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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1화

푸딩이는 아마 영원히 엄혜정곁에 남고싶었는지도 모른다.“우리 푸딩이 아주 용감해, 우리 집에 갈까?”엄혜정은 푸딩이의 머리에 입을 맞추고는 치료비를 지불하고 집으로 돌아갔다.엄혜정은 푸딩이를 강아지 집에 가두지 않았다.김신걸이 언짢아하면 엄혜정이 부탁을 할것이다.아무튼 엄혜정은 푸딩이를 다른 사람한테 맡기지 않기로 결심했다.거실에 들어서니 차예나가 티비를 보고있었다.“돌아왔어요? 푸딩이는 괜찮아요?”차예나가 엄혜정 품에 안겨있는 푸딩이를 보며 물었다.“아니요.”엄혜정이 말했다.“앞으로 푸딩이한테 먹을거 주지 마세요, 제가 먹이면 되니까요.”“앞으로 그럴 일 없을거에요, 저번엔 저도 많이 놀랐어요, 푸딩이 괜찮으니까 다행이에요.”차예나는 놀란 연기를 선보이며 말했다.차예나는 안타까웠다.저 강아지가 살아남은것이 안타까웠다.차예나는 저 강아지 때문에 김신걸이 자신을 내쫓을거라 생각하지 않았다.엄혜정이 올라가려 하지 차예나가 붙잡으며 말했다.“잠깐 저랑 얘기 좀 하는거 어때요? 저 사실 할 말이 있어서요…….”엄혜정이 앉으며 물었다.“무슨 일인데요?”차예나가 티비를 끄며 말했다.“아가씨도 알다시피 저 지금 임신중이잖아요, 임산부옆에 애완견이 있으면 아기한테 나쁘다고 해서요, 김 대표님 첫번째 아이인만큼 아무 일 없어야 하지 않겠어요?”“걱정하지 말아요, 마음 편히 아이 낳으세요, 푸딩이는 제가 아가씨 멀리하라고 당부할게요.”차예나는 엄혜정이 가면을 쓰고 있는것이라 생각했다. 엄혜정이 자신이 아무 탈 없이 아이를 낳길 바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 모든건 자기한테 하는 협박이라 단정 지었다.차예나는 숟가락을 들며 말했다.“이 제비집도 김 대표님이 저한테 매일 먹어야 한다고 신신당부한거에요, 김 대표님이 아이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시는지 알수 있잖아요?”“다르게 말씀하실 일 있으실까요?”“……. 없어요.”엄혜정은 푸딩이를 안고 올라갔다.차예나가 피씩 웃었다.‘저거 설마 질투야? 나한테 무슨 태도인데? 아이가 태여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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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한쪽은 법적 아내, 다른 한쪽은 바람 피워 데려온 임신한 여자였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조합이었다. “오줌 다 쌌으면 이제 돌아가자!!” 엄혜정은 푸딩의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서 밖에서 오래 있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가면 악어강이라 그녀는 푸딩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막 집에 들어서는데 휴대폰 벨이 울렸다. 그녀는 푸딩을 바닥에 내려놓고 휴대폰을 가지러 갔다.육성현에게서 온 전화였다.“무슨 일이세요?”[저녁 먹었어?]“네, 먹었어요.”엄혜정이 대답했다.[난 이쪽 일이 아직 안 끝났어. 그러니 샤워하고 기다리고 있어.]엄혜정은 그의 허점을 찾아내기 전에 최대한 평화롭게 지내보려고 했지만, 지금 이 순간은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당신 정말 바라는 게 끝도 없군요?”[아이를 갖게 해주려고 그러는 거야. 참, 진료도 이미 예약해 놓았어. 확인해 봐.]“뭐라고요?”[아이를 잘 가지려면 어떤 약을 먹어야 하는지 알아야지.]엄혜정은 얼른 전화를 끊었다.‘육성현은 왜 내가 아이를 갖는 것에 이렇게 집착하지?’‘분명히 왕예나가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데 굳이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난 그를 상대할만한 힘이 없어. 계속 그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데 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엄혜정은 얼굴이 굳은 채 침대에 걸터앉았다. ‘만약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게 되면 의사 선생님은 내가 피임약을 먹는 것을 알게 될 거야.’‘피 검사만으로도 바로 알 수 있다던데…….’‘어떡하지……?’엄혜정은 마음이 심란해져 푸딩을 안고 싶었다. 하지만, 방에는 보이지 않았다. “푸딩? 푸딩 어디 있니?” 엄혜정은 안방을 샅샅이 뒤졌다.