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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3화

작가: 유애
쓰러진 황후를 찾아간 황제

중신궁 안, 주명취는 어의가 오길 기다렸다.

어의는 황후의 맥을 짚고, 황후는 울화가 맺혀 있을 뿐 큰 문제는 없다며 약방문을 내린 후 바로 갔다.

어의가 가고 나서야 밖에서 누가 고하길: “황제 폐하 납시오!”

주명취가 일어섰다. 반 시진 넘게 지나서야 황제 폐하가 오시다니 식사는 이미 다 하셨겠지?

명원제는 큰 걸음으로 중신궁에 들어서고, 주명취는 서둘러 예를 취하며,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명원제는 그녀를 흘깃 보고, “제왕비도 있느냐? 효심이 지극하구나.”

“마땅히 할 일입니다.” 주명취가 웃으며 말했다.

주황후는 몸을 일으켜 병색이 완연하게: “황제 폐하 어찌 오셨습니까? 신첩은 별 일 아닙니다.”

명원제는 침대 맡에 앉아 황후의 얼굴을 보고, “사람을 시켜 짐을 오라 하지 않았느냐?”

주황후는 곤혹스러워 하며 주명취를 봤다.

주명취는 다급히: “아바마마, 제가 사람을 보냈습니다. 어마마마께서 혼절하신 것을 보고 순간 너무 황망하고 왕야도 곁에 없어……”

명원제가: “너는 평소에 생각이 깊은 듯하더니 어찌 오늘은 생각이 없었느냐?”

주명취는 가슴이 덜컥한다. 황제의 이 말은 가시가 돋친 것 같은데?

원경릉이 황제 앞에서 주명취의 험담을 한 게 분명하다.

주명취는 명원제가 아직 똑바로 바라보는 것을 알고 선선하게 답하며: “어마마마가 걱정이 되었나 봅니다.”

명원제는 황후를 보며, “어의가 뭐라고 하던가?”

황후는 부드럽게: “어의 말이 기혈이 부족한데 울화가 맺혀서 일시적으로 혼절했으나 어느 정도 쉬면 크게 무리 없답니다.”

명원제는 황후에게 이불 자락을 끌어 덮어주며, 온화하게: “응, 그럼 잘 쉬도록 하게, 태상황 폐하께는 굳이 들릴 필요 없소.”

황후는 놀라, 황급히: “신첩은 괜찮습니다.”

“짐이 당신의 효심을 알고 있소.” 명원제는 미소를 띠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주명취에게, “제왕비야, 황후를 잘 돌봐 드려라, 태상황 쪽은 초왕비가 병구완을 하면 되니.”

