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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1화 미국의 쉴드

카덴 등은 모두 멀지 않은 곳을 바라보았는데 빽빽한 쾌속정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하천의 쾌속정이 카덴의 요트와 불과 100~200 미터 떨어졌을 때 총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빽빽한 총알이 날아와 호화롭던 요트를 순식간에 만신창이로 만들었다.아아아- 주위의 그 여인들도 모두 너무 놀란 나머지 혼비백산하여 땅에 엎드려 있었다. 카덴과 금발 잭 등 사람들도 모두 험상궂은 기색을 드러냈다. “제기랄, 천왕궁 사람들이야.” 먼 곳의 큰 쾌속정에서는 용 토템이 새겨진 천왕궁의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순간, 쾌속정 한 척이 가장 빠른 속도로 요트를 향해 돌진했다. 쾌속정 위에는 키가 2미터 육박하는 몸이 우락부락한 한 남자가 어깨에 로켓탄을 들고 서 있었다. 비록 이 쾌속정의 속도는 매우 빨랐지만 그 남자는 마치 큰 나무처럼 아무런 미동도 없이 쾌속정 위에 서 있었다. 이 사람의 이름은 쿠카, 천왕궁 18 대장 중의 한 명이고, 전쟁의 신으로 불리는 사람이었다. 쿠카는 엄청난 무게의 로켓탄을 어깨에 메고 전방의 요트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슉- 로켓탄은 공중에서 불꽃을 내뿜으며 요트로 날아갔고 한바탕 굉음과 함께 요트 안은 불바다로 되었다. “제기랄, 로켓탄을 쓰다니.” 요트에 있던 신이의 사람들은 쏜살같이 도망쳤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사방에는 여전히 촘촘한 총알들과 로켓탄이 끊임없이 날아오고 있었다. 신이의 성원들은 모두 당황한 나머지 머리를 움켜쥐고 도망치기 바빴다. 심지어 카덴조차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구상한 극본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천왕궁이 자신의 거처를 이미 찾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짐작하고 전투 준비까지 마쳤다. 그리고 방금까지만 해도 천왕궁이 들이닥치면 오는 대로 죽이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정말로 천왕궁이 나타난 지금, 카덴의 자신감은 순간 온데간데 사라지고 말았다. 제2의 세계는 범속 도시와는 달랐다. 제2의 세계에는 범속 초월의 고수들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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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2화 염총과 애비슨

한참이 지난 후에야 마리는 생각을 멈췄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사무실을 나왔다. 마리는 바깥의 긴 복도를 지나 다른 사무실로 향했다. 이 사무실 안에는 코트를 입은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손에는 시가를 끼고 있었는데 어디로 보나 강력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이 사람의 진짜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2의 세계 90%의 사람들이 그의 별명을 들어본 적은 있었다. 바로 염총이었다. 염총은 일생 동안 담배 피우는 것 말고 다른 취미는 없었는데 한시도 손에서 시가를 놓지 않는다고 한다. 이 염총이라는 별명은 듣기에는 별로였지만 쉴드의 수령으로서 굉장한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수령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신이 조직의 녀석들이 크루스 항구에서 천왕궁에게 발각되었다고 합니다. 1시간 전, 천왕궁은 이미 크루스 항구를 철저히 포위했고요.” 마리는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 그러나 염총은 아무런 감정의 파동도 없었다. 그는 마치 이런 상황을 일찌감치 예상이라도 한 것 같았다. “천왕궁이 크루스 항구를 포위했다면 멕시코 측 정부의 동의를 거치지 않았을 리가 없는데 우리에게 일부러 늦게 알린 거지?” “네, 수령님.” 마리가 대답했다. “신이 조직의 그 녀석들은 제2의 세계 명문가의 자제들입니다. 그들이 만약 크루스 항구에서 천왕궁과 전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난다면 우리도 제2의 세계 사람들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게 됩니다.” 염총은 실눈을 뜨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마리야, 너도 그 신이 조직의 녀석들이 너무 나댔다고 생각해? 천왕궁의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 말이야.” 마리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고작 제2의 세계 2 세대의 쓰레기들이 어떻게 감히 천왕궁의 상대가 될 수 있겠습니까? 천왕궁이 요 몇 년 동안 해온 일을 우리가 모르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천왕궁은 우리 쉴드조차도 꺼리는 조직입니다. 아마 제2의 세계 큰 인물들이 직접 나선다고 해도 천왕궁의 상대가 안 될 텐데, 그런 애송이 녀석들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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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3화 피바람

