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의 모든 챕터: 챕터 2481 - 챕터 2490

3173 챕터

제2481장

"와서 죽여요!" 한이가 배태준의 말을 가로채고 주머니에서 자그마한 리모컨을 꺼내 일부러 그들에게 보여줬다. "우라 다 함께 죽으면 외롭지는 않을 거예요."둘째 형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한이의 손에 들린 리모컨을 바라보았다.셋째와 넷째도 멍하니 한이를 바라보았다."그, 그게 뭔데?" 넷째는 느낌이 안 좋았다."그 리모컨은 뭐 하는 건데?" 셋째가 물었다.박시준도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한이야. 이건 뭐니?"박시준이 질문을 던지자 다른 세 사람도 박시준을 바라보았다.한이의 손에 들린 물건을 박시준이 모른다고?그들 부자는 한 패거리가 아니었던가?한이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지대지 미사일이에요. 미사일을 세 개 구매했어요."둘째, 셋째, 넷째 모두 할 말을 잃었다.박시준이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Y국 군에서 구입한 거야?""맞아요. 돈을 많이 줬더니 제게 팔았어요." 한이가 침착하게 말하며 둘째를 바라보았다. "아저씨 집은 청지로에 있죠? 사람을 시켜 조사해 봤어요. 아저씨 식구들이 다 그곳에서 살고 있던데 앞으로 아저씨가 하는 말이 한마디라도 내 귀에 거슬린다면 난 이 버튼을 누를 거예요. 그러면 아저씨도 가족이 사라진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게 되겠죠."둘째는 할 말을 잃은 채 덜덜 떨며 입을 꾹 다물었다."아저씨 가족은-" 한이가 넷째를 바라보았다.그가 자신의 집 주소를 말하기도 전에 넷째는 연신 고개를 저었다. "말 안 해, 안 할 거야!"배태준이 어색하게 소리 내 웃었다. "밥 먹어. 밥 먹다 말고 뭐 하는 거야. 다 식겠어.""현이는 어디 있어요?" 다른 사람에게 이끌릴 한이가 아니었다.그는 목적이 매우 분명했다. 그가 오늘 여기에 온 것은 박시준을 보호하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현이를 찾기 위해서기도 했다."난 몰라." 둘째가 연신 손을 흔들었다."나도 몰라! 셋째 형, 알아? " 넷째가 배태준에게 화살을 돌렸다."우준미가 현이를 데려갔어. 이 일은 너희들도 모를 거야." 배태준이 박시준을 바라보았다. "우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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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2화

한이의 왼손이 테이블 위에서 움찔했다.그의 이 동작을 본 사람들은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좋아! 그냥 기부할게! 좋은 일을 하는 것도 좋지 뭐." 둘째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마지못해 말했다."둘째 형이 그렇게 말하니 나도 기부할게요." 넷째가 말했다.배태준이 입을 열었다. "시준아, 너 나한테 실망했지?""실망하고 말고가 없어요. 난 내 딸을 빨리 찾아야 해요." 박시준은 설날에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도 못했다. 일찍 돌아와 이 일을 마무리하고 싶었다."넌 왜 그렇게 고집이 세? 네겐 라엘이가 있잖아. 현이가 사라진건 어쩔 수 없잖아. 딸이 한 명 더 필요한 거라면 와이프랑 또 한 명 낳으면 되는 거지 딸 하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힘들어야겠어?" 둘째가 설득했다. "아들이야말로 가장 소중해. 네 아들도 대단한 것 같은데 말이야. 내가 너였으면 엄청 좋아했을 거라고!""아들이나 딸이나 다 똑같이 중요해." 박시준은 그의 말을 바로잡았다. "현이가 내 딸이라는 걸 일찍 알았더라면, 태어난 후 그렇게 차갑게 대하지 않았을 거야. 난 그 아이에게 많은 걸 보상해야만 해.""찾지 못하면 어떡해! 그렇게 어린아이를 숨기는 건 너무나 식은 죽 먹기라고." 넷째가 입을 열었다. "현이는 이미 죽었을지도 몰라. 애들은 쉽게 죽어. 내 아이도 이미 몇 명이나 죽었는걸."박시준: "..."한이: "...""첫째 아이는 난산으로 죽었어. 출산 중 산소가 부족해 태어나자마자 죽었지. 죽은 둘째 아이는 순조롭게 태어났지만 불우한 운명이었나봐. 밥을 먹다 숨이 막혀 죽었고 셋째 아이는 혼자 물장난을 하다가 익사하고..." 넷째는 요절 된 아이들을 떠올리며 마음이 울적해졌다."현이가 살아있다면 왜 찾아낼 수 없는 건데? 우준미가 현이를 사서 데려갔다는 것까지 알고 있는데 왜 아무것도 조사해 내지 못하는 건데?" 넷째가 말하다가 허벅지를 철썩 쳤다. "죽어서 그럴 거라고. 그러니 찾지 마. 정말 살아있다면 나중에 커서 널 찾아올 테니까."이번 식사에 별로 관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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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3장

