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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1화

김예훈이 덤덤한 표정으로 모든 총알을 피해버리자, 신서후는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뒤로 물러서면서 계속 방아쇠를 당겼지만, 탄창이 비어버리자 김예훈을 죽일 좋은 기회를 놓친 그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말았다.바로 이때, 김예훈이 어느샌가 신서후의 앞에 다가와 주먹을 뻗었다.신서후는 아무렇지 않게 뻗은 이 주먹에서 피비린내를 맡아버리고 말았다.남양 제1 킬러인 그는 피할 겨를도 없이 총을 든 채 제자리에 굳어버렸다.퍽!김예훈은 손아귀에 힘을 담아 아예 총을 박살 내버렸다.제대로 한 방 먹은 신서후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날아갔고, 이때 김예훈은 또 손바닥을 들어올렸다.쨕!신서후는 피하지도 못하고 저 멀리 날아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는 피를 토해냈다.다시 일어서려고 했을 때, 어마어마한 힘이 자기 몸에서 퍼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끼고 말았다.이제 겨우 일어섰는데 자기도 모르게 창백한 표정으로 바닥에 무릎 꿇고 말았다.그러다 정말 살아있는 전설을 만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신서후가 움직이기도 전에 김예훈은 그를 발로 걷어차 바닥에 눕히고는 머리를 짓밟았다.“이제는 알려줄 수 있겠지? 누가 보냈는지.”신서후는 눈가를 파르르 떨더니 결국엔 한숨을 내쉬었다.“말할게.”...저녁 8시, 호화롭기 그지없는 진주 남양 회관.무법 지대로 유명한 구룡성 부근에 자리 잡은 이곳은 다른 곳과는 달랐다.마음껏 마시고 즐길 수 있는 곳이긴 했지만, 이곳만의 규칙이 있었다.남양의 상류 인사, 그리고 진주의 부자들도 이곳을 드나들기 좋아했다.이곳은 재미있고, 안전하고, 정보가 많이 돌아다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정장으로 갈아입은 김예훈이 이곳에 들어왔을 때는 아무도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다.하지만 김예훈은 민첩하게도 이곳에 알게 모르게 고수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이들은 예리한 눈빛으로 이곳에 나타난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었다.하지만 눈빛에 살기는 장착하고 있지 않아 일반인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김예훈은 로비를 쭉 둘러보더니 바로 8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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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2화

쨍!김예훈이 아무렇지 않게 손가락을 튕기자, 단검은 바로 천장에 꽂히고 말았다.상대방은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다음 순간 두 손을 교차하면서 김예훈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남양의 남극권이었다.비록 섬라국의 택견처럼 살상력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평범한 기술은 아니었다.하지만 김예훈을 만났으니 아무리 실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죽을 목숨이었다.김예훈은 덤덤한 표정으로 뒤로 반 발짝 물러서더니 옆에 놓여있는 꽃병으로 상대방의 머리를 가격했다.퍽!머리가 박살 난 그는 피를 철철 흘리면서 뒤로 휘청거렸다.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김예훈의 발에 차여 바닥에 널브러진 후였다.“풉!”피를 토해낸 그는 표정이 말도 아니었다.일어서려고 발버둥 쳤지만 도무지 일어설 수가 없었다.“잠깐만 쉬고 있어. 반시간뒤에야 일어설 수 있을 거야. 아니면 병신이 될지도 몰라.”김예훈은 8층에 있는 유일한 방의 문을 발로 걷어차려고 했다.하지만 발을 드는 순간 문이 자동으로 양옆으로 스르륵 열리는 것이다.시야가 바로 넓어지는 느낌이었다.이때 앞에 원피스를 입고 수려한 미모를 지닌 한 여인이 가야금을 켜고 있었다.가늘고 하얀 손으로 가야금의 현을 튕기자, 아름다운 선율이 들려왔다.김예훈이 미소를 지으면서 손뼉을 쳤다.“실력이 대단하네요. 그런데 제가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가야금을 켤 기분은 있으신가 봐요? 대단하다고 말씀드려야 할까요?”몸매를 드러내는 원피스를 입고 우아하게 고개를 드는 상대방의 모습은 그야말로 매혹적이었다.이 사람은 바로 진주·밀양에서 홍성파와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는 남양파 우두머리인 양유선이었다.김예훈을 보자 잠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하지만 표정 관리를 잘해서 그런지 전혀 티가 안 났고, 그저 물끄러미 김예훈을 쳐다볼 뿐이다.무언의 기싸움 중인 이 둘은 상대방이 약점을 보이는 순간 바로 덮칠 것만 같았다.잠시후 양유선이 천천히 일어서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이건 제가 큰돈을 들여 대한민국에서 공수한 가야금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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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3화

