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천왕궁 / Chapter 1701 - Chapter 1710

All Chapters of 천왕궁: Chapter 1701 - Chapter 1710

2064 Chapters

제1701화 잠도 편히 자지 못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용복과 장로각의 장로들이 다시 회의실로 돌아왔다. “다 되었습니까?” 백고흥은 그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 잘 놓아두었습니다.” 용복이 백고흥의 곁으로 돌아와 대답했다. “그럼 됐습니다.” 백고흥은 마치 큰 일을 마무리한 듯, 긴 숨을 내쉬었다. “피곤해, 이제 드디어 편히 잘 수 있겠어.” 말이 끝나자 백고흥은 눈을 감았다. 모두가 백고흥 쪽을 바라보았는데,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1분이 지나고, 2분이 지났다. 그리고 5분, 10분도 넘게 지났다. 이때, 회의실에서는 마침내 누군가 흐느끼기 시작했고, 백현제와 백현풍조차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버지!!!” 결국 백현제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백고흥 쪽으로 다가가 풍덩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 편히 가세요!!!” 말을 마친 백현제는 대성통곡하기 시작했고,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진심이든, 거짓이든 모두 따라 울기 시작했다. 휠체어를 잡고 있던 백우상도 아무런 기척도 없는 백고흥을 멍하니 바라보았는데, 순간 마음이 저릿했다. ‘어제만 해도 연못에서 낚시해 주던 할아버지가, 이렇게 갑자기 세상을 뜨셨다고?’ “할아버지.” 백우상의 눈가에도 눈물이 가득 맺혔고, 한 방울의 눈물이 그의 볼을 따라 백고흥의 얼굴에 톡- 떨어졌다. 이때 회의실 전체는 이미 울음바다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백고흥이 눈을 뜨고 기지개를 켰다. “너희들 뭐 하는 것이냐?” 순간 백고흥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대성통곡하던, 백현제와 사람들은 모두 멍해지고 말았다. “이 늙은이는 아직 죽지 않았어. 너희들, 나를 잠도 편히 못 자게 하는구나.” “우상아, 난 이제 좀 피곤하니, 고흥루로 돌아가자. 그리고 넌 또 왜 운 거니?” 백우상도 멍한 표정을 지었고, 급히 눈물을 닦고는 백고흥의 휠체어를 밀었다.……이와 동시에 하천은 백씨 가문의 손님이었기에 이번 회의에 참석할 자격이 없었다. 그러므로 하천은 딱히 할 일이 없었고, 백씨 가문도 그의 자유를 제한
Read more

제1702화 영초, 영과

정원 안에도 밭이 하나 있었지만, 이 밭에는 농작물이 아니라 전부 푸른 풀들이 재배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풀들은 한 겨울날 비닐하우스 없이도, 아주 파릇파릇하게 자라고 있었다. 그 푸른 풀의 잎사귀 하나하나는 마치 벽옥을 조작하여 만든 것 같았는데, 심지어 은은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옆의 한 모퉁이에는 사람 높이의 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이 나무에는 다섯 개의 열매가 달려 있었는데, 하나하나 모두 영롱하고 투명했으며, 붉게 빛나는 것이 마치 마노 같았다. “이것들은 무엇입니까?” “벽옥초와 화영과입니다.” 백현농이 대답했다.“모두 백씨 가문 조상들이 일부 금지 구역에서 가져온 것인데, 그 벽옥초는 10년에 한 번씩만 수확할 수 있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벽옥초는 아주 엄청난 약용가치를 가지고 있는데, 천 년 된 인삼이나 백 년 된 영지와는 비교할 수도 없지요.” “그리고 그 화영과는 30년에 한 번 무르익는데, 마침 올해가 딱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화영과는 먹으면 50년 치의 공력을 증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범속 초월의 고수는 화경으로 되고, 심지어 화경 절정에 오른 자는 반신이 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그전에 하천이 접촉했던 영과와 영약들은 모두 완성품이었기에, 이것들이 도대체 어떻게 성장하는지 모르고 있었지만, 오늘 두 눈으로 직접 보니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다. 백현농이 하천에게 물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 “목마르시죠? 여기 물 좀 드세요.” “이 정원에는 샘구멍이 하나 있는데, 이 샘구멍에서 흐르는 물은 청운산의 기운을 받은 것이므로, 여기 영초들과 영과를 관개하는데 아주 적합하답니다. 게다가 이 정원은 전체 청운산에서 기운이 가장 맑은 곳인데, 영초와 영과는 오직 이런 환경과 저의 세심한 보살핌 아래서만 자라는 것이지요.” 하천은 백현농이 건넨 그 물을 받아 한 모금 마셨는데, 물맛은 아주 달콤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다 마시고 나니, 상쾌한 기분도 들었다. 백현농은
Read more

