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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61 -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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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1화

우문호를 다시 살려내다원경릉은 심장 맛사지를 계속 하며, 우문호가 그저 쇼크를 일으킨 것이길 바랬다.명원제는 줄곧 우문호를 생각하면 안타까움과 슬픔이 밀려왔다. 전에 가장 아꼈던 아들 우문호가 아닌가. 비록 마지막엔 실망시켰지만 부자의 정이란 것이 그렇게 잘라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명원제는 우문호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비틀거리자 예친왕이 즉시 그를 부축했다.“떨어뜨려 놓아라!” 명원제는 머리가 어질어질한 가운데 피맺힌 목소리를 뱉는다. 이때 “현비(賢妃) 마마가 초왕 전하를 보러 온다 합니다.” 구사는 앞으로 나가 원경릉을 왕야에게서 떼 놓으려 하는데 어의가 옆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왕야께서 숨을 쉬십니다. 왕야께서 숨을 쉬세요.”명원제는 홱 고개를 돌려 초왕의 가슴이 천천히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쳐다봤다.명원제가 직접 코에 호흡이 있는지 확인했다.원경릉은 젖 먹던 힘까지 모두 쥐어짜낸 뒤라 침대에 쓰러져 후후 숨을 몰아쉬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며, 참았던 슬픔에 목 놓아 울고 싶었다. 사실 원경릉은 이미 울기 시작했다.원경릉도 자신이 예를 어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한쪽으로 무릎을 끓고 울면서 잘못을 빌었다. “아바마마, 소신이 예를 어긴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울고 싶었어요. 아바마마 잠깐만 우는 것을 허하여 주시옵소서.” 원경릉의 말은 예의에도 어긋나고, 우는 모습도 흉해서 눈물 콧물이 엉망진창이지만, 방금 아들을 잃었다가 다시 찾은 명원제는 조금도 개의하지 않고, 오히려 전에는 예뻐 보이지 않던 며느리가 귀엽게 느껴졌다.어의는 진맥을 마치고 연신 탄성을 지르며, “신기해, 정말 신기한 일이야, 하늘이 도우셨어!”예친왕은 어의를 흘겨 보며, “초왕은 살아날 운명이었군.”어의가 황급히 말을 바꾸며, “맞습니다, 초왕 전하께서 살아나실 운명이셨나 봅니다.”“뭐라고?” 명원제가 어의에게 물었다.어의는 손을 모으고: “폐하께 아룁니다, 초왕 전하는 점점 안정되어 가고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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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2화

태상황에게 독을 쓴 자는 누구인가“이리 돌아봐!” 우문호가 조용히 말했다.원경릉은 턱을 침대에 걸치고 웃으며 눈물을 떨군다. “죽음에서 살아 온 걸 환영한다.”“넌 짐이 죽기를 간절히 바라는 거 아냐?” 우문호는 환하게 웃는 그녀를 보았다. 이마엔 멍이 들었고, 눈 밑은 울어서 복숭아처럼 퉁퉁 부은 데다, 눈물이 더러웠던 얼굴을 타고 내려 두 줄기 하얀 피부가 드러나 있다. 사실 상상조차 못한 것이, 요 며칠 둘은 물과 불처럼 서로 싸우지 않았던가.“그래, 네가 죽길 간절히 바란 게 사실이야.” 원경릉은 눈물을 훔치며 결국 유치하게, “하지만 내 눈 앞에서 죽는 거 말고, 난 의사이고 환자가 내 앞에서 죽으면, 내 직무상 과실이 되거든.”우문호는 원경릉을 보고 슬그머니 웃었다.구사가 옆에서 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웃었다. 웃고 나서 복잡한 심경으로 원경릉을 응시했다.이 왕비는 사실 그렇게 싫지 않다.