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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5화

Penulis: 유애
태상황이 복용한 구전단은?

어의와 상선, 희상궁은 침상 곁에서 시립하고 있고, 푸바오는 이불에 쌓여 태상황의 침상에서 쉬고 있는데 이미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원경릉 보고 컹컹 왕왕 짖는다.

원경릉은 푸바오는 보고 ‘쉿’하니 푸바오가 조용해 진다.

예친왕이 이걸 보고 웃으며: “이 녀석이 초왕비 말은 잘 듣네? 거참 희한할 세.”

원경릉은 미소를 띠고, “개는 사람을 알아보거든요.”

“하긴,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태상황 폐하를 기쁘게 해드릴 수 있겠어? 이 개는 어떨 때 보면 사람보다 더 똑똑하다니까.” 예친왕은 생각에 잠긴 듯 말하고 명원제를 쳐다 본다.

명원제도 묵묵히 예친왕을 바라보는데, 예친왕이 제대로 못헀다는 말을 하는 건가?

명원제는 원경릉에게: “네가 의술을 알고 있다니, 가서 아바마마 용태가 어떠 신지 좀 보아라.”

원경릉은 푸바오 곁을 지나갔다.

희상궁과 상선이 길을 비키고, 원경릉이 태상황의 안색을 살펴보며 옆에 어의에게, “할바마마께서는 독에 당하셨는가?”

어의는 방금 원경릉을 만났지만, 초왕을 살려냈다는 것을 들었기에 태도가 상당히 공손하다. “왕비마마께 아룁니다. 태상황 폐하께서는 확실이 독에 당한 증상을 보이십니다.”

“내게 진단 일지를 보여줄 수 있겠는가?”

어의는 약 상자에서 꺼내 원경릉에게 건네며, “왕비 마마, 보시지요.”

원경릉은 태상황의 어제 쓰여진 일지를 펼쳐 보니, 토혈 2번, 계속 혼수상태, 맥박은 낮고 느린데다 힘이 없으며, 입술엔 청색증이 나타남, 예단(첫번째 진단)은 중독.

무슨 독에 중독된 것인지, 여기엔 쓰여 있지 않다.

증상에 대한 약은 아래에 있지만 한약 약방문으로, 원경릉이 아는 해독 방법이다. 하지만 처방대로 약을 복용한 후에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다고 써 있다.

다시 말해, 올바른 약을 처방한 게 아니다.

원경릉은 계속 앞을 넘기다 태상황이 쭉 구전단(九轉丹)이라 불리는 환약 하나를 복용해 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구전단이란 건 어떤 거지?” 원경릉이 물었다.

“구전단은 태후 마마를 위해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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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경릉은 돌아와서 서일이 연탑에서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랬다. 그러자 우문호가 ‘쉬’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측전으로 가시오. 술에 취했으니, 잠깐 자게 두시오.""알겠소."원경릉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돌아 서일을 한심한 눈빛으로 바라봤다.‘이 나이에... 자면서 침까지 흘리다니.’두 사람이 측전에 도착하자, 궁녀가 재빨리 온돌을 피워 안을 따뜻하게 했다. 그리고 원경릉에게 몸을 녹일 수 있도록 국 한 그릇을 올렸다."검사는 마쳤소? 협조는 잘했고?"우문호가 바삐 묻자,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협조할 리가 있겠소? 안풍 왕비께서 목이 쉬도록 소리까지 지르셨는데 다들 협조하지 않았네. 특히 흑영 대인은 계속 방해만 하셨소. 혈압 한 번 재려는데도 계속 도망갔소. 그러면 고기 못 먹는다고. 하하하.""아이고, 혈압을 재는데도 고기를 못 먹는다고 하시다니, 대인께서도 혈압이 높은 것을 아시나 보오.""모를 리가 있겠소? 전에 한 번 쟀을 때 혈압이 높아서, 고기 줄이고 야채 많이 드시라고 했더니, 그 뒤론 나만 보면 피하시네."원경릉은 웃긴다는 듯이 말했다."그럼, 결국 혈압은 잘 쟀소?""결국 도망가셔서, 아무것도 못 했소. 내일은 꼭 잴 것이오!"원경릉이 답했다."어차피 내일은 할 일도 없으니, 나도 재는 거 도우러 가겠소."이 말엔 사실 그를 혼자 두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숙왕부는 이곳과 달리 시끌벅적하고 활기차기에, 그는 그곳에 함께 가고 싶었다. 아이들도 각 왕부로 놀러 다니고 그를 찾지도 않으니 말이다."오늘 좀 무료하였소?"원경릉은 탕을 마시며 그의 옆에 기댔다. 사람을 너무 많이 잡으러 다녔더니, 손목이 아픈듯 손목을 주무르며 말했다."그렇게 심심하진 않았소. 서일과 술을 마시니, 여유롭고 좋더구먼. 오랜만에 얘기도 좀 했고. 하지만 이것도 하루면 충분하네. 이틀이나 그를 보면 좀… 힘들 것 같소.