주명취의 순간 얼굴이 하얘졌다. 황제 폐하의 이 말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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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원제의 반격명원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온화한 목소리로, “그럼, 황후 생각엔 초왕비를 어찌 처벌하는 것이 좋겠소?”주황후는 황제가 자신의 말을 들어준다는 기쁨에, “신첩이 생각하기에 태상황 폐하의 옥체는 북당의 국운과 관련이 있는 바, 초왕비가 똑똑함을 자초해 의술이 뛰어나다며 제멋대로 치료해 태상황 폐하의 안위를 돌보지 않았으니 대역무도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불미스런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았으나, 신첩은 마땅히 궁에서 쫓아 내고 첩으로 강등하여 어명이 없이는 궁에 출입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사료됩니다.”명원제는 빙긋 웃으며, “황후의 말에 일리가 있구려. 죄가 있는데 벌하지 않고, 공로가 있는데 상을 내리지 않으면 분명 천자의 도리가 아니지. 그럼 황후가 말한대로 합시다.” 주황후는 황제가 동의한 것으로 알았다. 물론 처벌이 엄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 첩으로 강등하는 것도 단지 명목상에 불과하고 초왕비는 어차피 황실의 족보에 이름이 올랐으니 앞으로 만회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실지로 황후는 초왕비와 어떤 마찰도 빚고 싶지 않지만, 제일 중요한 건 원경릉이 다시 입궁할 수 없게, 다시는 태상황 앞에 나갈 수 없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됐다.주명취도 다소 안도하며, 보아하니 저녁 수라 정도로 폐하가 지난 원경릉에 대한 관점을 바꾸게 하진 못한 것 같다.하지만, 명원제는 말의 칼끝을 황후와 제왕비에게 돌려, “잘못이 있으면 벌을 주지만 공이 있어도 상을 줘야 마땅하겠군, 원경릉이 태상황을 구한 공은 작은 공이 아니니 공이 과실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어. 짐이 우선 죄를 주고 다음에 상을 내리는 형태로 강등했다 다시 초왕비로 복귀하게 하고, 연후에 남주(南珠, 류큐에서 나는 귀한 진주) 두 줄을 하사하는 것이 어떠한가?”주명취는 도무지 자신의 귀를 믿을 수가 없다. 공이 과실을 상쇄하고도 남아 상을 내리겠다고? 폐하는 원경릉을 처벌할 생각이 아예 없으신 거야.“남주 두 줄이요?” 주황후의 눈알이 튀어나올 지경으로 얼굴빛이 흐려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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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한 일이 아니면 일단 잠시 미뤄 두게. 짐이 자네와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으니…”“정말 급한 일입니다. 신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탕양은 말을 마치자마자 예를 갖추어 인사하고 몸을 돌려 쏜살같이 도망치듯 달려갔다.우문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녀석, 정말 재빠르게 도망치는군. 누가 잡아먹겠다고 했나, 그저 속마음을 좀 털어놓으려 했을 뿐인데. 저 이기적인 놈, 내 또 누구에게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겠나?” 목여 태감이 입을 가리고 웃었다. “폐하, 탕 대인께서는 폐하께서 잔소리하실까 봐 그러시는 겁니다!” “짐이 언제 잔소리를 했단 말이냐? 몇 번…아니 열몇 번, 많아야 백 번 정도 말했을 뿐이지 않나?” 우문호는 불만스럽게 말했다. “네 그럼요, 폐하께서는 잔소리하지 않으십니다!” 목여 태감이 웃으며 말했다. 황제가 탕 대인을 매우 아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일이었다. 황제는 그가 홀로 밖에서 고생하는 것을 안쓰러워하며, 집에는 그를 정성껏 보살펴 줄 사람 하나 없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짐이 그를 설득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사람마다 뜻이 있는 법이고 그가 그렇게 하는 것이 편하다면 내버려두는 수밖에. 다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네. 사람의 일생이란, 정말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꼭 붙잡아야 하는 법 일세.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가 되어 한평생을 되돌아보며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겠나?”“짐도 잔소리가 좀 심했다는 것을 알고 있네. 그저 이 일에 대해서만 잔소리를 하고자 하는 것이야. 감정적인 일은 억지로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마음이 급하구나.”목여 태감은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있었다. 이전 사례로 보아 황제는 또 한동안 탕 대인 일로 잔소리를 늘어놓을 터였다. 탕 대인 일이라면 황제가 탕 대인보다 더 안달복달이었다.정말이지, 태감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황제만 애가 타 죽을 지경이었다.우문호는 소월궁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잔소리를 늘어놓았고, 원경릉은 책을 보면

