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풍은 미간을 찌푸리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신무, 확실한 증거가 있기 전까지는, 함부로 의심해서는 안 된다.” 옆에 있던 하천과 백우상도 서로 눈을 마주쳤는데, 신무가 말하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분 뒤, 여러 대의 차량이 이쪽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차가 멈추고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는데, 그중에는 의료진들도 있었다. 이 사람들은 전부 백씨 가문의 사람들이며, 동시에 넷째 백현풍을 지지하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앞장선 사람의 이름은 백열이었는데, 백씨 가문의 방계였다. 비록 그는 방계였지만, 가문의 적지 않은 권력을 손에 넣고 있었고, 동시에 고대 무림계에서는 ‘열방’이라는 조직을 이끌고 있는 수령이기도 했다.그리고 백열도 화경의 고수였는데, 평소 백씨 가문에서 지내진 않았지만, 백고흥의 임종이 멀지 않았다는 소식에 가문에 들어와 있는 중이었다. “넷째 어르신, 괜찮으십니까?” 차에서 내린 뒤, 백열은 가장 먼저 백현풍 쪽으로 향했다. 비록 백현풍의 상처는 옷으로 감싸고 있었지만, 선혈이 끊임없이 상처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난 괜찮다.” 백현풍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소진은 얼른 병원에 보내고, 다른 사람들은 나와 함께 가문으로 돌아간다.” “넷째 어르신도 병원에 가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백열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백현풍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이까짓 상처로 병원까지 갈 필요 없다.” 말이 끝나자, 백현풍은 고개를 돌려 백우상과 하천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가문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런 일을 당하게 하다니,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그러자 하천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괜찮다고 했고, 백우상은 여전히 자책하고 있었다. 필경 백현풍은 그녀를 위해 칼을 막은 것이니 말이다. “큰삼촌이 보낸 사람들 맞죠?” 한참 뒤에, 백우상이 마침내 백현제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그러자 백현풍의 표정은 유난히 무거워졌다. “우상아, 아직 배후가 누구인지 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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