  • 명의 왕비   제3352화

    그러자 서일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사실 소신은 복이라는 걸 믿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만 믿지요. 저도 그동안 많은 걸 보아왔습니다. 아무리 충심 가득한 호위라도 주군을 잘못 만나면 좋은 끝을 맺지 못했지요. 소신은 이전에 그저 초왕부의 하찮은 호위 뿐이였고, 전하 곁에서 심부름만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당시 가장 큰 꿈이라 해봐야 돈을 모아 평범한 여인과 혼인해서 조용히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좀 못난 여인을 만날 수도 있었겠지요.”그 말에 우문호는 그만 웃음을 터뜨렸고, 술을 내뿜을 뻔했다.“왜 못난 부인을 원하는 것이냐?”“못난 여인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예쁜 여인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 그런 것입니다. 소신의 형편을 아시잖습니까? 어찌 사식이같은 여인을 생각이라도 해봤겠습니까?”“자신을 깎아내리지 말거라.”“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제 처지를 잘 아는 것이지요. 망상을 버려야 편히 살 수 있으니까요. 적어도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서일이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는데, 눈빛은 사뭇 진지했다.우문호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서일아, 지금은 어떤 포부가 있느냐? 무엇을 더 이루고 싶냐?”서일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이제는 큰 뜻도 없고, 더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 하면 안 되니깐요. 현실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겉으로는 초라해 보일지라도, 마음은 편합니다. 끝이 없는 욕망을 바라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겠습니까?”우문호는 그 말에 감동한 듯했다. 그는 서일이 이런 철학적인 말까지 할 줄은 몰랐다.서일이 누군가를 따라 하는 말이 아닌, 정말 인생에서 우러난 깨달음 같이 들렸다.서일은 정말 어른이 되어 있었다.“그렇게 피곤하다면서, 아직도 나의 호위까지 겸하고 있느냐?”서일은 웃음을 터뜨렸다.“돈을 더 벌고 싶습니다. 뭐 대단한 포부는 아니고, 그저 자식들이 있으니깐요. 돈이 많아야 마음이 든든하잖습니까? 무엇보다도, 폐하 곁을 이렇게 오래 지키다 보니, 갑자기