침대 밑까지 살펴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푸딩…….”그때, 방문이 살짝 열려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멍해졌다. ‘나간 거야?’엄혜정은 방 밖으로 나가 계속해서 강아지를 찾았다.“푸딩! 푸딩!!”그녀는 만나는 사람마다 푸딩을 보았냐고 물었지만 다들 고개를 저었다.푸딩이 초콜릿을 먹은 이후로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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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엄혜정은 푸딩이 있는 곳으로 가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수면에 파문이 일고 있었다. 수면 위로 커다란 두 눈이 푸딩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푸딩이 여전히 짖어대는 중이었다. 엄혜정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나자 너무 놀라 재빨리 푸딩을 안아 올리고는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방금 봤던 두 눈은 다시 물속으로 가라앉았다.엄혜정은 털이 보송보송한 푸딩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 방금 악어에게 잡아 먹힐 뻔했어. 이렇게 위험한 곳에 대체 왜 온 거야? 넌 너무 작아서 악어한테 한 입거리도 아니야!”“왕!” 푸딩이 그녀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그녀는 사방이 어둡고 공포스러운 이곳을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여긴 너무 무서워! 빨리 돌아가야겠어!’그녀가 막 걸음을 떼는 순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악어 한 마리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악어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그녀 쪽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한 마리가 아니었다!엄혜정은 재빨리 뒤를 돌아보았다. 다행히 뒤쪽에는 악어가 없었다. ‘……어떡하지? 악어가 네 마리나 있어…….’‘푸딩은 말할 것도 없고, 나까지 저것들 먹이가 되고 말 거야.’‘악어 네 마리가 덮치면 난 갈기갈기 찢겨 없어지겠지?’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상상하니 그녀는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엄혜정 씨!] 위에서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엄혜정은 육성현의 부하들을 발견하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살려…… 살려주세요!”부하는 내려오는 대신 손에 든 총을 쏘기 시작했다. 땅바닥에서 ‘쾅쾅’소리가 울렸다.그녀는 멍한 얼굴로 그 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아니, 사격 실력이 왜 이리 나쁜 거야?’악어들은 총소리에 놀란 듯 조금 뒤로 물러나는 듯하더니 다시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위에 있는 부하들은 계속 총을 쏘아댔다.‘지금 뭐하는 거지? 무턱대고 총만 쏘면 뭐해? 그래도 여전히 날 향해 다가오고 있는데 말이야! 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엄혜정은 커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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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육성현은 초라한 모습을 한 채 서 있는 엄혜정을 보자 낯색이 극도로 어두워졌다.“악어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이렇게 늦은 밤에 여기까지 온 거야?”“저는…….”엄혜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육성현이 옆에 있던 부하의 다리를 발로 찼다.순간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악!”부하는 비명을 질렀지만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강물에 던져지고 싶어?”