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871 - Chapter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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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장

그녀는 경소경의 존재를 밝히지 않고 조용히 전화를 받았다. “나… 지금 제도 아니야. 해성에 왔어. 아마 내일 저녁이나 돌아갈 거 같은데. 나중에 연락할게.”  경소경은 심호흡을 하고 자리를 비켜 담배를 피웠다.  전화를 끊고 그녀는 아무 일 없던 척했다. “그럼… 나 자러 갈게요.”  경소경은 대답하지 않았고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녀는 도망가듯이 방으로 돌아갔고, 만약 온연의 전화가 오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할 수 없었다.  목가네.  온연은 소파에 노곤하게 앉아 있었다. 그녀는 아이를 낳은 이후로 인생이 재미없어진 것 같아 이렇게 한가하게 있는 것보다 뭐라도 하고 싶었다. 이렇게 보니 사회생활 하던 시절이 좋았다. 지금은 매일 지루하게 집에만 있으며, 아이도 유씨 아주머니가 보고 있으니 자신이 걸어 다니는 모유가 된 것만 같아 그 외에는 어디에도 쓸모가 없었다. 이젠 하다 못해 친구와 쇼핑하고 싶어도 상대가 바빴다.  그녀의 기분을 목정침은 알아차리고 물었다. “너 일 다시 시작하고 싶지?”  그녀는 숨기지 않았다. “응, 집에만 있으니까 너무 지루해요. 맨날 집에서 손 하나 까딱 안 하는 부잣집 사모님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나도 나만의 생활과 친구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매일 집에만 있는 것 보단 낫겠어요. 이러다가 점점 게으른 조강지처가 되고 말 거예요. 당신도 보기에 답답하지 않아요? 그래서… 나 일하게 해주면 안되요?”  목정침은 망설였다. “네가 가게하기에는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아이도 제대로 못 볼 거 같고, 단순히 월급 상관없이 일이 하고 싶은 거라면 반대하지 않아. 우리 회사로 올래?”  그녀는 고민도 안 하고 거절했다. “그게 무슨 재미에요? 다들 내가 누군지 알아서 청소부로 취직을 해도 아무도 못 건들게 할 텐데, 무슨 소용이겠어요? 나는 임립네 회사를 갈 생각이었어요. 몽요랑 안야도 거기 있으니까요. 근데 집이랑 멀어서 안 될 것 같으니 내가 알아서 찾아볼게요. 너무 걱정 말아요. 일 시작해도 아들한테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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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장

온연은 인내심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그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에요, 처음부터 아니였어요. 결혼했어도 당신은 내 삶과 내 행동을 제한하면 안되죠. 난 남은 생을 불행하게 살고 싶지 않고, 당신이 말하는 그런 삶은 나한테 의미가 없어요. 나는 당신이 갖은 돈이 우리 가족이 평생 다 못 쓸 정도인 걸 알지만 그게 뭐 어때서요? 아무것도 안 하면서 살고싶지 않아요. 당신 생각이 어떻든 내일 일자리 찾으러 갈 거예요! 당신은 다른 남자들이랑 다를 줄 알았는데 한통속이었네요! 나를 너무 몰라요!”  목정침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그녀를 보았다. “맞아, 난 널 몰라. 내가 성인일 때 넌 7살이었는데 내가 널 어떻게 알겠어? 내가 말한 건 내가 원하는 삶이야. 난 너가 집에 얌전히 있었으면 좋겠어. 우리 회사도 싫다면서 어쩌고 싶은 거야? 어차피 내가 입을 열지 않으면 넌 일자리 못 찾아.”  온연은 화를 냈다. “당신 말은 내가 애초부터 나랑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을 만났어야 된다는 거예요? 그렇네요, 그러면 적어도 대화는 통했을텐데 말이죠! 당신은 지금 나에게 선택권도 안 주고 있잖아요!”  목정침은 그녀의 말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너 또 심개 생각했지? 