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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9 Bab

제1801화

우충식이 떠나가는 모습을 보고 여진수 등도 그의 뒤를 따랐다.아버지가 4조 원을 낼지언정 자신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안 해줄 줄 몰랐던 우현아는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더니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현아야, 미안해. 내가 전혀 도움이 안 되었네.”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 역시 우충식이 4조 원을 낼지언정 우현아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안 해줄 줄 몰랐던 것이다.“그런데 걱정하지 마. 패쪽 하나로 회장이 될 순 없을 거야. 너희 아빠가 너무 쉽게 생각하셨어! 너한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기까지 평생 회장 자리에 앉지 못할 거야.”김예훈은 표정이 어두워졌다.“지금 이 상황에서 부산 용문당 회장이 되려면 패쪽 하나로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할 거야. 권력도 강하고 실력도 있어야 하는 일이야. 패쪽을 가져간 우충식이 바보같이 그거로 진윤하와 최산하를 무너뜨리려고 한다면 상상도 하지 못할 결말을 맞이하게 될 거야.”“김예훈, 난 괜찮아. 고마워.”우현아는 눈물을 닦아내더니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아버지 선택 때문에 슬프긴 하지만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행복해. 너의 여사친도 아니고, 여자 친구도 아닌데 4조 원이나 내놓다니. 이것만으로도 평생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을 거 같아. 우리 엄마 일은 어떻게든 알아내야겠어! 아빠 반응을 보니까 진실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해! 직접 말하게 할 거야. 김예훈, 넌 충분히 나 도와줬어. 더 이상 나 때문에 위험을 겪게 할 수 없어!”이때 우현아는 다시 처음 만났을 때처럼, 얼음장같이 차가운 사람으로 변했다.“만약 새엄마가 우리 엄마 치료비를 끊어버린다면 차라리 같이 죽어버릴 거야!”“그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마.”김예훈이 피식 웃었다.“김옥자는 오래 못 살 거야.”김예훈은 흥미진진하게 자신의 차디찬 손바닥을 쳐다보았다....이때, 길가에 세워져 있는 토요타 알파드 차량에 올라탄 우충식은 안 좋은 표정으로 방금 천문학적인 액수로 바꿔온 패쪽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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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2화

“4조 원이요?”김옥자는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여보,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왜 4조 원으로 이런 걸 사요? 그놈은 그저 일개 경비원일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귀중한 패쪽을 가지고 있을 수 있겠어요. 설마 사기당한 거 아니에요?”김옥자는 돈이 아까워서 미칠 지경이었다.‘4조 원이잖아! 4만 원도 아니고!’우충식이 담담하게 말했다.“방금 확인해 봤는데 회장 패쪽이 확실해. 그놈이 이 패쪽을 어떻게 가지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내 손에 있잖아. 이 패쪽 하나로 회장 자리에도 앉을 수 있고 나를 위해 죽어줄 수 있는 자제들까지 생기게 될 거야! 4조 원은 그만 생각해! 이 패쪽으로 오산 그룹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해.”이 말에 김옥자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진정되는 듯싶었다.우충식의 말도 맞았다. 이 패쪽은 평범해 보이지만 이것이 대표하는 의미는 컸다.부산 용문당 회장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 외에 무궁무진한 세력, 재부와 사회적 지위를 얻게 되는 것이다.4조 원으로 구매한 것은 솔직히 손해 보는 장사도 아니었다.김옥자가 진정된 것을 보자 우충식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여진수, 대외적으로 몰래 회장 패쪽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퍼뜨리고, 부산 용문당 회장 자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패쪽을 소유하고 있는 자를 회장으로 모시겠다고 말해! 회장 패쪽을 가지고 나타나는 사람이 바로 부산 용문당 회장이 될 수 있는 거라고!”여진수가 흠칫하면서 말했다.“회장님, 패쪽은 저희 손에...”“아니, 우리 손에 없는 거야. 최소한 지금은 없어야 해.”우충식은 표정이 차가웠다.“진윤하와 최산하도 패쪽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회장으로 모시겠다고 인정하는 순간 바로 우리 손에 나타나는 거야.”여진수는 그제야 깨달으면서 흥분했다.“회장님 역시 현명하십니다. 진윤하와 최산하같이 피도 안 마른 놈들은 회장님의 상대도 안 됩니다. 지금 바로 소문을 퍼뜨리도록 하겠습니다!”여진수는 바로 우충식이 보는 앞에서 전화를 걸었다.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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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3화