김예훈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자, 양유선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하지만 여전히 웃는 얼굴을 보이면서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바로 이때, 입구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면서 총을 들고 있는 수십 명의 남녀가 서서히 접근했다.총을 들고 있는 사람들 외로 파란빛을 뿜어내는 활을 들고 있는 사람들도 열몇 명 있었다.김예훈의 표정 변화를 지켜보던 양유선은 갑자기 한숨을 내쉬더니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부하들이 하나둘씩 밖으로 나갔다.김예훈이 자신을 죽이려고 마음먹기만 한다면 수십 명의 부하들이라고 해도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일단은 뒤로 물러서기로 마음먹은 것이다.양유선은 직접 차를 따라 김예훈한테 건네고는 자기도 한 모금 마시면서 말했다.“세 가지를 알려주려고 찾아왔다고요? 저랑 일면식도 없는 김 도련님께서 저한테 알려줄 게 뭐가 있을까요?”“첫째, 신대호는 제가 죽였어요.”김예훈은 허순재 대신 살인죄를 뒤집어쓰려고 마음먹었다.“도박왕님을 죽이려고 하던데, 저를 만난 것이 최대 실수였죠.”“정말 운이 안 좋았네요.”양유선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그런데 도박왕님을 죽이려는 건 제 생각이 아니었어요. 비록 신대호 씨가 남양회관의 사람이긴 하지만 저는 그 사람을 관리할 권력이 없거든요. 그가 한 짓이 저랑 아무런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제가 대신 한은 풀어줘야 하지 않겠어요?”양유선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당연하다는 식의 표정을 지었다.김예훈이 계속해서 말했다.“두번째 일과는 연관이 있으시겠죠. 신서후도 이미 죽은 목숨이에요.”“이미 짐작하고 있었어요.”양유선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김 도련님께서 여기까지 왔는데 제가 아무리 생각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정도는 예상하지 않았을까요? 제가 너무 방심했나 봐요. 김 도련님의 능력과 실력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없었네요. 이제야 김 도련님께서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 것만 같네요. 전에는 용문당, 용연옥과 용의 부대를 믿고 막 나가는 줄 알았는데 제가 김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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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4화

김예훈은 정신 차리려고 찬물로 세수하고 싶은 정도였다.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미인계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정말 타고난 것일 수도 있었다.이 세상에서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남자는 1%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김예훈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양유선을 쳐다보았다.“세 번째 일이나 이야기해 보시죠. 남양파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신대호가 도박왕님을 죽이려고 목숨까지 잃었는데 또 신서후까지 보내 저를 죽이려고 했었죠. 결국 실패하긴 했지만 습격한 건 사실이잖아요. 한번도 모자라 두 번이나 그랬으면 제가 남양파를 싹쓸이해도 너무한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제가 오늘 기회를 한번 드리려고요.”김예훈은 찻잔에 담긴 차를 꿀꺽 삼켜버렸다.“제가 따지지는 않겠지만 지금부터 제 사람을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진주·밀양 용전이든, 밀양 허씨 가문이든, 밀양 추씨 가문이든... 가능하시죠?”김예훈은 당연하다는 식으로 아무렇지않게 말했다.하지만 양유선은 동공이 흔들리더니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신대호가 움직였던 것은 김현민이 시켜서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리고 김현민의 목적은 알다시피 허씨 가문의 재산을 빼앗아 오는 것이다.그걸 방해하는 자는 모조리 죽어야만 했다.남양파가 이 일에 개입한 이유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너무 강대해서였다.김현민이 하고 싶은 일을 감히 거역할 자가 있을까?아무리 홍성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남양파라고 해도 절대 김현민의 뜻을 어길 수가 없었다.진주·밀양은 시종 안동 김씨 가문의 천하였기 때문이다.진주 4대 명문가나 밀양 허씨 가문은 결국 안동 김씨 가문과는 비교도 안 되었다.그렇다면 고작 남양파 주제에 그의 뜻을 어길 수가 있겠는가?진주·밀양에서 유일하게 김현민을 상대할 만한 사람을 꼽는다면 바로 김예훈이 아닐까 싶다.양유선은 똑똑한 사람이라 김예훈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것은 다름아닌 중립이었다.김예훈은 실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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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5화

