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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11화

기가 막힌 꼬맹이들희상궁과 주재상은 신경전을 한 판하고 결국 주재상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으나 반드시 몸이 다 나아야 돌아가는 것으로 했다.그리고 우리 떡들의 두 돌 생일은 성대하지 않게 별장에서 조촐하게 치르는 것으로 돌잔치때와 비교하면 너무 초라할 정도였지만, 명원제도 직접 별장에 와서 태상황 폐하께 문안하고 찬찬히 부자의 정을 즐기는 기회가 되었다.이윽고 우리 떡들이 벌써 무공을 익히기 시작했다는 말에 명원제가 뿌듯해 하며 와서 한번 해보라고 했다. 우리 떡들은 힘차게 권법을 휘두르는데 권법을 가르쳐주는 사부는 서일이었는데, 이 권법은 행운유수(行雲流水)로 마지막 초식이 천지건곤(天地乾坤)이라 뛰어오르며 주먹을 내질러야 했다. 자그마한 세 그림자가 붉은 옷을 입고 남쪽 벽을 향해 뛰어올라 주먹을 뻗었다. 아무런 변화도 볼 수 없었지만 자세가 아주 좋았다.명원제가 박수를 치고 막 칭찬하더려던 찰나 ‘콰광’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쪽 담장이 무너져 내리고 우리 떡들이 옷자락을 휘날리며 자욱한 먼지더미에서 서서히 걸어 나오는데 천진한 미소에서 장난끼 20%, 우쭐함 30%가 느껴졌다.모두들 놀라 자빠졌다.여기엔 우문호와 원경릉도 포함되어 있다.우문호와 원경릉은 애들이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아 아이들이 선천적으로 비범한 재능을 타고 났다는 걸 알고 최대한 감춰왔다. 원경릉은 계속 주시하고 있었으나 최근 1년간 아이들이 특이한 능력을 드러낸 적이 없어서, 이제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두 살 생일날 크게 한 방 터트릴 줄이야.다들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하고 원경릉과 우문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으나 다행히 그 자리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함구령을 내리면 새나갈 것 같지는 않다.‘쪼꼬맹이’가 이런 능력을 가질 거라고 얼마나 생각 하겠어?태상황은 상선에게 화를 내며, “담장 고치란 얘기를 언제 했는데 아직도 안 했어? 나이가 들더니 트미해 가지고, 뭘 시킬 수가 있어야지.”상선이 얼른 사죄하며, “태상황 폐하 잘못했습니다. 지난번 비로 담장이 무너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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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12화

비범한 아이들우문호는 거의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아……아니……나는 것도 안돼.”“나는 것도 안 돼요? 그럼 불은 붙여도 돼요?” 경단이가 말했다.“불장난 안돼, 불장난은 위험해.” 우문호가 경고하더니 잠시 후, “네가 말한 불 붙이는 거,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탕양이 품에서 부싯돌 2개를 꺼내 우문호 앞에서 비비고 우문호가 약간 안심하며, “이렇게 불을 붙이는 건 너희들이 할 필요 없어, 유모가……”‘화륵’하는 소리와 함께 부싯돌에서 섬광이 나오더니 경단이가 후 하고 불자 불이 우문호 앞에서 갑자기 커지며 눈썹과 머리카락을 ‘지지직’ 소리가 나게 태웠다.원경릉이 깜짝 놀라 손에 잡히는 대로 물 한 잔을 뿌려서 불을 껐다.우문호가 화가 잔뜩 나서 두 손으로 얼굴을 닦는데 손이 온통 재투성이에 얼굴과 미간이 따끔거렸다. “눈썹이 없어졌어.”원경릉이 닦아 주며, “괜찮아. 있다가 그려줄 게.”“원 선생, 쟤들……”자기는 거의 미쳐버릴 거 같은데 원 선생은 아직 이렇게 침착하다니, “만약 쟤들이 하늘을 날고 땅으로 숨는 걸 사람들이 아는 날엔……”“땅에 숨는 건 못해요.” 셋이 입을 모아 말했다.“조용!” 우문호가 소리쳤다.원경릉이 달래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요. 