넷째는 멍 해있다가 아무 생각 없이 따라나섰다. "둘째 형, 화내지 마. 같이 가."두 사람이 떠난 후 주방의 분위기가 훨씬 홀가분해졌다.박시준은 서빙 젓가락으로 한이에게 반찬을 집어주었다."먹어.""내가 알아서 먹을게요." 한이는 애취급 당하는 게 싫었다."알았어. 알아서 많이 먹으렴." 박시준은 당부하고 나서 배태준을 바라보았다. "하고 싶은 말은 없어?""현이가 어디 있는지 정말 몰라." 배태준이 어깨를 으쓱했다. "우대환을 찾아낸 사람이 둘째 형이야. 우준미를 컨트롤하려고 말이야.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말이야. 하지만 자살했을 줄 누가 알았겠어."박시준은 눈살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녁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박시준의 머릿속에 무언가 스쳤다. "김형문의 집에 가보고 싶어. 그곳에 아직 사람이 살고 있어?""지금은 당연히 없겠지. 보통 문이 잠겨 있어." 배태준이 말했다. "그곳을 지나갈 때마다 대문이 잠겨 있던데. 가끔 누군가 가서 청소만 하나 봐. 킹문 그룹의 책임자에게 물어봐도 돼. 이미 찾아낸 거 아니야?"킹문 그룹과 김형문의 저택은 지금 현이의 명의로 돼있다.현이의 시신을 찾아내지 못했기에 현이는 아직 김형문 가문의 가족으로 되어 있었다."셋째 형, 김영아의 유품에 손을 댔어? 도리대로라면 김영아가 현이에게 앨범 같은 걸 만들어 줬을 텐데, 난 현이에 관한 물건을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어. 김영아의 휴대폰이 심하게 고장 나 안에 든 데이터가 전부 사라졌거든. 침실에 있던 보석과 귀중품은 다 그대로였는데 현이와 관련된 물건만 사라졌어.""김영아가 현이의 돌 사진을 보내주지 않았어? 현이의 앨범은 그때 모두 불에 탔을 거야. 네가 봤다면 가슴 아팠겠지. 이건 모두 둘째 형이랑 넷째가 한 짓이야. 난 그들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나도 함께한 거로 했지." 배태준이 말했다. "사실 난 영아에게 손을 쓰려고 하지 않았어. 하지만 둘째 형과 넷째가 거절했지. 우리가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면 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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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4장