김예훈은 한참동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양유선을 쳐다보더니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양유선 씨, 설마 잊었어요? 진주·밀양 용전은 이제 제 것이라 정보를 빠삭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거. 신대호가 남양 남씨 가문의 사람인 건 맞지만, 양유선 씨의 신분도 평범하지만은 않잖아요. 진주·밀양 용전에서 수집한 자료에 의하면 양유선 씨는 남양파의 우두머리이자 남양 3대 가문 중의 하나인 양씨 가문의 장손녀잖아요. 신대호보다도 훨씬 대단한 신분을 가지고 있잖아요. 만약 양유선 씨께서 저랑 친구를 맺게 된다면 모든 결정권을 가지게 될 거예요.”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양유선을 쳐다보면서 계속해서 말했다.“아니면 제가 진주·밀양에서 사방이 적이라 저랑 끝까지 해볼 생각인가요?”김예훈은 오늘 화해할 목적으로 찾아온 것이 아니라 남양파의 태도를 보고싶어서였다.만약 상대방이 사이좋게 지내겠다고 하면 지금 상황에서 또 남양파를 적으로 돌릴 이유는 없었다.그런데 만약 상대방이 등지겠다고 하면 남양파를 없애버릴 마음도 있었다.“저를 너무 난처하게 만드시는데요?”양유선은 한숨을 내쉬더니 피식 웃었다.“그런데 이렇게까지 말씀하셨는데 제가 명확한 답변을 드리지 못한다면 이 자리에 앉아있을 자격도 없겠죠. 이러시죠. 저도 허씨 가문에서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김 도련님께서 풍수에 대해 잘 알고 계신다면서요. 그래서 말인데 저를 도와 사람 한 명을 살려주실 수 있을까요? 그 사람을 살려주시기만 한다면 신대호의 죽음은 없었던 일로 해드릴게요. 앞으로 어떠한 남양인도 이것을 핑계로 김 도련님을 건드리는 일은 없을 거예요. 심지어 필요하다면 저희 남양파는 김 도련님의 편을 들어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성의로 200억 원도 드릴게요.”양유선이 김예훈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어떻게 생각하세요?”“제가 풍수 대가는 아니라는 사실은 미리 말씀드려야겠어요. 그런데 사람을 살리는 일은 한번 고민해 봐야겠어요. 살려줬으면 하는 사람이 제가 생각하고 있는 그 사람이라면 200억 원으로는 부족할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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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6화

양유선은 아무 말 없이 김예훈을 남양회관 깊숙한 곳으로 안내했다.김예훈도 쭈뼛거릴 마음도 없이 바로 따라갔다.양유선이 함정을 파놓을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김예훈은 그녀가 똑똑한 사람이라고 믿고 싶었다.똑똑한 사람은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았다.이 둘은 경비가 삼엄한 작은 골목을 지나 남양 풍의 마당에 도착하게 되었다.하지만 이 둘이 도착하자마자 검은 피부에 얼굴이 차갑기만 한 여자가 김예훈의 앞길을 막는 것이다.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근육질 몸매가 한 마리의 치타 같은 느낌이었다.우두커니 서 있기만 해도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다음 순간, 그녀가 한숨을 내쉬자, 주위에서 벌레 울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수만 마리의 벌레가 동시에 김예훈을 향해 덮쳐오기 시작했다.김예훈 역시 피식 웃으면서 전쟁터에서 단련된 어마어마한 살기를 뿜어냈다.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녀는 멈칫하면서 뒤로 몇 걸음 물러서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이때, 그녀의 왼쪽 눈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더니 주위에서 들려오던 벌레 울음소리마저 그치면서 바닥에 벌레 사체가 후두두 떨어졌다.“남양 주술? 재미있네.”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벌레들을 가루가 될 정도로 힘껏 짓밟았다.“내 앞에서는 이런 기술을 선보이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창피하기만 할 거니까.”상대방은 멈칫하더니 기이한 울음소리를 내면서 또다시 공격하려고 했다.“나리야, 됐어. 그만해.”양유선은 나리가 갑자기 공격할 줄 몰랐는지 진지하게 말했다.“이분은 할아버지를 구해주러 온 분이야. 함부로 대하지 마.”나리는 멈칫하더니 그제야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물러섰다.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때 양유선이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김 도련님, 죄송해요. 할아버지 보디가드인데 어릴때부터 거칠게 자라서 조금 막무가내인 경향이 있거든요. 말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 마음에 두지 말아 주세요.”김예훈이 아무렇지않게 말했다.“괜찮습니다. 하지만 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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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7화