“이런 제기랄!”악랄한 욕이 울려 퍼지면서 김옥자는 더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여보, 김예훈 그놈이 일부러 사기 친 거잖아요. 정말 4조 원이나 줬어요? 이거 다 현아가 우리한테 복수하려고 시킨 짓일 거예요. 식물인간이 된 자기 엄마 대신 우씨 가문에 복수하는 거라고요! 여보, 경찰에 신고해요. 김예훈 그놈이랑 현아를 잡아버려요! 이놈들한테 아주 본때를 보여줘야겠어요!”김옥자는 김예훈이 죽도록 미웠다.‘시골에서 온 촌놈 주제에 감히 우리를 엿먹여? 자기 주제도 모르는 건방진 자식. 이런 놈은 두 번 다시 꿈틀거리지 못하게 짓밟아 죽여야 해!’“아니야! 지금은 움직일 때가 아니야!”우충식은 이마에 핏줄까지 서더니 표정이 말이 아니었다.“왠지 이 모든 것이 회장 자리 때문에 일어난 일인 것 같아. 심지어 김예훈 그놈도 다른 사람이 미리 놓은 덫에 걸린 거고, 최종목적은 우리를 끌어내기 위함일 거야. 우리는 이럴수록 당황하면 안 돼! 견 세자한테 전화해서 전에 제시했던 조건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말해! 그런데 나를 꼭 회장 자리에 앉혀야 할 거야!”김옥자는 한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이를 악물면서 말했다.“저도 당연히 중요한 일인 거 알죠. 그런데 4조 원이나 내고 산 거잖아요!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우충식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더니 서서히 말했다.“사실 김예훈이 그 4조 원 안 줘도 된다고 했어. 회장 패쪽도 줄 수 있고 여보 병도 고쳐줄 수 있다고 했어. 그런데 조건이 바로 엄마한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야 할 거라고 했어. 여보는 대답할 수 있었겠어?”이때 우충식의 손짓 하나로 토요타 알파드 차량은 고속도로를 달리게 되었다.“그 여자한테 제대로 된 설명이요?”김옥자는 피식 웃더니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어떻게 그래요? 4조 원이 아니라 40조 원이라고 해도 절대로 그렇게 못 해요.”“알아. 그래서 거절한 거야.”우충식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김옥자를 바라보았다.“나도 당신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웠어. 김예훈 그놈의 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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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4화

“여보! 여보! 나 움직일 수가 없어요! 왜 이렇게 된 거죠?”이때 김옥자는 이미 좌석에 쓰러져 머리만 살짝 움직일 수 있었다. 뒤이어 혀까지 마비되는 느낌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여보, 왜 그래?”우충식은 본능적으로 김옥자를 안더니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이때 김옥자는 오한증이 발작했는지 온몸에서 냉장고처럼 한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왜 그래? 왜 이렇게 된 거야? 의사 선생님이 올해 몸조리를 잘해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 않았어? 왜 갑자기 발작한 거야?”조강지처를 버리고 딸과도 등을 돌릴 정도로 김옥자를 많이 좋아하는 우충식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발작한 그녀를 보면서 마음이 아프기만 했다.김옥자는 대소변실금만은 피할 수 있도록 마지막 힘을 다해 존엄을 지키려고 부들부들 떨면서 입을 열었다.“또 한 번 발작하면 다시 회복될 수도 없을 거예요. 움직일 수도 없는 식물인간이 될 거예요... 여보, 저 살려주세요. 저는 그렇게 변하고 싶지 않아요...”이 순간 김옥자의 도도한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공포감만 가득했다.식물인간이 되는 것은 죽기보다도 못했다.“아니야, 아니야. 식물인간이 되지 않을 거야!”우충식은 김옥자를 끌어안고 대성통곡했다.“사랑병원 교수님이 말씀하셨잖아. 이거 루게릭병 증상이라 그렇게 심각하지 않을 거라고. 평소에 잘 관리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라고. 그런데 이런 병이 어떻게 갑자기 발작하겠어? 말도 안 돼.”“저도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어요.”김옥자는 창백한 표정으로 무의식 결에 말했다.“김예훈! 김예훈 그놈일 거예요! 전에 집에서 다시 한번 발작하면 죽을 거라고 했어요. 그놈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을 거예요. 틀림없어요!”이때 김옥자는 갑자기 몸을 떨더니 혀마저 마비된 채 대소변실금까지 하게 되었다.마지막 존엄이 이대로 무너지고 말았다.우충식은 세상이 무너진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평소에 깔끔떨던 그였지만 온몸이 더럽혀지고 토요타 알파드 차 안에 취약한 냄새가 풍겨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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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5화