제1703화 세상을 뜨다

용복이 연이어 몇 마디를 했지만, 백고흥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순간,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용복은 들고 있던 그릇을 땅에 떨어뜨렸다. 백고흥은 여전히 그곳에 꼿꼿이 앉아 있었지만, 이미 호흡을 멈춘 것이다. “가주님!!!” 고흥루 안에서 용복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바깥의 청석 광장에 있던 백현제 등 사람들은 모두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리고 마침내, 많은 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잠시 뒤, 용복이 고흥루의 대문을 열고 걸어 나왔다. “가주님께서 세상을 뜨셨습니다!!!” 쿵- 청석 광장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무릎을 꿇었다. 고대 무림계의 한 세대 전설이었던 백씨 가문의 가주 백고흥은, 오늘 밤 향년 8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백고흥의 사망 소식은, 하룻밤 사이에 고대 무림계 전체에 퍼졌다.다음날 오전, 백고흥의 장례식은 백씨 가문 장원에서 진행되었다. 기간에는 각 세가와 고대 무림계 여러 조직들이, 모두 사람을 파견하여 백고흥을 추모했다. 하지만 생전, 백고흥은 장례를 조용히 치르라는 유언을 남긴 적이 있었다. 그러므로 장례식은 아주 간소하게 진행되었고, 백고흥을 추모하러 온 다른 가문 사람들도 전부 오래 머무르지 않고 분분히 떠났다. 하지만 이들은 백씨 가문을 나온 뒤, 대부분 청성에 호텔을 찾아 묵었다. 이 사람들은 대부분 고대 무림계의 세가와 각 실력파 조직들이었는데, 이들의 속셈은 단 하나였다. 백씨 가문의 가주가 병으로 세상을 뜬 지금, 앞으로 백씨 가문은 각종 불안정한 상태에 처하게 될 것이고, 그들은 이 기회를 틈타 백씨 가문을 노리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므로 그들은 앞으로 백씨 가문이 금의 구멍이라도 보인다면, 각종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백씨 가문을 공격해 이익을 취하려고 들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영원한 친구는 없고, 오직 영원한 이익만 존재하는 고대 무림계의 실체였다. 뿐만 아니라 세가와 조직들 외에, 줄곧 고대 무림계 내에 숨어있던 일부 눈에 띄지 않던
Read more

제1704화 가주 백우상

하천과 백우상은 백현풍과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는데, 그들은 백씨 가문의 가주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이때 하천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우상, 넌 누가 백씨 가문의 가주가 되었으면 좋겠어?” “당연히 넷째 삼촌이지.” 백우상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난 큰삼촌과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아. 아마 당시 내 아버지의 사건도, 큰삼촌이 그 배후일 거라고 난 99% 확신해.” “그럼 가족을 위해 복수할 생각은 없는 거야?” 갑작스러운 하천의 질문에 백우상은 순간 멈칫했고,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께서도 이 일을 덮어두기로 했는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복수를 하겠어?” 비록 백우상이 말은 이렇게 했지만, 하천은 그녀가 여전히 복수할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도 백현제를 쳐다보는, 백우상의 눈에는 원한이 가득 차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하천이든 백우상이든 백고흥이 그 사건을 묻어두기로 한 이상, 누구도 그 일을 다시 들추어낼 자격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백우상은 틀림없이 가족의 복수를 하고 싶을 테지만, 현재로서는 천왕궁이 나서서 돕는다고 해도 불가능할 것이다. 지금의 천왕궁은, 세가와 맞설 만큼 강력하지 않으니 말이다. 바로 이때, 조장로각의 대장로인 백고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러분, 오늘 저희는 백고흥 가주의 유언에 따라, 편지봉투에 쓰인 새로운 가주의 이름을 공포할 예정입니다.” “여러분, 잠시만 기다리세요. 지금 우리 장로각은 용복 선배와 함께 편지봉투를 꺼내 오겠습니다.” 일시에 모든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보았다. 이때 용복이 손을 뻗어 조루의 대문을 열었고, 뒤이어 백고운 등 몇 명의 장로들이 함께 조루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약 2분 뒤, 용복이 손에 봉투를 들고 돌아왔다. “대장로, 지금 이 편지봉투를 열고 안에 있는 새로운 가주의 이름을 발표해 주세요.” “네.” 백고운은 용복의 손에서 봉
Read more