“그런데 대형 묘지로 가기 전에 저희 할아버지도 남양 제1인자라고 불릴 정도의 무신 급 실력자였거든요. 시체의 기운 때문에 아예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렸어요. 몇 해 동안 진주에 있는 유명한 의사 선생님들을 여기저기 수소문해 보았는데 아무도 살려내지 못했어요. 누군가는 저희 할아버지가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시체의 기운 때문에 이런 거라고 말씀하더라고요. 살려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체내에 있는 시체의 기운을 뽑아내는 거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진주에 있는 유명한 풍수 대가를 모두 물색해 보았는데 그럴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진주 제1 풍수 대가라고 불리던 손도영마저도 저희 할아버지 상태를 보는 순간 표정이 확 변하더니 그냥 가버리더라고요. 오륜 사찰을 추천하면서 관주님이나 성녀분한테 보여드리면 어쩌면 살 수 있다고 하셨는데 저희 남양파가 어떻게 오륜 사찰에 도움을 청하겠어요. 그러다 김 도련님께서 손도영도, 그리고 저희 남양의 아기 귀신마저 쉽게 해결해 버렸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혹시나하는 마음에 김 도련님한테 보여드리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던 중이었어요.”지금 상황을 간단히 말해주고 있는 양유선의 얼굴에는 근심과 걱정이 가득했다.아무리 진주·밀양을 휘어잡는 양유선이라고 해도 어쩔 수가 없었다.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양유선을 한참동안 쳐다보던 김예훈은 그녀가 정말 진심으로 할아버지를 걱정하고 있다는 느낌에 적개심을 내려놓게 되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풍수 대가는 아니지만 살인술에 대해서 어느정도 잘 알고 있어서 약속드린 대로 최선을 다해볼게요.”두 사람은 남양 풍의 마당을 지나 대략 30평 정도 되는 방으로 들어갔다.이 방은 신기한 것이 온통 보온용 목재로 지어져 있었다.손바닥만 한 통풍용 창문과 굳게 닫힌 문 외로는 햇빛도 들어오지 않았다.자세히 잘 쳐다보지 않으면 이곳이 방이 아니라 대형 묘지라고 의심될 정도였다.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김예훈은 양유선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제야 따라 들어갔다.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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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8화

“전에는 하루에 두세 시간씩 깨시더니 요즘 들어 깨시는 시간도 점점 더 줄어들고 있어요. 이대로 구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저희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실지도 몰라요.”양유선이 나지막하게 말했다.“김 도련님께서는 저보다 아는 것이 많으실 텐데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아시겠어요?”김예훈이 의미심장한 말투로 말했다.“이건 병이 아니에요. 시체의 기운이라도 이 정도로 강하지 않을 텐데 조금만 더 확인해봐야 알 것 같아요.”양유선은 알겠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잘 부탁드릴게요.”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주위 열기를 무시한 채 양상철 옆으로 가까이했다.비록 비쩍 마른 것이 언젠가 숨을 거둘 것 같지만, 외모를 봤을 때는 젊었을 때 훈남이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김예훈이 양상철의 맥을 짚으려고 할때, 그가 갑자기 눈을 뜨는 것이다.이때 순식간에 살기가 덮쳐오면서 김예훈의 눈앞에 시체가 산을 이루고 피가 바다같이 흐르는 장면이 떠올랐다.심장이 약한 사람이 이 장면을 봤다면 미쳐버렸을지도 몰랐다.하지만 김예훈이 그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자, 양상철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다음 순간, 살짝 기침했을 뿐인데 거대한 파동이 밀려오면서 사람을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었다.하지만 김예훈은 여전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곧 죽을 목숨의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양상철의 두번째 테스트는 김예훈에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김예훈은 오히려 양상철에 대해 짐작 가는 것이 있었다.비록 양상철은 무신 급과 어느정도 거리는 있어 보였지만 남양에서는 천하무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총사령관인 김예훈도 이런 고수는 네다섯 명밖에 배양해 내지 못했다.그런데 작은 남양파에서 이런 고수를 만날 수 있어서 그야말로 의외였다.이 점에서 봤을 때 남양 제1인자라는 호칭은 과언이 아니었다.남양은 물론 전체 남양 해역에서도 이런 실력이면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었다.김예훈이 속으로 감탄하고 있을 때, 양유선이 뒤에서 흥분한 말투로 말했다.“할아버지, 깨셨어요? 이분은 할아버지 증상을 봐드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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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9화

