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 천왕궁 / 제1624화 청성에 온 걸 환영해

공유

제1624화 청성에 온 걸 환영해

작가: 방콕수석
‘설마 천왕궁이 H국으로 복귀하는 걸 도와주러 온 게 아니라, 자길 도와달라고 찾아온 건가?’

순간 하천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만약 당신은 오늘 성경 쪽 일을 도와달라고 온 거면, 지금 당장 돌아가는 게 좋을 겁니다.”

청룡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말했다.

“하천, 너무 의리 없는 거 아니야?”

“지금 제가 무엇때문에 이렇게 조급해하는지 잘 알고 있잖아요.”

“하하하. 알겠어, 알겠어!”

청룡은 갑자기 하하- 웃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하천, 난 군왕의 명을 받아 널 데리러 온 거야.”

“어디로 가는데요?”

하천이 물었다.

그러자 청룡이 대답했다.

“용조의 본부로 가야지.”

“용조의 본부요?”

하천이 깜짝 놀랐다.

“그게 어딘데요?”

“나랑 가보면 알게 될 거야.”

“알겠습니다.”

하천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이것이 바로 하천이 손꼽아 기다리던 순간이었으니 말이다.

청룡과 하천은 강도원 등과 작별하고 바깥에 있던 허머를 타고 떠났다.

허머는 줄곧 공항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전문적으로 청룡을 마중 온 사람이 그의 차를 몰고 갔고, 두 사람은 청성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용조의 본부가 청성에 있는 겁니까?”

하천이 물었다.

“맞아.”

청룡이 대답했다.

“청성 곤륜산 기슭에 있지.”

“곤륜산맥은 H국 제 1의 산이니 본부를 거기에 설립한 건 용조의 기질과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허허.”

청룡이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하천, 용조의 본부에 도착하면 아마 네가 생각한 상황이랑 많이 다를 수 있어.”

“그래요?”

하천이 되물었다.

“가보면 알게 될 거야.”

청룡은 의자에 몸을 기대 최대한 편하게 앉으려고 했다. 그는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성경의 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겁니까?”

하천이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럽니까?”

청룡이 대답했다.

“그 일은 매우 까다로워, 선대 왕조의 비밀에 관한 일이니까. 구체적으로 뭘 어떻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천왕궁   제1625화 악마의 눈

    하지만 신문지는 이미 째져 있었고, 그 사이로 찬바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현무는 어색하게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좀 어수선하지? 오늘 밤만 대충 좀 지내자고.” 하천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 “괜찮습니다. 전에 시체 더미에서도 잔 적 있는데, 이런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죠.” 청룡은 시가에 불을 붙이고 깊이 한 모금 빨더니 말했다. “사실 여긴 나쁜 점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어. 여긴 위치가 꽤 괜찮아서 운이 좋으면, 한 밤중에 이곳의 신기한 광경도 구경할 수 있으니 말이야.” “신기한 광경이요?” 하천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어떤 광경을 말하는 겁니까?” “허허, 만약 볼 수 있다면 그때 다시 설명해 줄게. 보이지 않는다면 그냥 내가 말 안 한 거로 해.” 하천은 더 이상 묻지 않았고, 오늘 하루 매우 피곤했던지라 침대에 누워 잠깐 눈을 붙이기로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하천은 청룡의 부름에 갑자기 눈을 떴다. “하천, 일어나봐.” “뭡니까?” 하천이 어렴풋이 침대에서 일어나 보니 이미 어두워져 있던 하늘이 갑자기 밝아졌고 붉게 물들어 있었다. “무슨 일인가요?” 깜짝 놀란 하천은 창문 쪽으로 향했다. 이때 현무도 창문 앞에 엎드려 담배를 피우며 하늘 저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천 너 이 자식 운도 좋아. 이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니.” 이때 하천도 그 빛이 나는 방향을 따라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때는 밤 12시경, 보통 이맘때쯤이면 어두컴컴했겠지만 지금 마을 전체는 환하게 빛나고 있었고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하늘 저편에서는 붉은 빛줄기가 치솟아 희미한 소용돌이를 형성했는데, 마치 우주 비행선 한 대가 상공을 떠다니며 레이저를 발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저게 뭡니까?” 그 장면을 바라보던 하천이 깜짝 놀라 물었다. 청룡이 대답했다. “우리 용조의 본부가 바로 저 근처에 있어. 저기는 여기서 약 80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용조는 저것의 30킬로미터 앞에 있지.” “하천, 용조의 본부

