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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1화

변우진이 냉랭하게 말했다.“저는 원경훈 부 사령관님이라는 분을 잘 모릅니다. 그저 누군가 200억 원이라는 고가를 들여 부산에 계신 한 분을 보호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그쪽이 그분인가요?”하은혜가 침묵하더니 대답했다.“맞습니다.”“네. 그러면 내려와서 얼굴 좀 보시죠. 그런데 미리 말씀드리는데. 저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보호하지 않습니다. 저 변우진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만 보호합니다.”변우진은 이 말을 끝내자마자 뚝! 전화를 끊어버렸다.주변에서 변우진의 훤칠한 외모를 감상하면서 그의 통화 내용을 들은 여자들은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왔다.‘이것이 바로 카리스마지! 실력도 있고, 카리스마도 있고. 아무나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이때 스물대여섯 살 되어 보이는 여성이 변우진에게 다가왔다. 옷차림은 평범했지만 아주 깔끔했고 변우진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사랑이 가득했다.“선배, 저희가 보호해야 하는 사람이 누구예요? 누구길래 감히 우리를 이곳에서 기다리게 해요?”그 여성의 이름은 지우, 변우진의 후배였다.변우진이 담담하게 말했다.“이미 나의 원칙을 말해줬어. 10분이라는 시간을 주려고. 10분 내로 나타나지 않으면 없던 일로 하려고.”변우진은 카리스마 넘치고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보호하고 싶은 사람은 있어도 억지로 보호해야 할 사람은 없었다.이번에 돈을 들여 변우진을 모셔 온 것은 원경훈이 김예훈의 신분을 밝히지 않기 위해 각 인맥을 움직여 모셔 온 것이었다.변우진의 박력 있는 모습에 기우는 존경스럽게 쳐다보았다.‘선배는 역시 멋있는 사람이야.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어.’잠시 후 호텔 로비, 사람들이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을 때 로비의 한 끝에서 로열 스위트 룸 전용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더니 짧고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은 맨얼굴의 청순한 여자가 서서히 걸어왔다.여신급 외모에 몸매가 드러나는 타이트 원피스로 매력을 뽐냈다.하은혜를 보자마자 변우진의 차갑던 표정이 180도 달라졌다.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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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2화

하은혜와 변우진이 만난 이 시각, 한 대의 레드 페라리 488이 부산 교외에 있는 해변 별장에 도착하게 되었다.이 별장은 100년의 역사가 있었고 유럽풍의 건축물들은 조금 낡아 보이기는 했어도 잘 보수한 덕분에 우아하기만 했다.럭셔리 고급 승용차가 아닌 이상 이 구역에 들어오지도 못할 정도였다.몇 분 뒤, 차는 한 단독별장 앞에 세워지고 김예훈과 우현아가 차에서 내렸다.뒤이어 우현아는 김예훈을 데리고 별장 안으로 들어섰다.내부 인테리어마저 우아했다. 벽난로 안에는 장작이 타고 있어 은은한 솔향을 풍겼고 봄처럼 따뜻한 거실에는 7명의 아름다운 부인이 앉아있었다.가장 센터에 앉아있는 부인은 서른 몇 살 되어 보이지만 피부가 좋고, 몸매도 좋아 아주 고혹적이었다.몸에는 딱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다리를 꼬고 손에는 페르시아고양이를 안고 있었다.다른 6명의 부인들은 비록 센터에 앉은 부인보다 못했지만 그래도 관리를 잘해서인지 몸매가 좋았다.담소를 나누던 그녀들은 우현아와 김예훈이 걸어들어오는 것을 보고 조용해지더니 흥미진진하게 쳐다보았다.“새엄마, 이모님들 안녕하세요.”우현아는 김예훈을 끌고 들어오면서 무표정으로 인사했다.센터에 앉은 사람은 바로 우현아의 새엄마, 김옥자였다.“새엄마?”김옥자는 이상한 표정으로 우현아를 보더니 비아냥거렸다.“새엄마라고 부르는 날이 올 줄 몰랐네? 우리 둘 관계를 봤을 때 평생 이곳에 안 올 줄 알았더니. 공손하게 인사할 줄도 알고.”이때 김옥자는 상위자 포스를 풍기면서 우아하게 앉아있었다.김예훈은 이 부인들을 쭉 둘러보더니 우현아가 소개하지 않아도 김옥자의 태도를 보았을 때 둘 사이가 안 좋다는 것을 눈치챘다.