  • 명의 왕비   제3351화

    설 셋째 날, 아홉째는 다섯째를 찾아가 여덟째를 남강에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다행히 다섯째도 여덟째가 바깥세상을 경험해 보길 바라고 있었던 터라 바로 승낙했다. 그리고 남강이라면 아홉째가 곁에서 잘 돌봐줄 수 있으니,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그러자 아홉째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형님, 여덟째 형님께 배필을 찾아주는 건 어떻습니까?”“배필이라…?!”다섯째는 지금껏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여덟째는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잘 모르니, 오히려 혼자 지내는 편이 낫다고 여겼다.“예. 만약 형님 곁에 마음을 알아주고 보듬어줄 수 있는 부인이 있다면, 그의 인생도 지금과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우문호는 여덟째를 진심으로 아끼는 아홉째의 마음에 가슴이 찡해졌다. 여덟째도 그저 인생을 헛되이 보낼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을 느끼고,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는 법도 배워야 한다.“이 일은 네 형수와 상의해 보마.”우문호가 답했다.여덟째의 혼사는 신중히 생각하고,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한 중요한 문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문호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걱정되었다.사람을 겉만 보고는 알 수 없으니, 아무리 괜찮아 보이는 사람을 만나도 진심인지 알기 어려웠다. 게다가 감정 없는 혼사는 자칫 위험할 수도 있었다.그는 지금까지 아버지의 마음으로 여덟째를 챙기고 있었는데, 막상 놓아주자니 걱정이고, 붙잡자니 인생에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다. 원 선생 또한 같은 생각이었다. 사실 그녀 또한 이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고, 좋은 집안의 여인을 알아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여덟째는 이전에 혼사가 무엇인지조차 몰랐기에, 얘기를 꺼내도 그저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그런데 지금 아홉째까지 이렇게 제안하니,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가 된 것 같았다. 우문호는 원 선생이 돌아오면 상의해 보기로 했다. 원 선생은 지금 장인 장모님과 함께 숙왕부로 간 상태였다. 마침 명절을 맞아 그녀를 도울 일손이 많으니, 이 기회에 노인분들의 건

  • 명의 왕비   제3350화

    술기운이 잔뜩 오르자, 그녀들은 이제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 다들 어떻게 힘들게 함께하게 되었는지를 잊은 듯 보였다. 평범했던 그녀들은 지금 이 순간이 왠지 특별하게 느껴졌다.그 중 취하지 않은 원경릉은 평소에 하지 않던 말을 하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놀다 지친 택란이 원경릉에게 다가와 기대었다. 원경릉은 아예 그녀를 무릎에 눕혀 베개 삼아 쉬게 해주었다.다들 그 모습에 목소리를 낮추고는, 자애로운 눈빛으로 계란이를 바라보았다.어릴 적부터 멀리 보내져 부모 곁에서 오래 지내지 못한 계란이는 늘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다행히도 모녀의 정은 여전히 깊었다.아직 어린 탓에 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던 택란은 잠에 들지 않았다. 피곤해서라기보다, 그저 어머니의 곁에 있고 싶을 뿐이었다.잠시 후, 문가에서 냉명여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님, 불꽃놀이 시작했습니다."그 소리에 택란은 벌떡 일어나 냉명여와 함께 미친 듯이 뛰어나갔다.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리다가, 못내 탄식을 내뱉었다.비록 자유로운 시절을 겪긴 했지만, 그들처럼 마음껏 누리지는 못했기 때문이다.한편, 우문호는 사내들과 함께 본청에서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의 주량은 부러움을 살 정도로 뛰어났는데, 그중에서도 위왕의 질투가 제일 심했다.주량이 가장 셌었던 그였는데, 다섯째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만 것이었다.우문호는 아무리 마셔도 도통 취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남자들은 입을 열면 언제나 국사를 이야기를 하기 마련인데, 우문호와 수보도 역시나 강북부에 관한 일에 관심이 많았다. 북당의 국경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조정의 관심을 독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아홉째는 사내들의 이야기에 끼지 않고, 여덟째와 함께 밖에서 불꽃놀이를 보았다. 그는 아름답지만 금세 사라져버리고, 잡을 수 없는 불꽃놀이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여덟째가 좋아하기에, 가만히 그의 곁을 지켜주었다.여덟째가 동생의 어깨에 고개를