그래, 넌 너랑 비슷한 나이의 남자를 찾았었는데 내가 억지로 갈라 놓아서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거지? 온연,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계속 날 자극하면 정말 화낼 거야!”  이미 화가 나서 온연은 거기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베게를 그에게 던졌다. “당신이랑 말하기 싫어요! 평소에 자상했던 것도 다 가식이죠?”  목정침은 얼굴을 막았다. “말은 바로 하자, 그게 어떻게 가식이야? 그냥 너가 일하는 게 싫은 것뿐이야! 그러니까 그만해!”  갑자기, 문 밖에서 유씨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모님 열 받게 하지 마세요. 이러다 모유 제대로 안 나오면 도련님이 직접 하실 거예요?”  온연은 조용해졌고 목정침은 한숨을 쉬었다. “꼭 나랑 싸워야겠어? 뭐든 내일 얘기해, 우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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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장

목정침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어렵사리 그녀와 함께 잘 수 있게 되었는데 다시 공허하게 혼자 자고 싶지 않았고 그녀가 일자리를 찾는 것도 싫었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여자가 힘든 일을 하는 걸 원치 않았고… 밖에는 늑대들이 많으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온연은 당연히 그의 꿍꿍이를 모르고 내일의 답변만을 기다렸다. 그녀가 원하는 답변은 당연히 그녀가 원하는 대로 일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둘째 날 그녀가 일어났을 땐 이미 11시였고 목정침은 이미 출근을 버렸다. 그녀는 그의 베개를 막 때리며 그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를 안고 안방으로 들어왔다. “연아, 일어났어? 작은 도련님이 네가 보고싶은 가봐. 계속 우시네.”  아이를 보자 그녀는 화가 풀려버렸다. 특히 아이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는 걸 보자 그녀는 늦게 일어난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들었다. “저한테 주세요. 밥 먹일게요. 목정침씨는 몇 시에 나갔어요? 나가기 전에 아무 말없었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를 안겨주며 “7시반에 나가셨어. 오늘 좀 늦으신 것 빼고는 별 말없으셨는데.”  갑자기, 유씨 아주머니는 온연의 목에 남겨진 키스마크를 보았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당부했다. “의사 선생님이 아이 더 낳으면 안된다고 하셨어. 작은 도련님도 고생해서 나았는데 조심해야지. 다시 임신하면 안돼. 남자들은 거기까지 생각 안 하니까 너라도 주의해. 아니면 또 너만 고생해.”  유씨 아주머니는 가끔 이런 얘기를 하기에 온연도 살짝 민망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주의할게요. 그… 저 좀 배고픈데 먹을 거 있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얼른 대답했다. “국 끓여 놨어. 네가 잘 먹어야 작은 도련님도 잘 먹지. 수유 끝나면 내려와서 먹어. 내가 준비해둘게.”  아이는 울다가 지쳤는지 모유를 먹고 바로 잠에 들었고 유씨 아주머니는 다시 아이를 안았다. “얼른 세수하고 밥 먹어. 난 방에서 아이 재울게. 도련님께서 안고 자면 습관된다고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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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장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수신인은 진몽요였다. “여보세요? 몽요야, 제도 왔어?”  진몽요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우울해 보였다. “연아, 내가 아무래도 경소경씨 성질을 건들인거같아. 그 사람이 나랑 안야 비행기표만 두고 혼자 떠났어. 