잠시 후 배태준이 오래된 휴대폰을 들고 걸어왔다."다행히 휴대폰은 아직 전원이 들어와. 확인해 보니 현이를 찍었던 동영상이 있어."배태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박시준은 휴대폰을 가로챘다.한이는 박시준에게 다가가 여동생의 동영상을 보려 했다.박시준이 동영상을 클릭하니 통통한 여자아이가 눈앞에 나타났다.영상 속 현이는 하얗고 통통했는데 잘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현이는 바닥 매트에 앉아 웃는 얼굴에 장난감을 들고 힘차게 흔들었다.아이는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었는데 그 눈빛이 박시준의 심장을 찔렀다.박시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배태준은 박시준이 이렇게 쉽게 눈물을 흘리리라 생각지 못했다. 그는 상 위에서 휴지를 가져와 한이에게 주면서 그에게 건네주라고 했다."울지 마세요." 한이가 휴지를 억지로 박시준의 손에 쥐여줬다. "현이가 살아있을지도 몰라요."박시준은 눈물을 닦고 나서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했다. "너무 귀여워... 현이가 너무 귀엽구나... 내가 그때 애한테 그렇게 매정하게 구는게 아니었는데.""무슨 소리에요?" 한이가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 "엄마 딸이라서 귀여운 거예요." 그런 게 아니라면 한이는 이 아이가 귀엽다고 생각할 리가 없었다.박시준은 손으로 휴대폰을 꼭 쥐고 활기차게 웃고 있는 영상 속 딸을 바라보며 죄책감에 마음이 아팠다.배태준의 집에서 나올 때 박시준은 배태준의 오래된 휴대폰을 가져갔다.호텔로 돌아온 박시준은 곧바로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마이크가 한이에게 물었다. "너희 아빠 왜 저래? 표정이 어두운 게 무섭네!"한이: "현이가 사고 나기 전 영상을 봤거든요."마이크: "어디서 난 영상인데? 나도 보여줘 봐.""배태준이 옛날에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이에요." 한이가 대답했다. "현이는 통통하고 귀여웠어요.""한 살 정도의 아이들은 다 귀여워. 왜 그런지 알아?" 마이크는 육아 경험이 풍부했다."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왜 그런지 한이가 알 리가 없었다."한 살짜리 아이는 발달이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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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5장

한이: "오늘 밤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취했대요?"한이는 얼굴이 빨갛게 된 채 자신의 방을 향해 걸어갔다."야, 너 왜 얼굴이 빨개지는데? 원래 네 아빠야. Y국까지 찾아온 건 도우려고 온 거잖아?" 마이크가 뒤쫓았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한이는 방문을 닫았고 마이크는 멍해졌다.이틀 후 세 사람은 Y국에서 돌아왔다.진아연은 공항에서 그들을 픽업했다.그들이 무사하게 눈앞에 나타난 것을 본 진아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마이크, 다녀오느라 수고했어." 진아연이 마이크에게 감사를 표했다."아니야." 마이크가 진아연에게 다가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남편 좀 설득해 봐. 요즘 정신을 못 차리고 우울해 있어."진아연도 눈치챘다.박시준은 Y국에 가기 전보다 살이 많이 빠졌다.그리고 얼굴이 창백하고 초췌했는데 큰 병에라도 걸린 것 같았다."한이랑 먼저 돌아가. 난 시준 씨랑 밖에서 산책하다가 돌아갈게." 진아연이 마이크에게 말했다."알았어. 그럼 우리 먼저 갈게." 마이크가 한이의 어깨를 감싸고 공항을 빠져나갔다.진아연은 그들의 뒷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박시준을 바라보았다."시준 씨, 현이의 동영상을 보여줘요."박시준: "보면 괴로울 거야. 그래서 안 보내줬어.""보고 싶어요." 진아연이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박시준은 휴대폰을 그녀에게 건넸다.그녀는 동영상을 클릭하고 아무 말 없이 보았다."영상을 보니 현이가 당신을 닮은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진아연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내 딸이니 당연히 우리를 닮았겠지." 박시준은 요즘 마음이 무거웠는데 돌아와서 진아연을 보니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 "마음이 복잡해. 지금 어딘가에서 힘들게 살아갈까 걱정되기도 하고, 어쩌면 죽는 게 오히려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러면서 또 살아 있기를 바라고. 힘들게 살더라도 앞으로 우리가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사람마다 고통에 대한 이해가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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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6장