  • 명의 왕비   제3349화

    다섯째는 오늘 밤 술을 꽤 많이 마셨다.그는 이들 중 가장 기쁜 사람이었다. 다들 밖으로 자유로이 나갈 수 있었지만, 그는 계속 궁에 갇혀 있어야 했고, 가끔 가족을 만나러 가고,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힘들어, 괴로웠었기 때문이다.이리 나리도 술에 취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공주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눈빛이 잠깐 마주쳤고, 공주가 조용히 한마디 했다.“술… 좀 줄이시오!”그 말에 이리 나리는 바로 술잔을 내려놓았다.안왕과 안왕비 또한 오랜만에 만나 더욱 애틋한듯 술을 많이 마셨다. 살짝 그을린 피부에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 안왕은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우문호에게 술잔을 건네며 말했다.“폐하, 술 한잔 올립니다!”그 말에 모두가 놀랐다.안왕이 폐하라고 부르는 것은 이상하지 않지만, 존칭을 사용했다는 점은 다소 놀라운 일이었다. 그는 심히 취한 듯, 일어나서 비틀거려 술잔의 술이 넘쳐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취기가 오른 눈빛으로 우문호를 바라보았다.단번에 술잔 속 술을 다 마신 후, 술잔을 내려놓고 자기 뺨을 세게 내리쳤다.“예전에 저는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제대로 살고 싶습니다.”모두가 넋을 잃고 말았다.왜 갑자기 오늘 밤에 이런 말을 하게 된 걸까? 아무도 그의 과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게다가 이렇게 흥겹고 기쁜 날에 과거를 얘기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싶었다.우문호도 잠시 멈칫했지만, 곧 조용히 원경릉의 귀에 대고 말했다.“그의 말이 참 운율이 맞네.”원경릉이 씁쓸하게 웃으며 생각했다.‘운율이라니? 그냥 같은 말일 뿐인데.’“좋습니다. 그럼 나도 한 잔 마시겠습니다!”우문호도 일어나며 말했다. 비록 이미 술을 많이 마시긴 했지만, 그래도 예전과 다른 상태라, 아무리 많이 마셔도 끄떡없었다. 다만 너무 급하게 마시면 소화가 잘 안되었다.두 사람은 오랜만에 옛 감정을 버리고 다시 술잔을 기울였다.원경릉은 그 모습을 보고 내심 감동했다.안왕에게 감동한 것이 아닌, 우문호

  • 명의 왕비   제3348화

    요부인과 훼천은 설날 만찬 시간이 되어서야 궁에 도착했다.갓 태어난 아이도 함께 온 덕분에 어른들의 복주머니를 가득 받을 수 있었다.희열과 희성은 뒤늦게 얻은 동생을 아주 아꼈고, 아버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거리감을 느끼지도 않았다. 그래서 동생이 오자, 둘 다 아이를 안고 놀아주기 바빴다.설 식사 시간.이전처럼 자리를 나누지는 않고, 몇 개의 큰 탁자들만 마련하여 열 명씩 앉게 했다. 다들 자리에 앉고 나니, 그제야 정말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정화와 위왕은 거의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위왕은 궁으로 오자마자, 본능적으로 그녀가 어디 있는지 찾았기에, 그저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대신했다.정화는 아이들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정화의 아이가 워낙 많다 보니, 아이들만 해도 여러 상을 차지할 정도였다.그러고는 아무도 앉지 못하게 옆자리를 비워 두었다. 원래 우문호와 함께 앉아 있었던 위왕은 그녀의 옆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다가갔다.“자리가 빈 것이오?”위왕이 정화에게 물었다.정화는 옆 아이의 목도리를 묶어주며,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예. 아무도 없습니다.”“그럼 내가 앉아도 되오?”위왕이 다시 묻자, 정화는 그저 말없이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위왕은 그녀가 혹시라도 다시 마음을 바꿀까 봐 황급히 자리에 앉았다.정화는 아이를 모두 챙긴 후,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경성으로 돌아오느라 힘들었지요?”위왕은 정화가 먼저 말을 걸어올 줄 몰랐던 터라 잠시 멈칫한 뒤,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괜찮소.”정화가 부드럽게 말했다.“눈빛이 어두워 보이십니다. 술을 조금 줄이시지요.”마음속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기분을 느낀 위왕이 큰 소리로 말했다.“앞으로 술은 입에도 대지 않겠네, 금주하겠네!”그 말에 정화는 저도 모르게 따뜻한 웃음을 지었다.“강북은 날씨가 춥고 쌀쌀하니, 적당히 술을 마시는 건 괜찮습니다만, 너무 많이 마시지는 마십시오.”위왕이 그녀를