제1705화 난 불복한다

하천은 순간 이 모든 것이 백고흥이 짜놓은 바둑판이고, 모든 사람들은 그가 짠 판의 바둑돌이란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도대체 왜 이런 결정을 하신 거지?” 백우상은 깊은숨을 들이마셨지만, 마음은 여전히 진정되지 않았다. 하천이 말했다. “긴장하지 마. 그동안 할아버지가 널 진심으로 대했다고 생각해?” “오늘 전까지는 그렇다고 확신했는데, 지금은 또 모르겠어.” 백우상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다. 그러자 하천이 말했다. “이 모든 것은 네 할아버지가 짠 바둑판이야. 우리도 네 할아버지가 일부로 끌어들인 바둑알인 거고.” 이때 주위의 의논은 여전히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의 안색은 매우 보기 흉했는데, 백고흥의 이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분명했다. 백고운은 손에 든 그 편지를 구겼고, 좀처럼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그리고 용복은 마치 무언가 알아내려는 듯, 날카로운 눈빛으로 사람들의 표정을 일일이 관찰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의견이 끊이질 않았지만, 백현제와 백현풍이 나서지 않으니 누구도 선뜻 나와 반대하지 못하고 있었다. 백고운은 연거푸 숨을 깊이 들이마시더니, 끝내는 백우상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상, 이리로 오너라.” 하지만 백우상은 마치 그녀에게 단두대에 오르라고 한 것처럼, 한동안 제자리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올라가.” 옆에 있던 하천이 한참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나, 나는.” “만약 네가 할아버지를 믿는다면 올라가.” 하천이 말했다. “게다가 지금 다른 방법이 없잖아? 계속 나아가야, 도대체 네 할아버지가 무슨 생각이신 건지 알 수 있을 거야.” 백우상은 하천과 오랜 세월을 함께 보냈고, 하천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때문에 하천은 백우상 마음속에서 어느 정도 기둥과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우상, 넌 혼자가 아니라는 걸 기억해. 네 뒤에는 천왕궁이 있어.” “비록 우리 천왕궁이 아직 고대 무림계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진 못했지만, 나를 믿어.” “그래.” 천왕궁
Read more

제1706화 이상하다

“넷째 어르신, 제정신입니까?” 신무 등 모든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백현풍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백현풍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말했다. “저는 백우상이 백씨 가문의 가주가 되는 것에 찬성합니다.” 이 말에,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모두들 충격적인 눈빛으로 백현풍을 바라보았는데, 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왜냐하면 백현풍은 백씨 가문에서 유일하게 백현제와 가주의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백우상을 찬성한다고 하니,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가 뭘 잘못 먹기라도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무릇 정신이 멀쩡한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백우상이 백씨 가문의 가주가 되는 것은 누구도 절대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확실히 백고흥의 이런 결정은 너무 파격적이었다. “넷째 형님, 진심이십니까?” 백현제 쪽에 서 있던 백현용이 얼굴을 파르르 떨며, 백현풍에게 물었다. “아버지의 이런 말도 안 되는 결정에 형님은 어찌 찬성한단 말입니까? 이건 우리 백씨 가문 전체의 미래가 달린 일이란 말입니다.” 그러자 백현풍이 대답했다. “전임 가주가 새로운 가주를 결정하는 것은, 줄곧 우리 백씨 가문의 규칙이었다. 그러니 아버지가 생전에 백우상을 백씨 가문의 새로운 가주로 결정한 이상, 우리는 반드시 그 뜻을 따라야 해.” “여러분들은 지금 백우상이 가주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어떻게 확정 지을 수 있겠습니까?” “전 아버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분명 그만의 도리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먼저 백우상을 가주의 자리에 앉힌 다음, 지켜봅시다. 만약 정말 백우상이 그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그때 다시 모여 함께 의논하자고요.”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백우상이 가주가 되는 것을 반대하시는데, 정녕 우리 백씨 가문 전임 가주의 명을 거역하려는 것입니까?” 이 말에, 순간 많은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
Read more