육성현이 물었다.“제발 살려주세요!”뒤를 따르던 부하가 겁에 질린 채 용서를 빌었다.육성현은 쪼그리고 앉아 엄혜정의 발목에 난 상처를 살펴보았다.그는 부하를 신경 쓰지 않고 엄혜정을 번쩍 안고는 한마디 말했다.“잘못을 저질렀으면 반드시 누군가가 징벌을 받아야 해.”그는 출구를 찾아 올라갔다.한편 구석에 숨어있던 왕예나는 벤틀리 차가 떠나는 것을 바라보았다. 엄혜정이 그에게 안겨 차에 올랐다. 그렇게 심하게 다친 것일까?병원에 도착하여 처치하고 CT를 찍었다.뼈가 부러지지 않았지만 물린 자리에 뼈가 한눈에 보였다.발목 전체가 두 배로 부었다.마취를 맞자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엄혜정은 발목의 이빨 자국을 보자 심장이 사정없이 뛰었다.그 당시 육성현이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자신과 푸딩은 악어의 저녁 식사로 되었을 것이다.육성현은 그 상처를 보자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아주 살벌한 눈빛으로 옆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가 자신을 다치게 만들었다? 절대 안 된다.엄혜정은 그를 위해 태어났으니 그가 그녀의 생사를 결정해야 한다.부하들의 목숨으로는 그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다!“악…….”엄혜정의 목소리에 육성현은 정신을 번쩍 차리고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그리고 의사에게 전했다.“아파하잖아.”의사는 놀라서 손을 더욱 심하게 떨었다.“손을 더 떨면 내가 부러뜨릴 거야!”육성현은 아주 사악했다.의사는 즉시 한 손으로 다른 손을 누르고 허리를 굽혀 설명했다.“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더 살살 할게요.”“아프지 않아요. 마취약을 맞았어요.”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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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엄혜정은 그의 어두운 눈빛과 마주하니 자기도 모르게 심장이 뛰었다.푸딩이 그쪽으로 달려갔기 때문이다…….“내가 네 체면을 봐서 그 자리에서 죽이지 않았어.”육성현은 침대 옆에 앉아 갈색 눈동자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강아지 한 마리뿐인데 그렇게 중요해?”“내 심리에 문제가 생겼을 때 푸딩이 내 곁에 있어 줘서 치유할 수 있었어요.”엄혜정이 말했다.“그럼 제대로 간수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개고기로 만들어 줄 거야.”육성현이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만지며 말했다.“잊지 마, 방금 내가 너를 구했어.”“육성현 씨, 도리를 따져요. 만약 당신이 날 여기에 데려오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나는 당신에게 고마워하지 않을 거예요!”엄혜정은 억지로 화를 참았다.사이코패스인 육성현이 진짜 그렇게 할까 봐 두려웠다.육성현은 차가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옆 서랍장을 발로 힘껏 찼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조명까지 떨어져 엄혜정은 깜짝 놀랐다.고개를 돌리자 육성현은 이미 방을 나갔다.저녁, 푸딩은 서랍장에 웅크리고 곤히 자고 있었다.동물의 후각은 아주 예민하다.위험을 느끼면 곧바로 머리를 든다.육성현이 강아지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마치 한밤에 나타난 괴물처럼 그림자마저 포악했다.“난 나쁜 사람이고 넌 좋은 개야. 맞지?”푸딩은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처럼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네 목을 졸라 죽여야 했어……”육성현은 피비린내 나는 손을 푸딩의 목을 향해 뻗었다.푸딩은 그의 손바닥보다 더 작다.“음…….”침대에서 자던 엄혜정은 불편한 것인지 몸을 뒤척였다.육성현은 곧바로 동작을 멈췄다.“네 목숨을 살려줄게.”침대로 향하니 엄혜정은 악몽을 꾸는 것이 아니었고 이불을 펼쳐보니 그녀의 발목을 싸고 있던 거즈도 그대로였다.한 가지 가능성이 있다. 마취가 풀린 뒤의 통증.“음…….”엄혜정이 눈을 뜨자 언제 다시 들어온 것인지 육성현이 그녀의 종아리를 잡고 있었다.“많이 아파?”