자고로 사이좋은 새엄마와 딸은 존재하지 않았다.우현아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대꾸하려다 무언가 생각났는지 결국 침묵하기로 했다.“여기 서 있는 사람은 누구야? 새로 온 보디가드? 아니면 새로 온 기사 아저씨?”김옥자는 품에 안은 페르시아고양이를 어루만지면서 우현아 옆에 서 있는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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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3화

김예훈 얼굴에는 서서히 미소가 사라졌다.‘이 새엄마라는 분 정말 계모의 모습을 가지고 있네. 아주 뺨 한 대 때려주고 싶어질 정도야.’김예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우현아가 냉랭하게 말했다.“정식으로 소개해 드릴게요. 이분은 저의 남자 친구 김예훈이에요. 오늘 데리고 온 것은 남자 친구가 있다고 말씀드리려던 것이었어요. 저랑 견청룡 씨는 불가능하니 이만 포기하세요!”김예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우현아를 쳐다보았다.‘생각 없이 따라왔더니 이런 서프라이즈를? 견청룡이 우현아랑 결혼하고 싶어 한다고? 재밌군.’“됐어, 내 앞에서 연기 그만해. 남자 친구인 척할만한 사람을 구하려면 좀 있어 보이는 사람을 구하든가! 어디서 거지 같은 사람을 데리고 와서! 내가 바본 줄 알아?”김옥자는 보잘것없다는 표정으로 우현아의 말을 끊었다.“네 진짜 남자 친구이든 아니든 어차피 너는 견청룡과 결혼해야 해! 요 며칠은 너희 아빠가 일 때문에 서울로 갔으니 곧 돌아올 거야. 너를 위해서든, 아빠를 위해서든, 혹은 전체 우씨 가문을 위해서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거야. 견청룡이 돌아오는 대로 결혼 날짜 정하려니까. 거절할 자격도 없어. 아니면 어떻게 되는지 너도 잘 알잖아!”김옥자의 말을 들은 우현아는 달갑지 않은 표정을 하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견청룡과의 혼인을 원한다면 당신이나 하세요! 전 죽어도 그 사람이랑 결혼하지 않을 테니! 계속 혼인을 부추긴다면 바닥에 머리를 박아 죽어버릴 테니까요! 우리 엄마 핑계로 협박하려 하지 마세요! 우리 엄마 털끝 하나 건드리는 날에 당신이랑 같이 죽어버릴 거니까!”김예훈은 흐뭇한 표정으로 우현아를 쳐다보았다.비록 이 가문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우현아에게도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건방진 년!”김옥자는 화가 난 표정으로 우현아를 째려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유럽에 있는 너희 엄마 목숨을 살리려면 한 달에 얼마나 드는 줄 알아? 내가 자금줄을 끊어버리면 바로 시체로 변할 텐데? 네가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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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4화

사면팔방에서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다.다른 6명의 부인들은 와인잔을 흔들면서 김예훈을 우습게 쳐다보았다.“그래요? 우씨 가문이 그렇게도 대단해요? 그러면 여쭤볼게요. 어제 제가 용문당 검도관에서 우충식 뺨을 때린 일에 대해서는... 우씨 가문에서 저를 어떻게 처리하실 건가요?”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김옥자 등 자들 얼굴에 있던 미소가 싹 사라졌다.‘우충식의 뺨을 때려?’단 한마디에 김옥자 등 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우현아마저 놀란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우충식은 누구인가? 우씨 가문의 회장, 부산 용문당의 부회장일 정도로 지위가 높고 권력이 큰 그는 실력마저 강한 실력파 인물이었다!‘그런데 김예훈이 그런 그의 뺨을 때리고도 무사히 이곳에 서 있다니? 그럴 리가 없어!’우충식은 물론 우충식을 수십 년 따르던 수십 명의 용문당 자제들이라고 해도 일반인은 넘보지 못할 실력이었다.‘이 자식이 허세가 심하네. 감히 이런 말을 해? 우습군!’김옥자는 평정심을 유지하더니 김예훈을 차갑게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봐, 우충식 뺨을 때렸다고? 