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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2121 - Chapter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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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1화

호비의 오해명원제가 호비의 손등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당신도 여기서 계속 지키고 있을 필요 없어. 목여가 밖에 있으니까 가서 좀 쉬어.”호비가 고개를 흔드는데 며칠 사이 호비도 같이 수척해졌다. “돌아가서 쉴 수야 있죠. 마음이 불안해서 그렇지. 여기서 당신을 지키고 있는 게 차라리 안정돼요.”명원제가 천천히 눈을 감더니 힘이 없는 듯 말했다. “당신은 열째에 좀 더 신경을 써. 아니면 황귀비를 도와서 육 궁의 일을 처리하든지. 짐은 언젠가 너희를 두고 갈 때가 오니까.” 호비가 이 말을 듣고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앞으로 다시는 이런 말씀 하시면 안 됩니다.”명원제가 입꼬리를 올리며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언젠간 결국 그렇게 돼. 싫어도 피할 수 없어.”호비의 눈에 금방 눈물이 고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꼭 이렇게 절 괴롭히셔야겠어요?”명원제가 눈을 뜨고 호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알았어, 말 안 하면 되잖아.”원경릉은 우문군의 죽음 때문에 아바마마의 마음이 어둡다는 것을 알았다. 눈앞에서 가족이 세상을 떠났으니 가슴 아프고 괴로운 것 말고도 자신의 신세에 대입해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원경릉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바마마 옥체를 보중하셔야 합니다. 다섯째의 어깨는 너무 약해서 이 많은 것을 다 짊어지지 못해요!”명원제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물었다.“짐한테 온 목적이 다섯째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거였어?”“제가 감히 어찌!” 원경릉은 정말 억울함을 호소할 생각은 없다. 물론 우문호는 몸이 하난데 몇으로 쪼개서 쓰고 있기는 하다. 이거저거 전부 우문호 없이 안 되는 것 같다. 사실 우문군의 장례 이후 부부는 며칠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말도 안 해봤다. 우문호가 돌아왔을 때 원경릉은 자고 있었고 아침에 원경릉이 일어나기 전에 우문호는 이미 집을 나서서 집은 잠만 자는 곳이 되었다. 경호에 가는 건 말도 꺼낼 수 없는 게 같이 밥 먹을 시간조차 없다.“짐이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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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2화

장래 희망원경릉이 깜짝 놀라 호비를 보고 생각에 잠겼다. ‘무슨 그런 심각한 지경까지 생각하는 건데?’하지만 곧 감동해 버렸다. 호비는 정말 아바마마를 사랑하고 있는 것으로 소녀가 한 사람에게 반하더니 평생을 사랑해서 생사를 함께하고자 하는 것이다.“그래서 한마디만 미리 말해 둘게, 만약 정말 그런 날이 오면 반드시 날 도와서 열째를 봐주고 살펴줘. 걔가 성공하는 거 바라지 않고 그저 평생 순탄하게 살아주기만 바랄 뿐이야.” 호비가 눈물을 닦는데 눈가가 아직 빨간 게 슬픔이 역력하다.원경릉이 서둘러 말했다.“이런 말씀 하지도 마세요. 아바마마 옥체는 건강하세요. 이번은 첫째 황자 일로 병이 나신 것으로 그동안 피로가 누적돼서 이 기회에 좀 쉬시는 거예요. 그런 정도 아니에요. 절대로 쓸데없는 생각 하시면 안 됩니다.”“정말?” 호비가 반신반의하며 원경릉을 쳐다봤다.“조금의 거짓도 없습니다.”호비가 그제야 안심하다가 결국 다시 걱정어린 눈빛으로 물었다.