육성현이 물었다.“조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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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왕예나는 피어오르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이런, 어떻게 여기까지 보내왔지? 엄혜정 씨가 뭐라고 생각하겠어? 어차피 난 좀 늦게 먹어도 괜찮은데.”엄혜정은 그녀의 허세를 알아듣지 못하고 조용히 TV 보고 있었다.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육성현은 이 아이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는데,여러모로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왕예나가 자랑하지 않아도 그녀는 이 제비집이 매일 왕예나에게 배달되고, 그녀가 다 먹을 때까지 지켜보도록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도우미는 왕예나가 은귀제비집을 다 먹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릇을 들고 떠났다.“잠깐만요.”왕예나는 막 가려고 하는 도우미를 불렀다.“엄혜정 씨에게 한 그릇 떠 줘요.”그러자 도우미가 대답했다.“없어요.”왕예나가 난감한 모습을 보이자 엄혜정이 말했다.“나는 필요 없어요, 임신한 왕예나 씨한테 필요해요.”왕예나는 엄혜정을 대신하여 난처했다. 엄혜정에게 먹을 제비집이 여분이 없다니, 마침 그녀가 생각하던 바였다.“내일 육성현 씨에게 말해서 엄혜정 씨에게도 한 그릇 배달해달라고 할게요.”왕예나가 말했다.엄혜정은 그녀를 힐끗 보았다.그녀가 제비집을 먹을 수 없는 걸 그녀에게 부탁해야 한단 말인가?“고마운데, 전 별로 안 좋아해요.”엄혜정이 거절했다.왕예나는 부른 배를 내밀고 걸으면서 그녀를 부축하는 도우미에게 말했다.“잘 좀 부축해 줘요, 내 배 속에 품고 있는 것은 육성현 씨의 아이예요. 육성현 씨는 육씨 가문의 상속인이고, 배 속의 아이도 육성현 씨의 상속인이예요. 건드리면 안 돼요, 알았죠?”“네.”“그리고 엄혜정 씨의 점심은 그렇게 제때 배달할 필요가 없어요. 침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배가 덜 고플 거예요.”왕예나가 또 분부했다.“네.”왕예나는 엄혜정을 참을 수 없었고, 그녀가 바로 사라지지 않는 것이 한스러웠다.보아하니 육성현은 아직도 그녀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그럼 일단 그녀를 남겨둬야 한다!로비에 들어서자 나이 든 남자가 눈에 들어왔는데 아주 위엄 있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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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그의 친손녀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서먹서먹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원유희를 떠올리니 아버지에 대해 전혀 묻지 않는 큰아들이 생각나 마음이 우울해졌다.왕예나는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멀리 가서야 옆에 있는 도우미에게 말했다.“너도 들었죠? 육 씨 어르신께서 내 배 속의 아이를 매우 좋아하시며 잘 낳으라고 했어요! 저택에서, 그리고 육 씨 가문의 눈에는 누가 미래의 육 씨 사모님이 인지 알겠죠?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는데, 어떻게 처사해야 하는지 내가 가르칠 필요가 없겠죠?”“네.”엄혜정은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배가 고파서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12시가 다 되어 갔다.‘왜 아직 밥을 배달해 주는 사람이 없는 거지? 설마 그걸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엄혜정은 방에서 왔다갔다 하는 푸딩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침대에서 내려 뛰어내려 푸딩을 화장실에 안고 가 변기에 올려놓았다.“이렇게 해결하자, 다리를 다쳐서 데리고 나갈 수가 없어.”푸딩은 변기 변두리를 가까스로 밟고 엉덩이를 내리려 노력했다.푸딩에 생리 문제를 해결한 후 엄혜정은 강아지를 바닥에 내려놓고 스스로 침실 거실을 거닐게 했다.점심밥은 여전히 배달되지 않았다.