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하천은 도대체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조금 섭섭한 기분이 들었다. 청룡과 현무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고, 헌원 나비도 연락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게다가 헌원 가문으로 직접 찾아간 적도 있었지만, 헌원 나비는 자신의 동생인 헌원 소룡에게 자신을 접대하도록 했다. 그러므로 하천은 이 모든 것이 수상쩍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녀석들, 왜 일부러 나를 피하는 것 같지?” 하천은 깊은숨을 들이쉬었고, 이번에 천왕궁이 H국으로 돌아오는 일이 어쩌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녀석들 도대체 무슨 뜻이지?” 바로 이때, 빨간색 페라리 한 대가 하천 앞에 멈춰 섰고 차창으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하천 오빠, 타요.” “강옥, 네가 왜 여기 있어?” “오빠 모시러 온 거죠.” 강옥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여기 있는 줄 어떻게 알고?” “일단 차에 타고 얘기해요.” 하천이 차에 타자 강옥은 엑셀을 밟고 쏜살같이 달려갔다. “할아버지가 오빠를 데려오라고 하셨어요.” 강옥이 하천에게 말했다. “외할아버지도 내가 온다는 걸 아셨다고? 정말 이상하네?” 하천이 중얼거렸다. 그러자 강옥이 말했다. “하천 오빠, 천왕궁이 곧 H국으로 돌아온다면서요. 그동안 해외에서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천왕궁에 관한 이야기들 좀 해주시면 안 돼요? 참, 그리고 최근에 왜 갑자기 국제적으로 많은 단체들을 날려버린 거예요?” 강옥은 털털한 여장부의 성격을 갖고 있어, 이런 이야기를 듣기 좋아했다. 그러나 하천은 강옥과 대화하기 귀찮았고, 머리를 등받이에 기댄 채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강옥이 강씨 황족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였고, 아직 식사를 하지 않은 하천은 배가 꼬르륵거렸다. 하천과 강옥은 함께 강씨 황족의 장원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하천을 알고 있었기에 하천이 지나갈 때 공손하게 ‘도련님’, 아니면‘하황’이라고 부르며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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