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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51화

우문호의 변명우문호는 술기운이 오른 얼굴을 감싸 쥐고 나지막하게, “보고싶지 않은 게 아니라 이번에 가서 뵙는 건 기뻐, 그런데 돌아올 때는 어떡하려고? 돌아온 뒤에는 또 어떻게 하고? 어쩌면 육친의 정에 이끌려 아이들을 데리고 그쪽에 남겠다고 하면, 나는 따라간다고 치자 그럼 북당은 어떻게 이대로 방치해? 난 원선생을 잘 알아, 요 몇년간 꿈이라도 돌아가고 싶어 했지. 솔직히 말할 테니 어디 한 번 들어봐. 일년에 7,8번은 꿈속에서 미친듯이 통곡하며 엄마 아빠를 불러, 가위 눌린 것처럼 불러도 깨지 않으니 내 마음은 너무 아파. 그래서 아내가 가족과 만나기를 바래. 하지만 난 그들을 여기로 데려올 수 없어, 특히 그 장모님은 원선생때문에 완전 실성하신 적이 있는데 딸을 만난 뒤에 그래 가라 하고 놔 주실 거 같아? 못 그러셔, 원 선생은 그 상황에 돌아올 수 있을까?”진정정은 우문호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줄 몰랐다. 그리고 우문호의 걱정도 일리가 있는 것이 이번에 보고나서 아마 앞으로 다시 볼 기회가 거의 없을 텐데 헤어질 때 떨치고 올 수 있을까? 게다가 우문호는 북당의 태자로 그쪽에 원경릉과 남아 있을 수는 없다.우문호는 눈이 빨개져서 고통스럽게, “이러면 이기적이고 나쁜 놈인 거 알아, 하지만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어?”진정정의 치밀한 머리를 제아무리 굴려봐도 그저 한숨만 나올 뿐, “바깥 세상에서 온 아내를 얻으면 처가에 가고 싶다고 해도 싸워야 하는구나. 나랑 근영인 그런 고민은 없는데.”우문호가 쓴 웃음을 지으며, “원선생이랑 많은 일을 겪고 지금도 평온한 날까지는 아니지만, 솔직히 괜히 평지풍파 일으킬 까봐 두려워.”“하지만 못 가게 하면 못 참을 텐데. 뭔가 임시방편이라도 생각해 봤어?”우문호가 술단지를 끌어 안았다. 우문호 부부는 오랫동안 싸운 적이 없고 기껏해야 말다툼 정도인데 갑자기 단숨에 선을 넘는 바람에 너무 괴롭다, “이 일이 임시방편이 있을 수가 있나? 돌아가든지 말든지 둘 중 하나지.”“자네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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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52화

가기로 결정두 사람은 각자 고민을 안고 밤새 잠이 들지 못한 채 날이 밝을 무렵 원경릉이, “날 돌려보내 줘, 한 번 보는 걸로 족해. 헤어질 때의 고통이야 짊어질 수 있어, 만약 안 가면 앞으로 매일 괴롭고 애가 탈 거야. 그리고 돌아가서 할 일이 있어, 핑계가 아니라 어젯밤 내내 생각했는데 태후 마마 말이 맞아, 내가 연구한 모든 건 이 세계에 심각하게 위협적이야. 전에는 생각해 본 적 없었던 게 마음 속에 연구에 대한 생각만 있었지 나라와 천하에 대한 생각은 없었거든. 하지만 지금은 북당의 태자비고 자기가 북당의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희생을 치르는 걸 눈 앞에 목도하고 있어. 자기야, 더이상 모른 척 하지 않을 게.”우문호는 조용히 원경릉이 말을 끝까지 듣고 고개를 돌려 사랑과 연민이 가득한 눈으로, “정말 가고 싶으면 돌아 가, 나도 생각해 봤어. 당신이 가족들 보러 가는 걸 막는 건 너무 잔인해.”“정말?” 원경릉이 숨 죽이자 눈물이 터졌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얼굴을 매만지며 목 메인 채, “응, 당신이 즐거우면 돼.”원경릉은 우문호 가슴에 안겨 있는데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려 왔다. “걱정하지 마, 반드시 돌아올 거야.”“당신이 오지 않아도 내가 당신을 끌어 올 거야.” 우문호가 웃으며 원경릉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렸다. 