우현아는 예리한 표정을 짓더니 김예훈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뺨 몇 대로 차를 돌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됐어, 그만 생각해. 여기 4조 원이 있어. 너랑 나 절반씩 나눠 가지자고.”그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태연하기만 했다.다만 이 패쪽은 만년 아이시그린으로 조각해 내 만든 것이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한기를 뿜어내고 있었다.전통 무술을 연마한 사람이 장기간 지니고 있으면 나쁜 점은 없이 기를 모으는 등 좋은 점만 가득했다.하지만 일반인이 만지기만 하면 감기에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김옥자처럼 오한증이 있는 사람이 만지면 바로 발작할 수도 있었다.김예훈이 우충식이 이 회장 패쪽을 가져가도 쓸모없다고 한 것이 바로 그 이유 중의 하나였고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진윤하와 최산하더러 소식을 퍼뜨리라고 했기 때문이다.그래서 지금 이 순간 회장 패쪽을 탐내봤자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었다.우충식이 맞이한 상황에 김예훈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이것이 바로 인과응보였다. 우충식 같은 사람이 부산 용문당 회장 자리에 앉고 싶어 하는 것은 헛된 꿈을 꾸는 것과도 같았다.우현아는 자초지종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운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김예훈, 그 4조 원은 네가 얻어낸 거잖아. 왜 나한테 절반을 줘?”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2조 원은 많지는 않은 돈이지만 적지도 않은 돈이지. 이 2조 원이 있으면 너 같은 실력에 부산에서 자리 잡기에 충분할 거야. 그러면 아빠랑 김옥자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어머님 치료비도 스스로 부담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나는 진심으로 네가 이 돈을 받았으면 좋겠어.”그리고 김예훈이 아직 말 못 한 것이 있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엄마의 병을 치료할 수 있게끔 우현아에게 전남산을 소개해 드리고 싶었다.“김예훈. 나를 위해서 그러는 거 알아. 그런데 이 2조 원 없이도 엄마가 나한테 물려준 거로 충분히 부산에서 자리 잡을 수 있어.”우현아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런데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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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6화

“그렇구나.”김예훈은 그제야 깨달은 듯싶었다.“그래서 너희 아빠랑 김옥자가 너를 그렇게 대했구나. 빨리 시집보내지 못해서 안달이더니. 네가 가지고 있는 주식을 빼앗고 싶어서였네. 하지만 그래도 난 너를 도와주고 싶어. 내가 JK 그룹 주도권을 다시 가져올 수 있게 도와줄게.”우충식을 무너뜨리는데 관심이 많았던 김예훈은 우현아도 도울 수 있고 일타쌍피라고 생각했다.“응. 고마워.”우현아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김예훈이 자신을 도와 JK 그룹을 되찾아 주겠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호의를 거절하기 미안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별장으로 향하고 있을 때 김예훈의 핸드폰이 울렸다.그는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표정이 이상해졌다.‘조효임? 평소에 연락도 잘 안 하던 사람이 이 타이밍에 왜 전화 왔지?’김예훈은 잠깐 고민하더니 우현아더러 차를 길옆에 세우라 하고 전화를 받았다.“효임아, 무슨 일이야? 점심이라도 사려고?”“어쩜 맨날 먹는 것밖에 몰라!”전화기 너머의 조효임은 많이 화난 상태였다.“무슨 일인데? 어제도 출근하지 않고, 오늘도 안 오고, 도대체 뭐 하고 다니는 거야? 내가 너 입사시키느라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알아? 지금 이러는 거 내가 안중에도 없다는 거 아니야!”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다면 오늘이 휴가 3일째일 거야.”“휴가 3일째? 네가 무슨 고위층이라도 되는 줄 알아? 아무렇지 않게 막 3일이나 휴식해도 돼?”전화기 너머의 조효임은 화가 잔뜩 난 모양이었다.“우지환 도련님이 그냥 한 말인데, 그걸 믿어? 제발, 너는 아직 신입사원이야. 좀 성실하게 출근하면 안 돼?”김예훈이 피식 웃었다.“그러면 우지환 도련님 말은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야?”“김예훈! 우지환 도련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조효임은 노파심에 거듭 강조했다.“그 두 가지 계약서 모두 우 도련님이 만남 선물로 준거 몰라? 심아현 같은 대단한 분이랑 계약서 체결하는 게 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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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7화