염총은 천왕궁에 대해 매운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쉴드는 줄곧 국제상의 모든 정세에 대해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쉴드는 최근 몇 년 간 천왕궁이 도대체 무엇을 겪었는지, 그들이 어떤 조직인지, 그리고 조직 안 사람들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실력은 어떤지까지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심지어 염총은 천왕궁의 녀석들이 분노하면 무슨 일을 저지를 수 있는 지도 잘 알고 있었다. 전화기 너머의 사신은 한동안 침묵에 잠겼다. 그러자 염총이 계속 말했다. “우리 쉴드는 이번 일을 해결하기 위해 천왕궁과 최선을 다해 협상할 거야. 당신들 제2의 세계가 천왕궁에 대한 태도도 함께 전달할 거고.” “하지만 도대체 어떤 결과가 될지는 나도 몰라.” “참, 카덴은 너희 사제회에서 중점적으로 양성한 2세대라고 하지? 그의 뒷일을 잘 준비해 두는 게 좋을 거야.” 말을 마친 염총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바다에는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았고 크루스 항구는 이미 피바람이 불고 있었다.요트 4척 중 3척에는 모두 큰 불이 났고 심지어 한 척은 바다에 가라앉고 말았다. 수십 명의 신이 멤버들은 비록 모두 범속 초월의 고수들이었지만 전혀 천왕궁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때, 이미 거의 절반의 사람들이 바다 밑에 묻혔고 초대되어 온 여인들도 이 풍파를 면치 못했다. 오늘 크루스 항구로 오기 전 하천은 이곳의 사람들이라면 신이와 관련이 있던 없던 모조리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때 한 요트에서 신이의 멤버 3명이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맞은편에 있는 철면과 돈키호테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방금, 철면과 돈키호테가 이 요트에서 대학살을 벌였는데 그들은 오만방자하던 신이의 애송이들에게 진정한 공포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다. ‘이 정도 실력이면 아마 제2의 세계에서도 엄청난 고수겠지?’ “오지 마, 우리는 로스델 가문의 사람들이야. 네가 우리에게 손을 댄다면 우리 가문이 반드시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중 한 청년이 떨리는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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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4화 살인의 칼

“그렇게 당황할 필요 없어.” 흑카이사르가 말했다. “전에 네가 내 친구들을 천국으로 보냈으니 난 오늘 너를 지옥으로 보내주겠어.” 말이 끝나자마자 흑카이사르는 이미 한 걸음 한 걸음 금발 잭 앞으로 다가갔다. 코 피어싱을 한 청년이 무의식적으로 흑카이사르에게 공격을 날렸지만 순식간에 흑카이사르의 주먹에 날아나 버리고 말았다. 이때 몇 척의 요트 위에서는 모두 이런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는데 천왕궁의 대장들이 신이 조직을 박살 내는 중이었다.그중 가장 호화로운 요트의 갑판 위에 있던 카덴도 처음의 자신감은 온 데 간데 사라졌고, 맞은편에 있는 큰 배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이때 카덴은 매우 흉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특히 그의 얼굴에 난 칼자국은 더욱 끔찍한 느낌을 주었다. 사람은 두려워질수록 흉악한 기색을 드러내며 자신을 위장한다고 한다. 이때의 카덴의 마음은 이미 절망으로 차 있었다. 맞은편 큰 배 위에는 하천이 맨 앞에 서 있었고 뒤에는 5대 천왕이 뒤따랐다. “녀석, 네가 바로 이번에 우리 천왕궁을 겨냥한 신이의 수령이냐?” 하천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카덴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카덴은 오히려 더 깔깔거리며 말했다. “난 제2의 세계 사제회에서 온 카덴이라고 한다. 당신은 천왕궁의 궁주 하천인가?” 카덴이 말하는 순간 사방에서는 신이 조직 멤버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하천, 지금 당신이 무슨 짓을 저지른 줄 알아? 이 사람들 모두 제2의 세계 가문 후손들이야. 오늘 당신이 우리를 건드렸으니 꼭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하하하하.” 하천과 뒤에 있던 5대 천왕들은 모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엄여수는 한 걸음 앞으로 나가가며 말했다. “녀석, 정말 순진하구나. 어린것들이 가서 책이나 좀 더 읽을 것이지. 만약 제2의 세계 사람들이 너희들을 구하러 올 거라면 애초에 우리가 크루스 항구를 봉쇄하게 허락하지도 않았겠지.” “그리고 또 하나, 너희 애송이 녀석들은 말할 것도 없고 너희 제2의 세계 진정한 실력자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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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5화 만장일치 부결