우문호가 마음을 가라앉히자, 자금단이 몸 속에서 작용하며, 단전의 기운이 서서히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우문호는 구사를 향해, “태상황 폐하는 무슨 독에 중독 되셨느냐?”구사는 앞으로 한 걸음 나와 말하길,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제 밤 태상황 폐하께서 갑자기 피를 토하시고 혼수상태에 빠지셨다는 것만 알 뿐입니다. 어의는 독에 당하셨다고 진단했습니다.”우문호는 원경릉을 보고, “네가 할바마마께 드린 약이 토혈과 혼수상태를 불러온 것은 아니냐?”원경릉은 “절대 그럴 리 없어.”“그럼 아바마마께서 조사하신 게 반드시 결과가 나와야 하겠구나.” “할바마마를 가서 뵙게 해달라고 아바마마께 말씀드리려고” 원경릉이 말했다.구사는 고개를 흔들며, “왕비 마마, 서두르지 말고 잠시 기다리시지요. 황제 폐하도 손을 쓰셨을 것이고, 분명 예친왕 전하도 말씀하실 겁니다.”밖에 서있던 정후는 마음속으론 딸 원경릉을 수백번도 더 혼을 냈다. 갖은 수단을 동원해 딸을 초왕부에 시집을 보냈더니, 좋은 일이 생기긴 커녕 안 좋은 일만 앞다투어 찾아올 줄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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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화

정후의 집과 주명취의 집정후는 속으로 화가 치밀었다. 결국 원경릉 이것이 일을 치고 말았어!집으로 돌아와 충부인(冲夫人, 정후의 부인)에게 화풀이를 하며, “딸 자식을 어떻게 가르친 거야, 온 집안의 힘을 기울여 왕비 자리에 앉혀 놨더니, 우리 집안에 보답한 게 뭐가 있어? 오늘 황제 폐하께서 기분이 좋으셔서 내가 벌을 받지 않았을 뿐이지, 안 그랬으면 이번 기회에 관직이 떨어질 뻔 했다고.”정후의 부인은 줏대가 없는 사람으로 남편이 딸을 호통치자 자신도 같이 분개하며, “앞으로 걔 혼자 죽든 살든 알아서 하라고 합시다, 우리는 상관하지 말아요.”“상관은 무슨? 앞으로 만약 우리집에 와서 돈 달라고 하거든 일체 줘선 안돼.” 생각해보니 전에 원경릉에게 돈을 주고 병부(兵部)에 뇌물을 주게 한 게 떠올랐으나 그 돈은 이미 떼인 돈이나 다름 없다 생각하니 속이 쓰렸다.정후 부인은 덩달아 “알겠어요.” 대답했다.정후가 차를 한 잔 마시며 계속 생각에 잠겼다. 원경릉이 초왕의 총애를 얻지 못하면 왕비의 지위도 믿을 게 못되니 다음 수를 잘 두는 수밖에 없다. 정후는 병부 시랑(侍郎)을 몇 년간 역임하며 상서(尚書) 자리가 3명째 바뀌는 것을 봤지만, 그가 승진할 기회는 오지 않고,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주씨 집안 쪽은 조정에 이미 적지 않은 사람이 앞자리에 몰려 있다는 소문이 돌고, 제왕이 태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 만약 주씨 집안 쪽에 돈을 써서 줄을 대면 어쩌면 일이 성사될 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쓸 수 있는 은자가 얼마나 되는가?” 정후가 부인에게 물었다.“2만 2천냥쯤 됩니다.” 정후 부인이 대답했다.“가서 3천냥만 좀 가져 오구려. 주씨 집에 좀 다녀와야 겠어.”정후 부인은 어리둥절해 하며, “주씨 집이요? 거긴 아닌 거 같아요. 주씨 집 큰 딸 주명취가 원래 초왕한테 시집가려던 걸 경릉이 때문에 깨졌잖아요. 주씨 집안이 우리를 원망해도 모자를 판에 우리를 상대나 하겠어요?”정후 부인은 주부인(周夫人, 주명취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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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장