  • 천왕궁   제1626화 용조의 본부

    가까이 다가갈수록 하천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청룡과 현무가 노인에게 인사를 했지만 그 노인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는데, 하천은 그제야 이 노인의 담배에는 불이 붙어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사람은?” “이분은 우리 용조의 전임 책임자인 엽진이야!” “죽었나요?” 하천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맞아.” 청룡이 대답했다. “만약 죽지 않았다면 지금 용조의 책임자가 군왕이 되는 일도 없었겠지.” 하천이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물었다. “죽었으면 장례를 치러야지, 왜 여기에 두는데요? 시체가 썩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청룡이 대답했다. “용조의 전임 책임자셨던 엽진 선배님이 스스로 이렇게 해달라고 부탁하셨대. 그 이유에 대해서는 군왕만 알고 있고. 그리고 이곳은 일년 내내 이렇게 춥기만 하니, 시체가 썩을 문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 10년을 저렇게 둬도 아무 문제없을 거야.” “자, 이제 점심도 다 되었으니 얼른 들어가자.” 예의상 하천도 이 엽진에게 허리 굽혀 인사한 뒤, 청룡과 현무의 뒤를 따라 용조의 본부를 향해 들어갔다.도중에 하천은 많은 사람들을 보았는데, 모두 30~40대 정도 되어 보였고 모두 범상치 않은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이곳은 용조의 본부라기보다는 오히려 사람들이 조용한 생활을 즐기는 안락한 마을 같았다. 이곳 사람들은 하천이라는 낯선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들은 자연스레 청룡, 현무와 인사를 나누었고 한 마디 덧붙여 물을 뿐이었다. “이 젊은이가 바로 하황이지?” “네.” 청룡과 현무가 웃으며 대답했다. “이 사람들은 모두 용조의 성원들이야. 지금 보기에는 그냥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같이 엄청난 실력자들이야.”청룡은 걸으면서 하천에게 주위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어머, 네가 바로 하황이구나.” 바로 이때, 밍크 코트를 입은 한 여자가 걸어 나왔다. 여자는 아주 예쁘게 치장하고는 아양을 떨었다. 이 여자는 하천을 위아래로 훑더니

  • 천왕궁   제1627화 고독한 모습

    이것은 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호수에 가까웠다. 이 빙하는 끝이 보이지 않았는데, 하천은 곤륜산 기슭에 이런 큰 빙하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때 두꺼운 이 빙하의 중앙 위치에는 군용 외투를 걸친 군왕이 앉아 있었는데, 한 손에 긴 대나무 장대를 들고 낚시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는 매서운 바람이 부는 추운 강 한가운에 고독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하늘에서는 흰 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눈송이가 군왕의 몸에 흩날려 그의 군용 외투를 뒤덮고 있었다. 군왕이 그곳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모습에 하천의 머릿속에는 순간 대문 앞에 앉아 있던 엽진의 모습이 떠올랐고,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했다. “너 이 자식,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하천의 심상치 않은 표정에 옆에 있던 청룡이 바로 그에게 주먹을 한 대 날렸다. “군왕은 아주 정정해. 엽진처럼 단명하진 않을 거야.” “허허, 알겠어요.” 하천은 살짝 움찔했고 청룡은 시가를 다시 꺼내 불을 붙였다. “자, 우린 여기까지 데려다줬으니, 이제부턴 너 혼자 가.” 말을 마친 뒤, 청룡과 현무는 이곳을 떠났다. 하천은 멀리서 오랫동안 관찰했지만 줄곧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군왕이 이런 살얼음판 위에서 낚시를 하는 모습에, 하천은 그가 자칫하면 정말 얼어 죽기라도 할까 봐 걱정되었다. 하천은 성큼성큼 군왕 쪽으로 걸어갔고, 가까워질수록 그곳에서는 군왕의 코골이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순간 하천은 앉은 채 이곳에서 잠이 든 군왕이 어이가 없었다. ‘잘 거면 집에 들어가 잘 것이지.’ 하천이 군왕과의 거리가 5~6미터 남았을 때, 순간 군왕은 코 고는 소리를 멈추고 입을 열었다. “발걸음 소리 조절 좀 해. 내 물고기들이 놀라 도망가겠어.” 하천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군왕 선배님의 코 고는 소리가 제 발자국 소리보다 훨씬 크거든요.” 군왕이 눈살을 찌푸렸다. “네 발자국 소리가 너무 크면 강이 진동한다고.” ‘진동은 개뿔!!’ 하천은 자그마치 반 미터쯤은