엄혜정은 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도우미 한 명이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가 물었다.“점심을 먹어도 돼요? 나 좀 배고픈데.”“조금만 더 기다려요!”도우미는 무례하게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엄혜정은 그녀가 어디에서 아랫사람에게 미움을 샀는지 생각해 보았다.또 30분이 지나서야 점심밥이 도착했고, 도우미는 밥을 그녀의 침대 머리맡에 놓고 내려갔다.엄혜정은 고기도 한 점 없고, 채소도 몇 가닥 보이지 않으며 거의 모두 흰쌀밥인 점심밥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이 대우는 단번에 명문 음식에서 가난한 집안으로 변한 것 같았다.엄혜정은 고생을 한 적이 있어서 참을 수 없는 것이 없었다.게다가 그녀는 지금 배가 고파서 그릇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저녁밥도 점심밥과 비슷하자 엄혜정은 대충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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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다음 날엔 아예 아침을 거르고 바로 점심을 먹었다.오후 5시가 되자 엄혜정은 혼자 저녁을 먹으러 다리를 절룩이며 위층에서 내려갔다.거실까지 내려가자 그녀는 벌써 지쳐 땀투성이가 되었다.“혜정아, 너 왜 내려왔어? 너 발이 다쳐서 침대에서 내려오면 안 되잖아?”왕예나는 불룩한 배를 내밀고 걸어왔다.“하인이 또 밥 가져다주는 걸 까먹을까 봐 직접 내려왔어.”엄혜정은 몸을 돌려 식당으로 가려했다.“잠깐만.”왕예나는 그녀 앞에 막아서서 말했다.“넌 위층에 가서 밥 가져다줄 때까지 기다려!”“만약 너 발 때문에 육 대표님에게 폐를 끼친다면 육 대표님이 좋아하실까?”“그 사람이 좋아하든 말든, 네가 왜 그렇게 초조해해?”“너…….”왕예나는 불쾌해서 말했다.“엄혜정, 너는 여기서 중요하지가 않아. 예쁜 얼굴로 나뭇가지에 날아오르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야. 경고하는데 날 건드리지 마. 그렇지 않으면 육대표님한테 널 쫓아내라고 할 거니까.”“네가 그렇게 대단해?”“그럼 그렇게 해봐. 기대하고 있을게.”엄혜정은 그녀를 밀어냈다.“아.”왕예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엄혜정이 자기를 밀 줄은 몰랐다. 다행히 하인의 부축에 의해 넘어지진 않았다.“엄혜정, 네가 감히 날 밀어?”“너 내 뱃속에 있는 아들이 육 대표님의 것이라 걸 몰라?”“만약 육가 장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너 책임질 수 있어?”엄혜정은 그녀를 상대하지 않고 발을 들어 식당 문쪽으로 이동했다.엄혜정에게 무시당한 왕예나는 화가 나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하지만 손이 아직 엄혜정의 머리카락에 닿지도 않았는데 소리가 들려왔다.“뭐 하는 거야?”낮고 어두운 소리에 왕예나는 바로 손을 내렸다.엄혜정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온몸에 섬뜩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육성현을 바라보았다.그는 왕예나의 당황한 기색을 보고 생각했다…….‘이 여자가 방금 그녀의 뒤에서 뭘 하려고 했지?’육성현은 다가와 왕예나를 보며 말했다.“내 말 안 들려?”“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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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육성현은 그녀를 안고 손바닥을 그녀의 평평한 아랫배에 갖다 댔다."발이 다 나으면 같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러 가요.""왕예나의 뱃속에 당신의 아이가 있는데 이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어요?"엄혜정은 당황하며 말했다.육성현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자요."다음날 아침, 엄혜정은 보내온 아침식사가 또 풍성해있는걸 발견했다.왜 그런거죠?그녀는 그녀의 세 끼니에 문제가 생긴 것은 왕예나가 암암리에 계산한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게 아니다. 