“폐하께서 지금 드시지도 못하고 잠도 못 주무시는데, 이건 어떻게 하면 좋지?”“시간을 좀 주세요. 천천히 하죠. 그런 말이 있잖아요. 병은 태산이 무너지듯 왔다가 고치에서 명주실을 뽑듯 간다고. 어디 이렇게 바로 좋아지겠어요?” 원경릉이 다독였다.호비는 밖을 살짝 살펴보더니 아바마마께서 살포시 눈을 뜨는 걸 발견한 것 같았다. 명원제는 깊이 잠들지 못하고 그들의 대화를 들은 모양이다.원경릉이 살짝 한숨을 쉬며 바라건대 우문호가 7~80에도 태자이기를!바라건대 아바마마와 호비가 같이 이렇게 서로 기대서 살아갈 수 있기를!황궁을 떠나 초왕부로 돌아오자, 아이들이 모여들어 같이 원경릉의 어깨를 주물러 주는데 원경릉이 찰떡을 안고 최근 애들에게 무심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원경릉이 일찍 돌아오자 다들 얼른 와서 들러붙는 것이다.“엄마, 엄마의 스승님이 오늘 오셔서 눈 늑대를 빌려 가시고 저한테 종이 한 뭉치를 줬는데 가져도 돼요?” 경단이 물었다.원경릉도 별로 대수로이 여기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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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3화

평남왕협객의 꿈이 없었던 아이가 있을까? 정상이다. 하지만 현실이 만두의 따귀를 날리겠지. 이 세상은 아주 많이 불평등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이 끼어들 수 없거든 하고.경단이가, “전 스승님처럼 장사를 하고 싶어요. 돈 벌래요, 우리 엄청 가난하잖아요.”원경릉이 경단이의 이마를 쓸어 넘겨주며 말했다. “그래 그것도 좋네. 큰 주인장이 돼서 출세도 하고 개념도 있게 말이야.”원경릉이 찰떡이를 보자 찰떡이가 멍해졌다.“모르겠어요. 전 앞으로 뭘 할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엄마처럼 그런 의원이나 아니면 아빠처럼 그런 부윤 아버지?”원경릉이 셋을 안으며 다 좋아, 다 좋아 계속 이렇게 생각하면 좋겠어. 황제 같은 거 되겠다고 하지 말고. 저녁에 어렵사리 우문호와 온 가족이 모였고 부부 두 사람은 마당 차탁에서 달을 보며 간식과 차를 마셨다.우문호는 요즘 좀 지쳐 있어서 마당에 앉아 구름 속을 오락가락하는 달을 보며 편안하게 말했다. “만약 매일 저녁 당신과 이렇게 느긋하게 앉아서 얘기할 수 있으면 매일 아주 만족스러울 거야.”“지금 섭정하는 건 좀 익숙해졌어?” “익숙해졌냐고?” 우문호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영원히 익숙해질 수 없을지도 몰라. 그저 책임감에 쫓기고 있는 거지 소위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萬人之上)이란 건 순간에 헛된 영광일 뿐 고생과 과로가 무궁무진한 거더라고. 그리고 매우 많은 걸 희생해야 해. 예를 들면 이렇게 아름다운 수많은 밤을 희생시켜 버려야 하는 거야.”우문호는 차탁을 사이에 두고 원경릉의 손을 잡자, 낮 동안의 모든 일이 마치 공중을 밟고 있었던 것 같다. 발밑이 견고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꼭대기는 아주 좁아서 한 발짝만 삐끗하면 천길만길 낭떠러지다. 섭정을 해봤기에 알 수 있는 것으로 전에는 고요해 보이던 조정이 사실은 사방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반드시 모두의 생각이 다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적 견해가 엇갈리면 증오와 미움을 낳을 수 있으므로 군왕의 기술은 바로 평형을 유지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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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4화