운전석에 앉은 우현아는 핸들을 돌리더니 흥미진진하게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우지환 씨? 어떻게 된 일이야?”김예훈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내가 아는 삼촌 딸이 오산 그룹에서 자리를 하나 알아봐 줬거든. 그냥 잘 출근하라고. 우지환이 나를 위해 너의 이름을 빌려 2억짜리 주문을 하나 따냈거든. 내가 우씨 가문에 고마워해야 하는 건가?”우현아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예훈, 웃기지 말아줄래? 2조 원도 아무렇지 않게 선물하는 사람이 월급이 200만 원도 안 되는 곳에서 일해?”김예훈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할 수 없어. 어르신들이 봤을 때 나는 일도 제대로 못 하는 놈이거든. 아니면 네가 나한테 고위층 자리를 하나 마련해주든가.”“그래. 그러면 JK 그룹에 와서 일해. 내가 직접 임명하도록 하지. 그런데 쉽지는 않을 거야.”우현아는 웃으면서 농담했고 김예훈은 웃을뿐 대답하지 않았다.페라리 488 차량은 곧 오산 그룹 주변에 도착했고, 김예훈은 자신의 신분을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우현아더러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내려다 달라고 했다.우현아는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엑셀을 밟는 대신 그저 흥미진진하게 쳐다보았다.‘김예훈, 확실히 매력적이지만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존재인 것처럼 느껴져. 비록 지금은 건들건들 옆집 오빠처럼 느껴지지만 말이야.’우현아는 더욱 이 사람을 알 수가 없었다. 어떤 모습이 진정한 김예훈의 모습인지 몰랐다.하지만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을, 자신은 잘 모르고 있었다....오산 그룹 영업본부.조효임은 김예훈을 보자마자 회의실로 끌고 갔다.회의실에는 몇십 명의 임직원들이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센터 자리에 앉아있는 우지환 뒤에는 동영상이 방영되고 있었다.조효임은 김예훈과 함께 가장 구석 자리에 앉게 되었다.“왜? 평소에는 인맥이 넓다면서 허세만 부리더니. 중요한 순간에 힘 좀 써보라니까 왜 다들 가만히 있는 거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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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8화

이 순간 조효임 마음속에서 겨우 합격선을 넘었던 김예훈은 다시 불합격이 되었다.아무리 후원금을 가장 많이 내는 사람이라고 해도 우지환과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조효임은 속으로 조인국이 더는 자신과 김예훈을 엮지 말았으면 하고 기도하고 있었다.‘감히 나를 넘봐?’김예훈은 그녀의 표정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자료를 보면서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게 되었다.육성운이 오산 그룹에 주문을 내렸는데 약속대로라면 한 달 내로 입금해야 했지만, 한 달이 지난 오늘 아직도 입금되지 않았던 것이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오산 그룹이 무서워서라도 입금 지연하지 않았을 테지만 육성운은 달랐다. 그는 바로 임강호의 처남이었기 때문이다!그 누구도 부산 최강자의 처남을 건드릴 수가 없었다.아주 간단한 문제였지만 상대방 신분이 평범하지 않아 일이 복잡해지게 되었다.“회의! 회의! 온 오전 회의만 했는데 괜찮은 시안 없어? 이 돈 받아내지 못하면 올해 심사에 영향이 미칠 거라고! 이대로라면 일 년 동안 고생한 것도 날아갈 것이고 몇천만 원의 보너스는 꿈도 꾸지 마!”이 정도로 말했는데 입도 뻥긋하는 사람이 없었다.쨍그랑!우지환은 손에 쥐고 있던 커피잔을 바닥에 던졌다.“해보려는 용기마저 없는 거야? 말해봐! 밥 먹고 자는 것밖에 할 줄 아는 게 뭐야!”이 말이 끝나자 눈치만 보던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우지환 도련님, 저희도 해내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해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육성운 도련님이 어떤 신분인지 저희보다도 잘 아시잖아요! 그리고 요즘 누군가에 의해 손발이 꺾여 매일 식물인간처럼 휠체어에 앉아 계신답니다. 지금 가서 얘기해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이고, 저희가 찾아가봤자 화풀이용으로 맞아대는 것밖에 뭐 더 있겠습니까? 맞아 죽으면 누구 책임인데요? 우지환 도련님, 저희는 그깟 한 달 월급 때문에 목숨까지 내바칠 수는 없습니다!”“맞습니다! 저희가 가도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일은 우지환 도련님이 직접 나서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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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9화