잘 관리하면 돼요. 이 아이들 능력이 큰 건 좋은 일이죠, 어쨌든 바보 멍청이보다 나은 거니까.”“바보 멍청이여도 좋아, 정상이 제일 좋은 거야. 이건 위험하다고,” 우문호가 말투를 바꿨다. 이렇게 무섭게 하면 쟤들이 놀랄 것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지금 본인도 세 아이들을 이길지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분하지만, “다 자라서 능력이 큰 건 괜찮아, 자기가 분수를 아니까. 하지만 이제 고작 두 살인데 아무것도 모르면서 세상을 놀라게 할 재주가 있는데 어떻게 걱정을 안 해?”원경릉이 연고를 꺼내 우문호에게 발라주며, “앞으로 잘 관리할 게. 함부로 능력을 드러내지 않도록. 자기가 시간을 봐서 우리가 주지에게 가던지 아니면 주지에게 경성으로 오라고 해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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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13화

아이들의 결심우문호는 아이들의 조그만 뒷모습이 문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작게 한숨을 쉬며, “사실 마음은 기뻤는데, 방금 걔들한테 무섭게 하는게 아니었어.”“괜찮아, 애들도 알아.” 눈썹이 타버린 우문호를 보고 원경릉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아직 아파? 약 좀 더 발라 줄게.”“별로 안 아파, 애들의 이런 능력은 도대체 어디서 배운 걸까?”“아마도…… 유전이지 않을까!” 원경릉이 말하면서도 약간 찔리는 기분이다.“유전?” 우문호가 생각해보더니, “유전이라면 너한테 있거나 나한테 있어야 하는 거잖아? 난 불 못 뿜어, 당신은?”“나도 못해.” 원경릉이 웃으며, “파고 들지 마, 하늘이 내린 비범한 재능이겠지. 평범한 부부도 천재 아들을 낳을 수 있어.”우문호는 찰떡이가 방안을 날던 모습을 생각하자 그때는 가슴이 철렁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꽤 멋진 게 이런 경공은 천하에 독보적인 거란 말이지.하지만 마음 속여 여전히 걱정이 남아 있는 것이 능력이 큰 사람은 겪는 고난도 많다.아이를 품고 있을 때 그들 부부의 소망은 하나로 아이들이 큰 재주 갖기를 바라지 않고 그저 평안하게 일생을 사는 것이었다.원경릉 부부와 상반되게 명원제는 오늘 매우 기쁜 것이 마치 북당 강산이 길이길이 계승되어 세세토록 눈부신 것을 본 듯했다. 어른으로 자손이 잘나가는 것을 보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세 꼬맹이는 방으로 돌아와 각자 손가락을 꼽기 시작하는데, “날면 안됨, 불 피우면 안됨. 벽을 치면 안됨, 사람을 때리면 안됨, 탕대인과 공부할 것.”“형, “ 찰떡이가 침대에 앉아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더니 보드라운 얼굴을 내밀고, “하지만 탕대인이 말하는 그건 우리 다 아는데.”‘아빠는 너무 무서워, 아빠가 하라는 대로 하자. 맞으면 안돼,” 만두가 애늙은이처럼 한숨을 쉬더니, “남에게 얹혀사는 게 이렇게 힘들다니까.”“’아빠는 나 안 때려.” 찰떡이가 말했다.“그만해!” 만두가 째려보더니, “걸핏하면 울고, 매번 울때마다 이유가 뭐든 아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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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14화

