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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Chapter 1081 - Chapter 1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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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1화

‘맞네, 아이를 낳으면 내 계획도 다 물거품으로 되는 건데. 육성현 또 나보고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겠지?’“병원에 온 이상 겸사겸사 검사도 하고 가자.”육성현은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심해졌다.염혜정은 창백한 얼굴을 돌리고 육성현을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안 돼, 나 아이 낳기 싫어, 나…….”“의사보고 준비하라고 했어.”차가 병원 정문 앞에 도착했고 육성현은 엄혜정을 안고 산부인과로 갔다.엄혜정은 힘이 없어질 때까지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속수무책으로 의사가 채혈하고 검사실로 가는 것을 보았다.의사가 막 앉아서 검사하려고 하자 육성현이 손을 흔들며 의사더러 일어나라고 했다.“장갑.”의사는 얼른 육성현에게 멸균 장갑을 가져다주었고 육성현은 장갑을 끼면서 말했다.“이 사람이 혹시라도 반항하면 위에서 눌러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옆에서 알려주시면 돼요. 전 저 빼고 다른 사람이 제 여자 몸에 손대는 거 안 좋아하거든요. 설령 여자라고 해도 불쾌해요.”육성현의 말투는 정상적이고 차분해 보였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엄청나게 상식이 없고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으로 보였다.의사와 다른 두 간호사는 모두 놀라서 멍해졌다.엄혜정은 너무 놀라 반항하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그러다가 의사가 육성현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육성현의 손이 엄혜정의 몸에 닿자 엄혜정은 가볍게 소리 냈다.“아!”차가운 촉감에 엄혜정은 어색하게 눈살을 찌푸렸다.“아파?”엄혜정은 입술을 깨물며 이 치욕을 참았고 반듯이 누운 몸에 들어가 힘을 최대한 뺐다.간호사 두 명이 엄혜정을 누르고 있었고, 의사 한 명이 기기 옆에 서서 가르치면서 설명해 주고 있었다. 육성현은 의사의 말대로 제대로 하고 있는 듯했다.엄혜정은 살면서 처음으로 이런 일을 당했기에 기분이 아주 다운되었다.“임신했던 거 맞죠?”의사는 자기도 모르게 침대에 누워 있는 엄혜정을 보고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 왜냐하면 병원에서 남편이 이런 예민한 문제를 물어보면 일반적인 경우엔 그들은 의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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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더군다나 지금 육성현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로얄 그룹 후계자가 남자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것이 분명했고 육성현도 그 것은 고려했을 것이다.엄혜정이 육성현이 검사하지 않았을 거라 확신하고 있을 때 육성현은 갑자기 의사랑 얘기했다.“저도 오늘 검사를 잡죠.”“네.”나간 후, 엄혜정은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그러다가 누군가가 엄혜정의 손목을 잡아당겼다.“뭐 하는 거예요? 검사하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눈 깜짝할 사이에 육성현은 엄혜정을 끌고 전문적인 화장실에 들어갔고 엄혜정은 그 곳에 들어가자마자 육성현의 의도를 눈치챘다.엄혜정은 몸을 돌려 달아나려고 했다. 하지만 육성현은 발로 문을 쾅 찼다.“여기 우리 둘뿐이니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어요.”엄혜정은 미치도록 나가고 싶었다.검사 결과 육성현의 몸에도 이상이 없었다.엄혜정은 단지 고의로 육성현을 난처하게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불과 몇달전에 육성현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가 찾아왔기에 육성현의 몸을 의심하진 않았다.유전적으로 두 사람 사이에 임신이 어렵다고 해도 말이 되지 않았다. 필경 엄혜정은 김하준이랑 처음으로 관계를 가진 후 바로 아이를 가졌기 때문이다.엄혜정은 육성현이 검사 얘기를 듣자마자 생각을 접을 줄 알았는데 정말 검사하러 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설명해요.”차에서 육성현은 검사 결과를 엄혜정에게 보여 주었다.“뭘요? 검사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도 꼭 아이가 생기는 건 아니잖아요?”\엄혜정은 몰래 피임하고 있다는 얘기를 숨겼다.육성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엌혜정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엄혜정은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아이는 이미 죽었어요. 