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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2화 북방으로

작가: 방콕수석
하천은 다시 한번 무의식중에 항앙과의 일들이 떠올랐고, 주먹을 불끈 쥐며 슬픔을 삼켰다.

반면 강도원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이렇게 말했다.

“항앙이 죽기 전 너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단순히 옛 추억을 떠올린 건 아니었을 거야. 하천, 난 항앙이 너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네!!!”

하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항 어르신은 그때 무슨 말을 전하려던 걸까요?”

해가 지고, 어둠이 항씨 가문 유적지 전체를 뒤덮었다.

“시간이 늦었으니 먼저 돌아가자. 도저히 안 되면 내일 북방 하씨 집안으로 같이 가자.”

“항앙이 죽기 전에 일출과 일몰을 보라고 했으니 가서 봐야지.”

“알겠습니다.”

하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방법이 매우 어설프게 들리기는 했지만 하천과 강도원은 별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강도원은 하천과 함께 북방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반면 하준용은 하천과 강도원이 온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직접 공항에 마중 나왔다.

비행기가 착륙하자 하천과 강도원은 공항 밖으로 나갔고, 하준용은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북방 제일 가문의 가주였던 하준용은 이미 과거의 퇴폐한 모습은 버린 지 오래였다. 그땐 동계영과 연옥이 있었고, 그의 손에는 별다른 권력이 없었다. 매일을 우울 속에서 보내며, 하천과 하린의 일까지 더해지니 더욱 폐인이 되었다.

당시 하준용은 온갖 무력감에 짓눌려 좀비처럼 살아가며, 하마터면 무능력자로 전락할 뻔했다.

다행히 하천이 돌아와 그의 것이었던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하씨 집안은 온갖 변화를 겪었지만 하준용은 결국 슬픔과 타격을 딛고 기운을 되찾았다.

이제 하씨 집안은 피나는 노력 끝에 북방 최고의 귀족 가문이 되었고, 하준용 역시 북방 최고의 귀족 가주 자리를 되찾았다.

“아버지.”

강도원과 함께 공항을 빠져나온 하천은, 아버지와 다시 만나게 되자 먼저 하준용에게 다가갔다.

“그래.”

하준용은 기쁜 듯 고개를 끄덕이며 강도원을 바라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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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도원이 대답했다.“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것뿐이지, 그렇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 수천 년을 이어온 한국의 고대 무림계, 세상을 어지럽히는 어떤 이상한 힘, 소위 말하는 합리적인 존재들을 배제하고, 그런 것들과 접촉하고 마주하면 상상에만 그치는 신비로운 게 아니지.”“그렇죠.”하천은 강도원의 견해에 매우 동의했다. 범속 초월의 단계에 이르러 단전에 기를 모았다가, 내공의 수련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어 금과 돌을 쪼개는 무서운 힘을 갖는 것처럼, 이 모든 것이 보통 사람들에겐 이상하게만 느껴지지 않을까?“할아버지, 사람이 정말 날 수 있다고 믿으세요?”“합리적인 존재지.”강도원은 여전히 같은 대답만 하더니 하천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이 모든 건 네가 고대 무림계에 들어가면 풀릴 거야.”“지금 네가 도달한 화경보다, 더 무서운 영역이 있는데, 거기에 도달하면 날 수 있지 않겠니?”“네.”하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고, 세 사람은 여전히 이 노란 서까래 나무 아래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3대가 모처럼 나란히 앉아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그 후 이틀 동안 하천은 항앙의 말대로 매일 장원 입구와 뒷문에 앉아 일출과 일몰을 바라보았지만 특별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사흘째 이른 아침까지 하천은 여전히 문 앞에 앉아 저 너머로 서서히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강도원은 하천에게 다가가 옆에 앉았다.“뭐 좀 찾았어?”“없어?”하천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오늘이 사흘째인데 아직도 특별한 걸 못 찾았어요. 할아버지, 우리가 틀린 걸까요?”“흠.”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도원도 의구심을 품고 있었는데, 이때 갑자기 하천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할아버지, 저 뭔가 생각난 것 같아요.”“무슨 생각?”강도원은 깜짝 놀랐다.하천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저 멀리 높은 산을 가리키며 말했다.“매일 아침 해가 뜨면 저곳을 바라보는데, 저기 나무 한 그루가 있어요.”“나무?

