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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천왕궁: Chapter 1511 - Chapter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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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1화 신비한 하얀 그림자

“할아버지, 방금 뭔가 보셨어요?”하천은 심호흡하며 옆에 있던 강도원에게 물었다.강도원이 말했다.“저기 누가 있는데, 하천아, 가서 좀 봐라.”하천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할아버지, 아무도 안 보이는데 혹시 뭐가 보여요?”하천은 이미 오래전에 화경의 문턱을 넘었고, 감각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에 만약 항씨 가문 장원 주변에 누군가 숨어 있다면 분명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하천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강도원은 하천을 노려보며 말했다.“이놈아, 내가 지금 내공이 사라졌지만 너보다 훨씬 더 많은 걸 겪었어. 사람의 육감은 한 번 형성되면 절대로 퇴화할 수 없어.”“내가 누군가가 있다고 말하면 분명히 있는 거야.”하천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강도원이 말한 방향으로 쫓아갔다.하지만 하천이 갔을 때도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강도원이 다시 외쳤다.“동남쪽.”하천이 고개를 돌리자 저쪽에서 하얀 그림자가 유령처럼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그래, 누군가 있네.”하천은 별다른 생각 없이 최대한 빨리 상대방을 쫓아갔다.앞쪽의 하얀 실루엣이 점점 선명해졌다. 그는 하얀 양복을 입고 뒤에 검은 상자를 짋어지고 있었는데, 달려가는 모습이 유령처럼 떠 있는 것 같았다.“당신 누구야, 멈춰.”하천은 미종구보로 속도를 높였고, 움직임이 빛의 흐름으로 변하며 앞사람을 쫓아갔다.그런데 하천이 그 사람과 10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았을 때, 갑자기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그 소리는 마치 장검의 칼집이 열리는 소리 같았고, 곧이어 하천은 눈부신 검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정말 무서운 검이네.”하천은 두피가 저릿해지는 느낌만 받았다. 이 무시무시한 검의 흐름은 결코 보통 사람으로서는 끊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이미 하천의 손에는 용궐도가 들려 있었고, 그는 용궐도를 손에 들고 검기를 막기 위해 싸웠다.엄청난 충격에 하천은 뒤쪽으로 네다섯 걸음 후퇴했다가 멈췄고, 연기가 걷히고 하천이 다시 앞을 바라보니 흰옷을 입은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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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2화 북방으로

하천은 다시 한번 무의식중에 항앙과의 일들이 떠올랐고, 주먹을 불끈 쥐며 슬픔을 삼켰다.반면 강도원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이렇게 말했다.“항앙이 죽기 전 너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단순히 옛 추억을 떠올린 건 아니었을 거야. 하천, 난 항앙이 너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네!!!”하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항 어르신은 그때 무슨 말을 전하려던 걸까요?”해가 지고, 어둠이 항씨 가문 유적지 전체를 뒤덮었다.“시간이 늦었으니 먼저 돌아가자. 도저히 안 되면 내일 북방 하씨 집안으로 같이 가자.”“항앙이 죽기 전에 일출과 일몰을 보라고 했으니 가서 봐야지.”“알겠습니다.”하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방법이 매우 어설프게 들리기는 했지만 하천과 강도원은 별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강도원은 하천과 함께 북방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반면 하준용은 하천과 강도원이 온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직접 공항에 마중 나왔다.비행기가 착륙하자 하천과 강도원은 공항 밖으로 나갔고, 하준용은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북방 제일 가문의 가주였던 하준용은 이미 과거의 퇴폐한 모습은 버린 지 오래였다. 그땐 동계영과 연옥이 있었고, 그의 손에는 별다른 권력이 없었다. 매일을 우울 속에서 보내며, 하천과 하린의 일까지 더해지니 더욱 폐인이 되었다.당시 하준용은 온갖 무력감에 짓눌려 좀비처럼 살아가며, 하마터면 무능력자로 전락할 뻔했다.다행히 하천이 돌아와 그의 것이었던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하씨 집안은 온갖 변화를 겪었지만 하준용은 결국 슬픔과 타격을 딛고 기운을 되찾았다.이제 하씨 집안은 피나는 노력 끝에 북방 최고의 귀족 가문이 되었고, 하준용 역시 북방 최고의 귀족 가주 자리를 되찾았다.“아버지.”강도원과 함께 공항을 빠져나온 하천은, 아버지와 다시 만나게 되자 먼저 하준용에게 다가갔다.“그래.”하준용은 기쁜 듯 고개를 끄덕이며 강도원을 바라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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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3화 반쪽 지도