그리고 결심한 듯, “나도 당신이랑 같이 갈래, 우리 가족이 전부 처가에 가는 거야.”원경릉이 울며, “좋아, 좋아!”돌아가기로 결정하니 우선 만아 일을 정리해야 해서 원경릉이 입궁해 용태후에게 신내림에 쓴다는 피로 쓴 卍자 부적에 대해 물었다. 사실 이 부적은 알약 한 알로 알약 위에 卍자 기호가 새겨져 있을 뿐 약은 비타민E처럼 전체가 붉은색이고 연한 유광이다.“이 약을 먹이면 몸에 있는 무고술이 전부 없어짐과 동시에 종생술도 없어질 거라 모든 걸 기억하게 될 거야.” 용태후가 원경릉에게 얘기했다.원경릉이 받아 들었을 때 손가락 끝이 약간 떨렸다. 모든 일이 기억난다는 건 만아가 아버지가 살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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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53화

출발 준비“필요 없어, 자기가 최고의 선물인 걸.”“그건 안되지, 처음 방문하는 건데 아무 것도 안 가져 가는 건 실례야.” 우문호가 얼른 뒤를 돌아, “기다려, 가서 사올 게.”용태후가 막는 손짓을 하더니, “나갈 필요 없네, 내 창고에서 하나 골라, 마음에 드는 걸 가져가면 돼.”우문호가 놀라서, “그……그건 좀? 태후 마마 것은 전부 이름난 게 아닙니까.”“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야.” 우문호도 꾸물대지 않고, “그럼 태후 마마 감사합니다.”용태후의 창고는 말 그대로 보물 창고로 각종 이름난 도자기, 보석 장신구, 진귀한 것들이 가득했다.“전하 몇 개 챙기세요.” 곽옥 집사가 같이 들어갔다.우문호는 눈이 돌아가서 뭘 골라야 할지 몰라, “장인 장모님은 뭘 좋아하셔?”“마음이면 돼.” 원경릉이 휙 둘러보고 여기는 전부 이름난 것들이구나 싶다.우문호가 한참을 고르고 골라, 장모님을 위해서는 비취 팔찌 한 쌍과 붉은 산호 목걸이를 골랐는데 태후 물건은 전부 극상품이다. 특히 이 붉은 산호는 불꽃처럼 붉게 빛나는 것이 천금을 줘도 아깝지 않다.우문호가 팔찌를 고른 건 원경릉이 비취를 좋아해서 장모님도 비취를 좋아할 게 틀림없다고 생각해서다.“장인 어르신은 무슨 일을 하시지?”“의원!”“의원이셔? 의원께는 뭘 드려야 하나?”원경릉이 어깨를 으쓱하며, “아무거나.”우문호가 한숨을 쉬며 원선생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이름난 것으로 고르는 수밖에 없어 침향이 든 남자 팔찌 하나와 옥으로 된 엄지 반지를 집었다.“맞다, 형님 무공은 어느 쪽? 검술 아니면 내공?”원경릉이 웃으며, “칼은 좀 쓰지.” 메스라는 얘기를 돌려서 했다.“도법이라……여긴 없네. 대신 검을 하나 고르자!” 우문호의 눈이 정교한 보검에 꽂혔다.칼자루에 루비가 한 알 박혀 있고 검을 꺼내자 칼끝이 차고 깊이가 있는 것이 나르는 머리카락도 자를 만큼 최상의 보검이다.예물을 정하고 용태후에게 감사인사를 드린 뒤에 부부는 용태후를 따라 밀실로 갔다. 바닥에는 전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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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54화

현대 도착원경릉도 깊이 공감하며 우문호를 보는데 곧 돌아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우문호가 선물을 등에 짊어지는 것을 도와 주며 출발 준비를 했다.칼자국 밧줄은 엷게 빛나더니 어떤 힘이 차오르면서 원경릉 가족을 앞으로 나가게 헀다. 원경릉 가족은 갑자기 눈앞에 캄캄해 지며 몸이 허공에 뜬 기분이 들었다. 우문호가 놀라 소리치며, “원 선생 여기 있지?”“나 여기 있어!” 원경릉 목소리도 약간 당황한 것이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쏴하는 강한 빛이 나와 눈을 뜰 수 없는데 빛은 눈을 뚫고 감긴 눈동자에 들어왔다. 강한 빛이 지나간 뒤 오색찬란하게 알록달록한 광경에 안정감이 들지만 이상하다는 생각에 우문호가, “세상에. 