? 생각하기만 해도 아팠겠죠…… 그때 그 사람이 당신을 밀지 않았다면 당신은 옥상에서 뛰어내리지 않았겠죠? 맞죠?”원유희는 초상화를 쳐다보았지만, 민이령은 그녀에게 답을 줄 수 없었고,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끝없는 침묵뿐이었다.원유희는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머리를 문에 기대고 불쌍하게 입으로 중얼거렸다“자살하지 않았을 거죠, 맞죠…….”송욱이 왔을 때 원유희는 이미 그곳에서 몇 시간 동안이나 꼼짝하지 않았다.“왜 바닥에 앉아 있는 거예요? 빨리 일어나봐요.”송욱은 원유희를 끌어당기며 말했다.“얼른 밥 먹어요.”원유희는 혼자서 밥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송욱이 하루 세 끼를 책임지고 있었다.원유희는 침대 옆에 앉았고 송욱은 작은 식탁을 가져와 저녁을 차렸다. 그리고 옆에 서서 원유희가 먹는 것을 지켜보았다.어느 정도 먹은 원유희가 그릇을 내려놓은 후, 송욱은 치우면서 말했다.“기분 안 좋아요?”“좋아요.”원유희는 침대에 올라갔다.송욱은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 ‘기분이 좋은데 바닥에 앉아있을 리가?’“김 선생님께 전화해 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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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8화

원유희는 어쩌다가 김신걸을 건드렸는지 도저히 갈피를 잡지 못했다.방안에 가만히 있었고 방 입구로 가서 민이령의 초상화를 보며 얘기한 거 빼고 원유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오늘 김신걸은 너무 이른 시간에 나타났다. 전에는 한밤중에 잠만 자고 갔는데 오늘의 분위기를 보니 잠만 자고 갈 것 같지 않았다.“너…….”원유희는 입을 열자마자 김신걸이 움직인 것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김신걸은 한 손으로 셔츠 단추를 풀면서 다가왔는데 세상 만물의 생사를 결정하는 힘을 갖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나랑 같이 샤워해.”김신걸은 처음으로 이런 요구를 말했고 원유희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나…… 이미 씻었는데.”‘샤워? 샤워만 하겠어?’원유희는 비록 묶여있지 않았지만 김신걸의 포스 때문에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다시 씻어." 김신걸은 원유희를 한 번도 보지 않고 몸을 돌려 욕실로 갔다. 원유희가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아예 안 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 걱정이 필요 없는 것처럼 원유희는 감히 반항을 하지 못했다. 원유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반항은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는 것 뿐이었다.원유희는 억지로 일어나 불안한 마음을 안고 욕실 입구로 걸어갔다.김신걸은 이미 다 벗고 있었고 튼튼한 몸매를 들어내고 있었다. 야성미가 가득한 근육은 강한 힘을 자랑하고 있었고 원유희는 보자마자 겁을 먹었다.김신걸은 샤워기로 머리카락을 적시고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러자 이목구비가 또렷하게 보였다.김신걸은 얼굴을 돌려 입구에서 움직이지 않은 사람을 바라보았다.“날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거야?”원유희는 걸어가서 두려움을 참으며 옷을 벗었다. 그리고 김신걸 옆에 서자 김신걸의 몸에 튀었던 물이 다시 그녀의 몸에 튀었다.김신걸은 갑자기 튼튼한 팔로 원유희의 허리를 감았고 원유희랑 함께 샤워기 아래 섰다.머리부터 아래로 흘러 내려오는 물 때문에 원유희는 몸을 움츠렸다. 물줄기는 숙인 얼굴을 따라 아래로 흘러내렸다.김신걸은 검은 눈동자로 침묵을 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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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9화