  • 명의 왕비   제3347화

    다들 안풍친왕의 말을 믿었지만 왜 적여우의 황족이 황야에 떠돌며 이렇게 심한 상처를 입고 거의 죽어 가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만두는 적동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도 황족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안쓰러운 마음이 생긴 것이었다. 택란도 적동이 마음에 들었지만, 적동에게 다가가기만 하면 질투를 느낀 꼬마 봉황이 가로막았다. 봉황은 주인에게 그를 제외한 다른 애완동물이 생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적동에 대해 연구한 후, 우문호는 딸과 대화를 나누었다.그는 딸에게 약도성에 관해 물으며, 호명과 주 아가씨가 혼사를 치른 후 여전히 화목한지도 물었다.택란이 웃으며 말했다."화목하지 않을 리 있습니까? 매일 꼭 붙어 있습니다.""그렇다면 다행이구나."우문호는 초왕부의 옛사람인 호명이 잘되기를 바랐다.원경릉이 다가와 물었다."명여는 너와 함께 돌아오지 않았느냐?""돌아왔습니다. 일단 집으로 갔으니, 설날 때 두 아버지와 함께 궁에 올 것입니다."택란이 말했다.우문호가 물었다."그 아이의 무공은 어떠냐?""좋은 편입니다!"택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냉명여가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능력이 뛰어나기에, 조금만 크면 홀로 일을 척척 해낼 수 있을 것이다.설날이 되자, 궁은 정말로 시끌벅적해졌다.모두 일찍 궁에 돌아왔고, 정화의 아이들까지 함께 궁에 들어와서 사람들은 더욱 많아졌다. 비록 대부분은 다 큰 애이긴 했지만, 그래도 장난기가 많은 터라 함께 어울려서 잘 놀았다. 냉명여도 홍엽과 수보를 따라 궁으로 갔다. 그는 먼저 황후와 황제를 만나 예를 올린 후, 택란의 옆에 얌전히 섰다.열 살 정도의 아이였지만, 택란보다 훨씬 키가 컸다.그리고 항상 굳은 표정으로 칼을 안고 있었는데, 그의 깊은 눈동자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그는 말도 잘 하지 않았고, 웃지도 않았으며,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했다. 그래서 그는 그저 한쪽에 외롭게 서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아이들은 놀며, 어른들은 이야기를 나누었다.올해는 명원제도 호비와

