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과 백우상은 백현풍과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는데, 그들은 백씨 가문의 가주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이때 하천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우상, 넌 누가 백씨 가문의 가주가 되었으면 좋겠어?” “당연히 넷째 삼촌이지.” 백우상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난 큰삼촌과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아. 아마 당시 내 아버지의 사건도, 큰삼촌이 그 배후일 거라고 난 99% 확신해.” “그럼 가족을 위해 복수할 생각은 없는 거야?” 갑작스러운 하천의 질문에 백우상은 순간 멈칫했고,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께서도 이 일을 덮어두기로 했는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복수를 하겠어?” 비록 백우상이 말은 이렇게 했지만, 하천은 그녀가 여전히 복수할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도 백현제를 쳐다보는, 백우상의 눈에는 원한이 가득 차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하천이든 백우상이든 백고흥이 그 사건을 묻어두기로 한 이상, 누구도 그 일을 다시 들추어낼 자격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백우상은 틀림없이 가족의 복수를 하고 싶을 테지만, 현재로서는 천왕궁이 나서서 돕는다고 해도 불가능할 것이다. 지금의 천왕궁은, 세가와 맞설 만큼 강력하지 않으니 말이다. 바로 이때, 조장로각의 대장로인 백고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러분, 오늘 저희는 백고흥 가주의 유언에 따라, 편지봉투에 쓰인 새로운 가주의 이름을 공포할 예정입니다.” “여러분, 잠시만 기다리세요. 지금 우리 장로각은 용복 선배와 함께 편지봉투를 꺼내 오겠습니다.” 일시에 모든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보았다. 이때 용복이 손을 뻗어 조루의 대문을 열었고, 뒤이어 백고운 등 몇 명의 장로들이 함께 조루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약 2분 뒤, 용복이 손에 봉투를 들고 돌아왔다. “대장로, 지금 이 편지봉투를 열고 안에 있는 새로운 가주의 이름을 발표해 주세요.” “네.” 백고운은 용복의 손에서 봉
하천은 순간 이 모든 것이 백고흥이 짜놓은 바둑판이고, 모든 사람들은 그가 짠 판의 바둑돌이란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도대체 왜 이런 결정을 하신 거지?” 백우상은 깊은숨을 들이마셨지만, 마음은 여전히 진정되지 않았다. 하천이 말했다. “긴장하지 마. 그동안 할아버지가 널 진심으로 대했다고 생각해?” “오늘 전까지는 그렇다고 확신했는데, 지금은 또 모르겠어.” 백우상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다. 그러자 하천이 말했다. “이 모든 것은 네 할아버지가 짠 바둑판이야. 우리도 네 할아버지가 일부로 끌어들인 바둑알인 거고.” 이때 주위의 의논은 여전히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의 안색은 매우 보기 흉했는데, 백고흥의 이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분명했다. 백고운은 손에 든 그 편지를 구겼고, 좀처럼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그리고 용복은 마치 무언가 알아내려는 듯, 날카로운 눈빛으로 사람들의 표정을 일일이 관찰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의견이 끊이질 않았지만, 백현제와 백현풍이 나서지 않으니 누구도 선뜻 나와 반대하지 못하고 있었다. 백고운은 연거푸 숨을 깊이 들이마시더니, 끝내는 백우상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상, 이리로 오너라.” 하지만 백우상은 마치 그녀에게 단두대에 오르라고 한 것처럼, 한동안 제자리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올라가.” 옆에 있던 하천이 한참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나, 나는.” “만약 네가 할아버지를 믿는다면 올라가.” 하천이 말했다. “게다가 지금 다른 방법이 없잖아? 계속 나아가야, 도대체 네 할아버지가 무슨 생각이신 건지 알 수 있을 거야.” 백우상은 하천과 오랜 세월을 함께 보냈고, 하천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때문에 하천은 백우상 마음속에서 어느 정도 기둥과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우상, 넌 혼자가 아니라는 걸 기억해. 네 뒤에는 천왕궁이 있어.” “비록 우리 천왕궁이 아직 고대 무림계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진 못했지만, 나를 믿어.” “그래.” 천왕궁