당신이 갖고 싶다고 해도 하늘이 말리는 것 같아요.”육성현은 비웃으며 말했다.“그럼 어디 한번 해보죠.”엄혜정은 몸에서 순간 한기가 느껴졌다. 집사가 서재에 들어올 때 육원산은 붓글씨를 연습하고 있었다.“글씨 연습할 때 누구한테도 방해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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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손자는 없어졌지만 회장님은 아직 증손주들이 있잖아요. 유희 아가씨가 아이를 세 명 낳았잖아요.”육원산은 자기도 모르게 원유희 그리고 세 아이를 생각했다.원유희는 육원산의 첫아들의 아이기도 하다. 만약 윤정이랑 연을 끊지 않았더라면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첫째가 간 후로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네. 시간 내서 한번 가야겠어!”“네.”육원산은 차를 타고 직접 묘지로 갔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이미 계단의 최상층까지 올라간 여자를 보았다.등을 돌리고 있었고 한 손에는 꽃, 다른 한 손에는 지팡이 들고 있었는데 조금씩 더듬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그리고 그 여자 뒤에는 한 남자도 있었다. 그 남자는 여러 물건을 들고 있었다.이 여자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원유희였고 뒤따른 사람은 운전기사였다.원유희는 기억을 잃은 후부터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러 온 적이 없었다. 기억이 돌아오고 나서도 눈이 안 보여서 미뤘다.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은 그녀에게 있어서 마음속의 가시로서 수시로 가슴을 찔러 그 고통을 참을 수 없었다.묘비 앞까지 더듬어 가자 기사가 도착했다고 얘기해줬다.원유희는 내려앉아 꽃을 놓았다.“아빠, 엄마, 저 왔어요. 죄송해요, 좀 바빠서 여태껏 오지 못했어요. 저 보고 싶었죠?”앞에 있는 돌을 만져보니 안에는 꽃은 물론이고 아무것도 없었다.‘나 빼곤 찾아오는 사람도 없네.’이 순간 윤설에 대한 원유희의 원망은 하늘을 찔렀다.원유희는 손을 뻗어 묘비에 있는 사진을 만졌다. 왼쪽에는 윤정의 사진이었고 오른쪽은 원수정의 사진이었다.만질 수는 있었지만 볼 수는 없었다. 원유희의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엄마 아빠, 지금 같이 계시죠? 그렇다면 마음이 많이 놓이네요…….”원유희는 목이 멨다.“저 어제 꿈꿨는데 꿈에서 전 아직 어린애였고 엄마는 아직 고모였어요. 고모는 먹을 것도 사주고 이쁜 옷도 사주고 같이 놀러 가줘서 고모를 볼 때마다 아주 기뻐했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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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화

원유희는 물건을 내려놓는 소리를 들었다. 육원산이 세인시에서 이곳까지 찾아올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윤정 생전 육원산의 관계는 엉망이었고 윤정이 죽었을 때 육원산은 슬퍼하지도 않았고 한동안 나타나지도 않았다.그래서 원유희는 자기랑 아이들만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육원산은 묘비에 있는 아들의 사진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윤정은 내 맏아들이고 첫 번째 아이였어. 걔가 태어나던 날 내가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러웠는데. 후에 나랑 연을 끊을 줄은 상상 못 했어. 그래서 나도 상처받았나 봐.”“그런 일을 했는데 저희 아버지가 어떻게 받아들이겠어요?”원유희는 엄혜정이 알아낸 일을 잊지 않았다. 육씨 집안이 그런 비인간적인 장사로 몸집을 키워왔던 사실을 차마 믿을 수가 없었다.“그런 착한 아들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해야지, 치욕스럽다고 느끼면 안 되죠. 전 저희 아버지의 결정을 지지하고 저희 아버지의 편이에요.”원유희는 윤정의 곁에 서서 육씨 집안이랑 선을 그었다. 그리고 육원산이 얼른 이 사실을 알았으면 했다.“나도 알아, 이해할 수 있어.”육원산은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육씨 집안은 양지에서 일하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난 네가 얼른 육씨 집안 족보에 올랐으면 좋겠어. 그래야 너희 아버지도 시름을 놓지 않겠어?”원유희는 놀랐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육원산은 자기랑 연락한 적이 없었는데 지금 갑자기 묘비에 찾아오는 것도 모자라 족보에 넣겠다고 얘기했으니 충분히 놀랄만했다.원유희는 옆의 묘비를 향해 몸을 돌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부모님이 조언을 해줄 거라 믿었다.원유희는 망설이기 시작했다. 가족이 없게 된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윤정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육원산이 자기를 찾아온 것도 잘 알고 있었다.