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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궁의 모든 챕터: 챕터 1501 - 챕터 1510

2064 챕터

제1501화 의문의 누군가

“아악!!!”타휘는 놀라 비명을 질렀고, 너무 긴장한 나머지 핸들이 흔들려 차선을 벗어날 뻔했다.옆에 있던 중년 남성도 깜짝 놀라며 서둘러 말했다.“농담이야, 겁먹은 거 봐라. 시체 운반차를 운전하면서 한 번쯤 겪어야 할 일이야. 긴장하지 말고 계속 운전해.”중년 남성은 지루함을 느꼈는지 담배에 불을 붙였다.그는 운전하던 타휘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온몸이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백미러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뒤통수에서 서늘한 공기가 느껴지며 그는 다시 한번 핏빛 붉은 눈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얼굴까지 보았다. 그 얼굴은 타지 않았지만 알록달록한 무늬가 새겨져 무척 소름 끼쳤다.그 순간 그 얼굴은 타휘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그런데 타휘는 방금 전처럼 이성을 잃고 비명을 지르지 않았고, 오히려 놀라울 정도로 침착해지더니, 눈앞의 갈림길에서 갑자기 속도를 줄이고 원래 가던 길을 바꾸어 갈림길 쪽으로 차를 몰고 갔다.옆에 있던 중년 남성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급히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타휘, 뭐 하는 거야, 엉뚱한 길로 가고 있잖아.”하지만 타휘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며 도로를 질주했다.차의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도로의 방지턱까지 더해져 곧 차 전체가 균형을 잃었다.옆에 있던 중년 남자는 너무 놀라서 타휘에게 멈추라고 계속 소리쳤지만 타휘는 마치 홀린 듯 멈출 생각이 없었다.중년 남성은 타휘의 운전대를 잡았지만, 상대가 운전대를 단단히 잡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애를 써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갑자기 그들 앞에 높은 경사가 나타났고, 차량은 균형을 잃고 높은 경사 꼭대기에서 바로 굴러떨어졌다.“아악!”차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고, 시신 수송 차량이 곤두박질치며 굴러떨어지자 타휘도 그제야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차량은 7, 8미터 정도 비탈길로 굴러떨어졌고, 결국 차량 전체가 박살 나면서 운전자와 함께 안에 있던 수송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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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2화 논밭의 소

사실 하천이 이번에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단순히 항앙의 원수를 갚거나 항씨 가문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보다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았다.항씨 가문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하천은 이제 고대 무림계와 정면으로 맞설 때가 왔다는 직감이 들었다.그 미지의 신비로운 세계 한가운데서 하천이 해결하고 진실을 밝혀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았다.할아버지와 형이 고대 무림계에 들어가고, 스승님이 고대 무림계에 들어가고, 음산 정상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본 것까지, 이 모든 것이 하천과 관련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진실을 밝혀내야 했다.하천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알았다.이런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나아가야 할 나날이 갈수록 더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한국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평화로운 삶을 살고 싶었는데, 그건 사치였나보다.옆에 있던 한애 일행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하천을 바라보았고, 백우상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왜 웃는 거야?”하천은 그녀의 비웃음을 알아차리고 미간을 찌푸렸다.천왕궁의 모든 천왕과 대군 중에서 백우상은, 가장 하천을 막 대하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하천의 기분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하천, 지금 네가 처한 상황을 보면 동물이 생각나.”“동물?”하천과 한애 일행은 그녀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무슨 동물?”“논밭의 소…… 하하하.”“…….”백우상이 여자였기에 다행이지, 한애나 엄여수가 그런 말을 했다면 벌써 하천의 주먹이 날아갔을 것이었다.옆에 있던 한애와 엄여수는 처음에는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몇 초 후 한애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백우상, 보스한테 그게 무슨 말이야?”“똑같지 않아?”“똑같긴 하지…… 하하하.”그러다 한애와 백우상 둘 다 매우 과장된 표정으로 웃었고, 옆에서 매우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엄여수마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부하들의 거침없는 조롱을 보며 하천은 한명씩 발로 차버리고 싶었지만, 결국 참다가 함께 웃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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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3화 약속