“넷째 어르신, 제정신입니까?” 신무 등 모든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백현풍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백현풍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말했다. “저는 백우상이 백씨 가문의 가주가 되는 것에 찬성합니다.” 이 말에,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모두들 충격적인 눈빛으로 백현풍을 바라보았는데, 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왜냐하면 백현풍은 백씨 가문에서 유일하게 백현제와 가주의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백우상을 찬성한다고 하니,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가 뭘 잘못 먹기라도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무릇 정신이 멀쩡한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백우상이 백씨 가문의 가주가 되는 것은 누구도 절대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확실히 백고흥의 이런 결정은 너무 파격적이었다. “넷째 형님, 진심이십니까?” 백현제 쪽에 서 있던 백현용이 얼굴을 파르르 떨며, 백현풍에게 물었다. “아버지의 이런 말도 안 되는 결정에 형님은 어찌 찬성한단 말입니까? 이건 우리 백씨 가문 전체의 미래가 달린 일이란 말입니다.” 그러자 백현풍이 대답했다. “전임 가주가 새로운 가주를 결정하는 것은, 줄곧 우리 백씨 가문의 규칙이었다. 그러니 아버지가 생전에 백우상을 백씨 가문의 새로운 가주로 결정한 이상, 우리는 반드시 그 뜻을 따라야 해.” “여러분들은 지금 백우상이 가주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어떻게 확정 지을 수 있겠습니까?” “전 아버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분명 그만의 도리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먼저 백우상을 가주의 자리에 앉힌 다음, 지켜봅시다. 만약 정말 백우상이 그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그때 다시 모여 함께 의논하자고요.”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백우상이 가주가 되는 것을 반대하시는데, 정녕 우리 백씨 가문 전임 가주의 명을 거역하려는 것입니까?” 이 말에, 순간 많은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
집 안에는 하천과 백우상만 마주 앉아 있었는데, 백우상이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이제 우린 어떻게 해야 하지?” “나도 모르겠어.” 하천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오늘 네가 백씨 가문의 일들을 인수인계하러 갔을 때, 난 이미 조경운과 통화하면서 이쪽 일들을 상세하게 말해주었어.” “그가 뭐래?” 백우상이 물었다. “조경운은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주었어. 첫 번째는 더 이상 백씨 가문과 엮이지 말고,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는 것이야.” “그럼 두 번째는?” 백우상이 물었다. 그러자 하천이 대답했다. “두 번째는 내가 생각했던 거랑 비슷해. 여기에 남아 도대체 너의 할아버지가 이 일을 이렇게 벌인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거지. 하지만 이건 좀 위험할 수도 있어.” 일시에 하천과 백우상은 침묵에 빠졌고, 한참이 지나서야 백우상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서, 넌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하천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만약 우리가 첫 번째 선택지를 고른다면, 지금 당장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백우상이 대답했다. “갈 순 있겠지만, 분명 사람들이 다시 날 데리러 올 거야. 어쨌든 지금 나는 백씨 가문의 가주이니까.” 하천이 말했다. “그러니 나와 조경운은 이 모든 게, 전부 네가 백씨 가문의 적합한 가주를 찾는 과도라고 생각해.” “과도라고?” “그래.” 하천이 말했다.“네가 백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적합한 사람에게 순리롭게 넘겨야만, 우린 여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지.” 이 말에 백우상은 순간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그럼 오늘 애초부터 가주 자리를 물려받겠다고 승낙하지 말았을 걸 그랬나?” 하천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거절할 수 있었겠어?” 말하면서 하천은 바깥의 하늘을 바라보았다.“일찍 쉬어. 오늘 밤은 피 튀기는 밤이 될 수도 있으니, 너무 깊게 잠들진 말고.” 백우상은 막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할아버지는 세상을 뜨시면서도, 어찌 이렇게