어제 저녁에… 재결합하자고 했는데 내가 거절했어. 정 떨어지게 하든지 아니면 지금처럼 괴롭게 만들지 말라고 하는데 내가 대답을 못 해서 이렇게 됐어…”  온연은 어리둥절했다. “그럼 너랑 안야 둘만 해성에 남은 거야? 그렇구나… 일단 돌아와, 와서얘기하자. 몇 시 비행기야?”  진몽요는 한숨을 쉬었다. “오후 3시. 가서 얘기할게, 우선은 이렇게 알고 있어. 끊을게.”  전화를 끊고 온연은 밥을 먹으러 내려갔다. 아이는 벌써 잠에서 깨서 칭얼거렸고 유씨 아주머니도 달래주지 못 했다. 그녀는 밥 먹을 새도 없이 유씨 아주머니 품에서 아이를 받았고 이상하게도 그녀가 안고 있으면 아이는 울지 않았다.  유씨 아주머니는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작은 도련님이 어디가 불편하신 줄 알았는데 부모를 알아보시나 보네? 내가 평소에 많이 안아주는데 어떻게 그러지?”  온연은 아이의 볼에 뽀뽀를 했다. “엄마의 냄새를 아나 봐요. 괜찮아요, 제가 안고 있어도 돼요. 다시 잠 들면 그때 밥 먹을 게요. 맞다, 저 3시에 나가 봐야 하는데 정 안되면 제가 데리고 나갈게요. 임집사님 집에 계시죠? 이따 카시트 챙겨서 데려다 달라고 해야겠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 계셔. 근데 언제 나가봐야 할지는 몰라. 도련님 일 도와드리느라 집에 자주 안 계시니까. 내가 말은 해둘게 오늘은 3시에 꼭 집에 있으시라고. 얼른 아이 달래줘. 그래야 너도 밥 먹지.”  오후 2시, 온연은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녀는 지금 목정침을 찾아가 생각이 정리됐는지 물어보려 했다. 안 그러면 그는 이런 식으로 계속 시간을 끌 것이다. 임집사가 그녀를 목정침에 회사로 먼저 데려다 준 후 진몽요가 왔을 때 거기서 진락에게 다시 데려다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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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장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유모차를 끌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목정침은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두 모자를 보자 사레가 들릴 뻔했다. “어쩐 일이야? 애까지 데리고. 혼자 왔어?”  그녀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혼자라니요? 여기 아들 안 보여요? 밖에 비도 안 오고 해서바람도 쐴 겸, 오늘 몽요가 해성에서 돌아온다 길래 만나러 가봐야 해서 나왔어요. 생각해 봤어요? 오늘 답해주겠다 했잖아요.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못 기다리니까 지금 말해요.”  목정침은 찻잔을 내려놓고 턱을 만졌다. “아직 생각 못 했어, 저녁에 다시 얘기해.”  그녀는 그가 이럴 줄 알고 유모차를 그의 옆에 댔다. “장난 아니에요. 지금 말 안 하면 애만 두고 갈 거예요. 난 분명히 말했어요. 지금은 애가 자고 있어서 그렇지 잠에서 깨면 얌전히 있지 않을 텐데 어디 한번 애 데리고 회의 참석해 봐요!”  그는 그녀가 아이를 두고 혼자 갈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 진짜 그럴 수 있으면 해봐.”  온연은 그의 도발에 유모차속 아이를 보며 이를 꽉 물고 뒤를 돌았다.  목정침은 속으로 살짝 놀랐지만 그녀가 바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고 막지 않았다. 데이비드는 온연이 아이를 두고 간 걸 보고 걱정했다. “대표님… 곧 회의 시작인데 사모님이 이렇게 가시면 아이는 어떡하죠?”   목정침은 자신 있었다. “금방 올거야, 좀 기다려.”  20분이 지나자 데이비드는 조심스럽게 목정침을 보며 말했다. “대표님… 지금 다들 회의실에 와 계세요.”  목정침은 이마를 짚었다. “가자, 아이 데리고.”  그는 온연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그녀는 정말 아이를 두고 갈 수 있었다. 그가 유모차를 끌고 회의실에 들어갔을 때 그 누구도 소리를 내지 못했다. 이게 그들이 아는 목대표가 맞나? 평소에 웃지도 않는 그 목대표가 맞나?  “뭘 쳐다만 보고 있어요? 일들 안 해요?” 목정침은 차가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기획부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고 회의를 시작했고 입을 열자마자 목정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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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장