  • 천왕궁   제1514화 검법

    하천은 강도원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할아버지, 그럴지도 모르죠. 항 어르신은 항씨 가문의 유일한 생존자니까 그 비밀을 알고 계실 거예요.”“그리고 그런 식으로 정보를 전해주면서 저한테 비밀을 알려주고 싶으셨을 텐데, 워낙 중요한 것이니 같은 장소에 전부 숨겨놓을 리가 없겠죠. 이쪽에서 지도의 절반을 찾았으니 반대쪽에 절반이 숨겨져 있을 겁니다.”강도원은 시간을 보며 말했다.“아직 해가 지기 전이니 먼저 돌아가서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방향을 정하자.”“좋아요.”두 사람은 다시 하씨 저택으로 돌아갔고, 해가 질 시간이 되자 하천은 서쪽에서 해가 지는 것이 보이는 하씨 집안 뒤뜰 대문 앞에 다시 앉았다.하천은 서쪽으로 지는 해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어린 시절의 무수한 기억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그는 항앙이 어둠의 세력을 토벌하고 돌아왔을 때 손에 쥐고 있던 칼이 부러졌고, 그 후로 항앙은 살육의 쾌락을 억제하고 집 마당에 꽃과 풀을 심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그는 자신이 가장 무기력할 때, 어둠이 지나면 반드시 새벽이 온다고 말해준 사람이 바로 항앙이었다는 것을 떠올렸다.하천이 깊은 생각에 잠겨있을 때 마침 강도원이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뭐 좀 찾았어?”하천은 생각을 가다듬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절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저 푸른 산 절벽이 항 어르신이 가리킨 곳일 겁니다.”강도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금은 이미 어두워서 저쪽으로 가도 보이지 않을 테니 내일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자.”“알겠습니다.”다음 날 새벽, 하천과 강도원은 차를 몰고 다른 높은 산기슭으로 향했다.동쪽에 있는 산에 비해 훨씬 높고 가파른 산이었다.두 사람은 두 시간이 넘게 걸려 마침내 산 정상에 올랐고, 그곳에서 절벽을 발견했다.절벽 아래에는 넓은 계단이 있었고, 두 사람은 그 밑으로 내려와 절벽을 올려다보았다.“칼자국.”하천과 강도원은 암벽 위에 얼룩덜룩한 칼자국을 발견했고, 앞의 칼자국과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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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시각 하천은 이미 절벽으로 넘어갔고, 그 구멍은 거의 10미터가 넘는 곳에 있었다.하천은 발을 굽히며 위쪽으로 3미터 이상 뛰어오른 다음, 손에 든 용궐도로 돌벽을 찔렀는데, 용궐도가 놀랍도록 날카로워서 진흙을 찌르듯 돌에 파고들었다.용궐도의 힘으로 하천은 금세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절벽 위에 그릇 크기의 구멍이 나타났고, 하천은 그 안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정말 뱀 구멍이라면 어떡하지?’하천은 다소 걱정되었지만 망설임 없이 손을 뻗었다.석굴은 매우 깊었고, 하천이 팔을 다 넣어서야 마침내 그 안에 무언가가 만져졌다.“할아버지, 뭔가 있어요.”하천은 구멍 속에서 철제 상자 같은 차가운 무언가를 만졌다.그러고는 구멍 안쪽에서 철제 상자를 집어 들고 10미터 높이에서 뛰어내렸다.“이게 뭐지?”하천과 강도원은 손에 든 철제 상자를 보았다. 그건 오랫동안 녹이 슬어있는 아주 평범한 철제 상자였으며, 두 사람은 별다른 망설임 없이 거칠게 상자를 열었다.“무슨 도장이지?”