그리고 이제 민소무는 마침내 한 걸음 내디뎠다. 무슨 일이 있어도 눈앞에 있는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일 것이다.민소무가 손을 잡았을 때 임수연도 피하지 않았다. 그녀의 심장도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듯 세차게 뛰었고, 민소무 손의 온기와 손바닥에서 흐르는 땀을 느끼며 임수연의 붉어진 얼굴에 담담한 미소가 떠올랐다.“시간 날 때 자리 한번 마련해야겠네.”앞에 있던 하천이 말했다.임수연과 민소무는 대답하지 않았고, 결국 민소무가 임수연을 수줍게 바라보며 말했다.“수연 누나, 나…… 나랑 결혼해 줄래요?”임수연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응!!!”“이래야지.”임수연과 민소무가 마침내 결혼에 골인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보스 하천 역시 진심으로 기뻐했다.비행기가 착륙하자 하천 일행은 공항을 빠져나갔고, 그들이 오늘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정홍영과 주지원은 이미 하영이를 데리고 공항으로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아빠, 엄마!!!”하영이는 공항에서 걸어 나오는 하천과 주가을을 보자마자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하영아.”하천은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하영이를 안아주었다.“하영아, 그동안 집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말씀 잘 들었어?”“네!!!”하영이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연히 말 잘 들었죠. 얼마 전에 학교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하영이가 1등까지 했어요.”“정말?”하천은 미소를 짓고 하영의 볼에 뽀뽀하며 말했다.“하영아, 뭘 그렸는데?”“일단 비밀이에요.”하영은 크고 까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며칠 후에 하영아가 학교에서 그림 가져오면 아빠한테 보여줄게요.”“그래 알았어.”하천이 말했다.“아빠도 하영이가 그린 그림이 뭔지 궁금하지만, 하영이가 먼저 아빠에게 비밀을 알려줄 때까지 참을게.”“네.”가족들은 차에 올라 만월 산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웃고 떠들며 이야기를 나누었다.집으로 돌아온 하천은 하성과 하월의 방으로 갔다. 이제 앉아서 놀 수 있게 된 두 아이는 매트에 앉아 다양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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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4화 다시 제경에 가다

해 질 무렵, 하영이와 두 아이는 잠이 들었고, 하천은 침실 밖 발코니로 나가 야경을 바라보며 담배를 태웠다.평소 집에서 담배를 거의 입에 대지 않는 하천이 담배를 핀다는 건, 뭔가 고민이 있다는 뜻이었다.잠옷으로 갈아입은 주가을은 방에서 나와 하천의 등에 얼굴을 대고 부드럽게 그를 껴안았다.“무슨 고민 있어요?”“응.”하천은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끄며 말했다. “시간 참 빠르네, 보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어.”“언제 떠나요?”주가을은 하천이 곧 떠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가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아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려고 애썼다.“가기 싫어.”하천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모든 걸 다 내려놓고 싶어. 다시는 가족들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언젠가는 그럴 날이 올 거예요.”주가을이 하천을 위로했다.“당신이 계속 애써 모든 일을 해결한다면, 언젠가는 우리에게 온전히 돌아와서 함께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날이 올 거예요.”“그런 날이 올까?”하천은 아득하게만 느껴졌다.집에 올 때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정력을 가정에만 쏟고 싶었다. 아내와 함께 지내며 아이들이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고, 아이들에게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치고,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를 가르치고,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살며 결혼해서 가정까지 꾸리는 걸 보고 싶었다.그러나 하천에게는 이 모든 것이 사치였다. 너무 많은 사명을 짊어지고 있었기에, 남들에겐 평범한 일상도 그에겐 아득한 꿈일 뿐이었다.하천은 돌아서서 주가을을 품에 안으며 말했다.“여보,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그런 말 하지 마세요.”주가을은 화가 난 척 하천을 노려보다가 그의 품에 머리를 파묻었다.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하천의 가슴을 맴돌며 동그라미를 그렸다.“여보, 시간도 늦었는데 이만 잘까요?”“그래.”하천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단숨에 주가을을 품에 안았다.“여보, 오늘 잠옷이 예쁘네.”“그래요?”주가을은 당황했다.“응.”하천의 얼굴에 음흉한 기색이 감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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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5화 담배 꺼