  • 명의 왕비   제3151화

    탕양은 손을 뻗어 일곱째 아가씨의 손등을 살짝 눌렀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지요. 말씀드렸잖습니까? 안내인도 있고, 지도도 있으니, 독산 어디든 원하시는 곳에 가실 수 있습니다. 사람을 써서 사전에 모든 위험을 제거해 드릴 겁니다. 아시겠지만 독산에 위험이 제거되면 관광지로 개발해 입장료를 받고 사람들을 들일 수 있습니다. 어떠십니까?”“관광지로 개발한다고요? 그거 참 기발한 생각이네요. 하지만 그렇다면 독산을 저 혼자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겠군요?” 일곱째 아가씨는 냉소했다.“15년 동안은 아가씨께서 독점하시고, 그 후에는 수익의 3할을 가져가시는 겁니다!”일곱째 아가씨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개발, 물론 좋은 일이다. 좋은 곳, 좋은 경치는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마땅하다. 게다가 그가 말한 것처럼 입장료를 받고 조정의 협력까지 더해진다면 꽤 많은 관광객들이 그곳으로 향할 것이다. 어쨌든 조정은 다섯 곳의 성지를 발전시키려 할 테니, 어떻게든 많은 사람들을 그곳으로 불러들이려 할 것이다.게다가 황제는 현재 나라를 다스리는 데 총력을 쏟고 있었다. 경제가 발전되고 북당이 점점 부유해지니 돈을 좀 들여서 놀러 다니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고, 이는 장기적인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다.그녀도 이제 은퇴 후의 삶을 생각해 봐야 했다. 독산은 정말 좋은 곳이고, 그녀의 꿈이 깃든 곳이다. 독산에서 여생을 보낸다니, 생각만 해도 설레었다.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원 가문의 퇴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계약하죠!”이렇게 성급하게 5백만 냥짜리 거래를 결정하는 것은 평소 신중했던 일곱째 아가씨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하지만 부자에게 있어 자신의 꿈을 위해 한 번쯤 돈을 쓰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었다.“일곱째 아가씨께서는 역시 호탕하시군요! 과연 여장부십니다!” 탕양이 웃으며 말했다.일곱째 아가씨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아첨은 그만 하시고, 말씀하시지요. 제 안내인은 어디 있나요? 제가 직접 한번 가 보고, 정말 독산 전체를 다

  • 명의 왕비   제3150화

    “어디 다녀오시는 길이에요?” 일곱째 아가씨가 물었다.“공부에서 오는 길입니다. 복지 시설 건립 건에 작은 문제가 생겼거든요. 지금은 다 처리했습니다.” “탕대인께서 나서셨으니, 안 될 일이 없겠죠.” 일곱째 아가씨는 탕양의 일 처리 능력을 인정하였다.그녀는 차 재료를 넣고 잠시 끓인 후, 탕 대인에게 따라 주며 말했다. “입술이 바싹 말라 다 트셨네요. 어서 드세요.” “그럼 잘 마시겠습니다!” 탕양은 차를 받아 들고 몇 번 불더니, 단숨에 마셔 버렸다. 차가 뜨거웠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정말 몹시 목이 말랐던 모양이다.그가 두 잔을 마시고 나서야 일곱째 아가씨가 물었다. “저를 찾으신 이유는 무엇인가요?”탕양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상단에서는 혹시 약도성 재건 사업에 참여할 생각을 해 보셨는지요? 안심하십시오, 손해 보실 일은 없을 겁니다.”“저는 민간 상단입니다. 어떻게 성 재건에 참여할 수 있겠습니까?” “황제 폐하께서 된다고 하셨으니, 분명 문제없을 겁니다.” 탕양이 말했다.일곱째 아가씨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탕 대인, 이런 좋은 일을 어쩌다 저희 상단이 맡게 된 것입니까? 혹시 대인께서 뒤에서 저희를 위해 힘써 주신 건 아니신지요? 어쨌든 호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만, 은혜가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민간 상단이 약도성의 재건에 참여하려면 막대한 은화를 지출해야 하는데, 재건 이후 그녀의 상단에 돌아갈 이익은 아마 봉토 정도 일 것이다.약도성은 택란 공주의 영지이고, 철광이 많으며, 정세도 이미 안정되었으니 채굴은 시간문제이다.하지만 광산은 예로부터 조정의 소유였으니, 민간 상단에 봉해 줄 리가 없다. 그러니 설령 봉토를 내린다 해도 쓸모없는 산지나 몇 개 주어질 뿐일 것이다.일곱째 아가씨가 이 일을 엄청난 호재라고 말한 것은 탕양의 체면을 세워 주기 위함일 뿐, 사실 그녀는 가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까?” 탕양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 명의 왕비   제3149화