“쉴드의 사람들인가요?” 군함에 걸려 있는 쉴드 로고를 보면서 한애가 말했다. “군함을 몰고 오다니, 의도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요?” 하천이 말했다. “손님이야.” 이때, 백우상도 조경운을 데리고 이쪽으로 걸어왔다. 5대 천왕 중에 4명이 도착했고 하천까지 이곳에서 애비슨을 기다리고 있으니 쉴드의 체면을 대단히 세워준 셈이었다. 그 군함은 천왕도에서 불과 6해리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고 천왕도의 영역에 바로 진입하지 않았는데, 이건 천왕궁에 대한 예의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애비슨이 군함을 몰고 왔다는 건 분명 무언가 의도가 있단 것이었다. 군함은 멈춰 섰고 애비슨은 전문 기사도 없이 쾌속정 한 척을 타고 천왕도 쪽으로 달려왔다. 쾌속정이 천왕도 항구와 가까워지자 애비슨이 위에서 내렸다. 바닷바람은 거센 파도를 일으키면서 애비슨의 옷자락을 적셨다. “하천 궁주, 여러 천왕 여러분, 전 쉴드에서 왔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의 휴식에 방해가 되었다면 부디 넓은 아량으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비록 애비슨은 쉴드의 사람이었지만 매우 공손한 태도로 하천 앞에서 말했다. 쉴드는 H국의 정부와는 좀 달랐다. H국의 정부는 육선문과 용조로 나뉘는데 그들은 각자 책임 분야가 명확하게 나뉘어 있었다. 육선문은 H국 무림을 책임지고 용조는 고대 무림계를 책임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미국의 쉴드는 R국의 클로크든 혹은 동영의 신연이든 그들은 책임 분야를 세밀하게 나누지 않았고, 지하 세계든 높은 차원의 제2의 세계든 모두 그들이 책임지고 있었다. 그리고 천왕궁은 세계 제1의 조직으로서 쉴드는 틀림없이 천왕궁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현재 천왕궁은 이미 범속 초월의 조직으로 탈바꿈하였기에 천왕궁의 자료는 철저히 쉴드의 본부에 들어갔을 것이다. 하천이 앞으로 나가 애비슨과 악수를 했다. “방해라니요! 천왕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뭐라고 부리면 될까요?” “애비슨입니다.” 애비슨이 대답했다. “쉴드의 외교관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안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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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6화 그건 그렇지만

이 말에 하천은 깜짝 놀랐고 옆에 있던 한애와 엄여수 등도 미간을 찌푸렸다. 천왕궁은 대부분 H국 사람으로 구성된 조직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천왕궁의 실력이 강대해짐에 따라 국제적으로 많은 나라와 조직, 그리고 가문들의 시기질투를 받았다. 이들은 H국 사람으로 구성된 천왕궁을 배척하고 온갖 방법들을 동원하며 이들의 발전을 막으려 했다. 그리고 제2의 세계도 마찬가지로 H국 사람으로 이루어진 조직인 천왕궁을 배척했다. 그들은 완전히 범속 초월의 조직으로 탈바꿈한 천왕궁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H국으로 돌려보내려 했다. 그러나 하천은 그 중재회에 참가한 22개의 조직들이 만장일치로 천왕궁의 가입을 부결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천은 비록 제2의 세계로 가입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원래도 H국으로 복귀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배척당하고 겨냥당하는 느낌은 매우 불쾌했다. “만장일치로 반대했다니, 그럼 이제 그들 모두 적이네요.” 하천은 참지 못하고 말했고 옆에 있던 애비슨의 얼굴 근육은 경련이 살짝 일어났다. “하천 씨, 지금 천왕궁이 이미 범속 초월의 조직으로 탈바꿈한 이상은 반드시 제2의 세계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부디 이해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하천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애비슨 씨, 우리 천왕궁의 기업이 당신들 미국에서의 실력이 매우 방대하다는 건 알고 있겠죠? 요 몇 년 동안 당신들에게 적지 않은 보상도 주었고요.” 애비슨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그건 그렇지만요.” 하천이 말했다. “우리 천왕궁은 다른 사람이 정한 규칙은 따르지 않을 겁니다. 저희는 제2의 세계 조직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 만약 저희가 떠나고 싶지 않다면 제2의 세계 사람들이 직접 저를 찾아와도 아무 소용없다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집 밖에서 오래 지내면 결국 고향이 그리워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우리 천왕궁이 H국으로 돌아가는 건 저뿐만 아니라 우리 천왕궁 모두의 염원이기도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애비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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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7화 가슴이 아프다