강도원이 대답했다.“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것뿐이지, 그렇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 수천 년을 이어온 한국의 고대 무림계, 세상을 어지럽히는 어떤 이상한 힘, 소위 말하는 합리적인 존재들을 배제하고, 그런 것들과 접촉하고 마주하면 상상에만 그치는 신비로운 게 아니지.”“그렇죠.”하천은 강도원의 견해에 매우 동의했다. 범속 초월의 단계에 이르러 단전에 기를 모았다가, 내공의 수련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어 금과 돌을 쪼개는 무서운 힘을 갖는 것처럼, 이 모든 것이 보통 사람들에겐 이상하게만 느껴지지 않을까?“할아버지, 사람이 정말 날 수 있다고 믿으세요?”“합리적인 존재지.”강도원은 여전히 같은 대답만 하더니 하천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이 모든 건 네가 고대 무림계에 들어가면 풀릴 거야.”“지금 네가 도달한 화경보다, 더 무서운 영역이 있는데, 거기에 도달하면 날 수 있지 않겠니?”“네.”하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고, 세 사람은 여전히 이 노란 서까래 나무 아래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3대가 모처럼 나란히 앉아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그 후 이틀 동안 하천은 항앙의 말대로 매일 장원 입구와 뒷문에 앉아 일출과 일몰을 바라보았지만 특별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사흘째 이른 아침까지 하천은 여전히 문 앞에 앉아 저 너머로 서서히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강도원은 하천에게 다가가 옆에 앉았다.“뭐 좀 찾았어?”“없어?”하천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오늘이 사흘째인데 아직도 특별한 걸 못 찾았어요. 할아버지, 우리가 틀린 걸까요?”“흠.”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도원도 의구심을 품고 있었는데, 이때 갑자기 하천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할아버지, 저 뭔가 생각난 것 같아요.”“무슨 생각?”강도원은 깜짝 놀랐다.하천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저 멀리 높은 산을 가리키며 말했다.“매일 아침 해가 뜨면 저곳을 바라보는데, 저기 나무 한 그루가 있어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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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4화 검법

하천은 강도원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할아버지, 그럴지도 모르죠. 항 어르신은 항씨 가문의 유일한 생존자니까 그 비밀을 알고 계실 거예요.”“그리고 그런 식으로 정보를 전해주면서 저한테 비밀을 알려주고 싶으셨을 텐데, 워낙 중요한 것이니 같은 장소에 전부 숨겨놓을 리가 없겠죠. 이쪽에서 지도의 절반을 찾았으니 반대쪽에 절반이 숨겨져 있을 겁니다.”강도원은 시간을 보며 말했다.“아직 해가 지기 전이니 먼저 돌아가서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방향을 정하자.”“좋아요.”두 사람은 다시 하씨 저택으로 돌아갔고, 해가 질 시간이 되자 하천은 서쪽에서 해가 지는 것이 보이는 하씨 집안 뒤뜰 대문 앞에 다시 앉았다.하천은 서쪽으로 지는 해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어린 시절의 무수한 기억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그는 항앙이 어둠의 세력을 토벌하고 돌아왔을 때 손에 쥐고 있던 칼이 부러졌고, 그 후로 항앙은 살육의 쾌락을 억제하고 집 마당에 꽃과 풀을 심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그는 자신이 가장 무기력할 때, 어둠이 지나면 반드시 새벽이 온다고 말해준 사람이 바로 항앙이었다는 것을 떠올렸다.하천이 깊은 생각에 잠겨있을 때 마침 강도원이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뭐 좀 찾았어?”하천은 생각을 가다듬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절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저 푸른 산 절벽이 항 어르신이 가리킨 곳일 겁니다.”강도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금은 이미 어두워서 저쪽으로 가도 보이지 않을 테니 내일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자.”“알겠습니다.”다음 날 새벽, 하천과 강도원은 차를 몰고 다른 높은 산기슭으로 향했다.동쪽에 있는 산에 비해 훨씬 높고 가파른 산이었다.두 사람은 두 시간이 넘게 걸려 마침내 산 정상에 올랐고, 그곳에서 절벽을 발견했다.절벽 아래에는 넓은 계단이 있었고, 두 사람은 그 밑으로 내려와 절벽을 올려다보았다.“칼자국.”하천과 강도원은 암벽 위에 얼룩덜룩한 칼자국을 발견했고, 앞의 칼자국과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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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5화 발구천관인