    홍엽이 조용하고도 냉정한 말투로 물었다. “공무를 보러 가는 것이냐?”“저는 원래 공사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공무를 보러 가는 것도 여행이라 할 수 있죠.”냉정언이 온화한 눈빛으로 냉명여를 바라보았다. “손자도 이제 다 컸으니, 함께 데리고 나가 바깥세상을 경험해 볼 때가 되었지.”냉명여가 고개를 들었다. 냉정한의 눈빛은 다시 싸늘하게 변했다.이 집안에서 냉정한은 엄격했으며, 홍엽은 편애를 받았다. 그렇기에 둘은 서로 보완이 되었다.“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짐부터 싸야겠네요. 얼마나 가 있는 겁니까?”홍엽이 기쁜 목소리로 물었다.“돌아오고 싶을 때 돌아오면 되니 일수는 생각할 필요 없다. 어쨌든 우문호는 항상 나에게 짐을 지우고 있었으니, 우리도 즐길 때가 되었지.”냉정언이 복수하듯 말했다.홍엽이 웃었다. “정말 그럴 만도 합니다.”그의 수양딸을 만나러 가는 길이니, 무척이나 기뻤다.홍엽이 우문호에게 품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자신과 수양딸 사이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분명 자신의 수양딸임에도 우문호가 독점하고 있으니, 너무나도 과한 처사였다.황제가 된 사람들의 성격은 대체로 좋지 않았다.세 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원숭이가 조용히 성을 빠져나갔다. 흠차라고는 하지만 어떠한 허례허식도 없었다.그들이 떠난 뒤, 탕양도 약도성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탕양은 최근 몇 년 동안 바쁘게 일하며 많이 늙었고, 머리카락은 흰머리가 수북했다.그는 이전에 우문호의 최측근 신하였으며 지금은 우문호의 전반적인 심부름꾼이었다. 관직이 내려져 고용된 것이 아닌, 그저 유용한 사람으로써 투입된 것이었다. 그는 우문호에게 직접 보고를 올렸으며, 어떤 관청에서도 그를 관리할 수 없었다.근래 몇 년 동안 그는 병부에서 군사를 정리하고 호부에서 전국의 땅과 세금을 다루며 새로운 정책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었다. 또한 이부에서 심사에 참여하고 형부에서 중대 사건을 옆에서 다루었다.황후는 탕대인이 벽돌과도 같아 필요한 곳 어디에서든 쓰일 수

  • 명의 왕비   제3148화

    “좋은 생각이십니다. 가능한 빠를 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조정의 은혜를 이어 갈 수도 있습니다.”냉정언은 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였다.그리고 잠시 멈칫하고는 우문호를 바라 보았다.“그리고 공주님을 보살 피라는 말씀이시지요?”“역시 지혜로운 수보구나. 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꿰뚫어 보고 있어.”우문호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폐하께서 공주님을 아끼시는 건 궁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인이 궁에 들어오기 전에 폐하께서 갔다 오실 줄 알았습니다.”“짐이 생각 해보았지. 지금 때에 약도성에 들리면 이득이야. 조정을 향한 백성의 믿음도 생기고, 결코 짐이 백성을 버리지 않았다는 뜻이 될 테니 말이야. 하지만 내가 조정을 떠나면 나에게 반심을 가진 자들이 모여서 내란을 일으킬 수 있어. 자네를 수보의 신분으로 보내는 게 제일 안전한 방법이네.”냉정언이 고개를 끄덕였다.“옳으신 말씀입니다. 사실 소인은 폐하께서 직접 가실 것 같아 설득을 해볼 생각이었습니다.”우문호는 애매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짐이 자식들 때문에 나랏일을 뒤로 미루는 사람으로 보이는가.”“공주님이라면 그럴지도 모르지요.”냉정언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소인이 폐하를 너무 얕보았나 봅니다.”“짐도 구분은 할 줄 아네. 쉽게 위험 속에 몸을 던지는 사람이 아니야.”게다가 그는 집에서 제일 약한 사람이 아닌가. 냉정언이 답했다.“네, 알겠습니다. 홍엽 공자에게 일러 두겠습니다. 내일 출발 할 수 있게 말입니다.”“홍엽 공자도 가는 것인가?”우문호가 눈을 크게 떴다.“소인이 오랜만에 나가는 외출 입니다. 제 아들도 바깥 세상 한번 구경 시켜줘야 하지 않겠습니까.”우문호가 의미심장한 태도로 답했다.“그래, 명여도 데려가게. 사내 아이는 많이 둘러 보는 게 좋지.”“명어 그 아이는 홍엽 공자를 잘 따릅니다.”냉정언이 말했다.“그래, 네가 누굴 데려가든 상관없다.네가 가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우문호는 허공에 손을 흔들었다.말을 끝나