“아버지, 더 이상 망설이지 마세요. 제가 지금 당장 사람들을 집합시킬게요.” 말하면서 백우는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백현제가 또 한번 호통을 쳤다. “너 거기 서, 나 백현제는 절대 이런 추잡한 짓은 할 수 없다.” “아버지!” “형님!” “그 입 닥쳐.” 백현제는 몸을 돌려, 벽을 마주 보고 말했다.“다들 조용히 해! 생각 좀 정리하게!” ……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밤, 달조차도 먹구름에 가려졌다. 청성의 한 외진 곳에 위치한 호텔에는, 사람들이 연이어 그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호텔의 스위트룸에서는 재킷을 입는 금발 머리 남자가, 창문 앞에 서서 시가를 태우고 있었다. 이때,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고, 문밖에서는 삼베옷을 입은 한 노인이 들어왔다. 이 노인은 들어온 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무언가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 후, 몇 분 동안 밖에서는 사람들이 하나둘 연이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들어오는 사람마다 전부 강력한 기운을 풍겼는데, 일반인은 하나도 없어 보였다. “다 모였습니까?” 이때 금발의 남자가 몸을 돌려 사람들을 훑어보았는데,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7~8명쯤 되어 보였다. “백씨 가문의 새로운 가주는 정해졌습니까? 지금 그쪽은 어떤 상황입니까?” 금발의 남자가 물었다. 그러자 갑자기 누군가 냉소하기 시작했다.“도대체 백고흥이 무슨 꿍꿍이를 꾸민 건지 모르겠습니다. 죽어서도 사람 귀찮게 구네요.” “백씨 가문의 새로운 가주는 백우상이란 계집애입니다. 그러나 현재 백씨 가문에는 백고흥의 이 결정에 불복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니, 곧 백씨 가문은 내란이 일어날지도 모르죠.” 그러자 금발의 남자가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럼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은 모두 백 선생과 이미 연락을 했겠죠? 여러분들은 모두 백 선생과 친분이 있는 분들이고, 백 선생이 이번에 우리를 청성에 소집한 것도 지금 같은 상황에 우리가 나서 주길 바란 것이니까요.” “
이 몇 사람은 실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상당히 명석한 두뇌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이자, 즉시 힘을 합쳐 하천을 밀어내고 몸을 돌려 도망갔다. 세 사람의 속도는 매우 빨랐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7~8미터의 거리를 물러나 있었다. 하천은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미종구보를 이용하여 재빨리 그들을 쫓아갔다. 푸슉- 하천은 순식간에 범속 초월 고수의 등을 세게 베었고, 상대방은 끙끙 소리를 내더니 갑자기 앞으로 쓰러져 버렸다. 이 상황을 목격한 나머지 두 명의 고수는 심장이 철렁했다. 그들은 얼른 자신의 동료를 구하려 했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백씨 가문의 고수들이 이미 쏜살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그러므로 두 사람은 결국 가장 빠른 속도로 백씨 가문을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천도 더 이상 쫓아가지 않았다. 그는 이곳의 지형에 대해 익숙하지 않았고, 게다가 상대방도 상당한 고수였기에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미 그 무리 중 한 명이 부상을 입고 낙오했기에, 굳이 그들을 계속 쫓아갈 필요도 없었다. 낙오한 남자는 피부가 까무잡잡한 중년 남성이었다. 그는 하천과의 전투 중에서 적지 않은 부상을 입은 데다가, 방금은 등에 칼까지 맞아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하천은 앞으로 다가가, 묵묵히 그 남자를 살펴보았다. “누가 너희들을 보냈느냐?” 하지만 남자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눈을 감았다. “죽이려면 죽이거라. 절대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 “오? 그래?” 하천도 더 이상 묻지 않았는데, 이때 백씨 가문의 호위가 이쪽을 향해 돌진해 왔다. “하천 씨, 어떻게 된 일입니까?” 앞장선 호위의 이름은 철규였는데, 오늘 밤 백씨 가문의 야간 순찰을 담당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오늘 밤 누군가 야간 순찰대의 눈을 피해 고흥루를 침입했으니, 그들은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침입자들은 모두 엄청난 실력자들이었기에, 야간 순찰대의 눈을 피할 수 있었던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말이 끝나자, 철규는 얼른 녹음펜을 백우상에게 건네주었다. “가주님, 이게 바로 어젯밤의 그 녹음 파일입니다.” 