아예 부산 최강자 임강호와 친하다고 그러지? 네가 뭔데 우리 충식 씨를 건드려? 충식 씨를 건드릴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해? 내가 그쪽 무시하는 것은 아닌데. 충식 씨가 당신 앞에서 맞았다고 해도 우씨 가문을 건드린 이상 온 가족이 생명을 부지하지 못하게 될 거야!”김옥자는 품에 안고 있던 페르시아고양이를 쓰다듬더니 깔보는 표정을 했다.“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 도망칠 수 있을 때 썩 꺼져!”다른 6명의 부인들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허세만 가득한 놈, 지금 도망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겠어?’오직 김예훈의 실력을 잘 알고 있는 우현아만이 대경실색하고 말았다.백낙당에서 있었던 일이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가끔 말은 이상하게 해도 거짓말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설마 아버지가 정말 김예훈한테 맞았다고? 말도 안 돼!’이때 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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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5화

엄마가 식물인간으로 유럽병원에 입원하고 아버지가 재혼한 뒤로 우현아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다른 사람들 눈에는 포스가 넘치고 도도해 보이는 부산에서 유명한 아가씨로 보이겠지만 유독 우현아만이 자신이 쌓은 성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잘 알고 있었다.조용하고 야심한 밤이 되면 누군가 나타나 자신을 보호해 줬으면 했다.그런 사람이 존재하지도 않고 나타나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김예훈이 나타나서 자신을 향한 화살을 대신 맞아줄 줄은 몰랐던 것이다.아무리 차가운 우현아라고 해도 마음이 따뜻해질 수밖에 없었다.“제기랄!”김옥자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자, 품에 안겨있던 페르시아고양이가 야옹! 하면서 바닥으로 뛰어 내려갔다.“이봐, 정말 주제 파악을 못 하네! 거지 같은 놈이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김옥자는 살기가 느껴지는 눈빛으로 한참 김예훈을 쳐다보더니 시선을 우현아에게 돌렸다.“기회 한번 줄게. 저놈 뺨을 두 대만 때려서 쫓아낼래 아니면 보디가드를 불러서 저놈 다리를 부러뜨려야 쫓아낼래?”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거실에는 열몇 명의 검은 슈트를 입은 보디가드들이 나타나 살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우현아가 담담하게 말했다.“둘 다 선택 안 할 건데요?”이때 우현아가 단호한 표정으로 김옥자를 쳐다보았다.“예훈 씨를 데리고 같이 떠날 거예요. 오늘은 협상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저한테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포기하라고 말씀드리려고 왔어요. 이제는 견청룡한테 시집보낼 생각하지 마세요! 그리고 엄마를 핑계로 위협할 생각도 하지 말고요! 너무 몰아세우는 날엔 같이 죽는 거예요! 새엄마든, 아빠든 그 누구도 저를 협박하지 못해요!”김예훈이 한숨을 내쉬더니 우현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현아 씨, 여기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이만 가요!”원래는 한판 붙으려고 했지만, 정서가 불안정한 우현아가 폭발할까 봐 이곳을 잠시 떠나려고 했다.“잠깐!”김옥자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누가 가도 된다고 했어! 우현아, 내가 너의 친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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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6화