어제는 아예 아침이 없어서 오늘의 대우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했다.점심때가 되어도 여전히 풍성하고 영양이 골고루 있는 음식들로 접시를 가득 채웠는데 그것들은 3일간 다 먹지 못할 양이었다."왕예나는 아래에서 밥을 먹나요?"엄혜정은 생각할수록 이상해서 물었다.하녀는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일이죠?" 엄혜정이 물었다."왕예나 아가씨는 어젯밤에 배탈이 나서 피가 나는 것 같아 저녁에 병원으로 보냈습니다."하녀가 말했다.당몽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무슨 사고라도 났어?""모르겠어요. 잘 때 좀 안좋았던 것 같은데 한밤중이라 저희 모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시간이 좀 늦어져서 심각해 보여요."‘심각해? 그럼 아이를 지키기 어렵다는 거야?’"어느 병원에 갔어요?"엄혜정이 물었다."협화." 하녀가 현장에 있었는데 관리인이 운전기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말을 마치고 물러났다.엄혜정은 갑자기 밥 먹을 기분이 사라졌다.어떻게 멀쩡했는데 이런 상황이 생겼지?그녀는 문득 어젯밤 잠결에 옆자리에 육성현이 곁에 없다는 것이 생각났다…….엄혜정은 밥을 대충 몇 입 먹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관리인은 긴장하며 와서 말했다."엄혜정씨, 무슨 일이 있으면 분부하시면 됩니다."엄혜정은 이틀 전에 왕예나에게 그렇게 당했지만 관리인들이 긴장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나 잠깐 나갔다 올게." 엄혜정은 차에 탔고 하녀는 따라갔다. 문을 닫고 기사에게 협화에 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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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0화

"그래서 육성현이 나한테 그런거야!""그 사람이 너한테 뭘 했는데?"왕예나는 생각만 해도 공포에 질린 얼굴이었다."나는 밤에 잠을 잘 잤어 근데 배가 아프고 피도 흘려서 도움을 청했는데 아무도 없었어. 그때 육성현씨가 내 방에 들어와서 발로 내 배를 밟았서 유산된 건데…… 어떻게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엄혜정은 숨이 멎어 온몸이 갑자기 차가워졌다.그것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했다.육성현이 대체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왕예나는 유산된 배를 만지며 괴로워하는 기색을 보였다."나는 처음에 임신한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 몰랐는데 그래도 임신한 이상 낳으면 결국 내 아이이라 생각해 근데…… 임신하는 데 돈이 이렇게 많이 든다는 걸 몰라서 어쩔 수 없이 술집을 찾아 그날 밤의 남자가 누구인지 알아냈어.나도 내 아이를 잘 보호하고 싶었어……."엄혜정은 더 이상 듣지 못하고 몸을 돌려 발목 상처의 아픔을 참으며 급히 떠났다."엄혜정 아가씨, 좀 천천히 걸으세요. 발에 상처가 있으니 제가 부축해 드리겠습니다..."하녀는 즉시 그녀를 부축하러 갔다.엄혜정은 길을 걸어나가고서야 병원 대문이 아니라 레저지역으로 통하는 또 다른 곳이라는 것을 발견했다.엄혜정은 벤치에 앉아 공허한 눈빛으로 멍하니 앞을 바라보았다.눈에서는 괴로운 눈물이 반짝이고 있다.하녀는 뒤에 서서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개를 돌리자 검은색 벤틀리 한 대가 길목에서 멈추는 것을 보았다.내려온 검은 그림자를 보자마자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육성현이 다가와 하녀의 몸을 훑었다.하녀는 부담스러워 머리를 더 숙였다."가요."육성현은 엄혜정의 앞에 서서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가서 손을 씻으세요 피비린내 나잖아요!"엄혜정은 분노해 손을 뿌리며 말했다.육성현의 손은 깨끗하기만 했다.그녀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엄혜정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도 안다."매일 제비둥지에 물건을 넣었겠죠?" 엄혜정은 깨닫고 물어봤다."그녀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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