기획부 사람들은 조마조마하며 얼른 이 회의를 끝내고 싶었다. 아이는 주변 환경이 신기했는지 누군가 입을 열면 멈춰서 듣고 소리가 안 들리면 계속 분유를 마셨다.반복되는 행동에 목정침이 말했다. “너도 듣고 있는 거야?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 알아 듣겠어? 얼른 밥 먹고 얌전히 있어야 아빠가 일을하지.”  이때 그의 표정과 부드러운 태도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대표님이 아빠라니…  한편, 온연과 진몽요는 카페에서 만났고 안야는 피곤해서 들어갔다.  진몽요는 일부러 쓴 커피를 주문했고 시럽도 추가하지 않았다. 한 모금 살짝 마신 후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웩… 너무 써…”  온연은 웃었다. “쓴 거 못 마시면 억지로 마시지마. 이제 어쩔 거야?”  진몽요는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몰라. 내가 그 사람을 만나러 가면 그건 화해하자는 뜻이고 안 만나러 가면 앞으로 마주칠 일 없겠지. 난 지금 그 사람을 잃고 싶지도 않지만 갖고 싶지도 않은 상태야. 모순적이지? 너도 내가 문제 있는 거 같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맞다, 아들은? 너 혼자 나오면 애는 집에서 뭐해?”  온연은 살짝 만족스러웠다. “아니, 아이 데리고 나와서 목정침씨한테 맡겼어. 아마 지금쯤 애 데리고 회의하고 있을 걸. 나는 일하고 싶은데 그 사람이 싫어하니까 반항하는 중이야.”  진몽요는 웃다가도 표정이 안 좋아졌다. “미쳐버리겠어… 나 때문에 미쳐버리겠어.”  온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난 네가 너 자신을 괴롭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도 괴롭고 경소경도 괴롭잖아. 잘 생각해 봐, 아직 재결합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러지마. 그 사람을 잃으면 넌 평생 후회할 거야. 난 두 사람이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 이게 내 생각이야.”  진몽요는 스푼으로 커피를 저으며 무슨 생각인지 몰랐고 한참 후 다시 입을 열었다. “난 다시 사귀어도 내가 무너지는 순간들이 생길까 봐 무서워. 내가 의심병이 심한 여자가 될까 봐 싫어. 계속 바람날까 봐 걱정하고 계속 비참해지잖아.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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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장

진몽요는 드디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뭔가… 그때 나랑 경소경씨가 임신준비 할 때 임신이 됐으면 내 아이도 지금쯤 태어나지 않았을까 싶어… 난 정말 바보야. 내 자신을 괴롭히면서 그 사람 발목까지 잡고. 어제 저녁에 그러고 나서 내가 싫어졌을지도 몰라. 일단 오늘 저녁에 제대로 준비를 한 다음에 내일 아침에 그 사람한테 가볼게. 내일 월차 내야겠다. 맞다, 그리고 좋은 소식 있어. 너가 내 문제를 해결해주니까 신도 나를 돕는 거 같아.”  온연은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해결됐으면 됐어. 또 무슨 좋은 소식?”  진몽요는 가방에서 패션 잡지를 꺼냈다. “나 10등안에 들어갔어. 비록 딱 10등이라 표지 장식은 못 했지만 내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룬 것 같고 훨씬 의미 있어졌어!”  예상 밖에 희소식에 온연은 깜짝 놀랐다. “정말 Top10이야? 간묵이 표절한 그 작품 말하는 거지? 장하다 우리 몽요! 이 성과로는 너 앞으로 큰 회사들 많이 갈 수 있겠어. 앞으로 네가 어딜가든 월급도 배로 줄 거야. 