모두들 하천과 오래 동안 함께 지낸 동료들이었지만 하천이 이렇게 우물쭈물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이때 성질이 불같은 백우상이 끝내 하천의 이런 태도에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하천, 말 좀 똑바로 해. 계집애처럼 우물쭈물거리지 말고.” 하천은 백우상을 노려보며 말했다. “성질머리 하고는, 뭐가 그렇게 급해?” “엿이나 먹어.” 백우상은 하천을 향해 중지를 세웠다. 하천이 말했다. “내 생각은 매우 간단해. 최근 몇 년 동안 난 H국에서 많은 경험을 했어. 비록 아직 완전히 고대 무림계를 이해하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 이번에 우리 천왕궁이 H국으로 돌아간다면 틀림없이 고대 무림계에 들어가게 될 거야.” “난 범속 초월의 조직으로 탈바꿈하려면 철저하게 탈바꿈해야 해. 그러니 난 천왕궁의 상업 쪽 부분은 앞으로 내 아내의 하을 그룹에 맡기려고 하는데, 어때?” “앞으로 우리가 고대 무림계의 범속 초월 조직으로 된다면 많은 상업 판을 관리한 정력도 그렇게 많지는 않을 테니까.” 이 말에 현장에 있던 천왕들은 모두 침묵했다. 하천은 뭔가 분위기가 이상한 것 같자 급히 말했다. “일단은 내 생각일 뿐이야. 너희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냥 없던 일로 쳐.” “하하하하하하!!!” 이때 한애와 백우상 등은 모두 하하- 웃었다. 차분하던 조경운 조차도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뭐가 웃긴 거야?” 하천은 어안이 벙벙했다. 한애가 말했다. “형님, 역시 결혼한 남자는 다르네요. 그렇게도 급하게 아내에게 권력을 넘기고 싶으세요? 걱정 마세요. 천왕궁 전체는 형님의 것이니 형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우리는 형님의 결정에 따를 테니까요.” “맞아요. 동의합니다.” “저도요.” “저도 동의합니다. 우리 형님께서 아내 눈치를 보시는데 저희가 형님을 난처하게 해서는 안 되죠.” 하천은 이 몇 녀석들의 말에 화가 나 하마터면 책상을 엎어버릴 뻔했다. “정중히 설명하는데, 난 우리 천왕궁의 철저한 탈바꿈을 위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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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8화 한 시대의 종말

이때 하천의 태도는 매우 과장되어 보였다. 그리고 하천의 이런 터무니없는 연기에 옆에 있던 한애 등도 멍해졌다. 한바탕 마음이 아픈 척하던 하천은 애비슨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애비슨 씨, 이건 절대로 실수가 분명합니다. 저는 분명히 신이 조직 사람들을 잘 대접하라고 명령했거늘, 저희 사람들은 제가 반드시 제대로 혼쭐을 내놓겠습니다.” 애비슨의 얼굴 근육은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고 당장이라도 하천을 세게 걷어차고 싶었다. ‘연기를 할 거면 좀 성의라도 있게 하던가!’ “됐습니다, 하천 궁주님. 더 이상 연기할 필요 없습니다. 말하자면 저도 이 녀석들과는 별 다른 친분이 없고 전 그냥 제2의 조직에 이들을 데려가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요. 이들이 왜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었는지는 저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오.” 하천은 갑자기 방금의 마음 아픈 듯한 연기를 멈추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들켰네요.” “하천 궁주님, 다른 일 없으면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 “함께 점심이라도 하시지요?”하천이 말했다. 애비슨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혹시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봐 저 혼자 쾌속정을 몰고 왔으니 이 녀석들을 배에 끌어올릴 사람 두 명만 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그러죠.” 하천은 진대현 등 사람들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이 녀석들은 죽은 개를 들쳐 메는 것처럼 카덴 일행을 들어 올렸다. “애비슨 씨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천왕궁에 놀러오시고요.” 하천은 얼른 인사치레로 애비슨을 보내려 했다. 애비슨은 웃으며 말했다. “다음은 없을 겁니다.” “오, 참 천왕궁은 H국으로 돌아갈 거니까요.” 애비슨이 떠난 뒤 하천과 5대 천왕들은 회의실 안에서 또다시 침묵에 빠졌다. “형님, 정말로 H국에 돌아가실 생각입니까?” 한애가 물었다. 그러자 하천이 대답했다.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해? 저 쉴드 녀석이 지금은 공손하게 우리에게 예의를 차리고 있지만 사실상 쉴드와 제2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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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9화 영원히 떠나지 않을게