눈을 안 떴는데 색을 볼 수 있다니 우리가 날고 있는 건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용태후는 신선인가?”“의식제어로 우리를 시공간을 넘어 전송하는 거야.” 원경릉은 심장이 쿵쾅거리며 거의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지경이라 몸을 살짝 떨고 있다.“알아, 그거 나 알아. 우리 떡들이 알 더라고, 만두야 너 이거 할 수 있나?” 우문호의 목소리도 감격에 차 있다.만두는 축 늘어진 목소리로, “아빠, 그렇게 호들갑 좀 떨지 마세요. 세상 물정 모르는 것처럼. 이게 뭐라고 그래요? 더 엄청난 것도 있어요.”우문호가 말문이 막혔다. 흥분해서 어쩔 줄 몰랐는데 만두의 한 마디에 찬물을 뒤집어 쓴 기분이다. 사람들은 애들이 크면서 천천히 아이들에게 추월 당해, 아버지로서 위엄을 부릴 수가 없게 된다고 했다.하지만 우문호 아이들은 아직 다 크지도 않았는데 아빠는 아는 게 없다고 무시하고 아버지의 위엄은 몇 년 뽐내 보지도 못했고 끝났다.원경릉이 부자의 대화를 듣고 어찌나 웃기던지, 아이고 자기야!빛이 점점 사라지며 귓가에 용태후의 목소리가 들렸다. “곧 도착하네, 땅에 내리면 눈을 뜨게.”우문호는 화들짝 놀라서, “태후 마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당연히 가능하죠. 이건 마마의 의식이고 모든 건 마마께서 제어하는 범위 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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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55화

오빠에게“무슨 드라마예요? 얘들은 세 쌍둥이? 너무 예쁘다.”“이 남자배우는 누구예요? 잘 생기셨다. 어머, 스타일 짱.”“사극이죠? 무슨 드라마인지 살짝 얘기해 주시면 안되요?”우문호는 이들 손에 들고 있는 게 사람을 찍어서 담을 수 있는 휴대폰이란 걸 안다. 우문호는 약간 두려운 마음이 들었으나 만두를 데려 오길 잘했다. 만두가 미소로 답하고 우문호를 끌고 앞으로 갔다.원경릉은 원래 편의점에서 전화를 빌리려고 했으나 이렇게 많은 사람이 휴대폰을 들고 자기들을 찍고 있으니 아예 멈춰서 그 중 한 남자에게, “오빠, 폰 좀 잠깐 빌려도 될까요? 막 산에서 촬영하느라 폰도 안 가지고 있는데 차가 고장 나서 회사에 데리러 오라고 전화하려고요.”“그럼요, 하세요!” 그 남자는 원경릉을 쳐다봤다.우문호는 그 남자가 원경릉을 똑바로 쳐다보는 걸 보고 울컥해서 한대 패려고 하는데 만두가 잡아 끌며, “여기는 그래요, 말 할 때 상대방을 쳐다보는 게 예의라고요.”“그래?” 우문호는 미심쩍은 눈으로 그 남자를 봤다.원경릉이 오빠에게 전화를 거는데 마음 속으로 수도 없이 걸고 또 걸어서 눌러서 신호가 가는 그 순간 가슴이 떨려왔다.“여보세요?” 오빠 목소리가 들리자 원경릉은 순간 눈가가 빨개지고 목이 메여 말이 나오지 않았다.“누구세요?” 전화 속 목소리는 약간 귀찮다는 듯 아마도 광고 전화인 줄 알고 끊으려는 찰나, 부드럽고 맑은 목소리로, “오빠!”그쪽에서 잠시 침묵하더니 목 멘 소리로, “누구시죠? 누가 장난치는 겁니까?”“오빠, 나야. 나 돌아왔어. 지금 맹그로브 숲인데 와서 나 데려가.” 원경릉이 얼른 이 말을 마쳤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데 눈물을 흘려서는 안된다.“기다려!” 전화가 툭 끊겼다.오빠는 전화를 끊고 바로 차키를 들고 밖으로 달려나가며 팀장에게 휴가 신청을 하고 주차장에서 폰으로 ‘사랑하는 우리 가족’ 대화창을 찾아 톡을 보냈다. “엄마 아빠, 얼른 집으로 가세요. 동생이 돌아왔어요. 제가 지금 데리러 가요.”차에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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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56화