그 시각 하천은 이미 절벽으로 넘어갔고, 그 구멍은 거의 10미터가 넘는 곳에 있었다.하천은 발을 굽히며 위쪽으로 3미터 이상 뛰어오른 다음, 손에 든 용궐도로 돌벽을 찔렀는데, 용궐도가 놀랍도록 날카로워서 진흙을 찌르듯 돌에 파고들었다.용궐도의 힘으로 하천은 금세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절벽 위에 그릇 크기의 구멍이 나타났고, 하천은 그 안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정말 뱀 구멍이라면 어떡하지?’하천은 다소 걱정되었지만 망설임 없이 손을 뻗었다.석굴은 매우 깊었고, 하천이 팔을 다 넣어서야 마침내 그 안에 무언가가 만져졌다.“할아버지, 뭔가 있어요.”하천은 구멍 속에서 철제 상자 같은 차가운 무언가를 만졌다.그러고는 구멍 안쪽에서 철제 상자를 집어 들고 10미터 높이에서 뛰어내렸다.“이게 뭐지?”하천과 강도원은 손에 든 철제 상자를 보았다. 그건 오랫동안 녹이 슬어있는 아주 평범한 철제 상자였으며, 두 사람은 별다른 망설임 없이 거칠게 상자를 열었다.“무슨 도장이지?”곧 두 사람은 그 철제 상자 안에 지도가 아니라 인장이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이게 무슨 도장이지?”하천이 인장을 집어 들고 살피고 있을 때 강도원이 말했다.“발구천관인.”“발구천관인?”하천은 깜짝 놀랐다. 직접 접해본 적은 없지만 분명히 들어본 적은 있었다.“할아버지, 이게 도굴 가문 발구파의 발구천관인이에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도굴 가문이 정말 이 세상에 존재하나요?”“물론 있지.”강도원이 대답했다.“합리적인 존재들이야. 고대 무림계에서는 유물 고분이 많이 남아있는데, 고대 무림계의 거대 조직 중 일부는 유물 고분을 파헤치기 위해 따로 도굴 조직을 꾸리기도 해.”“유물 고분?”하천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고대 무림계의 거대 세력들이 유물 고분 안에 있는 유물에도 관심이 있다고요?”그러자 강도원은 고개를 연거푸 흔들며 말했다.“고대 무림계 사람들은 골동품이 아니라 고분 안에 있는 다양한 고대 무림의 기술이나 무기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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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6화 남릉에 가다

“남릉!”이 소식을 들은 하천은 다소 놀랐다. 남릉성이라고 하면 하천도 인연이 있었다.하천의 양 어머니 진혜는 남릉성 진씨 왕족 진전의 딸이고, 지난번 하영과 중해 도씨 왕족에서 일어난 일로 진전이 나섰기 때문에, 당시 하천이 직접 진씨 왕족에 다녀오기까지 했다.마침 발구파가 남릉 일대에 있고, 그곳에 지인들도 있었기에 하천은 큰 수고를 덜 수 있었다.“할아버지, 남릉은 진씨 왕족의 영역이고, 저도 진씨 왕족과 친분이 있으니 거기서 발구파를 찾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을 텐데 같이 가실래요?”“아니.”강도원은 단도직입적으로 거절했다.“하천, 나는 지금 평범한 사람이라, 이런 강호 일에 끼어드는 것은 어울리지도 않을뿐더러, 고대 무림계와 관련된 일이라 이 늙은 몸이 이리저리 휘둘릴 형편이 못 된다.”“내가 너와 함께 가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네 발목을 잡을 수도 있어. 남은 길은 너 혼자서 가.”하천은 강도원의 거절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강도원의 말이 맞았다. 나이도 있고, 젊을 때 누릴 대로 누렸으니 이제는 한 걸음 물러나 행복을 누릴 때였다. 더 고생하기 싫은 늙은이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동시에 이건 강도원이 그토록 서둘러 하천을 하왕으로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그러나 이상함을 느낀 하천은 분명 강도원이 이렇게 행동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그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한동안 하천은 알 수 없었다.강도원은 이미 하천의 마음속을 꿰뚫어 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얘야, 네 생각만큼 복잡하지 않아. 그냥 며칠 쉬고 싶을 뿐이지 다른 이유는 없어.”“정말요?”하천은 반신반의하며 강도원을 쳐다보았다.“내가 거짓말을 왜 해?”강도원은 하천을 노려보며 말했다.“됐어, 잡담은 그만하자. 성회가 항앙에게 손을 댔으니 줄곧 그 비밀을 알아보고 있다는 뜻이야.”“게다가 성회는 항앙만 노리는 게 아니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일찍 출발하는 게 좋겠어.”“알겠습니다.”하천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강도원, 하준용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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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7화 골동품 거리