“첫째, 이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라 제가 알아서 해결하면 될 것 같습니다. 우지환 도련님께서 우 회장님이나 우현아 씨한테 부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둘째, 상환받을 수만 있다면 20%의 보너스를 주시길 바랍니다. 가능한가요?”‘김예훈이 부채를 상환받아? 그리고 20%의 보너스를 원해?’김예훈의 담담한 표정에 사람들은 피식 웃고 말았다.‘저 자식 자신이 상대해야 하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나 보지. 육성운 도련님 같은 분들이 아무한테나 체면을 챙겨주는 줄 알아? 모르는 사람이 찾아온 걸 보면 그냥 발로 걷어차 기절시킬 거야. 뭐 지금은 발을 잃어 휠체어에 앉아 있는다지만 부하들이 많잖아!’김예훈이 나서는 걸 보고 조효임도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말리게 되었다.“김예훈, 여기서 장난하는 거 아니야! 네가 수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허세 좀 그만 부려!”우지환은 잠깐 멈칫하더니 두 날이나 행방을 감췄던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더니 속으로는 그가 왜 아직도 정민의 손에 죽지 않았는지 궁금했다.우지환도 상류사회 끝자락에 속해있는 사람이라 정민이 누구의 손에 죽었다는 소식을 얼마나 기다려야 들을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이때 우지환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더니 말했다.“김예훈, 이 돈을 받아낼 수 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전화 한 통이면 해결될 일이죠.”“그래.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 걸 보니 이 임무는 너한테 맡기도록 하지. 200억 원을 되돌려받을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바로 40억을 주도록 하지. 여기 있는 사람들이 모두 증인이야. 그리고 또 약속 하나 하지. 오늘부터 출근 안 해도 돼. 매달 월급 타러 오기만 하면 돼.”우지환은 정민이 아직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육성운을 통해 김예훈을 철저히 죽여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우지환 도련님, 김예훈이 그저 해본 농담이에요. 이 사람이 무슨 능력으로 해내겠어요. 그냥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조효임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김예훈을 말렸다.“김예훈, 빨리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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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0화

“3일도 필요 없다고요?”이때 한 아름다운 영업팀 담당자가 긴 다리를 흔들거리더니 웃을 듯 말 듯 하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번처럼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될 일이라고요?”김예훈은 핸드폰 화면을 누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맞아요. 전화 한 통이면 족해요.”“피식!”사람들은 피식 웃더니 비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이들은 김예훈이 심아현, 장은비와 계약을 맺게 된 것도 우지환의 인맥 덕분이라고 알고 있었고 이 모든 것은 조효임의 체면을 봐서 그를 정식 입사시키려고 했던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그런데 김예훈 저 사람 모두 자기 덕인 줄 아나 봐? 정말 웃겨.’이 순간, 현장에 있는 임직원들은 김예훈을 무시하기만 했다.몇몇 미인 여직원들은 심지어 고개를 쳐들어 그를 내리깔아 보았다.‘바보인 주제에 정말 부산에서 능력이 대단한 줄 아나 봐? 우지환 도련님이 효임 씨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체면을 살려주면 몰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게 뭔데? 바보, 멍청이.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조효임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김예훈, 여기서 그만해. 이만하면 충분해! 전의 일은 다 알고 있어! 왜 아직도 허세를부리는 건데? 이대로 나갔다간 웃음거리가 될 뿐이야. 알아?”우지환이 담담하게 말했다.“김예훈, 솔직하게 말해. 못하겠으면 못 하겠다고. 억지로 했다간 너한테 좋은 일도 없을 거야.”우지환은 그가 전화 한 통으로 육성운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을 죽어도 믿지 않았다.우충식이 직접 나서도 해결될까 말까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통화버튼을 누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육성운, 당장 반 시간 내로 오산 그룹으로 튀어와 200억 원 부채를 상환하도록 해!”김예훈은 상대방에게 대답할 기회도 주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어처구니가 없어 웃고 말았다.특히 조효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김예훈 실망이야. 정말 실망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어! 어떻게 이렇게 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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