신세계 탑승 경험오빠가 원경릉을 안고 울먹이며, “그래, 그래, 그래!” 우문호는 원선생이 갑자기 웬 남자를 안고 우는 걸 보고 대경실색해서 얼른 가서 떼어놓으려 다가 ‘이 사람이 형님이구나’ 하는 생각에 멈춰 섰다.오누이가 울며 통곡하는 걸 보고 우문호는 순간 가슴에 치밀어 오르는 시큰한 감정에 눈가가 뜨거워졌다.우리 떡들은 묵묵히 다가가서 외삼촌 옷을 끌고 일제히, “외삼촌!”오빠는 그제서야 원경릉을 놔주고 아직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고개를 숙여 똑같이 생긴 세 아이들을 보고 기뻐서 한 손에 하나를 안자 또 경단이가 남겨졌다.영상에서 봤지만 실제로 눈 앞에 서 있으니 오빠는 격세지감을 느꼈다.만두와 찰떡이를 내려놓고 다시 경단이를 안아 올려 뽀뽀를 하고, “우리 귀염둥이 착하지.”원경릉이 우문호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우문호가 쌍둥이를 원경릉에게 주고 앞으로 나와 예를 취하며 “형님!”오빠는 우문호를 보고 첫 느낌은 아주 만족스러웠고 특히 눈매가 온화하고 평온해서 감동이 되어 경단이를 내려놓고 우문호의 손을 잡고, “처음 뵙겠습니다!”우문호는 약간 어색해 했다. ‘다 큰 남자 어른 둘이 손을 잡다니!’ 이상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웃으며,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오빠는 전화가 울려서 우문호의 손을 놓고, “엄마, 응, 만났어……있어, 같이 왔어. 애들 다섯 다. 괜찮아. 올 필요 없어. 다 못 앉으면 코코아 택시 부를 게. 응, 먼저 집으로 가 있어, 밥은? 당연히 안 먹었을 걸. 애들 분명 배고플 거야. 자기들이 외삼촌하고 부르던데, 배고프지 그럼? 그래……맞다, 옷 좀 몇 벌 사, 딸이랑 사위 옷이 좀 그래. 사위 키? 188 정도? 몸무게? 눈대중으론 78kg정도? 엄마가 알아서 해……”우문호는 형님이 사진 찍는 상자에 혼잣말을 하는 걸 보고 소름이 쫙 돋으면서 원경릉에게 작은 소리로, “형님 머리가 좀……”원경릉이 눈물을 닦다가 우문호가 순간 분위기 파악 못하는 걸 보고 툭 치며,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저건 휴대폰으로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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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57화

아파트란 무엇인가우문호가 억지로, “전에는 안 했어요, 늘 마차를 탔는데 그런데 이번은 어떻게 된 건지. 이 마차가 훨씬 승차감이 안 좋은가 봅니다.”“곧 도착하니 조금만 참아요.” 오빠가 이렇게 말하고 우리 떡들에게, “어린이 여러분, 아빠 잘 돌봐 주세요.”“네!” 셋이 합창했다.원경릉이 걱정스럽게 우문호에게, “괜찮겠어?”“토하고 싶어!” 우문호가 죽을 힘을 다해 올라오는 걸 참고 있다. 처가에 체면 차리기는 이미 글렀다.“아니면 자기가 앞에 앉을래? 내가 뒤에서 아가들 안을 게!” 우문호가 힘없는 목소리로, “금방 도착한다며?”“다와 가요!” 오빠가 대답하며 존귀하신 태자 전하 매부를 배려해 최대한 안정적으로 차를 몰았다. 그 뒤로 1분 간격으로 우문호가 ‘도착했나요?’ 묻기 시작했다.마지막 물음은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이다.마침내 차가 멈추자 원경릉이 바로 내려 우문호 쪽 문을 열어주며, “얼른 내려.”우문호는 쌍둥이를 원경릉에게 밀어주고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웩하고 토하는데 나오는 건 없고 그렇게 고통스러운 건 정말 겪어본 적이 없다.원경릉은 쌍둥이를 오빠에게 주고 우문호를 일으켜, “좀 괜찮아?”“응 좀 나아!” 우문호가 일어섰는데 귀가 아직도 윙윙 울린다.오빠가, “우리 먼저 올라가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서 옷 사 오신 다니까 곧 오실 거야.”우리 떡들은 이미 신나게 달려가는데 우문호가 서둘러 부르며, “뛰지 마라, 길 잃어 버려.”“쟤들 집에 어딘지 알아요.” 오빠가 웃으며 말했다.