  • 천왕궁   제1628화 차이

    하천은 마음속으로 어리둥절했다. “헌원 선배님이 말씀하신 진정한 원인은 무엇인가요?” 헌원 삼살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왜나하면 H국 고대 무림계는 해외 제2의 세계와 다른 선택을 했기 때문이야.” “선택이요?” 하천이 물었다. “무슨 뜻입니까?” 헌원 삼살이 말했다. “당시 고대 무림계와 해외 제2의 세계가 역사의 무대에서 물러난 후에도 그들은 모두 거대한 부와 자원을 장악하고 있었어. 이후 고대 무림계는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속세의 세력을 완전히 버렸고, 진정한 은퇴를 선언한 뒤 무도를 깊이 연구하며 더 높은 경지를 추구하기 시작했지.” “하지만 제2의 세계는 달랐어. 그들은 속세의 부귀영화가 아까웠나봐. 그들은 명의상으로는 은퇴했지만, 사실 여전히 속세의 각종 사업과 경제의 명맥을 장악하고 있어.” “이게 바로 현재 해외 제2의 세계 여러 가문이 여전히 경제, 심지어는 화폐 발행을 조종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해. 사실 그들은 줄곧 역사 무대에서 물러나지 않았고, 줄곧 속세의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어. 하지만 그들은 이미 속세의 부귀영화에만 정신이 팔려 인간의 한계를 돌파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어진지 오래고, 실력도 여러 해 전부터 H국의 고대 무림계보다 훨씬 뒤처지지 시작했지.” “하지만 H국의 고대 무림계는 일찍이 속세의 모든 것들을 버리고 오로지 무도의 최고 경지만을 추구했고, 현재 거의 모든 고대 무림의 세가에는 반신이 존재해. 심지어 어떤 반신들은 이미 신령의 경지를 탐구하기 시작했지. 그러니 어찌 제2의 세계가 고대 무림계의 실력과 비길 수 있겠어?” 하천은 깜짝 놀랐다. “선배님,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헌원 삼살이 실눈을 뜨고 웃으며 말했다. “네가 우리 용조에 직접 와보기 전에 이곳이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 본 적 있느냐?” 하천이 웃으며 말했다. “전 용조의 본부는 웅장한 건물이나 대형 군사기지라고 생각했지, 이런 작은 마을일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이게 바로 제2의 세계와의 차이란다.” 헌원 삼살

  • 천왕궁   제1629화 낚였다

    쿵- 하천은 순간 머리가 찌끈거렸다. 헌원 삼살은 웃으며 계속 말했다. “하천, 곤륜산은 악마의 눈을 경계로 앞은 범속의 도시이고 그 뒤는 금지 구역이야. 당시 너희 할아버지는 물론이고, 그전에 들어갔던 모든 사람들은 그곳에서 다시 나오지 못했어.” 여기까지 말한 헌원 삼살은 깊은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아마 몇 년 뒤면 나도 그 악마의 눈을 찾아 곤륜산 뒤쪽에 가봐야 할지도 몰라. H국은 수천년 동안 전승되어 온 나라인데 그중에서 곤륜산이 가장 신비로워. 그 산 안에 도대체 무엇이 있는지는 나도 매우 기대가 돼.” 하천은 겨우 충격먹은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 당시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신비한 초대장을 받고 고대 무림계로 가셨는데, 그럼 그 초대장이 바로 곤륜산으로의 초대였겠지요?” “하지만 나중에 우리 사촌형 하행풍과 저의 스승님 구창풍도 초대장을 받았는데, 그들은 왜 저의 할아버지를 이어 곤륜산에 들어가지 않은 걸까요?” 헌원 삼살이 말했다. “그 초대장은 고대 무림계에서도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있어. 고대 무림계에는 8개의 세가가 있고 수백 년 동안 전승되어온 문파들도 아주 많아. 그러니 이 초대장은 어느 조직에서 보낸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까지도 알 수 없어.” “게다가 우리 H국에는 곤륜산과 같이 신비한 곳이 한 군데가 아니야.” 하천은 뭔가 깨달은 듯 말했다. “그럼 저의 사촌형 하행풍과 스승님 구창풍은 다른 신비한 곳으로 초대되었을 수도 있다는 거네요?” “우리는 그런 곳들을 금지 구역이라고 불러.” 헌원 삼살이 말했다. “하천, 네가 할아버지와 그들을 찾고 싶어하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너무 서둘러서는 안 돼. 이런 금지 구역은 누구나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마치 지금 우리가 곤륜산에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말이지. 어떤 금지 구역은 반신이 들어가도 못 돌아올 수도 있어.” “알겠습니다.” 하천은 눈을 감고 잠시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아주 이상한 질문을 했다. “헌원 선배님,