곧 두 사람은 그 철제 상자 안에 지도가 아니라 인장이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이게 무슨 도장이지?”하천이 인장을 집어 들고 살피고 있을 때 강도원이 말했다.“발구천관인.”“발구천관인?”하천은 깜짝 놀랐다. 직접 접해본 적은 없지만 분명히 들어본 적은 있었다.“할아버지, 이게 도굴 가문 발구파의 발구천관인이에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도굴 가문이 정말 이 세상에 존재하나요?”“물론 있지.”강도원이 대답했다.“합리적인 존재들이야. 고대 무림계에서는 유물 고분이 많이 남아있는데, 고대 무림계의 거대 조직 중 일부는 유물 고분을 파헤치기 위해 따로 도굴 조직을 꾸리기도 해.”“유물 고분?”하천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고대 무림계의 거대 세력들이 유물 고분 안에 있는 유물에도 관심이 있다고요?”그러자 강도원은 고개를 연거푸 흔들며 말했다.“고대 무림계 사람들은 골동품이 아니라 고분 안에 있는 다양한 고대 무림의 기술이나 무기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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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님, 하천은 공로와 명성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에요.”옆에서 원중이 술을 따르며 말했다.“그만하고 술이나 마셔요.”“좋아.”일행은 술잔을 돌렸고, 한참을 마신 후 하천은 이번 여행의 목적에 대해 언급했다.“어르신, 남릉은 진씨 왕족의 터전이잖아요. 발구파의 행방을 찾고 싶어서 왔는데, 혹시 그들이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이 얘기가 나오자 진전은 손에 들고 있던 잔을 다시 내려놓으며 다소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발구파가 남릉 일대에 있는 것은 맞아. 반세기 전만 해도 발구파는 남릉 이쪽에서 큰 명성을 떨쳤지.”“그러나 당시 국가에서 봉건적 미신을 타파하고 도굴꾼들을 단속하면서 많은 조직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사라졌어. 발구파는 항상 존재했지만 그들의 활동은 매우 비밀스러웠어. 이젠 양지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어.”하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이 집단이 음지에 존재한다는 건가요?”“네가 알고 있는 그런 음지가 아니야.”진전이 대답했다.“정확히 말하자면, 밤의 어둠 속에 존재하지.”“어두운 밤이요?”“그래.”진전은 말을 이어갔다.“그들은 밤의 유령과 같아서 빛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찾는 게 쉽지 않을 거야.”“알겠습니다.”발구파를 바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그런 도굴 조직은 그 자체로 매우 신비로웠다.진전이 말했다.“우리 진씨 왕족은 이 도굴 조직과 교류가 많지 않아. 그들이 남릉에 있다면 찾을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좀 걸릴 거야.”“알겠습니다, 그럼 어르신 신세 좀 지겠습니다.”“신세는 무슨.”진전이 웃었다.“너와 진혜, 원중과의 관계를 둘째 치고, 네가 하왕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네 말이라면 진씨 왕족인 나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의무가 있어.”하천은 미소를 지으며 진전에게 건배를 제의했다.“어르신, 또 시작이네요.”“하하하, 발구파를 찾는 건 나한테 맡겨. 자, 마시자.”“좋아요.”남은 시간 동안 하천은 진씨 왕족 저택에 머물렀고, 심심했던 오적과 원지영은 하천을 데