“그리고 아까는 제가 과민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무신 급 실력자만이 저의 습격을 피할 수 있는데 김 도련님께서 해낸 것을 보면 과연 어떤 분인지 짐작이 가네요.”양상철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제가 젊었을 때 역사에 관해 공부한 적이 있는데 그동안 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대한민국은 만물을 창조해 내는 비옥한 땅이라고 들었는데 전설적인 인물을 만들어 낼지 몰랐어요. 바로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는 사람이 나타나는 순간 하늘의 뜻을 믿게 되었죠. 대한민국에 그런 전설적인 총사령관이 나타난 것도 모자라 김 도련님 같은 분도 계실 줄 몰랐네요. 조금만 지나면 대한민국은 언젠가 세계 강국으로 거듭나겠어요!”양상철은 김예훈의 실력에 깜짝 놀랐는지 연신 감탄했다.늘 안목이 뛰어난 양상철이었기 때문에 양유선은 김예훈을 다시 보게 되었다.처음 진주로 왔을 때 진주 4대 도련님,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이 남양 제1인자인 양상철더러 자리를 빛내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유로 거절한 적 있었다.이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던 양상철이 김예훈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을 줄 몰랐다.그것도 모자라 무신 급 실력자라고 암시하기도 했으니 말이다.이순간 양유선은 김예훈에게 등을 돌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이 세상에서 무신 급 실력자를 찾기 쉽지 않았고, 무신 급 실력자를 상대할 만한 사람은 무신 급 실력자밖에 없었다.양상철은 젊은 나이에 무신 급 실력자가 된 김예훈을 보면서 어쩌면 전설 속의 총사령관을 상대할 사람은 김예훈밖에 없다고 생각하기까지 했다.이때 양유선이 궁금한 마음에 물었다.“할아버지, 제가 진주에서 들은 소문으로는 김현민이 전설 속의 총사령관이라고 하던데 과연 사실일까요?”“김현민?”양상철은 그저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을 뿐이다.“무신이 맞긴 하는데 약 먹고 만들어진 무신일 뿐이야. 그런 사람이 어떻게 전설 속의 총사령관일 리가 있겠어. 총사령관은 무신 급 실력자를 수도 없이 양성해 낸 분이야. 괜히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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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0화

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저희 대한민국의 총사령관님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총사령관님도 많은 장소에서 말씀하셨다시피 대한민국이 강대해진 것은 국방부의 덕이라고 하셨습니다. 대한민국이 총사령관님을 만들었지, 총사령관님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양상철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게요. 총사령관이라는 분은 실력은 물론 인성도 좋으신 분 같더라고요. 그리고 어찌나 겸손한지 지금까지 그분은 직접 만나본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요. 제가 죽기 전에 그분을 한 번이라도 뵐 수만 있다면 여한이 없겠네요.”“켁! 켁! 켁!”사레에 들린 김예훈은 아예 화제를 돌려보기로 했다.“어르신, 제가 일단 어르신 상태부터 봐 드릴게요.”양상철은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더니 의미심장한 말투로 말했다.“김 도련님도 대단한 실력자긴 하지만 총사령관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김 도련님의 천재적인 면을 봤을 때 10년 정도 지나면 총사령관과 힘을 겨뤄봐도 될 것 같네요. 그래서 말인데 열심히 실력을 연마해 봐요.”김예훈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어르신 말씀을 마음속에 잘 간직하고 있겠습니다.”양상철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말했다.“살인술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심상치 않아 보이네요. 아무리 김 도련님과 같은 사람을 이 세상에서 보기 힘들다고 해도 저를 살릴 수 없을 거예요. 저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종적을 감춘 늙은이들 빼고는 총사령관밖에 없을듯싶네요. 그분이라면 저를 살리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거예요.”이 세상에 크게 미련이 없어 보이는 양상철은 그래도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래서 말인데 김 도련님, 저한테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노력해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이고, 김 도련님의 자신감만 떨어질 거예요. 그러면 나날이 발전하는 데도 지장이 있을 거예요. 저는 아무런 소용도 없는 시도 때문에 나중에 총사령관이 될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어르신께서 저희 대한민국 총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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