‘아빠, 아빠가 살아있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원유희는 자신이 무엇을 하든 윤정은 다 허락할 거라 생각했다. 윤정보다 딸을 더 아끼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말이다.육원산은 옆에 놓인 지팡이를 들고 원유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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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음, 그럼 안심할 수 있겠네.”김신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만약 원유희가 없었다면 육씨 집안이랑 접촉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구역을 함부로 침입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계단 아래에 도착하자 육원산은 입을 열었다.“난 먼저 호텔로 가볼게. 한 이틀 정도 머물 거야. 유희야, 집으로 가고 싶으면 이 할아버지한테 연락해. 네가 무슨 선택을 내리든지 난 다 찬성할 거야.”말을 마치고 육원산은 몸을 돌려 차에 올랐다.김신걸은 복잡한 눈빛으로 원유희를 응시하며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차에 올라타자 말을 걸었다.“육씨 집안으로 가려고?”“족보에 넣어주겠다고 해서 아직은 고민 중이야…….”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돌아가고 싶다는 뜻도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거절할 것이다. 사실 원유희처럼 부모님을 다 잃은 상황에서 그런 결정을 해도 의외는 아니었다.“돌아가면 손해 볼 건 없어.”원유희는 김신걸이 이런 얘기를 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원유희도 손해 보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전에 육씨 집안이랑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원인 중 하나가 육씨 집안사람들이 자기를 쌀쌀맞게 대했기 때문이다. 자기를 받아달라고 그 사람들한테 빌고 싶진 않았다.“세인시로 돌아가기 전에 어전원에서 식사 대접을 해야겠어.”“우리 엄마 별장 가서 먹자!”“이유는?”원유희는 차창 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이유? 그거야…… 난 나고, 김신걸은 김신걸이니까.’원유희와 김신걸의 위치는 결코 대등한 것이 아니다. 김신걸 곁에 있는 원유희는 통제된 사람과도 같았다. 밧줄로 자유의 날개를 묶어버렸고 해탈을 기다리는 사람과도 같았다.지금 순종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다 눈이 멀었기 때문이다. 아니면 지금이라도 김신걸이랑 선을 긋고 싶었다.“어전원에서 하는 걸로 해.”김신걸은 또 자기 마음대로 결정했다.원유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유희도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차 안의 분위기는 숨 막힐 정도로 답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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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원유희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 듯이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이어 김신걸은 원유희의 손을 잡았고 따뜻한 수건으로 원유희의 손을 닦아주었다.“내가 할게…….”원유희는 손을 빼내고 싶었다. 눈이 잠깐 안 보인다고 해서 손 닦는 법을 잊어버린 건 아니었다.“움직이지 마.”김신걸은 손에 힘을 주어 원유희가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이 얘기를 듣자 원유희는 계속 반항하지 않았다. 손에 닿은 따뜻한 촉감이 천천히 또렷하게 느껴졌다. 그 촉감은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전해졌고 그 촉감이 갑자기 심장까지 닿은 듯이 원유희는 어색하게 움츠러들었다.“됐어.”원유희는 이런 비정상적인 느낌을 견디기 어려웠고 참지 못하자 손을 단호히 뺐다. 그리곤 손을 테이블 밑에 놓고 주먹을 살짝 쥐었다.원유희는 이런 느낌이 싫었고 이런 느낌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원유희는 김신걸에게 호감이 생겼고 그 호감은 억누를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가끔 원유희는 후회하고 자신을 증오하곤 했다. 머릿속엔 왜 기억을 잃었을까, 기억을 잃지 않았다면 김신걸에게 호감 생길 일은 없었을 텐데 그런 생각들로 가득했다.이런 호감은 원유희를 두렵게 했다. 전보다 더 고통스러워질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지금은 그저 눈에 띄지 않게 선을 긋으며 예전과 같은 평정심을 유지하기를 바랄 뿐이다.‘꼭 해내야 해…….’“내일은 어때?”“좋아.”김신걸은 원유희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단번에 알아들었다.‘육씨 집안이랑 가까이하면 김신걸도 어느 정도 자제하겠지? 이젠 나한테도 든든한 가족이 생기는 건데…….’밥을 먹을 때 김신걸을 계속 원유희 접시에 음식을 집어주었다. 원유희의 접시에 점차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들이 쌓이었지만 그중 해산물은 없었다.