“형님, 너무 성급하신 거 아니에요?” 백목창룡이 말했다. 그러자 하천이 호통을 쳤다. “솔로는 나랑 그런 걸 따질 자격 없어.” “저도 동의합니다.” 옆에 앉아있던 한애는 하천에게 솔로라고 한소리 들을까 봐 얼른 손을 들어 찬성했고 엄여수도 주위를 둘러보더니 손을 들고 말했다. “저도 찬성이요.” 하지만 조경운과 백우상 두 주인공은 한쪽에 앉아 하천을 째리고 있었다. “하천, 네가 내 부모도 아니고, 내 혼사를 왜 네가 결정하는데!” 백우상이 하천을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허, 이게 다 널 위한 거잖아?”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백우상은 갑자기 화를 내며 회의실을 뛰쳐나갔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하천과 한애 등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 “조 씨, 쟤 혹시 마음이 변하기라도 한 거 아니야? 아니면 너 다른 여자 생겼어?” 엄여수가 가장 먼저 물었다. 조경운이 엄여수를 슬쩍 흘기더니 말했다. “내가 넌 줄 알아?” “그럼 빨리 우상 쫓아가지 않고 뭐 해?” 하천은 조경운의 휠체어를 툭 차며 말했다. “조 씨, 만약 오늘 우상이를 설득하지 못하고 청혼에 실패라도 한다면 돌아오지 마.” 감정적인 면에서 줄곧 우물쭈물하던 조경운은 이번만은 매우 결단력 있게 변했다. 그는 얼른 휠체어를 밀며 백우상을 향해 쫓아갔다. 해변가, 백우상은 혼자 그곳에 서있었는데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긴 머리가 그녀의 얼굴을 태반이나 가렸다. 저 먼바다와 하늘로 날아오르는 갈매기떼를 보는 백우상의 얼굴은 수심으로 가득했다. “나 좀 도와줄래?” 뒤에서 조경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닥은 약간 질퍽거렸고 울퉁불퉁한 돌들이 조경운의 휠체어의 작동을 멈추게 했다. 백우상은 고개를 도려 조경운을 바라보았지만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조경운은 어쩔 수 없이 한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금침이 연결된 가는 실이 손목에서 발사되어 백우상 옆의 큰 바위에 매섭게 꼽혔다. 도대체 이 실은 어떤 재질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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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0화 대혼

“키스했어. 봐봐, 또 키스했어.” “내가 뭐랬어. 저 조 씨가 평소에는 답답하고 진지한 사람처럼 보여도 사실 누구보다 여자를 홀리는데 일가견이 있다니까.” 멀지 않은 곳에서 하천 등 몇 사람들이 몰래 나무 뒤에 숨어 있었다. 백우상과 조경운이 키스하는 것을 본 그들은 모두 흥분하여 한바탕 비명을 질렀다. 그들의 인기척은 백우상과 조경운의 주의를 끌었다. 둘 만의 세상에 잠겨있던 두 사람은 저쪽의 소리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거리를 뒀다. “젠장.” 분노한 백우상은 싸늘한 얼굴로 갑자기 몸에서 총 한 자루를 꺼내더니 하천 쪽을 향해 연달아 몇 발을 쏘았다. 총알이 날아오자 소란을 피우던 하천 일행은 모두 식은땀을 흘리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봐, 백우상 이 여편네야, 너무한 거 아니야? 총구를 자기 사람에게 겨누는 법이 어디 있어!” 하지만 백우상은 대답하지 않고 저쪽을 행해 총을 연이어 쏘았고 분노한 그녀는 하마터면 수뢰탄까지 던질 뻔했다. 그러나 이미 범속 초월의 경지에 도달한 하천 무리에게는 절대다수의 무기들은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백우상은 이 점을 알고 있기에 감히 이렇게 거리낌 없이 그들에게 총을 쏜 것이었다. 하천과 그들은 감히 이곳에 계속 머물지 못하고 얼른 도망쳤다. 해변가에서 백우상과 조경운은 다시 껴안고 사랑에 빠졌다. 이렇게 백우상과 조경운 커플의 혼사도 정해진 셈이었다. 임수연과 민소무도 일치감치 서로 사랑에 빠졌고 그들의 혼사를 잘 치러주는 것만이 하천이 맏형으로서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앞으로의 며칠 동안 천왕궁 전체는 두 쌍의 커플 결혼식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온 천왕궁이 떠들썩했다. 이와 동시에 천왕궁의 천왕 및 대장이 결혼을 한다는 소식에 세계 각 지에 분포되어 있던 천왕궁의 고위층 간부들은 분분히 천왕도로 돌아왔다. 또한 최근 몇 년 간 천왕궁과 국제적으로 좋은 파트너십을 이어오던 사람들도 천왕도 쪽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청주에서 경호원으로 남아있던 양금갑도 주가을과 함께 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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