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 옆에 있던 둘째 며느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형님도 못 하겠다는데, 전 더더욱 못 해요!" 그러면서 울먹이며 덧붙였다. "경찰이 재산을 압류하겠다는데, 그냥 하게 놔두죠. 저는 그동안 애들 키우는 것 말고는 한 일도 없고, 불법적인 일엔 손도 안 댔어요. 경찰이 날 잡아갈 이유가 없어요."첫째 며느리도 연신 맞장구를 쳤다. "맞아, 맞아... 우린 그냥 평범한 여자들이야. 애 낳고, 젖 먹이고, 키우는 거 외엔 아무것도 몰라. 우리가 무슨 죄가 있겠어? 경찰이 우리한테까지 어쩌진 않을 거야!"이 말을 들은 김미희는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두 며느리를 찾아가 목을 조르고 싶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히스테릭하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집안이 너희들을 몇 년 동안이나 먹여주고 살려줬더니, 결국 이렇게 배은망덕한 짓을 하다니!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순간 가장 먼저 손볼 것들은 너희 둘이야!"그 순간, 둘째 며느리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사실 그녀는 그동안 시어머니가 미국에서 무슨 일을 하고 사는지 정확히는 몰랐지만, 만날 때마다 그녀에게서 풍기는 섬뜩한 기운에 숨이 막힐 정도였기 때문이다. 시어머니의 겉모습만 봐도 둘째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기에, 그녀의 협박이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둘째 며느리는 작은 목소리로 첫째 며느리에게 물었다. "형님... 어... 어쩌죠...?"첫째 며느리도 이 순간 몹시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평소엔 강단이 있었지만, 시어머니 앞에서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그녀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갑자기 소리쳤다. "어머님! 저 이제야 깨달았어요! 남편과 작은 도련님께서 돈세탁 혐의로 잡혀갔는데, 사실 그 돈은 다 어머님이 번 거잖아요?! 솔직히 말해 보세요, 어머님! 어머님이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는 거 맞으신 거죠? 아니,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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