12년 후.T국, 겨울. 올겨울은 유난히 추웠다.의사는 아줌마에게 수액을 꽂으려 했지만 바늘이 정맥을 뚫을 수 없었다.의사는 수수를 향해 머리를 젓고는 약통을 들고 자리를 떠났다.떠나는 의사의 뒷모습을 보며 수수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수수야..." 아줌마가 침대 위에서 힘겹게 불렀다.수수는 황급히 눈가의 눈물을 닦고는 기분을 바로잡고 몸을 돌려 침대 옆에 다가갔다."할머니, 걱정하지 말아요. 의사 선생님이 약 가져오는 걸 깜박해서 가지러 간 거예요." 수수는 할머니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게 싫었다.할머니는 일 년 전에 쓰러지신 뒤로 일어나지 못했다.수수가 잘 돌보지만 않았더라면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셨을 것이다.할머니는 충분히 살았다고,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다.그녀는 3개월 전부터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지금은 뼈만 앙상하게 남아 숨을 쉴 때마다 가슴에서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난... 곧 세상을 뜰 것 같구나... 얘야... 울지마렴..." 할머니는 그녀의 손을 잡고 눈물이 눈가에 맺힌 채 말했다. "난, 난 네가 걱정돼...""할머니, 그런 말 하지 말아요... 가지마요, 안 돼요." 수수는 두 손으로 비쩍 마른 할머니의 손을 잡고 울면서 외쳤다. "할머니가 가면 저 혼자 어떻게 해요? 할머니가 제 옆을 지켜준 것에 아직 보답도 못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갈 수가 있어요..."감동받은 할머니는 아픔이 덜 느껴졌다.수수의 등장으로 그녀의 평범했던 삶은 더욱 다채로워졌다.그래서 그녀는 죽어도 여한이 없었다."사랑하는 수수야, 내가 짐이 됐구나..." 할머니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말을 하는 그녀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앞으로 꼭... 행복하게... 그리고 나쁜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수수는 너무 울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할머니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그리고..." 할머니는 계속 유언을 말했다. "얼굴에 쓴 가면은... 아직 벗으면 안 돼... 18세가 되면... 그때 벗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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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7장

할머니의 당부를 되새기며 수수는 슬프게 흐느껴 울었다....이틀 후 수수는 할머니의 장례를 마치고 서씨 가문으로 찾아왔다.할머니는 병으로 앓기 전에 서씨 가문에서 허드렛일을 했었다.할머니는 매달 번 돈으로 수수를 학교에 보냈다.수수는 어렸을 때부터 매우 착했는데 할머니가 서씨 가문에 일하러 나간 후 시간 날 때마다 서씨 가문에 가서 일을 도왔다.서씨 가문의 도우미들도 그녀를 알고 많은 도움을 줬다."수수야, 할머니는 어때? 앞으로도 여기 일하러 오실 거지? 어제 집사님이 갑자기 물어보더라고." 평소 사이가 좋던 도우미가 수수를 보고 물었다."장 아주머니,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수수가 눈을 내리깔고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휴! 그래도 잘 가셨어. 안 그러면 너 공부하랴 일하랴, 할머니를 돌보랴, 얼마나 힘들어.""안 힘들어요.""네가 안 힘들었어도 할머니는 힘들었을 거야. 지난번에 보러 갔더니 너무 말라서 뼈만 남았던데, 고통스러워 보였어. 그러니 돌아가신 것도 어떻게 보면 해방되신 거나 마찬가지야. 좀 있다가 집사님에게 네가 계속 여기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해줄게. 안 그러면 네 학비는 어떻게 하니?" 장 아주머니가 수수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고마워요, 장 아주머니.""요즘 많이 피곤하지? 살이 너무 빠진 것 같아." 장 아주머니가 찐빵 하나를 가져와 수수에게 건넸다. "아침밥으로 남은 건데 먹으렴. 앞으로 혼자 남겨졌으니 불쌍해서 어떻게 하니."장 아주머니가 그녀의 얼굴에 난 흉측한 흉터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사람들은 종종 그녀를 이렇게 쳐다보지만, 수수는 여전히 조금 불편했다.그녀는 찐빵을 입에 넣고 한 입 베어 물고는 뒤돌아 휴대폰을 꺼냈다.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며칠 동안 그녀는 자주 울음을 참지 못했다.지금처럼——찐빵을 먹는 수수는 눈물을 참으며 무심코 휴대폰 화면을 톡톡 두드렸다.눈물이 앞을 가린 채 그녀는 휴태폰 화면에 나타난 낯설지만 어딘가 익숙한 얼굴을 보았다.오늘은 귀영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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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8장