주지에게 묻다대주와 숙나라, 북막의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 밀정이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숙나라가 6국의 사신을 인질로 잡고 그 나라들에게 전쟁에 개입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숙나라에서 바로 국서가 도착해 ‘북당이 만약 대주와 외교관계를 끊는 다면 대주를 함락 시킨 후 2개 성을 배상으로 바치겠다’고 했다.북당은 표면적으로는 딜레마에 빠진 척 했지만 사실 대주와 단교할 수 없는 것이 일단 숙나라와 북막이 대주를 함락 시킨 후 다음 목표는 바로 북당이기 때문이다.북당과 대주는 원래 순망치한(脣亡齒寒:서로 이해관계가 밀접한 사이)의 관계로 먼저 동맹을 맺었고 위반할 경우 천하에 신뢰를 잃고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것이다.그래서 북당은 일찍부터 전쟁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명원제가 겉으로는 숙나라와 회담을 원하는 것처럼 했지만 우문호는 미리 병력을 배치하고 대주의 서신이 오자 바로 출발했다.초왕부에도 공전의 긴장이 감돌았다.원경릉은 우문호가 전쟁 경험이 많은 것을 알지만 그때는 둘은 서로 알지 못했고 주변사람들을 통해 우문호의 빛나는 전적을 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 그가 병사들을 이끌고 싸우려 나가다니 원경릉은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평화로운 세계에서 왔기에 전쟁이란 두 글자가 얼마나 두렵고 잔혹할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이날 서일이 주지를 데리고 왔다.날이 많이 따듯해 져서 주지는 널찍한 옷을 입었는데 혈색이 붉고 빛나는 것이 아주 잘 지내고 있는게 분명했다.주지가 왔을 때 우문호는 아직 군중에 있는 관계로, 원경릉이 공양을 만들어 주지에게 대접하고 공양을 마친 후 바로 서재로 오라고 해서 직접 차를 끓여주었다.주지가 의자에 앉아 득도한 고승의 모습으로 원경릉에게, “태자비 마마를 뵙습니다. 이렇게 급하게 소승을 청하신 것은 무슨 연유인지요?”원경릉이 말리며, “우리 둘 뿐인데 허례허식은 됐고, 몇 가지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주지가 입꼬리를 올리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어? 드디어 물어보시는 거예요?”“내가 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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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15화

에너지가 고른 몸“알고 싶죠, 그래서 전 계속 수양하고 있는 거구요.” 주지가 당당하게 말했다.후배와는 세대차이가 엄청 느껴져서 원경릉은 눈을 부라렸다.주지는 원경릉이 초조한 것을 보고 진정하라는 손짓을 하며, “알았어요, 이 얘기 안 할 게요. 언젠가 인류가 충분히 똑똑해 졌을 때 오늘 이 말이 얼마나 미숙한 얘기였는지 알 거예요. 아이들 일은 집착하지 마세요. 그 아이들은 분명 선배의 유전자를 받았고, 선배의 이 몸은 선배 원래 대뇌가 제어하고 있어요. 어느 날 선배의 원래 대뇌가 지금 이 몸을 제어할 수 없을 때 선배는 여기 있으실 수 없게 될 거예요.”원경릉이 놀라서, “내 대뇌가 이 몸을 제어하지 못할 때 내가 죽을 거라고?”“몰라요, 하지만 약효는 사라지겠죠, 아세요?”원경릉은 마음이 혼란해서, “무슨 뜻이야?”“선배가 주사한 약물 용량은 사실 많다고 할 수 없어요. 약효가 유지되는 기간동안 선배의 의식이 시공을 초월해 이 몸을 제어하고 있고, 아이를 낳았어요. 이런 건 전부 선배의 원래 몸과 무관해 보이지만 전부 선배 원래 대뇌의 능력을 소모하고 있는 거예요. 솔직히 소모하는 것도 선배가 주사한 약으로 선배의 뇌세포는 죽어가고 있어요, 아시겠어요?”“모든 사람의 뇌세포는 죽어가고 있어.” 원경릉이 힘없이 대답했다.“정상인은 그렇죠, 하지만 선배는 정상인이 아니예요.”“그것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인데 내가 주사한 약품이 유전자를 개조하거나 대뇌를 해방시킨다고 쳐도……” 원경릉이 잠시 머뭇거리며 아냐, 그럴 리 없어, 이건 본인의 연구 테마로 ‘대뇌를 개발한 뒤엔 그 에너지가 무한’해서 원경릉이 지금 겪고 있는 이것들은 모두 어쩌면 에너지의 확장일 지도 모른다.주지가 마침내 정색하고, “사람의 의식은 이상합니다. 어떨 때는 의식 자체가 선택해요, 우리가 늘 얘기하듯 영혼은 일종의 에너지로 그때 선배가 주사한 약품은 선배의 에너지를 증가시켰죠. 선배의 원래 신체는 주사량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해, 에너지는 스스로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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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16화