이웃 두 명이 차를 세우고 원경릉과 우문호를 위아래를 훑어보더니 오빠에게 웃으며, “원 닥터, 두 분은 누구셔?”“사촌 여동생이랑 매부인데 막 촬영 마치고 오느라 아직 분장 상태예요.”“연예인이구나, 대단하네, 사촌 동생이랑 원 박사가 닮았어. 아휴, 원 박사 정말 안됐지.”원경릉은 다 아는 이웃 분들을 이생에 다시 볼 수 있다니 눈시울이 뜨거워졌지만 지금은 모르는 척 하는 수밖에 없다. 예의 바르게 그분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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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58화

가족 상봉도착하자 아이들이 벌써 문 앞에서 맞이하고 있다. 얘들은 길이 익숙한 지 자기집처럼 우문호를 부축해 들어가며, “아빠, 몸이 이러시면 안 되죠. 돌아가서 체력 관리 좀 하세요.”우문호는 한대 때려주고 싶은 충동을 겨우 참고 아이들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들어서자마자 거실 벽에 큰 초상화가 걸려 있는데 가족사진으로 영상 찍을 때 마지막에 다 같이 모여서 찍은 그 사진이다.익숙한 얼굴을 보니 우문호 마음이 돌연 편안해 졌다.쌍둥이를 소파에 누이고 오빠가 원경릉의 양쪽 어깨를 잡더니 살짝 붉어진 눈으로, “동생, 집에 돌아온 걸 환영해.”원경릉은 집에 들어온 뒤로 계속 눈물을 참고 있다. 눈 앞에 모든 게 다 꿈만 같고 아이들과 우문호가 곁에 없으면 정말 꿈을 꾸고 있다고 착각할 것 같다.오빠의 붉어진 눈가를 보고 오빠 품에 안겨 울먹이며,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꿈에도 생각 못 했어.” 가족의 정이 사람을 울리는 가운데 우리 떡들은 우문호를 소파에 오라고 부르더니 만두가 폴짝폴짝 뛰어가서 TV를 켰다. 우문호가 막 쌍둥이를 안아 들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사람 소리가 나오고 TV에서 사람이 나타나 화들짝 기겁해서 소리를 지르며, “누구냐?”“아빠, TV에서 연극 하는 거예요.” 만두가 고개를 돌려 아빠를 쓱 보더니 비웃는다.우문호는 만두가 버르장머리 없다고 화낼 겨를도 없이 TV를 조심스럽게 바라봤다. 이 큰 상자에서 누가 연극을 한다고? 이게 도대체 뭐하는 세상이야? 눈을 씻고 봐도 모르겠어!경단이가 설명을 잘 하는데, “아빠, 신호를 전송하는 거예요.”“오!” 전송, 전송은 안다.문밖에 열쇠 여는 소리가 들리고 오빠가 원경릉을 품에서 놓고 얼른 문을 열자 원교수가 열쇠를 들고 오빠 뒤에서 빠끔히 머리를 내민 원경릉을 보더니 그 자리에 우뚝 섰다.엄마는 아빠 뒤에 서서 엄청난 양의 물건을 들고 그 자리에 굳어버린 듯 원경릉을 보고 눈에 눈물이 고였다. 오빠가 물건을 받아 들며 심호흡을 하고는, “아빠, 엄마, 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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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59화

사위도 가족원경릉은 엄마를 백허그 하며 두 손을 엄마 허리에 두르고 눈물을 떨궜다, “엄마 미안해.”엄마도 더이상 덤덤한 척 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 원경릉을 끌어안고 오열하며 애간장이 끊어지는 듯, “보고 싶어서 죽을 뻔 했어.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원경릉 가슴도 갈가리 찢어졌다. 엄마의 이 말이 비수가 되어 가슴을 후벼 팠다. 부모의 입장이 되고 보니 이렇게 이별하는 것이 얼마나 가슴을 치는 고통인지 절절히 알기에, 지난 4년간 집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억눌러 왔는데 엄마의 눈물 앞에 원경릉은 다 무너져버렸다.우문호는 원래 정중하게 장인 어른과 인사를 나눌 생각이었으나 안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통곡소리가 들리자 쏜살같이 달려갔다가 하염없이 울고 있는 모녀를 보고 천천히 물러나왔다.