제1707화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집 안에는 하천과 백우상만 마주 앉아 있었는데, 백우상이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이제 우린 어떻게 해야 하지?” “나도 모르겠어.” 하천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오늘 네가 백씨 가문의 일들을 인수인계하러 갔을 때, 난 이미 조경운과 통화하면서 이쪽 일들을 상세하게 말해주었어.” “그가 뭐래?” 백우상이 물었다. “조경운은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주었어. 첫 번째는 더 이상 백씨 가문과 엮이지 말고,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는 것이야.” “그럼 두 번째는?” 백우상이 물었다. 그러자 하천이 대답했다. “두 번째는 내가 생각했던 거랑 비슷해. 여기에 남아 도대체 너의 할아버지가 이 일을 이렇게 벌인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거지. 하지만 이건 좀 위험할 수도 있어.” 일시에 하천과 백우상은 침묵에 빠졌고, 한참이 지나서야 백우상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서, 넌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하천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만약 우리가 첫 번째 선택지를 고른다면, 지금 당장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백우상이 대답했다. “갈 순 있겠지만, 분명 사람들이 다시 날 데리러 올 거야. 어쨌든 지금 나는 백씨 가문의 가주이니까.” 하천이 말했다. “그러니 나와 조경운은 이 모든 게, 전부 네가 백씨 가문의 적합한 가주를 찾는 과도라고 생각해.” “과도라고?” “그래.” 하천이 말했다.“네가 백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적합한 사람에게 순리롭게 넘겨야만, 우린 여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지.” 이 말에 백우상은 순간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그럼 오늘 애초부터 가주 자리를 물려받겠다고 승낙하지 말았을 걸 그랬나?” 하천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거절할 수 있었겠어?” 말하면서 하천은 바깥의 하늘을 바라보았다.“일찍 쉬어. 오늘 밤은 피 튀기는 밤이 될 수도 있으니, 너무 깊게 잠들진 말고.” 백우상은 막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할아버지는 세상을 뜨시면서도, 어찌 이렇게
Read more

제1708화 암살

“아버지, 더 이상 망설이지 마세요. 제가 지금 당장 사람들을 집합시킬게요.” 말하면서 백우는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백현제가 또 한번 호통을 쳤다. “너 거기 서, 나 백현제는 절대 이런 추잡한 짓은 할 수 없다.” “아버지!” “형님!” “그 입 닥쳐.” 백현제는 몸을 돌려, 벽을 마주 보고 말했다.“다들 조용히 해! 생각 좀 정리하게!” ……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밤, 달조차도 먹구름에 가려졌다. 청성의 한 외진 곳에 위치한 호텔에는, 사람들이 연이어 그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호텔의 스위트룸에서는 재킷을 입는 금발 머리 남자가, 창문 앞에 서서 시가를 태우고 있었다. 이때,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고, 문밖에서는 삼베옷을 입은 한 노인이 들어왔다. 이 노인은 들어온 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무언가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 후, 몇 분 동안 밖에서는 사람들이 하나둘 연이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들어오는 사람마다 전부 강력한 기운을 풍겼는데, 일반인은 하나도 없어 보였다. “다 모였습니까?” 이때 금발의 남자가 몸을 돌려 사람들을 훑어보았는데,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7~8명쯤 되어 보였다. “백씨 가문의 새로운 가주는 정해졌습니까? 지금 그쪽은 어떤 상황입니까?” 금발의 남자가 물었다. 그러자 갑자기 누군가 냉소하기 시작했다.“도대체 백고흥이 무슨 꿍꿍이를 꾸민 건지 모르겠습니다. 죽어서도 사람 귀찮게 구네요.” “백씨 가문의 새로운 가주는 백우상이란 계집애입니다. 그러나 현재 백씨 가문에는 백고흥의 이 결정에 불복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니, 곧 백씨 가문은 내란이 일어날지도 모르죠.” 그러자 금발의 남자가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럼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은 모두 백 선생과 이미 연락을 했겠죠? 여러분들은 모두 백 선생과 친분이 있는 분들이고, 백 선생이 이번에 우리를 청성에 소집한 것도 지금 같은 상황에 우리가 나서 주길 바란 것이니까요.” “
Read more