주지의 딜 원경릉이 어두운 눈동자로, “만약 안가면 난 얼마나 버틸 수 있어?”주지가 원경릉의 머리를 예리한 눈으로 차갑게 쏘아보더니 대략 10초 정도 후 천천히, “3개월이요.”원경릉은 센 펀치를 맞은 듯 어질어질한 와중에 겨우 일어났다.“사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선배님 아이들 에너지가 좌표인데, 좌표가 여기니 선배는 여기로 돌아오시는 걸 선택하게 될 거예요.” 주지가 위로하듯 말했다.“누가 보장할 수 있어?” 원경릉이 쓴웃음을 지었다.“사람이 너무 비관적이면 안돼요. 선배가 원하기만 하면 결국 전기를 맞는 다니까요.” 주지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원경릉은 낙관적일 수 없는 게 3개월이면 우문호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려도, 우문호는 원경릉을 볼 수 없다. 상상이 되지 않는다.“이 일은 우문호에게 입도 뻥긋하지 마. 그이는 곧 병사들을 이끌고 출정해야 하는데 내 일이 영향을 줘서는 안돼.” 원경릉이 괴로워하며 말했다.“전 말할 리 없어요.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조금도 비관적이지 않아요. 제가 보기엔 아주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원경릉이 의심스런 눈초리로, “어떤 좋은 결과? 알고도 나한테 말 안 한 거 있지? 말해. 나 혼자 모르고 죽을 듯이 걱정하게 하지 말고.”주지가 눈을 반짝이며, “제가 방금 말했듯이 전기를 맞을 거예요, 선배가 원하는지 여부에 따라서.”“얼른 말 안 해!” 원경릉이 열 받아서 발을 동동 굴렀다.주지가 머뭇거리더니 머리를 굴리는 표정이 얼핏 비쳤다가, “제가 선배대신 다녀올 수 있어요. 제가 선배 몸에 약을 주사해드리는 거예요. 하지만 교환 조건이 있어요. 대외비를 포함한 선배의 생전의 연구자료 전부, 저에게 주셔야 해요.”원경릉이 당황해서, “네가 돌아갈 수 있다고? 방금 네 에너지가 적합한 몸을 찾지 못했다고 하지 않았어?”“제 말은 제가 살던 시대에서 적합한 신체를 찾지 못했다는 거죠, 하지만 선배가 살던 시대는 가능해요. 전 이번 생에 바라는 게 없어요. 그저 계속 제 연구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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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17화

만약에 내가 없어지면?저녁에 우문호가 돌아왔는데 원경릉은 한 마디도 하지 않자, 우문호가 주지에게 가서 아이들 일을 물었다. 주지는 공식적으로 원경릉에게 말한 것과 같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비범한 재능이라고 했다.우문호는 이 해석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어서 주지와 서재에서 반 시진 정도 얘기하고 방으로 돌아왔다.원경릉이 등불 아래서 책을 읽다가 우문호가 오는 것을 보고 일어나 겉옷을 벗겨주며, “주지랑 무슨 얘기 했어?”“당연히 시국이지.” 우문호가 원경릉에게 키스하고 품에 안더니 작게 한숨을 쉬며, “원 선생, 나 이틀만 지나면 출발해.”“응, 알아.” 원경릉이 우문호 가슴에 엎드려 강하고도 힘찬 심장 소리를 들으며 말했다.“얼른 돌아올 게 기다려.” 우문호가 원경릉을 꼭 끌어안으며, 아쉬워서 어쩔 줄 모른다.“자기 안 기다리면 나 어디 가라고?”우문호가 원경릉을 풀어주며 손을 잡아 앉히더니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고, 호박색 눈동자에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데, “난 하루도 당신이랑 떨어져 있기 싫은데 이번에 가면 못 돼도 3~5개월은 걸릴 거야.”원경릉이 조금 가슴이 아파오며, “5개월쯤 후딱 지나가, 대승을 거두고 돌아오길 기다릴 게. 