  • 천왕궁   제1630화 아내에게 맡기다

    헌원 삼살은 하천에게 애매모호하게 말했다. 그는 이 주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이 분명했고, 하천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하천, 고대 무림계의 일들은 아주 복잡해. 여러 가지 기묘하고 이상한 일들도 속출하고 있으니 말이야. 그러니 모든 것은 너 스스로 경험해 보아야지, 이렇게 남의 말을 듣는 건 아무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 하천은 그동안 이 말을 한두 번 들은 것이 아니었기에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그들은 함께 용조의 마을로 돌아왔고, 헌원 삼살이 직접 물고기를 요리하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불곰은 다른 물고기 몇 마리를 가져와 생선찜을 만들었다. 요리가 끝난 뒤, 헌원 삼살은 불곰에게 청룡과 현무를 불러오라고 시켰고, 소주 두 병을 꺼내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이맘때만 되면 여긴 이렇게 추워지기 시작해. 게다가 이곳은 읍내와도 멀어서 좀 좋은 걸 먹으려면 이렇게 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거나 뒷산에 가서 사냥할 수밖에 없어. 차린 건 별로 없지만 많이 먹으렴.” 밥을 먹을 때 헌원 삼살이 웃으며 말했다. “다음에 오면 불곰을 시켜 뒷산에 가서 토끼를 잡아오게 할게.” “허허, 선배님도 참, 이 생선 요리도 아주 맛있습니다.” 몇 사람은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헌원 삼살은 청룡에게 성경 쪽에 관한 일을 물었다. 이 일을 언급하자 청룡의 표정은 다소 어두워졌다. “성경 쪽 일은 아직 조사 중에 있습니다. 지금 어느 정도 윤곽은 잡힌 상태지만 이번 일은 아주 까다로운 일이기에, 아마 일손이 조금 부족할 것 같습니다.” “저희 쪽 사람을 더 보내는 건 어떻습니까?” 그러자 헌원 삼살이 웃으며 말했다. “이번 성경의 일은 우리 용조의 주관이 아니니 많은 지원은 필요 없다. 시기가 되면 자연히 누군가 앞장설 것이다.” 헌원 삼살은 말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하천 쪽을 바라보았다. 하천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고, 헌원 삼살의 눈빛이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했다. 헌원 삼살은 천왕궁이 H국으로 순조롭게 복귀할 수 있도

  • 천왕궁   제1631화 1조 달러의 자산, 천왕궁의 복귀

    한눈에 봐도 평범해 보이지 않은 그 은행카드에 주가을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 카드에 돈이 얼마나 있는데?”주가을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천억쯤? 구체적으로 얼마인 지는 잘 모르겠어.” 주가을은 깊은 숨을 한 모금 들이켰다.“참, 달러로 말이야.” 하천의 말에 주가을은 멍하니 서 있었고, 하천은 카드를 주가을의 손에 넣어주며 말했다.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너에게 맡기고 싶었지만 적당한 기회가 없었어. 그런데 이제는 그때가 된 것 같아.” “내가 고대 무림계로 들어가게 되면 이 돈은 나에게 큰 의미가 없게 돼. 쓸 만큼만 있으면 되니까.” “하지만, 하천.” “그냥 받아줘.” 하천은 이 은행카드를 꺼낸 이상, 다시 회수할 생각은 없었다. 그는 천왕궁이 철저하게 탈바꿈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난 이미 천왕궁 각 천왕들과 대장들에게도 두 달 동안 천왕궁의 각종 세력들과 사업들을 철저히 청산하고, 하을 그룹과 인수인계를 확실히 할 것을 분부해 두었어. 이 사업들의 규모는 아주 방대하니 너도 미리 준비를 해두어야 할 거고. 두 달의 시간은 비록 조금 촉박하겠지만 잘 부탁해.” “이제부터 천왕궁의 모든 사업들은 전부 하을 그룹에 합병될 거야.” “천왕궁의 여러 사업들을 전부 합치면 그 자산이 얼마나 되는데?” 이때의 주가을은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 “1조? 아마 2조가 채 안 될 거야. 역시 달러로 말이야.” 하천은 1조 달러를 마치 몇 만 원, 몇 십만 원 말하듯이 쉽게 말했다. 이때 주가을의 복잡한 마음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요 몇 년 동안 그녀는 하천 곁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스스로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주가을은 자신이 여전히 너무 작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앞으로 이 엄청난 자산의 기업들을 인수한 하을 그룹이 어떤 국면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해 주가을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여보, 내가 전에 당신을 데리고 이 세계의 정상에 오르겠다고