"수수야,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야? 어서 와서 도와주지 않고. 서씨 가문에 도련님 한 분이 더 늘었으니 집사가 널 계속 고용할 거란다." 장 아주머니가 수수를 불렀다.수수는 곧 가방을 내려놓고 도와주러 걸어갔다.한 시간 후, 서씨 가문의 어르신이 서 씨 저택의 문 앞에 차를 세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서 씨 어르신과 사모님의 다투는 소리가 방안에서 들려왔다."은준이는 내 아들이야. 지금 애 엄마가 버린다고 하는데 나까지 모른 척할 수 없잖아!" 서 씨 어르신이 화를 냈다. "걔한테 별채에 지내도록 한 것도 당신이 화낼까 봐 그런 거야. 그렇게 못 견디겠다면 그만 꺼져!"사모님은 충격을 받고 멍해 있다가 억울함에 눈물이 흘렀다.그녀는 서 씨 가문을 떠날 수 없었다. 그녀의 아들딸이 여기에 있으니 여기가 바로 그녀의 집이었다."왜 애 엄마가 버린대요? 이렇게 크도록 키웠는데 지금 서씨 가문으로 돌려보낸다는 건 서씨 가문의 재산을 나누려는 거 아니에요?" 사모님은 눈물을 흘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은 쓸데없는 생각이 너무 많아. 애 엄마가 결혼한대. 남자 측에서 애를 싫어하니 어쩔 수 없잖아." 서 씨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 "내가 데려왔으니 이제부터는 서씨 가문의 도련님이라고.""좋아요! 어쨌든, 당신이 데려온 사생아가 저 애 하나 뿐이 아니니, 아마 마지막도 아니겠죠." 사모님이 가슴 아프게 소리 질렀다. "그 잡종 놈에게 잘해주란 말은 하지 말아요. 매일 별채에 숨어서 내 눈에 띄지 못하게 해요!"잠시 후 집사가 주방에 왔다."둘 중 누가 별채에 가서 은준 도련님을 돌볼래요?" 집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별채에 가면 은준 도련님의 일상을 전담하게 돼요.""난 싫어요. 별채에 간다는 건 사모님을 대적하는 거잖아요...""맞아요. 누가 일하면서 미움만 받으려 하겠어요? 누구도 감히 가려 하지 않을 거예요."도우미들이 재잘대며 누구도 별채에 가려 하지 않았다.이때 사모님이 주방에 들어서더니 사람들을 날카롭게 바라보더니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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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9장