성문에서 맞이 해야지.”“좋아, 경성에 돌아와서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은 당신이야.” 우문호가 입술을 굳게 다물고 격하게 더듬더니 한손으로 안아서 침대로 데려갔다.최근 별별 일이 다 있어서 둘이 이렇게 기분 좋게 달아오는 적이 없었다. 한밤중의 격정은 그들을 조금도 피곤하게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계속 더 얘기하고 싶게 했다.원경릉은 우문호 가슴에 누워 손가락으로 우문호의 머리카락을 감고 조그맣게, “만약 자기가 출정했다가 돌아와서 내가 안보이면 화 낼 거야?”“어디 갈 거야?” 우문호가 원경릉 손을 치우며 물었다.“아무데도 안가. 그냥 만약에.” 원경릉이 웃으며, “할 얘기 다 했으니까 만약 이러면 어떻게 할까 얘기하자.”“만약 당신이 제대로 된 일을 하러 간 거면 자연히 화 안 낼 거지만 너무 오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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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18화

출정이틀 후 우문호는 원주대원수(援周大元帥)로 봉해져 호비의 아버지 호장군을 필두로 10만대군을 이끌고 경성을 출발했다.구황자 우문천은 첫 전투로 대열을 따라 갔다.원경릉은 성문에서 배웅하며 직접 우문호에게 전투복을 갖춰주고 굳은 눈빛으로, “돌아오는 걸 기다릴 게.”군사들이 도열해 있어 원경릉을 품에 안을 수 없어 손만 잡고, “걱정 마, 이번 전쟁은 반드시 대승할 테니 3개월 후 여기서 날 맞아줘.”우문호가 한없이 원경릉의 눈을 들여다보더니 몸을 돌려 말에 올랐다.전쟁을 알리는 북소리가 일제히 울리고 대군이 깃발을 휘날리며 보무도 당당하게 출발했다.제왕과 원용의의 혼례는 겉치레를 과감히 생략하고 상당히 검소하게 치러졌는데 원인은 여러가지로 두번째 혼례기도 하고 전쟁 중이기도 하지만 제일 중요한 이유는 바로 원용의가 임신을 했기 때문으로 대충 짚어보면 태상황이 약을 먹인 딱 그날이다.제왕은 경조부 부윤 대리가 되어, 비록 대리라고는 하나 승진은 승진인 셈이다. 아내를 얻었으며, 아내가 회임을 했고, 승진까지 했으니 제왕은 인생의 절정을 살고 있는 셈이었다.제왕은 원경릉에게 원용의의 태아를 진찰해 달라고 애원했는데 긴장이 돼서 어쩔 줄 모르는 것 같다.원경릉은 현대로 돌아가서 약을 주사하고 올지 말지 상당히 망설이고 있었다. 주지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의문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데, 주지는 원경릉에게 한바탕 분석을 해 주더니 마지막엔 결국 자기를 추천하는 게 아닌가. 주지를 오래 알고 지냈으나 처음 그를 만났을 때 눈빛에서 열기를 느꼈기 때문이다.원경릉은 과학 하는 사람들의 집착을 이해한다. 하지만 사실 이런 약품 개발은 혼란을 야기하고 슬쩍 일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암암리에 짐작할 수 있고, 그렇게 됐을 때 자신이 거기 없으므로 대처할 방법이 없다.원경릉은 자신이 전에 만든 약품은 이미 폐기되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만약 주지가 돌아가는 것이 모든 것을 다시 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3개월 내에 제조해서 다시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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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19화