적성루우문호가 말했다.“내가 기억하기로는 두어번 정도 만나 뵌 적이 있는 것 같아. 평남 왕 전하께서는 경성에 잘 안 오셨어. 그때 아바마마께서 보위에 오르시기 전이라 날 데리고 한 번 가셨는데 안풍 친왕 부부께서 여전히 그와 살고 계셨거든. 그런데 그때 안풍 친왕 부부를 만나 뵙지 못한 게 어딜 나가셨다고 하더라고, 평남 왕은 아주 대하기 쉬운 분이셔. 온화하고 다른 건 별로 인상에 남는 게 없네.”“하지만 자기가 평남 왕 전하에 대해 그렇게 확신을 가진 거에는 이유가 있을 거잖아.” 원경릉은 처음 평남왕이 의혹 선상에 올랐을 때 우문호가 깊이 생각조차 하지 않고 바로 부정했던 게 떠올랐다. 그런 신뢰는 아주 뼛 속 깊이 박혀 있는 것 같았다.“평남 왕 전하께서는 세상일에 치열하지 않으셔서 생활 일체가 간소하고 그 외에 다른 사람에게 일종의……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순수함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 평남 왕 전하의 눈은 순수 그 자체야. 당시 평남 왕 전하가 매우 좋다고,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어.”우문호는 자기도 이 신뢰가 어디서 온 건지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아니면 당신이 그분을 만나고 나면 나의 확신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거야. 평남 왕 전하는 그런 매력을 가지고 계시지, 그분을 만나면 신뢰하게 돼.”우문호가 이렇게 말하는 것과 삼대 거두가 평남 왕에게 가지고 있는 기대가 떠올라 평남 왕을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삼대 거두의 입에서 ‘극이’라고 부르는 헌제 시절의 황태손 전하라.희상 궁이 곁에서 말을 덧붙였다. “저는 조정이 돌아가는 것은 잘 모르지만, 평남 왕 전하께서 야심이 있다고 한다면 황당할 겁니다. 적성루에서 고생이 몸에 밴 분으로 확실히 세상에 바라는 것도 가지고 싶은 것도 없는 분이세요.”원경릉이 약간 놀란 눈치였다. “적성루에서 고생이 몸에 배셨다고요? 적성루는 숙왕부에 있지 않았나요? 편안하고 느긋한 세월이어야 맞죠.”원경릉은 숙왕이 휘종제인 것을 안다. 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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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5화

추억이 방울방울소요공이 전에 재상을 역임한 적이 있는 걸 기억하고 있다.“지금도 숙왕부가 아직 있어?” 원경릉이 물었다.“있어, 멀지 않지. 바로 둘째 형 저택 근처야. 문패도 떼지 않고 태상황 폐하께서 사람을 시켜 정리하게 하시고 한동안 다른 사람에게 하사하신 적도 없어.”희상궁이 물었다.“태자비 마마 한번 보시겠습니까? 내일 제가 모시고 가죠. 저도 한동안 가본 적이 없습니다. 요 몇 년간 이리저리 바빠서 지난 일은 다 잊고 지내다가 초왕부로 오고서야 어쩌다가 지난 일을 떠올리게 됐습니다.”원경릉이 답했다.“좋아요, 가요!”왜인지 모르겠지만 원경릉은 그 시절 역사에 관심이 각별히 많아서 전에 적성루에서 지낸 소년들에 대해 상당히 흠모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시간은 유수같이 흘러 사람의 외모는 변하게 했지만, 흔적은 남아 있었다.다음날 희상궁이 원경릉을 데리고 숙왕부에 갔다.숙왕부 편액이 여전히 높다랗게 걸려있으나 이미 오래되어 문에는 거미줄이 처져 있고 누군가 정리를 한다고 해도 줄곧 사람이 거의 드나들지 않는다는 걸 알겠다.문 앞의 두 마리 사자상은 먼지가 잔뜩 덮였는데 오랜 시간 닦은 적이 없어 보인다.빡빡한 대문을 열어젖히니 오래돼서 끼익하는 소리가 나고, 안을 한눈에 훑어보니 마당은 잡초가 무성해 사람 키만 했다. 낙엽이 쌓여서 썩은 냄새가 나는데 희상궁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어째서 아무도 돌보지를 않은 거지? 풀이 이렇게 자라면 뱀이나 쥐가 살 텐데?”원경릉이 옆 복도를 꺾자 본관 장식은 법도에 맞게 단정하나 여기저기 거미줄이 처져 있고 문 대들보는 좀이 슬어 나뭇결에 작은 구멍이 나 있었다.본관으로 들어가니 안에는 조각된 대들보와 기둥이 여전하고 휘장이 크게 덮여 있는데 먼지가 뽀얗게 쌓여 귀퉁이를 후 불었더니 먼지가 일어나며 코와 입이 막혔다.흔적을 찾아간 길에 적성루에 도착했다.적성루 위치는 후원과 떨어져 있는 3층 건물로 건물은 크지 않지만, 부지는 그래도 아직 괜찮은 게 고목이 하늘을 찔렀다. 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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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6화

