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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3화

입궐하는 우문호와 기다리는 원경릉의 속마음

원경릉이: “내 말에 대답 먼저 해야지.”

“시끄러워, 밥 먹자!” 우문호는 한 손으로 원경릉의 손목을 잡아 끌어 옆으로 당기며, “내 옆에서 먹어.”

“난 먹었어, 탕도 마셨고.”

“그럼 내 옆에서 시중 들면 되겠네.”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원경릉이 눈을 희번덕거렸다.

우문호는 너무 배가 고파 밥 한그릇을 게눈 감추듯, 밥알 한 톨 남기지 않고 싹 비웠다.

“이렇게 배가 고팠던 거야? 좀 더 해오라고 할까?” 원경릉이 기억하는 우문호는 밥도 절제해서 먹고 이렇게 걸신들린 듯 먹어 치우는 사람이 아닌데, 사람은 역시 굶고 볼 일이다.

“됐어, 옷 갈아 입는 거 시중들어줘. 입궁해서 아바마마를 뵈야겠어.”

원경릉은 뛸 듯 기뻐하며: “예!”

두 사람은 소월각으로 돌아왔다. 원경릉이 옷장을 열자 정장이 차곡차곡 쌓여 있고 고개를 돌려 우문호에게, “어떤 거 입을 거야?”

“관복!” 우문호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오!” 원경릉은 옷장을 닫고 매일 입는 옷을 거는 옷걸이 앞에서, 오늘 돌아올 때 벗어 둔 관복을 걷어 오는데, 정교하게 수 놓인 자수에 손을 뻗으며, 이게 권력의 상징이군.

보라빛 관복의 허리띠와 금옥대가 딱 알맞게 위아래로 벌어져 비율이 완벽하다.

관모를 써서 예리함을 적당히 숨기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진중하고 안정적인 느낌이다.

원경릉은 처음으로 우문호의 시중을 드는 것으로, 다른 사람의 시중을 드는 건 번거로운 일이지만 오늘만큼은 기꺼이 하고 있다.

자기도 모르게 말도 조금은 들떠서, “왕야 정말 멋지다.”

“꺼져!” 우문호는 원경릉을 노려봤다.

“예, 금방 꺼지겠습니다.” 원경릉이 이렇게 왕야의 비위를 맞춰주는 것은 밉보이지 않기 위해서다.

우문호는 결국 눈가에 웃음을 띠고, 곁눈질로 힐끗 원경릉을 봤다.

원경릉의 가슴이 터질 듯이 쿵쾅거려서 멍하니 우문호를 바라보고 있다.

“왜 멍 때리고 있어?” 우문호는 원경릉의 도움없이 자기가 앉아 신발을 신었다.

원경릉은 정신을 차리고, “아냐, 왕야의 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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