이안복은 마치 자신이 제경 전체를 통틀어 가장 대단한 사람인 듯 잔뜩 허세를 부리며 말했다.뒤쪽에 앉아있던 하천은 그 소리에 잠에서 깨어 화가 났고, 사실 그뿐만 아니라 전체 기내 승객들이 둘을 못마땅하게 느꼈지만, 아무도 일어나서 두 사람을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두 사람의 대화가 하을 미디어에서 설리와 황천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자 하천은 다소 당혹스러웠다.‘하을 미디어가 언제부터 아무나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되었지? 저 대머리가 제경에서 없애버린다고? 장난하나.’하을 미디어는 하을 그룹을 등에 업고 있었고, 지금 제경의 3대 황족이 하천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을 보아, 하을 미디어는 제경의 3대 황족을 등에 업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 대머리가 3대 황족을 이길 만큼 대단한가?하천은 조금 우습게 느껴졌다.‘허풍이 심하군.’그러나 릴리라는 여자는 이를 믿었고, 그녀의 눈에는 대머리에 대한 경외심밖에 없었다.이안복의 손이 음흉하게 릴리의 다리를 만지고 있었지만, 릴리는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갔다.원하는 바를 얻자 이안복은 시가를 꺼내 불을 붙이고 깊게 들이마셨다.비행기 안에서는 흡연이 절대 금지되어 있었지만, 이안복은 규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다.“콜록콜록!!!”바로 이때, 하천의 왼쪽 좌석에 앉아있던 한 소녀가 기침을 심하게 하기 시작했다.그 옆에는 젊은 엄마가 앉아있었는데, 기침하는 딸을 지켜보던 그녀는 결국 참을 수 없었다.“거기 남자분, 담배 좀 꺼주시겠어요? 제 딸이 천식이 심해서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 냄새를 못 맡아요.” 아이의 어머니가 말했다.이안복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시가를 끌 생각은 없었다.“당신 딸의 천식이 나와 무슨 상관이야? 이건 담배가 아니라 시가야, 안 보여?”아이의 어머니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여긴 비행기 안이라 담배를 피울 수 없어요.”“아줌마, 이건 담배가 아니라 시라고.”이안복은 다소 격앙된 표정을 지었고, 옆자리에 앉아 있던 릴리가 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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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6화 가로막다

“뭐라고요?”승무원은 깜짝 놀랐다.“아니요, 형님, 그렇게 나가시면 위험합니다.”하지만 하천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일반 통로로 걸어 나갔다.공항을 빠져나오는 동안 밖에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이때 그의 전화가 울렸다.“할아버지.”하천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 광왕 강도원의 전화였다.“하천, 공항에서 기다리면 데리러 갈 사람이 올 거야.”하천은 조금 놀라며 말했다.“할아버지, 내가 강씨 저택으로 가는 길을 못 찾는 것도 아닌데 왜 굳이 힘들게 데리러 오려고 하십니까?”그러자 강도원이 대답했다.“이제 네 신분이 달라졌어. 조무적을 멸하고 제경 강호에 큰 재앙을 진압하는 데 공을 세웠다. 비록 제경이 아직 3대 황족의 지배를 받고 있지만, 넌 그 황족을 뛰어넘는 사람이 된 거야.”“그런 네가 왔으니 왕족 전체가 널 맞이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약간 혼란스러워진 하천이 말했다.“할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요.”“헛소리 집어치우고 침착하게 기다려, 금방 갈 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강도원은 바로 전화를 끊었고, 하천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공항을 빠져나오는 동안 밖에서는 가랑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는데, 하천은 우산을 챙기지 않았기에 비가 그의 머리를 축축하게 적셨다.이때 그의 앞으로 여러 대의 봉고차가 나타나고, 문이 열리며 각 차에서 7, 8명의 검은 옷을 입은 건장한 사내들이 뛰어내렸다.같은 시각 다른 쪽 도로에서도 검은색 세단들이 차례로 지나갔다.곧이어 십여 대의 차량이 하천 앞에 주차되었고, 총 백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나운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안복 형님.”“안복 형님.”대장처럼 보이는 남자 몇 명이 사람들 속에서 걸어 나오더니, 비행기에 탔던 대머리와 릴리 앞으로 다가와 정중하게 불렀다.“안복 형님, 어떤 대담한 놈이 형님을 건드려요?”얼굴에 분노가 가득 찬 애꾸눈 남자가 이안복에게 물었다.이안복은 뒤를 돌아보다가 우연히 공항을 빠져나가는 하천을 보고,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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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7화 천군만마