  • 명의 왕비   제3346화

    무상황은 길게 답하지 않고, 단호하게 한 마디만 덧붙였다."그래!"얼어붙은 원경릉이 다시 미소를 지으려는 순간, 무상황이 다시 말을 덧붙였다."올해에 가지 않으면, 연을 끊고 앞으로 숙왕부에 오지 말거라."원경릉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한숨을 내쉬며 억지로 웃었다."농입니다. 그냥 장난이었습니다."무상황을 설득할 수 없으니, 결국 돌아가야 했다.그럼, 만두가 동물들과의 재회를 포기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만두는 잘 이해해 줬지만, 사실 원경릉과 우문호는 아이가 처음으로 계획한 설날 행사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우문호는 갈등했다. 만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당연히 어린 만두가 어른을 배려해야 했다.만두에게 말하자, 만두는 그다지 실망한 티를 내지 않았다."예. 그럼, 그곳으로 가시지요."만두는 돌아서면서 조금 외로운 표정을 지었다. 이것은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었다. 그들이 모두 떠나면, 설에 그들을 홀로 남겨두는 것과 같았다.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애완동물을 위해 너무 많은 양보를 하지 않는다.다들 사람의 감정이 동물의 감정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만두는 이미 대보에게 동생들도 각자 애완 동물에게 함께 떠들썩한 설을 보낼 수 있다고 약속했었다.미안하지만, 이제는 떠나야 한다고 전해야 했다.꼬마 봉황은 작은 새로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기에, 계란이와 함께 그곳으로 갈 수 있었다.하지만 설랑과 호랑이는 갈 수 없었다.주인들은 각각 동물들에게 소식을 전했는데, 그들은 모두 우울해 보였다.특히 칠성과 환타의 호랑이는 더욱 우울해했다. 주인들이 현대에서 공부하느라 그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설을 앞두고 다시 돌아올 수 없다니, 정말 속상했다.소식을 들은 호랑이들은 식사까지 거부하고, 하루 종일 주인의 집 앞에서 시간을 보냈다.세쌍둥이의 설랑도 형제였지만, 그동안 주인을 따라 떨어져 지냈었다. 다들 설을 손꼽아 기다리며, 함께 놀 생각에 들떠 있었지만, 이

  • 명의 왕비   제3345화

    그가 적동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도 전에, 적동이 이렇게 그를 의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장난꾸러기인 적동을 깊은 산속에 두었지만, 떠나려 하지 않고 그가 떠난 자리에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니.“돌아가고 싶으냐? 나랑 같이 돌아가고 싶으냐?”만두는 적동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털 속에 떨어진 풀잎 하나를 떼어냈다.적동은 작은 발톱을 꼭 쥐고 그의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적동은 만두에게 떠나지 말라고, 자신을 버리지 말라고 말하는 듯했다.만두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래, 가자. 이제 커서, 산으로 돌아가고 싶으면 다시 데려다주마.”대보가 앞서가며 힘차게 걸어갔다.군영으로 돌아가자, 적동은 물 한 그릇을 마시고, 고기 한 덩이를 먹고는 만족스럽게 바닥에 누웠다.만두는 적동에게 작은 우리를 가져다주었지만, 적동은 그것을 사용하지 않고 만두에게 계속 달라붙을 뿐이었다.만두가 적동이 올라갈 수 없는 침대에 눕자, 적동은 침대 발치에 누워 잠을 잤다.며칠 동안이나, 만두가 어디를 가든 적동은 항상 따라갔다.만두가 아침 훈련을 할 때도 적동은 멀리서 따라 뛰었고, 훈련할 때는 가까운 곳에 누워 만두가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 그의 품에 얌전히 안겼다.연말이 다가오자, 군영도 휴가를 주었고, 병사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부모님을 만나러 갔다.만두는 동생들이 집에 돌아오니, 설날 동안 휴가를 신청했다.칠성과 환타는 8일의 짧은 휴가만 주어져, 섣달그믐 무렵에나 돌아올 수 있었다.그래서 그들이 함께 모이는 시간은 오직 8일뿐이었다.만두는 8일 동안의 계획을 세우고 부모님에게 알렸다.우문호는 난감했다. 올해 설에는 이미 그곳에 가기로 황조부와 약속했기 때문이다.조정은 섣달그믐부터 업무를 중단하기에, 그들은 짐을 챙겨 그곳으로 갈 시간이 있었다. 그럼, 환타와 칠성이 바삐 움직일 필요 없으니, 그곳에서 함께 할 시간이 더 많을 것이다.하지만 철저하게 계획을 짜놓은 만두에게 이곳에서 설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 말하면, 서운해할 수도 있었다.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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