고개를 돌리자 장인의 깊은 아픔이 느껴졌다. 전에 이 가족에 대해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이 사람들은 이미 감정적으로 이미 우문호의 가슴에 들어와 가족이 된 것이다. 우문호는 입을 열려고 하는데 목이 솜 뭉치 같은 것으로 꽉 막힌 기분이 들면서, “사위, 장인 어른을 뵙습니다!”원교수가 우문호를 보고 눈물을 참기 어려웠다. 이 젊은이가 낯선 땅 낯선 시간에서 딸을 버티게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니 감격이 벅차 올라 우문호의 손을 잡고 깊은 한숨을 쉬며, “자네들이 돌아와 줘서 고맙네.”오빠가 와서 달래고 우리 떡들도 와서 외할아버지를 안고, 엄마도 진짜 세 쌍둥이를 보니 기뻐서 울다가 웃다가 쌍둥이를 보고 또 본다. 쌍둥이는 이 상황에서 가장 의연했다. 사람들이 울던 말던 자신과 상관없다는 듯 했다.오빠는 모두가 흥분한 상태라 밥도 하지 않고 배달을 시킨 뒤 앉아서 얘기를 나눴다.우문호는 용태후 쪽에서 가져온 선물을 꺼내 하나씩 나눠주고 조금 민망한지 진땀을 흘리며,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는 벌써 선물을 사러 나갈 시간이 없어 있는 것 중에 소박하게 골랐는데 싫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엄마는 부드럽게 우문호에게, “자네가 주는 건 뭐든 다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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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60화

옷 사러 가는 태자밤새 얘기를 나눌 때를 제외하고 우문호는 약간 편안해 졌다. 다른 때는 망연자실하게 있는 걸 티 내지 않고 모르는 일에 대해서는 무시하려고 애썼다. 예를 들어 수세식 변기나 온수 샤워, 배달 온 음식을 전자렌지에 넣는 것, 거실 등은 어떤 기름을 쓰는지 묻고 싶은 게 한도 끝도 없지만 이런 걸 물으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다는 걸 알아서 묵묵히 모르는 걸 전부 적었다가 저녁에 자기 전에 원선생에게 물었다.엄마가 사위에게 옷을 사줬는데 오빠 말 대로 사왔지만 하나도 맞는 게 없다.상의는 작고 억지로 껴 넣으니 짧은 게 눈에 확 띄는데 바지 길이는 괜찮은데 바지 둘레가 안 되겠는 게 끌어올릴 수가 없다. 엄마가 열 받아서 오빠에게 화를 내며 이 몸매가 어디가 78kg이라는 거야.오빠가 머리를 긁적이며 전에 봤을 때 고전 의상이 펄럭거려서 말랐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건장할 줄 누가 알았나? 자기도 모르게, “몸무게가 어떻게 되죠?”“98근이요!” “말도 안돼.”원교수가, “저들은 분명 16량을 1근으로 할 거야. 그래서 이 98근은 우리로 따지면 150근 남짓 될 거야.”오빠가 오~하더니 걱정스럽게, “전 키가 182라 제 옷은 안 맞을 텐데 어쩌죠?”“아직 문 연 옷가게가 있을 거예요, 제가 데리고 나서 사죠 뭐.” 원경릉이 하는 수없이 오빠 외투를 하나 달라고 했는데 다행히 외투는 커서 키 크고 불쌍한 어린이한테 맞았고 머리카락은 전부 틀어 올려서 야구 모자를 썼다.“내 차로 가, 네 차는 차고에 있는데 오래 안 몰았으니까.” 오빠가 차 열쇠를 줬다.“우리도 갈래요!” 우리 떡들이 얼른 쫓아 나왔다.“안돼……”우문호는 우리 떡들에게 맺힌 게 많은 상태지만 처가 식구들이 있어서 묵직한 말투로 어르듯이, “탕후루 사다 줄 테니, 집에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말씀 잘 듣고 얌전히 있어.”“탕후루 필요 없어요!” 만두가 짜증내며, “여기와서 무슨 탕후루예요? 케이크랑 버블티 먹을 거예요.”우문호가 힘겹게 입꼬리를 끌어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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