백우상이 그 녹음펜을 켜자, 과연 어젯밤 백현제와 백우 그들이 서재에서 나누던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를 듣고 난 백우상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명령한다. 당장 백현제를 잡아오라.” “네.” 명령을 받은 철규는 즉시 몸을 돌려 떠났고, 백우상과 하천은 제자리에서 서서 그 녹음펜의 내용을 다시 들어보았다. “상황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것 같은 걸? 이 파일은 누가 녹음한 것일까?” “백현제 주위에 있던 스파이겠지.” 하천이 대답했다. “여섯째 삼촌?” “아마 아닐 거야.” 하천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도 계속 널 죽이려고 했잖아.” …… 오전 9시, 백씨 가문의 사법당이 백현제 저택 전체를 포위했다. 이때, 백현제 저택의 호위들이 뛰쳐나와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너희들 이게 뭐 하는 짓이냐?” 그러자 긴 칼을 든 사법당의 책임자가 말했다. “뭐 하는 짓이냐고? 백현제는 어제 감히 사람을 풀어 가주를 암살하려고 했다. 이건 대역무도한 짓이고, 반란이다.” “전부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라.” “X발, 장난해?” 앞장선 호위는 욕설을 퍼부었다. “우리 큰 어르신은 그런 짓은 한 적 없다.” “그건 네가 판단할 바가 아니다.” 사법당의 책임자는 인내심이 바닥난 듯, 주위 사람들을 명령하여 백현제 저택으로 쳐들어가게 했다. 그러자 백현제의 저택에서도 많은 고수들이 뛰쳐나왔고, 순식간에 현장은 난장판이 되었다. 이때 바깥의 상황을 파악한 백현제는, 당장 백우를 불러들였다. “아버지.” 방문을 연 백우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짐승만도 못한 놈.” 백현제는 백우를 보자마자 발로 걷어찼다. “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 어제 내가 그렇게 안 된다고 했거늘 왜 내 말을 듣지 않는 것이냐? 지금 일이 이렇게 크게 번졌으니,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말이다.” “끝났어, 난 이제 완전히 끝났다고.”
“큰 어르신, 저희는 이미 증거도 전부 확보했고, 가주님의 허락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계속 이렇게 협조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반란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평소 백열은 백씨 가문의 방계로서 백현제 앞에서는 입도 뻥끗하지 못했지만, 지금 백열의 말에는 백현제에 대한 일말의 존중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버지, 저들과 죽기 살기로 싸우겠습니다.” 백우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만약 이 일은 정말 백현제가 저지른 것이 아니라면, 이것은 명백히 누군가 파놓은 함정이니 말이다. 그리고 지금 백현제가 사법당에 끌려가게 된다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고 다시 재기하는 것은 절대 꿈도 꿀 수 없을 일이었다. 만약 지금 대장로 백고운이 나타나 도와준다면, 아직 백현제에게는 이 상황을 벗어날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줄곧 뒤에서 백현제를 지지해 오던 백고운은, 하필 지금 모든 상황에 침묵하고 있었다. “쳐라!!!” 백현제의 고함 소리가 들렸고, 뒤에 있던 부하들은 전부 무기를 들고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이건 큰 어르신께서 자처하신 일입니다.” 백현제 무리는 이미 싸울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백열 등 사람들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약간 흥분한 모습이었다. “나 백현제를 잡으려면, 그만한 실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백현제는 한 주먹으로 옆에 있던 진군을 날려버렸다. “잡아라.” 이때 백열의 명령하에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백현제를 에워쌌고, 동시에 장로각의 장로들도 모두 이 전투에 뛰어들었다. 한 차례의 전투가 이렇게 시작되었다. …… 이와 동시에, 백우상은 고흥루에서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 잠시 후, 하천이 걸어 들어왔다. “밖은 지금 무슨 상황이야?” 백우상이 물었다. 그러자 하천이 대답했다. “백현제 저택에서 싸움이 일어났어. 아마 오늘 백씨 가문 전체에서 내란이 발생할 것 같아.” 백우상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 “그럼 지금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러게 말이야.”하천이 말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