  • 천왕궁   제1518화 허탈하게 돌아오다

    사장은 선을 넘는 하천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다.“적당히 해, 젊은이.”“그럼 안 사겠습니다.”하천은 그렇게 말하며 손에 쥔 옥반지를 다시 집어 던지려고 했다.이 모습을 본 사장은 더욱 불안해졌다.“이봐, 가지 말고 뭐든 물어봐. 다 말해줄게. 난 이제 막 장사를 시작했으니 상관없어.”“혹시 발구파에 아는 사람 있어요?”하천은 돌아서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뭐?”사장은 퉁명스럽게 말했다.“발구파.”하천이 다시 말했다.그러자 뜻밖에도 사장이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알지. 여기 많은 물건이 발구파한테서 가져온 거야. 젊은이 전문가였네, 발구파를 다 알고. 자, 직접 와서 봐. 발구파의 물건이야, 확실해.”그러자 사장은 좌판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하천에게 주절주절 늘어놓기 시작했다. 처음에 이런저런 말을 쏟아냈지만, 하천은 그가 허풍을 떨기 시작하자 바로 어이가 없었다.“그만해요, 더 말할 필요 없어요.”하천은 사장을 제지하고, 손에 쥐고 있던 옥반지를 던져버린 뒤 돌아섰다.뒤에 있던 사장은 즉시 다급하게 말했다.“젊은이, 쓸데없는 얘기가 듣기 싫으면 도굴노트에 대해 말해줄게.”빌어먹을 도굴 노트!하천은 머리가 어지러웠다.그 후 한 시간 가까이 골동품 시장의 모든 상인들에게 물어보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이 사람들은 모두 사기꾼이었고, 헛소리만 해댔다. 가짜 물건을 팔고 허풍을 떠는 솜씨도 수준급이었다.한 시간 후, 세 사람은 골동품 거리 입구에서 다시 모였다.하천은 골동품 거리에서 괜히 시간을 낭비한 것 같아 안색이 좋지 않았다.반면 오적은 한껏 들뜬 표정이었고, 그런 오적의 표정을 보며 하천은 조금 의아해했다.“오적,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보이는 거지? 발구파에 대한 단서라도 찾았어?”“아니요.”오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여기 발구파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하천 형님, 제가 이걸 샀어요.”오적은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커다란 보따리를 꺼냈다.“이곳은 정말 보물창고예요. 진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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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천은 바로 마신의 앞에 서 있었고 손에 든 천궐도를 휘두르기만 하면 마신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그런데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행동을 멈추었다. 분명 단칼에 마신을 참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천은 감시 섣부르게 행동할 수 없었다. “허허허허.” “하하하하하.” 이때 하천의 귓가에는 갑자기 마신의 험상궂은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고 두피가 저린 느낌이 들었다. 마신 뒤의 허공에는 블랙홀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 블랙홀에 균열이 생기면서 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흰 빛 안에서는 누군가 매우 공포스러운 눈길로 이 모든 것을 엿보고 있는 듯했다. “저게 뭐지?” “무슨 일인 겁니까?” 멀리서 보고 있던 조경운 등도 모두 이 장면이 깜짝 놀랐다. 방금 하천은 마신이 만들어냈던 그 천사를 단칼에 베었고 동시에 그 뒤의 허공도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도 힘이 너무 셌던 탓인지 허공은 갑자기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무언가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쿵- 쿵-쿵- 어디선가 엄청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건 마치 괴물 같았다. “안 돼.” “안 돼!” 한순간 조경운과 하행풍 그리고 연무명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곤륜이 물었다. “천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무명이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방금 하천의 그 일격으로 천문이 열린 겁니다.” “무슨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연무명은 깊은 숨을 들이쉬더니 당시 인황이 신령을 봉인했던 그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3천여 년 전, 신령이 이 세상에 강림해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침 인족 중에서 대능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신령들을 물리친 겁니다.” “그리고 다시는 신령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혼란을 주지 못하도록 자신의 수명을 이용하여 신계와 인간계의 공간을 봉인했습니다.”