주명취의 계략과 태상황에게 불려간 원경릉주명취는 할아버지의 걱정이 지나치다는 생각에: “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원경릉은 죄목에서 못 벗어나요, 할바마마의 병이 원래 위중하셨는데, 지금 독에 중독 돼서 혼수상태 시니 어떻게 버텨요? 할바마마가 붕어하시면 무엇때문에 붕어하셨든, 원경릉은 제멋대로 치료하여 할바마마의 병을 악화시킨 죄로 더더군다나 공을 따질 여지가 없지요.”왕실의 일은 파란만장 변화무쌍해서 주명취도 아직 꿰뚫어보지 못하는 게 태반이다. 하물며 원경릉은 말할 것도 없다.상황이 이렇게 복잡하고, 초왕이 연루되어 위기 일발이라 이대로면 초왕부도 끝장인 셈이다.우문호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큰 일을 위해선 작은 희생은 어쩔 수 없다. 이게 우문호의 운명일지도 모른다. “너무 자만하지 말아라, 매사에 마지막 한 발자국이란 변수가 있게 마련이다.” 주 재상은 갑자기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태상황께 독을 쓴 게, 너희들 짓은 아니겠지?” 주명취는 깜짝 놀라, “정말 저희가 한 짓이 아니어요, 손녀가 제 아무리 담이 크기로 소니 감히 할바마마를 시해할 리가요.”주 재상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나이 들어 늘어진 눈꺼풀로, “너희들이 한 짓이 아니면 됐다. 원경릉이 어째서 의술을 알고 있지는 알아보마. 너는 그만 나가보거라.”주명취는 일어나 인사를 드리고 밖으로 나왔다.서재 문을 나서자 밖은 땅거미가 지고 초왕을 생각하니 마음이 여전히 달갑지가 않다.원래 초왕은 줄곧 주명취를 못 잊었는데, 문창탑에서 대화로 주명취는 초왕의 마음이 떠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초왕의 마음에 원경릉이 있는 걸까? 그 천박한 여자가, 초왕에 걸맞을 리가 있어?원경릉이 태상황의 병구완을 한 걸 추측해 보자, 초왕부에 가서 우문호의 상처를 보고 온 제왕이 말하길 우문호의 상태를 완전히 원경릉에게 맡겼다고 했다. 주명취는 이리 저리 머리를 굴려보니, 태상황이 그날 갑자기 호전되신 게 원경릉이 손을 쓴게 틀림없다는데 이르렀다. 애초에 주명취가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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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5화

태상황이 복용한 구전단은?어의와 상선, 희상궁은 침상 곁에서 시립하고 있고, 푸바오는 이불에 쌓여 태상황의 침상에서 쉬고 있는데 이미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원경릉 보고 컹컹 왕왕 짖는다.원경릉은 푸바오는 보고 ‘쉿’하니 푸바오가 조용해 진다.예친왕이 이걸 보고 웃으며: “이 녀석이 초왕비 말은 잘 듣네? 거참 희한할 세.”원경릉은 미소를 띠고, “개는 사람을 알아보거든요.”“하긴,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태상황 폐하를 기쁘게 해드릴 수 있겠어? 이 개는 어떨 때 보면 사람보다 더 똑똑하다니까.” 예친왕은 생각에 잠긴 듯 말하고 명원제를 쳐다 본다.명원제도 묵묵히 예친왕을 바라보는데, 예친왕이 제대로 못헀다는 말을 하는 건가?명원제는 원경릉에게: “네가 의술을 알고 있다니, 가서 아바마마 용태가 어떠 신지 좀 보아라.”원경릉은 푸바오 곁을 지나갔다.희상궁과 상선이 길을 비키고, 원경릉이 태상황의 안색을 살펴보며 옆에 어의에게, “할바마마께서는 독에 당하셨는가?”어의는 방금 원경릉을 만났지만, 초왕을 살려냈다는 것을 들었기에 태도가 상당히 공손하다. “왕비마마께 아룁니다. 태상황 폐하께서는 확실이 독에 당한 증상을 보이십니다.”“내게 진단 일지를 보여줄 수 있겠는가?”어의는 약 상자에서 꺼내 원경릉에게 건네며, “왕비 마마, 보시지요.”원경릉은 태상황의 어제 쓰여진 일지를 펼쳐 보니, 토혈 2번, 계속 혼수상태, 맥박은 낮고 느린데다 힘이 없으며, 입술엔 청색증이 나타남, 예단(첫번째 진단)은 중독. 무슨 독에 중독된 것인지, 여기엔 쓰여 있지 않다.증상에 대한 약은 아래에 있지만 한약 약방문으로, 원경릉이 아는 해독 방법이다. 하지만 처방대로 약을 복용한 후에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다고 써 있다.다시 말해, 올바른 약을 처방한 게 아니다.원경릉은 계속 앞을 넘기다 태상황이 쭉 구전단(九轉丹)이라 불리는 환약 하나를 복용해 왔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구전단이란 건 어떤 거지?” 원경릉이 물었다.“구전단은 태후 마마를 위해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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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화