둘째가?“그게 선택의 고통이지. 만약 선택 못하겠으면 그냥 여기 남을 수도 있어.” 할머니는 원경릉이 난처해 하는 것을 알고 손을 꼭 쥐고 간곡하게, “네 아빠 엄마는 네가 여기 있는 걸 알아, 네가 잘 지내는 것도 알지. 걔들은 안심할 수 있지만 태자와 아이들은 널 더욱 필요로 한단다.”할머니가 말씀하시다가 살짝 놀라며 손목의 맥을 짚으시더니 기쁨의 눈물이 가득해서, “경릉아, 너 임신했구나.”원경릉이 어안이 벙벙해서, “그게 어떻게 가능해요?”“너는 못 느끼겠니?” 할머니가 활짝 웃으며 좋아서 어쩔 줄 모르신다.원경릉이 약상자를 열어보니 과연 안에 임신 테스트기가 있어서 쓴 웃음을 지으며, “정말 때를 못 맞추네.”할머니가 성내며, “때를 못 맞추긴? 내가 보기엔 적기야. 적어도 네가 선택하는 걸 도왔구나.”원경릉이 한숨을 내쉬며, 그건 그렇다.단지 이해가 안 되는 게 아이를 낳은 이후로 우문호와 함께 거의 피임을 해왔고 아주 소소하게 한두 번 안 먹었다고 바로 임신이 됐다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최근 각자 바빠서 같이 있을 시간도 거의 없었다.뱃속에 세 아이를 가졌던 때의 고통이 떠올라 원경릉은 정말 너무 무서워서 우문호와 더 이상 낳지 않기로 했는데 이렇게 의외로 임신이 될 줄 몰랐다.게다가 우문호가 출정을 가고 3개월 후에 돌아오는데 배가 불러 있는 모습을 보면 놀라 자빠지겠지?원경릉은 돌아가서 검사해보고 할머니의 진맥이 대단함을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테스트기에 2줄이 나왔지만 동요하지 않고 따져보니 우문호가 출정하기 전날 밤 그때 같다.임신했지만 원경릉은 처음 임신했을 때처럼 그렇게 심하게 기쁘지 않은 것이 이 아이가 때를 못 맞춰서 온 것만 같은 게 그녀에게 남은 시간이래 봤 자 두 달 반이다.하지만 첫째 때 준비를 못했지만 지금 자랑스런 세 아이의 엄마로, 둘째는 비록 불확실함이 가득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어쩌면 주지가 말한 것처럼 모든 건 다 가장 최고의 것으로 준비될지도.원경릉은 주지에게 편지 한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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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20화

희상궁에게 임신소식주지가 가고 난 후 원경릉은 비록 마음이 적적했지만 모든 걸 그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어서 안심하고 자신의 나날을 보내기로 했다.지난번의 교훈으로 이번엔 비밀을 지켰지만 태상황 쪽에는 그래도 연통을 넣은 게 희상궁을 불러들여 세 꼬맹이를 데리고 있는 걸 도와 달라고 해야 하기 때문으로 이 녀석들이 아주 야단 법석이었다.서일이 출정을 따라가서 세 아이들과 놀아줄 사람이 없으니 종일 난리를 치는데 원경릉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주재상은 병세가 이미 좋아졌지만 별장에서 눌러 앉아 한가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사람이 완전 폐인이 돼서 자신은 너무 늙었다며 이번만 지나면 물러날 계획이다.원경릉은 아직 입덧을 하지 않아서 이날 만아와 사식이를 데리고 별장으로 갔다.태상황은 세 사람이 오는 걸 보고 태상황이 제일 보고 싶은 꼬맹이 세 사람이 아니라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니, 여자들이 집을 나서는데 아이를 두고 온다는 말이야?’원경릉은 어떻게 임신 사실을 얘기해야 할지 막막해서 별장에 도착하고 점심을 먹을 때까지 입을 떼지 못했다.태상황은 낮잠 습관이 있어서 낮 수라를 드시고 방으로 돌아가서 희상궁이 약을 달이고 주재상과 태상황이 일어나서 마실 수 있게 했다.원경릉은 도와준다는 핑계로 만아, 사식이와 같이 주방에 가서 네 여자가 이 얘기 저 얘기 수다가 시작되었다.만아가 서일을 좋아한다는 말을 하기 시작하자 만아가 부끄러워 얼굴이 빨게 지며 발을 동동 구르며 부인하는데 그저 서일이 괜찮다고 생각할 뿐이지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그러나 사식이는 믿지 않고 웃으며, “기회를 잘 안 잡으면 주재상과 희상궁처럼 나이가 들어서야 비로소 같이 있을 수 있게 된다 너.”희상궁이 웃으며 사식이를 꾸짖는데, “요요 주둥이 좀 봐요, 저와 어린 것을 두고 비교를 해요? 우리가 어떻게 같아요? 어릴 때부터 오래 알고 지내서 나이가 드니 서로 돌봐 주는 것에 불과해요.”“두 분 같이 자요?” 사식이가 호기심에 차서 물어봤다.희상궁이 바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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