안왕비의 출산 임박숙왕부에서 돌아와 원경릉은 희상궁의 입을 통해 평남 왕의 사람됨과 당시 그들의 일을 대략 이해했다. 사람은 혹시 변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그들에게 그렇게 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한마음 한뜻으로 합심해 태상황을 보위에 앉힌 것으로 볼 때 지금 다시 야심을 일으킬 리 없는 게 확실했다.그래서 원경릉도 평남 왕은 배후의 인물이 아닐 거란 우문호의 생각에 동의했다.‘그럼, 누가 우문군을 죽였을까? 임소는 주명양에게 뭘 하게 하려는 거지?’ 임소는 단지 염치없는 인간이 아니라 그의 배후엔 훨씬 큰 목적이 있는 게 틀림없다. 주명양은 임소의 꼬임에 빠져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일신의 책무를 배반했다. 이제 우문군이 죽었으니 주씨 집안 쪽에서도 주명양이 친정에 와서 살 수 없다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는 건 임소의 목적이 주명양을 주씨 집안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거였나?그래서 우문호의 추측처럼 노린 게 정말 주재상일까?마침 딱 평남왕이 돌아오는 이 중차대한 시점에 주재상에게 문제가 생기면……원경릉은 이 안에 평남 왕을 향해서든 주재상을 향해서든 아니면 우문호를 향해서든 뭔가 음모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임소의 배후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귀비가 사람을 보내 원경릉을 청했다. 안 왕비가 배가 아프다는 것이었다. 출산 예정일이 보름 남짓 남았으니, 출산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생각해 바로 약상자를 들고 사식을 데리고 갔다. 가기 전에 요부인에게 물어봤으나 요부인이 자신은 재수가 없다며 가지 않겠다고 했다.안왕부에서 전부터 산파를 불러 놨고 어쨌든 경성에 돌아온 기간 동안 안왕은 뭐든 다 갖추어 두었다. 안 왕비에게 무슨 사달이 날지 걱정해서였다.안 왕비 몸이 아주 좋지 않은 게 안 왕 최대의 걱정으로 원경릉이 가서 아직 문진 들어가기도 전에 안 왕이 원경릉을 다른 방으로 불러 먼저 몇 마디 했다.“제수씨, 전에 어리석게도 수많은 잘못을 했지만 지금 이미 잘못을 깨달았으니 절대로 마음에 두시지 마십시오.” 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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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7화

출산 준비“아주버님!” 원경릉이 고개를 들어 안 왕에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 “그렇게 심각하지 않으니 쓸데없는 말씀 마세요.”긴장한 사람은 안 왕이다.안 왕은 자신이 실언했음을 깨닫고 쭈뼛거리며 말했다. “응, 오이가 익으면 꼭지가 떨어지듯 간단한 일이니 겁낼 필요 없어.”안 왕비가 두 손을 배에 올리고 작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전 긴장 안 하고 기대하고 있는걸요. 그러니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제가 기필코 아이를 낳고 말 테니까요.”안 왕이 몰래 원경릉을 돌아가서 안 왕비 손을 꼭 잡는데 원경릉이 일어나는 걸 보고 얼른 물러났다. 원경릉을 방해할까 봐서다.원경릉이 물었다. “지금 어떻게 아파요?”“많이 아프진 않아요. 가끔 좀 아파요.” 안 왕비가 말했다. 살짝 또 웃으며 대답했다. “만약 아이를 낳는 게 이렇게 조금만 아픈 거면 정말 거뜬할 텐데요.”“흠, 크게 다르지 않아요, 지금보다 조금 더 아프지만.” 원경릉은 안 왕비가 사실 엄청나게 긴장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거뜬한 척했다.안 왕비가 원경릉의 손을 잡고 쳐다보며 말했다. “동서가 있는 걸 보니 안심이 돼요, 다섯이나 낳았으니, 동서는 경험이 있잖아요.”