  • 천왕궁   제2062화 이럴 리가 없어

    이때 금색 신용은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며 그 손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고 포효를 하더니 그 거대한 천사의 손을 물었다. 동시에 하천도 다시 손에 천궐도를 들었다. “절세간.” 하천은 칠식도의 주의 제6식은을 어렵지 않게 시전했다. 이것은 원래 신령의 기술이었고 지금 신령이 된 하천은 자연히 이 칠식도의의 위력을 극도로 발휘할 수 있었다. 하천의 이 일격은 허공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며 마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이 공포스러운 일격에 마신 또한 방심할 수 없었고 곧바로 장벽을 만들어내 하천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하천의 이 일격은 마신의 장벽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마신조차 뒤로 날아가 버렸다. 이때 다시 몸을 일으키는 마신은 몸이 약간 떨려왔고 그의 얼굴색조차 약간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하천을 바라보는 마신의 마음은 처음처럼 홀가분하지 않았다.... 한편 하행풍과 연무명 그리고 모진남 등도 모두 신조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저쪽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진 않았나 봅니다. 신령들의 전쟁이 채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행풍 등은 조경운 근처에 착륙했고 이들을 본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진남 선배님.” 용조의 성원이 돌아온 모습에 조경운이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동시에 옆에 있는 연무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묘아, 당신 선대 왕조의 묘지에 있던 거 아닙니까?” “젠장, 누가 묘아야. 난 연무명이라고 해.” 연무명은 용조의 성원들을 한번씩 노려보며 매우 불쾌해했다. 이와 동시에 하곤륜도 하행풍의 앞으로 가서 자신의 손자를 살폈다. “할아버지.” 하행풍은 곧장 하곤륜에게 절을 했다. “행풍아, 너 어떻게 이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거냐?” “할아버지, 말하자면 길어요.” 하행풍이 웃으며 말했다. “하천이 저 신령을 해치운 뒤 다시 이야기합시다.” “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다시 하천과 마신의 싸움에 시선을 돌렸다. 이때 두 신령의 싸움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

  • 천왕궁   제2061화 신령의 전쟁

    마신은 공포가 그에 달하는 두 번째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래로 발사했는데 그 느낌은 마치 거대한 운석이 우주에서부터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삽시간에 눈 앞은 온통 흰 빛으로 가득했고 기 공포스러운 에너지는 반신의 경지에 오른 고수들도 순식간에 죽여버릴 듯했다. 이 순간 반신이든 일반 고수든 모두들 죽음이 눈 앞에 닥쳤음을 인식했고 이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전혀 없음을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망했네.” 조경운 또한 눈을 감았다. 주신대진은 마신의 두 번째 공격 전부터 완전히 붕괴되었고 모두가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고 있었다. 쾅- 두 번째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이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되진 않았고 오히려 어떠한 공간 속에 들어선 듯했다. 그들은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전방에 확산되고 있는 게 분명 눈에 보였지만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고 모두 살아 있었다.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을 주위에 황금빛 에너지 장벽이 그들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완전히 멍해졌다. 이 장벽은 대체 누가 만든 것이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누가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마신의 파멸적인 일격을 막아낼 수 있는 지 또한 의문이었다. 이때 하늘에서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황금색 용 한 마리가 공중에 나타났는데 그 용의 머리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그 기운은 마신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람은 바로 하천이었다. “형님.” “형님!” “하천!” “하천 선생.” 아래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 먼저 침묵을 깼고 순간적으로 열렬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희망이자 마지막 의지이고 이 세계의 구원자인 하천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형님.” 조경운이 고개를 들어 금빛 용의 머리 위에 서 있는 하천을 바라보았고 이 순간 온몸의 힘이 다 빠진 채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하천이 돌아

  • 천왕궁   제2060화 하천의 귀환

    지금 이 순간, 거의 절반 이상의 고수들이 마신의 위압감에 목숨을 잃었고 천왕궁에도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신은 다시 앞으로 1킬로미터 전진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천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백리와 하곤륜 모두 피를 토했고 마신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을 겁니다.” 그러나 조경운은 더 이상 천기판을 바라보지 않았고 주신대진에만 집중했다. 조경운음 마치 무언가 이 진법에 힘을 응축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곧이어 주위에 미약해졌던 빛기둥이 다시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모두들 진법을 다시 가동시켜야 합니다.” 조경운이 소리 쳤다. “하천은 이미 신령이 되어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마지막 반 시간만 버팁니다.” 하천이 신령이 되어 돌아왔다는 말이 전해지자 이미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았고 일시에 전력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실었다. “기린!!!” 조경운의 고함과 함께 하늘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생물이 나타났다. 양의 머리에 늑대의 발톱, 사슴의 몸과 용의 꼬리를 가진 이 기린은 온몸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거대한 기린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난 후 마치 거대한 산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포효소리에 하늘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린에 아래에서 진법에 힘을 쏟고 있던 여러 고수들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신수는 비록 주신대진에 의해 현화된 허상이었지만 진짜 신수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마신 또한 이 장면을 보고 흠칫 놀라고 말았다. “동방의 신수 기린?” “음!! 좀 재밌네.” 말이 끝나자마자 마신의 손에는 다시 자주색의 광선검이 나타났고 그 기린을 향해 거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신의 검기는 수