  • 명의 왕비   제3147화

    하지만 새해의 기쁨도 초 닷새 날까지뿐이었다.초 엿샛날이 되자 각 부서들이 하나둘씩 출근하기 시작했다.우문호의 표정이 좋지 않다.출근 때문이 아니라 택란이 약도성에 다녀오겠다는 말 때문이다.약도성은 큰 화재 때문에 재건설을 했다.그녀는 직접 두 눈으로 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게다가 형제들도 곧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원경릉은 우문호를 하룻 밤 내내 설득하기 바빴다.곧이어 우문호는 위왕과 안왕에게 임무를 주었다. 강북부에 도착하면 즉시 그에게 보고를 하라는 내용이었다.위왕과 안왕은 억울하기 그지없었다.왕의 위치에 오르니 사람도 변한다는 사실이 와닿았다.우문호는 한 사람씩 배웅을 해주었다.하지만 아이들은 반겨 하지 않았다.그들의 삼촌을 지켜줘야 할 뿐만 아니라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문호는 자신의 결정을 굽히지 않았다.옆에 있던 서일도 같이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그 이유는 출장 비용을 황후가 흔쾌히 내어 주기 때문이다.아이들이 또다시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역란은 자신이 벌써 열 살이라며 강조했다.나이가 어떻게 되든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역란아, 아바마마가 마음이 아프다.궁에 남아 나와 더 놀아주지 않겠어?”마차가 지나가고, 경단이 역란에게 물었다.“이만하면 됐습니다. 조금만 더 지내면 싫어하실 거예요.”역란이 혀를 내밀고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아이고, 이 녀석아.”경단은 역란의 말에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적당한 거리가 아련함을 만든다.’마차가 천천히 성 밖을 나갔다.한편, 어서방 안.30분 전, 우문호가 냉정언에게 바둑을 두자고 불렀다.몇 판을 졌지만 우문호는 화도 내지 않고, 바둑판을 엎지도 않았다.다음 판이 또 시작되자 냉정언이 그를 말렸다.“폐하, 무슨 일이 있으시면 말씀을 하세요. 계속하셔도 저한테 질 뿐입니다.”“지지 않을 걸세!”우문호가 그를 노려 보았다.냉정언이 차를 한 입 들이켰다.“그래서 무슨 일 이십니까?”우문호의 인내심