김예훈은 물러나지 않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아주머니, 아주머니가 새엄마인 걸 봐서 좋게 얘기하죠. 현아는 내 여자예요. 그러니 나를 내쫓으려면 현아도 같이 내쫓아야 합니다.”김옥자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차갑게 얘기했다.“머리에 피도 안 마른 자식이, 뭐라고? 네가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오르지도 못할 나무는 쳐다도 보지 말라고 했어. 넌 현아를 쳐다볼 자격도 없어!”이윽고 김옥자는 우현아를 보더니 차가운 표정으로 얘기했다.“현아야, 마지막 기회를 줄게. 견세자와 혼인하겠다고 약속해. 그렇지 않으면 후과는 알아서 감당해야 할 거야!”우현아는 이를 꽉 물고 얘기했다.“새엄마, 전 상대가 김예훈이 아니면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넌 이미 날 새엄마라고 인정했어. 그러니 난 네 혼사를 정할 수 있는 웃어른이라는 소리야!”김옥자는 차갑고 엄숙한 표정으로 우현아에게 한치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그러니 내 말을 듣고 견세자와 결혼해! 마지막 경고야. 이 썩을 놈보고 얼른 떨어지라고 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사람을 불러올 거야. 그때 가서 후과는 알아서 책임져야 할 거야!”김예훈은 여전히 담담했다.“사모님, 지금이 무슨 시대인데 부모가 정해주는 대로 혼사를 치러야 한다니. 웃기지도 않는 소리네요.”“너...!”김옥자는 차가운 표정으로 또다시 입을 열었다.“너 이 자식! 내가 네 목숨만은 살려주려고 봐주고 있는데 네가 계속해서 도발하면 내가 널 정말로 죽일지도 몰라! 다시 한번 얘기해 주지. 넌 우리 우씨 가문의 일에 끼어들 자격도 없어.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내 앞에서 꺼져! 그렇지 않으면 지금 이 순간을 평생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김옥자는 살기를 감출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김예훈이 말 한마디만 잘못하면 바로 죽여버릴 기세였다.김예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번 일, 제가 무조건 끼어들어야겠어요.”김옥자는 차갑게 웃더니 얘기했다.“네가? 무슨 자격으로? 가난한 촌놈 주제에 네까짓 게 감히?”김예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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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7화

물론 마비로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하지만 만약 김예훈이 말한 것처럼 식물인간이 된다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나았다.그러니 바로 김옥자의 병을 알아챈 김예훈을 보면서, 김옥자는 크게 놀랐다.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옥자는 빠르게 침착한 후 미간을 찌푸리고 우현아를 보면서 얘기했다.“너, 이런 얘기를 김예훈한테 한 거야?!”하지만 말을 마친 김옥자는 또 고개를 저었다. 왜냐하면 우현아도 이 일에 대해서 몰랐기 때문이다.살짝 놀란 우현아는 고개를 젓더니 얘기했다.“저는 처음 듣는 얘기예요...”하지만 김옥자가 젊은 나이에 우현아의 엄마처럼 생각만 할 수 있는 식물인간이 된다고 생각하니, 우현아는 저도 모르게 몸을 바르르 떨었다.그렇게 되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지 않은가.김옥자의 시선이 차가워졌다. 김예훈이 우연히 맞춘 것일 수도 없었다. 그래서 김옥자는 김예훈이 우현아와 가까워지기 위해 많은 정보를 입수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김옥자는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차갑게 얘기했다.“너 이 자식, 우리 가문에 들어오려고 아득바득 애를 썼구나?!”“애를 써요?”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런 일에 굳이 애를 써야 해요? 호흡도 가쁘고, 매번 고함을 지를 때마다 가슴 쪽이 아프죠? 그래서 성격이 불같지만 어쩔 수 없이 참고 사다 보니까 화병만 생기죠. 하지만 그러다 보면 마비가 더욱 심해질 겁니다. 그리고 새엄마가 된 후 마비가 더욱 심해졌죠? 게다가 어떤 의사를 불러도 병을 치료하기는커녕, 고통을 덜어줄 수도 없었을 겁니다. 