태상황 독살 미수의 범인은 누구?명원제와 예친왕이 앞으로 나가 살펴보니, 한 알은 쪼개진 가운데가 붉은색이고, 다른 한 알은 가운데가 옅은 노란빛이 도는 검정색이다.“두 알이 다른데 어찌 된 일인가?” 예친왕이 어의에게 물었다.어의는 영문을 몰라,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약은 같은 약탕기에서 나왔는데 어찌 색이 다를 수가 있겠습니까?”“그렇다면 수고스럽겠지만 어의가 직접 살펴 보게, 어느 쪽에 독이 있는지.” 원경릉이 말했다.어의는 가운데가 붉은 알을 가리키며, “원래 이 색이 아닙니다. 이 가운데는 어째서 이렇게 선명하게 붉은지요?”어의는 약을 조금 떼어 잔에 넣고 물을 부은 뒤 은침을 넣자, 은침 전체가 까맣게 변했다. 이는 독성이 매우 강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황제 폐하!” 어의는 털썩 엎드려 무릎을 꿇고 입술을 와들와들 떨며,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누군가 약을 바꿔 친 것이 틀림없습니다. 내의원에서 지은 약은 전부 독이 없음을 검사했습니다.”명원제는 음산한 눈빛으로, “여봐라, 내의원을 봉쇄하고, 자세히 조사하라!”시위는 명을 받들어 밖으로 나갔다.예친왕이 원경릉을 보며, “너는 어째서 약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지?”원경릉이: “약이 하나 없다는 것은 누가 한 알을 가져갔다는 것인데, 왜 가져가야 했을까요? 분명한 건 독이 든 문제의 약을 회수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또 상선이 마지막으로 약을 드렸을 때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했는데, 그러면 순서가 엉망이 돼서 하필 가져간 약은 독이 없는 것이고, 본래 가져가려고 했던 독이 든 약이 여기 있는 것이지요.”“제대로 분석했구나!” 예친왕은 냉정한 빛으로, “감히 태상황께 독을 쓰다니,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구나.”명원제가 온통 어의에게 분노를 쏟아 붓자, 원경릉이 주저하며: “아바마마, 문제의 약이 반드시 내의원에서 나왔다고 만은 볼 수 없습니다.”명원제가 원경릉을 보며, “무슨 말이냐?”원경릉은: “이 약은 세 알인데, 독이 있는 약, 한 알만 가져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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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7화

구전단의 비밀그리고 희매(喜梅)라는 아이가 하나 더 있는데 그 아이는 태상황의 세수 시중을 든다.마지막으로 내전에 들어와 청소를 하는 남나인은 커다란 침전을 혼자 청소한다. 태상황이 소란스러운 것을 싫어하시므로 대부분을 침대에 누워 있어, 남나인은 기본 반나절동안 내내 청소를 하고 있다.상선이 데려온 것은 전나인과 희매로, 남나인은 찾지 못했다.전나인과 희매는 이 일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고, 물었을 때 술술 답을 했으며 심지어 약을 어디에 두는지도 몰랐다.원경릉은: “이 남나인이 관건군요. 그가 침전의 청소를 담당하고 있으니, 먼지를 닦아 내며 약을 넣어둔 상자를 건드린 게 분명합니다. 그가 알고 있어도 이상할 게 없지요. 당장 그를 찾아와야 합니다.”명원제는 바로 명을 내려, 온 황궁을 이 잡듯이 뒤져 남나인을 찾아오라고 했다.반 시진이 지나고 남나인을 찾았다.그러나 남나인은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 냉궁(冷宮)의 쓰지 않는 우물에 버려져 있었다.