수수의 얼굴을 똑똑히 본 누렁이는 겁에 질린 듯 보였다."누렁이야, 두려워하지 마. 난 널 해치지 않을 거야." 수수는 심호흡하고나서 누렁이와 사이좋게 협상하려 했다. "난 그저 일하러 온 거야. 앞으로 우리 잘해보자. 매일 너한테 맛있는 걸 갖다줄게."말을 마친 수수는 찐빵을 던져줬다.누렁이는 곧 찐빵을 받아 물었다.수수는 콩닥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빠른 걸음으로 별채 안으로 들어갔다.별채 거실에는 키가 크고 마른 남자가 서 있었다. 키는 약 180 가량 되보였는데 수수는 고개를 들어야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거실에는 난방이 없어서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지만 그는 얇은 파란색 바람막이 외투만 입고 있었다.그가 바로 오늘 어르신이 데리고 온 사생아 서은준이었다.수수가 그를 바라보자 그도 수수를 바라보았다.그는 마당에 있던 누렁이처럼 수수의 얼굴에 난 흉터를 보고 멍해졌다."은준 도련님, 안녕하세요. 전, 전 수수라고 하는데 올해... 곧 열여덟 살이 돼요. 나이가 어리긴 하지만 일을 깔끔하게 잘하니 절 거절하지 마시고 일할 수 있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수수는 초조하게 말을 마치고 나서 고개를 숙였다.서은준은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 "얼굴이 왜 그래?""저... 어렸을 때 집에 불이 나서 이렇게 됐어요." 수수는 할머니의 당부를 머릿속에 기억하고 아무한테도 진실을 말하지 않으려 했지만 서은준의 미움을 받기 싫었다. "은준 도련님, 놀라셨죠? 죄송...""내 개가 겁을 먹은 것 같아." 서은준이 마당을 내다보며 말했다.그의 개는 밖에서 그를 바라보며 감히 들어오지 못했다."어... 도련님 개가 왜 저렇게 소심해요? 설마 저보다 더 못생긴 사람을 본 적이 없나요?" 수수는 마당에 있는 개를 보며 의아해했다.서은준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사모님이 내 화를 돋우려고 널 보낸 거지?""사모님께서 그런 말을 안 했어요. 내가 추악하게 생겼으니 도련님이 보시면 구역질할 거라고 했어요." 수수가 사실대로 말했다. "은준 도련님,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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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0장

오후.서은준은 방에 돌아가 쉬었고 수수는 본채 부엌으로 돌아갔다."수수야, 어때? 그 은준 도련님이 널 괴롭히지는 않았어? 개가 널 물지는 않았고?" 장 아주머니가 물었다."은준 도련님께서 내가 만든 국수가 본인이 만든 것보다 맛없다고 했어요. 저녁에 더 맛없는 걸 만들면 남겨둘 수 없다고 했어요." 수수는 조금 속상했다. "개는 괜찮았어요. 절 안 물었어요.""수수야, 두려워하지 마. 내가 요리 몇 개 가르쳐줄 테니 저녁에 문제없을 거야.""고맙습니다, 장 아주머니." 수수는 곧 정신을 차리고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장 아주머니, 은준 도련님이 그렇게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저더러 못생겼다고 하지 않으신 데다가, 제가 요리한 국수를 말로는 맛없다고 하면서 다 드셨어요."장 아주머니:"배가 아주 고팠나 봐. 하지만 너한테 못생겼다고 하지 않은 건 조금 의외네.""저도 놀랐어요. 그래서 이 일을 열심히 해서 빚을 다 갚으려고요." 수수의 낙천적인 미소를 바라보며 장 아주머니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학교에 계속 안 나가도 괜찮겠어?" 장 아주머니가 물었다."선생님께 상황을 설명했더니 독학으로 공부해서 기말시험만 잘 치면 된다고 했어요." 수수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해야 해요. 안 그러면 학비를 못 내거든요.""참 가엾구나." 장 아주머니가 불쌍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얼굴도 망가뜨리고 부모님도 잃게 하더니 이젠 할머니도 옆에 없으니 앞으로 너 혼자 살아가야 하다니. 대학교에 간다고 해도 아마 앞으로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기 힘들 거야.""장 아주머니, 요리하는 거 가르쳐 주세요. 이 일부터 제대로 해내고 나중의 일을 생각해야겠어요." 수수는 저녁 식자재를 보며 화제를 돌렸다."그래."저녁 식사 시간.수수는 삶은 새우, 제육볶음과 해물탕을 서은준 앞에 내놓았다.이 세 가지 요리는 비교적 간단한 거라 기본적인 것만 배우면 할 수 있었다."도련님, 제가 새우 껍질을 발라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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