그저 사모님의 상황이 계속 나빠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다가 결국 요양원에 보내는 일밖에 하지 못할 겁니다.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을 거라고요.”담담한 김예훈의 말투에 김옥자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옆의 우현아는 계속 놀라 하고 있었다.우현아는 김예훈에게 이런 능력이 있을 줄 몰랐다. 김옥자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희망을 품고 김예훈을 보며 물었다.“네가 정말 내 상황만 보고 유추해 낸 것이라면 확실히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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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8화

김옥자는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훑어보더니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다.“어이가 없군! 의사도 아닌 놈이, 내가 봤을 때, 넌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데?! 그런 주제에 감히 나를 가르치려 들어? 네 말이 진짜라고 해도 부산에는 수많은 명의가 있으니 내 병을 고치는 건 쉬운 죽 먹기야. 그러니 네 걱정은 필요 없어.”김예훈은 대수롭지 않아 하며 대답했다.“예전부터 무술과 의술은 통하는 부분이 있죠. 하지만 우리 한국의 전통 무술과 전통 의술은 현대의 의술과는 아예 다른 차원이라고 할 수 있죠. 전통 무술을 수련하다가 생긴 병을 현대 의술로 고치려고 하다니. 꿈 깨세요. 못 믿겠으면 기다려 보시던가요. 곧 겨울이 올 테니 식물인간이 될 겁니다. 그때가 되면 제가 현아를 데리고 같이 병문안이라도 가드리죠.”김옥자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조금 두려워하는 기색이었지만 여전히 강압적인 태도로 차갑게 얘기했다.“김예훈, 내가 너 같은 사기꾼 말을 믿을 것 같아? 난 오직 현대의 과학만 믿는다고! 난 네가 얘기한 일에 관심도 없어. 지금 중요한 건 현아의 일이야! 너와 현아가 정말 사귀는 사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이 상류층에 어울리지 못해. 너는 우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도 잘 모르잖아! 우씨 가문은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너를 쉽게 눌러 죽일 수 있어. 그러니 내가 너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할게. 더는 우리 가문의 일에 끼어들지 마. 너는 그 후과를 감당하지 못해! 너와 네 가족, 다 화를 피하지 못할 거야! 그때가 되면 후회해도 소용없어!”김옥자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 마치 눈짓 한번, 손짓 한 번이면 김예훈을 죽일 수 있다는 듯했다.“절 협박하시는 겁니까?”김예훈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담담하게 김옥자를 보면서 물었다.“그렇다고 볼 수 있지. 난 지금 널 협박하는 거라고!”김예훈의 차가운 표정에 김옥자는 등골이 서늘해졌지만, 항상 다른 사람 머리 위에 앉아 있던 김옥자는 김예훈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그저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 놈이 감히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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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9화