이 말에 다들 웃었다. 그래, 누가 태자비보다 경험이 많겠어?곁에서 얘기하는데 안 왕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물었다. “이제 사람이 다 모였으니, 분만실에 들어갈 수 있는 거 아닌가요?”귀비가 웃으며 안왕을 툭 때리며 말했다.“사람이 다 모이면 낳는 줄 알아? 방금 얘기하지 않았어. 이건 오이가 다 익어서 꼭지가 떨어지는 일이라고. 네 아들은 아직 나올 시간이 되지 않았으니 기다려야지. 이렇게 빨리 나오지 않아. 오늘 밤 낳을 수만 있어도 다행이지.”안 왕이 펄쩍 뛰며 물었다. “그렇게 오래 걸린다고요? 그럼, 대체 몇 시진을 아픈 겁니까?”“괜찮아요, 전 별로 안 아파요.” 안 왕비가 얼른 위안의 눈빛을 보냈다.안 왕이 다가와서 물었다.“배고파? 밥 먹을까?”“드실 수 있으면 드셔야 해요.” 원경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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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8화

호국사 새로운 주지원래 안 왕은 자기 아내가 아이를 낳는데 아무도 오지 않아서 풀이 죽어있었는데 이렇게 미색과 손 왕비가 와서 곁에 있으니, 연아 기분이 좋은 것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곧 원용의도 와서 귀비에게 인사를 올렸다. 귀비도 동서들끼리 얘기를 방해하기도 그래서 돌아가 좀 누웠다. 귀비는 이렇게 금방 낳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귀비가 없으니, 동서들이 기탄없이 얘기를 나눴다.“요부인께는 말씀 안 드렸어요?” 원용의가 물었다.“얘기했는데 안 온대요, 자기가 재수가 없다고.” 원경릉이 시무룩하게 말했다.“재수는 무슨 소리야? 황실의 며느리였잖아. 첫째 황자 일은 자신과는 무관하지. 요부인은 삼년상을 치를 필요 없는데.” 손 왕비가 말했다.손 왕비와 요부인은 전에 적대시했지만, 뒤에 사이가 좋아진 뒤 어찌나 요부인을 또 감싸는지 손 왕비라는 사람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은 죽어도 왕래를 안 하고,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간도 쓸개도 다 빼 준다.손 왕비는 우문군이 살아서도 요부인에게 좋은 날 제대로 못 보내게 하더니 죽어서까지 과부의 명성에 누를 끼친다고 생각했다. “그래요, 이 얘기는 그만 해요.” 원경릉은 손 왕비가 한번 말을 시작하면 끝이 없는 것을 알고 손 왕비의 말을 막았다.안 왕비는 조용히 동서들을 보고 조금 감동의 눈빛이다. 사실 황실의 동서들이 원래 이렇게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이렇게 정이 든 건 태자비가 어긋난 관계를 추슬러 하나로 뭉치게 한 덕이다. 안 왕비는 문득 아이를 낳은 뒤 강북부로 돌아가면 앞으로 이 사람들과 이렇게 얘기를 나누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하니 아쉬웠다.미색이 안 왕비의 상태를 자세히 묻더니 경험담을 배우겠다며 적는데 안 왕비가 낳을 때 미색은 어떻게 할지 생각이 있었다.미색은 임신하고 싶어서 약간 미쳐 있는데 하필이면 이 분야는 지식이 하나도 도움이 안 되니 미색 본인도 감추지 않고 다들 같이 애가 탔다. 손 왕비가 물었다.“미색, 전에 뭔가 금기를 범한 거 아냐? 법사라도 찾아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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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9화

