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정후에 대한 황제의 뜻을 전하는 우문호“어지러워, 너무 어지러워요!” 원경릉은 서둘러 우문호에게 기대며, “방금까진 몰랐는데, 이렇게 멈춰 서니 심하게 어지러워요.”“여봐라, 왕비를 방으로 모셔드려라.” 우문호가 명령했다.녹주는 얼른 앞으로 나가 원경릉을 부축하고, 원경릉은 자기보다 머리 반만큼 작은 녹주에게 연약한 모습으로 기대서 천천히 돌아갔다.목여태감은 안타까워 고개를 저으며, “가련하시구나. 고작 며칠 왕비를 뵙지 못했는데 바짝 마르셨네.”우문호는 마음속으로 냉소를 지으며, 가련해? 절대 아니지, 증오스럽고 미울 뿐.목여태감을 보내고, 우문호는 직접 봉의각으로 갔다.문에 들어서자, 검둥개 한 마리가 쫓아 나오더니 길을 막고 흉악하게 으르렁거리는데 개를 무서워하는 트라우마에 다시 휩싸여 다리에 힘이 풀렸다.원경릉이 문에 기대서, “다바오, 짖지 마, 인사해, 아빠야.”“왕야가 쟤 아빠야.” 우문호가 인상을 쓰며, “누가 데려왔어? 당장 내보내.”원경릉이: “다바오, 가서 놀아.”다바오는 이 말을 듣고 꼬리를 흔들며 나갔다.“다바오? 이름도 있어?” 우문호는 화가 나서 말했다.“강아지랑 싸워서 어쩌 자는 거야?” 원경릉이 말했다.“초왕부에선 개를 키울 수 없어, 개랑 나랑 둘 중 하나야.” 우문호는 들어가며 원경릉에게 경고의 눈빛으로 매섭게 쏘아봤다.원경릉은 우문호와 함께 들어가며 화제를 전환할 겸, “일은 어떻게 됐어?”우문호가 앉더니 잘생긴 얼굴로 싸늘하게, “아바마마께서 몇일 밤을 심문하셨는데, 처음엔 그 놈이 죄를 인정하지 않고 네가 왕비인 줄 몰랐다고 발뺌하길래, 아바마마는 그렇게 너에게 전하려 했으나 마지막에 주재상이 직접 심문하니 인정했데.”“인정 했어? 그럼 어떻게 처리할 거야?” 원경릉이 물었다.“이미 감옥에 압송됐어. 어떻게 처리할지는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니지만, 아바마마께서 이번엔 벽력같이 진노하신 데다 그 놈이 예전에 제멋대로 날뛰며 횡포를 부려서 쉽게 용서해 주시지는 않을 거야.”원경릉은 약간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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