불과 이안복과 4, 5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던 하천은, 그의 사람들을 마치 개미 백 마리를 바라보듯 침착하고 여유로웠다.사실 하천 앞에서 이안복 일행은 벌레 한 마리도 되지 않았다.“이 자식, 순순히 항복하면 살려주고, 그렇지 않으면 지옥으로 보내주마.”이안복이 흉측한 얼굴로 하천을 노려보았고, 그 순간 그의 뒤에 있던 사내들이 하천을 포위하고 있었다.무표정하던 하천의 얼굴에 갑자기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졌다.“날 죽이려고?”하천은 웃는 얼굴로 이안복을 바라보며 놀리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후회할 텐데.”“하하하하!!!”이안복은 아주 재미있는 농담을 들은 듯 말했다.“이 자식, 지금 상황이 어떤지 모르겠어? 내가 이 제경의 하늘이야, 사람 하나 죽이는 데 무슨 후회를 해.”“제경의 하늘?”하천은 우스웠다. 제경에서 가장 큰 세력을 말하자면, 과거에는 사황이었지만 지금은 하천이었다. 제경 사황은 삼황만 남았고, 삼황도 하천의 눈치를 보고 있었으니까.“상황을 모르는 건 당신이겠지.”하천은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가볍게 누르며 말했다.“젠장!”이안복은 지금 하천의 이런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기 부하들에게 둘러싸였으니 무릎을 꿇고 고통스럽게 울면서 용서를 빌어야 하는데, 여전히 고고한 상대의 태도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젠장, 다들 덤벼!”이안복이 고함을 지르자 하천은 손가락을 입가에 갖다 댔다.“쉿!”“쉿은 무슨.”“아니…… 뒤를 봐.”“내 뒤에 뭐?”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돌린 이안복은 그대로 얼어붙었다.이안복뿐만 아니라 그가 데리고 온 백여 명의 부하들도 모두 뒤를 돌아보았고, 옆에 있던 승무원과 경비원들도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하늘에는 여전히 이슬비가 내리고 찬 바람이 불고 있으며, 조용한 세상에 고급 외제 차의 요란한 소리만 모여들고 있었다.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롤스로이스와 벤츠…… 온갖 종류의 고급 차들이 솟구치듯 거리에서 쏟아져 나왔고, 이내 앞쪽은 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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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8화 한국의 일인자

그 순간 강도원은 이미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하천의 곁으로 걸어가고 있었다.“할아버지.”하천은 담담한 미소와 함께 어이없는 기색을 보였다.“그래.”강도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천에게 다가가 손으로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태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었다. 천왕궁이 이번에 또 한 번 국제적으로 이름을 날리게 됐구나.”“어쩔 수 없었습니다.”하천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이번 일로 우리 천왕궁의 손실도 적지 않습니다.”강도원이 대답했다.“강호가 그래. 한 번 이 길에 발을 들여놓으면 돌이킬 수 없단다.”“알아요, 할아버지.”강도원과 하천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강려를 포함한 뒤에 있던 거물들이 일사불란하게 서 있었고, 그 옆에 있던 이안복 일행은 완전히 기절할 뻔했다.“할아버지? 저놈이 정말 광왕 강도원을 할아버지라고 불렀어?”“그리고 천왕궁, 저놈 하천, 천왕궁 하천이다.”지금 이안복이 느끼는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저 황당할 뿐이었다. 하천이 어떤 인물이던가…… 그가 거물을 건드렸다.이안복은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했고, 옆에 있던 요삼 일행도 창백하게 질린 채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이안복이 오늘 처리하라고 사람을 부른 상대가 광왕 강도원의 손자였다. 지금 공항의 이 많은 사람들이 하천을 맞이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대체 목숨을 몇 번이나 바쳐야 하나.’조금 전까지만 해도 백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하천의 가죽을 벗기겠다며 난리를 쳤는데, 지금은 하나같이 똥 씹은 표정을 지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했다.“당신들 누구야? 여기서 뭐 하는 거야?”이때 구소가 이안복 일행에게 다가가 말했다.이안복은 너무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이렇게 말했다.“저…… 저희는 그냥…… 지나가던 길이었습니다.”구소는 인상을 찌푸렸고, 하천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저 대머리 아저씨랑 비행기에서 시비가 좀 붙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저를 죽이겠다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불렀어요.”“뭐?”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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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9화 새로운 황제