출산의 순간안 왕비가 말했다. “아까랑 비슷해요.”원경릉이 말했다. “그럼 그렇게 빠르지 않으니 우선 좀 먹어요.”과연 이 말을 마치고 안 왕이 사람을 데리고 들어와 음식을 차리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안왕부에 지금 있는 수많은 하인은 자기 사람이 아니라 안심이 되지 않았다.원경릉은 안 왕이 아내 시중을 드느라 여러모로 애쓰는 모습을 보고 예전만큼 야심이 왕성해 보이지 않는 게 포기한 건지 아니면 아닌 척 감추는 건지 정확히 모르겠다.‘안 왕은 신불을 믿는 사람 같지 않은데 최근 몇 번이나 호국사에 왜 갔을까? 안 왕비가 순산하도록 부처님이 보우해 달라고 기도하러?’안 왕이 지금 안 왕비에 대해 극진한 걸 보면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하지만 어떻든지 간에 나중에 우문호와 얘기를 해야 할 것으로 방비를 해 둬서 나쁠 것 없다. 만약 안 왕이 진짜 야심을 꺾지 않았으면 적어도 일찌감치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렇게 빨리 출산하지 않을 거라 왕비들은 밖에 나가 있고 안 왕이 안 왕비와 같이 있게 했는데 어쨌든 산파가 보고 있으니 무슨 상황이 생기면 바로 알려줄 것이다.신시 정도 되자 통증의 빈도가 빨라지며 안 왕비도 전처럼 가볍지 않고 분만실 쪽도 준비가 되었다. 원경릉은 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안 왕이 긴장해서 직접 안 왕비를 안고 가는데 분만실에 들어선 뒤 더 들어갈 수 없어 절박하게 문 앞에서 기다렸다.신시 말 유시 초, 큰 진통이 오기 시작해 안 왕비는 견디기 힘들어 소리를 지르자 안 왕이 애가 타서 진땀이 나는데 안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귀비가 밖에서 잡고 들어가지 못하게 막으니 안절부절 안에서 들리는 비명에 애간장이 끊어지는 거 같았다.“어마마마, 들어가서 상황을 보셔야 하는 거 아닐까요?”“볼 필요 없어, 태자비가 안에 있고 손 왕비와 제 왕비도 전부 아이를 낳은 적이 있으니, 그들이 같이 있으면 행운이 함께 할 거야.” 귀비가 아들을 다독거렸다.안 왕이 땀을 닦으며 말했다. “어휴, 왜 이렇게 깁니까? 아침부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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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0화

진주 강림아이의 울음소리에 문을 사이에 두고 안으로 소리를 질렀다.“낳았나? 안전한가?”산파의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오는데 기쁨으로 축복하며, “왕야, 진주를 얻으신 것을 경하드립니다. 모녀는 모두 평안하십니다.”안 왕이 너무 기뻐서 어쩔바를 몰라했다. “평안하면 됐어, 평안하니 됐어.”안 왕이 문을 밀고 들어가려 하자 귀비가 일어나 막으며 외쳤다. “처리는 다 했느냐?”“마마, 잠시 기다리시지요. 지금 처리하고 있습니다.” 산파가 사람을 시켜 분만실을 정리하고 조금 있다가 문이 열리자, 산파가 예를 올리고 축하드리기도 전에 안 왕이 바람같이 달려들어왔다.원경릉이 마침 아이 탯줄의 상처를 처리 중인데 안 왕은 원경릉은 못 보고 침대에 털썩 주저앉아 천천히 일어나더니 안 왕비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창백하고 피로한 얼굴을 쓰다듬으며 목이 메는지, “고생했어.”안 왕비는 목소리에 피로가 묻어나지만, 눈꼬리에 웃음이 매달려 있었다.“왕야 아이를 좀 보세요.”“응, 그래!” 안 왕이 이렇게 말하고 그저 한 번 쓱 돌아보고 여전히 안 왕비 곁에 있다.원경릉이 처리를 마치고 아이를 안고 와서 안 왕의 손에 올려주었다.안 왕 입장에서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었는데 신생아가 자기 손에 놓이자, 안 왕은 움직이지도 못하고 어색한 자세로 안는데 조심스럽게 그 작고 작은 분홍빛 얼굴을 바라보니 눈도 못 뜨고 누구를 닮았는지도 모르겠는데 안 왕의 마음속에서는 미묘하게 친근한 느낌이 들며 아주 오래전 아니면 전생부터 그녀를 아는 것 같은 그런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사실 안 왕비가 임신했을 때부터 안 왕은 아이에게 비록 기대가 있었지만, 자신의 배에서 자라는 게 아니니 별다른 감정이 없었는데 지금은 다르다.이 아이는 내 딸이다!지금까지 안 왕에게 이렇게 중요한 건 없었다.안 왕은 아이를 안아 왕비 곁에 두자, 안 왕비가 고개를 옆으로 하고 기쁜 마음으로 바라봤다.“어마마마, 보세요!” 안왕이 고개를 돌려 적 귀비에게 말했다.적 귀비는 얼굴에 옅은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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