“네 회사를 인수하기로 했어.”원유희는 흠칫했고 경악했다.“뭐…… 뭐라고? 아니…… 그러면 안 되지. 우리 아버지 회사인데 네가 왜 인수하려고 하는 건데?”“네 동의를 받으러 온 게 아니라 그냥 통보하는 거야. 알겠어?”원유희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두려움조차 잊었고 끝없는 억울함과 고통만 느껴졌다.“김신걸, 너 해도 해도 너무 하네!”“네 벌이야.”김신걸은 포악한 표정으로 원유희의 턱을 잡았다.“내가 꼭 막을 거야!”원유희는 김신걸의 손을 힘껏 뿌리쳤고 뒷걸음을 쳤다. 그리곤 구석으로 도망가 두손으로 자기 자신을 안았다. 온몸은 젖어 있었고 원한이 담긴 말투로 말했다.“우리 아빠가 진작에 네가 이렇게 무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로 널 도와주지 않았을 거야!”“죽은 사람이 무슨 위협이 될 거라 생각해?”원유희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 김신걸에게 회사가 인수되는 순간 회사는 해체되고 사라질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사과가 듣고 싶어서 그래?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사과할게. 다신 어떤 남자와도 말하지 않을게, 됐지?”아버지의 회사가 인수된다는 얘기를 듣자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던 원유희의 정신 줄이 끊어지고 말았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이 정도로 무정할 사람일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변태적인 집착 때문에 이런 짓까지 할 줄도 예상하지 못했다.‘사과했으니까, 이젠 만족해?”“인제야 용서를 빈다고? 너무 늦었어!”김신걸은 무거운 목소리로 얘기했다.“아…… 안 돼. 내가 있는 한 회수가 인수되는 꼴 못 봐! 절대로!”원유희는 옆 테이블에 있는 물건들을 김신걸한테로 힘껏 던졌다.그리고 김신걸이 피할 틈을 타 잠옷을 잡고 욕실에서 뛰쳐나왔다.김신걸의 표정이 한순간에 굳어졌고 악마 같은 눈빛으로 뛰쳐나가는 가녀린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원유희는 욕실에서 나온 후 방을 뛰쳐나와 문으로 달려갔다. 힘껏 문을 당겼지만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잠옷을 입은 김신걸이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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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화

“네가 나한테 상처를 주고 있는데, 네가…… 아!”원유희는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쳤다“하지 마!…… 하지 마!…… 김신걸, 그만해! 흑흑…… 나 아파, 김신걸, 나 아파…….”아직도 옆집에서 죽기 살기로 방을 회복하고 있던 윤설은 비명을 듣고 깜짝 놀라 소리를 따라 베란다로 걸어갔다. 그리고 소리가 옆방에서 들려오는 것을 발견했다.가드레일 옆에 서 있어도 윤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랑 여자가 잠자리를 가지는 소리를 모를 리가 없었다. 윤설은 질투로 얼굴이 비뚤어졌지만 감히 아무런 인기척도 내지 못했다. 윤설은 줄곧 김신걸이랑 잠자리를 가지고 김신걸의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결국 뜻대로 되지 않았다.윤설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원유희가 김신걸에게 강압적으로 당하는 거 뻔히 알고 있었지만 김신걸이 다른 여자랑 몸을 섞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집에 돌아와서도 그 소리가 들려와 윤설은 더 이상 머물지 못하고 가방을 들고 떠났다.원유희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이튿날이었다.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의식마저 혼란스러웠다.의식이 돌아오자, 여기저기 다 아파서 마치 온몸이 다 찢어진 것 같다.그러다가 어젯밤 김신걸이 그녀에게 한 말이 생각나자 원유희는 벌떡 일어섰다.“아…….”몸을 움직이자 고통을 느낀 원유희는 오열할 뻔했고 목소리도 쉬었다.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송욱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송욱은 원유희가 침대 머리에 기대어 숨을 크게 쉬며 불편함을 달래는 것을 보았다.“괜찮아요? 어디 아파요?”“김신걸은요…….”원유희의 목소리는 엄청나게 쉬었는데 옆에서 자세히 듣지 않으면 아예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지 못할 정도였다. 목이 따갑게 달아오른 것을 느끼자 원유희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송욱은 바삐 나가서 그녀에게 물 한 잔을 따라줬다.“우선 물을 좀 마셔요”원유희는 물을 마신 후 목이 한결 편안해진 것을 느꼈고 그러다가 초조하게 송욱의 손을 잡았다."“저 김신걸에게 전화할래요. 김신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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