시체를 발견한 것은 냉궁의 시위로, 명원제의 명을 받고 전 궁에서 남나인을 수색했기 때문에 냉궁의 시위가 어렴풋이 오늘 남나인이 냉궁에 오는 것을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일대를 수색한 끝에 시체를 발견한 것이다.냉궁 시위는 불려와 명원제가 친히 심문했다.“남나인 외에 누가 냉궁을 들어간 적이 있느냐?”시위가 대답하길: “황상께 아룁니다, 소신은 남나인만 보았을 뿐입니다, 냉궁의 시위는 고작 넷이라, 돌아가며 야간 순찰을 돌기때문에 누가 들어오는지 여부는 소신이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상선도 직접 남나인의 침대를 뒤져, 은 천냥과 교환할 수표를 찾아냈다.수표는 정풍호(鼎豐號, 돈을 바꿔주는 전장의 발행번호)가 찍힌 것이다.원경릉은 수표를 볼 줄 몰랐지만, 초왕부의 인장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자기도 모르게 변명을 하며, “아바마마, 왕야일리 없습니다.”명원제는 바보가 아니다, 만약 초왕이라면 결코 초왕부의 인장이 찍힌 수표책을 줄 리가 없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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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8화

우문호에게 돌아온 원경릉원경릉은 살금살금 앞으로 나가 태상황 침대 앞에 섰다.고작 이틀을 비웠을 뿐인데 사람이 살이 쏙 빠지고, 누런 안색에 입술은 파랗다. 눈썹이 엉클어지고 무섭게 생긴 게 그나마 위엄을 지켰다.이 사람이 북당에서 과거 가장 용맹했던 남자다.그런데 지금은 자신의 생사조차 어쩌 지를 못한다.원경릉은 자신의 손을 태상황의 가슴에 올려놓고, 심장의 미약한 박동을 느껴보는데 호흡이 약간 어지럽다.“어떠냐?” 예친왕이 그가 청진하는 줄 알고 와서 물었다. 원경릉은 고개를 흔들며, “잘 모르겠습니다.”예친왕의 눈에 실망의 빛이 일렁였다.명원제는 오히려 평소와 같은 정신으로, 약을 조사하고 있는 어의를 바라본다.어의는 한 숨돌리며 와서 보고 하길, “황제 폐하, 주사에 등나무 독이 섞여 있었습니다.”“해독하기 어렵냐?” 예친왕이 물었다.“어렵지 않습니다, 무슨 독인지 알면, 그에 맞는 약을 쓰면 됩니다. 주사와 등나무 독에 기존에 드신 해독약은 효과가 없으니, 처방전을 바꾸는 것이 마땅합니다.”어의가 말했다.어의가 해독을 할 수 있으면 이제 원경릉과 상관없다. 명원제는 원경릉에게 우문호를 돌보라고 쫓아 보냈다.인사를 하고 나올 때 명원제는 원경릉을 보고: “오늘 밤은 궁에 머물며 짐과 저녁을 들도록 하자.”원경릉은 이게 얼마나 성은이 망극한 일인 줄 모르고 그저 일반적으로 한끼 먹는 거로, 좋든 나쁘든 한 식구가 되었으니 겸사겸사 밥이나 같이 먹자는 애기인줄 알고 나왔다.예친왕은 총애를 받든 모욕을 당하든 한결같은 원경릉의 모습을 저도 모르게 흡족하게 바라봤다.원경릉은 사실 그것에 대한 생각으로 애가 탔다. 그것은 다름아닌 우문호의 상처다.우문호의 상처는 꿰맨 지 얼마 되지 않아 실밥이 터졌을 수도 있고, 여하튼 입궁하는 길에 심하게 흔들리고, 몇 백 걸음이나 걸은 데다 시간을 지체했으니 아파서 돌아버릴 지경일지 모른다.하지만 이 방면에서 그 사람, 고통을 참는 능력으론 수준급이지.전에는 전각 안에 사람이 너무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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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9화

황제 폐하의 저녁 초대원경릉은 너무 피곤해서, “안으로 좀 들어가 봐, 나 좀 엎드리게.”“못 들어가.” 우문호가 뿌루퉁하게 대답하면서도 그녀의 지친 기색을 보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며 한 사람 누울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원경릉은 그의 옆에 두 손을 베고 엎드려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 “다 잘 됐으면 좋겠어, 며칠만 평온하게 보내게 해줘.”“만약 태상황 폐하가 아무일 없으시면, 넌 초왕부로 돌려보내 달라고 주청 드려.” 우문호가 말했다.