  • 천왕궁   제1632화 환용도

    갑판 위에서 백우상이 조경운의 휠체어를 밀며 한 바퀴 돌았고, 그들도 이곳의 신선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셨다. “얼마 만에 돌아온 거야?” 조경운이 백우상에게 물었고, 백우상은 웃으며 대답했다. “아마 15년 만인 것 같아.” “두려워?” 조경운이 계속 물었다. 백우상은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 “돌아오기 전에는 두려웠는데, 천왕궁의 형제들이 곁에 있는 지금은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조경운이 말했다. “이제 천왕궁도 정식으로 고대 무림계로 들어가게 되었으니, 원래 네가 가져야 할 것들은 반드시 되찾을 수 있을 거야.” 백우상은 뒤에서 몸을 구부리고 조경운의 어깨를 껴안았다.“네가 있으니 난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두 척의 배는 청주시의 한강 부두에서 잠깐 멈췄고, 하천도 가족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 이 배에 올랐다. 그리고 헌원 나비의 지휘 아래, 두 척의 배는 줄곧 환용도로 향했다. 두 척의 배는 한강을 따라 역류하여 올라갔고, 마지막에는 주위가 모두 험준한 산이며 강변이 매우 넓은 지대에 도착했다. “이 앞이 바로 황용도입니다.” 앞쪽의 어렴풋이 보이는 섬의 모습에 하천과 그들은 모두 정신을 바짝 차리기 시작했다. 이때 주위의 환경은 약간의 변화가 생겼는데, 이곳의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면 심지어 정신이 맑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점차, 환용도가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다. 한눈에 보면 그곳에는 여덟 개의 작은 섬이 큰 섬을 에워싸고 있었고, 고풍스러운 건물이 줄지어 있어 전체적으로 알 수 없는 느낌을 주었다. “형님, 전 왜 저 섬의 배치가 좀 이상한 것 같죠?” 조경운은 하천 앞으로 다가오더니, 앞에 있는 섬을 바라보며 갑자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어디가 이상한데?” 하천이 물었다. 조경운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고, 소형 촬영 드론을 가져와 환용도의 상공을 향해 조종했다. 약 5분 뒤, 조경운은 이 드론을 통해 환용도의 지형을 전부 촬영했다. 그리고 촬영된 화면을 보면서 조경운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

최신 챕터

  • 천왕궁   제2064화 최종화

    이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까?” 한애와 사람들은 모두 모진남의 이 말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보세요, 도사님. 우리 형님이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겪은 지 아십니까? 그것들 모두 번번이 다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전부 감정이 격해졌고 이에 모진남은 머리만 가로 저을 뿐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조경운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일단 여기 남은 일부터 처리합시다. 형님이 깨어날지 말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한 차례 신령 간의 결전이 끝났다.결국 신령이 되어 돌아온 하천은 마신을 참수하고 동시에 천문을 열어버렸다. 하지만 하천은 인간 세상을 지키고 3천여 년 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기운과 수행을 다해 강제로 천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그는 깊은 잠에 들어버렸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신이 멸망한 후 1년 동안 GPE는 전 세계 세력들의 질타를 받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년 후, 세계의 질서는 다시 회복되었고 모든 사람들의 생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왔지만 오직 이 세상의 구세주인 하천만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주시, 만월 산장. 방 안에서 하천은 두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에는 주가을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젖은 수건으로 하천의 몸을 닦고 있었다. 지금의 하천은 마치 식물인간 같았고 그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정말 깨어날 수 있을 지도 말이다. 하천이 깊은 잠에 빠진 후 주가을은 하을 그룹의 모든 직무를 그만 두고 매일 같이 집에서 하천과 함께 했다. 주가을은 많은 시간을 하천의 곁을 지키는 데 썼고 그의 몸을 닦아주며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하천과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 천왕궁   제2063화 천문을 닫다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 천왕궁   제2062화 이럴 리가 없어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 천왕궁   제2061화 신령의 전쟁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 천왕궁   제2060화 하천의 귀환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 천왕궁   제2059화 마신의 위력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 천왕궁   제2058화 주신대진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 천왕궁   제2057화 돌아가다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 천왕궁   제2056화 신령이 되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