제1709화 배후

이 몇 사람은 실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상당히 명석한 두뇌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이자, 즉시 힘을 합쳐 하천을 밀어내고 몸을 돌려 도망갔다. 세 사람의 속도는 매우 빨랐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7~8미터의 거리를 물러나 있었다. 하천은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미종구보를 이용하여 재빨리 그들을 쫓아갔다. 푸슉- 하천은 순식간에 범속 초월 고수의 등을 세게 베었고, 상대방은 끙끙 소리를 내더니 갑자기 앞으로 쓰러져 버렸다. 이 상황을 목격한 나머지 두 명의 고수는 심장이 철렁했다. 그들은 얼른 자신의 동료를 구하려 했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백씨 가문의 고수들이 이미 쏜살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그러므로 두 사람은 결국 가장 빠른 속도로 백씨 가문을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천도 더 이상 쫓아가지 않았다. 그는 이곳의 지형에 대해 익숙하지 않았고, 게다가 상대방도 상당한 고수였기에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미 그 무리 중 한 명이 부상을 입고 낙오했기에, 굳이 그들을 계속 쫓아갈 필요도 없었다. 낙오한 남자는 피부가 까무잡잡한 중년 남성이었다. 그는 하천과의 전투 중에서 적지 않은 부상을 입은 데다가, 방금은 등에 칼까지 맞아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하천은 앞으로 다가가, 묵묵히 그 남자를 살펴보았다. “누가 너희들을 보냈느냐?” 하지만 남자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눈을 감았다. “죽이려면 죽이거라. 절대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 “오? 그래?” 하천도 더 이상 묻지 않았는데, 이때 백씨 가문의 호위가 이쪽을 향해 돌진해 왔다. “하천 씨, 어떻게 된 일입니까?” 앞장선 호위의 이름은 철규였는데, 오늘 밤 백씨 가문의 야간 순찰을 담당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오늘 밤 누군가 야간 순찰대의 눈을 피해 고흥루를 침입했으니, 그들은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침입자들은 모두 엄청난 실력자들이었기에, 야간 순찰대의 눈을 피할 수 있었던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Read more

제1710화 당장 잡아오라

말이 끝나자, 철규는 얼른 녹음펜을 백우상에게 건네주었다. “가주님, 이게 바로 어젯밤의 그 녹음 파일입니다.” 백우상이 그 녹음펜을 켜자, 과연 어젯밤 백현제와 백우 그들이 서재에서 나누던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를 듣고 난 백우상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명령한다. 당장 백현제를 잡아오라.” “네.” 명령을 받은 철규는 즉시 몸을 돌려 떠났고, 백우상과 하천은 제자리에서 서서 그 녹음펜의 내용을 다시 들어보았다. “상황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것 같은 걸? 이 파일은 누가 녹음한 것일까?” “백현제 주위에 있던 스파이겠지.” 하천이 대답했다. “여섯째 삼촌?” “아마 아닐 거야.” 하천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도 계속 널 죽이려고 했잖아.” …… 오전 9시, 백씨 가문의 사법당이 백현제 저택 전체를 포위했다. 이때, 백현제 저택의 호위들이 뛰쳐나와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너희들 이게 뭐 하는 짓이냐?” 그러자 긴 칼을 든 사법당의 책임자가 말했다. “뭐 하는 짓이냐고? 백현제는 어제 감히 사람을 풀어 가주를 암살하려고 했다. 이건 대역무도한 짓이고, 반란이다.” “전부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라.” “X발, 장난해?” 앞장선 호위는 욕설을 퍼부었다. “우리 큰 어르신은 그런 짓은 한 적 없다.” “그건 네가 판단할 바가 아니다.” 사법당의 책임자는 인내심이 바닥난 듯, 주위 사람들을 명령하여 백현제 저택으로 쳐들어가게 했다. 그러자 백현제의 저택에서도 많은 고수들이 뛰쳐나왔고, 순식간에 현장은 난장판이 되었다. 이때 바깥의 상황을 파악한 백현제는, 당장 백우를 불러들였다. “아버지.” 방문을 연 백우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짐승만도 못한 놈.” 백현제는 백우를 보자마자 발로 걷어찼다. “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 어제 내가 그렇게 안 된다고 했거늘 왜 내 말을 듣지 않는 것이냐? 지금 일이 이렇게 크게 번졌으니,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말이다.” “끝났어, 난 이제 완전히 끝났다고.”
Read more
PREV
1
...
169170171172173
...
207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