  • 천왕궁   제2059화 마신의 위력

    “마신이 오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가로부터 휩쓸고 오는 극한의 힘에 에베레스트 쪽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진법을 가동합시다.” 이때 조경운이 한 마디 외쳤고 이에 모든 사람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대진에 힘을 쏟아부었다. 삽시간에 무수한 빛줄기가 하늘로 치솟아 하늘 위의 거대한 소용돌이와 이어졌다. “검기 종횡, 삼천리.” 슈슈슉- 순간 수십 만 개의 검기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빽빽이 차올랐고 홍수처럼 마신을 덮쳤다. 이 순간 허공은 미친 듯이 진동했고 검기 또한 십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순식간에 날아갔다.“주신검.” 마신은 공중에 뜬 채 마구 밀려드는 그 검기를 보면서 얼굴에는 약간 흥분한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대진으로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다니, 재밌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신은 순식간에 자주색의 장벽을 만들어냈고 그 수많은 검기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을 강타하며 탁탁거리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검기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마신이 만들어낸 그 장벽을 전혀 뚫을 수는 없었고 단지 장벽에 조금의 흔적만 낼 뿐이었다. 그 후 마신은 자주색 장벽은 점점 커지더니 한 마디 포효소리와 함께 그 많은 검기를 순식간에 소멸해 버렸다. 마신은 에베레스트와 5킬로미터 더 가까워졌고 방대한 실력으로 검기를 전부 밀어낸 순간 조경운과 수많은 고들은 한 줌의 피를 토해냈고 심지어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이 짧은 찰나 죽고 말았다. “약해, 정말 너무 약해.” 검기를 전부 밀어버린 마신은 공중에 뜬 채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다시!!!” 이때 조경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손을 들었고 주위의 고수들도 다시 한번 주신대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둥둥둥- 허공의 그 소용돌이 안에서는 갑자기 북을 치고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이는 마치 옛날 전장에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이어 천군만마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들은 방대한 힘으로 집결되었는데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그

  • 천왕궁   제2058화 주신대진

    극한의 땅, 하늘 높이 솟은 수정탑 위에 마신의 몸은 마치 자색 수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온몸이 자줏빛으로 가득 찼다. 그 아래에는 십자교황과 어둠의 신부를 비롯한 수많은 GPE의 고위층들이 마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하늘 위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이 소용돌이는 극한의 땅 전체의 영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때 마신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큰 입을 벌리고 그 소용돌이를 향해 맹렬히 빨아 마셨고 삽시간에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그의 체내로 빨려 들어갔다. 크악- 하늘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고함 소리와 함께 허공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쳤다. 잠시 후 마신의 등에는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겨나더니 곧이어 황금색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두 개의 날개, 네 개, 여섯 개... 점점 많아지더니 결국 16개의 날개가 그의 등에서 나타났고 그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고 공포스러웠다. 한편 이 모습을 본 십자교황 등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허공 위에 떠있던 마신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천천히 고공에서 내려왔다. “일은 어떻게 됐어?” 마신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허공에서 나고 있었다. 그러자 십자교황이 바로 대답했다. “주인님, 지금 대부분 세계의 세력들은 전부 우리의 손에 장악되었지만 아직 H국과 R국만이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전에 저희 쪽에서는 이미 M국과 각 국의 연합 세력을 이용하여 그 두 나라에게 군사적 진압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알아보니 그들은 마지막 희망을 신령에 걸고 있다고 합니다.” “신령?” 마신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의 유일한 신령이야.” 이때 어둠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던 성경을 펼치며 말했다. “주인님, 그 H국 고대 무림계는 하늘의 선택한 자를 찾았다는 소문이 돕니다. 때문에 줄곧 그 자가 5서를 찾아 신령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현재 H국과 R국의 반신들이 에베레스트에서 우리 세력을 막고 있는데

