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광장 반대편 돌단상 위에 온몸을 검은 천으로 감싼 무신이 귀신처럼 서 있었다.그의 눈은 매우 어두웠지만 끝없는 어둠의 한가운데서 붉은 점이 번쩍이고 있었다.그리고 그 뒤에는 무신과 비슷한 옷을 입은 네 명의 다른 사람들이 있었고, 동시에 그들의 허리에는 검은 북이 매달려 있었다.둥둥둥-무신은 가장 먼저 허리춤에 걸린 북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갑자기 섬뜩한 북소리가 마법의 주문처럼 으스스하게 어두운 하늘을 가득 채웠다.둥둥둥-마치 망령의 서곡처럼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이 소리는 뭐지?”순간 강도원과 하천도 모두 이 섬뜩한 북소리를 들었고, 불길한 예감이 순식간에 그들의 가슴을 강타했다.훅훅훅-무거운 철제 문이 열리더니 이윽고 광장 옆에서 짐승 같은 포효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그리고, 실험 기지 안에서는 광포한 맹수처럼 실루엣이 하나둘씩 튀어나왔다.훅훅훅-두피가 마비될 듯한 포효와 함께 발밑의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고, 저쪽에 빽빽이 들어차 있는 무엇인지도 모를 실루엣들이 이쪽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저게 뭐지?”이 순간, 여기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손의 움직임을 멈추고 소리의 근원지를 바라보았다.밤하늘에는 이상한 북소리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고, 홍월기지 전체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사람이다!!!”“강양 삼촌?”바로 이때 강씨 황족의 젊은 세대 고수가 저기 검은 그림자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았고, 그가 가장 먼저 본 것은 앞쪽으로 달려오는 남자였다.그 남자는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채 눈에는 피로 충혈되어 있고, 몸에는 매우 사악하고 끔찍한 기운이 가득 차 있었다.남자의 외모가 많이 바뀌었지만 강씨 황족의 범속 초월은 여전히 그를 한눈에 알아보았고 그는 자신의 삼촌이었다.“강양 삼촌, 얼마 전에 사라지셨는데 왜 여기 계십니까?”강씨 가문의 범속 초월은 의심과 놀라움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 큰 보폭으로 강양의 곁으로 달려가 인사를 건넸지만, 돌아오는 건 강양의 포효였다.그러다 강양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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