심지어 김신걸은 손으로 원유희의 입술을 닦아주기도 했다.이를 예상하지 못한 원유희는 깜짝 놀라 몸이 뻣뻣해졌고 얼굴은 무의식적으로 피했다.그 모습을 보자 김신걸의 눈빛이 변하더니 표정이 좋지 않았다.원유희는 앞을 볼 수 없었지만 공기 흐름이 달라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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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원유희는 자신의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느꼈고 곧 가슴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김신걸의 입장에선 그저 소유욕을 만족하려고 하는 행동이니 별문제는 없었지만 원유희는 아니었다. 김신걸을 향한 마음이 달라진 원유희의 입장에서 이런 행동은 이미 본질적으로 다르게 느껴졌고 이런 변화는 원유희를 당황하게 했고 거리를 지키고 싶게 만들었다.하지만 김신걸은 거절할 틈을 주지 않았다.거리는 점점 좁혀갔고 김신걸은 원유희를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너무 놀란 원유희는 혼란스러운 와중에 한 가닥 이성을 되찾고, 온 힘을 다해 김신걸의 품에서 벗어났다.“이러지 마!”원유희는 벽 구석에 몸을 바짝 붙이고 자기를 안았다. 조금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듯한 자세였다.욕실에는 바스락거리는 물소리를 제외하고는 오직 김신걸의 거칠고 조급한 호흡소리만 들려왔다.“나 다 씻었어, 먼저 나갈게…….”원유희는 더듬거리면서 욕실에서 나와 잠옷을 쥐었다.김신걸은 깊이 숨을 쉬고 손으로 젖은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러자 또렷한 이목구비가 드러났다.원유희는 기억이 돌아온 후부터 줄곧 김신걸을 피하고 있었다.‘대체 왜? 설마 윤설 때문에?’김신걸은 주먹으로 옆의 유리벽을 펑 소리를 내며 쳤다.침대 머리맡에 웅크리고 있던 원유희는 그 소리를 듣자 심장이 저절로 조여들었다.옆에 있는 쿠션을 잡고 품에 안아야 조금이라도 안전감을 느낄 수 있었다.몇 분 후 욕실 문이 당겨지는 소리가 들렸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샤워를 마쳤다는 것을 알았다.‘김신걸 기분 나빠졌겠지? 방금 욕실에서 쟤 심기를 건드린 거 아냐?’원유희는 김신걸을 화나게 하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었다.옆쪽의 침대가 살짝 움직였고 원유희는 김신걸이 침대에 누운 것을 알아차렸다. 긴장한 나머지 몸이 흠칫했고 손은 품 안의 쿠션을 꽉 잡았다.“자.”김신걸의 목소리는 허스키해졌다.원유희는 어리둥절했고 약간 둔하고 단순한 표정을 지었다.“쿠션을 안고 자려고? 응?”원유희는 쿠션을 안고 자는 버릇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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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출발했다!”세쌍둥이는 깡충깡충 뛰었다.원유희가 먼저 헬기 타자고 요구했다. 길에서 그렇게 긴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고 애들이 헬기 타자고 조르기도 했다.헬기에 앉은 후, 아이들은 통통한 얼굴을 유리에다가 댔다. 아이들의 크고 초롱초롱한 눈, 동그란 입술은 사람의 마음을 몽골몽골하게 했다.“높아!”“집이 엄청 작게 보여! 자동차도 안 보여!”“우리 날고 있어!”헬기와 비행기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고 더욱 진실한 느낌을 주었다.헬기가 비뚤어지자 세쌍둥이는 덩달아 흥분하여 소리치기 시작했다. 하나도 무서운 기색이 없었다.원유희는 볼 수 없었지만 아이들의 표정이 얼마나 즐겁고 사랑스러운지 상상할 수 있었다. 그 표정을 상상하자 헬기에 올라 느낀 긴장함도 사라졌다.김신걸의 시선은 원유희의 표정에 고정되었다.40분 후, 헬기는 육씨 집안 저택에 안정적으로 착륙했다.육원산, 육성현 그리고 엄혜정은 입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유희는 육씨 집안 저택이 가격이 만만찮은 것 외엔 다른 집이랑 아무런 차이도 느끼지 못했다.육씨 가문이 이곳에서 음지 장사를 시작했을리가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유희야!”엄혜정은 원유희를 보자 매우 기뻐했다.원유희는 멍해졌다. 원유희는 육씨 집안이 엄혜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엄혜정이랑 육성현은 암암리에 혼인 신고를 한 것도 알고 있었다. 혼인 신고를 한 일은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았고 원유희는 엄혜정이 아니었다면 이 일을 알 리가 없었다.“혜정아.”엄혜정은 원유희의 눈을 보자 아직 다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챘고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졌다.하지만 이렇게 좋은 날에 다운되고 싶지 않았고 얼른 기분을 컨트롤했다.“작은할아버지! 작은할머니! 증조할아버지!”세쌍둥이는 어른의 얘기도 없이 예의 바르게 사람을 불렀다.육원산과 육성현은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육원산은 아이들의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모습을 보고 눈빛이 부드러워졌다.“헬기 재밌어?”