  • 명의 왕비   제3146화

    “매화장에서 새해를 보내고 정월 초이틀에 돌아오마. 세뱃돈은 한 사람당 하나씩이니, 욕심은 부리면 안 되느니라!”원경릉이 종이에 적힌 글을 소리내어 읽었다.“매화장에 가셨다고? 혼자서 보낸다고 하시지 않았나?”우문호는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다.‘매화장에 무슨 볼거리라도 생긴 걸까? 우린 초대도 못 받았는데.’“어쩔 수 없지요, 그만 갑시다.”원경릉이 말했다.그들이 자신들의 세뱃돈을 꺼냈다.돌아가려던 찰나, 다른 부부들과 마주쳤다.미색부부, 손왕 부부와 공주 부부도 온 것이다.그들의 손엔 선물을 들고 있었다.우문호는 반대로 아무것도 들고 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얼굴을 붉혔다.“다들 어디가신 겁니까?”미색이 성큼 들어와 그들에게 물었다.“매화장에 가셨어.”원경릉이 종이를 내보였다.곧이어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새뱃돈은 한 사람당 하나씩.”“너무 대충 준비 하셨네.”회왕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매년 새해에는 시끌벅적하게 보냈기 때문이었다.그는 어젯 밤,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하지만 어딘가 부족한 마음이 들어 아침 일찍 찾아온 것이다.새해에 숙왕이 없으니 무언가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모두 실망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저 멀뚱멀뚱하게 서로를 바라볼 뿐이다.‘새해에 집에 있으면 새해의 느낌이 없지 않은가.’이때, 우문호가 의견을 내놓았다.“매화장에 가보는 게 어떻겠습니까?”“좋아, 지금 출발 하자구나.”손왕이 서둘러 답했다.한편, 매화장 안.전 명원제는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그는 그저 혼자 조용히 새해를 맞이하고 싶었다.어제까지만 해도 모두 각자 새해를 보낸 다는 소식에 그는 기뻐했다.광대짓을 안 해도 된다는 생각에 해방감을 느낀 것이다.하지만 기쁨도 잠시 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려와 매화장을 꽉 채웠다.무상황이 나타나 노인들끼리 같이 새해를 보내자고 제안을 한 것이다.그는 공간이 넓고, 옆으로 산이 있다는 이유로 매화장을 택했다. 전 명원제는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그도 노인이기 때문이다.그리하여

  • 명의 왕비   제3145화

    원경릉은 그의 말에 마음이 아팠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각도 하기 싫은 문제였다.형제들과 다르게 그는 노화세포를 전혀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이 사실을 그에게 말한 적은 없지만 우문호는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다.그도 자식들의 회복 능력을 보면서 알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원경릉에게 직접 말한 적은 없다.우문호는 그녀를 바라 보았다.부부라서 마음이 통한 것일까.그는 그녀의 마음을 대략 읽고 있었다.원경릉은 수술을 하고 나서 전혀 늙지 않았다.일부로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어도 여전히 젊어 보였다.반대로 우문호는 하얀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나기 시작했다.어쩌면 국가의 일을 처리하느라 노화가 빠른 것일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는 그의 나이에 맞는 모습으로 점차 변해갔다.아직 눈가에 주름도 없고, 늙어 보이지 않지만 그는 곧 자신에게 닥칠 일이라고 생각했다.원경릉에게 주사를 맞겠다고 한 것도 그저 한순간의 충동일 뿐이다.사실 그는 그녀가 늙지 않고, 죽지 않는 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았다.하지만 몇십 년 뒤에 그녀의 인생에 자신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생각하면 할수록 조급해질 수 밖에 없었다.그는 서둘러 생각을 접었다.'지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같이 있는 시간을 즐겨야 한다.'요즘들어 우문호는 운명을 믿기 시작했다.원경릉이 자신에게 온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그 다음 날, 온 가족이 숙왕부에 도착했다.그들이 일찍 깨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대문이 닫혀 있었다.만두가 문을 두드렸다.아무런 대답이 없자 우문호가 바짝 긴장했다.“무슨 일 일어난 건 아니겠지?”“제가 들어가 보겠습니다!”곧이어 만두가 재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아들의 의외의 행동에 우문호가 깜짝 놀랐다.“만두가 언제 무술을 배운 거야?”원경릉은 무술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제의 일이 떠올랐다.그리고 혹시 몰라 다르게 답했다.“저도 만두가 무술을 배웠을 줄은 몰랐습니다.”곧이어 만두가 안에서 문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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