“아버님, 하천은 공로와 명성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에요.”옆에서 원중이 술을 따르며 말했다.“그만하고 술이나 마셔요.”“좋아.”일행은 술잔을 돌렸고, 한참을 마신 후 하천은 이번 여행의 목적에 대해 언급했다.“어르신, 남릉은 진씨 왕족의 터전이잖아요. 발구파의 행방을 찾고 싶어서 왔는데, 혹시 그들이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이 얘기가 나오자 진전은 손에 들고 있던 잔을 다시 내려놓으며 다소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발구파가 남릉 일대에 있는 것은 맞아. 반세기 전만 해도 발구파는 남릉 이쪽에서 큰 명성을 떨쳤지.”“그러나 당시 국가에서 봉건적 미신을 타파하고 도굴꾼들을 단속하면서 많은 조직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사라졌어. 발구파는 항상 존재했지만 그들의 활동은 매우 비밀스러웠어. 이젠 양지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어.”하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이 집단이 음지에 존재한다는 건가요?”“네가 알고 있는 그런 음지가 아니야.”진전이 대답했다.“정확히 말하자면, 밤의 어둠 속에 존재하지.”“어두운 밤이요?”“그래.”진전은 말을 이어갔다.“그들은 밤의 유령과 같아서 빛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찾는 게 쉽지 않을 거야.”“알겠습니다.”발구파를 바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그런 도굴 조직은 그 자체로 매우 신비로웠다.진전이 말했다.“우리 진씨 왕족은 이 도굴 조직과 교류가 많지 않아. 그들이 남릉에 있다면 찾을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좀 걸릴 거야.”“알겠습니다, 그럼 어르신 신세 좀 지겠습니다.”“신세는 무슨.”진전이 웃었다.“너와 진혜, 원중과의 관계를 둘째 치고, 네가 하왕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네 말이라면 진씨 왕족인 나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의무가 있어.”하천은 미소를 지으며 진전에게 건배를 제의했다.“어르신, 또 시작이네요.”“하하하, 발구파를 찾는 건 나한테 맡겨. 자, 마시자.”“좋아요.”남은 시간 동안 하천은 진씨 왕족 저택에 머물렀고, 심심했던 오적과 원지영은 하천을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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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8화 허탈하게 돌아오다

사장은 선을 넘는 하천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다.“적당히 해, 젊은이.”“그럼 안 사겠습니다.”하천은 그렇게 말하며 손에 쥔 옥반지를 다시 집어 던지려고 했다.이 모습을 본 사장은 더욱 불안해졌다.“이봐, 가지 말고 뭐든 물어봐. 다 말해줄게. 난 이제 막 장사를 시작했으니 상관없어.”“혹시 발구파에 아는 사람 있어요?”하천은 돌아서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뭐?”사장은 퉁명스럽게 말했다.“발구파.”하천이 다시 말했다.그러자 뜻밖에도 사장이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알지. 여기 많은 물건이 발구파한테서 가져온 거야. 젊은이 전문가였네, 발구파를 다 알고. 자, 직접 와서 봐. 발구파의 물건이야, 확실해.”그러자 사장은 좌판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하천에게 주절주절 늘어놓기 시작했다. 처음에 이런저런 말을 쏟아냈지만, 하천은 그가 허풍을 떨기 시작하자 바로 어이가 없었다.“그만해요, 더 말할 필요 없어요.”하천은 사장을 제지하고, 손에 쥐고 있던 옥반지를 던져버린 뒤 돌아섰다.뒤에 있던 사장은 즉시 다급하게 말했다.“젊은이, 쓸데없는 얘기가 듣기 싫으면 도굴노트에 대해 말해줄게.”빌어먹을 도굴 노트!하천은 머리가 어지러웠다.그 후 한 시간 가까이 골동품 시장의 모든 상인들에게 물어보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이 사람들은 모두 사기꾼이었고, 헛소리만 해댔다. 가짜 물건을 팔고 허풍을 떠는 솜씨도 수준급이었다.한 시간 후, 세 사람은 골동품 거리 입구에서 다시 모였다.하천은 골동품 거리에서 괜히 시간을 낭비한 것 같아 안색이 좋지 않았다.반면 오적은 한껏 들뜬 표정이었고, 그런 오적의 표정을 보며 하천은 조금 의아해했다.“오적,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보이는 거지? 발구파에 대한 단서라도 찾았어?”“아니요.”오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여기 발구파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하천 형님, 제가 이걸 샀어요.”오적은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커다란 보따리를 꺼냈다.“이곳은 정말 보물창고예요. 진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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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9화 절름발이 왕씨