“안 그래도 밥만 먹고 갈 거야.” 원경릉이 말했다.우문호는 뿌루퉁하게: “초왕부에 네가 먹을 밥이 없냐? 궁에 밥이 뭐가 맛있다고?”“황제 폐하께서 오늘 저녁 수라를 같이 하자고 하셨어.”우문호는 어안이 벙벙해서, “아바마마께서 너한테 같이 수라를 들자고 하셨다고? 너만 먹고 가라는 얘기 아니고?”아바마마는 혼자 수라를 드시는 것을 좋아해서, 황후의 궁에 가실 때조차 혼자 수라를 드신 후에 가셨다.그리고 우문호가 이만큼 클 동안 궁중이나 집안의 연회를 제외하고 아바마마와 같이 식사를 한 적이 없다.원경릉은 여전히 답답해서: “몰라, 그냥 그렇게만 말씀하셨는데. 아마 체면을 차리신 거겠지.”우문호는 아바마마가 어떤 사람에게도 체면을 차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아바마마 입장에서 식사는 신중한 일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아바마마가 보위에 오르신 후, 다른 사람과 단 둘이 식사를 하신 건 태상황 폐하 한 분 뿐이다.“황제 폐하를 모시고 수라를 들 땐 뭘 조심해야 해?”원경릉이 물었다.우문호의 얼굴이 구겨지며, “아무도 몰라.”원경릉은 고개를 약간 들고, “몰라?”우문호가 얘기하기 싫은 건 줄 알고, 곧 포기하고는: “만약 내가 창피 당하면, 그건 초왕부가 창피 당하는 건줄이나 알아.”우문호는 잠시 말이 없다가, “나는 아바마마와 단 둘이 식사를 한 적이 없어.”원경릉은 웃으며, “집에 아들이 그렇게 많은데 당연히 단둘이 못 먹지 않나, 나도 황제 폐하랑 단둘이 식사하는 건 아닐 꺼야.”“너랑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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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0화

황제와 수라를 들게 된 원경릉황후의 중신궁(中珅宮)제왕과 주명취가 입궁해 평소처럼 우선 황후에게 문안 인사를 드리러 갔다.주명취가 궁에 들어서는데 황후는 안색이 그다지 좋지 않고, 답답한 듯 가슴을 만지며 앉아 있다.주명취가 황후 앞에서 착한 척을 하고 인사를 드려도, 황후는 답답하고 울적한 기색이다.주명취는 황후 마음에 근심이 있는 줄 알았지만, 웃음을 머금고 제왕에게: “왕야께서 녹왕에게 들려주시려고 시를 하나 지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어서 가보세요.”제왕은 시 쓰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녹왕이 좋아한다. 제왕과 녹왕은 모두 황후의 소생으로 엄마가 같다. 이토록 박복한 동생이 좋아한 다니, 동생이 마음의 안식이라도 얻으라고 제왕이 시 짓는 걸 공부하기 시작했다.오늘 부를 한 수 지어왔는데 녹왕 앞에서 자랑하길 바라니 주명취의 말대로 제왕은 웃으며 녹왕에게 갔다.제왕이 나가자, 주명취는 궁 안에 시중드는 사람을 내보내고 황후 옆에 앉아 물었다: “고모, 무슨 일이 에요?”황후는 아들이 나가자 그제서야 분통을 터트리며, “이 몸이 황제 폐하와 결혼해서 20년이 넘었는데, 결혼식 이후로 나와 단둘이 수라를 든 적이 없거늘, 오늘밤, 원경릉과 단둘이 수라를 드시겠다는 전교를 내리셨지 뭐냐.”주명취는 대경실색해, “원경릉이요? 궁에 압송되어 심문 당하지 않았나요? 어째서 갇혀 있지 않죠?”주명취는 입궁하면서 묻지 않았던 건, 원경릉은 죄가 무거우니 감옥에 갇혔거나, 일단 창 없는 방에 갇혀 있을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찬찬히 조사한 끝에 초왕비의 지위를 박탈 당하고, 남은 죄에 대한 처벌로 서민의 신분에 처해질 줄 알았는데.주황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갇혀? 원경릉이 황제 폐하와 수라를 들면, 단둘 뿐인데, 황제폐하 앞에서 무슨 말을 할지 알게 뭐냐.”주명취는 속으로 가슴이 철렁했다. 원경릉이 최근 상당히 똑똑해 진 것 같고, 주명취에 대한 의심을 황제 폐하 앞에서 조금이라도 언급한다면, 뒷일은 감히 상상조차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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