  • 천왕궁   제2057화 돌아가다

    이때 하천은 비록 모진남 등과 1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었지만 그들은 하천에 대해 넘치는 경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심지어 선대 왕조 황제의 환생인 연무명조차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는 느낌이었다. 크오오- 황금빛 용의 포효소리는 천지에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잠시 후 하천은 황금용을 타고 허공 위에서 내려왔고 신용은 공중을 맴돌았다. “하천, 신령이 된 걸 축하해.” 하행풍 등이 모두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모하고 하천을 향해 걸어왔다.“네.” 말하면서 하천은 몸의 강력한 기운을 거두어 들였고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빛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때 하천은 완전히 다시 태어난 듯 온몸에는 힘이 넘쳤고 마치 환골탈태한 느낌이었다. “하천, 신령이 된 건 어떤 느낌이야?” 연무명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정말 천계로 사라진 줄 알았잖아요.” 하천은 연무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고마웠습니다.” “허허, 고맙긴.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 몇 사람은 한바탕 인사를 나누었고 잠시 후 하천은 연하산의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 9번의 천뢰가 가진 위력은 정말 너무너무 컸기 때문에 연하산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고 허공 속의 그 블랙홀 또한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을 듯 보였다. 이 순간 하천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인 강릉평이 자신이 아들이 신령이 되는 걸 돕기 위해 스스로 연하산에서 희생했고 모자 상봉을 하고도 몇 마디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천의 머릿속에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 남긴 그 말들이 끊임없이 메아리 쳤다. 결국 하천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연하산의 방향으로 무릎을 꿇고 절을 세 번 올렸다. “어머니, 부디 편히 가세요. 어머니의 말씀대로 반드시 가족들을 지켜낼 겁니다.” 말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몸을 일으켜 공중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GPE의 마신은 이미 신령이 되었을 지도 모르니 빨리 가서 그 재난을 막아야 합니다

  • 천왕궁   제2056화 신령이 되다

    “아잇, 참!” 연무명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모진남 같은 용조의 고수까지 자신의 별명을 알고 있다니, 자신의 별명이 용조에서 이렇게 많이 퍼져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전 묘아가 아니라 연무명이라 합니다.” 그러자 모진남은 다시 연무명을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연무명 형제, 소문에 우리 용조가 전에 당신을 요청하여 하천과 함께 선대 왕조의 묘지를 탐험하게 했는데 그 안에서 당신은 백만 대군들과 함께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다시 나타난 겁니까?” “하천 형제가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당신은 선대 왕조의 황제가 환생한 후 그 백만 대군을 데리고 천계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천계는 무슨.” 연무명은 투덜거리더니 아홉 번째 뇌겁을 기다리고 있는 하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허공을 깨뜨리고 사라진 건 다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진남과 하행풍 모두 멍해졌다. 그러자 연무명이 대답했다. “약 3천년 전, 신족이 세상에 강림하여 백성들이 편히 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엄청난 실력을 가진 대능력자가 나타나 그 신족을 몰아냈고 이 세계를 봉인하여 다시는 신족이 이 세계에 얼씬하지 못하게 했답니다.” “하지만 그 대능력자는 먼 훗날 이 세계에 또다시 재난이 닥치고 신족이 강림할 것을 대비하여 그 자는 후세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 주었답니다.” “그는 천지의 기운을 이용하여 5서를 만들고 이 세계 각 지에 숨겨두었습니다.” “만약 신족이 다시 나타난다면 하늘이 선택한 자가 나타나 이 5서를 이용하여 신령이 되고 세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나 세계를 봉인해버린 뒤로 영기가 고갈되어 사람이 신령이 되는 건 매우 어려워졌고 9번의 뇌겁을 견뎌내는 것 또한 말이 안 되는 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대능력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한 수를 남겨두었답니다.” “설마 저 용?” 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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