절름발이가 싫은 기색을 보이며 유성 망치를 옆으로 던졌고, 그의 말투에서 분노의 기운이 번뜩였다.“젊은이, 나는 절름발이지 장님이 아니야. 한ㅡ근에 10원도 안 하는 쇠로 날 속이다니, 너무하는 것 아닌가?”“???”하천은 한숨을 쉬더니 지갑에서 돈다발을 꺼내 절름발이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자, 거기가 어디지?”“암시장.”절름발이는 손에 쥐어진 돈의 무게를 재보더니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곳을 말했다.“암시장?”세 명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고, 그중 누구도 이곳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절름발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골동품 거리에는 모두 가짜 물건들이고, 진짜 물건은 하나도 없어요. 진짜 도둑놈들이 무덤에서 훔친 물건을 이곳에 가져와서 팔지 않습니다. 암시장이야말로 그들이 있는 곳이죠.”“그러니까 암시장에서는 가짜를 파는 게 거의 불가능하고, 발구파 사람들을 찾으려면 암시장에 가야 해요!”하천은 즉시 알아듣고 마음속에서 희미한 희망이 피어오르며 이렇게 말했다.“당신이 말하는 암시장이 어디죠?”절름발이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내가 데려다줄 수 있지만…… 돈을 추가해야 합니다.”“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줄게요.”오적은 여전히 다소 꺼리며 말했다.그러나 절름발이는 계속 오적을 경멸하며 말했다.“아무리 농담이라도 여러 번 하면 재미없습니다.”“…….”하천은 조바심을 내며 말했다.“얼마나 필요하지?”“천만.”하천 일행에게 천만원은 몇 푼 안 되는 돈이었지만, 이 절름발이의 호언장담에 비하면 너무 과한 가격이었다.하천 일행이 쉽게 동의하지 않는 것을 본 절름발이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천만원인데, 700만 원만 받겠습니다. 나머지 300은 세 사람 푯값으로 하죠!!!”“좋습니다!”하천은 거절하지 않고 말했다.“지금 현금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먼저 저를 데려다주시고 그다음 제가 돈을 드릴게요!”“그렇게 귀찮게 움직일 필요 없어요.”절름발이가 아주 능숙하게 주머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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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0화 백의 남자

“골동품 거리 입구로 오세요. 차는 가져오지 마세요, 여기 차가 있어요.”이렇게 말하며 전화기 너머 왕씨는 매우 바쁘다는 듯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고 조금 당황한 하천은 오적에게 차를 몰고 근처 식당 주차장으로 가라고 지시했고, 세 사람은 걸어서 골동품 거리 입구로 향했다.멀리서 보니 왕씨가 객차를 몰고, 불법 차량 매표원처럼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사람들이 하나둘씩 그의 객차에 올라탔고, 하천 일행이 다가오는 것을 본 왕씨는 절뚝거리며 인사했다.“버스에 타세요, 아직 한 사람이 더 남았어요.”하천 일행은 그가 전문 호객꾼이라는 생각에 일제히 눈살을 찌푸렸다.한 번에 천만원이라면, 차에는 적어도 20명이 있는데 이들은 대체 매일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걸까?세 사람이 차에 오르자 차 안의 20개 정도의 좌석이 이미 꽉 찼고, 40대 중년인 여성에, 60세가 넘는 노인들도 몇 명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볼 수 있듯, 차에 있는 누구도 가난하지 않았다.그리고 그들의 말투를 들어 보면 대다수가 타지역 사람들이었다.열렬한 골동품 애호가였던 그들은 무척이나 돈이 많은 사람들이며, 이미 경매에도 흥미를 잃어 남몰래 인맥을 동원해 이러한 길에 들어섰다. 암시장에서 운이 좋으면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살 수 있었다.세 사람은 버스 맨 뒷줄로 걸어가 자리에 앉았는데, 운전기사는 팔에 다양한 수라 토템 문신을 한 50대의 벌거벗은 남성이었다.토템을 문신한 사람은 분명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어렸을 때 무덤에 들어가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수라를 새겨 무덤 안에 있는 악귀를 쫓는다.“왕씨, 사람들은 다 도착했나? 시간 다 됐어.”버스 운전사는 시계에 표시된 시간을 보며 아래에 있는 왕씨를 계속 재촉했다.“조금만 더 기다려, 조금만.”왕씨는 중요한 사람이라도 기다리는 듯 초조해 보였다.“10분만 더 기다릴 거야. 안 오면 진짜 출발한다.”“알았어.”왕씨는 휴대 전화를 꺼내 그 사람에게 연락하려고 번호를 입력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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