“네!”“그래,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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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원유희는 자신이 윤설의 얼굴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망정이지 아니면 그 자리에서 구역질할 것 같았다.‘가족? 넌 우리 아빠의 딸이 아니고 심지어 우리 아빠를 죽였는데! 원수라고 해야지 뭔 가족인 척을 해!’원유희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김신걸 손에 잡힌 손을 뺐다.김신걸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고 얼굴색이 차갑게 굳어졌으며 매처럼 예리한 눈에서 김신걸이 애써 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앉은 후 세쌍둥이는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여기를 보고 저기를 보았다.“설이가 이쪽에 일이 있어서 오는 김에 날 보러 왔대. 애가 이런 효심까지 있으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지. 어른들의 잘못은 어른들한테서 따지고 애들은 별개지.”원유희는 증거가 있었더라면 반드시 윤설을 이렇게 날뛰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원유희는 육원산이 자기 아들을 죽은 윤설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겁도 없어 감히 여기를 찾아와!’원유희는 윤설의 목적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딱봐도 이 남자를 위해서 왔겠지.’“유희야 지금 너나 나나 다 마찬가지야. 우린 다 부모님을 잃은 상황이라고. 근데 적어도 넌 아이들도 있어서 나보다 낫지. 난 지금 그냥 할아버지께 효도하고 싶을 뿐이야, 다른 생각은 없어.”윤설은 연약한 척을 하며 다른 사람의 동정을 샀다.원유희는 한마디도 듣지 않았고 속에는 원망이 부글부글 타올랐다. 원유희는 진작에 윤설도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다.‘밥 먹으러 온 건지, 화병 얻으러 온 건지.’분위기는 이상해졌고 원유희의 표정은 차가웠다. 그러다가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자 싸한 분위기는 정상으로 돌아왔다.육원산은 집사를 지켜 나가보라고 했다.“누가 왔는지 가서 한번 봐봐.”집사가 가서 보고 돌아온 후 입을 열었다.“회장님, 정은 아가씨예요. 오늘 정말 좋은 날이네요!”염정은은 손꼽히는 명문가 아가씨답게 비주얼은 물론이고 몸매도 완벽했다. 염정은은 천천히 우아하게 들어왔다.“아버님, 성현 씨, 다들 여기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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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집사가 다가왔다.“회장님, 다 준비되었어요.”“사인은 나중에 얘기하고 먼저 밥 먹자.”원유희와 김신걸은 함께 앉아있었다. 원유희는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여태껏 계속 김신걸이 곁에서 챙겨주었다.세쌍둥이는 그들 옆에 앉아있었고 엄혜정은 주동적으로 유담이 곁에 앉았다. 육성현이 경고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엄혜정은 못 본 척을 했다.그리고 염정은은 육성현의 곁에 앉았고 윤설은 염정은 옆자리에 앉았다.“이렇게 가족끼리 밥 먹는게 얼마 만인지!”이 얘기를 듣자 옆에 있던 집사가 말했다.“한 번이 있으면 두 번이 있고 세 번이 있는 법이죠.”“편하게 먹어.”염정은은 김신걸이 원유희에게 음식을 집어주고 소고기를 썰어주는 것을 보았다.‘옆에 있는 애들을 챙겨줘야 하는 거 아냐?’어린이들은 도리어 엄혜정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그러다가 염정은은 원유희의 눈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자세히 관찰했는데, 원유희는 앞을 못 보는 게 틀림없었다.“혜정 씨, 로얄 그룹에서 일할만해요?”계속 없는 사람 취급을 받던 엄혜정은 염정은이 갑자기 말 걸어오자 깜짝 놀랐다. 좋은 일이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말했다.“네.”“로얄 그룹은 보통 회사가 아니니까 열심히 해야 해요, 문제를 일으켜서 성현 씨 골치 아프게 만들지 말고요.”“비서직 경험이 있어서 괜찮아요.”“그래요, 난 다른 사람을 모시는 일은 못 해서 아니면 내가 직접 가서 했을 텐데, 부러워요.”겉으로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엄혜정을 비꼬는 의도가 너무 알렸고 누구라도 이런 얘기를 들으면 불편했을 것이다.하지만 엄혜정은 예상 밖으로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염정은 말속의 뜻을 알아 못 들은 것처럼 말했다.“부러워할 필요 없어요, 간단해서 쉽게 배울 수 있어요.”염정은은 화를 꾹 참았다.‘누가 배우고 싶댔어? 지금 성현 씨가 날 버렸다고 비꼬는 거야 뭐야?’염정은은 옆에 있던 와인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곤 깜짝 놀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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