“그게 늙은 여우랑 무슨 상관이야?”강도원이 입을 삐죽거렸다.“그 늙은이는 지금 용조를 관리하느라 바빠…….”강도원은 갑자기 무언가 깨달은 듯 서둘러 입을 다물었다.하천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역시, 그랬군요 할아버지. 이젠 내공이 사라지고 사람 놀리는 법을 깨우치신 것 같아요”“뭐? 내가?”강도원은 여전히 모른 척했다.“하천아, 괜한 생각 마. 난 너를 놀리는 게 아니야.”“그래요?”하천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할아버지가 사람들을 거느리고 공항에 마중 나온 건, 제경 강호 사람들에게 내가 위왕 조무적을 죽였으니 사황의 위치를 넘어서 한국 강호의 일인자가 되었다는 걸 알리고 싶었던 거죠.”“하지만, 절 위해서가 아니라, 저를 내세워 그들의 시선을 제게 돌리려는 거죠.”“무슨.”강도원은 얼굴을 붉혔다.“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하천은 강도원에게 와인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할아버지, 거짓말하지 마세요. 요즘 고대 무림계가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저도 이번에 항씨 가문의 비밀을 캐러 제경에 온 겁니다. 얼마 전에 항 어르신이 성회 금신단의 손에 돌아가셨어요.”“그러니 앞으로 한국 강호 전체가 고대 무림계에 연루될 수 있어요. 고대 무림계 사람들은 한국 강호의 일반인들은 건드리지 않을 테니, 무슨 일을 꾸미려면 사황부터.” “그런데 저를 내세워 한국 강호에 이름을 알렸으니, 그들의 관심을 나한테 돌려 안전을 도모하려는 생각 아니세요?”강도원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보아하니 하천은 이미 짐작하고 있는 것 같았다.역시 늙은 여우는 믿을 게 못 되었다. 광왕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외손자를 내세우다니, 하천은 어이가 없었다.하천에게 들킨 후 강도원은 더 이상 숨길 게 없어 웃으며 말했다.“하천, 강산도 바뀌고, 물도 흘러야지. 20년 동안 한국 강호는 우리 사황이 주름잡고 있었어. 어떠한 위험이 있어도 우리가 최전선에 나섰지. 그땐 조무적도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었어.”“다만 시간이 모든 것을 바꿨지.”“지금 한국 사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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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0화 폐허가 된 항씨 가문

이 말을 들은 하천은 침묵에 빠졌다.이윽고 하천이 물었다.“할아버지, 그때 항씨 가문의 비밀이 뭐길래 가문이 멸망하게 된 겁니까?”“그리고 그때 항씨 가문을 몰살시킨 사람들이 고무 세가라고 했죠?”“고무 세가가 아니야.”강도원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때 내가 항씨 가문에 가서 혼자의 힘으로 그 세력을 물리쳤는데, 만약 고무 세가였다면 내가 그럴 수 없었어.”“고무 세가가 아니라고요?”하천은 깜짝 놀랐다.“그럼요?”“성회.”강도원이 심호흡하며 말한 조직은 하천도 모르는 자들이 아니었다. 금신단과 아수라는 성회의 일원이었고, 당시 성회는 그 비밀 때문에 항씨 가문을 몰살한 것이었다.그리고 금신단이 부하들을 이끌고 항앙을 잡으러 간 것도 분명 그 비밀 때문이었다.그러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성회가 배후에서 조종한 것이다.“할아버지, 항씨 가문의 비밀이 정확히 뭔데요?”하천이 다시 물었다.그러나 하천의 질문에 강도원은 순간 침묵에 빠졌고, 그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졌다.“그 비밀이 뭔지 몰라.”강도원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마침내 이렇게 말했다.“모른다고요?”하천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은 채 강도원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할아버지, 또 거짓말을 하시는 건 아니죠?”“얘야, 내가 어떻게 너한테 그런 농담을 하겠니?”강도원은 하천을 흘깃 쳐다보며 말했다.“항씨 가문에 대한 그 비밀은 나도 정말 몰라. 그 후 항앙도 먼저 나서서 말해주지 않았고, 난 굳이 묻지 않았어, 어쩐지…….”“어쩐지 뭐요?”강도원이 대답했다.“그 비밀은, 우리 같은 평범한 강호 사람들이 건드릴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았어. 아무리 사황이라도 비밀을 알 수 없었으니까. 그걸 알게 되면 우리 강씨 가문 전체에 파멸을 가져올 것 같았어.”그 순간 하천은 심장이 철렁하며 무언가 깨달은 것 같았다.고대 무림계에 관한 그 비밀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접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당시 항씨 가문의 가주 항림이 그걸 알게 되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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