물론 너가 임립네 회사를 떠나라고 부추기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네 앞길이 창창해졌잖아. 정말 대단해, 내일 경소경도 만나서 일과 사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버려!”  카페에서 나온 뒤 온연은 바로 목가네로 향했다. 비록 그녀는 속으로 목정침이 아이를 잘 못 돌볼까 봐 걱정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마음 약해질 수 없었다. 그녀는 목정침 그 악당과 끝까지 싸워서 남은 생은 절대 집에서 아이만 보고 있지 않기로 다짐했다.  집에 늦게 온다고 했던 목정침은 6시에 집으로 돌아왔고, 포대기에 아이를 안은 모습이 꼭 코알라 같았다. 중요한 건 목정침의 표정은 놀랄 정도로 썩어 있었다.  온연은 샤워를 마치고 스킨케어를 바르며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어땠어요? 아이는 말 잘 들었어요? 오늘 늦는다고 안 했어요? 왜 집에 일찍 왔어요?”  목정침은 아이를 내려놓았다. “너 일부러 그런거잖아. 내가 아무것도 못 하게 일부러 두고간 거잖아! 조그마한 게 밥도 잘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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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장

밥 먹을 때도 목정침은 썩은 표정이자 온연이 깐족거렸다. “왜 그래요? 몇 억짜리 사업이라도 망쳤어요? 망쳤으면 뭐 어때서요? 어차피 돈 벌어서 우리 줄 건데 그러게 왜 나를 도발해요?”  목정침은 눈을 게슴츠레 하고 “아니, 이따 밥 먹고 방에 가서 다시 얘기해…”  ......  새벽 1시쯤. 진몽요는 악몽에서 깼고 불안한 느낌이 가시질 않아 가슴을 부여잡고 한참동안 침대에 앉아 있었다. 무슨 꿈을 꿨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오후에 마신 그 커피 맛에 입맛이 떨어져 저녁도 안 먹고 지금까지 잠을 잤다. 배가 살짝 고팠던 그녀는 일어나 냉장고에 먹을 걸 찾으려 거실로 나오고 보니 현관의 안야의 신발이 없었다. 그 말은 안야가 저녁에 집에 오지 않았다는 건가?  그녀는 안야의 방문을 열어서 확인해보니 정말 사람이 없었다. 안야 같이 참한 아가씨는 외박을 한 적도 없을뿐더러 남자친구 생겼다는 말도 없었기에 걱정이 되어 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져 있었다.  그녀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고 점점 서늘한 느낌에 털이 삐죽섰다. 설마 안야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 아니겠지? 여자애가 무슨 일을 못 당할까? 그녀는 자신이 겪었던 걸 안야까지 겪고 싶게 하지 않았다. 그녀는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또 누구에게 걸어야 할지 몰랐다. 이 늦은 시간에 온연은 쉬고 있을 테고 아이도 챙겨야하니 잠시 고만하고 경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원래 아침에 그를 찾아갈 생각이었으나 당장은 방법이 없었다.  이상한 건 경소경의 핸드폰도 꺼져있었다. 그녀는 뜨거운 솥 위에 개미처럼 마음이 급해져 바로 차를 끌고 백수완 별장으로 향했다. 그녀는 그의 집 열쇠가 있었고 그가 아무리 화가 났어도 이런 일은 안 도와주면 안되는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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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장

문을 연 순간 그녀는 굳어버렸다. 집에 안 들어온 안야와 눈을 마주쳤고 그녀가 안도하기도 전에 안야의 당황한 눈빛이 긴장하게 만들었고 그녀는 물었다. “너 여기서 뭐해?”  안야는 아무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식탁위에 물건들을 치우고 있었다. 식탁에는 빈 술병 두개가 있었고 안야의 헝클어진 머리와 옷만 보고 이전 상황을 감히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안야의 침묵은 그녀를 더 열 받게 만들자 화를 냈다. “너 말해! 여기서 뭐하냐고!” 경소경은 낯선 사람이 집에 오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보니 안야와 경소경에 핸드폰이 동시에 꺼져 있던 이유를 알았다.  “죄송해요, 사장님.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두 분이 해성 호텔에서 싸우신 것 같길래 속상하실 거 같아서 말동무 해드리러 왔을 뿐이에요. 두 분이서 이렇게 정말 끝내실 까봐 다 두 분을 생각해서 그런건데… 술을 많이 드셔서… 죄송해요…”  죄송하다는 말은 계속해서 그녀에게 상처가 되었고 진몽요는 그제서야 상황을 이해했다. “그래서… 넌 나를 위해서 이 사람이랑 그랬다는 거야? 어?”  안야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인정하는 셈이었다.  진몽요는 황당해서 씩씩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갔고 경소경의 안방 문을 열자 그는 침대에서 깊게 잠들어 있었고 바닥엔 안야의 옷이 떨어져 있었다…  이불을 덮고 있었지만 그녀는 경소경이 아무것도 안 입고 있는 걸 알았다. 이런 결과는 절대상상도 못 했었다.  그녀는 자신이 미쳐서 경소경을 때리며 왜 아침까지 그녀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 했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동시에 그녀 본인에게 왜 그렇게 오래 고민했냐고 일찍 결정했더라면 이런 일이 안 생겼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이젠 다 늦어 버렸다.  역시나 신은 그녀의 편이 아니었다. 사랑과 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건 망상이었고 그녀는 결국 제일 잃고 싶지 않았던 걸 잃었다.  그녀는 깊이 고통받고 있었고 경소경은 편히 자고 있었다. 그는 어쩌면 지금 그녀의 기분을 평생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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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장

말을 하고 그녀는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안야는 천천히 걸었고 걷는 자세도 이상했다. 진몽요는 소파에서 앉아 천천히 걸어오는 안야를 차가운 목소리로 비꼬았다. “너무 티 내지 마. 나도 아니까 그렇게 알려줄 필요 없어. 여자들은 처음하면 원래 아픈 거 몰랐어? 너만 아파?”  안야는 그녀를 보고 맞은편에 앉았다.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미묘한 태도변화를 진몽요는 예리하게 눈치챘다. “하… 이제 연기 그만하겠다 이거야? 전에 나한테 했던 말 장난 아니지? 넌 타겟을 임립에서 경소경으로 바꾼 다음에 행동한 거야. 생각해보니까 내가 그걸 가르쳐준 게 웃기네. 내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했지만 선을 넘으라고는 안 했는데… 안야, 내 전 약혼자였던 거 알면서도 이러는 건 정말 역겨워!”  안야는 연기할 생각이 없었고 고개 들어 그녀를 보았다. “사장님도 말하셨잖아요. 저 사람이 전 약혼자이지만 저희 둘 다 솔로라고, 그런데 안될 게 뭐 있어요? 그런 말투로 말하지 마세요. 제가 꼭 뺏어간 거 같잖아요. 사장님이 경소경씨를 버렸지만 저는 갖고 싶어요. 저도 알아요, 이런 관계가 이상하다는 거. 제가 이렇게까지 했으니 저희는 이제 더 이상 친구가 아니겠죠. 저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한 적도 없었잖아요. 그냥 저를 아무것도 없는 가난뱅이, 불쌍한 벌레, 공짜로 일해주는 노예, 가끔 즐겁게 해주는 장난감 정도로 생각하셨겠죠.  정말 이상해요. 이미 진가네 아가씨가 아닌데, 더 이상 부잣집 봉황이 아닌데, 왜 다른 사람들을 짓밟는 거예요? 경소경씨가 그렇게 잘해줬는데도 이렇게까지 만든 사장님이 바보죠!”  진몽요는 더 이상 착하게 대할 수 없었다. “노예? 장난감? 안야, 말하기 전에 네 양심을 생각해봐. 넌 나랑 연이 아니었으면 아직도 가게에서 설거지하고 있었어! 말해, 나한테 있는 불만 오늘 다 말해. 너 같은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오늘 좀 알아야겠어!”  안야는 이를 꽉 물고 말했다. “오늘의 저는 다 제 힘으로 이룬 거예요! 두 분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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