오만하던 김옥자는 바로 분노했다.그녀는 항상 누구를 패고 싶으면 패는 성격이었다. 김옥자에게 맞는 사람들은 전혀 반격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얼굴을 갖다 대며 때려달라고 할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은 전혀 김옥자의 체면을 세워주지도 않고 오히려 김옥자의 뺨을 내쳤다.그 순간 김옥자는 화가 나서 심장까지 아팠다.그리고 이윽고 김옥자는 살기 가득한 눈으로 김예훈을 노려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죽여!”열 몇 명의 보디가드들이 경찰봉을 꺼내 들고 우르르 몰려왔다.김예훈은 우현아를 자기 뒤에 두고 앞으로 나서서 보디가드들 사이로 뛰어들었다.열몇 명 앞에서, 김예훈은 여전히 놀라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주먹을 내뻗고 가끔 발차기를 사용했다.그가 주먹을 쓰든지, 발을 쓰든지, 움직일 때마다 사람들이 얼굴을 부여잡고 날아가거나 배를 그러안고 바닥에 쓰러지곤 했다.1분도 되지 않아 우씨 가문의 보디가드들은 다 바닥에 쓰러져서 몸을 바르르 떨면서 일어나지도 못했다.얼마나 무서운가! 너무 무서운 실력이었다.우씨 가문의 보디가드들은 두려움 가득한 시선으로 김예훈을 보면서 공포심을 지우지 못했다.김예훈은 너무 잔인했다. 게다가 속도도 꽤 빨랐다. 그들은 김예훈의 상대가 전혀 아니었다.열몇 명이 아니라, 백 명이 와도 김예훈의 털끝도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이때, 김옥자는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뒷걸음질 쳤다. 그러다가 바로 벽난로 쪽까지 걸어가 장식용 엽총을 손에 잡았다. 오래된 무기이긴 하나 위력은 충분했다. 김옥자는 엽총으로 김예훈을 조준한 후, 살기를 내뿜었다.우현아는 숨을 들이키고 얘기했다.“김예훈! 저건 영국의 총이야. 살상력이 어마어마해!”슉. 김예훈은 김옥자를 쳐다보지도 않고 발로 땅에 떨어진 경찰봉을 차 버렸다. 퍽. 그러자 경찰봉은 김옥자의 팔에 박혔다. 비명을 지른 김옥자는 손의 통을 그대로 놓쳤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김예훈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하늘로 날아올라 아까의 총을 잡은 후, 김옥자 뒤쪽을 향해 방아쇠를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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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0화

“쓸모없는 것들! 이 쓰레기들! 너희가 할 줄 아는 게 뭐야!”김예훈과 우현아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김옥자는 화가 나서 펄쩍 뛰었다.그녀는 보디가드들을 발로 차면서 분해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열몇 명이, 다 실력자들인 너희들이, 평소에는 1대 10으로 싸울 수 있는 너희들이 결국 저 사기꾼도 이기지 못했잖아. 이기지 못한 것도 모자라서 개처럼 처맞기나 하고, 나까지 죽을 뻔했어! 너희를 키워서 무슨 소용이 있는 거야?! 내가 죽으면 너희도 같이 죽을 줄 알아!”김옥자는 화가 나서 길가의 미친 여자처럼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금릉 김씨 가문에서 태어나 고귀하게 자란 그녀가 이런 상황을 겪은 것은 처음이다.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놈이 감히 그녀의 뺨을 후려치다니. 게다가 그녀를 협박하고, 총으로 그녀를 죽일 뻔하다니.정말 창피해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다.게다가 그녀의 친구들도 모두 현장에 있었다. 이번에 체면이 바닥까지 떨어졌으니 앞으로 어떻게 부산의 상류층에 얼굴을 비춘단 말인가.우씨 가문의 보디가드들은 얼굴에 멍이 가득 들었지만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저 머리를 깊숙이 숙이고 김옥자가 자기를 죽일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이런 쓸모없는 새끼들! 쓰레기!”김옥자는 손에 잡히는 물건을 한 번씩 다 던지고 나서야 우충식에게 전화를 걸었다.“충식 씨, 당신의 딸이 사람을 불러 저를 패버렸어요. 제 보디가드들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제 뺨까지 내려쳤어요. 게다가 총으로 절 죽일 뻔했다니까요. 당신 딸은 어쩜 이렇게 막무가내예요? 저를 죽이려고 했다니까요! 전 그저 견세자와 혼인하라고 얘기했을 뿐인데 이렇게 저를 대하다니... 충식 씨, 당신은 꼭 제 편을 들어줘야 해요! 맞다, 현아가 데려온 그놈이 어제 당신의 뺨을 때렸다고 해요! 감히 우리를 모욕하다니, 본때를 보여줘야죠!”김옥자는 아까처럼 강압적인 태도가 아닌, 조금 불쌍하고 억울한 말투로 처연하게 얘기하고 있었다.전화기 너머의 우충식은 잠시 침묵하다가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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